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8일)부터 유·초·중·고 학생들은 등교 전 선제검사를 주 1회만 하면 된다. 교직원에 대한 선제검사는 기존처럼 주 1회로 유지된다. 또 교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같은 반 모든 학생이 받았던 접촉자 검사도 유증상·고위험 기저질환 학생을 중심으로 시행하는 등 학교 방역이 완화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속항원검사(RAT) 도구 운영 계획을 12일 발표했다. 등교 전 주 2회 권고했던 선제적 신속항원검사는 오늘부터 주 1회로 바뀐다. 교내 확진자가 발생하면 같은 반 학생 중에 유증상자 등에 한해서 검사한다. 이전까지는 확진자와 같은 반 학생 전원이 7일 내 3회 검사를 받았지만, 이제는 유증상자와 고위험 기저질환자만 5일 내 2회 검사를 받으면 된다. 교육부는 코로나 확진자가 감소세지만, 선제검사를 유지해 등교 전 감염 여부를 파악하고 학교 내 확산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바뀐 지침은 이달 말까지 적용된다.
학교 현장에서는 신속항원검사 도구를 통한 선제검사 권고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보건교사들은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검사 ‘권고’에 따른 학부모들의 민원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부모 단체로부터 선제검사를 강제하면 고소·고발하겠다는 협박성 연락까지 받았다.
13일 보건교사회에 따르면 경기 지역 한 초등학교는 지난달 한 학부모 단체로부터 학교장을 고발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해당 단체는 교육부 권고사항인 선제적 신속항원검사를 학부모의 동의를 받지 않고 학교에서 임의로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구성원들의 협의를 통해 마련한 지침에 따라 학부모의 동의를 얻었다는 입장이다.
부산 지역 한 초등학교 보건교사는 선제검사에 대한 안내문에 ‘권고’, ‘자율’이라는 문구를 넣지 않아 강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연락을 받았고, 다른 초등학교에서도 ‘권고’ 대신 ‘자율’이라는 문구를 넣어 가정통신문을 다시 보내라는 학부모의 요구가 이어졌다.
강류교 보건교사회장은 “교육부의 ‘권고’ 지침이 오히려 학교에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선제검사를 하지 않아도 등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5월 이후부터는 방역 당국의 방역지침 변화 등에 따라 학교 방역 지침도 추가로 보완해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코로나 확진 학생의 중간고사 응시를 제한하는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12일 재확인했다. 앞서 확진 학생들도 중간고사를 응시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커지자 대통령직인수위가 교육부에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지만, 방역 당국이 격리 지침을 바꾸지 않는 한 확진자 응시 불가 방침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확진자는 시험을 못 보고 인정점을 받았는데, 올해만 예외적으로 중간고사를 치르게 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말고사 응시 기준도 방역지침의 변동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방역지침 변동과 교내 감염상황 등 추이를 보고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기말고시 응시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간고사 시행 논란에 대해 교총은 “확진 학생들이 불이익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학교로서는 10만 명 내외에 달하는 확진 학생으로부터 추가 감염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고 시험 관리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또다시 학교에 책임만 떠넘길 게 아니라 방역당국, 교육당국이 이를 해소할 대안과 기준, 지원대책을 먼저 제시하고 시행 여부를 논의하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