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밣혀졌다. 당연히 논문도 조작됐다. 당초 논문 조작 의혹이 일었을 때만 해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던 황교수가 아니었던가. 이런 황교수를 믿고 난자 기증서약까지 하면서 연구에 힘을 보태겠다던 수많은 여성들과 특히 황교수팀의 연구에 모든 기대를 걸었던 난치병 환자들의 절망은 어떻게 또 누가 보상한단 말인가. 아무리 가시적인 연구 성과가 급했더라도 학자에게 있어 진실은 생명처럼 소중한 것이다. 논문은 연구 결과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객관적 절차로서 조금의 거짓도 없어야 하기에 학자의 인격이나 다름없다. 당초 'pd수첩'이 의혹을 제기했을 때만 하더라도 국민들은 시청률에 집착한 또하나의 방송사고쯤으로 일축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낙후된 과학한국의 위상을 일거에 격상시킨 것은 물론이고 임상단계를 거쳐 실용화될 경우 한국을 먹여 살릴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더해졌으니 말이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이례적이라 할 만큼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순항하던 황우석 연구팀이 암초에 걸려 난파하기를 학수고대했던 외국 과학계가 부를 쾌재도 그렇지만 세계적인 연구성과
선발고사를 통과한 예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진단고사가 오늘 치러졌습니다. 시험이 시작되기 직전 몇 몇 학생을 만나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냈느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일단 고교 진학이 결정된 만큼 마음편히 남은 겨울방학을 보낼 수도 있었으나 학교측에서 실시하는 진단고사가 자신들의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공부에 전념했다고 합니다. 잠시 후, 진단고사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마치 수능시험을 치르기라도 하듯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예비 신입생들의 학습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한 진단고사가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는 것 같아 선생님들도 마음이 한결 가벼운 하루였습니다.
올해로 교직에 들어선지 15년째를 맞고 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 강산이 한번 변하고 또 한번의 변화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지나온 과정을 떠올리니 새삼 얼굴이 붉어진다. 교직에 첫발을 내딛은 햇병아리 교사 시절은 그야말로 세월이 어떻게 흐르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나갔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똘망똘망한 눈을 마주한다는 것이 보통 겁나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니 새벽까지 교과서를 분석하고 교안을 작성하는 날이 허다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많은 것이 변했지만 교수법은 예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학생들이야 어떻든 나만의 방식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몇 차례 연구수업을 통하여 수업 개선을 시도해본 적은 있다. 그러나 수업이 끝나면 동료교사들로부터 칭찬을 듣기에 바빴지 몸에 약이 되는 따끔한 조언은 들어본 적이 없다. 물론 1시간의 수업을 위해 몇 주일 심지어 한달 넘게 준비한 수업은 누가 봐도 흠잡을 구석이 없는 것은 당연했다. 게다가 한 직장에서 평생을 함께 지내야 할 동료들 간에 서로 좋은 게 좋다고 덕담을 해주는 관행도 한 몫을 했다. 그러니 연구수업을 통하여 자신을 돌아보고 수업의 질적 개선을 도모한다는 것은 애당초 기대
요즘들어 하루에 한번씩은 시내 중심가에 있는 평생학습관에 들릅니다.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이 정숙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거나 숙제를 하기에 좋을 뿐더러 성인들도 바쁜 일상을 접어두고 잠깐 동안이라도 독서의 즐거움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컴퓨터를 이용하여 방송강의를 들을 수 있는 2층 정보실은 늘 청소년들로 가득차 있어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학생들도 부모님께 부담을 드리면서 학원이나 과외 수업을 받기보다는 차리리 학습관에서 방송수업을 듣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하는 듯 싶었습니다. 이처럼 열심히 공부하려는 청소년들을 보는 것은 무척 흐믓한 일이지만 더 많은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학생들이 마음놓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도서관을 더 많이 짓는다면 아마도 사교육의 문제는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하루였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일제히 방학에 들어갔습니다. 가장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도서관을 떠올렸습니다. 추운 날씨에 바깥 나들이하기에도 여의치 않기 때문에 도서관만큼 생산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기에 좋은 장소도 없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다행이 우리 지역에 장서도 많고 시설도 뛰어난 도서관이 있어서 가족들이 함께 책을 읽기에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온 가족이 차를 타고 도서관으로 가서 책읽는 재미, 경험하지 않으면 모를 것입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방학이 끝날 때 쯤이면 아이들도 부쩍 성장해 있겠지요.
지난달 28일부터 해가 바뀐 1월 3일까지 일주일 동안의 짧은 겨울방학이 끝났다. 정확히 말하자면 공식적으로는 2월 초순까지 겨울방학이지만 보충수업으로 인하여 방학을 원칙대로 지킬 수 없다고 보는 편이 맞을 듯 싶다. 이번 겨울방학이 끝나면 고3으로 진급하는 2학년 학생들은 아침 일찍 등교하여 깨끗이 청소를 한 후, 1교시 수업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올 겨울은 예년보다 훨씬 춥다고 걱정이 많지만, 방학을 이용해 실력을 향상시키려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노력은 그 어떤 강추위도 막을 수 없다.
