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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통계청이 9월 5일 발표한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합계출산율이 매년 역대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실정에서, 2020년 대비 2030년까지 초등학교 학생수는 269만 3,361명에서 171만 7,057명으로 약 4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길재 외, 2019). 불행히도 초등학교 학생수 감소는 중·고등학교 학생수, 더 나아가 고등교육기관의 신입생 수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에 더해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통계자료가 있다. 지난 3월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월까지 폐교된 전국의 초·중·고 학교수는 3,896개에 달한다. 비록 전남·경북과 같은 농어촌지역이 주를 이루고 있는 측면도 있으나, 서울·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지역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8월 서울시교육청이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봉고를 2024년부터 인근 학교에 통합하겠다고 밝힌 것은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는 서울에서 일반계고가 통폐합되는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구절벽·지방소멸·학교 통폐합 가속화 등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각종 사회적 환경변화에서 비롯된 외부압력 요인의 발생으로 우리나라 교원정책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영향은 크게 ‘직전단계의 교원정책(교원수급·실습·양성·임용)’과 ‘현직단계의 교원정책(교원자격·승진·업무·(재)교육)’ 등에 나타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직전단계 교원정책에 미치는 영향 우선 직전단계의 교원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이는 매우 직관적인 논리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학교 통폐합 증가 추세에 따라 교원정원 감축은 산술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OECD 수준의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같은 방어논리가 작동하기도 하나, 최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란에서 드러난 상반된 인식 차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충분치 못하다. 결과적으로 교원정원 감축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각 시·도교육청의 교원 신규임용 규모 감소 추세를 통해 실증적으로 확인 가능하다. 총량을 줄이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투입(input)을 줄이는 방법이란 걸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결국 이런 교원수급 정책기조는 예비교사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차적으로 임용이 안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교·사대에 매력을 느끼고 진학할 인재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직 임용에만 몰두해야 하는 현실에서 교·사대 학생들의 투철한 사명감·교육관 정립을 기대하는 것도 철 지난 낭만에 불과하다. 이와 더불어 교육실습 역시 파행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교사의 꿈을 안고 교·사대에 입학한 훌륭한 인재들이 공교육으로 유입되지 못하는 손실도 적지 않을 것이다. 2021년 교육대학의 학업중단율이 역대 최고치인 2.4%를 기록한 점은 이와 같은 현상을 잘 대변해 준다. 그동안 직전단계의 교원정책은 예비교원의 전문성을 조기에 확보하고자 다양한 발전방안들을 모색한 바 있다. 예컨대 교육실습학기제를 포함해 교육기간을 5년(혹은 6년)제로 확대하는 방안, 교원전문대학원 도입 방안 등이 논의되어 왔다. 하지만 교원 신규임용 TO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런 논의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공계의 ‘반도체학과’처럼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설사 임용이 되더라도 높은 수준의 경제적 보상이 뒤따르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교직에 입직하기 위해 긴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는 것은 이른바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20년 이상 지지부진해 왔던 교·사대 통폐합 추진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2021년 강득구 국회의원실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방 모 교육대학의 임용률은 2018년 84%에서 2019년 71.9%, 2020년 62.9% 등 최근 3년간 임용률이 21.1%P나 감소했다. 직전단계에서의 교원양성 및 수급체제에 전반적인 재구조화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현직단계의 교원정책에 미치는 영향 다음으로 현직단계의 교원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교육계에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오랜 격언이 있다. 