[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2017년 전북도교육청으로부터 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강압적 조사를 받다 스스로 세상을 떠난 고(故 )송경진 교사의 직위해제 처분이 취소됐다.
25일 '故 송경진 교사 사망사건 진상규명 위원회(사무총장 한효관, 이하 송진위)'에 따르면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24일 재개돼 고 송경진 교사의 직위해제 취소 결정이 변호사에게 통보됐다.
이 심사는 2017년 제기됐으나 전북 부안교육지원청 등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청구인지위승계결정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해 열리지 못하다 최근 기각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재개됐다. 당시 부안교육지원청 등은 ‘당사자가 아닌 유족이 지위를 이어받아 직위해제 취소 심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소송을 냈다.
유족 등은 고인의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된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유족 대표 강하정 씨는 “지난한 싸움 끝에 드디어 직위해제 처분이 취소됐다. 그동안 힘겹게 싸워준 전수민 변호사님, 변호사님을 보내주신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님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직위해제 처분이 취소되면 문제가 된 경력증명서와 개인인사기록의 직위해제 기록도 삭제처리된다. 드디어 남편의 이력이 사건 전으로 돌아가 깨끗하게 복원되는 것이다. 얼마나 기쁜지 펑펑 울었다”고 전했다.
앞서 송 교사는 부안 상서중에서 근무하던 2017년 4월 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전북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등졌다. 당시 성추행 피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은 자신들의 거짓말로 비롯된 사건이라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경찰 역시 혐의점을 찾지 못해 내사 종결했다. 그러나 도교육청 학생인권센터는 징계 절차에 착수해 강압 조사 논란을 빚었다.
송진위는 김승환 전북교육감과 관계자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송진위 관계자는 “김승환 전북교육감, 전북교육청, 부안교육지원청의 갖은 방해로 5년째 이어지고 있는 싸움이 이번 직위해제 취소 결정으로 인해 조금이나마 고인의 명예가 회복돼 참으로 감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인에 대한 단 한 번의 도의적인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는 김승환 전북교육감 등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약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 전 부산교대 총장)도 “이제는 교육청이 법원 판결과 소청심사위의 결정에 답해야 한다”며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가족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차원에서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총과 전북교총은 2017년 사건 발생 이후 지속적인 진상 규명과 유가족 지원활동을 펴왔다. 하윤수 회장 등 교총 대표단은 김승환 교육감을 항의 방문해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을 촉구했고, 유가족 위로 방문과 민‧형사 소송비 등 법적 대응 지원, 유자녀 장학금 지급 등 전방위 활동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에는 80개 교육‧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전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 사퇴를 촉구하는 활동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