마감 시한을 세 시간여 남짓 앞두고 학생들은 발을 동동 구르기 시작했다. 짧게는 상급학교 진학이 달린 문제지만 길게는 인생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일이기에 그만큼 신중해야 했고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담임교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하여 지원대학을 결정한 만큼 이제 마지막 단계로 원서 접수만 남겨놓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원서접수 대행을 맡은 인터넷 사이트가 접속 폭주로 인하여 먹통이 된 것이다. 지난해에도 접수 마지막날에 이런 현상이 있었지만 곧바로 복구됐기 때문에 좀더 시간을 갖고 기다려보기로 했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마감 시한이 다가오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전형요강에 마감 시한이 분명히 명기된 만큼 이를 넘기면 결국 지금까지 준비해 온 것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던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휴대폰을 통하여 원서접수 대행업체는 물론이고 해당 대학에 항의하는 등 그야말로 혼란은 극에 달했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교육당국에서는 이날(28일) 원서를 마감하는 대학에 공문을 보내 마감 시한을 하루 연장하라는 사상 초유의 공문을 내려보내기에 이르렀다. 일단 '언 발에 오줌누기'
서해안 지방에 보름가까이 내린 눈으로 인해 아직도 교정 곳곳에 눈이 쌓여 있여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설로 인하여 각종 피해가 속출하면서 학생들의 반응도 다양합니다. 눈이 오면 마냥 즐거워하던 아이들이지만 연일 계속되는 눈 때문에 오히려 불편한 점이 늘어나자 생각도 바뀐 모양입니다. 하루는 한 학급에서 유리창에 우산을 매달아 놓았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이제는 눈이 그만 내렸으면 좋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생각을 사물을 통하여 표출하는 방법이 무척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요. 이젠 눈이 그만와도 될 것 같아요.
대학 입학에 따른 수시모집이 마감됨에 따라 그동안 얻었던 결실을 한 장의 현수막에 담았습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동안 오로지 자신이 목표하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설령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시모집이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은 기회가 남아있습니다. 오는 28일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마감되면 또다시 대학별 고사를 준비하기 위한 막바지 관문이 남아 있습니다.
오늘은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입니다. 기독교와 관련된 단체에서는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습니다. 성탄 전야에 참석했던 한 행사에서, 어린 아이들이 율동에 맞춰 예쁜 춤을 추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했습니다. 죄악으로 얼룩진 세상을 구하기 위해 예수님이 오셨듯이 우리 아이들은 이 땅의 희망이자 미래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이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자녀를 둔 어머님 몇 분이 3학년 교무실에 찾아오셨습니다. 정시모집 접수를 앞두고 막바지 상담을 하느라 바쁜 3학년 담임선생님들께 고마운 뜻을 전하기 위해 떡을 가져오신 겁니다. 마침 출출하던 차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떡을 본 선생님들께서는 자모님들이 마치 산타클로스 같다고 기뻐하셨습니다. 학생들 상담과 정시모집 원서접수로 인하여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낄 수 없었던 상황에서 자모님들의 사랑이 담긴 떡을 받고보니 그간의 어려움은 어느새 봄눈 녹듯 사라지고 새로운 힘이 솟아 올랐습니다.
눈만 뜨면 학교밖에 모르는 사내. 그 흔한 친목계 하나도 없이 주말에도 학교에만 나가는 고지식한 아저씨. 엄연히 처자식이 딸린 한 집안의 가장이면서도 가족들은 제쳐두고 허구헌날 대학입시에 저당잡힌 아이들을 돌보느라 여념이 없는 돈키호테같은 남자. 아내의 눈에 비친 남편은 몹시 위태롭다. 자칫 학교밖에 모르는 남편이 나이가 들어가며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느끼는 모양이다. 친구들의 남편은 연말연시가 되면 이런저런 모임에 참석하여 친분 관계를 쌓느라 바쁜데, 이 양반은 풀방구리처럼 학교는 뻔질나게 드나들면서도 다른 모임은 안중에도 없으니 어찌 답답하지 않겠는가. 아내는 요며칠간 전화를 걸어온 친구들의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이번만큼은 동창들에게 얼굴을 비치고 오라며 성화를 부리다 못해 애원까지 한다. 마침 정시모집에 지원한 학생들과의 상담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태였기에 못이기는 척 아내의 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모임에 참석하기로 한 날도 아이들과 상담하느라 십여분 정도 늦게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출입문을 밀고 들어서자 서른명 남짓한 중년의 남녀가 빙 둘러앉아 식사와 함께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실로 30년만에 처음으로 나
우리반의 순둥이 완섭이가 드디어 서울대에 합격했습니다. 무려 6.4:1이라는 경쟁률을 극복한 것도 대견스럽지만 수능이 끝난 후에도, 면접 준비 때문에 하루도 쉼없이 계속된 강행군을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참고 이겨낸 것이기에 너무도 감격스러울 따름입니다. 지방에서 그것도 서울대 인문계열에 합격하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런 어려움속에서도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이룬 합격이기에 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사차 들린 제자의 손을 잡고 한동안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간의 고생도 고생이지만 목표를 이룬 제자가 너무나 자랑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이제 자신의 조그만 꿈을 성취했으니,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에 입학하여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제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전했습니다.
오는 24일부터 시작되는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앞두고, 고3 교실은 막바지 상담을 하느라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쁩니다. 원래부터 정시모집을 생각했던 학생이나 수시모집에 지원했으나 실패의 아픔을 경험한 학생들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됩니다. 전형 기간별로 서로 다른 세 개의 군에 각각 한 번씩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해서 지원대학을 결정해야 합니다. 특히 대학별로 전형 요소와 성적 반영 방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보고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상담에 임하는 고3 담임선생님들도 하나라도 더 유익한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이 찾아왔습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선생님들께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들고 온 것입니다. 탁자에 올려놓은 트리는 예쁜 자태를 뽐내며 화사하게 미소짓는 듯 했습니다.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대학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대학에 합격한 아이들이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선물을 준비해왔다는 것이 너무도 감격스러웠답니다. 아마도 고3 담임은 이런 맛에 하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