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초가 되면 곧잘 ○○○국회의원 요구 자료라면서 공문이 수시로 날아든다. 때론 공문처리에 하루 일과를 모두 빼앗길 정도로 많은 양의 공문이 전달되기에 시간에 맞추어 보내기에 급급한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특히 학기초에 이런 상황은 심각할 정도의 업무 부담으로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명색이 국회의원 요구 자료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늦으면 일선 단위의 교육청에서 부랴부랴 전화를 해 대며 독촉하기 일쑤이다. 그래서 교사들은 국회의원 요구자료 관련 자료라면 다른 무엇보다 먼저 챙겨 보아야하는 경우가 많다. 이걸 국회의원들이 다 보기가 할까? 교원들의 잡무중의 하나인 공문처리는 특히 학기초가 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아이들의 신상파악에서 수업 분위기 조성 등에 힘을 쏟아야 할 학기초에 이런 공문처리에 정신을 쏟다보면 곧잘 아이들의 지도에 신경을 덜 쏟을 수밖에 없다. “○○ 선생님, 국회의원 요구자료 내일까지 보고해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근데, 교감선생님 무슨 국회의원 요구 자료가 하루가 멀다 하고 옵니까.” “저라고 알겠어요. 국회의원들이 우리 선생님들이 학교현장에서 잘 하고 있는지 챙기는 것 아니겠어요.” 아침부터 접수된 공문을 넘기면서 교감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일부 연예인들은 성형을 한 것이 마치 자랑거리라도 되는 듯이 자연스럽게 대중들 앞에 드러내기도 한다. 그만큼 성형을 바라보는 우리의 의식이 둔감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불과 몇 년 전에만 해도 성형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 마치 무슨 큰 잘못이라도 한 것인 냥 매도를 당하곤 했지만, 현재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너그러워 진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그런 성형을 하는 것이 부의 상징이나 자신의 계발을 위한 하나의 수단쯤으로 여겨지고 있다. ○○야! 너 눈이 왜 그래? 중·고등학교 현장에 있다 보면 이런 연예인들의 행동과 말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라는 것을 쉽사리 알 수 있다. 물론 연예인들의 유행을 쫓아 멋을 부리는 아이들을 무조건 나무랄 수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그런 점도 하나의 자기표현 정도로 인정해 주는 것이 나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최근에 연예인들 사이에서 성형수술이 아주 보편화된 현상쯤으로 취급되고, 성형을 한 것을 굳이 숨길 필요가 없는 분위기에 편승해 우리 아이들도 가끔 성형에 가까운 일을 벌이곤(?) 한다. “○○아, 너 눈이
최근 일어난 몇몇 소수의 체벌 사례는 아직도 교육현장에서 잘못된 체벌의 관행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학생들의 인격과 의견을 무시한 무조건적인 감정 풀이식의 체벌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특정 사립학교에서는 체벌 교사가 교장이나 이사장과 친인척들로 구성되어 처벌을 면하는 사례도 있어 더더욱 문제가 되었다. 정작 체벌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우리 교육현장은 체벌에 의존해 왔고, 현재까지도 일부에서는 체벌이 학생들의 처벌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그만큼 체벌에 대한 의견도 분분한 것이 사실이다. 교육부는 최근 일련의 체벌 사태를 두고 체벌금지법을 만들겠다고 공공연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교육현장의 의견을 무시한 채 무조건적인 체벌 금지법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교육현장의 교사들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교사들을 법으로 다스리지 않으면 통제할 수 없는 그런 집단으로 오도하는 것은 자칫 우리 선생님들이 교육자로서의 권위와 자존심을 상당히 깎아 내리는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교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학교현장에서도 이런 교육부의