이는 보통 우수한 교사가 양질의 교육과정을 운영함으로써 공교육의 질이 보장될 수 있다는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수도권을 비롯한 도시학교의 초과밀화, 이와 동시에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규모학교의 소멸 등 심각한 양극화 현상은 교원의 업무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과밀학교에서는 너무 많은 학생이 한 학급 또는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교수·학습을 비롯한 생활지도 등에서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에 소멸 위기에 처한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학교마다 유사한 총량의 행정업무를 소수의 교사가 분담해야 하는 탓에 부담과 피로도 증가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학교업무정상화’를 위해 각 시·도교육청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까닭도 이러한 교원의 업무환경 양극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교원승진제도 역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 통폐합 문제와 일정 부분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있다. 1964년 제정된 이후 산업화를 거치면서 큰 틀의 변화 없이 지속되어 온 교원승진제도는 교직사회에 활력과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큰 축이었다. 2022년 교육부 발표기준으로 전체 교원의 수는 50만 명을 넘어섰고, 전체 학교수(유치원 포함)는 약 2만 개다. 이는 산술적으로 전체 교원 중 교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비율은 약 4%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전체 학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서 신규교사의 수는 줄고 경력교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역으로 증가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면서, 과연 교원승진제도가 과거와 같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교원승진을 단순히 교사 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한 취사선택 문제로 치부할 수 있겠으나, 승진제도와 근무성적평정, 그에 따른 전보가산점 및 성과급 등 많은 인사시스템이 연동되어있는 현 구조에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밖에 교원평가·교원(재)교육·교원자격·교원보수 등의 측면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전술한 것처럼, 교원수급 문제가 안정화되기 전까지 교원집단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는 고경력 교사가 저효율이라는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과거 국민의 정부시절 ‘고령 교사 1인 퇴출에 젊은 교사 2.6인 임용(신자유주의적 교원정책)’ 등과 같이 경제적 효율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압력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겠으나, 현직단계의 교원정책은 각종 개혁적 정책의제와 시도의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육부가 교원채용 규모를 줄이고, 수급계획을 늦추려고 한다는 소식이 정치권과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교·사대생들이 크게 반발하여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교육부가 시급히 미래 교육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중장기 교원수급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내면서 일단락되기는 했으나, 우리나라의 교원정책을 둘러싼 갈등양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학교 통폐합 증가는 어쩌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사회적 환경 변화였다. 하지만 교육부를 비롯한 교육계는 그동안 이렇다 할 대비책도 전담 조직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이후 성큼 미래교육 담론으로 나아가고 있는 하드웨어(교육환경)에 조응하여 소프트웨어(교원정책) 역시 미래교육 시나리오를 함께 써나가야 할 때이다. 다만 교원정책은 ‘공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에 관한 정책이기에, 「헌법」 제31조 4항이 명시하고 있는 교육의 전문성·자주성 그리고 정치적 독립성을 지켜나가며,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자세로 천착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교육과정 개정은 흔히 ‘전쟁’으로 불린다. 각 교과 간 이해가 첨예하게 얽히면서 한 치의 양보가 없다. 수업시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 또는 수능에 반영되느냐를 놓고 사활을 건다. 동일 교과 내에서도 영역별 갈등이 극심하다. 그래서 교육과정 개정은 지난하고 또 지난한 작업이다. 교육과정 개정을 총괄하는 위원장을 교육계에서는 ‘독이 든 성배’로 비유한다. 교육과정 개정을 둘러싼 모든 책임과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산파역을 맡은 박형주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장(아주대 수학과 석좌교수)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고등수학보다 더 어려웠다. 예상치 못한 갈등이 많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했을까 후회하곤 했다”며 “네거티브한 것은 금방 잊어버리는 성격이어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자유’, ‘6·25 남침’, ‘노동’, ‘국악’ 등 쟁점들에 대해서는 교육 내적인 논쟁이기보다 우리 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갈등이 교육의 영역에 투영된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터넷과 공청회 등을 통한 국민의견수렴과 각종 교육과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10월 말 또는 11월 초 총론과 각론의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때 충분히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2022 개정 교육과정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대전환의 담론을 반영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보교육 강화, 문해교육, 지역교육과정, 학생주도성 교육 등을 의미 있는 변화로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해 윤석열 정부에서 마무리되는 교육과정이다. 