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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이들이 즐거운 학교생활, 그것만 고민했죠”

기초학력 지원 나선 대구팔달초
‘학력탄탄 채움교실 플랫폼’ 운영
학력 향상·정서 안정을 기본으로
개별 맞춤 프로그램 구성해 지도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코로나19 2년 차. 갑자기 등장한 감염병은 평범했던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았다. 어느 하나 비껴가지 못했다. 학교도 다르지 않았다. 서혜령 대구팔달초 교사는 “코로나가 학교를 휩쓸고 갔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지난해 2학년 담임교사를 맡으면서 학습 공백을 직접 경험했어요. 1학년 때 완성돼야 할 한글 해득력이 2학년에 올라와서도 부족했죠. 잘하는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에 무리가 없었지만, 기초학력이 부족한 경우 수업을 따라가는 것조차 어려워했어요. 학교에서 이 부분을 채워주지 않으면 자라면서 어려움이 점점 더 커질 거라고 판단했죠.”
 

대구팔달초(교장 우원근)는 올해 1학기부터 ‘학력탄탄 채움교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기초학력 부진과 학력 격차는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을 수 있는 요인이라고 봤다. 모르는 것투성이인 수업은 재미도 없고 자신감을 낮게 만들기 때문이다. 학교 구성원들은 ‘학교 오는 게 즐겁고 수업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했고, 기초·기본학력 향상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했다. 
 

‘학력탄탄 채움교실 플랫폼’은 진단검사와 담임교사의 관찰 등 객관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학년별, 영역별 부진 학생을 찾아내 학생별로 최적화한 맞춤형 지도를 지향한다. 기초학력 업무를 담당하는 ‘기초학력 채움교사’를 중심으로 모든 교사가 협력해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교육 처방’을 고민한다. 크게 학력 향상 프로그램과 정서 안정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학력 향상 프로그램은 1~3학년을 대상으로 한 ‘기초학력 채움교실’과 3~6학년 대상 ‘학력탄탄 교실’로 나뉜다. 
 

특히 ‘기초학력 채움교실’은 학교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저학년 중에서 읽기, 쓰기, 셈하기(3R’s)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지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정규 수업 시간에 별도 교실에서 일대일 지도를 한다. 단기간에 정규 교육과정에 적응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서 교사는 “학습 능력이 부족한 이유는 아이들마다 다르다”면서 “학습할 시간이 부족했는지, 역량은 충분하지만, 환경의 문제인지, 정서적인 문제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지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하게 공부만 시켜서는 안 됐어요. 성적을 올리는 게 목적이 아니었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학교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더니, 아이들에 대해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죠. 두뇌 사고 유형 검사를 통해 장단점을 분석하고 사후 프로그램도 진행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학습 코칭 상담, 위클래스 상담 등과도 연계했고요. 모든 선생님이 적극적으로 나서준 덕분에 아이들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고민도 있었다. 학교 적응과 수업 참여를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었지만, 학부모가 낙인효과로 오해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했다. 최대한 빨리 학습 능력을 끌어올려서 즐겁게 수업받을 수 있게 돕겠다고 약속했다. 서 교사는 “눈높이에 맞춰 가르쳤더니 아이들이 재미있어했다”면서 “수업 시간에는 몰라서 대답 못 했던 것도 ‘이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교사들의 노력은 변화를 이끌었다. 지난 3월 3~6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진단검사 결과와 6월에 실시한 1차 기초학력 향상도 평가를 비교했더니, 국어과에서는 6명 중 3명이 부진에서 벗어났고, 사회과는 10명 중 6명, 수학과 11명 중 5명, 영어과 16명 중 7명이 평가 기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분이 애써주셨는데, 결과가 안 좋으면 어쩌나 고민했어요. 그때 교장 선생님이 교육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라고 말씀해주셨죠. 아이들이 ‘이 수업 재미있었어’, ‘나도 한번 해볼까?’라고 생각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요. 2학기에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는지 살뜰히 살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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