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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먼저 당연한 이야기 하나 한 후에 아주 이상한 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치아가 상하면 치과에 가고, 눈에 이상이 생기면 안과를 찾고, 배가 아프면 내과를 가는 게 당연하지요. 몸 부위는 서로 연결되었으니 한 부위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증상은 다른 부위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면 내과에 가서 황달 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각 몸 부위의 전문의한테 일차적으로 검사받는 게 순서지요. 이상한 이야기는 마음건강과 정신건강에 대한 것입니다. 아이가 게임에 정신이 팔려서 폐인이 되어가는데 마음을 치유하는 심리상담을 받습니다. 정반대로 아이가 마음이 뒤틀려서 문제행동을 하는데 정신과 치료를 받습니다. 처방받는 정신과 약은 흔히 몸 각성제 또는 몸 이완제입니다. 마치 치아가 상했는데 안과를 찾고, 눈에 이상이 생겼는데 치과에 가고, 치과에서 위장약을 처방받는 셈입니다. 아무리 몸과 마음과 정신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건 중구난방인 것 같습니다. 마음이 아프면 일단 심리상담을, 정신에 문제가 생기면 정신과 검사를 먼저 받고, 필요하면 다른 곳에서 추가 치료를 받는 게 순서가 아닐까요. 마음건강과 정신건강을 위해서 바로 잡아야 하는 또 하나의 순서가 있습니다. 행동(motion)·감정(emotion)·동기(motivation)·촉발가치(promotive) 사이에 엄연히 존재하는 순서입니다. 영어단어들의 동일한 형태소 ‘mot’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또한 감정은 마음과 직결되어 있고, 가치는 정신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다소 복잡하더라도 순서를 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아이가 문제행동을 하면 책임을 묻고, 처벌하기 전에 먼저 행동의 원동력인 감정을 알아보는 게 순서입니다. 아이의 마음에 분노·불안·불신 같은 부정적 감정이 가득 차 있으면 자그마한 자극에도 욕설·폭언·폭행 등 공격성 행동 또는 게임·술·은둔 등 도피성 행동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아이의 마음에 편안함·유쾌함·고마움 같은 긍정적 감정이 가득하면 도저히 그 아이한테서 욕설이나 주먹질이 나올 수 없습니다. 그러니 아이의 행동을 바꾸려면 먼저 아이의 감정을 부정에서 긍정으로 이동시켜 주어야 하는 게 순리입니다. 가장 손쉽고 빠르게 감정을 이동하는 방법은 약 처방입니다. 우울하면 각성제, 흥분하면 이완제를 투입해서 감정상태를 조정하는 방법입니다. 정상적으로는 외부자극에 따라 오감이 발생하고, 이에 걸맞은 감정을 지니게 되고, 이에 따라 생존이나 성장을 위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 자기조율 메커니즘에 동원되는 신호분자가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입니다. 그러니 약물복용은 몸에 신호분자를 직접 투여하여 감정을 자의와 무관하게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셈입니다. 손쉽고 빠르지만, 아이 스스로 조율하는 능력이 더 퇴보되는 악순환이 단점입니다. 더 큰 문제는 어린아이들도 중독성이 강한 약을 처방 없이도 값싸게 구할 수 있다는 위험해진 현실입니다. 감정을 이동하는 다른 방법은 감정의 동력인 니즈(needs)와 연결입니다. 가장 흔히 언급되는 동기이론은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입니다. 저는 욕구가 욕심과 연관되는 부정적 뉘앙스를 피하기 위해서 영문 표기 ‘니즈’를 그대로 사용해서 본래의 중립적 의미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외부자극이 니즈를 충족시키며 긍정적 감정상태가 되고, 반대로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부정적 감정상태가 됩니다. 그러니 아이가 문제행동을 하면 니즈 차원에서 접근해서 아이가 필요한 니즈를 충족시켜 주어야 합니다. 아이의 마음이 허하게 되는 가장 흔한 원인이 연결 니즈의 결핍입니다. 특히 영유아기에 양육자와 정서적으로 연결되지 못하여 애착손상 상태가 되면 불안감과 불신감으로 마음이 상하게 됩니다. 충분한 보살핌과 지지를 받지 못해서 자존감이 낮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훗날 엉뚱한 것으로 연결 니즈를 충족하려고 애쓰게 됩니다. 술·게임·명품 등 물질과 연결하고 부적절한 이성관계를 맺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어느 것도 연결 니즈를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무한 반복되고 중독되기 일쑤입니다. 어릴 때부터 양치질하는 습관을 키워줘서 치과병원에 갈 필요가 없도록 예방하듯이 마음건강을 위해서 영유아기 때 연결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 게 최고의 예방법입니다. 뒤늦게라도 아이와 연결하는 방법을 양육자에게 가르쳐주어야 문제행동을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마음이 많이 상해서 나쁜 마음을 먹게 되거나 마음 씀씀이가 좋지 않아서 타인과의 관계가 어려운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흔히 마음을 비우라는 조언과 동시에 마음을 챙기는 상반된 방법도 제시됩니다. 그러나 마음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 짜증이 나서 되레 정신만 사나워집니다. 비관과 절망으로 정신이 피폐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신건강을 지키는 방법도 필요합니다. 정신건강의 중요성은 우리나라 속담,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요즘 세상에는 ‘스트레스에 치여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고 각색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현대 생활에서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 앞에서 정신을 차릴 수 있을까요. 큰소리로 “정신 차려” 외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얼차려 시킨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정신차림에 필요한 게 ‘알아차림’임을 알아야 합니다. 무엇이 가장 높은 가치가 있는 것인지 알아차려야 합니다. 정신을 하찮은 것에 집중하면 정신이 팔렸다고 하고, 소중한 것에 집중해야 정신 차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니즈를 다 충족시킬 수 없으니 한정된 정신력을 우선으로 가장 가치가 높은 것에 집중해야 잘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가치관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결정지어 주며, 행동·감정·니즈를 관통하는 동력입니다. 아쉽게도 요즘 한국에는 공유된 가치관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한국이 현대화를 거치면서 많은 전통 가치관은 가차 없이 버려지고 서양 가치관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어 왔습니다. 이전 세대의 가치관을 내세우면 ‘꼰대’라고 비난받고, 지혜가 아니라 ‘라떼‘로 비하됩니다. 공동의 가치관이 없으니 사사건건 행동에 대한 잘잘못을 법정에 가서 따져야 합니다. 그곳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양산되기에 대립과 갈등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공유할 수 있는 가치관을 수립해야 하겠습니다. 가치관은 어릴 때 집에서 부모가 심어주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런 후에 학교에서 이어받아서 지속시키고 확장시켜 나가야 합니다. 가치관 정립은 가정교육의 핵심이며, 학교에서 반드시 다루어야 하는 인성교육입니다. 인성교육은 방과후수업에 짬 내어 다루는 내용이 아니라 교과과정 중심에서 폭넓고 깊이 있게 다루어져야 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개인마다 다른 주관적인 것보다 인류보편적인 가치관부터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몸이 건강해서 병원에 갈 일이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 마음과 정신이 건강해서 이런 골치 아픈 내용을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무쪼록 건강은 기본을 챙겨서 예방하는 것이 최고입니다. 우리 모두 양치질로 치아건강을 꼬박 챙기듯이 가정과 학교에서 인성교육으로, 사회정서역량 중심 교육으로 아이들의 마음건강과 정신건강을 챙기면 좋겠습니다.
최근 대학가의 최대 이슈 중 하나가 ‘무(無)전공 입학’이다. 이는 대학가의 이슈일 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학부모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이슈라고 하는 것은 달리 말하면, 관련된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크게 달려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정부가 ‘무(無)전공 입학’ 비율에 따라 재정지원 가산점을 준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각 대학은 2026학년도는 물론이고, 당장 2025학년도부터 무전공 입학 선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무(無)전공 입학’을 둘러싼 쟁점은 무엇이고, 결과적으로 ‘무(無)전공 입학’은 과연 우리 교육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정책 대안은 무엇인지 분석하고자 한다. 무(無)전공 입학 ‘무(無)전공 입학’은 입학단계에서 전공이나 학과를 정하지 않고 무전공으로 입학한 후, 2학년 이후에 전공을 결정하여 학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입학방식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일반재정지원) 기본계획’에 따르면 ‘무(無)전공 입학’ 방식은 두 가지이다. ‘유형①’은 자율전공학부 또는 자유전공학부와 같이 전공을 정하지 않고 모집한 다음에 대학 내 모든 전공을 대상으로 자기 전공을 자율 선택하는 방식이다. 다만 보건의료·사범계열은 선택 가능 전공에서 제외된다. ‘유형②’는 계열 또는 단과대 모집 단위로 모집한 다음에 계열 또는 단과대 내에서 전공을 자율 선택하거나 또는 학과별 정원의 150% 이상 범위 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모집방식이다. 계열·단과대 내 전공·학과를 일부 분리 모집하는 경우도 인정한다. 각 대학들은 일정 비율 이상을 ‘유형①’ 또는 ‘유형①+② 혼합 방식’으로 ‘전공자율선택(무전공 입학)’으로 신입생을 선발해야 대학혁신지원사업에서 국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무(無)전공 입학’에 대해 대학 교원들은 대체로 불편하거나 불만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크게 정책추진과정과 정책내용에 대한 것으로 구분된다. 먼저 정책추진과정 측면에서는 현재 대입정책 4년 예고제를 시행하는데 2025학년도 전형계획을 수정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것이다. 특히 순수 증원이라는 첨단학과 증원문제와는 달리, ‘무(無)전공 입학’은 정원 조정과 이에 따른 제반 문제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정책내용 측면에서는 더 많은 문제 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먼저 개별 대학 내부의 문제와 대입과 관련한 개별 대학 외부의 문제로 구분할 수 있다. 개별 대학 내부의 문제로는 ‘무(無)전공 입학’은 학과·전공 간 쏠림현상과 그에 따른 기초학문 학과 붕괴 우려, 학사구조 개편에 따른 교원 간 갈등 문제, 교원 수급, 입학 이후 중도탈락률 증가에 따른 학생 관리와 재원 배분, 학생 이탈 여부에 다른 학교 재정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의대 정원 증가와도 맞물리며 대학 관계자들의 반발을 확산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대입과 관련한 개별 대학 외부의 문제로는 N수생 증가 우려, 대학 전반의 기초학문 약화, 상위권 대학으로의 학생 집중 현상, 심지어 ‘무(無)전공 입학’은 진로선택 중심의 고교학점제와 배치되는 정책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학과·전공 간 쏠림현상 이러한 점들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무(無)전공 입학’의 확대는 우리 교육에 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각각의 쟁점에 대해 분석과 대안 모색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분석과 대안 모색에서 필자의 판단기준은 개별대학이나 교원의 관점이 아니라 학습자의 성장과 우리 교육 전반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다. 먼저 정책추진과정 측면에서 제기된 문제를 살펴보자. 제도적 측면에서 「고등교육법」 제34조의5에 규정된 대학입학 전형계획 4년 예고제 위반 여부다. 당연하게도 4년 예고제 위반은 아니다. 4년 예고제 규정사항도 아니며, 「고등교육법」과 시행령 모두 대학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발표 및 변경에 있어서 어느 정도 유연성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정책추진과정 측면에서 법령 위반이 아니더라도 2025학년도 전형계획을 수정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은 타당한 지적이다. 그러기에 교육부는 2025학년도 전형계획에 대해서 너무 강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옳지 않다. 좀 더 적극적인 요구를 하려면 대학별 2026학년도 이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방식이 될 것이다. 각 대학들도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반영에 대해서는 시간 부족 문제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정책내용 측면 중 개별 대학 내부의 문제를 검토해 보자. 먼저 학과·전공 간 쏠림현상과 그에 따른 기초학문 학과 붕괴 우려를 살펴보자. 현재 교육부가 ‘무(無)전공 입학’ 100%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국립대와 주요 사립대에서는 자체 논의에 따라 국가·사회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기초학문 학과 정원을 최소 기준으로 확보하면 될 일이다. 다만 국가 전체의 교육발전을 고려하더라도 모든 대학에 기초학문 학과와 일정 정원이 반드시 요구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 아마도 상당히 많은 지방사립대는 기초학문 분야가 개별 학과가 아닌 여러 실용 학과·전공의 기초분야 교육과정으로 배치되어야 할 것이다. 학습자와 산업계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것이 보다 타당하다. ‘무(無)전공 입학’은 그러한 경향을 좀 더 가속화할 것이다. 다음으로 학사구조 개편에 따른 교원 문제, 학생 관리 문제, 재원 배분 문제이다. ‘무(無)전공 입학’제의 이전 (과도기) 버전인 학부제 모집방식(‘유형②’와 유사)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 구조개편을 위한 우회방식이었던 학부제가 ‘실패’로 규정된 주된 이유는 학과·전공 간 쏠림현상과 그로 인한 교수들의 반발 그리고 학생들의 중도탈락률 증가와 대학 재정 압박 문제였다. 따라서 학부제로 학생들의 중도탈락률이 증가하여 재학생 충원율이 떨어지면 대학재정지원정책에 의해 재정지원에서 배제되며, 대학이 불이익을 보기에 개별 대학은 학부제를 ‘실패’로 규정하고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학습자(학생)와 산업계 관점에서 본다면 이는 결코 ‘문제’가 아니다(문제는 상대적으로 규정된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선호와 미래 가능성을 고려하여 선택할 여지가 더 커지기에 더 유리하다. 중도탈락률 증가와 재정 부족도 해당 대학에는 문제가 되지만 학생들은 다른 대학에 재입학하거나 편입하기에 불리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문제가 아니라 또 하나의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학부제 확대 시기에는 지금처럼 전과 또는 복수전공 등 유연한 학사제도가 충분하지도 않았다. 학부제로 들어온 학생들의 선택권도 제한되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학사제도가 매우 유연화되었기에 학생들에게는 충분히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재원 배분도 이전과 달라질 뿐 해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학생을 중심으로 배분한다는 원칙을 존중하면 된다. ‘무(無)전공 입학’을 성공시키기 위한 과제는 그렇다면 정부가 어떻게 정책을 조율하고, 대학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무(無)전공 입학’제가 확산되면, 정부는 사실상 대학구조개편 효과를 거두게 된다. 개별 대학도 마찬가지다. 개별 대학에서는 유연학사제도와 연계하여 학과·전공별 구조개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교육부로서는 대학교육 혁신이 미흡한 대학과 학문 분야에 대한 지원자 축소, 그로 인한 구조조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무(無)전공 입학’제가 본격 도입되면, 일부 대학과 일부 학과의 중도탈락률 증가는 필연적이다. 그런데 만약 정부가 재학생충원률을 핵심성과지표로 계속 요구한다면 두 정책이 충돌하여 대학과 교수들이 ‘무(無)전공 입학’제 도입을 저지하는 명분과 이유가 될 것이다. 정부가 ‘무(無)전공 입학’제를 확대하려면 재학생충원률이라는 성과지표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안 된다. 재학생충원률이라는 성과지표 반영비율을 축소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학사구조 개편에 따른 교원 간 갈등문제, 교원 수급문제는 우리 대학교육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대학의 학과·전공과 모집정원이 교수들의 ‘봉건영지화’된 것이 현재 우리 대학교육의 현실이다. 학사구조 개편에 따른 교원 간 갈등문제, 교원 수급문제는 우리 대학 발전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무(無)전공 입학’제로 교원문제를 극복하느냐 하지 못하느냐 하는 것은 개별대학의 혁신역량 문제이다. 또한 정부와 개별 대학은 ‘무(無)전공 입학’을 성공시키기 위한 학과·전공 선택 및 전과 관련 학사제도 유연화를 더 확충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정책내용 측면 중 대입과 관련한 개별 대학 외부의 문제이다. 먼저 ‘무(無)전공 입학’이 진로선택 중심의 고교학점제와 배치되는 정책이라는 반론은 터무니없다. ‘무(無)전공 입학’이 100% 요구된다면 맞는 문제 제기였겠지만 ‘무(無)전공 입학’이 20% 내지 30% 요구되는 정책은 고교학점제와 전혀 모순되지 않는다. 사실 제도적으로 대입 단계에서 모든 입학생이 평생진로로써 학과·전공을 결정하라는 제도 자체가 사실상 폭력이나 다름없다. 고교학점제는 진로선택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열어주는 정책이지 그것을 강요한 정책이 아니다. 대학 전반의 기초학문 약화 문제는 앞서 제시한 국립대학과 주요 사립대학의 기초학문 학과 정원 유지 및 그리고 여타 지방 사립대는 기초학문 분야가 개별 학과가 아니라 여러 실용적인 학과·전공의 기초 분야 교육과정 과목으로 배치되는 학사구조 개편, 교육과정 개편을 해야 할 것이다. 다만 N수생 증가, 상위권 대학으로의 학생 집중 현상에 대해서는 정책 대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이를 위한 정책 대안으로 편입정책의 수정을 제안한다. ‘무(無)전공 입학’ 제도가 입학 단계에서 전공이나 학과를 정하지 않고 무전공으로 입학 후 2학년 이후에 전공을 결정하여 학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입학방식이라면, 현재 3학년 위주로 시행되는 대학생 편입제도를 2학년 편입도 허용되는 방식으로 유연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대학 입학 N수가 아닌 타 대학 편입이 학생 입장에서 더 효과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상위권 대학으로의 학생 집중은 ‘무(無)전공 입학’ 제도가 아니더라도 학령기 학생 감소 추세에 따라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리고 학생 입장에서는 더 합리적 선택이다. ‘무(無)전공 입학’에 대한 필자의 결론은 어떤 대학에는 독이 되고, 어떤 대학에선 약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 교육 전반에서는 교육부의 정책 유연성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좌우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필자의 대안 제시가 결부된다면 성공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지며 대학교육 혁신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대학 관계자들에게 하고 싶은 경고는 이제 대학 구조개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기에 정부 정책을 비판만 하고 있어서는 소속 대학의 몰락을 더 재촉하게 되리라는 점이다. 