가끔 글쓰기 시간이 되면 아이들과 컴퓨터실에 가게 된다. 요즈음 아이들 연필로 쓰는 것 보다 컴퓨터 타자로 글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컴퓨터실로 가게 된다. 물론 아이들이 글쓰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사로서 아이들이 좀 더 다양한 도구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하지만 정작 컴퓨터실에 들어서면 기분이 나빠진다. 무엇보다 기계가 돌아가면서 뿜어내는 케케한 냄새와 뜨거운 열기, 도난방지를 위해 환기도 되지 않을 정도로 닿아 놓은 창문과 커튼으로 인한 컴컴하고 음습한 분위기, 하지만 무엇보다도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정작 반수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고물덩어리 컴퓨터 앞에 앉아야만 하는 우리 아이들이 처한 현실 때문이다. 컴퓨터 들여만 놓고 정작 업그레이드는… 학교현장에 새로운 운영체제를 탑재한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상관이다. 그 이전에는 몇몇 컴퓨터 관련 선생님들만 컴퓨터를 만질 수 있었지, 대다수의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컴퓨터는 그저 성적 처리용 기자재이거나 전시용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상관으로 많은 컴퓨터가 학교에 공급되었고, 때로는 지나칠
명색이 20년 넘게 영어 공부를 했다고 하지만 항상 영어 시험만 치면 문자와 의미가 따로 노는 그런 지경에 이르고 만다. 개인적인 노력과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긴 세월 동안 영어 공부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다. 영어의 거센 물결이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에 밀려들기 시작한 지는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원까지 영어가 없으면 말이 안 될 정도로 우리 삶 깊숙이 영어라는 존재가 침투하고 있다. 물론 여기까지는 세계화, 국제화 시대에 다른 나라 언어 하나 정도 잘 하면 되지라는 것으로 치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영어에 대한 노력과 투자에도 불구하고 항상 우리 삶과는 철저하게 겉도는 언어 생활에 있다. 며칠 전 대학원 영어 시험이 있었다. 대부분이 중고등학교 현직에 근무하는 30, 40대 선생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명색이 박사과정의 학생들이라고 하지만, 거의가 영어라면 질색들을 했다. 물론 중고등학교 다닐 때 그런 대로 공부라면 일가견을 가지신 분들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시험이 있기 며칠 전 그 중에서 나이 드신 선생님 한 분이 나에게 하는 말이 "서 선생, 나 우짜노? 박사과정 포기해 버릴까?"하시는 거였다
이제 방학이 며칠 남지 않았다. 그 동안 아이들과 보충수업, 그리고 여타 학교업무를 보느라고 시간을 보내버렸다. 제대로 시간 한 번 내서 가까운 곳이라도 한 번 다녀오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말았다. 가끔 TV를 통해서 나오는 바리바리 짐을 싸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보면은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디에서 저런 여유들이 나올까라는 잡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아마 여름방학을 며칠 앞 둔 시점이었을 것이다. 수업중에 해외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선생님은 이번 방학 때 해외여행 안 가세요?” “선생님이 어디 그런 여유가 있나, 우리 땅도 제대로 한 번 밟아보지 못했는데.” “어, 우리 선생님은 이번 방학 때 해외가신다고 하던데, 선생님은 부럽지 않으세요.” “너희들은 해외여행 가는 것이 그렇게도 부러우냐?” “예, 우리도 어서 한번 물 건너 가고 싶어요.” “이놈들아, 해외여행 가기 전에 우리 나라 방방곡곡에 숨어 있는 아름답고 가치로운 곳부터 먼저 한 번 가봐라!” “아이, 선생님도 또 그러신다. 선생님만 애국자고 우리는 다 비애국자인것처럼 이야기하지 마세요. 국제화, 세계화 시대에 자꾸 우리것만 고집해서 되겠어요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더군다나 여기 합천은 전국에서도 덥기로 유명한 고장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올해도 연일 전국 최고 기온 경신에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불볕 더위에도 여름 방학 보충수업을 받기 위해 열심히 학교에 나오는 아이들이 여간 대견스럽지 않다. 시골의 조그마한 고등학교라 극소수의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대입을 위해 모든 것을 걸다시피하는 아이들은 찾기 어렵다. 아니 오히려 그런 삶을 살아 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 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폭염속에서도 땀을 뻘뻘 흘리며 학교로 올라오는 아이들을 대하면 왠지 모를 애처로움마저 든다. “○○아, 올 여름 방학에 땡땡이 안 치고 열심히 하네.” “아이, 선생님 저도 고3인데, 2학년 때의 제가 아닙니다. 대학가야죠.” “그래, 너무 무리는 하지 말고.” “선생님 나중 수업 시간에 뵙겠습니다.” 연신 땀을 흘리며 교실로 향하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자못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복잡게 했다. 교육부수장의 임명과 사퇴, 그리고 혼란스러운 교육정책들 요즈음 교육계가 교육수장의 임명과 사퇴로 어수선하다. 하도 자주 벌어지는 일이라 별
