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인의 直言直設] 대학과 대학교
우리나라에서는 ‘대학’보다는 ‘대학교’라는 명칭이 더 일반적이다. 대개는 대학보다 대학교가 더 크고, 더 높고, 더 좋은 줄 안다. 딴에는 그렇다. 일반적으로 대학은 단과대학을 의미하며, 최근에는 과거의 전문대가 대학으로 일제히 ‘승격’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대학교는 많은 경우 여러 개의 단과대학에다가 대학원까지 갖춘 종합대학을 뜻한다. 대학의 최고 수장은 학장인데, 대학교의 최고 책임자는 총장으로 불린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대학들은 모두 대학교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 대학교라는 명칭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같은 한자 문화권에 속하는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 university를 그냥 대학으로 번역해 사용한다. 도쿄대학, 교토대학, 베이징대학, 칭화대학…. 북한에서도 굳이 대학교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 북한의 유일한 종합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도 끝에 ‘교’ 자를 붙이지 않는다(참고로 북한의 나머지 대학들은 모두 단과대학이다. 김일성종합대학의 약칭은 ‘김대’가 아니라 ‘종합대’이다). 우리의 ‘대학교’는 이름값에 걸맞을까? 우리나라에서 대학교라는 이름의 효시는 1946년에 개교한 서울대학교이다. 그전에 있던 대학들은 ‘교’자 없
-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사회학)
- 2015-03-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