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계고에 재학하고 있는 여학생의 비율이 12%대에 머물고 있으며 이들중 절반 가량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여성개발원 정해숙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공업계 고등학교에서의 여학생 직업교육 실태 분석'에서 밝혀졌다. 남학교의 비율이 한 때 94%에 달했던 공업계 고등학교는 97년 현재 남학교는 40.6%로 급격히 감소한 반면 남녀공학은 54.3%로 증가했고 여학교도 5.1%에 달하고 있다. 또 지역별로는 대구지역이 여학생 공업교육에 가장 폐쇄적이며 충남·북, 전남, 경기지역의 문호가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 공업교육은 전통적인 남성 지배적 영역으로의 진출보다는 '여성에게 적합한' 직업교육의 범주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년 이후 97년 현재까지 중화학공업계(10.7%)보다 경공업계(20.9%)에서 더 높은 여학생 구성비를 보였다. 전국 7개 광역시 및 도소재 25개교 교사 232명(여교사 54, 남교사 178), 학생 1980명(여학생 1119, 남학생 861)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업계 고등학교의 여교사 비율은 97년 현재 16.0%(상업계 38.0%, 일반계 23.7%)로 매우 낮아 여학생들을 위한 역할모델로서의 역할 수행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표본조사 결과 여학생들에게 직업기술교육을 시키는 전문교과 교사들의 경우 여학교는 여교사비율이 31.2%에 달하는 데 비해 남녀공학의 경우 11.9%에 불과해 남녀공학 공고 여학생들의 경우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고로의 진로 결정 시기를 보면 여학생 대부분이 중학교 3학년 2학기(75.0%)에 결정한 것으로 나타나 남학생보다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학동기로는 남녀학생 모두 '성적때문에'가 약 40% 정도로 가장 많았지만 여학생의 경우 '내신성적' 등 대학진학에 유리하다'(22.8%)는 점이 공고 진학의 주요 동인중의 하나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남학생에 비해 '자신의 적성이나 흥미에 맞을 것 같아서'(여 46.8%, 남 58.2%) 공고를 선택한 비율은 낮은 반면 인근에 공고밖에 없어서나 주위의 권유와 같은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고 진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는 교사(39.9%)와 친구, 선배(31.7%)로 나타났으며 공고 진학시 부모가 찬성한 비율은 약 55%∼60% 정도로 특히 어머니의 경우 여자 공고 진학 시 높은 지지(68%)를 보였다. 여학생들은 전공실습과 관련해 적성에 맞지 않는다(46.8%)는 불만을 많이 토로하는 데 비해 남학생은 실습시간 및 실습기회 부족(27.0%)에 대한 불만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하는데 있어서는 남녀 학생간(90.9%, 여학생 84.2%)에 커다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