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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목소리] 교사의 관심이 학생으로 향해야

초등교사는 평균적으로 주 22차시의 수업을 한다. 생활교육이 필요한 쉬는 시간, 점심시간을 포함하면 주 40시간 근무 중 22시간을 학생들과 함께 보낸다. 학생들 하교 후 남는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가량. 이 시간에 기초학력 책임지도, 학생 상담, 수업 연구 및 수업자료 제작, 학부모 상담, 평가 기록, 교실 관리, 과제 검사, 학생 출결 서류 관리, 각종 협의회 및 연수 참여 등의 일을 한다. 여기까지가 교사의 본질적인 직무다.

 

매년 바뀌는 학년과 다양한 과목 덕분에 수업 연구에만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기초학력 책임지도나 학생 상담, 학부모 상담이 있는 날은 퇴근 후에도 전화기를 붙잡고 있기 일쑤다. 이렇게 교육활동이라는 본질적인 일에만 매달려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교사들은 방과후과정 운영, 통학버스 운영, 정보보호, 인력 채용 및 관리, 견적, 회계, 계약, 각종 기자재와 장치 관리, 시설관리 등의 ‘비교육적 행정’까지 해낸다.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다가 원무과에 가서 환자를 접수하고 병원비를 계산하는 것과 같은 이상한 일이 학교에서는 매일 일어나고 있다.

 

교육은 교사만 할 수 있으나 행정은 교사도 할 수 있어서 교사는 교육과 행정을 둘 다 해내야 하게 된 것일까. 행정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있고 기한이 정해져 있다 보니, 교사의 눈과 손은 결국 학생이 아닌 컴퓨터로 향한다. 그리고 그 피해는 학생이 받는다. 교사가 학생에게서 멀어진 이 현실이 정말 ‘이상’하다. 교사가 법률에 명시된 교육의 의무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학교 업무 정상화가 절실하다.

 

비본질적 업무로 교육에서 멀어져

교육활동 중심인 학교 정상화 필요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요. 학생과 눈 맞추며 이야기를 나누고, 학생들을 위한 수업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학교 업무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초·중등교육법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교사의 직무 범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 법률에 ‘교사는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고 명시돼 있다. 본연의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에서 교사를 제외하는 것이 법을 지키는 일이다. 하지만 학교 내 타 직군으로 업무를 떠넘기는 것처럼 보여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행정업무와 교육활동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며 좋은 게 좋은 거니 그냥 교사가 하라는 식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도 다반사다. 법률적인 뒷받침을 통해 교사가 △교육과정 편성과 그에 따른 수업 및 평가 △교육활동과 관련된 상담 및 생활교육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구‧연수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에 요구되는 기능의 다양화로 행정업무가 늘어나기만 하는 어려움은 행정 전담 인력의 증원으로 해결해야 한다. 다양한 교육공무직을 통합해 단위학교 사정에 맞게 업무를 나누는 방안도 있다. 공무직 간 실제 업무 차이가 크지 않으나 직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여타 업무를 맡지 않으려는 칸막이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 인력 운영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또 △학교 공통 업무 및 갈등 업무의 교육청 이관 △보고‧지침‧규제의 최소화 △정책·사업 관리를 통한 학교 업무경감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교사의 눈과 손이 학생을 향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로 인해 학생이 배우고 성장하는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가 조성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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