두 개의 정부를 거쳐 만들어진 교육과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진영 논리에 치우치기보다 어느 정부든 동의할 수 있는 수용성 높은 교육과정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국민들의 의사를 물어 교육과정을 만드는 국민참여교육과정을 시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보교육이 강화된 것 역시 학부모들의 요구가 높았기에 가능했다. 이외에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국어교육에도 방점을 뒀다. 지역교육과정을 신설하고 학생주도성 교육을 추구한 것 역시 의미 있는 변화다.” 수용성 높은 교육과정을 추구했다고 하지만 각론 시안이 나오자마자 ‘6·25 남침’이나 ‘자유’라는 용어가 빠져 큰 반발을 사고 있다. “‘노동’이란 용어도 빠져 논란이 된 것으로 들었다. 음악에서는 국악 분야를 놓고 갈등이 있었다. 어쨌든 이런 논란들은 국민참여소통 채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심도있게 검토할 것이다. 10월 초 공청회를 비롯 각론조정위원회 등 교육과정 개정위원회의 심의가 있을 예정이다. 아시다시피 현재 공개된 안은 정책연구 초안으로 확정안이 아니다. 최종 확정은 국가교육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쳐 고시하게 된다.” 교육과정 개정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정보교육 강화가 아닐까 싶다. 교육계 내부에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현장 교사들은 정보를 독립교과로 신설하는 것에 거부감이 컸다. 모든 학생을 코딩 전문가로 만들 생각이냐는 비판이 있었다. 반면 학부모들은 찬성이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자녀가 정보화 시대에 뒤처지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의식이 강했던 것 같다.” 초·중학교 코딩 필수화 발표 이후 사교육에 대한 우려가 크다. “코딩에 대해 너무 기술적인 교육을 하려는 것 같다는 시각이 있다. 단연코 그런 뜻이 아니다. 코딩 필수화는 컴퓨터를 이용해 계산적 사고, 논리적 사고를 길러내자는 취지다. 지금 자라나는 학생들은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대다. 기성세대와는 학습방식이 달라야 한다. 우리가 수학교육을 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연습시키려는 것이지 수학자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지 않나. 마찬가지로 코딩교육 역시 컴퓨팅 사고력을 획득하고 그것들을 학생들이 자기 삶에서 중요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기르고 싶은 것이다.” 코딩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나. “코딩교육은 국어·영어·수학 등 기존 주요 과목에 녹여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마치 학생들이 호흡을 하듯, 물을 마시듯 자연스럽게 컴퓨팅 사고력을 얻어가는 방식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컨대 과학실험보고서를 코딩으로 제출하게 한다든지 수학수업 때 최대 공약수 짜는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코딩하도록 하면 개념 파악이 더 탄탄해질 것이다. 역사수업에서는 조선시대 과거시험 합격자 데이터를 분석해 권력의 이동이나 당파의 흐름을 파악하게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과 융합을 통해 얼마든지 유익한 프로젝트 수업이 가능하다.” 코딩이 대입에도 반영되는가 “그런 우려를 하는 분들이 있다. 아마 일본에서 코딩을 대입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말하면 대입 반영엔 반대다. 입시과목이 되면 코딩 역시 암기과목처럼 반복학습이 강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정보교육 도입 취지에도 반하는 것이다.” 가르칠 교사 확보가 제일 큰 문제인데 “정보교사가 기본적인 것은 가르쳐야 하겠지만 각 교과목에 녹여내는 것은 담임이나 교과 담당교사들의 역할이다. 교사 재교육 등 연수가 필수적이고 교·사대 등 양성과정에서도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교사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임용시험에 반영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교육현안이 교육과정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도 궁금하다. ‘수포자’는 우리 교육계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수능에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수학이 변별력을 만들어 내는 과목이 돼 버렸다. 그러다 보니 학교시험이나 수능에서 문항 수가 많고 난이도가 높아졌다. 몇 년 전 프랑스의 한 고등학교와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의 수학시험 문항 수를 비교해 봤더니 우리가 8배나 많더라. 물론 프랑스는 서술형 문항이라는 점에서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어쨌든 우리나라 수학시험의 문항 수가 너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교사들에게 물었더니 문제풀이에 익숙한 학생들이 많아 문항 수가 적으면 만점자가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하더라. 난 이게 수포자를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본다. 우리 수학교육은 문제풀이를 위한 반복학습을 강요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비슷비슷한 문제를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풀게 한다. 