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2040년까지 공립 특수학교 9곳을 신설해 관내 특수학교를 41교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현재 34.6%인 특수학교의 특수교육대상자 수용률이 60%로 늘어날 전망이다.
시교육청은 7일 이 같은 내용의 '공립 특수학교 설립 중장기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특수학교가 없는 8개 자치구(금천·동대문·성동구·양천·영등포·용산·중랑·중구) 중 중구를 제외한 7개 자치구에 각 1교씩 설립을 추진하고, 추가 설립이 필요한 동남권과 서북권에 장애 유형을 고려한 권역 거점 특수학교 2교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2021~2025년에 중랑구, 2026~2030년 금천·성동·양천구, 2031~2035년 동대문·영등포·용산구, 2036~2040년 동남권·서북권 순이다.
현재 서울 관내 특수학교는 총 32교다. 그중 국립이 3교, 공립 11교, 사립 18교로 사립 의존도가 높다. 2020년 기준 특수교육대상자 1만2806명 중 특수학교 재학생은 4430명(34.6%)에 불과해 중증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이 어려운 실정이다.
관건은 학교 용지 확보다. 이번에 발표한 9개 학교 중 용지가 확보된 것은 중랑구 설립이 확정된 동진학교 하나다. 시교육청은 폐교·통폐합으로 남은 부지 활용, 대규모 학교 부지 분할, 개발제한구역 내 학교 설립, 국·공유지 활용 등의 방법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개발지역 내 설립 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적용 대상에 특수학교를 포함하는 법령 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과거 사례에서 보듯 지역주민의 반발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영장, 체육관 등 편익 시설을 제공하는 랜드마크형 학교 모델 등을 이번 방안에 넣었지만 설득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특수학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시급한 선결과제로 꼽았다. 강진운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 회장은 "특수학교를 혐오시설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쉼터 등 지역사회의 유용한 공간으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수학교에 대한 수요를 감안하면 9개교도 부족한 면이 있다"며 "교육청에서 치밀하게 준비해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애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이번 계획에 대해 "일단 환영한다"면서도 통합교육이 저해될 것을 우려했다. A학부모는 "원거리 통학의 고충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장기적으로 중증 장애학생도 일반 학교에서 무리없이 통합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학부모들이 특수학교를 선호하는 것은 일반 학교의 통합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낮기 때문"이라며 "학교 간 격차를 줄이지 않고 특수학교 수용 인원만 늘리는 것은 장애 학생들의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