교육위원 선거가 마무리되었다. 그동안 예비 교육위원들은 제각각 당선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종종 그런 모습들이 학교 현장의 교사가 볼 때는 진정성을 상실한 모습으로 다가와서 아쉬움이 남는다. 교육위원은 교육자치 시대의 가장 중심적인 자리라 할 수 있다. 교육수장의 정책결정과 집행을 곁에서 견제하고 균형점을 맞추려는 자리기 때문에 교육자치 시대를 열어가는 시점에서 교육계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자리매김 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일명 전·현직 교사들은 물론이거니와 교육장, 교장 등 관리자 출신의 많은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교육위원이 왜 있는 거야? 학교현장에서도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운영위원 선생님들은 여기저기에서 전화를 받는 모양이었다. 그 내용은 자세하게 모르겠지만, 선거와 관련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선생님 교육위원이 하는 일이 뭡니까, 무슨 위원도 그리 많은지." "나도 잘 몰라, 높은 사람들이 어디 학교 현장에 와보기나 하나, 학교현장에서 아직 교육위원 얼굴도 한 번 못 봤으니까." "맞아요, 도대체 뽑아 놓으면 뭐 합니까. 도대체 교육위원이 뭐하는 자린지 학교 현장에서는 피부로 전혀 느낄 수도 없는데…." 대다수의
학교가 아이들과 교사들만의 전유 공간이라는 인식이 사라져감에 따라 학부형의 참여가 예전에 비해 많이 늘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는다. 특히 학교운영위원회라는 기구를 통해 학부형들이 학교에 직접적으로 참석해 학교 운영이나 학생들의 복리를 위해 여러 가지 의사소통의 길을 마련해 가고 있는 것이 요즈음 학교의 현 주소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본교와 같은 시골의 조그만한 학교에는 아직도 학부형들의 발걸음이 그렇게 쉽지 않은 듯하다. 마치 자식을 둔 것이 당신들의 죄라도 되는양 부끄럽게 생각하고 담임이나 여타 선생님들을 만나는 것을 어렵게 여기는 것 같다. 첫 발령지에서 첫 담임이라는 자리가 주는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담임을 맡고서 유독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이들이 사고를 일으켜 경찰서와 병원을 오고간 적도 있고, 피해자 학부형들에게 머리 숙여가며 미안하다는 말을 한 적도 수 차례 있었다. 여하튼 그 시절 이런 저런 일들로 힘든 1년을 보낸 기억이 난다. "선생님 저 ○○ 엄마예요.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전화 드려 죄송해요." "아닙니다. 어머니, 그런데 어쩐 일로 이렇게 전화를 다 주시고." 며칠 전 한 아
교육도 사람의 일이라 혹여나 아이들에게 미운 마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이내 그런 미운 마음이 아이와 교사인 나에게 모두 이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마음을 돌려 먹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유발케 하는 아이들이 가끔은 나에게 어려운 결정을 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선생님 제발 싸움 좀 말려 주세요! 우연히 아이들끼리 싸움이 벌어진 모양이다. 평소에 다른 아이들로부터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던 아이라, 더욱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아이들끼리의 사소한 싸움에 교사가 자꾸만 끼이는 것도 어찌 보면 그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을 가로막는다는 생각에 참견이나 간섭을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상황이 다급한지 싸움을 알리러 온 아이의 표정이 약간은 상기되어 있었다. “선생님, ○○이와 ○○가 싸움이 붙었어요. 선생님이 좀 말려 주세요.” “다 큰 놈들이 무슨 싸움이야. 너희들이 좀 말리지….” “그래 무엇 때문에 싸움이 난거니?” “저도 모르겠어요. ○○이가 ○○의 뺨을 순간적으로 때렸나 봐요.” “아니 뺨을 때렸어! 그렇게 학교 폭력의 심각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건만….” 아이의 부름에 어쩔 수 없이 다툼의 현장으로 가게 되었다.
