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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라이프&건강]교사들의 적 하지정맥류! 계지복령환으로 잡자

 

하지정맥류는 교사들이 받고 싶지 않은 공로상 같다. 특히 여교사는 모계 유전, 여성 호르몬, 임신, 하이힐이나 스키니진, 레깅스 같은 의복의 영향으로 남교사보다 2~3배 높은 유병률을 나타낸다. 남녀 구분 없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하지정맥류로 진단돼 치료받은 입원 및 외래환자는 2017년 24만723명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21년에는 37만7895명이 집계됐다.

 

밥 많이 먹어도 다리는 굶고 있어
  
혈액은 각종 혈구와 영양분으로 이뤄져 몸 안의 세포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노폐물은 회수해 운반한다. 심장에서 힘차게 뿜어낸 혈액은 발끝까지 갔다가 중력을 거슬러 다시 심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맥은 1분당 5L의 혈류량을 처리해야 하는데, 정맥 혈류는 압력이 낮고 이동 에너지가 적기 때문에 주변 평활근과 판막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이때 판막이 고장나면, 혈액은 정맥 내에서 역류하고 정체해 혈관을 확장시킨다. 확장된 혈관에 혈액이 정체하는 악순환으로 하지정맥류 증상이 심화된다.
 

하지정맥류가 생긴 다리는 혈류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므로, 산소와 영양분이 만성적으로 부족한 상태가 돼 다리가 피로하고 무거우며 쥐가 잘 난다. 다리 피부가 다른 부위에 비해 유독 거칠고 멍이 잘 드는 것도 흔한 증상이다. 발목이 특히 잘 붓는데, 오후가 되면 양말 자국이 남는다. 혈액순환 장애 증상은 이외에도 다양하다.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한 조직 세포들은 히스타민을 분비해 정맥을 확장시키려 하는데, 이 때문에 다리가 터질 듯 가렵기도 하다. 두드러지는 실핏줄과 튀어나온 혈관은 미관상 큰 스트레스다. 심해지면 피부염과 하지궤양으로 발달하기도 한다.
 

교사는 서 있는 시간이 길다. 하지만 모든 교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생활 습관이나 업무상 특징이 비슷할 때, 하지정맥류가 생기는 원인은 무엇일까? 정맥 판막이 고장나는 이유는 선천적, 유전적 요소가 매우 크다. 부모 중 한 사람이 하지정맥류가 있을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30~40%인데, 특히 어머니 영향을 받을 확률은 80%에 이른다. 혈관을 팽창시키는 프로게스테론이라는 여성 호르몬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병리는 한의약학에서 말하는 ‘어혈(瘀血)’의 특징과 같다. 여성은 자궁과 여성생리의 특징으로 남성에 비해 어혈이 잘 생긴다. 어혈은 현대의학에서 일부 정맥계 및 미소순환계의 순환장애에 상응하는데, 직경이 100μm 이하인 소동맥, 관상동맥, 모세혈관, 세정맥의 순환장애가 이에 해당한다. 혈액순환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미소순환계에 혈액을 공급해 물질교환을 함으로써 세포의 활성 유지에 필수적인 세포외액의 조성을 일정하게 조절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혈 상태는 인체 여러 조직으로의 영양공급 및 노폐물 처리 기능 저하로 그 자체가 병리 현상이자 또 다른 병의 원인이 되기 쉽다. 하지정맥류는 이런 어혈 병태를 바탕으로 하지에 나타나는 국소 증상이기 때문에 어혈을 다루는 것이 근본 치료다.

 

나도 어혈 체질? 자가 진단으로 알아보기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이미 어혈 상태며 하지에서뿐만 아니라 전신에서 혈액순환장애를 동반하기 쉽다. 따라서 하지정맥을 국소적으로 절단 및 차단하는 수술보다 어혈을 개선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다음의 자가진단표는 일본의 임상 의사들이 사용하는 어혈 평가 항목에서 복진을 제외해 환자 스스로 평가할 수 있도록 단순화한 것이다. 증상이 가벼울 경우 점수에 1/2을 부여하며, 총 점수가 13점 이하인 경우 어혈증이 아니다. 14점 이상이면 어혈증이며, 26점 이상이면 중증도다. 의학적 진단기준은 아니지만, 점수가 높을 경우 한방병의원 또는 한방약국에 방문해 상담할 것을 권한다.