그리고 현재 상위권 하위권 대학, 수도권과 지방 대학 구분이 앞으로도 계속 영향을 미치더라도 ‘무(無)전공 입학’ 확대에 따른 학생 관리와 교육의 충실도에 따라 대학 간 순위 변동도 일부 가능하리라고 전망한다. 따라서 대학의 학사구조 개편과 교육과정 개편, 교육혁신을 통해 정책 관련 부작용을 줄이면서 학생을 위한 교육과 지원 행정을 내실화시켜 가는 치밀한 계획과 실천이 필요함을 제언한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달리고 싶다. 아이들이 신체활동에 진심인 것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즐거워하는 해맑고 환한 표정에서 너무나 선명하게 드러난다. 아이들이 신체활동에 진심인 이유는 신체활동이 그들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본능대로 움직이며 무럭무럭 자라고 싶다. 어른의 역할은 이런 아이들의 본능을 발현시켜 주는 것이다. 그것이 아이들의 즐거움과 행복한 삶을 위한 것이며, 그들의 건강하고 건전한 성장을 위한 일이다. 공교육으로서의 체육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서 출발하며, 이 지점에서 발생한 이유와 첫 마음이 아이들의 표정으로 발현되도록 하는 일이다. 지난 4월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의 결정은 그 첫 마음과 일치한다. 국교위는 초등학교 1~2학년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 과목에서 신체활동을 분리하기로 의결하였다. 성장기 아동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신체활동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 무엇보다 학생을 중심으로 최우선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신체활동 관련 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이에 대해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수립할 것을 교육부에 권고하였다. 지난 35년 동안 ‘통합교육’이라는 논리로 아이들의 신체활동 본능이 제한되어 온 것을 생각한다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아이들을 위한 결정을 한 것은 매우 다행스럽다. 통합교육의 오류와 한계 수십 년간 통합교육의 취지로 즐거운 생활 과목을 운영해 온 것은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미분화된 발달단계에 있으며, 미분화된 학생들의 심신 발달단계에 맞게 교육과정이 편제’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러한 취지는 학생의 발달과정을 심리와 정신으로 접근하는 발달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뇌과학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는 것처럼 인간의 성장과 발달은 신체와 정신을 구분하기 어려우며, 신체의 성장과 지각의 발달이 오히려 정신적·심리적 발달을 견인한다. 또한 규칙적 신체활동이 뇌 신경성장인자를 증가시키고, 뇌 가소성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은 일반화되었다. 특히 초등학교 1~2학년 시기에 신체활동은 학생의 전전두엽을 자극하여 성장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 인지능력·집중력 등 학습능력을 발달시킨다는 연구가 다수이다. 즐거운 생활을 유지해 온 통합교육의 미분화 단계 논리는 교육과정상으로도 오류임이 드러난다. 유치원 교육과정인 2015 누리과정의 영역별 목표와 내용에서는 ‘신체운동·건강’ 영역과 ‘예술경험’ 영역을 분명하게 분리하고 있다. 누리과정에서 이미 신체활동 영역과 예술 영역이 분화된 형태의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미분화된 발달단계를 근거로 초등학교 1~2학년에 통합교육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다. 반면 초등학교 1~2학년 과정이 유치원 누리과정과 초등 3학년의 중간단계라는 점에서 연계성을 확보하고 교육내용의 중복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신체활동 수업을 별도로 확보하는 것은 타당하다. 잘 알려진 것처럼 OECD 주요국을 비롯한 전 세계 선진국에서는 초등학교 1~2학년 과정에서 체육교과를 별도로 두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방과후 스포츠클럽과 운동부 등 다양한 형태로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에는 아이들을 위한 충분한 체육시설을 구축하였으며, 지금도 추가적 보충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선진국 교육을 위해서는 신체활동의 중요도를 반영한 교육 선진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신체활동 부족이 초래한 문제 그와 다르게 공교육 시작 시기인 초등학교 1~2학년부터 신체활동 시간이 줄어드는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보인다. 우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019년 5~17세를 기준으로 ‘매일 평균 60분 이상 중간~격렬한 강도의 신체활동’, ‘근력·뼈 강화 운동을 포함한 격렬한 운동 주 3회 이상’을 권장운동량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 기준에 무려 94.2%가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권장운동량 미충족 비율이 높은 나라는 대부분 소득수준이 낮은 국가이며, 우리나라는 소득수준이 높으면서 아동·청소년의 권장운동량 미충족 비율이 높은 유일한 나라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22년 기준 주 1회, 30분 이상 운동에 참여한 생활체육 참여율에서 전 연령대 가운데 10대가 가장 낮은 52.6%로 조사되었다. 이렇게 아동·청소년 시기의 신체활동 참여가 줄어드는 것은 곧바로 건강상의 적신호와 같다. 실제로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교 3학년 대상 학생건강체력평가(PAPS)에서 저체력으로 분류되는 4·5등급 학생 비율은 2022년 16.6%로 2019년(12.2%)과 비교해 높아졌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2018년 14.4%에서 2022년 18.7%로 높아졌다. 이 시기에 코로나19의 영향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도 신체활동의 기회가 확대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최근에는 성장기 신체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체육활동의 사교육 시장이 번성하고 있다. 2023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생 예체능 사교육비 총액 4조 6,879억 원 중 체육 관련 사교육비는 무려 2조 3,600억 원으로 예체능 전체 사교육비의 50%를 넘는다. 특히 초등 1~2학년 10명 중 6명 정도가 체육 관련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019년부터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학부모들이 체육 관련 사교육 시장을 찾게 된 데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신체활동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 이유가 일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아동·청소년기 신체활동의 부족으로 인한 문제는 건강한 신체와 건전한 정서교육이 뒷전으로 밀려나 오로지 입시 준비에 매몰된 단편적 지식교육에만 편중된 기형적 상황을 지속하는 현실이다. 실행 과정의 교사 참여는 필수 이번 국교위 결정에 대해 ‘현장교사들의 의견수렴 없이 특정 교과 관련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라는 지적과, ‘학생들이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체육활동 공간과 여건 마련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사실 초등 1~2학년 체육수업이 새로 도입되면 수업의 책임은 초등학교 선생님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의견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그렇다고 체육수업을 통한 아이들의 신체활동 기회 자체를 되돌리는 우를 범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교위의 결정이 특정 교과에 대한 것이라는 접근보다는 학생들의 신체활동 기회를 더 많이 부여해 줄 수 있는 실질 수업의 확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김기철(2020)의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 신체활동 활성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 신체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교사의 90%, 학부모의 95%가 중요하다고 응답하였고, 현행 통합교과인 즐거운 생활이 학생들의 움직임 욕구를 충족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교사의 52%가 긍정적으로, 학부모는 25.4%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이러한 결과는 교사와 학부모 모두가 기존 즐거운 생활 교과로는 학생 신체활동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결국 학부모는 물론 적지 않은 초등교사들이 이번 체육교과 분리 결정에 대해 긍정적 기대를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핵심은 향후 추진될 신체활동 통합교과의 신설 과정과 개정 추진에 초등교사들의 주도적 참여이다. 국교위의 결정이 교육부의 실행과정을 통해서 학교현장에 도입되는 2~3년 기간에 문제점으로 지적된 현장교사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체육교과 분리 결정이 교육적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 현장교사의 참여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새로 신설되는 체육교과를 누가, 어떻게, 어떤 교수·학습방법으로 가르칠 것인가는 매우 신중하고 세심한 고려 사항이 되어야 한다. 실효성을 위한 후속 대책 초등학교 1~2학년은 유치원을 거쳐 초등학교에 적응하는 단계이며, 아이들의 신체적·정서적 발달단계의 고려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담임교사가 학급 전체 교과를 전담하는 초등체제의 현실적 부담을 보완할 수 있도록 수업에 필요한 인적·물적 지원대책이 필수적이며, 단지 수업 준비와 지도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 아닌 내실 있는 신체활동의 관점이 중요하다. 가급적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신체적·정서적 성장에 필요한 신체활동 지식과 지도의 전문역량을 갖춘 교사 배치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유아 지도와 신체활동 지도의 전문역량을 고루 갖춘 전문교육인의 양성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장 적용의 실효성은 학교관리자의 교육철학과 마인드에 좌우되는 만큼 관리자 관점에서의 정책 지원책도 수반되어야 한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교육대학의 초등교사 양성과정에서 신체활동 교육과 체육수업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강화하고, 미래사회에 대비한 학교현장의 변화와 필요를 반영한 교사양성과정의 상시적인 협력이 요구된다. 신체활동 욕구가 문화로 승화되는 교육 초등 저학년의 체육교과 분리 결정은 아동·청소년의 성장기에 필수적인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체육교과를 성장기 교육에 가장 기본적인 교육활동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라도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학교교육의 논리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4월 26일 국가교육위원회는 초등 1~2학년이 배우는 ‘즐거운 생활’과목에서 신체활동을 분리해 별도 통합교과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국가교육과정을 수정하고, 음악·미술교과 학습이 소홀해지지 않도록 기존의 ‘즐거운 생활’에 있는 미술·음악 관련 교육목표와 성취기준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 1~2학년 음악·미술교과는 체육교과와 함께, 제4차 교육과정 이래 40년 동안 ‘즐거운 생활’이라는 통합교과에 종속되었고, ‘통합과 놀이’라는 프레임을 강조하면서 음악·미술교과를 사실상 가르치지 않는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OECD 국가 중 음악·미술교과가 없는 유일한 나라 OECD에 가입된 38개 국가 중 초등학교 1~2학년에 음악·미술교과가 없는 유일한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현재 ‘즐거운 생활’ 교과에서는 음악·미술 등 각 교과의 발달과정에 맞는 교육내용체계를 도외시하고 있다. 예컨대 미술 영역에서는 단순한 그리기·꾸미기·만들기, 음악 영역에서는 노래 부르기가 주를 이루면서 유치원의 누리과정에서 배운 내용과 수준을 답습하거나 오히려 퇴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제4차 교육과정부터, 지난 2022년 12월에 행정고시되어 올해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을 시작으로 적용된 2022 개정 교육과정까지, ‘즐거운 생활’ 교과서는 총 7번의 변화를 거쳤다. 그 과정에서 2007 개정 교육과정부터 바·슬·즐의 통합단원이 시작되면서 음악과 미술 제재가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하였고, 2009 개정 교육과정부터 통합단원이 아닌 ‘통합교과’가 시작되면서 학습목표가 대부분 ‘놀이’가 되었다. 또한 제재의 소재도 통합교과의 주제인 학교·봄·가족·여름·이웃·가을·우리나라·겨울과 연관되는 주제로 한정되었다. 음악이나 미술이 이런 주제로 한정될 수 있는가. 교과의 요소·영역·장르 또한 급격하게 획일화되었고, 영역과 체계의 균형과 위계성이 무너졌다. 음악·미술교과에서 학습되어야 할 본질적인 요소들을 제대로 담지 못하였으며, 심지어 음악·미술교육 전문가가 개발에 참여하지 않아 내용에 심각한 오류가 담긴 채 운영되어 왔다. 결국 잘못된 음악·미술교육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동안 우리나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방치된 셈이다. 정서적 건강 담보하는 음악교과·미술교과의 독립 필요 음악교육의 입장에서 본다면 첫째, 초등학교 1~2학년(6세~7세) 시기는 음악교육 청감각적·음악적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서 청감각적·음악적 발달을 지원하는 음악 교수·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음악은 본래 인간의 사회·정서적 발달에 기여해 왔으며, 미래사회에서는 인성교육의 관점에서 그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므로 초등학교 1~2학년을 포함한 학교교육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적절하고 충분한 음악 고유의 심미적 경험과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음악학습이 전 학령기에 걸쳐 연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초등학교 1~2학년 시기 음악교과의 부재로 인해, 유아교육과 초등학교 3학년 사이에서 균형 있는 음악학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1~2학년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에서 음악교과를 독립해서 운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미술교육에서 본다면 첫째, 시·지각 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초등학교 1~2학년의 미술 학습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초등학교 1~2학년은 시·지각 협응능력의 발달로 뇌의 발달을 촉진해야 하는 시기이다. 시·지각 협응능력의 저하는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공교육에서 초등교육을 내실 있게 실시하고 있는 미국·노르웨이·스웨덴 등의 국가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단계에서 손의 활동을 장려하고 있는 것은 같은 맥락이다. 또한 시·지각 발달은 이미지 홍수시대에 정보 획득을 위한 시각적 문해력과 디지털 소양의 기초가 된다. 둘째, 문화와 사회적 성장과 인성교육을 위해 초등학교 1~2학년의 미술 학습권 보장이 필요하다. 미술은 창의적인 인간 성장을 위한 핵심분야이며, 21세기 국가발전의 기초에 공헌한다. 초등학교 1~2학년은 비언어적 표현으로 자기를 표현하는 시기로서 미술을 통한 종합적인 자기표현은 자아정체성 형성의 기초로 건강한 자존감과 자기회복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미술학습이 전 학령기에 걸쳐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유치원 누리과정의 예술경험 영역에서 놀이로서 미술을 경험한 어린이는 학령기에 이르러 매체를 탐구하며 학습의 즐거움을 느낄 준비를 갖추게 된다. 누리과정과 중복된 내용의 모호한 놀이활동은 학생들의 귀중한 학습기회를 잃게 한다. 다른 나라의 사례처럼 미술 교육과정에 따른 교육을 1학년부터 경험하는 것은, 다양한 매체와 풍부한 감각과 지적활동으로 창의적 교육경험을 하지 못하면, 이 시기의 미술 학습경험은 영원한 결핍으로 이어진다. 초등 저학년의 예술 및 체육교과 학습 부재 초래 40여 년 전 제4차 교육과정 개발 시, 통합교과를 설치하면서, ‘과중한 학습 부담(교과서 수 축소)’ 및 ‘과열 과외 문제 해소’라는 취지를 내걸고 출발한 놀이중심의 ‘즐거운 생활’ 교과는 사고와 정서가 정교하고 민감하게 발달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의 삶과 긴밀하게 연계되면서도 그 본질과 교육콘텐츠에서 올바른 방향과 실체를 구축하지 못하는 바람에 현장에서는 누구도 전문성 있게 다루지 못하고 방치하는 교과가 되었다. 특히 ‘놀이’중심의 ‘즐거운 생활’ 통합교과는 그 내용 기반이 되어야 할 음악교과와 미술교과의 요소들을 전문성 있게 제대로 반영 조직하지 못하였다. 더구나 이를 교육적으로 의미 있게 통합해야 함에도, 교육현장에서는 임의적인 통합이 많았고, 음악교육이나 미술교육에서는 왜곡으로 보이는 일도 일어났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평가하고 수정하는 과정에 음악·미술교과는 그 전문성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였다. 이는 통합이 음악·미술·체육교과라는 교과 학문의 기초 기본을 다지는 과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함에도 통합 자체에 몰입하는 양태를 빚어온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는 결국 초등 저학년 과정에서 예술 및 체육교과 학습의 부재를 초래하였다. 음악과 미술은 예술의 질적 경험을 추구하는 학교교육의 필수로서 초등학교 1학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OECD 선진국(영국·프랑스·독일·핀란드·일본 등)의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의 음악과 미술교육은 초등학교 1학년에서 교과로 편성되어 예술적 사고, 상상력, 표현매체 및 도구의 기본 기술 습득, 기본개념, 예술문화이해, 비판적 사고 등을 중심으로 나선형 교육과정으로 구성하여 심화·확대되는 구조로 융합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오늘날 현대사회 생태에서 생기는 인간발달의 제반 문제는 학생들의 정서와 감성 발달 실조에 대해 귀 기울이고 지원하지 못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스마트폰, 비현실적이고 폭력적 게임, 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디지털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소리·물질을 탐색하고 실제 세계에 대한 심미적 경험과 비판적 사고를 통해 정신적·정서적·예술적 가치와 태도를 함양하는 것이 교육에서 우선시 되어야 한다. 음악과 미술교과는 정신과 정서의 건강을 담보하는 교과이다. 그 효능과 가치가 내재화해서 잘 보이지 않으므로 그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예술교육이 이렇듯 황폐화하면 국가의 창조적 미래는 담보할 수 없다.