말로만 듣던 태풍의 위력을 실감했다. 태풍 에위니아가 내륙을 훑고 가면서 낸 상처가 여기저기에서 드러나고 있다. 아직까지 태풍의 위력을 경험해 본 적이 없었던 터라 이번 일은 놀라움과 함께 자연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다. 월요일 아침 많은 비는 아니지만, 제법 내리치는 비를 맞으며 학교로 향했다. 학교는 집에서 약 40여분 거리 되는 곳에 전형적인 시골 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예전부터 이곳은 물난리로 전국방송을 탔던 지역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학교로 향했다. ○○이 담임 선생님 좀 바꿔주세요! 아침부터 여기저기서 전화통이 불이 났다. 인근 지역에서 통학하는 아이들이 벌써 물난리로 학교에 오지 못하겠다는 학부모들의 전화였다. 10시가 넘어가는 시점 교무실 밖으로 새차게 불어오는 비바람에 창문 밖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겨우 1교시 수업을 끝내고 여기저기에서 아이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밖에는 여전히 몰아치는 광풍과 더불어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예전부터 물난리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많은 아이들이라 자기들끼리 몰려오는 태풍을 두고 걱정스러운 넋두리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선생님들도 제각각 바쁜 업무들을 보면서도 내심 밖의
기말고사가 끝났다. 바뀌는 대입에서 내신성적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아이들이 내신 성적에 많은 신경을 쏟는다. 특히 일부 상위권 아이들은 1점에 자신의 등급이 결정될 수 있는 것에 자신이 받은 점수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비교해 가며 자신의 성적을 가늠하는 경우도 드러 생긴다. 교사로서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론 공부에 신경을 써서 흐뭇한 것도 있지만, 너무 점수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진정 공부의 진정성을 망각하지는 않을까, 혹은 건강을 헤치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꼭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점수에 목숨을 걸어야만 대학을 갈 수 있는건지 새삼 교사의 자리가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선생님, 1점 때문에… “선생님 1점 때문에 ○○에게 밀렸어요. 제가 1등할 수 있었는데, 수행평가만 잘 봤어도…” “2등도 잘 한 것 아니니. 너무 개의치 말고 2학기때는 더 열심히 하렴.” “선생님 그래도 나중에 내신 반영할 때 제가 좋은 등급을 받지 못할 수 있으니까 하는 말이 아니에요. 수행평가를 조금만 더 잘했으면…” 아이는 자꾸만 수행평가 때문에 1등을 놓쳤다고 나를 원망하는 듯 했다. “선생님이 네가 미워서 수행평가 점수를 나쁘게 준
요즈음 우리 교육계의 가장 큰 화두 중의 하나가 바로 방과 후 학교이다. 교육 양극화 해소와 사교육비의 절감을 목표로 이번 정부에서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책이다. 하지만 정작 그 본연의 의미가 제대로 교육현장에서 실현되고 있는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본의 아니게 방과 후 학교 업무를 맡으면서 올 한해가 또 업무 때문에 꽤나 골치 아프겠거니 생각하면서 한 학기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학기가 끝나가고 있다. 그 동안 ‘방과 후 학교’ 업무 때문에 시달린 것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교육정책을 입안한 이들을 찾아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다. 방과 후 학교가 대안이라고… 학기 초부터 방과 후 학교 업무 때문에 출장이 잦았다. 다른 선생님들이 방과 후 업무를 맡았다고 수업을 대신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부 수업은 바꿔서 해 놓고 가는 출장이라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무슨 인센티브를 받는 것도 아니고, 그저 젊고 만만해(?) 보인다는 이유로 맡은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만 받을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거 원 교사가 아이들 가르치는 데 전념해야 하는데, 매일 이렇게 출장 오라고 하니 아이들은 언제 제대로 가르쳐요!” “맞아요, 그래놓
요즈음 학교 체벌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교사들의 마구잡이식 체벌로 인해 또 다시 대다수의 선생님들이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정녕 무엇이 교육적인지를 떠나 폭력은 그 어떤 것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구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체벌의 대상이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 아이들이었기에 더 안타까웠다. 그 어린 아이들이 언론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일부 교사들에게 손으로 따귀를 맞거나 겁에 질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은 체벌의 범위를 넘어서 폭력이라고 밖에 표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그 아이가 받은 상처와 아픔을 생각하면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우리 아이 혼 좀 내달라고요! 수많은 일선 학교 선생님들이 과연 '체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대부분 어느 정도까지는 허용되어야 한다고 답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학부모들도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는 체벌의 필요성을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가 되었을 때는 그 교육적 범위라는 것이 애매하게 작용하기 일쑤이다. 특히 학생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손상을 입었을 때는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필요한 경우에는 체벌이
고등학교에 7차 교육과정이 시행된 지 벌써 3년째 접어들고 있다. 7차 교육과정의 핵심은 학습자 중심을 기본으로 한 수준별·선택형 교육과정에 있다. 고등학교는 국민 공통 기본 교육과정과 선택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1(10학년)은 국민 공통 기본 교육과정을, 고2와 고3은 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도교육청별, 학교별 선택 교과를 지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수준별·선택형 중심의 교육과정, 그리고 학생들의 선택 폭이 굉장히 넓어졌다는 것과 학생 활동 영역이 확대되었다는 점이 이전의 교육과정과 다른 부분이다. 피상적으로만 판단한다면 7차 교육과정은 이전 교육과정에 비해 상당히 학생 중심으로 편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와 같은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편성이 실제 현장에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 교육과정상의 과목 시수와 편성을 따져보면 금방 드러난다. 우선 기존 예체능 과목 시수가 이전 교육과정에 비해 훨씬 줄어들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체육은 1학년에서 4단위, 음악과 미술은 각각 2단위로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선택 중심으로 넘어가게 된다. 실제로 음악과 미술, 체육은 고등학교 1학년에서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