그러니 (수학을) 지긋지긋해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교과내용이 어려워 수포자가 생긴다고 하는 데 연관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교과서가 쉬워도 반복학습의 양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위 킬러문항이라는 게 있어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절망감을 심어주는 것 아닌가. “반복학습으로 학생들이 문제풀이 귀신이 돼 가니 어쩔 수 없이 수능 등에서 아주 괴물처럼 꼬아놓은 킬러문항을 출제한다. 수학교수들조차 풀기 어려운 문제를 고등학생들에게 풀게 한다. 수학교육의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 수포자를 줄이는 대안이 있다면 . “어디까지나 개인적 의견이다. 영어처럼 수학도 절대평가로 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수능에서 문항 수도 줄이고 킬러문항도 없앴으면 한다. 성취기준으로만 수학성적을 판단한다면 학생들이 점수 가지고 경쟁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대신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려 자신이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와 관련 있는 과목을 더 공부할 경우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어떨까 싶다. (지금보다) 평가가 상당히 복잡해지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2022 교육과정에선 실질적인 변화가 있었나. “그렇다. 수학에서 미적분을 I·II로 나눠 미적분 I만 일반선택으로 했다. 다시 말해 수능에서 다루는 내용을 줄였다는 의미이다. 수학에서 기초적인 것이 아닌 내용들은 진로선택이나 융합선택으로 돌려 일반 학생들의 입시 부담은 줄이고 수학을 더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수학교과 수준을 다양화했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학생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포자’·‘영포자’·‘과포자’ 등의 용어가 말해주는 것처럼 아예 교과목을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예전 학생들은 피할 방법이 없었다. 모든 학생이 동일한 과목으로 공부하고 시험을 치렀다. 하지만 이제는 선택과목들이 많아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수학뿐만 아니다. 과탐 II는 심지어 공대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마 수능에서 과탐 II를 선택하는 학생이 1%도 안 될 것이다. 공부하기 어렵고 입시 등 진로와 직접 연관성이 없으면 아예 듣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수능과목은 아니더라도 전공에 필요한 과목을 이수했다면 입시에서 가산점을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성적의 높고 낮음을 떠나 그 과목을 듣기만 했어도 가산점 등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다. 그러면 특정 과목을 포기하기 전에 유불리를 따져 한 번은 더 생각할 것이다. 포기해도 손해가 없고, 수업을 듣는 게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면 학생들 입장에서 포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최근 학생들의 문해력 논란이 많다. 초등에서 국어시간을 늘린 것이 눈길을 끈다. “이번 교육과정 특징 중 하나는 초등학교에서 한글교육을 강화한 것이다. 국어가 예전과 달리 매우 어려워졌다. 비판적 사고를 매우 강조하고 있고, 수학·과학과 관련된 내용들이 지문으로 나온다. 어떤 분들은 국어가 너무 어려워 ‘국포자’를 만들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난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초등 1~2학년에서 한글수업시간을 늘리는 것은 문해력을 길러주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의무교육 초기에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한채 시기를 놓쳐 버리면 그 여파가 상급학년으로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대학입시 즉, 수능시험 과목이 2015년보다 줄어들었다고 하던데. “2015년보다 일반선택과목이 줄었다. 상대적으로 진로선택이나 융합선택과목은 늘었다. 2028학년도 수능시험과목이 확정되지 않아 입시과목이 줄었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현행 수능과목을 기준으로 본다면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 지역교육과정을 둔 것도 특징으로 보인다. “교육과정 개정과정에서 가장 갈등이 많았던 사안이다. 우리는 지금 국가교육과정을 채택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동일한 교육과정을 배운다. 하지만 이번엔 시·도교육감협의회로부터 요구가 있었다. 교육부장관이 가지고 있는 권한의 일부를 교육감에게 달라는 것이다. 교육자치라는 측면에서는 이해가 가지만 자칫 교육의 형평성을 저해할 위험부담도 있다. 교육의 기회균등을 놓고 볼 때 거주 지역과 관계없이 교육의 질이 담보돼야 한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 단지 교육자치라는 명분으로 밀어붙일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행하더라고 굉장히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지역교육과정은 시·도교육청이 개설한 과목을 단위학교에서 선택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초등의 경우 ‘우리 고장 바로알기’, ‘생태환경교육’, ‘민주시민교육’, ‘AI·로봇교육’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학교구성원들이 거부하면 개설할 수 없고,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교과선택을 밀어붙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사 인력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공동교육과정이나 학교 밖 교육과정을 통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 주도성을 강조한다. 