초등학교조차 입학할 수 없을 만큼 가정 형편이 어려웠다. 동네 어르신에게 한자를 배우던 소년을 딱하게 여긴 마을 구장이 초등학교에 입학시켜 줬다. 총명했던 탓에 월반을 거듭, 5년 만에 졸업했다. 어렵사리 중학교를 마치고 명문 경남고등학교에 합격했지만, 등록금이 없었다. 입학을 포기할 처지에 놓였던 그때, 딱하게 여긴 중3 담임선생님이 등록금을 모금해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후 소년은 자산64조 원에 이르는 국내 최고 금융기관의 수장에 올랐다. 정갑윤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이야기다. “오늘날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주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작은 나눔이 큰 열매가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인생을 통해 배웠기에 저 역시 베품과 나눔을 실천하는데 남은 인생을 바치고 싶습니다.” 그래서일까. 지역구 5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국회부의장까지 올랐지만 재산이라곤 울산의 아파트 한 채가 전부일 정도로 청렴하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불우 청소년들의 학업을 도와주는 야간학교 B.B.S(big brother and sister)에서 7년간 교사생활을 했다. 지금도 당시 제자들이 은혜를 잊지 않고 찾아온다. 정치에 입문해서는 우리사회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착을 위해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에 가입해 사회지도층의 기부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모든 금융기관을 통틀어 가장 안정적이고 수익이 높은 곳이 교직원공제회”라며 “90만 회원들이 믿고 자산을 맡길 수 있도록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취임 이후 반년가량 지났습니다. 소회가 궁금합니다. “한국교직원공제회(이하 공제회) 이사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영광스러운 마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지난 6개월 동안 공제회의 중요성에 대해 체감했습니다. 국회부의장 및 예결위원장 등을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제회가 오랜 시간 지켜온 ‘대한민국 최고의 교직원 평생복지기관’ 타이틀에 누가 되지 않도록 회원들에게 더 큰 만족과 감동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교육기관 전자조달시스템 S2B 사업의 법적 근거가 되는 「한국교직원공제회법 개정안」의 국회 의결을 끌어낸 것은 큰 성과로 꼽힙니다. “S2B 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공제회의 오랜 숙원이었습니다. 이사장에 취임하고 업무보고를 받는데 직원들이 가장 갈망하는 사업이더라고요. 하지만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600번대로 접수된 법안이었고, 회기도 끝나갈 무렵이어서 법안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어쨌든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으로 직원들과 함께 여야 의원들을 설득했죠. 진심이 통했는지 다행히 지난 1월 9일 「한국교직원공제회법 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267명에 찬성 264명으로 통과했습니다. 이번 법 개정으로 공제회는 중소상공인의 판로 확대에 기여하고, 교육기관들이 조달업무를 수행하는 데 편리성과 투명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밥값 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등판하자마자 홈런을 친 셈인데 올해는 어떤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지요. “크게 보면 세 가지입니다. 먼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회원관리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신규 교직원 임용 축소 등 회원 구성에 명확한 변화가 감지됨에 따라 회원사업 부문의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디지털·비대면화에 대응하고 양질의 상담서비스를 신속·정확하게 제공해 회원 만족도를 극대화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콜센터시스템 고도화와 상담창구 페이퍼리스 시스템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디지털혁신팀을 신설해 디지털역량 강화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급변하는 투자환경 속에서 자산시장의 변동성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해 자산운용부문 조직 확대 및 전문성 향상에도 힘써 90만 회원들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겠습니다.” 회원관리 말씀이 나와서 여쭙니다.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는 공제회 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저출생으로 학생수가 줄면 선생님이 줄고, 그러면 공제회 회원이 줄게 됩니다. 공제회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요인입니다.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어서 관련 부처와 공동으로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나서는 방안도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또 공제회 회원은 물론 직원들의 출산을 장려하는 다양한 복지 모델을 강구하고 있고요. 현재 회원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출산축하금 등에 대해서도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습니다.” 저출생이 위기라면 고령화는 공제회의 책무성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공제회는 90만 교직원들의 노후를 보장하는 마지막 버팀목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회원들에게 최대한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보장해 드려야 하죠. 모든 걸 회원 중심에 두고 그들이 공제회를 믿고 자산을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난해 결산 기준 공제회 자산규모가 64조 원입니다. 2030년엔 100조 기업을 목표로 세워놓았던데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올해는 전년 대비 약 5조 늘어난 자산 69조 2천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내심 초과 달성을 기대하고 있고요. 2030년 자산 100조 원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중장기 경영전략체계를 수립해 외부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공제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생각입니다.” 공제회가 높은 수익을 올리는 만큼 회원들에게도 많은 이익이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회원들에게 지급하는 급여율 인상이나 대여이율 인하 등을 검토하고 있는지요. “공제회의 가장 대표적인 급여제도인 장기저축급여는 0~3%대의 저율과세로 설계돼 현재 급여율 역시 시중금리를 크게 상회하는 4.60%(연복리)입니다. 장기저축급여 퇴직급여율은 결정체계에 따라 매년 하반기에 조정되는데, 현행보다 인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서 퇴직회원을 위한 장기저축급여 분할급여금 급여율은 지난 3월 1일 4.90%로 인상 조정(기존 4.50% 대비+0.40%p)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일반대여이율은 현재 4.99%입니다. 장기저축급여 퇴직급여율 및 시중금리 등을 감안해 책정되고 있는데, 장기저축급여 퇴직급여율 인상 가능성이 있어 대여이율 인하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올해 예산을 보니 복지예산은 206억 원에 불과하더군요. 90만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공제회 몸집에 비하면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원들의 복지 혜택을 확대하는 건 공제회의 당연한 책무죠. 206억 원은 아마 직접 복지예산을 지칭하는 것 같은 데 호텔 할인 등 간접 복지예산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입니다. 예컨대 공제회 회원들이 국내여행 갔을 때 유명 호텔에서 할인 혜택을 받는 등 다양한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또 회원들에게 인기가 가장 높은 문화라운지 행사 등은 규모를 더 늘려 많은 분이 고품격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교직과 인연이 남다르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잊지 못할 은사가 계시다면서요. “어린 시절 너무 가난했습니다. 초등학교도 못 갈 정도였죠. 마을 어른한테 한자를 배우던 중 지금으로 치면 통장 격인 마을 구장이 나서 초등학교에 입학시켜줬어요. 또래보다 나이가 많아 월반을 해 5년 만에 졸업을 했습니다. 중학교엘 가야 하는데 호적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직접 면사무소에 가서 호적 등록도 제가 했죠. 문제는 고등학교였습니다. 부산에 있는 경남고등학교에 합격했는데 입학금 7,350원이 없어 진학을 포기할 처지에 놓였어요, 그때 중 3 담임이시던 이진갑 선생님이 마을 어른들에게 사정을 해 입학금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그분의 열정이 없었다면 오늘날 저는 없었을 겁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스승이시죠. 명절이나 스승의 날이면 찾아뵙곤 했는데 재작년에 작고하셨어요.” 대학 시절부터 야학 교사로 활동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기부활동을 계속해온 데는 이 선생님의 가르침 있었기 때문인가요. “그런 영향이 큽니다. 저는 누구보다 힘든 성장과정을 거쳤고, 선생님과 주위 어른들의 도움으로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받은 만큼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에 대학 시절부터 7년간 불우 청소년들의 학업을 도와주는 야간학교 B.B.S(big brother and sister)에서 교사 생활을 했습니다. 당시엔 말썽꾸러기들이었는데 이젠 어엿한 사회인으로 자리 잡았죠. 지금도 가끔 얼굴을 봅니다. 정치에 입문해서는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에 가입해 사회지도층의 기부 확산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공제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은사님의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생각입니다.” 공제회 이사장으로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제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매너리즘과 개인주의입니다. 이것이 팽배하면 변화와 혁신이 사라지고 공동체를 무너뜨려 버리죠. 우리는 90만 회원들의 믿음과 기대로 성장해 왔고 오늘날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기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그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요구됩니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공제회만큼 튼튼한 회사가 대한민국에 또 어디 있습니까. 우리 모두 일심동체가 돼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갔으면 합니다.”
화산이 만들어낸 고립의 세계 찰스 로버트 다윈은 1831년 영국 플리머스 항을 출발해 5년간 영국 해군의 측량선인 비글호를 타고 세계 각지의 섬을 탐사하게 된다. 브라질·우루과이·칠레를 거쳐 1835년 9월 15일,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제도에 도착한 다윈은 이곳에서 섬마다 등껍질이 다른 거북과 부리의 생김새가 다른 새를 발견하면서 종이 영원히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는 비글호 항해기에서 ‘갈라파고스 제도의 박물학에서 가장 뚜렷한 현상으로 섬마다 어느 정도 다른 생물이 산다는 사실’을 꼽았는데, 이것이 진화론의 단초가 된다. 1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는 에콰도르 본토에서 약 965km 떨어져 있다. 전체 육지 면적은 제주도의 4배가 조금 넘고, 가장 큰 이사벨라섬은 제주도의 2배 크기다. 갈라파고스는 화산 폭발에 의해 만들어졌다. 어느 날 바다 밑에 있던 땅이 바다 위로 솟아올랐고, 머나먼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식물의 씨앗이 날아들어 와 뿌리를 내렸다. 갈라파고스에는 산호초도없다.적도에 위치하지만, 해저에서 솟아나는 차가운 물과 남미서해안을따라북상하는한류의영향으로수온이15도 정도로낮기 때문이다.강수량도1,000mm가 채 되지 않아 야자수도자라지않는다. 나무열매를 먹을 수 있도록 목이 길게 진화한 갈라파고스 거북과 푸른발부비(Blue-footed Booby)·바다이구아나 등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고, 오직 갈라파고스에만 살아가고 있는 희귀 동식물들은 수백만 년 전 해저에서 솟아올라 바다 한가운데 고립된 환경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갈라파고스에 발을 내딛기 전, 갈라파고스에 대한 이미지는 다윈의 진화론과 종의 기원에서 비롯된 학술적인 이미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산크리스토발섬에 내리자마자 갈라파고스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완전히 바뀌었다. 아, 이런 낙원이 아직 지구상에 남아 있다니! 이런 비현실적인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니! 공항에서 약 10여 분 동안 버스를 타고 섬의 주요 마을인 푸에르토 바케리소의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 이방인을 반긴 건 현지인의 따스한 미소가 아닌 ‘끄으윽 끄으윽’하는 바다사자의 울음소리였다. 선착장에는 마을 사람들과 바다사자들이 모여 보랏빛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벤치에 누운 커다란 바다사자는 ‘어서 와, 갈라파고스는 처음이지?’하는 표정을 지으며 콧수염을 찔끔거렸다. 때 묻지 않은 시원 속으로 많은 사람이 갈라파고스를 여행할 때 크루즈를 선택하곤 한다. 섬으로 이뤄진 지형 특성상 독립적으로 여행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섬마다 특이한 동물을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 크루즈로 섬을 돌아보면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보다 많은 희귀동물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산타크루즈섬이다. 거북이 번식센터(Tortoise Breeding Center)를 비롯해 갈라파고스 국립공원 본부가 있다. 또한 이 섬을 세상에 알린 세기의 과학자 찰스 다윈의 연구센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 이곳에서 태어난 거북이 중에서 유일하게 한 마리만이 생존해 보호받고 있는데 ‘창시자’를 뜻하는 ‘제네시스’라는 이름까지 붙여졌다. 느릿느릿 움직이면서 나무열매를 씹던 거북은 인기척이 느껴지자 힐끗 시선을 주기도 한다. 센터 내 거북이들은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고 있다. 가이드에 따르면 한때 이 거북은 멸종될 뻔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기름을 짜고 잡아먹었고, 쥐와 개가 거북이 알을 깨트렸기 때문. 지금은 원래의 규모를 회복해가는 중이다. 산크리스토발의 또 다른 절경은 세로 부르호(Cerro Brujo)와 푸에르토 치노(Puerto Chino)다. 화산 협곡 사이로 난 트레킹 코스를 따라가며 갈라파고스의 희귀 동식물들을 관찰한다. 수풀 사이를 걷고 있는데 가이드가 갑자기 쉿 소리를 내더니 한쪽을 가리킨다. 푸른발부비다. 갈라파고스에 살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새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새이자 사랑받는 새다. 이름 그대로 발이 푸른색을 띈다. 마치 푸른 장화를 신은 것 같은 오묘한 느낌을 준다. 알을 품고 있는 암컷도 있고, 짝짓기 놀이를 하는 커플도 있다. 사람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이 새를 처음 본 뱃사람들이 너무 쉽게 잡을 수 있어 ‘멍청이’라는 뜻의 ‘부비’로 불렀다는데,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사냥하기 위해 날개를 쭉 펴고 비행하는 모습은 근사하다. 산크리스토발섬을 빠져나와 찾은 곳은 에스파뇰라섬의 푼타 수아레즈. 갈라파고스 알바트로스와 바다이구아나를 관찰하기에 좋은 곳이다. 이곳에 사는 알바트로스는 몸길이가 90cm가 넘고, 날개를 펼치면 그 길이가 2m에 달한다. 익사한 선원의 영혼이 깃들어 있어 죽으면 재앙이 찾아온다고 생각해 불길한 징조의 새로 취급되기도 하였으며, 배를 따라 나는 습성으로 인해 배에서 버리는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알바트로스가 유명한 진짜 이유는 그 거대한 크기와 나는 모습 때문이다. 알바트로스는 날 수 있는 새 중에서 몸집이 가장 크다고 한다. 하늘을 날 때면 긴 날개와 바람을 이용해 날아오르는데, 수천 km의 거리를 날갯짓 한번 하지 않고 날 수 있다.