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특집] 행복은 우리 가까이에… 책이 건네는 위로와 시작의 말들
교직에 발을 들인지 25년이 넘다 보니 전염병 때문에 이런저런 야단법석을 여러 번 겪었습니다. 눈병이 유행할 때는 장난꾸러기 학생들이 일부러 눈병에 걸린 친구의 눈과 본인의 눈을 번갈아 비벼댔지요. 눈병에 걸리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조퇴를 시켜주었거든요. 교사들은 진짜 눈병 환자인지 꾀병 환자인지 가려내려고 눈을 부라리기도 했습니다. 2010년경 유행했던 신종플루 때는 학교가 더 소란스러웠지요. 1교시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전교생의 체온을 검사하고 이상 여부를 교육청에 보고했어야 했는데 이런 난리를 또 겪을까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시국을 겪으면서 그런 일들은 과거의 소소한 소동 정도로 생각이 되지요. 우리 학교 학생인데 실물을 보지 못하고 한동안 컴퓨터 화면으로만 구경할 수 있었지요. 그뿐인가요? 이제는 학생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마스크를 낀 모습만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도란도란 모여서 활동을 하고 귓속말로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이 위험천만한 일이 되어버렸지요. 교사와 학생이 서로에게 위험 요소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은 모두에게 상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행복과 불행은 크고 멀리 있는 곳에서 오지 않고 늘 가까운 곳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으로 위로와
- 박균호 포항보건고 교사·<10대를 위한 나의 첫 고전 읽기 수업>,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저자
- 2021-08-10 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