정확히 무슨 의미인가. “학생주도성은 OECD에서 펴낸 교육 2030 보고서에서 나온 용어다. 지금은 모든 학생이 똑같은 과목을 배운다. 학생들마다 소질이 다르고 진로가 달라도 동일한 것을 배운다. 그러다보니 나하고 아무 관계가 없는데 이걸 내가 왜 해야 되지 하는 생각에 과목 포기자들이 늘어나기도 한다. 학생주도성은 그런 반성에서 출발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미래에 도달하기 위해 다양한 갈래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고 선택하여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때 필요한 의지와 역량이 바로 학생주도성(student-agency)이다.” 교육과정 개정 추진위원장으로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다양한 흐름과 담론을 교육과정에 반영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갈등이 많았다. 고등수학 문제를 푸는 것보다 어려웠다. 이걸 왜 맡았지 하는 후회도 가끔 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교육과정 개정은 없다. 욕먹을 각오도 하고 있다. 네거티브한 것은 잘 잊는 성격이다.”
소규모학교 살리기를 다룰 때, 생각해 보아야 하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소규모학교를 어느 정도의 규모로 보아야 하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소규모학교를 살리는 것의 의미를 따져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 규모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기준을 살펴보면, 1982년에는 학교당 학생수 기준으로 180명, 1993년에는 100명, 2006년에는 60명으로 기준이 낮아졌다가 2016년에는 면지역 60명 이하, 도시지역 300명 이하로 지역에 따라 상향되었다. 2020년에는 광주와 세종시교육청 등에서 소규모학교 기준을 전교생 300명 이하로 완화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교육부는 소규모학교 기준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은 교육부 권고기준에 따라 초등학교는 전교생 수 240명, 중·고교는 300명 이하일 때 소규모학교로 분류한다. 정부는 1982년부터 교육재정의 효율적 운영과 교육과정 운영 정상화 차원에서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발생한 폐교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면서 시·도교육청의 재정적 빈곤으로 이어지자,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1995년 각 시·도교육청의 재량에 맡겨졌다. 이 무렵 학교 통폐합에 반대하는 행동들도 본격화됐다. ‘작은 학교 살리기’와 같은 운동이 교원단체·농민단체·학부모단체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1993년 경기도 가평군 ‘두밀분교 살리기 운동’ 이후, 많은 마을에서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이 조직되었고, 1995년에는 ‘작은 학교를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시민단체가 탄생하였다. 이러한 운동의 영향력 아래 경기 성남 남한산초, 충남 아산 거산초, 전북 완주 삼우초 등 도시근교의 작은 학교들은 인근 시내의 학생들을 전학시키면서 학교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였다. 농산어촌이 많은 강원도에서는 폐교가 방치되자 교육청 차원에서 작은 학교 살리기를 위한 발전재단 설립을 추진, 2017년 4월 ‘강원교육희망재단’을 출범시켰다. 농산어촌 중·고생의 예체능 진로멘토링 및 장학지원사업뿐만 아니라 춘천교대와 우수 교사양성을 위한 ‘연어 프로젝트’를 실시하였다. ‘연어 프로젝트’란 예비교사들이 교사로 성장한 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만들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작은 학교 살리기의 성공사례 강원도에서는 정선 N 중학교가 방과 후 10시까지 공부하는 ‘반딧불 교실’을 운영해 성과를 거뒀다. 대학들을 활용한 예체능교육의 효과였다. 이어 춘천 S 중학교는 인접한 군부대 장병들이 방과 후 특기적성교육 및 야간학습을 도와주고, 학교는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난타동아리·한지공예·뜨개질교실 등을 운영하였다. 횡성 A 고등학교는 교직원관사를 성적우수학생들의 합숙지도 장소로 리모델링했으며, 유휴교실을 희망학생들에게 자정까지 개방했다. 지역자율방범대원들은 학생들의 하교를 도와줬고, 교육현장실습을 나온 사범대 학생들에게 숙식을 무료로 제공하였다. 충북 진천의 M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70명인 작은 학교였지만 5가지 채움교육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채움(CHAE-UM)은 창의와 인성(Creativity-personality), 습관(Habit), 실력(Ability), 감성(Emotion), 남다른 재능과 마음(Unique talent·Morality)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친교의 날과 텃밭 가꾸기 등을 통해 인성을 함양하는 한편 매일 아침 학년별·수준별 건강달리기, 줄넘기와 각종 스포츠클럽 활성화로 체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인근 옥천 C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28명인 소규모학교이지만 학생 개개인의 맞춤형 학습관리, 지구온난화에 대비한 환경교육 실천, 체력증진을 위한 ‘7560+운동(일주일에 5번, 합계 60분 이상)’, 원어민과 1:1의 영어 화상강의, 재능 맞춤형 방과후학교 등을 운영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남 순천교육지원청은 작은 학교 살리기의 일환으로 2018년 3월부터 제한적 공동학구제를 시행하였다. 제한적 공동학구제란 읍·면지역의 작은 학교와 시지역의 큰 학교 간 통학구역을 공동으로 설정해 시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읍·면지역 학교로 전·입학을 가능하도록 한 제도이다. 