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폐교되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가야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함께 남아서 명문고로 바꿔봅시다." 한 학부모의 변심이 위기에 처한 학교를 되살리고 있다. 김경숙(41) 씨는 지난달 20일까지만 해도 "비선호 학교 재 배정을 요구"하던 고양시 능곡고(교장·최정광)의 신입생 학부모 대표였다. 그런 그가 "남아서 학교를 살리자"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나서면서, 능곡고는 회생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김 씨의 주장에 40여명의 학부모들이 적극 동조하고 있고, 나머지 학부모들도 마음을 바꾸고 있어 입학식과 동시에 대량 전학사태가 예견됐던 능곡고는 평온을 되찾고 있다. 능곡고의 전학생 숫자는 60여명(신입생 267명 중)으로 반편성조차 힘든 다른 비선호 학교들에 비하면 아주 적은 편이다. 김씨가 이렇게 마음을 바꿔 먹은 데는 "더 이상 농성을 벌여봤자 이득될 게 없다"는 계산과 예리한 관찰력으로 포착한 학교의 발전 가능성 때문이다. "새로 발령난 선생님들의 경력을 보니 열정 있고 실력 있는 선생님들을 많이 보내줬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김씨는 20일 새벽 장학사와의 면담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는, "학생과 교사들의 실력은 괜찮다. 이제 학부모 하기 나름이다"는 내용
학교장이 학교경영에 필요한 교원을 데려오고 전보를 유예 시킬 수 있는 `인사보강과 전보유예제도'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서울교련과 교원노조(전교조·한교조)는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2001년도 교섭안에서 두 제도를 폐지할 것을 요청했고, 이 주장은 3월 인사와 맞물려 큰 파장을 형성하고 있다. 교련과 노조는 인사보강과 전보유예제도가 "교원간의 갈등을 초래하고 인사의 형평성을 흐리고 있다"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고 교육청은 "학교경영에 필요한 제도"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교육청도 원래 취지에 어긋나게 잘못 이용되는 사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개선안을 모색하고 있어, 절충안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절충안이란 "일단 제도는 존속시키되 운영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방안 등이다. `학교에서 필요한 분야의 교원을 요청하면 교육청에서 교원을 공개모집해서 인터넷에 공개하고 학교에 공급'하는 형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제도의 존속 시기와 시행 범위, 학교에 교원을 공급하는 방식 등의 구체적인 사안에서는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합의점에 도달할 경우 올 9월 인사부터는 적용될 수 있다. 이 제도를 둘러싼 논쟁은 학교에도 재현되고 있다.
"원거리 학교에 배정된 학생과 구역 안이라도 통학이 극히 어려운 학교에 배정된 학생들은 배정된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전학을 허용하겠다." 26일 장기원 경기도 교육감 직무대리는 평준화지역의 전학생 추첨 배정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학부모와의 이면합의로 논란을 빚어온 비선호 학교에 배정된 학생에 대해서는 전학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 방안은 올해에 한해 한시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학 추첨은 학생들이 직접 무작위 수동식 방식으로 한다. 이때 출신 중학교 소재 구역이 아닌 타구역에 배정된 학생은 자신의 출신 구역 내 전체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추첨하며, 자기 구역 내 고등학교에 배정된 학생 중 원거리 학교로 배정되어 전학을 신청한 학생은 자신이 16일 배정 받은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를 대상으로 10일 추첨 배정한다. 교육청의 이런 방침에 대해 근거리 비선호학교에 배정된 학부모들은 '반발'을, 성명서 발표등으로 항의했던 비선호학교 동문들은 '수긍한다'는 분위기다.
"선생님은 부모와 똑 같단다. 부모님을 대하듯이 선생님을 생각하고 가르침에 순종해야 한다." 날로 추락되는 교권이 교실붕괴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학부모들이 교원의 권위를 높여주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어 흐뭇한 미소를 자아내고 있다. 인천 지역 전직 고교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들로 구성된 인천학운회(회장 황옥순)는 지난해 3월부터 전개해오던 '스승존경운동'을 더욱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홈페이지(www.hakun.net)까지 마련한 학운회는 더욱 적극적인 홍보를 위해서 학교 주변에 현수막을 내걸기로 했다. "존경하는 우리 선생님 우리 어린이들을 바른 사람으로 이끌어주세요", "선생님의 가르침을 잘 받아 성실하고 열심히 학교생활 하겠습니다". 또 "자녀 앞에서는 선생님께 존댓말을 쓰자", "자녀 앞에서 선생님을 비판하지 말자"는 학부모들이 지켜야 할 사항 등도 각종 매체를 통해 알리고 있다. 이와 함께 '선생님 사랑합니다'라는 리본을 자녀들에게 달아주고는 "엄마도 선생님을 존경한단다"라는 말도 챙기고 있다. 황옥순 의장은 "학교운영위원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교육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스승의 올바른 자리 매김이 학운회의 가장 중요
경기도 평준화고교 재배정 사태가 도교육청과 학부모들간의 합의에 따라 마무리되고 있지만 `비선호 학교' 교사들의 심정은 찹찹하다. "작년에 서울대 몇 명 보냈느냐?" "그곳도 학교냐?"하는 식의 학부모들의 화풀이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오고 있는 데다 입학식이 끝나자 마자 쇄도할 지 모르는 전학사태 때문이다. 평준화지역 고교 재배정에 불만을 품고 도교육청에서 농성을 벌이던 학부모들은 19일 밤 늦게 전원 귀가했다. 도교육청은 원거리 학교에 배정된 학생들에게 `선 등록 후 전학'의 형식으로 재 추첨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또 "근거리 학교에 배치된 학생들도 전학할 수 있게 해 달라"며 농성하던 의왕 ·고양· 분당 지역의 학부모들은 '도교육청과 차후 협의를 계속한다'는 조건에서 농성을 풀었다. 합의에 따라 고교 재배정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선호학교에 배정되면 아무런 불만이 없지만, 비 선호 학교에 배정된 학부모들은 거리를 불문하고 전학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제도적인 개선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도교육청 농성장에서도 쉽게 확인됐다. 무리를 지어 대책을 논의하던 학부모들은 "솔직히 말해서 여기 온 학부모들 대부
