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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생 언어문화 개선에 동참하자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는 ‘신어(Newspeak) 사전’을 정리하는 작업이 나온다. 반대를 뜻할 때는 원래 단어에 접두사 ‘un’을, 추가적 의미에는 ‘plus’, ‘double’을 붙이는 형태로 단순화시키며 매일 수백 개씩 낱말을 없애는 것이다. 이렇게 신어를 만드는 최종 목표는 낱말 수를 줄여 사고의 폭을 좁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언어폭력 모두가 피해자

급식 세대인 청소년이 쓰는 신조어나 은어를 지칭하는 ‘급식체’가 연상된다.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모든 단어 앞에 ‘개’를, 비하하는 의미로 단어 뒤에 ‘충’을 붙이고 초성만으로 표현하는 등 기존의 언어를 축약하거나 변형시킨다. 비속어나 욕설이 섞인 신조어들도 많다. 이 같은 언어 표현 습관은 청소년의 공격성이나 우울 등 정서에 영향을 줄 우려가 높다. 청소년의 언어 사용 실태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의 피해 유형별 비중에서 언어폭력이 41.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모든 학교급에서 언어폭력의 비중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폭력적인 언어 사용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증가시켜 두뇌나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오랜 기간 반복되는 심한 욕설은 물리적 폭력 못지않게 상대방의 정신적 공황과 심리적 불안을 초래한다. 언어폭력을 하는 가해 학생도 뇌 발달이 느리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즉, 언어폭력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셈이다.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에게 그들이 사용하는 말, 듣는 말은 곧 자아를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또한 언어폭력은 그 자체로 학교폭력의 시발점이 되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다.

 

교육주간 다양한 자료 제공

한국교총은 2011년부터 교육부, 17개 시·도교육청과 학생언어문화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이모티콘·캘리그라피 공모전을 개최해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바른 언어문화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자 했다. 교수·학습자료 공모전도 열어 언어문화개선을 위한 우수한 수업자료를 발굴해 학교에서 예방 교육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특히 제576돌 한글날을 맞이해 9월 넷째 주부터 10월 둘째 주(9월 19일~10월 9일)를 언어문화개선 교육주간으로 정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교육주간 동안 학생 스스로 자신의 언어습관을 점검하고, 말 한마디가 갖는 강력한 힘을 보여주는 영상을 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짧은 글쓰기 활동을 마련했다. 학교에서도 형식적인 계기 수업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교육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활동 사례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언어습관은 또래와의 소통, 학교 교육, 가정의 양육환경, 대중매체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교육만으로 교정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기 위해 학교와 가정,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번 언어문화개선 교육주간이 기폭제가 돼 우리 모두가 언어문화개선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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