순천 Y 초등학교의 경우 복식학급으로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제한적 공동학구제의 시행으로 전체 학생수의 25%가 전입하였다. 전남지역 사례는 이뿐 아니다. 해남의 S 초등학교는 1994년 분교장으로 격하되었다가 분교의 특성을 살린 교육활동으로 10여년 만에 학생수가 열배가 되어 다시 본교로 승격되는 사례를 기록했다. 신안의 Y 초등학교는 친환경 숲속학교 특성화로 학생수가 2017년·2018년 각각 18명이 늘었다. 영광 M 중학교는 사회적 협동조합 ‘여민동락 공동체’를 통해 통학·교육기부·체험활동 등의 지원을 받는 등 지역공동체와의 유기적 관계로 학생들이 늘었다. 나주 N 중학교분교도 실용음악과 방송댄스를 특화한 예술학교 운영으로 학생수가 증가하였다. 제주도는 60명 이하 소규모학교에 초등학생을 입학시키고자 할 경우 학부모에게 무상주택을 제공하는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무상 공동주택 건립과 마을 빈집 무상임대 사업은 제주 애월읍 납읍초등학교 사례가 대표적이다. 1999년 분교장 전환 대상학교로 지정됐다는 통보에 20여억 원을 자발적으로 모아 빈집을 수리해 무상임대하고, 군유지에 무상임대 공동주택 세대를 건립했다. 1999년에는 애월읍 어도초, 2011년 성산읍 수산초와 애월읍 더럭초, 2013년 애월읍 곽금초, 2017년에는 한경면 저청초, 2018년에는 성산읍 신산초에 각각 작은 학교 살리기 공동주택이 세워졌다. 이런 학교들의 성공사례는 학생들의 개별화학습, 학생 참여형 수업, 인성 및 예능교육 강화, 체력증진 프로그램, 생태탐구 및 자연체험, 무학년제 운영 등을 통해 교육적 효과 및 성과를 입증시켰다. 이처럼 소규모학교들의 특성화된 프로그램들은 학생들의 만족도 및 참여도를 높이고, 인성과 문화예술교육 강화로 학부모들로부터 호응 받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교육공동체 활성화로 이어져 지역사회 교육환경 개선에 기여하였다. 작은 학교 살리기는 주로 도단위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저출산과 도심공동화 현상의 영향으로 도시지역에서도 이루어졌다. 서울의 경우 교육부 정책에 따라 학생수가 300명 이하로 줄어 통폐합 위기에 몰린 학교를 특색 있는 학교로 개발하는 서울형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을 2017학년도 1학기부터 실시하였다. 이에 따라 서울형 작은 학교로 개화초·교동초·본동초·용암초·양남초·재동초 등 6개교를 선정해 시범학교로 운영하였다. 이처럼 작은 학교 살리기가 가능했던 것은 시·도별로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을 위한 지원 조례 제정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는 2011년 농촌소규모학교 지원 조례를, 충북은 2012년 농산어촌지역 작은 학교 지원 조례, 강원은 2013년 작은 학교 희망 만들기 지원 조례, 전북은 2015년 어울림 학교 지원 조례, 전남은 2018년 작은 학교 희망만들기 지원 조례들을 각각 마련한 바 있다. 서울도 2020년 적정규모학교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마련하여, 적정규모학교 육성을 통한 학교균형 배치를 목표로 2023년까지 통폐합 10개교와 이전 재배치 4개교, 통합운영학교 4개교를 추진할 계획에 있다. 작은 학교 살리기 문제점은 없나 앞서 소개한 작은 학교 살리기 사례들은 그동안 소규모학교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정상적 교육과정의 어려움, 교사수급 문제, 학생들의 사회성 발달 미흡과 문화적 결핍 등의 문제점을 학교·교육청·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극복할 수 있었음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문제점들도 드러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귀농수단으로 활용되어 외지 유입학생들 위주로 운영됨으로써 지역사회 학교운영 취지를 훼손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외부 유입학생과 원지역 주민들이 바라는 자녀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작은 학교 운영이 필요하다. 한편으로 학생수가 다시 증가한다 하더라도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 학부모 및 지역사회 호응과 참여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도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는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표에서 보듯 전국 초·중·고 학생수는 해마다 감소하여, 2026년에는 500만 명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1993년 881만 6천 명이던 학생수는 2000년 795만 2천 명, 2011년 698만 7천 명, 2016년 588만 3천 명으로 가파르게 감소했다. 2017년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 인구추계에 따르면 2033년에는 40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도별 학생수와 2026년 추계를 비교한 결과, 세종시만 55% 증가하고 나머지 16개 시·도에서 모두 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대전 16.1%, 서울 15.9%, 전북 14.0 등 절반 지역에서 두 자릿수 감소율이 전망된다(연합뉴스, 2022.1.13). 학령인구의 지속적 감소와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농산어촌뿐만 아니라 도시지역에서도 소규모학교의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의 소규모학교는 2012년 20개교, 2015년 36개교, 2017년 50개교, 2019년 72개교, 2021년 99개교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2년 20개교와 비교해 9년 사이에 5배 증가했다. 그간 지방교육재정 효율화를 기치로 학생수 기준으로 삼아온 학교 통폐합 정책은 농산어촌 교육의 악순환을 발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도시지역에서도 학교 없는 마을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필요한 과제들 이런 점에서 경제 논리로 소규모학교를 통폐합하기보다는 지역 특성과 사회변화를 고려한 소규모학교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제4차 산업시대를 맞아 교육형태의 다양성을 실현하고 개인의 창의력뿐만 아니라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데는 작은 형태의 학교가 보다 바람직할 수 있다고 본다. 