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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고] 사탐런 시대, 공교육은 준비돼 있는가

대학입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이공계열과 의과대학 일부 모집단위에서 사회탐구(사탐) 영역을 반영하거나 응시를 허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과목 선택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사탐런’으로 불리는 선택 이동 현상은 더 이상 일부의 전략이 아니라, 입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시적 현상 아닌 구조적 변화

2027학년도 대입 요강을 보면 이러한 변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에 가깝다. 일부 주요 대학은 자연계열에서도 탐구 영역 선택의 유연성을 확대하고 있으며, 의예과를 포함한 모집단위에서도 과목 제한을 완화하는 추세다. 수험생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문제는 공교육의 대응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미 균열이 감지된다. 자연계열 학생들의 사탐 선택은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교과 지도와 학습 지원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의예과를 목표로 하는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당락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임에도, 이를 체계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학교 지원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과목 선택과 입시 전략에 대한 부담을 스스로 떠안게 된다. 대학별로 상이한 탐구 영역 반영 방식을 개별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은 사교육이다. 공교육 역할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학습은 개념 이해보다 문제 풀이 중심의 단기 대응 방식으로 흐르기 쉽다. 이는 학습의 질 저하뿐 아니라, 교육 격차 심화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사탐런’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입시 구조 변화가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이며, 이에 대한 대응 또한 개인이 아닌 공교육의 책임 있는 역할로 이뤄져야 한다.

 

우선 교육청은 선택 과목 다양화에 맞춘 교육과정 재구조화와 함께, 자연계열 학생을 위한 사탐 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단순한 과목 개설을 넘어, 진학 목표와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이 필요하다. 학교도 더 이상 내신 중심 관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위한 체계적인 학습 지도와 과목 선택 전략 안내가 함께 필요하다.

 

책임 있는 대비로 불평등 막아야

공교육 중심 학습자료 개발과 보급도 시급하다. 참고서와 인터넷 강의에 의존하는 구조로는 교육 격차를 완화하기 어렵다. 표준화된 학습자료와 문제은행을 구축해 학생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학습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변화는 또 다른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교육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 그 부담은 결국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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