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겨레사랑을 인류주의로 승화시키다-백범 김구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 백범이건만, 그의 사상과 이념을 올곧게 이해하는 이는 정작 많지 않은 것 같다. 백범을 두고 ‘반공주의자’라 하기도 하고, 또는 ‘용공주의자’라 하는 등 세간의 엇갈린 평가는 그런 단면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분단과 반공의 질곡에서 빚어진 흑백논리의 산물에 불과한 것이지만, 그 때문에 백범 사상의 진실이 크게 오해를 받거나 폄훼되는 일이 적지 않다. 독립과 통일 위한 실천이념 제시 백범이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만난 것은 1920년대 독립운동을 펼치던 때부터였다. 이후 백범은 때론 ‘반공’의 입장에 서기도 했고, 민족을 위해서는 ‘용공’도 사양하지 않는 사상의 포용성과 다원성을 드러내었다. 민족을 외면하고 계급해방에만 치우친 공산주의는 반대했지만, 민족독립과 통일을 위한 길이라면 공산주의와의 통일전선도 마다하지 않던 백범이었다. 때문에 1940년대 좌와 우가 어우러진 통일전선형태의 임시정부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백범에게는 좌파의 극단적 계급주의와 친일파를 제외한 전 민족·각 계급·각 당파의 공동 이해에 의한 민족 단결의 독립운동과 통일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독립운동의 지도자, 겨레의 큰 스승인 백범
- 장석흥 국민대 교수, 백범학술원 운영위원
- 2008-08-04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