미래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규모학교들을 살리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잘 운영할 것인가가 과제일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과제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본다. 첫째, 이제까지 학교 통폐합 시 학생수만을 기준으로 한 교육부 정책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설립 유형별 특성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고, 학령인구 및 인구 추이를 반영하여 단계적이고 종합적 계획뿐만 아니라 통폐합 전후의 효과 분석 연구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작은 학교의 많은 유휴교실 및 공간들을 지역사회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주차장으로의 개방, 운동장 및 수영장 등 체육시설의 이용 등이 그 예제가 될 수 있다. 셋째, 소규모학교 통폐합 시 학부모·교사·지역사회 주민들과의 협의과정에 민주성을 확보해야 한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및 소규모학교 살리기 정책은 지역의 합리적 소통구조를 통해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넷째, 지역사회개발 및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서 지역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형태의 운영이 필요하다. 학부모의 지원, 지역사회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2018년 ‘마을교육공동체 포럼’ 창립 준비 모임 이후 서울·충북·전남·경남 등 많은 지역에서 마을교육공동체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교육청과 지방정부의 협력 하에 소규모학교 운영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소규모학교들은 지역 특색을 반영하고, 소규모학급 운영에 적합한 미래형 교육과정과 방법들을 개발하고, 이를 위한 교원연수 프로그램도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제들의 실현으로 소규모학교이지만 교육적 성과만큼은 커다란 사례들이 더 많이 생겨나고,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지난 호에서는 교원휴가의 실시 원칙과 절차, 휴가일수 계산 등 교원휴가 운영과 휴가 종류별 세부내용 중 연가·병가·공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특별휴가 중 경조사휴가, 출산휴가, 육아시간를 알아보고, 다음 호에서는 모성보호시간, 가족돌봄휴가, 난임치료시술휴가, 임신검진휴가, 여성보건휴가, 재해구호휴가, 수업휴가, 교육활동침해 피해교원 특별휴가 등을 다룬다. 휴가 종류별 세부내용 특별휴가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 제8장(휴가) 및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3조(휴가의 정의) 제4호에 따르면 ‘특별휴가’는 사회통념 및 관례상 특별한 사유(경조사 등)가 있는 경우 부여받는 휴가를 의미한다.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8조에 따른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15조에 따른 교육활동 침해의 피해를 받은 교원에 대한 특별휴가 및 육아시간 활용에 대한 자체기준 마련 관련 권한 부여(교육감) 사항을 제외한 교원의 특별휴가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및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따른다. 1) 특별휴가의 종류 교원이 사용할 수 있는 특별휴가는 경조사휴가·출산휴가·육아시간·모성보호시간·가족돌봄휴가·난임치료시술휴가·임신검진휴가·여성보건휴가·포상휴가·재해구호휴가·수업휴가·교육활동침해 피해교원 특별휴가 등이 있다.[PART VIEW] 2) 특별휴가의 종류별 세부내용 가) 경조사휴가 (1) 경조사별 휴가일수표 (2) 경조사휴가는 직계혈족 또는 법률상 가족관계로 등록된 경우에 사용 가능하다.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의 출산휴가는 허가 가능하나, 가족관계로 등록되지 않은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의 부모 등 가족에 대한 경조사휴가는 부여할 수 없다. (3) 경조사휴가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을 포함하여 전후에 연속하여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며, 토요일·공휴일로 인하여 분리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분할하여 사용할 수 없다. • 본인 결혼휴가의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결혼식일 또는 혼인신고일*)로부터 30일 이내의 범위에서 사용 가능하다. 이 경우 휴가 사용 시 마지막 날이 30일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 *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 제8장(휴가) 개정(2020.10.20.) 