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탐방로를 따라가다 보면 갈라파고스 알바트로스가 알을 품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알바트로스가 둥지를 튼 바닷가 옆 바위는 온통 바다이구아나 천지다. 바닷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바다이구아나는 전 세계 유일하게 갈라파고스에만 있다. 갈라파고스로 건너와 불모의 화산지대에서 살아남고자 바닷속 해조류를 먹기 시작하면서 현무암 바위처럼 검은색 피부를 갖게 됐다고 한다. 겉모습은 공포영화에 나오는 괴물과 비슷하지만, 성격은 순하기만 하다. 사람이 다가가면 눈을 끔뻑이며 지그시 바라보다가 이내 등을 보이고는 사라져 버린다. 산란기에는 해변가에 땅을 파서 알을 낳는다. 푼타 수아레즈 반대편 가드너 베이는 갈라파고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다. 갈색 펠리컨과 순진한 표정의 바다사자를 원 없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해변에 도착하면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내지르고 만다. 밀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순백의 모래사장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그 위에 떼를 지어 누워 잠자고 있는 바다사자들. 가끔 기지개를 켜기 위해 몸을 일으킬 뿐 사람이 나란히 옆에 누워 기념사진을 찍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아이들을 보면 먼저 다가가 장난을 걸기도 한다. 크루즈에서 보내는 여유로운 시간 갈라파고스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은 크루즈에서 한없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동식물 탐방만 하는 것은 아니라, 아침 일찍 일어나 가까운 섬으로 트레킹 겸 탐방을 다녀온 후 오전에는 스노클링이나 수영 등 해양 액티비티를 즐긴다. 갈라파고스의 동물들은 사람들을 믿는다. 경계하거나 두려워하지도 않고, 자신들을 해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동물들은 인간을 손님 정도로만 인식한다. 스노클링을 하다 보면 이걸 알게 된다. 필리핀이나 하와이 등에서 즐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헤엄치다 보면 육지에서 지겹게 보던 바다사자들이 옆구리 가까이 다가와 바싹 붙는다. 가끔 툭 건드릴 때도 있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힘겹게 쫓아가다 보면 기다려주기도 한다. 일주일 동안의 여행을 마친 후, 크루즈는 산크리스토발섬으로 돌아가기 위해 뱃머리를 돌렸다. 바다 위 우뚝 솟은 바위인 키커락 뒤로 노을이 내리고 있었다. 어디선가 나타난 펠리컨은 배와 나란히 날았다. 공기 속을 헤쳐 가는 펠리컨의 부드럽고 가벼운 날갯짓을 바라보고 있자니 여행은 분명 좋은 일이고,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라파고스는 영원히 갈라파고스인 채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 여행정보 갈라파고스에서의 크루즈 여행은 일정에 따라 행선지와 요금이 다양하다. 메트로폴리탄 투어링(www.metropolitan-touring.com)에서 다양한 크루즈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일정과 예산에 맞춰 적당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라 핀타(La Pinta)호는 3박 4일 일정으로 산크리스토발섬(San Cristobal Is)을 비롯해 산타크루즈섬(Santa Cruz Is)과 이사벨라섬(Isabela Is) 등을 돌아본다. 현지 여행사인 수트랙(www.surtrek.com)을 통해서도 다양한 상품을 살펴볼 수 있다. 갈라파고스는 에콰도르 본토에 비해 1시간 늦다.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의 경우 관광목적으로 비자 없이 90일간 체류할 수 있다. 에콰도르는 지난 2002년부터 미국 화폐인 달러화를 사용하고 있다. 갈라파고스는 자외선이 강하다. 모자·선글라스·선크림 필수. 수영복과 트레킹화, 해변에서 신을 신발도 챙겨야 한다. 전압은 110볼트.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는 6월이다. 포유류 중 인간은 몸의 털은 거의 사라지고, 두피에 몰려있다. 왜일까? 머리카락은 햇빛을 차단해 머리가 뜨거워지는 걸 막아 체온을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 인체의 털에는 또 어떤 과학적 이야기들이 담겨있을까? Q1. 요즘 레이저로 제모를 많이 하잖아요. 레이저 제모의 원리는 무엇인가요? 레이저 제모의 핵심 원리는 털을 만들어내는 세포를 정확하게 파괴해서 단순히 털을 없애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반영구적으로 털을 안 자라게 하는 게 목적이에요. 그렇다면 어떻게 다른 세포들은 안 다치게 하고, 털을 만드는 세포들만 잘 골라 죽일까요? 레이저 제모란 털이 있는 피부에 조사(照射)한 레이저에너지가 털의 검은 멜라닌 색소에만 선택적으로 흡수된 후 열에너지로 전환되면서 털의 뿌리세포를 파괴시켜 털이 자라나지 않게 만드는 원리의 시술입니다. 이러한 레이저 제모는 적절하게 조절된 조사시간과 적절한 냉각장치를 이용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피부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며, 털이 자라나는 모낭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달이 지나면 다시 털이 자라는 이유는 모낭줄기세포를 완벽하게 파괴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영구라는 용어가 쓰이는 것입니다. Q2. 제모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털을 밀면 점점 더 털이 굵게 난다고 하는데 이건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털은 깎는다고 해서 더 많이 나거나 더 검고 굵어지지 않습니다. 그저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에요. 털은 표면에서 끝으로 갈수록 점점 가늘어집니다. 만약에 우리가 면도기 같은 걸로 털을 깎게 되면 결국 피부 근처 부분에서 털이 잘리게 되겠죠? 그럼 당연히 털의 끝부분은 가늘고 털뿌리 부분은 굵기 때문에, 굵은 단면만 남게 돼요. 이렇게 굵은 단면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자라면 뿌리에 있었던 두꺼운 부분이 피부 표면으로 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조금 자란 두꺼운 단면이 피부 표면에 남아 뻣뻣해 보이고 까슬까슬한 느낌이 들게 되고, 이때 사람들은 털이 더 굵어지고 검게 바뀌었다고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실제로는 털을 밀어도 다시 자라는 것이지 진해지거나 많이 나지 않고, 반대로 숱이 줄어들지도 않습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두꺼운 단면도 점점 자라면서 가늘어집니다. Q3. 샴푸 할 때보다 린스 할 때 머리카락이 더 빠지는 이유는 뭘까요? 기분 탓인가요? 아니면 진짜 사실인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린스는 머리카락을 윤기 있게 해주긴 하지만 두피에는 독입니다. 린스를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머리가 긴 여성분들과 일부 남성들입니다. 린스를 쓰는 이유는 샴푸 후 머리카락의 부드러움과 윤기, 손상모발 영양공급, 정전기방지, 모발코팅 그리고 감촉을 위해서 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부드럽고 찰랑거리게 하는 린스의 핵심 성분은 과연 뭘까요? 답은 유분입니다. 유분은 말 그대로 기름성분입니다. 이 기름성분이 모발을 부드럽게 하고 윤기 있게 하고 찰랑거리게 하는 것입니다. 린스성분 자체가 두피를 손상하거나 탈모를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린스는 강력한 코팅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린스성분이 두피에 닿으면 두피를 코팅해 버리는 것입니다. 두피를 코팅하면 어떻게 될까요? 린스가 코팅해 버린 모공으로는 산소가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며, 따라서 천천히 모낭세포가 죽어가고 축소되면서 머리카락을 제대로 만들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모공이 코팅되면 땀이나 피지 분비 등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두피 속에서 부패하면서 독이 발생하기도 하여 뾰루지도 생길 수 있고, 염증 등이 생기면서 모근 자체를 손상시키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탈모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요즘 여성분들 중 탈모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린스인 것입니다. Q4. 그렇다면 과학적으로 올바르게 린스를 사용하는 방법 알려주세요! 간단합니다. 린스를 사용할 때 두피에 닿지 않게 사용하면 되는 것입니다. 머리가 긴 분들은 조금 여유 있게 사용하시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머리가 짧은 여성들이나 남성들은 사실 린스를 사용하게 되면 두피에 닿는 일이 빈번해서 오히려 두피에 안 좋아서 장기적으로 머릿결과 머리카락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니 주의해서 사용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Q5. 비누랑 샴푸를 하고 나면 왜 머릿결이 달라질까요? 비누로 하면 뭔가 푸석푸석하고 샴푸로 하면 더 부드러워지는데 차이는 무엇일까요? 머리카락 주성분은 아미노산들이 모여 만들어진 단백질입니다. 구체적으로 케라틴이라는 단백질이 주성분입니다. 우리 손톱과 발톱도 케라틴 단백질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동물 가시(고슴도치 등)나 흰수염고래의 수염도 케라틴 단백질이 주성분입니다. 그런데 세제가 물에 녹을 때 약한 알칼리성을 띠게 되는데, 이러한 알칼리성 다시 말해 염기성은 단백질을 녹여버려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서 모발에 악영향을 미쳐요. 실제로 털을 제거하는 제모제의 주성분도 강한 염기성을 가진 물질이라서 쉽게 털이 녹아내리면서 제모가 되는 원리입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옷 속에 스며들어 간 찌든 때를 제거하는 것이 있습니다. 찌든 때 역시 주성분이 단백질이기 때문에 강한 염기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표백제를 쓰면 잘 제거되는 것입니다. 아무튼 비누는 약한 염기성을 가지고 있어 강한 염기만큼은 아니지만, 서서히 머리카락을 손상시킵니다. 머리카락의 겉부분은 큐티클이라는 층으로 싸여 있는데, 비누는 큐티클을 갈라지게 만들어 머리카락 끝이 갈라지거나 부스스해지게 합니다. 그런데 샴푸에는 시트르산과 같은 산성물질이 첨가되어서 강한 염기성 세제를 조금 중화시켜 줍니다. 그래서 보통 pH를 5~8로 조절하며, 베이비 샴푸는 pH가 6~7로 거의 중성에 가까워 자극성이 적어 어린 아기에게 사용됩니다. Q6. 그래도 환경오염을 방지하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샴푸 대신 비누를 쓰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런 분들에게 들려드릴 팁은 없나요? 그런데도 꼭 비누를 쓰겠다고 한다면 염기성을 중화시켜 줄 수 있는 헹굼물을 사용하면 됩니다. 비누로 머리를 감은 후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린 물로 머리를 헹구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발전된 과학 기술, 특히 망원경 기술 덕분에 우리는 우주의 천체에 대해 나날이 새롭게 알아가고 있다. 그러나 눈으로 관찰하는 우리 위의 밤하늘은 고대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다. 머리 위를 맴도는 별들은 수천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거의 똑같은 모습이다. 인류는 오랫동안 이 별들을 지도 삼아 길을 떠나고 항해를 했다. 그리고 그 형상에 따라 상상력을 발휘해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오늘은 밤하늘의 별이 된 모자, 칼리스토와 아르카스에 얽힌 큰곰자리(Ursa Major), 작은곰자리(Ursa Minor)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본다. 큰곰자리는 북반구에서 가장 큰 별자리이며, 밤하늘에서 세 번째로 큰 별자리다. 큰곰자리는 아주 오래된 별자리 중 하나로, 그리스의 천문학자인 프톨레마이오스가 정리한 48개의 별자리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이 별자리는 북반구의 두 번째 사분면, 천구의 적도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극에 매우 가깝다. 북극에 가깝기 때문에 대부분의 북반구 지역에서 일 년 내내 볼 수 있다. 큰곰자리에는 북두칠성(Big Dipper)이 포함돼 있다. 북두칠성은 밤하늘에서 쉽게 눈에 띄는 별자리로, 여러 시대에 걸쳐 나그네와 선원들이 길을 찾는 데 중요한 도구였다. 북두칠성의 국자 끝에 있는 큰곰자리의 두베(Dubhe)와 메라크(Merak)는 북극성을 찾기 위한 포인터로 사용된다. 큰곰자리, 작은곰자리, 그리고 북두칠성 이 별자리는 유럽 문화권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권에서 뿌리 깊은 역사와 의미가 있다.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에서는 국자 부분을 곰으로, 꼬리 부분에 있는 세 개의 별을 곰을 쫓는 세 명의 사냥꾼이라고 본다. 사냥이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되는데, 가을쯤 마침내 화살이 곰을 꿰뚫어 상처 입은 곰의 피가 땅에 쏟아져 나뭇잎의 색이 변한다고 상상했다.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쟁기’로 알려진 한편, 독일인과 루마니아인을 비롯한 슬라브인들은 ‘거대한 마차’라고 일컬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국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관’으로 인식되었다. 미국의 남북전쟁 기간 중, 글을 읽을 줄 몰랐고 항해 도구도 사용할 수 없었던 많은 노예가 지도나 나침반이 없어도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별자리 덕분이었다. 미국 민요 ‘Follow the Drinking Gourd’라는 노래는 도망 노예가 북두칠성을 지도 삼아 북쪽의 자유 주와 캐나다로 도주하는 이야기다. 우리말로 ‘표주박’을 뜻하는 노래 제목의 ‘gourd’는 북두칠성을 가리킨다. 민담에 따르면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Underground Railroad)’ 조직원이 노예들을 안내할 때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19세기 초반에서 중반까지 미국에서 활동한 백인과 자유 흑인들의 조직으로서, 노예제를 반대하여 노예들의 탈출을 도왔다. 노예사냥꾼의 눈을 피해 탈출 노예들을 숨겨주었기 때문에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목숨이 달아날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어둠 속에서 탈출로를 찾았던 사람들에게는 북두칠성이 그야말로 생명수를 담은 표주박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큰곰자리(Ursa Major)와 작은곰자리(Ursa Minor)는 모양이 매우 비슷하다. 둘 다 손잡이가 달린 냄비 모양을 하고 있으며 7개의 별이 있다. 두 별자리 모두 북반구에서는 일 년 내내 볼 수 있다.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의 냄비 손잡이는 다르게 구부러져 있으며, 작은곰자리 크기가 확실히 더 작다. 작은곰자리는 북극성을 포함한 7개의 주요 별이 있는 잘 알려진 별자리다. 작은곰자리의 알파별인 북극성(Polaris)은 이 별자리의 손잡이 끝에 있는 노란색 초거성으로 지구에서 433광년 떨어져 있으며 질량은 태양의 약 6배이다. 바람개비 은하(M101), 올빼미 성운(M97), 시가 은하(M82) 등 풍요로운 볼거리가 큰곰자리에 위치해 있다. 바람개비 은하(Pinwheel Galaxy)는 그 웅장한 모습도 모습이려니와 우리은하와 상대적으로 가까워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시가 은하(Cigar Galaxy)는 밝은 푸른 원반, 갈가리 찢긴 거미줄로 구성된 구름 같은 이미지, 그리고 그 중심 지역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타는 듯한 수소 기둥이 시선을 끈다. 큰곰자리 방향으로 북쪽 봄 하늘 높은 곳에 나타나는 시가 은하는 원반의 비스듬한 기울기에 의해 생성된 타원형 모양 때문에 시가 은하라고 일컫는다. 올빼미 성운(Owl Nebula)은 영국의 아마추어 천문학자 로스 백작이 이 성운을 그린 스케치에서 올빼미를 닮았다고 기록한 것으로부터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 대형 망원경으로 보면 성운 가운데 부분에 두 개의 구멍이 보이는데 이것이 올빼미의 눈처럼 보인다. 이 부분은 덜 이온화된 성운의 가스로 덮여 있다. 바람둥이 신 제우스와 칼리스토 이야기 그리스신화에서 큰곰자리는 제우스(Zeus)와 사랑에 빠진 아름다운 님프이자 사냥꾼인 칼리스토(Callisto)의 별자리다. 칼리스토는 아르카디아의 왕 뤼카온의 딸이고, 달의 여신이며 사냥과 순결의 여신인 디아나의 시녀였는데, 님프 중 가장 아름다워 디아나의 특별한 총애를 받았다. 그런데 그녀에게 반한 주피터가 디아나 여신의 모습으로 변신한 후 유혹한다. 나중에 칼리스토가 임신한 것을 알아채고 노발대발한 디아나는 순결의 의무를 저버린 님프를 그녀의 무리에서 쫓아낸다. 그 후 칼리스토는 홀로 제우스의 아들 아르카스(Arcas)를 낳는다. 제우스의 아내 헤라는 항상 남편의 여성 편력에 골머리를 앓았고 그의 연인들과 자식들에게 잔인한 복수를 하곤 했다. 이번에도 질투심에 불탄 헤라가 가만있을 리 없었다. 헤라는 칼리스토를 곰으로 만들어 숲을 배회하며 여생을 보내게 만든다. 많은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늠름한 사냥꾼이 된 아르카스는 숲에서 곰 한 마리를 만나는데, 바로 곰으로 변신한 가엾은 칼리스토였다. 어머니인 줄도 모르고 아르카스가 곰을 향해 창을 던지려고 하자, 제우스는 재빨리 칼리스토의 꼬리를 잡고 하늘로 들어 올려 별자리로 만들어 주었다. 