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귀중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는 것이 필요하다.” 담임교사로 살았던 지난 6년을 돌아보면 어느 한 순간도 녹록치 않았던 것 같다. 늘 누군가를 걱정하며 마음 졸이고, 화내고, 안타까워하고, 미안해하고, 울고···. 그런데 그렇게 마음고생 시키던 녀석들이 잘 자라 우연히 길에서 마주 치거나 학교에 찾아오곤 할 때 신기하고 놀랍다. 그땐 분명 징글징글 했었을 텐데, 미움이나 서운했던 것들은 기억도 안 나고 온통 반갑고 기특하기만 하니 말이다. 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과정에서 겪는 수고가 때론 버겁게 느껴지고, 괴로움 속에서 힘들어 하기도 하고 어른스럽지 못한 모습으로 쉽게 바닥을 드러낼 때마다 ‘난 담임교사로써 자질이 없다’며 절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하고 변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느끼는 벅찬 감동, 아이들을 통해 얻는 소소한 격려와 위로 덕분에 예전의 나쁜 기억은 다 잊고 ‘그래, 나는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올해 또 담임으로 애들을 사랑하며 열심히 살아보자!’ 라고 각오하게 되는 것 같다. 서툴고 미숙한 내가 지금 이 자리까지 무사하게 담임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교사의 모범을 삶으로 보여주시고 격려와
“얘들아~! 너희 혹시 무슨 일 있니?” 그랬다. 그날은 다른 종례시간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어색한 목소리로 별일없다고 말하는 아이들 목소리가 어딘지 석연치 않았지만 서둘러 종례를 마쳤다. 교실을 나서려던 순간 몇몇 아이들이 길을 막아섰다. “선생님 어떻게 아셨어요? 아까 수업 끝나자마자 진짜 무슨 일 있었어요. 석민이가 찬호한테 따귀 맞고 쓰러져서 막 밟혔어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야기를 들고 있자니,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니, 왜?” “수학시간에 선생님께서 잠깐 쉴 시간 주셔서 자려고 하는데 석민이 떠드는 목소리가 거슬렸데요. 조용히 하라고 했는데 계속해서 시끄럽게 했다고 선생님 나가시자마자….” 곪았던 것이 터졌다. 사실, 찬호가 반 친구들 따귀를 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학기에도 자기 기분 나쁠 때 주변에 있는 아이들에게 트집을 잡아 따귀 때린다는 걸 쪽지 상담하다가 알게 됐다. 찬호는 “심하게 때리지도 않았고 애들이 기분 나빠 하지도 않았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 왜 지금 와서 왈가왈부 하느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아이는 건성으로 대답할 뿐이었다. 석민이가 찬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