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귀중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는 것이 필요하다.”
담임교사로 살았던 지난 6년을 돌아보면 어느 한 순간도 녹록치 않았던 것 같다. 늘 누군가를 걱정하며 마음 졸이고, 화내고, 안타까워하고, 미안해하고, 울고···.
그런데 그렇게 마음고생 시키던 녀석들이 잘 자라 우연히 길에서 마주 치거나 학교에 찾아오곤 할 때 신기하고 놀랍다. 그땐 분명 징글징글 했었을 텐데, 미움이나 서운했던 것들은 기억도 안 나고 온통 반갑고 기특하기만 하니 말이다.
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과정에서 겪는 수고가 때론 버겁게 느껴지고, 괴로움 속에서 힘들어 하기도 하고 어른스럽지 못한 모습으로 쉽게 바닥을 드러낼 때마다 ‘난 담임교사로써 자질이 없다’며 절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하고 변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느끼는 벅찬 감동, 아이들을 통해 얻는 소소한 격려와 위로 덕분에 예전의 나쁜 기억은 다 잊고 ‘그래, 나는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올해 또 담임으로 애들을 사랑하며 열심히 살아보자!’ 라고 각오하게 되는 것 같다.
서툴고 미숙한 내가 지금 이 자리까지 무사하게 담임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교사의 모범을 삶으로 보여주시고 격려와 사랑을 아끼지 않으신 많은 선배 선생님들 덕분이다.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함께 지도해 주신 학년 교무실 선생님들, 특히 모든 사건만 발생하면 앞장서서 담임들을 도와주시는 학년부장님, 사랑과 격려로 아껴주시는 교장, 교감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나에게 주어진 담임교사의 자리에서 천하보다 귀한 제자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시간을 내 주는 수고를 기꺼이 기쁨으로 감당하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