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으니 지난 내 교직생활을 돌아보게 된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금까지 온 것이다. 다시 한 번 교직에 들어설 수만 있다면 좀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회한처럼 떠오른다. 최선을 다해 교직에 임해왔다고 생각하지만 돌이켜보면 늘 후회가 남는 것이 인지상정인가보다. 많은 생각이 오가지만 생각나는 대로 얘기해 보려 한다. 최선을 다하여 교육에 임하라. 그것은 국가와 민족이 여러분에게 부여한 사명이고 여러분들이 마땅히 완수해야 할 책무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고도 남는 시간이 있다. 퇴근 후 여가시간이나 공휴일이다. 그럴 때 취미활동을 하여 성장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라. 문학공부를 해보던지 그림공부를 해보면 어떨까? 시를 쓰고 수필을 쓰는 것이 국어선생님의 고유 영역은 아니다. 과학 선생님도 체육 선생님도 꾸준하게 연마하면 얼마든지 시인 작가가 되어 향기로운 글을 쓸 수 있다. 미술선생님만 그림을 그리고 도자기를 굽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그림을 그려 화가도 될 수 있고 도예가도 될 수 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음악선생님만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아니다. 노력하면 누구나 성악가 못지않게 노래 부를 수
엊그제 외출을 하려고 자동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려는데 갑자기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한참을 왼쪽으로 돌리고 오른쪽으로 열쇠를 돌리다가 이상해서 열쇠를 다시 빼는 순간 황당한 일을 목격했다. 열쇠가 1/3 지점에서 부러져 없어지고 도막난 열쇠만이 열쇠고리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다시 집으로 들어가 집에 보관하던 보조열쇠를 가지고 운전석 쪽 문을 열려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열쇠가 열쇠 구멍으로 들어가질 않았다. 나는 다시 반대쪽 문을 열고서야 운전석에 앉을 수가 있었다. 어찌된 일인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비로소 나는 운전석 문이 열리지 않는 원인이 거기에 열쇠 토막이 박혀있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됐다. 20년 가까이 운전을 하면서 별별 경우를 다 겪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고 누구에게서 들어보지도 못한 일이었다. 백미러가 부서진 경우, 계기판 속도계가 작동을 멈춘 경우, 에어컨을 켜도 더운 바람만 나오는 경우, 엔진 쪽에서 연기가 꾸역꾸역 피어오르는 경우, 출근하려는데 타이어가 펑크 나 있는 경우, 워셔액이 자동차 지붕 꼭대기로만 분사되는 경우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여러 가지 경우를 접해봤다. 하지만 이렇게 열쇠구멍 속에서 열
제 시집을 제가 소개하려고 하니 좀 쑥스럽습니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제 시집 좀 신문에 소개해달라고 부탁하기는 더 염치없는 노릇 같아 그냥 제가소개하기로 하겠습니다. 저는 사실 23년 전에 첫 시집을 상재했으니 문단에서 중견시인 소리를 들어야 마땅한 것인데 아무도 저를 기억하고 있지 않으니 그간 시인으로서 내가 얼마나 나태하고 무성의 했나 금방 알 수 있는 노릇입니다. 인천문단에 적을 두고 그냥 조용하게 문단의 한 구석에 처박혀 있었다고나 할까요. 그렇지만 항상 문학에 대한 열정이 사라진 적은 없습니다.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오로지 문학에만 매달릴 수 없는 여건이 문학에 소홀한 한 원인이라 하면 금세 어떤 변명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낌새가 저도 느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학에 대한 신뢰와 애정은 아마 평생 식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그 좋은 문학의 열매를 맺어 독자에게 아니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면 그것은 개인으로서도 큰 영광이겠지만 이제 나이를 먹고 보니 한계가 느껴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래 좋은 시인들을 보면 힘차게 박수라도 치고 싶습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내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내고 있는 시인들 멋지지 않습니까? 저는 사실 이번 시집이 일곱 번
APRIL 4 God It is good to fear God, but it is better to love God. The best is to grasp that God is inside you. What is God? God is an eternal being and is in everything I feel part of. We all come to God sooner or later, whether we want to or not. Therefore, God exists inevitably for every person. When you understand yourself as a separate being, then you understand other people. When you understand that everything is connected, then you understand God. We have the ability to understand both. Through love, that is, by expanding one's limits, a human being can become closer to God. Love is not
APRIL 3 One Soul in All When you talk to someone, look carefully into his or her eyes. You will sense that we are all very close to one another, as if we were family, as if we had known each other for a long, long time. Why? Because the same spirit lives in all of us. People eat animals because false teachings permit it. But your inner voice speaks to you louder than any lesson in any book, and it says you must not kill animals. This is written in our hearts. Confucius, a Chinese wise man, said that nothing is more import!ant than to respect other people as you respect yourself and treat other
