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태양처럼 다시 솟는 새 학년을 맞으며
최근 방영된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주인공이 겪는 고난과 선택을 잘 보여줍니다. 고통스러워 방황하는 인턴 양재원에게 주인공 백강혁 선생은 이렇게 조언합니다. “너도 너만의 이유를 찾아. 깨져도 절대로 변하지 않을 그런 이유. 이 퍽퍽하고 꺼끌꺼끌한 이 길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걸어가기에는 너무 되다. 넌 아직 그 이유를 못 찾은 것뿐이야.” 교육자로서의 삶을 선택한 우리들에게 던지는 깊은 질문처럼 다가옵니다. 학기 초 학생들의 끝없는 요구, 실시간으로 터지는 다양한 사태에 대응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은 총알이 흩날리는 전장을 누비는 병사들 같아 보입니다. 퇴직하는 선생님이 전쟁터에 전우를 남겨두고 떠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했던 말이 와닿습니다. 그러한 속에서도 버티려면 ‘아무리 깨져도 절대 변하지 않을’ 그런 이유가 하나쯤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돌아보니 내가 이 길을 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여기에 와 있었고, 운명처럼 주어진 이 길에서 만난 제자들을 위해 그저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그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목표를 찾아 헤매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병원에도
- 박남기 광주교대 전 총장
- 2025-03-03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