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교육감은 특정노조 출신 해직교사 등 5명을 부당하게 특별채용 했다는 의혹으로 공수처 ‘1호 사건’ 대상에 오른 상황이다.
최근 교육계와 법조계의 여러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수처가 조 교육감 관련 압수물 분석을 마치고 본격 참고인 조사에 나섰다. 27일 조 교육감의 부당 특채 과정 관련자로 알려진 전 비서실장 한모 씨가 압수물 디지털포렌식 등에 참여하기 위해 경기도 과천 소재 공수처 청사에 출석했다.
이날 공수처 수사2부(김성문 부장검사)는 한 전 실장이 조 교육감과 친분 있는 인사들로 심사위원 전원을 구성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공수처는 압수물 분석을 통해 심사위원 모두가 조 교육감과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새롭게 밝혀냈다. 심사위원 대부분은 특채 교사와도 친분이 있거나 함께 활동한 이력이 있었다는 부분도 확인됐다.
지난달 감사원은 한 씨가 2018년 7∼8월 자신이 간부를 지냈던 교원노조에 소속된 해직교사 4명 등 특채 과정에서 조 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지인 등이 포함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서류·면접 심사에 부당하게 관여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압수물 분석이 어느 정도 마무리됨에 따라 조만간 참고인 등 소환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18일 공수처는 시교육청 본청 압수수색을 10시간 가까이 진행했다. 인력 20여 명을 투입해 교육감실과 부교육감실 등에서 두 상자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한 후 분석 작업에 나섰다.
이에 조 교육감은 공수처 수사대상에 오른 단초가 된 감사원 감사에 대해 20일 재심의를 청구했다. 그는 교육공무원법이 규정한 특채 취지를 살리면서도 절차가 매끄럽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요구하면서, 감사원이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교육계는 공정의 가치를 다시 세우기 위해 수사기관의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 시민단체들은 연이어 규탄에 나선 상황이다.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국민희망교육연대 등은 17일 공수처 청사 앞에서 “불공정한 특혜채용으로 청년들의 기회를 박탈한 조 교육감의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밝혔다. 특히 국민희망교육연대는 지난달 말부터 조 교육감을 규탄하고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수차례 개최하고 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전 부산교대 총장)은 “그 누구보다 깨끗하고 공정해야 할 서울 교육의 수장이 특혜 채용의 의혹을 받고, 권력형 비리를 다루는 공수처의 첫 수사 대상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유감스럽다”며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인천 등 모든 지역의 특채 과정에서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정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