APRIL 2 Soul A man lives through his spirit, not by denying his body at the same time. All our troubles come from the fact that we forget God lives within us. My understanding of my spiritual life is the beginning of everything. We cannot have a kind and happy life without believing in the existence of an eternal, timeless life. There is not life in a body without its spirit. A body lives through it. If it seems to you that you live through your body alone, then you don't know what life is all about. And to live a good life, you must live through your spirit. 영혼 사람은 영혼을 통해서 살지만 동시에 육체를 부정하지 않는
APRIL 1 Faith It is often said or thought that it is difficult to fulfill the law of god. This is not true. God does not ask you for anything other than to love God and your neighbor, and love is not difficult but joyful. Religious thinking develops over time. It is a mistake to suppose that past religious thinking is the same as today's. This is the same as thinking that you can fit into your baby clothes again after you've grown up. True faith does not need great temples, golden ornaments, or music. On the contrary, true faith comes into your heart out of silence and solitude. Faith does not
MARCH 31 Love Do not search for pleasures; rather, be prepared to find pleasure in all that you do. -JOHN RUSKIN Life without love is useless. The blessings of joy are given to people only when, by resisting sin and temptation, they surrender to the godly love that lives in their spirit. Our life is constantly moving toward that which is good. To love is to show goodness. We all understand this love and cannot understand it otherwise. But love is not found only in words, but in the actions we perform for the sake of others. Forget about the small and unimport!ant "me," stop wanting good only f
MARCH 30 Truth/After Death Truth is always within your reach. It follows you as a shadow follows a person walking in sunlight. False teachings would have it that life is evil and goodness can be attained only in a future life. The truth is that the purpose of this life is goodness, which can be achieved here and now. Do not say that in order for you to live a good life, goodness needs to be all around you. You should make the effort to live according to God's law; then your life will be good. If paradise is not within you, you cannot enter paradise. Life and death are two limits. There is some
한 재미작가의 블로그를 방문했다가 매우 흥미 있고 유익한 명상록이 십여 편 원문과 함께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번역 된 내용도 매우 깊이 있는 철학과 삶의 지혜를 담고 있었지만 영문 역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어서 나의 호기심과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 블로그에는 그 내용이 러시아계 미국인 Peter Sekirin 이 톨스토이 저서에서 발췌 편집 영역한 "Wise Thoughts for Every Day"에서 인용한 것이라는 주석이 붙어 있었다. 나는 즉시 인터넷 서점을 방문하여 해외주문을 했다. 열흘 쯤 지나서 책이 왔다. 빨간 표지로 산뜻하게 꾸며진 책은 385쪽 분량의 두툼한 책이었지만 포켓용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손 안에 쏙 들어오도록 아담하게 양장본으로 제작되어 있었다. 나는 곧 이 책에 매료되었다. 몇 해 전 베트남 출신 세계적인 평화운동가 틱 낫한(Thich Nhat hanh)스님의 "Anger"를 비롯한 몇 작품에 매료되어 반복해서 읽은 후로 또 한 권의 좋은 영문 명상록을 발견한 기쁨에 즉시 번역작업에 들어갔다. 365일 하루 한 가지 주제로 펼쳐진 명상은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톨스토이가 내 십대 적에 존경의
