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호 자가용을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 말하는 동인천고등학교 박형남교사(50). 그는 집이 있는 부평시 2동에서 학교가 있는 인천시 만수동까지 만월산과 북예산을 넘어 출퇴근한다. "처음엔 한시간 반쯤 걸리던 것이 이제는 오십 분이면 충분합니다. 버릇처럼 몸에 익은 덕분인지 감기 한 번 안 걸리고 건강합니다. 날마다 산을 탄다고 아이들이 '산타 클로스'라고 하더군요" 산타기는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박교사를 이해하기 위한 한 예에 불과하다. 마라톤, 사이클, 축구는 물론이고 수지침, 단전호흡에 이르기까지 그는 내로라하는 실력을 자랑한다. "6년전 인천기계공고 야간학생들을 가르칠 때였어요. 주경야독(晝耕夜讀)하는 아이들이라 그런지 유달리 아픈 데가 많았어요. 그 애들을 위해 수지침 인천지회를 찾았습니다" 초급, 중급, 고급과정까지 차곡차곡 밟아가면서 박교사는 수지침에 매료돼 갔다. 학생들에게 흔한 감기, 두통, 복통 등은 물론 딸아이 생리통까지 그의 수지침 한 대면 말끔히 나았다. 양호실 대신 박교사를 찾는 학생과 동료들이 점점 늘어났다. 특별활동 수지침반도 만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동네 불우노인들을 찾아 침을 놓아주는 봉사활동도 시작했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쳐간 사람만 5800여명. 병원에서 포기한 환자도 여러 명 살렸다. "수지침은 나의 기(氣)를 상대방에게 나누어주는 일입니다. 대여섯 명쯤 놓고 나면 힘이 쭉 빠지지요. 그래서 단전호흡을 통한 기수련에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기수련을 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몸에도 힘이 생긴다고 박교사는 강조한다. 입시에 억눌린 아이들에게 단전호흡을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행(苦行)을 통한 기수련을 위해 그는 지난달 경남 통도사를 찾았다. 1천, 2천, 3천배….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해냈다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자신을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그는 만족감을 느낀다. 생활체육지도사, 기공사자격증을 취득하고 올 해 용인대 물리치료학과에도 응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박교사. "더 많은 사람들에게 봉사활동을 통해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모두 제 봉사를 위한 밑거름이 되겠지요"라며 수줍게 웃는 그의 표정위로 진짜(?) '산타클로스'의 미소가 겹쳐진다. /서혜정 hjkara@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