이때 아들 아르카스도 같이 별자리로 올려주었는데, 이것이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의 별자리 신화다. 미술사에 빛나는 수많은 거장이 칼리스토와 제우스 그리고 아르카스의 슬픈 이야기를 명화로 남겼다. 17세기 바로크 미술양식의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는 역동적인 구성과 화려한 색채로, 종교적·신화적 주제와 역사화·초상화를 그렸다. ‘주피터와 칼리스토’ 역시 그가 좋아한 신화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써, 루벤스의 특징인 관능적인 누드 묘사가 압권이다. 사선 구도로 두 여인이 화면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왼쪽 아래 구석에 화살통이 놓여 있고, 이 통 위에 오른손을 짚고 비스듬히 몸을 젖힌 칼리스토가 붉은 천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 고개를 약간 숙인 상태로 눈을 치켜떠 맞은 편 여자를 쳐다본다. 디아나로 변신한 제우스는 한쪽 어깨와 가슴을 드러낸 채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만진다. 뒤에서 독수리 한 마리가 이들을 보고 있고, 어두운 나무숲이 뒷배경으로 펼쳐져 있다. 멀리 풍경과 저녁노을 진 하늘이 보이고, 석양빛의 불그스레함은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티치아노 베첼리오(Tiziano Vecellio)는 16세기 베네치아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화가다. 화려하고 풍부한 색상과 질감 표현에 중점을 둔 베네치아 화파의 지도자로서, ‘작은 별들 가운데 있는 태양’이라고 불릴 만큼 화가로서 그의 명성은 대단했다. 티치아노의 천재성은 초상화·풍경화·역사화·종교화 등 모든 회화 장르에서 나타났다. 티치아노는 화가인 동시에 훌륭한 이야기꾼이었다. 티치아노는 스페인의 펠리페 2세의 주문을 받아 ‘포에지(Poesie)’ 연작을 그렸다. ‘포에지’는 고대 로마의 시인이었던 오비디우스의 시집 변성(Metamorphoses)에 나오는 신화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일곱 가지 주제로 구성된 ‘포에지’ 연작은 티치아노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디아나와 칼리스토는 그중 하나다. 디아나의 명령에 따라 동료 님프들에 의해 옷이 벗겨져 칼리스토의 수태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을 묘사하고 있다. 디아나와 님프들의 누드가 연출하는 격렬한 몸짓과 다양한 포즈가 매우 육감적이다. 만지면 그 촉감이 느껴질 것 같은 여성의 피부는 티치아노 특유의 세련된 기술과 풍요로운 색상으로 표현되어 관람자의 관음증적 시선을 끈다. 다음 작품들은 곰으로 변신한 칼리스토가 숲에서 아들 아르카스와 대면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오비디우스는 변성에서 칼리스토의 변신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그녀의 팔 위로 털이 덮인다. 그녀의 손톱은 발톱이 된다. 그녀의 입술은 흉측한 턱으로 자란다. 말 대신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새어 나온다.’ 겉모습은 곰이지만 사실은 여자인 그녀는 이제 비극적인 운명에 의해 사냥꾼의 사냥감이 된 것이다. 곰 한 마리가 왼쪽의 나무가 우거진 어두운 덤불에서 나온다. 주피터와 칼리스토의 아들 아르카스가 활을 당긴다. 아르카스의 금발이 산들바람에 상쾌하게 흩날리고, 활과 화살, 화살통에 햇빛이 비쳐 황금색으로 반짝거린다. 이 화사한 풍경은 곧 펼쳐질 비극적인 사건과 대비를 이루고 있다. 바위투성이의 해안선 근처에 고대 영웅의 복장을 떠올리게 하는 갑옷을 입은 아르카스가 곰에게 창을 겨누고 있다. 암곰 칼리스토는 몇 년 동안 숲을 배회하다가 이제 성인이 된 아들 아르카스를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다. 화가는 어미 곰이 아들을 알아보는 순간을 웅크린 곰의 날카로운 시선을 통해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 (정문정 지음, 문학동네 펴냄, 256쪽, 1만6,000원) 시원하게 할 말 다 하면서도 절묘하게 선은 지키는 사람을 부러워해 본 적 있는가?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섬세한 말과 태도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글을 쓸 때는 원하는 바를 논리정연하게 전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신경 쓰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는 팁을 알려준다. 아빠의 진심이 너에게 닿기를 (은빛 신사 지음, 맑은샘 펴냄, 216쪽, 1만5,000원) 60대 아빠가 사회 초년병인 20~30대 두 자녀에게 전하는 33가지 삶의 지혜. 젊은이들이 부모 세대보다 실수나 실패는 최대한 줄이고, 당당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인간관계부터 돈 관리, 원칙과 요령을 오가는 기술까지 연륜이 묻어나는 삶의 노하우가 감동을 전한다. 감정의 이해 (엠마 헵번 지음, 김나연 번역, 포레스트북스 펴냄, 240쪽, 1만6,800원) 감정은 우리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감정은 마음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다. 그래서 받아들이기 힘든 불편한 감정일지라도 외면하려 하기보다는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현명히 다루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책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좋은 감정을 가꾸는 데 도움이 되는 습관을 소개한다. 수석교사가 콕 짚어 주는 핵심 교직실무 (정일화 등 지음, 학지사 펴냄, 240쪽, 2만2,000원) 교사가 옳은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실무 처리 방법을 담았다. 교사의 길을 두드리며 안전하게 나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윤리적 기준과 법령, 적합한 역할 수행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단순한 행정처리를 넘어 교사로서의 핵심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교육의 변화부터 학급운영·상담·학교행정까지 업무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망라했다. 사춘기를 위한 진로수업 (소향 등 지음, 생각학교 펴냄, 248쪽, 1만5,000원) 진로에 대한 정보는 넘쳐나지만 진로를 찾아야 하는 이유나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많지 않다.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도 잡기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진로의 기본이자 핵심인 자신을 이해하고, 나만의 가치관을 만드는 과정과 방법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진로탐색의 가장 큰 핵심은 자기이해와 경험이라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청소년을 위한 사회문제 탐구 에세이 (구정화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300쪽, 1만6,800원) 사회탐구를 시작하는 청소년을 위한 안내서. 사회현상에 대해 질문하고 이를 직접 탐구하며 논문 형식의 문서로 기록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상세히 소개한다. 사회학의 기본개념부터 연구윤리, 선행연구 인용, 자료조사 방법, 통계, 결과물 작성법까지 논문 작성의 실제를 보여준다. 사회문제 탐구 분야의 주요 이슈인 저출산·고령화, 성불평등, 미디어, 인공지능에 관한 정보도 수록했다. 경제가 뭐니? 머니? (심소희·조윤진 지음, 동아이지에듀 편집부 그림, 마음이음 펴냄, 164쪽, 1만4,500원) 어린이 시사 잡지 시사원정대의 ‘리치북’과 ‘키워드가 머니’에 연재했던 핵심 경제 이슈를 모았다. 1부에서는 수요·공급·세금·물가·인플레이션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기초 경제 개념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최신 시사 경제 이슈의 중요 키워드를 소개하고 그 속에 담긴 경제 트렌드를 살펴본다. 글 잘 쓰는 법 (윤지선 글, 경자 그림, 뜨인돌어린이 펴냄, 172쪽, 1만4,500원) 국민 사회자가 꿈인 민규의 학교생활 이야기를 통해 글쓰기와 친숙해지도록 이끈다. 실수투성이였던 민규가 성장해 나가는 여러 에피소드를 따라가다 보면 여러 종류의 글쓰기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각 장의 말미에 배치한 ‘윤 쌤의 상담실’과 ‘보충수업’ 코너에서는 초등학생에게 유용한 국어 지식과 표현방법을 알려준다.
“6월의 고비, 나는 무능한 교사일까?” 떠드는 아이는 수업을 힘들게 한다. 반항하는 친구는 하루 종일 선생님을 심란하게 한다. 무기력한 학생은 이보다 더 어렵다. 악평이 무관심보다 차라리 낫다고 하지 않던가. 뭘 하든 반응이 없는, 언제나 스마트폰만 찾는 아이들, ‘최소성취보장제’ 덕분에 이런 친구들은 선생님들의 최고 관심 학생이 되곤 한다. 그들은 언제나 모든 일에 심드렁하기에 성적이 바닥에 다다랐을 터. 그래도 교사는 아이들을 일깨워야 한다. 이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교도 겨우 나오는 판인데, 이 아이들에게 공부 의욕을 어떻게 불어넣는단 말인가. 장마와 더위가 찾아드는 6월은, 선생님에게 무기력과의 싸움이 본격화되는 시기다. 무관심·짜증·신경질 섞인 얼굴을 마주하고 있자면 자괴감이 밀려든다. “나에게 선생님이 맞는 직업일까? 나는 무능한 교사 아닐까?”라는 의문이 꼬리를 물고 떠오르기도 한다. 이런 고민에 휩싸이신다면, 경영 사상가 다니엘 핑크(Daniel H. Pink)의 동기이론을 살펴보셨으면 좋겠다. “PBL, 효과 만점인 영혼의 MSG” 다니엘 핑크는 줄기차게 ‘동기 3.0’을 이야기한다. ‘동기 1.0’은 먹고 자는 일 같은 생존욕구를 뜻한다. ‘동기 2.0’은 처벌은 피하고 보상은 누리려는 욕망이다. 동기 2.0은 우리 생활에 너무나 널리 퍼져 있어서 특별하다는 느낌이 전혀 안 들 정도다. 나는 이를 ‘PBL’로 풀어 설명하려 한다. PBL이란 점수(Point)·등급(Badge)·등수(Leaderboard)를 줄인 말이다. 인간은 무리를 지어 사는 동물이다. 집단 밖으로 밀려나면 살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이들의 평가에 예민하다. 내가 뒤처져 쓸모없다고 여겨지지는 않는지, 다른 이들이 함부로 자신을 대하지 않는지 등등을 신경 쓰느라 늘 날이 서 있다. PBL은 이런 불안감을 흔들어 깨우는 장치다. “고객님, 포인트 3천 점이 있고요, 지금 골드 등급입니다. 구입 액수로는 1,500등 정도인데요, 1,000등 안에 드시면 플래티넘 등급으로 올라갈 거예요.” 판촉전화에서 흔히 듣는 이야기다. 누가 뭐라 하지 않는 데도 등급이 낮고 순위가 떨어진다는 말을 들으면 조급해진다. 아이들이 빠져드는 게임은 PBL의 끝판왕이라 할 만하다. 한 판이 끝날 때마다 몇 포인트를 올렸는지, 속한 티어(tier)가 높은지 낮은지, 한 수준 높은 집단에 속하려면 얼마나 등수를 올려야 하는지를 줄기차게 확인시켜 준다. 이 점에서는 학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점수 매기기와 등급을 산출하고 성적 줄 세우기는 교육의 일상적인 활동 아니던가. 교원능력개발평가와 성과급도 PBL을 이용하여 일할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라 할 만하다. 여러 곳에서 널리 쓰인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확실하게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다니엘 핑크라면 PBL에 단호하게 고개를 흔들 듯싶다. 왜 그럴까? PBL은 결코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기부 기재 때문에 엄청나게 책을 읽은 학생에게 독서가 즐거울 리 없다. 석차와 성과로 인정받으려 아득바득하는 사람이, 배움이 주는 보람을 오롯이 누릴 리도 없다. 우리 학생들의 학습량이 예나 지금이나 엄청난 데도, 책 보는 인구는 왜 이토록 적은지 생각해 보라. 먹기 싫은 나쁜 음식도 MSG를 뿌리면 먹을 만해진다. 그러나 MSG가 건강에 이롭지는 않다. PBL도 마찬가지다. 이는 하기 싫은 활동을 하게 하는 ‘영혼의 MSG’일 뿐이다. 이쯤 되면 다니엘 핑크가 권하는 동기 3.0이 이해될 듯싶다. 이는 ‘더 유능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타고난 욕구’를 일컫는다. “몰입, 그리고 X-I 이론” 다니엘 핑크는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의 ‘몰입(flow)’을 끌어들여 ‘동기 3.0’을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자기를 잃어버릴 만큼 무엇에 빠져든 순간에 행복을 느낀다. 너무 집중한 나머지, 고개 들어보니 시간이 훌쩍 흘러가 버린 경험을 떠올려 보라. 가슴이 뿌듯한 보람으로 가득했을 터다. 이럴 때는 평소에 자신을 따라다니던 걱정 근심도 자리 잡을 곳이 없다. 아이들이 게임이나 연예인 ‘덕질(?)’을 하는 이유도 몰입감에서 찾을 수 있겠다. 헛헛하고 불편한 마음도 게임이나 연예인에 빠져있을 때만큼은 사라진다. 하지만 이런 몰입의 경험들이 바람직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이런 일이 잦아질수록 세상과는 멀어지며, 불안감도 커지는 탓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몰입을 이끌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니엘 핑크는 자신이 펼치는 동기에 대한 설명을 ‘X-I 이론’이라고 부른다. 이는 ‘외재적(eXtrinsic)’ 동기와 ‘내재적(Intrinsic)’ 동기를 줄인 말이다. 외재적 동기는 PBL처럼 무언가를 얻기 위해 애쓰게 만드는 힘이다. 반면 내재적 동기는 자신을 더 좋고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다. 다니엘 핑크는 우리 모두에게는 내재적 동기가 있다고 잘라 말한다. 아무리 상대하기 어려운 학생도, “내가 너에게 칭찬해 주고 싶은 점이 있어. 들어볼래?”라고 말하면 귀를 기울이기 마련이다. 이때는 눈가에 푸르게 피었던 반항기도 한풀 꺾인다. 누구라도 가슴 속에 자신이 더 낫고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고픈 갈망이 있다는 의미다. 다니엘 핑크는 상대에게 ‘자기다워지려는 모습’을 칭찬해 주라고 충고한다. 성과 말고 노력하는 모습 자체를 바라보고 격려하라는 의미다. 나아가 바람직하게 거듭나려는 노력이 지루하고 힘들다는 사실도 인정해 주어야 한다. 괴로운 마음을 읽어주고 알아주기만 해도 한결 기분이 나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의 애씀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찬찬히 들려주어야 한다. “내가 나다운 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장에서 아이들과 씨름해 본 선생님이라면 이 ‘지당한 말씀’이 얼마나 실천하기 어려운지를 잘 안다. 그래서 다니엘 핑크는 ‘점근선 이론’을 들려준다. 점근선은 끝없이 목표한 선을 향해 나아가지만, 결코 맞닿지 않는 곡선이다. 선생님의 노력 또한 그렇다. 우리는 완벽한 수업, 완전한 생활지도를 위해 애쓰지만, 이는 결코 이루지 못할 꿈이다. 그래도 우리는 이런 노력 속에서 더 좋은 선생님으로 거듭난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여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그다운 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윈스턴 처칠이 강인하고 결단력 있는 지도자였던 장면은 그의 전체 인생으로 볼 때 매우 짧다. 오히려 그는 스스로가 ‘검은 개(black dog)’라고 불렀던 우울감에 줄곧 시달렸다. 로마 황제 가운데 가장 높은 인품을 갖춘 자 중 하나로 손꼽히는 베스파시아누스는 또 어떤가. 그조차도 화에 휩싸여 노예의 눈을 뽑아버리게 한 후, 크게 후회한 적이 있다. 위대한 인물도 이러한 데, 평범한 우리가 줄기차게 노력하여 스스로를 바람직하게 바뀌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다니엘 핑크는 우리에게 바라는 수준을 현실에 맞추라고 조언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일을 시작하고 나서 사흘째 되는 날에 자신이 그 일의 거장(巨匠)이 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3,000일째 되는 날에는 거장이 될 것이다.” 이 말은 무력한 학생들 탓에 매일 좌절을 곱씹는 선생님들에게도 깊이 다가가는 위로이기도 하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오늘, 내일의 노력만으로 180도 다른 인간으로 거듭나는 경우는 없다. 선생님은 아이를 싹 틔우는 햇살처럼 오래도록 한결같이 비추어 주어야 한다. 무력한 학생을 일으켜 세우기에 앞서, 선생님이 먼저 힘든 상황을 끈기 있게 버티는 튼실한 정신의 근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소리다. “버티고만 있어도 나아가는 것이다” 링컨은 ‘노예제도를 없앤 사람’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대공황을 이겨낸 대통령’이다. 누군가의 부모님은 ‘자녀들을 훌륭하고 행복한 사람으로 키워내신 분’으로 삶을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다니엘 핑크는 우리에게 물음을 던진다.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은 나는, 나의 교사로서의 삶을 어떻게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 야구에서는 3할만 넘겨도 뛰어난 타자다. 이는 열 번 나와서 일곱 번 죽는 수치다. 삶에서도 당연히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많다. 이를 받아들일 때 선생님도 무기력한 학생들을 대할 때의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프로란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은 날에도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다니엘 핑크가 들려주는, 동기이론의 핵심이다. 학생이 바뀌지 않더라도, 내가 나아지지 않더라도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이라도 우리는 의미 있는 성장을 하는 셈이다. 버티는 일이 곧 조금씩 나아가는 길임을 생각하며 힘내시길 바란다.