연말연시만 되면 신춘문예 신드롬이 한바탕 기세등등하다가 잠잠해지곤 한다. 곧 없어질 것으로 예상도 해보았는데 여전히 존속되고 있는 신춘문예 제도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행여나 하고 신춘문예 모집공고를 기다리고 작품을 가다듬으며 올해는 반드시 행운의 주인공이 되리라 다짐해보는 것을 연례행사처럼 치루는 문학지망생도 많을 것이다. 아마 수천 명은 족히 넘을 것이다. 나는 자신하건데 우리 문학사의 명작들이 과연 신춘문예 심사대에 오른다면 당선이 되었을까 가늠해보면 절대로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해마다 쏟아져나오는 많은 신춘문예 응모작들은 그 문학성과는 상관없이 어쩌면 요구되는 조건에 맞춰 한껏 치장하고 미인대회 무대에 오른 미인들이라는 생각이 얼핏 든다. 그런 인공의 미인들에게서 어떻게 본래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엄정한 심사를 거쳐 뽑힌 미인대회의 입상자들 보다는 길거리나 버스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선남선녀에게서 진짜 미인을 발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춘문예라는 제도가 존속되려면 문단의 등용문이라는 이미지보다는 각 지방의 지역축제에서 인삼아가씨나 포도아가씨를 뽑듯이 연례 문학축제의 이미지로 새롭게 바꿔야할 것 같다. 상금과
首 柳致環 十二月의 北海 눈도 안오고 오직 萬物이 苛刻하는 黑龍江 말라빠진 바람에 헐벗은 이 적은 街城 네거리에 匪賊의 머리 두 개 내결테있나니 그 검푸른 얼굴은 말라 少年같이 적고 반쯤 뜬 눈은 먼 寒天의 模糊히 저물은 朔北의 山河를 바라보고 있도다 너희 죽어 律의 處斷의 어떠함을 알았느뇨 이는 四惡이 아니라 秩序를 保全하려면 人命도 鷄狗와 같을 수 있도다 혹은 너희 삶은 즉시 나의 죽음의 威協을 意味함이었으리니 힘으로서 힘을 除함은 또한 먼 原始에서 이어온 피의 法度로다 내 이 각박한 거리를 가며 다시금 生命의 險烈함과 그 決意를 깨닫노니 끝내 다스릴수 없는 無賴한 넋이여 暝目하라! 아아 이 不毛한 思辨의 風景위에 하늘이여 思惠하여 눈이라도 함빡내리고지고 청마의 친일시라는 '수'를 두 가지 관점에서 다시 읽어보기로 한다. 내 설명이 틀렸으면 틀린 점을 지적하여 주기 바란다. 청마의 시 '전야' '북두성'보다 더 자주 도마 위에 오르는 작품이다. 우선 친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견해로 이 시를 산문 형식으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비적을 항일운동단체로 보는 견해다. 머리 유치환 12월의 북해도 눈도 안오고 오직 만물이 가혹한 시각을 견디고
요새 청마의 친일 논란을 지켜보며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많은 다른 문인들의 친일 작품을 접하면서 안타까움과 통탄스러움을 가졌었지만 최근 청마의 몇 작품을 둘러싼 논쟁을 지켜보며 그 어느 때보다 더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옥에도 티가 있다 하는데 확실하지 않은 것을 꼭 이렇게 들추어 내어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혼란스럽고 삭막하게 만들어야 하는 건지? 최근에 일제 말 신문에 게재된 짧은 산문 한 편이 또 이 논쟁을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물론 추호도 친일행각, 친일작품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민중의 지도자로 민족의 정신적 지주로서 문인들이 민족의 정체성을 위해, 조국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모든 역량을 다 동원했어야 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귀결이고 중차대한 책무였다. 그러나 그분들의 친일을 논함에 있어 문학적 업적까지 말살하려는 최근의 일련의 움직임은 신중을 요하는 일로 여겨진다. 미당의 경우 일부 작품에 친일 행각이 확연한 것이 있지만 당시의 시대상황을 면밀히 조명하여 깊은 이해와 관용으로 바라보면 민족어의 보고요, 민족정신의 정수요, 아름다운 민족서정이 근간을 이루는 그 분의 작품에 무한한 애정을 보내야 할 당위성도 또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6개월 TESOL연수를 신청하고 원어민과의 인터뷰를 거쳐 연수생으로 확정이 되었다. 지난 9월 초부터 매주 2시간 30분씩 두 번 방과 후에 모여 교육을 받고 있다. 강사가 미국, 호주인들로서 호주의 교육기관에 의한 280시간 immersion program(집중훈련과정)으로 완전히 영어의 바다에 빠지는 교육 과정이다. TESOL은 Teaching English to the Speakers of Other Language의 약자로서 우리말로 그냥 영어교수법이라 해도 된다. 다만 영어로 비영어권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점에서 용어가 다소 낯설지 모르겠다. 정년이 4년정도 남았으니 다른 특별연수를 받지 않아도 무리없이 교육에 임하다가 퇴직에 임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날마다 달라지는 교육환경. 날마다 새로워지는 영어교수법을 익히면 그것은 교직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가꾸는 것이 될 것 같아서 의욕을 가지고 지원을 했다. 6개월 교육기간동안 매주 방과후 교육도 수월치 않은 것이고 방학기간에도 계속 교육을 받아야 하고 마지막 1개월은 호주 시드니에 가서 현지 교육과 실습을 하는 일정이다. 물론 많은 과제가 부여되고 엄격하게 출석이 체크
내 책상 서랍과 연필꽂이에 볼펜이 한 개, 두 개, 세 개, 네 개,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나는 저 볼펜들을 볼 때 흐뭇하거나 기분이 유쾌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뭔가 안타깝고 아까운 생각이 먼저 든다. 저 볼펜들을 다 써서 소비할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없이 좋은 알뜰한 경제생활이 될 것이다.그러나 그 동안 나는 볼펜 한 자루가 어떻게 우리에게 와서, 어떻게 사용되다가 어떤 과정을 거쳐 수명을 다 하게 되는지를 직접 체험 하기도 하고 주위에서 많이 보기도 했다. 내 어렸을 때 얘기를 지금 하면 사람들은 얼토당토 않은 얘기를 꺼낸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물자가 흔해지고 생활 여건이 나아졌다고 해서 물건을 함부로 낭비하고 소홀히 대한다는 것은 전혀 칭송받을 미덕도 아니고 지혜로운 경제생활도 아니다. 내 어렸을 때는 볼펜이 없었다. 초등학교 내내 연필만 사용했다. 품질이 좋지 않아 연필칼로 깎으려면 나무결이 쪽 쪼개져 볼품없이 연필심이 드러나기도 하고 너무 흐려서 침을 발라 꾹꾹 눌러 써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수학은 여전히 연필을 사용했지만 기타과목 필기는 당연히 펜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