 

 

어혈에 있어서 가장 기본인 한약 처방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계지복령환(桂枝茯苓丸)’이라고 소개할 수 있다. 계지복령환은 중국 동한(東漢)의 저명한 의학자인 장중경(張仲景)이 저술한 상한론병론(傷寒論病論) 중 금궤요략(金匱要略)이라는 한의학고서에 처음 등장했는데 그 구성은 계지, 목단피, 작약, 도인, 복령 5가지로 비교적 간단하다. 그러나 어혈을 푸는 뛰어난 효능으로, 2000여 년 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종괴(腫塊, 염증 혹은 기타 여러 원인으로 조직이나 장기에 발생한 종기), 월경이상, 월경통, 갱년기장애, 자궁근종, 유산, 타박상, 동창 등 다양한 질환에 쓰여왔다. 국내에서도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돼 의사와 한의사의 처방전 없이 일반의약품으로 복용할 수 있다. 
 

상기 진단표에 따라 어혈증으로 판단되는 경우, 각종 수술요법에 따른 감각신경손상, 운동신경손상, 심부정맥 혈전증, 재발 등의 부작용 걱정 없이 계지복령환의 꾸준한 복용으로 하지정맥류뿐만 어혈을 개선할 수 있다. 일본의 임상연구 자료에 따르면 4주에서 8주간의 복용으로 하지정맥류 및 어혈이 유효하게 개선됐다. 다만 증상과 병태에 따라 개인차가 있으므로, 질병치료의 목적이 있는 경우 한방병의원 또는 한방약국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2000년 역사 처방…기미도 옅어지게 해 

 

계지복령환은 말초 혈관 확장, 혈소판 응집 억제 등 혈액순환 개선 및 항염작용이 뛰어나다. 특히 양약의 혈액순환 개선제들과는 다른 특이효과로 적혈구를 탱글탱글하게 만들어 좁은 혈관을 잘 지나갈 수 있도록 한다. 도넛처럼 생긴 적혈구의 두께는 1~3μm 안팎이고 직경은 7~8μm다. 모세혈관과 적혈구의 직경이 비슷하기 때문에, 적혈구는 좁은 혈관을 통과하기 위해 세포막 탄성을 이용해 적당히 모양을 변형시켜 말초 조직까지 산소를 전달한다. 이처럼 적혈구가 물리적으로 얼마나 잘 변형하는지는 혈액순환을 결정짓는 중요인자 중 하나다. 계지복령환은 적혈구 세포 내 에너지인 ATP 농도를 증가시켜 세포 골격을 구성하는 각종 콜레스테롤, 인지질, 단백질의 안전성을 높여 적혈구의 변형능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혈액순환을 개선시킨다.
 

하지정맥류의 흔한 증상 중 색소침착이 있다. 바로 염증 때문이다. 피부세포는 자외선뿐만 아니라 피부 자극, 상처, 염증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멜라닌을 생성하는데, 어혈 체질 환자는 미소순환 장애로 다리뿐만 아니라 얼굴에도 기미가 생기기 쉽다. 레이저 등 양방의 치료요법과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계지복령환은 피하의 세동맥을 확장시키면서 염증을 낮추기 때문에 안면부 혈액순환이 개선돼 혈색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색소침착, 기미에도 유효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계지복령환의 효과를 위한 간편한 방법으로는 제약회사에서 제조된 완제품 의약품을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일반의약품으로, 의사나 한의사의 처방전 없이 가까운 약국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처방이지만 임부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한방약국에서는 한약의 전문가인 한약사로부터 안전하고 유효한 계지복령환 복용을 위한 복약지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김성용 대한한약사회 학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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