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는 일방적인 위계질서가 없다
흔히들 쌍둥이일지라도 먼저 나고 늦게 남에 따라 세대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는 동갑내기에도 윗물, 아랫물과 같이 폭넓게 차이를 보이는 이유와 비교된다. 하물며 오랜 세대 차이를 보유하는 학교공동체는 말해서 무엇 하랴. 옛말에도 “팔십 먹은 노인도 세 살 어린애에게서 배운다”고 했다. 인생의 선후 관계에 따른 배움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배움을 태어남의 순서에 따른 위계질서로 당연시하거나 일방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경계할 일이다. 학교는 다른 사회의 조직과 달리 세대 차이가 널찍한 스펙트럼을 이루고 있다. 즉, 10대 전후에서부터 60대 초반까지의 연령층이 넓게 포진되어 있다. 그래서 각 세대 간의 의식에 큰 차이가 존재하며 이 차이로 인한 갈등이 표면화 되면 공동체 간에 조용한 날이 드물게 된다. 문제는 교사는 기성세대 성인이기 때문에 미성년인 학생들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는 주체라는 관념에서 탈피하는 것이다. 배움은 세대의 순서를 역행해 발생하는 일이 많다. 학교에서는 환갑지난 교사가 10대의 청소년에게서 배우고 또 배워야 하는 일이 다반사다. 실제로 학교에 따라서 차이는 있으나 교사가 학생에게서 배웠다는 각종 사례와 교훈은 얼마든지 있다. 자연발생
- 전재학(교육칼럼니스트, 전 인천산곡남중 교장)
- 2024-07-10 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