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3학년도 공립교원 정원 안에 따르면 올해보다 2982명 줄어든 34만4906명이다. 국회 최종 심의를 거쳐 이 안이 확정되면 공립 교원 정원은 처음으로 줄어들게 된다.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도는 학급당 학생 수,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 개별화, 맞춤형 교육, 고교학점제 등 정책을 위해 교원은 더 늘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관측이다. 교원 감축으로 예상되는 문제들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그동안 학령인구 감소세에서도 교원 정원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초·중·고 교과 교원 정원이 줄긴 했지만, 유치원·특수·비교과(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 등) 교원 정원은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정부 안에서 유·특수·비교과 교원 증가 폭이 초·중·고 교과교원 감소 폭에 미치지 못했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 ‘디지털 전환 및 4차 산업혁명’ 등을 이유로 교사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교육부가 세운 계획보다는 정부의 재정 계획 등을 고려하는 타 부처에 의해 결정되는 한계도 따른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처럼 단순한 경제논리에 근거한 ‘교원 수요 예측’이 잘못이라고 입을 모은다. 교원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정 추세를 가정하는 통계적 기법에 의한 수요 예측 방식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과밀학급 기준 하향 및 명시, 고교학점제, 기초학력보장, 증가하는 특수교육 대상 등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변인은 고려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만일 이런 변인까지 계산됐다면 초등의 경우 학급당 학생 수는 15명 정도가 적당하지만, 지금의 교원 수급 계획에 따르면 20명도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교원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중 단기적 정책으로 변화시킬 수 없는 ‘자연변인’, 그리고 국가 정책과 관련이 되는 ‘정책변인’으로 나뉜다면 정부의 교원수급 정책은 거의 자연변인에 의존한 예측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우리나라가 못 살던 시절, 당장 예산 한두 푼이 아쉬워 놓치고 갈 수밖에 없었던 그 기준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우리나라 정책변인은 타 선진국과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단순한 통계적 기법에 의한 교원 수요 예측이 맞아떨어지기가 거의 어려운 이유다.
특성화고의 경우 전공 분야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세분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사가 다양하게 필요하지만, 혜택 받는 학생 수가 적다고 전문 교사 채용은 꺼리고 있다. 이로 인해 비전문가가 학생을 가르치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요 예측을 정확히 하고, 거기에 맞춰 적정수의 교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가 최소한 4년 전에 교원 정원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책변인을 결정하도록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교원수급정책은 양성기간이라는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 이상을 보고 다양한 정책변인의 변화가 교원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하는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정부가 단순한 자연변인에 따른 연구 결과에 기초해서 교원 공급 인원을 결정한다면 커다란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라며 “주요 정책변인을 결정한 후 다른 통계적 추정을 필요로 하는 요인을 예측해야 한다. 이에 맞춰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단 간의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정부의 권력, 전문가의 권위, 혹은 다수결에 의존하여 정책을 강행할 경우 갈등은 더욱 커지고, 갈등 비용 증가로 사회의 추진 동력은 크게 약화된다”면서 “집단 간의 시각차나 갈등이 문제의 뿌리인 경우에는 1차적으로 교육대토론회를 통해 사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끌어올리고, 국민들 간의 시각 차이와 그 뿌리를 드러내도록 돕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