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창가에서> 부장교사의 고달픈 하루
어김없이 새 학기가 시작됐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덕분에 올해도 학급수가 감축되면서 같이 근무하던 선생님 여덟 분의 자리가 또 비워졌다. 새 학기 첫날, 그 선생님들이 맡았던 업무들이 남은 교사들에게 나눠졌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빗발쳤다. 청소 담당구역을 지정하는데도 몇 군데는 담임교사, 부장교사 할 것 없이 2곳, 3곳 겹겹이 지정할 수밖에 없었다. 청소 업무 하나만도 지도교사 수가 턱없이 부족해진 상황이다. 내 방으로 들어온 24개의 공문은 꼼꼼히 읽지도 못하고 담임을 맡고 있는 세 분의 우리 부서 선생님들께 7, 8개씩 배분해야했다. 신학기 학생 생활지도 계획, 학업중단숙려제 운영계획, 학교안전계획(신설), 학교 내 대안교실 운영계획 등 굵직굵직한 공문은 내 차지로 돌려놨다. 아마 한 달쯤은 밤을 새워야 나올 계획들이다. 교육부에서 ‘안전부장’을 신설하라는 것도 그냥 내 몫이 돼 버렸다. 아침에는 앞으로 교문을 지켜주실 학생보호인력 담당 어르신 면접과 연간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등교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맞이했다. 이어 교통지도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나서야 한 숨을 돌리려는데 또 이내 일이 터졌다. 새로 복학한 3학년 여학생이
- 김연중 경기 소래중 학생생활안전부장
- 2016-03-18 1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