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접수한 컬렉터의 진심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반전미 가득한 공간 스페이스 서울 안국역 대로변에 위치한 이 건축물의 이중성은 수위가 높다. 이곳은 애초에 인근 고궁과 한옥들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기에 의연함과 친숙함이 원서동 그 자체이다. 기왓장 느낌의 검은 벽돌과 담쟁이덩굴이 담아내는 사계절의 아름다움은 또 어찌나 감동적인지. 그러나 이런 것들에 현혹되어 마음을 내려놓아서는 곤란하다. 1층의 아트숍을 지나 계단을 오르는 순간 당황을 면치 못한다. 혼자 온 나이 어린 관객들은 내부의 으스스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다시 내려와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도 전해지는 이곳은 반전미 가득한 공간, ‘아라리오뮤지엄 in 스페이스’이다. 아라리오가 자리한 ‘空間(공간)사옥’은 건축가 김수근에 의해 지어졌다. 건축사무소와 월간지 공간의 편집실로 사용되다, 1977년 지하에 극장을 설치하고 갤러리를 만들었다. 건축가·무용가·미술가·배우 등 다양한 문화인들이 드나들며,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공옥진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그간 잊혔던 전통예술이 새로운 해석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디딤돌이 마련된 것이다. 이후 통유리 현대식 건물과 한옥건물이 증축되었다.
- 박지숙 서울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
- 2023-01-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