들어가며 지난 호에서 이야기한 교사 분노폭발 조절방안으로서의 ‘자제력 강화훈련’은 체제이론(system theory) 관점에서 보면 체제 하위요소 중에서 ‘전환’과정을 조절하는 것이다. 체제이론은 투입(input)-전환(throughput)-산출(output)-환류(feedback), 그리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environment) 등의 하위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분노를 유발하는 강한 투입요인이 발생하더라도 다양한 자제력 강화훈련을 통해 대응력을 갖추면 산출인 분노폭발이 조절된다. 분노가 폭발하지 않도록 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투입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예방기법·사전통제기법이다. 교육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사의 분노폭발에 영향을 미치는 투입요소에는 학생·학부모·관리자 등의 인적요소만이 아니라 근무여건 등의 다양한 요소가 있다.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학생이다. 학년 초부터 규칙과 수칙 제정은 물론 조직화·행동경영 등의 학급경영기법을 동원해 학생들을 잘 이끌어 가면 학생들의 교사 분노 유발행동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분노 유발행동이 줄어들면 교사의 분노 정도가 낮아질 것이므로 분노폭발이라는 결과 또한 줄어들 것이다. 자제력 고갈과 분노를 자주 경험하는 교사의 경우에는 이하에서 이야기하는 ‘투입’ 관점에서 학생들의 부적절한 언행요인을 분석하여 필요한 대응을 생각해 봐야 한다. 자신의 학급경영역량이 부족하다면 관심을 갖고 필요한 역량을 길러가야 한다. 자제력 고갈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은 채 그냥 지나치면 순간적으로 폭발한 분노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학급경영역량 강화를 통한 분노폭발 조절방안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분노 유발 학생 이해 _ 서열의식과 가면(페르소나) 개·물개·돌고래 등 우리와 말이 통하지 않는 다양한 동물들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도록 훈련할 수 있다면, 말이 통하는 인간을 훈련하는 것은 더욱 쉬울 것이라고 이야기하던 심리학책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언뜻 들으면 그럴싸한데 현실은 녹록지 않다. 주인에게 대들거나 문제를 일으키던 개가 조련사 앞에서 금방 다소곳해지거나 문제행동을 중단하는 것을 모 방송사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프로에서 본 적이 있다. 주인에게 대드는 개는 자신이 주인보다 서열이 높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러한 개에게는 조련사가 힘겨루기를 통해 주인이 개보다 서열이 높음을 인식시켜 주고, 주인을 따르도록 훈련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다. 동물만이 아니라 사람도 상대를 봐가며 행동을 달리하는 경향이 있다. 주말부부를 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당시 주중에는 부인 혼자서 초등학교 고학년 아들과 중학생 아들을 돌보며 생활했다. 아이들이 늘 엄마에게 대들고 말도 잘 듣지 않는다고 하여 주말에 집에 가면 혼을 내야겠다고 벼르고 가보면 아이들이 유순한 양처럼 엄마 말을 잘 들어 혼을 내지도 못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는 어느 정도 물리적 힘을 갖게 된 아들들이 엄마보다 자신들의 서열이 더 높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여 말을 듣지 않고 대들다가, 자신들보다 서열이 위인 강한 아빠가 나타나면 그의 앞에서는 그가 바라는 대로 행동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초등학교에서는 담임에 따라 학생들의 수업시간과 평상시 생활모습이 다르고, 중등학교에서는 교과선생님에 따라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바뀐다. 유사한 모습을 대학 강의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학 2학년 대상 강의를 하던 한 교수가 학생들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교재를 가져오지 않는 학생들이 많고, 수업 중에 자거나 떠드는 학생,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학생, 수업내용과 무관한 책을 내놓고 공부하는 학생, 강의 중에 자주 들락거리는 학생 등 문제학생이 너무 많아 도저히 강의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기말시험 후 성적 열람기간이 되자 평소에는 열심히 하지 않던 학생들이 대거 찾아와서 자기가 왜 낮은 학점을 받았는지 설명해 달라, A를 받은 학생들은 보고서나 시험 답을 어떻게 썼는지 자기 것과 비교해서 설명해 달라 등등 이의제기도 많았단다. 그래서 명퇴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동일한 학생을 가르치던 다른 교수는 그와 다른 이야기를 했다. 수업 중에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이 별로 없었고, 성적 열람기간에도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강의 중에 교수를 무시하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무의식적이고 본능적인 서열 결정 결과일 수 있다. 첫 시간에 교수가 보여주는 언행, 그에 대한 사전 정보, 강의 진행 모습과 전문성 정도, 교수의 인품 등등 다양한 요소를 토대로 학생은 무의식적으로 해당 교수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페르소나(가면)를 쓰게 된다. 학생들은 한 번 쓴 가면을 특별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벗으려 하지 않는다. 내가 상대를 존경하여 자발적으로 그를 따르고자 하는 것도 일종의 서열의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 집단의 학생들이 교수에 따라 서로 다른 행동을 보였던 이유는 무의식적인 서열의식이 작용한 결과일 것으로 짐작된다. 동물들은 서열을 기준으로 상대에 대한 행동방식을 결정한다. 만나면 싸우거나 으르렁거리는 등의 기 싸움을 통해 먼저 서열을 정한다. 과거에는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 사이에 명확한 서열이 정해져 있고, 학생들도 대체로 이를 받아들였다. 그래서 자제력을 상실할 만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학생이 교사에게 대들거나 교사를 열받게 하는 문제행동은 드물었다. 그러나 이제는 평등의식 확산, 체벌 금지, 인권존중 등으로 인해 교실 안에서 교사와 학생 간의 서열관계가 희박해졌다. 물론 교사에게 대들거나 문제행동을 서슴지 않고 하는 학생이 증가한 이유 중에는 이러한 요인 외에도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교사의 자제력을 고갈시키는 특수아동 혹은 경계선상 아동의 극단적인 행동은 이 분석의 범위에 들지 않는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을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는 학생 때문에 자제력이 쉽게 고갈된다면 그것을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전문상담사를 비롯한 전문가나 학교경영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입 변화를 위한 학급경영 기법 가. 학급경영 전문가 교사의 사례 학생들로부터 ‘차마왕’으로 불리는 초등 학급경영 전문가 선생님의 사례를 간략히 소개한다. 학생들을 변화시켜 ‘자율이 있는 평화로운 교실문화’를 만들어 놓으면 아이들이 교사의 분노를 유발하는 행동을 잘 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한 아이가 있더라도 다른 아이들이 나서서 그 아이의 언행을 조절하게 될 것이다. 학년 초에 학생들의 생활훈련·학습훈련을 위해 투자한 시간은 1년을 통해 돌아보면 50배 이상의 시간과 노력 절감효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학급경영 원리가 있다. 학년 초의 바람직한 학급문화 및 학생 개인의 바람직한 행동 형성을 위한 교사의 노력은 분노폭발을 1/50 이상 줄이게 될 것이라는 말로 이해해도 된다. 나. 투입 변화를 위한 학급경영 물리적인 힘을 포함한 강제력을 통해 학생들이 교사의 말을 따르게 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교사의 자제력을 고갈시키거나, 분노를 폭발시키는 행동을 자제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에서 오래전부터 발달해온 ‘학급경영(classroom management)’ 접근법에는 체벌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 집단의 학생들이 하나의 학습공동체로서 교사를 조직의 지도자로 받아들이고, 상호존중하며, 서로 성장해 가도록 돕는데 필요한 제반기법이 담겨 있다. 교사가 학급경영기법을 체득하고 실천하면 학생들은 교사를 진정한 지도자로 받아들이며, 한 학기 혹은 한 해를 함께 여행할 준비를 하게 된다. 학급경영 분야 중에서 학생들이 강의 중에 바른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규칙과 수칙’ 경영기법은 대학 강의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하나의 기법에 불과하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목표 공유, 조직화, 수업경영, 규칙과 수칙 경영, 행동경영, 시기별 경영 등 제반기법에 익숙해야 한다(박남기 외, 2017). 초등교사는 한 담임이 일 년 동안 한 집단의 학생들과 생활하기 때문에 학급경영역량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중등교사나 대학교수의 경우에는 여러 개의 학급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다른 차원의 학급경영역량이 필요하다. 학급경영역량을 갖춘 교사는 이른 시간에 학급구성원을 ‘완성단계’로 이끌어갈 수 있으므로 학생들과 충돌하는 경우가 적다. 그 결과 학생들이 교사의 자제력을 고갈시키거나 분노를 폭발시키는 행동을 하는 사례도 줄어든다. 교사의 학급경영역량이 부족하면 한 학기 혹은 한 해가 다 지날 때까지 학생들과 ‘충돌단계’에 머물러 있게 된다. 이러한 학급에서 교사는 교사대로 자제력 고갈과 분노폭발 경험으로 힘들고, 학생들은 무능한 소대장 탓에 지치고 부상을 당해 고지에 도달하지 못한 채 한 학기 혹은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된다. 맺는말 자신의 자제력을 고갈시키는 행동을 접한 상황에서 대처하는 것보다 분노를 일으키는 투입요인을 조절하는 것이 감정적 에너지와 시간 소모 차원에서 훨씬 더 효율적이고, 목적 달성 차원에서도 훨씬 더 효과적이다. 이를 위한 교사들의 학급경영역량은 갈수록 중요해지는데 교사양성 프로그램에서 ‘학급경영’이라는 과목명은 사라진 지 오래되었고, 학급경영 과목 대신 만들어진 ‘교직실무’ 학점은 3학점에서 2학점으로, 심지어 1학점으로까지 줄어들고 있다. 교사가 갖춰야 할 필수역량인 ‘학급경영역량’에 대한 국가와 교육청 그리고 교직단체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개운중에 배정받았을 때 첨엔 고민 좀 했죠. 솔직히 ‘보내도 되나’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서 아이가 확 달라지더라고요. 쑥스러움이 많아 걱정했는데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동아리활동도 열심히 해요. 지금은 학교 가는 걸 너무 재미있어합니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은진 씨는 “지역 맘카페 등에서 어떻게 하면 그 학교에 갈 수 있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며 “그럴 때마다 뿌듯하고 어깨가 으쓱거린다”고 말했다. 교사와 학부모 관계는 동반자이자 협력자이다. 대화와 소통으로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가장 중요한 교육구성원이다. 좀 더 나은 교육,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교육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나서면서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학교가 있다. 서울 성북구 북한산로에 위치한 서울개운중학교가 주인공이다. 그저 그런 ‘산꼭대기 학교’에서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교, 지역사회에서 부러움을 사는 학교로 변신한 비결이 뭘까? 학부모 송원영 씨는 교사들의 헌신을 첫손에 꼽았다. “개학한 지 한두 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선생님들이 학생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해 맞춤형으로 세심하게 지도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등교맞이를 할 때면 선생님들이 학생 이름을 다 외워 한 명 한 명 불러주며 관심을 쏟는다. 처음엔 주뼛거리며 어색해하던 학생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을 열고 선생님을 따른다. 이뿐 아니다. 기념일이면 조그만 봉지에 간식을 담아 “얘들아, 힘내!” 하면서 나눠주는 선생님, 좋은 일이 건 슬픈 일이 건 장문의 편지를 써서 학생들을 축하하고 위로하는 선생님, “넌 뭐든 할 수 있어”라는 말로 자신감을 심어주는 선생님, 학교생활에서 누구 하나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모두에게 역할을 맡겨 소중한 존재임을 심어주는 선생님 등 개운중에는 정성과 사랑이 넘친다. 학부모 강민경 씨는 “열심히 가르친다고 월급 더 주는 것도 아닐진대, 아이들 하나하나에 열과 성을 쏟는 선생님들에게 고맙고 안쓰러운 마음이 앞선다”면서 “아이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볼 때면 ‘우리 학교 참 좋은 학교구나’라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개운중 변화의 원동력은 선생님들 열정과 헌신 이러한 변화의 주역으로 학부모들은 이화영 교장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해 9월 부임한 이 교장은 개운중을 활력이 넘치는 학교로 탈바꿈시켰다. 강력한 신뢰를 바탕으로 학생과 학부모 힘을 모아 교육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불과 반년 사이 자율동아리는 20개로 늘어났다. 축구·배구·피구·풋살·족구·농구·배드민턴 등 스포츠클럽 활동 역시 인근 학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왕성하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야구점퍼와 맨투맨 티셔츠를 생활복으로 삼아, 학생들의 편의를 제공했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성북강북교육지원청 관내에서 선두를 다투는 톱클래스다. 이 교장은 이미 전임 학교에서 괄목할 대학 진학 실적으로 주위를 놀라게 한 인물. 학생 지원율이 28%에 불과했던 학교를 98%로 끌어올려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선호학교로 바꿔 놓았다. 열정은 개운중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침등교시간이면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맞이한다. 점심시간엔 급식지도에 참여한다. 시원시원한 스타일답게 칭찬은 화끈하게, 잘못했을 땐 따끔하게 혼도 낸다. 하지만 학생들에 대한 사랑은 여느 부모 못지않다. 그런 이 교장을 학생들도 잘 따른다. 심지어 여자친구한테 고백했는데 반응이 없다는 등 연애상담까지 할 정도다. 실제 교장실엔 언제나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학부모들은 입을 모은다. 지역주민들에게도 이 교장은 유명 인사다. 그는 틈나는 대로 학교 주변을 돌면서 지역주민들에게 싹싹하게 군다. 교장의 권위 대신 학생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져줄 것을 고개 숙여 부탁한다. 그래서일까. 예전엔 학교 주변에서 흡연하는 학생들을 가끔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자취를 싹 감췄다. 한 학생을 기르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을 실천하는 학교다. 교장실은 사랑방 … 학생들 연애상담도 작년 축제 땐 이런 일도 있었다. 개운중에도 체육관이 있지만 규모가 작아 전교생이 한데 모일 수 없다. 인근에 위치한 대학교 시설을 빌리면 좋은데 학교예산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하는 수 없이 학교에서 멀리 떨어졌지만, 예산 부담이 적은 성북구민회관 대강당을 사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학생들의 이동거리. 뉴타운과 구도심이 혼합된 지역이어서 교통도 불편하고, 안전사고 위험도 있었다. 학부모회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고심하던 이 교장은 그로부터 한 달 동안 아파트 단지와 구도심 지역을 매일 돌아다니며 학교에서 구민회관까지 가장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는 루트를 찾아 나섰다. 마침내 축제를 이틀 앞둔 지난해 11월 8일,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이 전달됐다. 가정통신문에는 축제를 알리는 소식과 함께 한 장의 지도가 첨부됐다. 지난 한 달 동안 이 교장이 발품을 팔아 만든 구민회관까지 이동경로를 표시한 지도였다. 지도에는 학생들이 헷갈리지 않게 손세차장 앞, 공중전화 부스 등 10군데 주요 포인트가 번호순으로 매겨 있었다. 그리고 ‘건널목을 건너 정류장으로 직진한 다음 ○○아파트 쪽으로 간다. 이때 106동 주차장 쪽으로 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108동 안내표지판 사이로 갈 때는 샛길로 빠지면 안 된다’ 등등 세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그리고 축제 당일, 지도에 표시된 주요 포인트에 10여 명의 교사들이 배치됐다. 그들은 학생들이 지역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세세하게 안내했고, 아무런 사고 없이 축제를 마칠 수 있었다. 학부모들은 학교 측의 열정에 “상상도 못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 교장은 학생들의 교육환경과 학력신장에도 힘을 쏟는다. 개운중에는 각층 복도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일명 ‘개운서재’이다. 도서관이 지하 1층에 있다 보니 5층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조성한 공간이다. 이 교장은 여기에 필요한 책 1,000권을 기증했다고 한다. 인터넷과 디지털문화에 길들여진 학생들에게 책장을 넘기는 손맛을 느끼게 해주고픈 마음에서였다. 학부모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것이 또 있다. 개운중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시험문항이다. 학부모 송원영 씨는 “학원에 가면 인근 중학교 시험문항을 모두 볼 수 있는데, 개운중 것이 가장 우수하다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쉽고 어렵고를 떠나 정말 질적으로 우수한 문항들이 출제되는데 교사들이 그만큼 열심히 공부하고 가르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송 씨는 “개운중에 가면 공부 잘 시킨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귀띔했다. “학교를 믿는다” 학부모들도 적극 동참 학부모회장 김은진 씨는 “학교가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 눈으로 보이고 마음으로 다가오니 학부모들도 학교 일이라면 만사 제치고 참여하게 된다”고 거들었다. 실제 개운중은 학부모회 활동이 활발하다. 작년에 열린 허그데이 때는 학부모와 교사들이 인형탈을 쓰고 교문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안아주고 사탕도 나눠주는 행사를 가졌다. 뜻밖의 환대에 학생들은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등 즐거워했다. “우리 학교 정말 좋은 학교”라는 말이 학생들 입에서 스스럼없이 터져 나왔다. 학부모회 주관으로 열린 김장 담그기 행사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학부모 강민경 씨는 “학생들에게는 선착순 참여라고 안내했지만 얼마나 참여할지는 미지수였다. 요즘 학생들이 김장에 무슨 관심이 있을까 싶어 내심 포기하고 있었는데 무려 100명이 넘은 학생들이 김장을 담그겠다고 찾아와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덕분에 학생·학부모·교직원이 함께한 김장 담그기 행사는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고, 불우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등 봉사의 기쁨을 누렸다.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열심히 하고, 못하는 것은 못 한다고 솔직히 고백합니다. 그래야 믿음이 생기고 신뢰가 오래가는 법이죠.” 이 교장의 학교경영철학이다. 그는 교장을 믿고 열심히 따라 주는 선생님, 헌신적으로 학교를 위해 봉사하는 학부모가 있는 한 개운중은 최고의 학교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코스모폴리탄들은 물리적 경계를 넘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려있으며, 이런 열린 마음으로 인종적·언어적·문화적으로 다양한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중정체성 (multiple identities) 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인종과 인종정체성에 이어 이번에는 언어와 언어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저는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6년 동안 거의 매일 영어수업을 받아왔고, 방과 후에는 영어학원에서 독해·문법·어휘력 등을 공부했으며, 대학에서는 4년 동안 영어영문을 전공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에 유학가기 전 10년 동안 영어를 배우고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제일 힘들었던 것이 방대한 분량(하루에 250~300p)을 영어로 읽고, 쓰고, 토론하고, 질문하는 일이었습니다. 