"교대 박사과정 개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주 늦어진다면 다른 대학원을 찾아 봐야죠." 석사논문을 준비하고있는 이재덕 교사(33·서울교대교육대학원 원우회장)는 요즘 진로문제로 고민 중이다. 교육대학원 졸업 후 박사과정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그는 어떤 대학원으로 진학해야 할 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사과정 진학을 앞둔 초등교사들이 심한 갈등을 느끼고 있다. 교대에 박사과정을 개설할 수 있는 법령은 마련됐으나 개설 시기를 점칠 수 없기 때문이다. 2000년 11월 28일 고등교육법시행령이 개정(제21조 제2항 '산업대학 및 교육대학에는 전문대학원 또는 특수대학원을 둘 수 있으며…')돼 교육대학도 전문대학원을 둘 수 있게 됐다. 특수대학원으로 분류되는 교육대학원과는 달리 전문대학원은 박사과정을 개설 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 어떤 형태의 전문대학원이 개설될 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확정된 교직발전종합방안에서 제안되었던 교원전문대학원 설립안은 검토과제로 분류돼 도입실시가 유보되었다. 교종안에는 '교원전문대학원(가칭)은 2000년 12월에 구성된 교원전문대학원 연구위원회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공청회 등 여론수렴 과정을 거친 후 구체적인 교원양성방안 마
서울시교육청공무원직장협의회가 지난달 30일 오후 교육청 강당에서 회원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열고 직장협의회준비위원장 박일제(6급·행정관리담당관실)씨를 초대회장으로 추대했다. 이날 박 회장은 "근무환경 개선과 업무능률 향상, 회원의 권익보호에 힘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교육청공무원직장협의회는 본청과 본청소속 각급 학교 및 5급 이하의 기관장이 속한 95기관이 대상이며 가입 대상 인원은 715명이다. 서울시교육청산하공무원직장협의회 구성은 영등포도서관에 이어 두번째다.
제2의 베토벤이나 운보, 스티븐 호킹이 될 수 있는 싹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 유아단계의 특수교육대상자들이 교육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것. 이들은 정부의 무관심과 부모의 인식 부족으로 조기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 교육기관과 전문교사역시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특수학급은 정원마저 채우지 못한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유아특수 공교육을 받고 있는 원생수는 모두 1749명. 교육을 받아야 할 대상자가 몇 명인지는 아예 모른다. 한번도 조사를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국립특수교육원은 만6∼11세까지의 아동을 조사한 결과 장애인 출현율이 2.71%라고 발표했다. 이 수치를 만3∼5세의 아동들에게 적용할 경우 유아장애인수는 5만 4564명 정도 될 것이라고 추정된다. 따라서 대상자 31명 중 1명만이 특수교육을 받고 있는 셈이다. 유아 특수학급수는 모두 322개(유치원 특수학급 65개 특수학교 특수학급 267개). 전문가들은 "교육대상자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수학급당 평균 학생수는 4명. 12명 정원(도별로 다름)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유치원에 특수학급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국민의 정부' 개혁정책의 상징으로 떠오르던 신지식인이 실종되고 있다. 언론 보도 횟수도 현저히 줄었다. 종합일간지에 보도된 횟수를 보면 신지식인이 등장한 이듬해인 1999년에는 490건에 달했지만 다음해에는 202건, 그리고 지난해에는 156건으로 급감했다. 이와는 반대로 신지식인 숫자는 급증했다. 신지식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 집계에 의하면 2001년 말 현재 신지식인으로 지명된 사람은 3000명을 웃도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지식인이 도입된 첫해의 588명에 비하면 5배가 넘는 수치다. 종류도 다양해졌다. 신지식 공동체로까지 범위가 넓혀졌다. 전국에 신지식 공동체는 모두 44개. 신지식 마을 27개, 신지식 학교 17개교다. 머지 않아 신지식 군대까지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신지식인이 '반짝스타'의 운명이 되면서 100명의 신지식 교사와 신지식 학교도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 더군다나 신지식 학교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교육부와 교육청 직원들도 신지식학교의 존재조차 잘 모른다. 신지식인이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에 대해 허병두 교사(서울 숭문고·1999년도 신지식인)는 "희소성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개
교육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원의 능동적 참여가 원동력이 됨으로 성급한 하향식 개혁을 지양하고, 학교단위 책임경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교장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중등교장협의회(회장 최수철 서울 강서고 교장)는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전국 중등교장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1세기 한국중등교육당면과제'라는 주제로 제80회 연수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교장들은 "공교육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사라지고 교육력이 밑도 없이 저하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일단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공교육을 바로세우고 인적자원개발에 선도적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정부와 학부모의 협조를 촉구하면서 8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원존중풍토 조성에 동참하라 ▲학교단위책임경영여건을 조성하라 ▲교육재정 GNP 6%를 반드시 확보하라 ▲2005년도 대입전형 준비를 철저히 하라 ▲실업계고등학교 대책을 강구하라 ▲각종납부금의 지로 수수료를 면제하라 ▲교원성과급제도를 개선하라 ▲교원정년법안을 즉시 처리하라 이날 연수에서 '2000년대 한국과 한국교육'이란 제목으로 특강을 한 정범모 박사(한국행동과학연구소장)는 "교원정년단축의 문제는 62세냐 63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