시험을 계속 잘 봐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한 교수가 내 이름을 부르더니, 아무리 시험을 잘 보더라도 질문과 토론에 참여하지 않으면 A를 받기가 어려울 거라고 했습니다. 학점을 중요시 여겨왔던 내게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업 후에 그 교수에게 가서 수업이 끝나기 5분 전에 내 이름을 불러주면 질문을 하겠으니 그리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 교수는 웃으며 그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날로부터 교수는 5분 전에 내 이름 ‘Little Kim’을 불렸고, 나는 준비해 온 질문들을 학기가 끝날 때까지 했습니다. 이중언어자로서의 언어정체성이 이때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언어를 습득하는 것은 학습만으로는 해낼 수가 없습니다. 언어는 듣고 읽는 것을 다양한 경험과 연결해서 말과 제스처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각자의 언어정체성이 확립되기도 합니다. 언어 언어는 일련의 소리나 문자기호로 구성된 의사소통 시스템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특정 지역의 사람들은 말하거나 글을 쓸 때 각기 전혀 다른 소리나 문자기호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언어에는 말하기와 쓰기 외에도 읽기·듣기, 시각적 표현(제스처나 눈 맞춤 등)이 포함됩니다. 언어습득을 위해서는 신체적·인지적·정서적 차원이 필요합니다. 언어학적 관점에서 보는 언어는 음운론·형태소·구문·문법 및 의미론 그리고 그것들을 이해하는 인지과정이 있습니다. 아래의 표는 여러 언어의 문법 및 음 변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회언어학적 관점에서의 언어는 규칙이 있고 특정 그룹이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교사는 다양한 학습자를 위한 콘텐츠 커리큘럼을 준비할 때 인종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관련된 교육을 적용하려는 좋은 의도를 가질 수 있지만, 인종 또는 문화적으로 관련된 교육이 언어적으로 다양한 학생들의 요구를 항상 수용하는 것은 아닙니다(Kubota, 2002). 교사는 언어를 고정된 시스템이 아닌 유동적인 시스템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내에서의 영어는 뉴욕 영어·남부 영어·중서부 영어 등이 있고, 미국 밖에서는 인도영어·영국영어·호주영어 등 세계 각국의 영어가 있습니다. 어느 영어가 더 나은지, 어떤 것이 ‘표준화된’ 영어인지 고민하면서, 고정된 기준에 따라 그 언어를 판단하기보다는, 다양성을 포용하고 언어 차이에 대한 포용적인 태도를 발전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의 많은 기관이 인종적·언어적으로 편향된 언어 이데올로기에 기반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만 쓰는(Monolingual) 백인교사는 종종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백인 상급 및 중산층 영어를 표준화하여 사용하고, 다중언어가정의 자녀들에게 쓰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Cho, 2017). 그러나 인종과 언어 전문가에 따르면 미국에는 법적으로 정해진 표준 영어는 없습니다(Baker-Bell, 2020). 인종 언어학적(raciolinguistic) 관점(Flores Rosa, 2015)은 이상화된 표준 언어를 사용하는 중상류층 백인에서 비백인 특정 인종집단의 구성원에게도 관심과 초점을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표준화된 언어를 쓰는 자녀들에게, 그들이 속한 인종집단에 대한 고정된 부정적인 이념을 인종 언어적 이데올로기(raciolinguistic ideologies)라고 합니다(Rosa, 2016). 언어 정체성 인종적·문화적 정체성과 마찬가지로 언어적 정체성은 사회적으로 구성되며, 정체성은 단일하고 고정된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회적 맥락에서 협상되고 공동 구성됩니다. 따라서 언어적 정체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언어적 정체성이 어우러져서 구성되어 있는 인종적·사회적·문화적·정치적 맥락을 조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Faez, 2012, p.128). 인종에 대한 논의 없이는, 또한 문화적·사회적 맥락 없이는 언어적 정체성을 논의할 수 없습니다(Kubota Lin, 2006). 린데만(Lindemann, 2002)은 말하는 사람의 억양이나 인종과 같은 요인이 영어실력과는 관계없이 학습자가 교사를 이해하고 평가할 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지만 원어민과 유사한 영어능력을 가진 두 교사 중, 학습자가 선호하는 교사는 백인 비원어민입니다(Auerbach, 2016). 파에즈(Faez, 2012)는 독일계 백인과 중국인 1.5세대 교사, 즉 모국어를 습득한 후 미국으로 건너온 원어민과 같은 영어실력을 가진 교사의 연구에서 백인 유럽 1.5세대 교사와 달리 중국 1.5세대 교사(비백인)는 인종적 배경으로 인해 학교 커뮤니티에서 그의 영어가 원어민 수준이 아닐 것이라고 믿었으며, 학생들도 중국인교사의 언어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반대로 백인 1.5세대 교육자(독일 이민)에 대해서는 학교 커뮤니티와 학생들이 교사로서의 특권과 수용을 드러냈습니다. 이 연구는 미국 내에서 비백인 1.5세대 교육자들의 인종적 언어 차별(raciolinguistic ideologies)을 보여준 연구입니다. 언어 정체성의 이해를 위해 아프리칸어메리칸 영어(African American Vernacular English, AAVE)의 고유한 구문 및 음소 규칙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AAVE의 일부 측면은 서아프리카 언어에서 유래했습니다. 예를 들어 표에 인용된 것 같이 많은 서아프리카 언어에는 /th/ 소리가 없으며(Smitherman, 2004), /f/는 종종 /th/ 소리로 사용됩니다(예: /th/ank you 대신 /f/ank you). 구문 규칙에 따라 AAVE에서는 been 및 done과 같은 보조동사가 나타납니다. He been done work: 그는 일을 오래전(과거)에 끝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He had the work done). He done been working: 그는 최근까지 일을 해왔고 오랜 기간 동안 일했다는 의미입니다(He has been doing that work for a long time). 후자의 예는 AAVE의 가장 독특한 특징 중 하나를 보여줍니다. 즉 be 동사와 -ing 동명사를 사용하여 오랫동안 해왔던 습관적인 성격을 띤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백인의 영어를 배운 한국인들은 위의 AAVE를 듣거나 보면 바로 ‘현재완료(have+과거분사, pp)’를 생각하게 되고, 위의 두 영어문장은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교육받은 흑인들은 AAVE를 안 쓰는 경우가 많고, 흑인교사들 또한 그들이 가르치는 흑인학생들에게도 AAVE를 쓰지 못하게 합니다. 왜냐하면 AAVE를 사용하는 사람들(흑인들)은 ‘멍청하고 게으른’ 사람들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상이 쓰던 아프리카언어에서 유래된 AAVE의 위상, 원격 과거 및 원격 위상을 포함하여 쓰는 표현에 부정적 언어 정체성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I like your new dress”에 대한 응답으로 누군가는 “Oh, I been had this dress”라는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이는 화자가 그 드레스를 오랫동안 입고 있었고, 그것은 새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되는 것이지 그 언어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언어의 정체성은 인종의 정체성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 말을 쓰는 사람들의 사회적·역사적·정치적 권력(Power)과 연결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교육자들은 교육현장에서 다문화가정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까지라도, 그들이 가정에서 쓰던 언어의 정체성을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발짝 더 나아가 교육자들은 미국의 AAVE, 다문화가족들의 모국어들을 수용하고 배우면서 다중언어(multilingual) 국가로서 세계화에 한 발짝 가까이 가는 길이 되었으면 합니다.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행동규칙을 직업윤리라고 부른다. 교원은 학생을 교육하고 보호하는 직업이므로, 학생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당연한 직업윤리의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직업윤리를 넘어 다수의 법률은 교원에게 학생 보호를 위한 법적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학생 신변이나 안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사기관 등에 신고해야 할 의무이다. 교원의 신고의무에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른 아동학대범죄 신고의무가 있다(「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 제2항). 이러한 신고의무를 위반한 때에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아동학대처벌법」 제63조 제1항 제2호), 신고의무 위반은 법률 위반이자 직무상 의무에 대한 위반이 될 수 있으므로 「국가공무원법」이나 「사립학교법」에 따른 징계사유가 되어 신분상의 불이익한 조치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신고의무에 대해서 익히 잘 알고 있는 교원들은 이를 성실히 이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현실의 학교현장에서 만나는 다수의 신고상황은 교원을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이러한 딜레마 상황에는 무엇이 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알아보자. Q1. A 학생의 부모가 B 학생을 때렸다면 아동학대 신고의무가 발생하는지 B 학생에게 괴롭힘을 당한 A 학생은 자기 부모에게 이를 알렸다. 화가 난 A 학생의 부모는 직접 B 학생을 만나게 되자 화가 나서 B 학생을 때렸다. 당연히 B 학생의 부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B 학생의 부모는 학교로 찾아와 A 학생 부모의 행동을 알린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교원에게 A 학생의 부모를 B 학생에 대한 아동학대로 신고할 의무가 발생할까? 실무상 가장 많은 질문이다. 답부터 말하자면 교원에게 아동학대 신고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학대’가 아닌 ‘아동학대범죄’에 대해 신고의무를 부여한다. 뭐가 다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동학대범죄’는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를 말하는 것(「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으로,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아동학대’보다 그 범위가 좁다. 교원 등 특정 직종에 아동학대 신고를 하도록 의무를 부여한 것은 부모 등 보호자를 아동학대 당한 피해아동이 직접 신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 사례 같은 경우에는 굳이 교원이 아니더라도 B 학생의 부모가 직접 아동학대 신고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종종 현실에서는 B 학생의 부모가 본인이 직접 신고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교원에게 아동학대 신고의무를 운운하며 대신 신고하라고 하거나, 나중에 교원이 신고의무를 위반했다며 압박하는 수단으로 쓰기도 한다. 사례와 같은 상황은 신고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도록 하자. Q2. 학부모가 자녀에 대한 교원의 아동학대를 주장할 경우, 학교에서 교원을 아동학대 가해자로 신고할 의무가 생기는지 가장 난감한 상황이다. 학교의 관리자 등이 학교에 소속된 교원을 신고해야 하는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앞서 신고의무가 발생하는 이유는 아동이 직접 신고하기가 어렵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임을 설명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라면 학생의 부모가 교원을 신고하면 되는 상황이므로, 굳이 학교까지 신고의무가 생긴다고 해야 하는지 매우 의문스럽다. 그런데 「아동학대처벌법」과 「아동복지법」에서 규정한 보호자의 범위는 단순히 부모나 친권자에 한정되지 않고, ‘아동을 보호·양육·교육하거나 그러한 의무가 있는 자 또는 업무·고용 등의 관계로 사실상 아동을 보호·감독하는 자’까지 보호자라고 하므로(「아동복지법」 제3조 제3호), 교원 역시 보호자에 포함된다. 결국 교원의 아동학대가 있다면 이를 알게 된 학교의 관리자나 다른 교원에게 신고의무가 발생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법 개정을 통해 손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학부모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곧장 신고의무가 발생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청소년보호법」 상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신고의무에 대해 교원이 이를 위반하였다고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가 있었는데, 법원은 ‘신고의무자들이 신고 또는 제보 내용을 합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성범죄가 발생했을 개연성이 있는 경우에만 신고의무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화롭게 해석돼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법리는 아동학대 신고의무에 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이므로, 개별상황에서 학부모 주장이 어느 정도의 근거가 있는지를 판단하여 신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본다. Q3. 피해아동이 신고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해도 신고해야 하는지 상담교사는 학생이 아버지에게 지속적인 폭행을 당한다는 사실을 상담 도중 알게 되었다. 이에 상담교사가 학생에게 아동학대 신고를 해야 한다고 하였으나, 학생은 오히려 상담교사에게 “제발 신고하지 말아 달라. 신고하면 무슨 선택을 할지 모른다”라고 하였다. 상담교사는 학생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 신고를 해야 할까? 이 역시 자주 듣는 질문이지만 해결이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신고의무는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아동학대처벌법」은 ‘직무를 수행하면서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 신고의무가 발생한다고 규정할 뿐 아무런 예외를 두고 있지 않다. 다만 신고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 대상을 ‘정당한 사유 없이 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여(제63조 제1항 제2호),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때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을 뿐이다. 피해아동이 신고를 꺼린다는 것이 여기서 말하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 신고를 권장한다. 그 신고과정에서 수사기관 또는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에게 피해아동이 신고를 극단적으로 두려워하는 상황임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령 너무도 학생이 걱정되어 신고하지 않기로 하더라도 상담교사나 교원 개인만이 알고 덮어두는 것은 곤란하다. 최소한 학교의 관리자와 상의하고, 학교전담경찰관 또는 학교를 자문하는 법률전문가가 있다면 이들에게 의견을 구하자. 이를 토대로 신고하지 않은 정당한 사유가 될 근거들은 마련해 두어야 최소한의 방어를 할 수 있어 보인다. Q4. 의무교육 대상 학생을 부모가 학교에 보내지 않을 때, 어떤 기준으로 아동학대 신고를 해야 할지 「아동복지법」에서는 아동학대에 대해 규정하며,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가 아동학대에 포함된다고 한다(「아동복지법」 제17조 제6호). 여기서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의 대표적인 경우가 의무교육인 초등학교·중학교 학생의 부모가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행위이다. 그런데 막상 구체적인 상황에서 아동학대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다양하다. 누군가 자신들을 감시하고 해를 끼치려 한다는 등의 교육을 통하여 자녀를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1년 6개월간 초등학교에 나가지 않게 한 사건에서는 아동학대가 인정되었다(대구지방법원 2022.6.24. 선고 2021고단1821 판결 참조).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에게 “학교 가지 말라. 중학생이 될 때까지 계속 집에 있어라”라고 하여 6개월간 학교에 가지 못하게 한 사안 역시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보았다(춘천지방법원 2020.8.19. 선고 2019고단668 판결 참조). 반면 몽골 국적의 모친이 몽골에 가게 되어 우리나라 국적의 10살 자녀와 함께 출국해 30일간 초등학교에 등교시키지 아니하여 교육을 소홀히 하였다는 사건에서 법원은 이를 아동학대로 인정하지 않았다(서울고등법원 2022.9.1. 선고 2021노2436 판결 참조). 이러한 판례의 태도에 따르면 자녀에게 의무교육에 참여할 수 없게 한 사유와 기간이 아동학대 여부를 결정하였다고 볼 수 있겠다. 문제는 교원들이 판사나 법률전문가도 아닌데 개별 사안에서 의무교육에 불참시킨 부모의 행위가 아동학대인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2일 이상 결석하는 경우 학교장이 보호자에게 출석을 독촉하거나 의무교육 받는 것을 방해하지 아니하도록 경고하여야 한다고 하고, 이러한 독촉이나 경고에도 3일이 지날 때까지 답이 없거나, 독촉 또는 경고를 2회 이상 한 경우에도 그 상태가 계속되는 경우 교육장 등에게 경과를 통보하게 되어 있다(「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25조). 교육부의 아동학대 예방 및 대처 요령 교육부문 가이드북(2022.2.)에서는 위와 같은 확인과정에서 학생의 신변이나 안전이 확인되지 않거나 결석이 6~8일 지속되면 학교가 경찰로 수사의뢰를 진행한다고 설명한다. 수사의뢰 역시 신고가 되니 이러한 규정과 매뉴얼을 참고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Q5. 신고자에 대한 비밀은 제대로 보장되는지 「아동학대처벌법」은 신고인의 인적사항 또는 신고인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 또는 보도하여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 제3항). 하지만 현실에서는 신고내용에 따라 신고자가 교원임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거나, 수사 도중 학교의 신고임을 추정할 수 있는 정보가 새어 나가기도 한다. 이 때문에 교원으로서는 신고된 학부모 등의 보복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 특히 수사 결과 아동학대에 대한 혐의가 없다는 결정이 있다면 그 원망까지 어떻게 감수해야 할지 걱정이 생겨 신고를 꺼리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이러한 제도의 보완이 향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신변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을 방어하는 방법들을 익혀둘 필요도 있다. 학교는 기본적으로 학생에게 신변과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학부모에게 연락하여 상황을 안내한다. 그렇기에 황당하게도 아동학대로 신고하였음을 학교 스스로 알리게 되는 일도 꽤 있다. 학교의 교원이 아동학대로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릴 의무가 없다는 점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신고나 신고자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는 등의 과정에서 작성되는 문서들은 익명으로 할 수 있다(「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제7조). 관련한 학교의 내부 문서나 교육청 등에 관한 보고 등도 비공개 설정에 주의해야 하며, 학부모가 학교에 전화하여 이를 받은 교직원이 대수롭지 않게 업무담당자를 알려주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교원뿐만 아니라 직원들 역시 이러한 상황을 주의해야 한다.
징계 책임을 물을 정도에 이르지 않은 비위에 대해서는 기관장(학교장) 차원에서 주의나 경고 등의 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실·능동적인 업무처리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해당돼 감경되거나 직무와 관련이 없는 사고로 인한 비위 등의 경우에는 불문경고를 할 수 있습니다. 주의·경고와 불문경고에 따른 불이익 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의·경고 처분 ● 요건 및 효력 ● 처분 방법 가. 처분 대상자에게 경고·주의장 교부 나. 경고·주의 처분대장을 비치하고, 처분일로부터 1년 동안 처분 상황 기록 유지 불문경고 ● 요건 - 적극행정 등으로 징계의결을 하지 않을 수 있거나 징계양정은 견책에 해당되나 감경대상 공적이 있어 감경할 수 있는 경우 - 징계위원회가 불문으로 의결했으나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 ● 인사처리 - 인사기록카드 비고란 또는 감사결과란에 불문경고로 기재. - 법률상 징계처분은 아니나 사실상 징계에 준하는 불이익이 따르는 행정처분에 해당돼 이에 불복 시 소청심사 청구 가능 ※ 대법원 판결(2002.7.26. 선고 2001두3532 판결) ‘불문경고조치’가 비록 법률상의 징계처분은 아니지만 위 처분을 받지 아니하였다면 향후 다른 징계처분이나 경고를 받게 될 경우 징계감경사유로 사용될 수 있었던 표창공적의 사용가능성을 소멸시키는 효과와 1년 동안 인사기록카드에 등재됨으로써 그동안은 장관표창이나 도지사표창 대상자에서 제외시키는 효과 등이 있다는 이유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 처분 효력 가. 감경대상 공적 제외: 추후 징계혐의가 있을 경우에 이전에 불문경고를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불문경고 처분 전의 공적은 감경대상 공적에서 제외 나. 퇴직 포상 제외: 재직 중 징계위원회 의결에 의한 불문경고 처분을 받은 경우 추천 제외. 다만 주요 비위나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 행위가 아닌 잘못으로 불문경고를 받은 자 중 불문경고가 사면 또는 말소된 경우 추천 가능(불문경고, 견책 합쳐 3회 이상 처분 받은 자는 제외) ● 불문경고 처분기록 가. 불문경고 처분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때에 기록 말소 나. 불문경고 처분을 받은 후 1년 이내에 또 다른 불문경고처분을 받은 때는 각 말소제한기간을 합산한 기간이 경과한 때 전·후 처분을 동시에 말소 다. 징계처분과 불문경고 기록이 중복되는 경우에는 선행 징계 또는 불문경고 처분일로부터 기산해 각각의 처분기간과 말소제한기간을 합산한 기간이 경과한 때 전·후 처분을 동시에 말소 주의·경고와 불문경고 QA Q. 주의나 경고 처분에 대해서도 소청심사청구를 할 수 있나요? A. 주의나 경고는 징계에 해당되지 않고 교원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가진 관리자가 단순히 주의 환기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한 권고 내지 지도 행위에 해당됩니다. 공무원 신분에 불이익을 초래하거나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 등 법률효과의 발생을 가져오는 것으로 볼 수 없어 처분성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현재 소청심사청구의 심사대상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Q. 교원징계위원회에서 결정한 불문경고와 불문은 어떻게 다른가요? A. 불문은 징계의결요구된 사안이 국가이익이나 국민 편익을 위한 적극행정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인정되거나 직무와 무관하고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시키지 않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결정될 수 있습니다. 불문은 징계의결서에 ‘불문으로 의결한다’라고 기재되는 반면 불문경고는 ‘불문으로 의결한다. 다만 경고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기재됩니다. 징계위원회에서 불문으로 결정된 경우 교육청은 재심사청구를 하거나 재심사청구 없이 경고나 주의 처분 또는 내부종결로 처리하게 됩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인문사회 융합인재양성사업(HUSS, Humanities - Utmost – Sharing System)’ 신규 연합체(대학) 선정 결과를 5월 31일발표했다. 2023년부터 추진 중인 휴스(HUSS)는 대학 내 학과(전공) 간, 그리고 대학 간 경계를 허물어 인문사회 중심의 융합교육 체제를 구축하고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이다. 3~5개 대학이 분야별로 연합체를 구성한 후 연합체별로 소주제를 자율적으로 설정해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개발·운영하고, 물적·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학사제도 개편 등을 추진한다. 올해는 지역, 사회구조, 글로벌·공생 3개 분야 연합체 선정을 위해 3월 5일부터 4월 25일까지 공모를 진행했다. 신규 선정 연합체는 3년간(2024년~2026년) 매년 약 30억 원 규모의 재정을 지원 받아 대학 간 협력을 바탕으로 융합교육 운영, 성과 확산 등을 추진한다. 대학은 다양한 융합교과목과 직무 실습(인턴십), 현장 전문가 특강, 경진대회 등을 학생에게 제공하게 된다. 지난해는 ‘디지털, 환경, 위험사회, 인구구조, 글로벌·문화’ 분야 연합체를 선정한 바 있다. 대주제로 글로벌·문화 분야에서 선정된 연합체는 소주제를 ‘K-콘텐츠와 글로벌 한국’을 정하고 통합학사를 운영 중이다. 이로써 총 8개 연합체를 운영하게 됐고,총예산은 240억 원이다. 최은희 인재정책실장은 “폭넓은 경험과 역량을 갖춘 융합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대학 안팎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신규 연합체 선정을 계기로 학생이 원하는 교육을 선택하고,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교육혁신에 박차를 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부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유치원’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교육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교총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요구서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회장 이경미·이하 국공유)와 공동으로 3일 교육부 및 17개 시·도교육청에 전달했다. 유아교육법 상 유치원이 아닌 유아 대상 다양한 학원의 불법행위를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아교육법에 의하면 ‘유치원’은 유아교육을 위해 이 법에 따라 설립·운영되는 학교를 말하며, 동법은 유치원의 설립기준, 교육과정 운영, 지도·감독, 평가 교원자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법에 따른 유치원이 아니면 유치원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으며, 명칭 금지의무 규정을 위반할 경우, 시설 폐쇄 명령 및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지난해 서울교육청의 유아 대상 영어학원 조사 결과 불법행위를 한 95곳 학원 중 13곳에서 ‘영어유치원’, ‘국제 학교’ 등의 명칭 불법 사용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그럼에도 ‘유치원’ 명칭 불법 사용이 계속돼 사설학원에 다니고 있는 3~5세 아이들과 학부모가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고 인식한다는 문제가 계속 제기돼 왔다. 교총과 국공유는 이 같은 불법행위가 학교 교육으로서 유치원이 가지는 신뢰를 무너뜨려 유아교육의 질적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공공성을 바탕으로 양질의 유아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법상 명확한 유치원과 유아 공교육의 혜택을 받아야 할 유아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끼친다고 지적했다. 양 단체는 요구서에서 유치원 명칭을 ‘유아학교’로 변경하는 유아교육법 개정도 제안했다. 교총은 일제 잔재 청산 및 학교로서의 유아 공교육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법 개정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장승혁 교총 교원정책국장은 “유치원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유아교육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는 피해는 결국 유아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명칭의 불법 사용에 대한 관리·감독에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기 용인 용마초(교장 박명순)에서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교육과정 중점교육 중 '함께하는 문화(예술체육)교육' 구현을 위해 지난달31일 가족과 함께하는 체육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용마초학생이 포함된 가족 2명 이상이 1팀으로 구성되어 16팀60명 내외로 선착순 신청을 받아 1·2부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많은 가족 구성원의 참여를 위하여금요일 저녁 18시 30분에 1부, 20시에 2부를 시작하는 일정으로 계획하였다. 플로어컬링 종목은 일반 컬링과 규칙은 비슷하나 얼음판이 아닌 마룻바닥에서 가능하도록 스톤에 바퀴가 달린것이 특징이고, 유치부 어린이부터 어르신·장애인까지 모두 참여하기 쉬워가족이 함께 하는 경기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종목이다. 제한선까지 스톤을 정확하게 보내는 선수에게는금메달을 수여하는 등 연습게임도 흥미롭게 진행되어 많은 참가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참가자 중 최연소 선수가 선전하고 학부모의 숨어있던 개인 특기를 발견하는 등 참가 가족들에게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되었다고 많은 학생들이 소감을 전하였다. 박명순 교장은 "많은 가족들이 참여하고 즐겁게 경기에 임하는 모습에 행사를 주최한 학교입장에서 뿌듯하다"며 "좋은 추억이 되어 화목한 가정환경 분위기 조성과 학생들이 즐겁게 학교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인사를 전하였다.
경기상률초(교장 김진만)는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4학년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번 탐방은 무예24기 체험을 통한 조선 무사의 기개를 엿보는 시간과 수원화성 해설사의 전문적인 안내와 함께 장안문, 화서문, 화성행궁, 무예24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수원화성의 북문인 장안문이 첫 번째 탐방 장소였다. 학생들은 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장안문의 구조와 역할을 이해하고, 당시 수원화성이 가지는 방어적 중요성을 배웠다. 이어서 방문한 화서문에서는 수원화성의 전반적인 방어 체계와 성곽의 구조에 대해 심도 있는 설명을 들었다. 특히, 학생들은 성곽을 따라 걷는 동안 조선 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화성행궁은 이번 탐방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학생들은 화성행궁의 여러 전각을 돌아보며, 정조대왕이 수원화성을 건설한 이유와 화성행궁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했다. 해설사의 상세한 설명을 통해, 학생들은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배경을 이해하고, 조선 시대의 문화와 생활을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탐방의마지막 코스는 무예24기 시연이었다. 무예24기는조선 시대의 군사 훈련을 바탕으로 한 무예로, 학생들은 시연을 통해 조선 무사의 기개와 용맹을 직접 느껴 볼 수 있었다. 특히, 학생들은 시연 후 무예 24기의 역사와 중요성에 대해 배우며, 우리 전통 무예에 대한 자긍심을 키울 수 있었다. 상률초 학생들에게는수원화성과 무예24체험의 시간이 역사 체험을 통한 소중한 배움의 계기가되었다. 이에 지도 교사들은 한결같이 "이번 수원화성 탐방은 학생들에게 단순한 관람을 넘어, 우리 역사를 직접 체험하고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하였다. 김진만 교장은 “학생들은 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수원화성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깊이 있게 배웠으며, 이를 통해 한국 역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한층 더 키울 수 있는 기회였다”고 전했다.또"교실 속 계기교육이 아니라 역사적 현장에서 연계되는 체험, 탐방이야말로 살아있는 교육이 될 것이고, 우리 아이들의 삶과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참여를 더욱 확대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체조협회(회장 송기섭)는 1일 도민건강과 체력 증진 및 건전한 여가활동을 위한 제1회 경기도체육회장배 생활체육 체조대회를 서수원 칠보체육관에서 개최했다. 대회에는 체조 동호인, 가족과 지인, 각 시군체조협회장, 대학 교수, 관계 공무원과 시민 등 6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각 시군 체조협회에 속해 있는 생활체조 남녀노소 동호회까지 총 35개 팀 486명이 참가하였다. 참가종별을 보면 유소년부 9개 팀, 청소년부 3개 팀, 일반부 댄스체조 6개 팀, 일반부 건강체조 3개 팀, 일반부 기구체조 2개 팀, 어르신부에서는 댄스체조 7개 팀, 민속체조 3개 팀, 건강체조 2개 팀, 수련체조 1개 팀이 출전했다. 이번 대회 목적은 도민의 건강과 체력증진 및 건전한 여가활동, 명랑한 사회기풍을 고취하고 생활체조 동호인의 저변확대와 대중화에 기여에 있다. 또한 경기도 생활체조 동호인들의 화합과 클럽 간 협동심 및 우호 증진에 목적을 두었다. 참가팀들은 오전 8시 30분부터 서수원칠보체육관에 모여 리허설을 가졌다. 무대에서 음악에 맞추어 최종 리허설 기회를 한 두 차례 가졌다. 오전 10시가 되자 1부 경기 어르신부부터 경기가 시작되었다. 1부 경기 종료 후 개회식에서개회 선언, 경기도체조협회장의 대회사, 경기도체육회장의 격려사, 내빈 축사, 선수대표 선서가 있었다. 2부 경기는 청소년부 더루츠 댄스를 시작으로 청소년부 3개 팀, 유소년부 9개 팀, 일반부 건강체조 3개 팀, 댄스체조 6개 팀, 기구체조 2개 팀 순서로 이어졌다. 심사는 대학교수 5명이 맡았다. 참가팀 인원은 최소 6명에서 최대 24명까지 이르렀다. 경연대회 심사기준은 총 10개 항목이 제시됐다. 사전에 참가팀에게 공지된 심사기준은 구성(안무, 음악성, 창의성, 표현, 조화) 각 10점씩 50점, 실시(정확성, 안전성, 강도, 숙련성, 일치성) 각 10점씩 50점, 합계 100점 만점이다. 객석 뒤에는 참가팀 격려와 홍보 현수막이 내걸렸다. 객석에 자리한 참가자들은 출연 경기팀이 나올 때마다 열띤 응원과 함성, 박수로 성원을 보냈다. 경기팀은 유치원 어린이부터 80대 어르신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운동 복장도 세련되었고 동작도 일치되어 숙련도가 높았다. 생활체조 경연대회 종료 후 심사총평, 시상이 이어졌다. 안주미(신성대 교수) 심사위원장은 총평에서 “유소년 청소년팀들이 다수 출전했는데 축복받은 경기도라 생각한다”며 “생활체조는 대한체육회 지도자 실기종목으로 스포츠 지도자를 양성하는 주요 종목이다. 이번 1회 대회를 계기로 더욱 발전되고 성숙한 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열띤 응원전 속에 경기결과가 나왔다. 영예의 대상에는 일반부 헤라팀(건강체조, 지도자 홍삼아)이상장과 트로피를 받았다. 이어 청소년부 안성시 댄스체조 더루츠(지도자 안미선), 유소년부 건강체조 수원시 라온크루(지도자 김진영), 생활댄스 구리시 동구스(지도자 정아영). 일반부 건강체조 수원시 헤라(지도자 홍삼아), 수원시 댄스체조 마미크루(한소라), 어르신부에는 건강체조 부천시 상동호수(지도자 문명옥), 댄스체조 광명시 화려한 은빛(지도자 김영숙), 민속체조 수원시 포즐사(지도자 이영관)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수원시는 4개 분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대상을 수상한 수원시 헤라팀 홍삼아 지도자는 “경기도체육회장배 첫 대회에서 첫 대상을 건강체조로 받을 수 있어서 영광이자 너무 행복하다”며 “지도자로서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을 거 같다. 그동안 밤늦게까지 시간 내서 연습해주신 회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전한다”고 했다. 경기도대회에 첫 출전한 수원시 ‘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포즐사) 오희강 회장은 “지난 시대회에 이어 도대회 우승으로 정말 감격스러운 6월 첫날을 보냈다”며 “늘 열정과 애정으로 이끌어 주신 선생님과 단결된 모습으로 똘똘 뭉친 회원님들의 화합이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오늘 행사를 총괄 진행한 경기도체조협회 문길영 수석 부회장은 페회사에서 "이번 대회는 생활체조 동호인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로 성공적인 대회가 되었다"며 "생활체조를 사랑하고 생활체조를 함께 하는 여러분들과의 순간순간이 행복했다. 생활체조 동호인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했다. 행사를 주최·주관한 경기도체조협회 송기섭 회장은 “이제 생활체육은 단순히 보고 즐기는 차원이 아니라 직접 뛰고 활동하는 참여 스포츠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가 그동안 갈고 닦아 온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동호인 상호간에 친선과 우의를 다지는 축제와 단합의 한마당이 되었다. 아울러 생활체조 동호인들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늘 생활체조와 함께 하는 동호인 여러분들을 응원하며 감사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