본인 결혼휴가 사용 시기를 결혼식한 날과 혼인신고한 날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 배우자 출산휴가의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출산일)로부터 90일 이내의 범위에서 1회에 한정하여 나누어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휴가 사용 시 마지막 날이 90일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 • 사망으로 인한 경조사휴가의 경우 그 사유가 발생한 날 또는 그다음 날에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4) 입양은 「입양특례법」에 의한 입양에 한하며, 「입양특례법」에 따라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거나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신고한 경우에 입양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법원의 입양 허가 전에 휴가를 사용할 경우에는 입양할 아동을 인도받은 입양기관의 확인서류를 첨부하여야 한다. (5) 입양 이외의 경조사휴가를 실시함에 있어 원격지(가장 빠른 교통수단으로도 왕복 8시간 이상 소요되는 지역)일 경우에는 2일 범위 내에서 왕복 소요일수를 가산할 수 있다. (6) 경조사휴가 운영사례 【사례 1】 토요일에 부모가 사망한 경우 다음 주 월~금(5일)의 경조사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사례 2】 토요일에 자녀가 결혼하는 경우 전일 금요일 또는 다음 주 월요일에 경조사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사례 3】 2020년 6월 13일(토) 본인이 결혼하는 경우, 사유 발생 즉시 사용하지 않고 7월 8일부터 경조사휴가를 사용할 때는 7월 12일(일)까지 사용할 수 있고(3일), 30일이 초과하는 7월 13일부터는 해당 휴가를 사용할 수 없다. 【사례 4】 2020년 6월 13일(토)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 사유 발생 즉시 사용하지 않고 9월 1일부터 경조사휴가를 사용할 때는 9월 10일(목)까지 사용할 수 있고(8일), 90일이 초과하는 9월 11일부터는 해당 휴가를 사용할 수 없다. 나) 출산휴가 (1) 임신하거나 출산한 교원에 대하여 출산 전과 출산 후를 합하여 90일의 출산휴가를 허가할 수 있으며, 출산 후 휴가기간이 45일 이상 확보(배치)하도록 한다. 다만 한 번에 둘 이상의 자녀를 임신한 경우에는 120일의 출산휴가를 허가할 수 있으며, 출산 후의 휴가기간이 60일 이상이 되도록 한다. • 휴가기간의 배치는 의료기관의 진단서에 의한 출산예정일을 기준으로 하되, 조산의 우려 등 특별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 • 출산일 전에 육아휴직 등 휴직 중인 경우에는 실제 출산일에 맞추어 복직을 한 후 출산휴가를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학교장은 임신 중인 교원이 다음에 해당하는 사유로 출산휴가를 신청하는 경우, 출산 전 어느 때라도 최장 44일(한 번에 둘 이상의 자녀를 임신한 경우에는 59일)의 범위에서 출산휴가를 나누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① 임신 중인 공무원이 유산(「모자보건법」 제14조 제1항에 따라 허용되는 경우 외의 인공임신중절에 의한 유산은 제외)·사산의 경험이 있는 경우 ② 임신 중인 공무원이 출산휴가를 신청할 당시 연령이 만 40세 이상인 경우 ③ 임신 중인 공무원이 조산*·유산·사산의 위험이 있다는 의료기관 진단서를 제출한 경우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0조 제2항 개정(2021.12.31.) - 유산·사산과 동일하게 조산의 위험이 있을 때도 최대 44일의 출산휴가를 미리 사용할 수 있도록 함 (3) 임신 중 유산 또는 사산한 경우 교원이 유산·사산휴가를 신청하는 때에는 다음의 기준에 따라 허가해 주어야 한다. 다만 인공임신중절수술(「모자보건법」 제1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경우는 제외)에 의한 유산의 경우에는 휴가를 부여하지 않는다. ① 임신기간이 15주 이내인 경우: 유산 또는 사산한 날부터 10일까지 ② 임신기간이 16주 이상 21주 이내인 경우: 유산 또는 사산한 날부터 30일까지 ③ 임신기간이 22주 이상 27주 이내인 경우: 유산 또는 사산한 날부터 60일까지 ④ 임신기간이 28주 이상인 경우: 유산 또는 사산한 날부터 90일까지 ⑤ 유산·사산 휴가일수 계산: ②~④의 경우에는 토요일 또는 공휴일을 포함하여 부여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0조 제10항 개정(2019.12.31.) - 유산휴가·사산휴가 일수 확대 [개정 전] 임신기간이 11주 이내인 경우: 유산하거나 사산한 날부터 5일까지 [개정 후] 임신기간이 15주 이내인 경우: 유산 또는 사산한 날부터 10일까지 • 임신기간은 7일을 1주일로 계산하므로, 임신 106일부터 147일까지는 30일, 임신 148일부터 189일까지는 60일, 임신 190일 이후는 90일이 된다. • 휴가기간은 유산·사산한 날부터 기산하므로 유산·사산한 날이 지난 후에 휴가를 신청하면 그만큼 휴가기간이 단축된다. (4) 배우자가 유산·사산한 경우 해당 교원이 신청하면 3일의 배우자 유산·사산휴가를 주어야 한다. 단 (3)의 ①~④에 따른 기간 내에 휴가를 사용하여야 하며, 1회에 한하여 분할 사용할 수 있다.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0조 제11항 신설(2019.12.31.) - 여성공무원뿐만 아니라 배우자가 유산 또는 사산한 남성공무원에 대해서도 3일의 범위에서 유산휴가 또는 사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함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0조 제11항 신설(2019.12.31.) - 여성공무원뿐만 아니라 배우자가 유산 또는 사산한 남성공무원에 대해서도 3일의 범위에서 유산휴가 또는 사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함 (5) 출산 및 유산·사산휴가는 산모의 건강을 고려하여 일정기간 휴가를 부여하는 것이며, 임신 중에 심한 입덧이나 부작용 등으로 안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일반병가를 허가할 수 있다. 다) 육아시간 (1) 만 5세 이하(생후 72개월 이전까지)의 자녀를 가진 공무원(남·여 모두 가능)은 24개월의 범위에서 1일 2시간의 육아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2) 육아시간 사용 시 일(日) 최소근무시간은 4시간 이상이 되어야 하며, 최소근무시간을 충족하지 못한 육아시간 사용은 연가로 처리한다. (3) 육아시간은 본인의 신청에 따라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할 수 있으며, 수업 등 학생지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적절한 시간을 선택하여 사용하도록 한다. 승인대상 여부는 병원의 출생증명서 또는 주민등록등본 등으로 확인하도록 한다. (4) 24개월은 월(月) 단위로 산정(해당 월에서 육아시간을 최초로 사용한 날로부터 1개월*이 되는 날까지를 1월 사용한 것으로 봄)하여 공제하며, 해당 월(月) 내의 육아시간 사용에 대한 신청·승인은 일(日) 단위로 최대 1주일까지 1일 2시간 범위에서 할 수 있다. * 1개월이라 함은 사용자가 육아시간을 최초로 사용한 기산일부터 다음 달의 기산일에 해당하는 날의 전일까지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2022.6.13.에 최초로 육아시간을 사용할 경우, 2022.7.12.까지 이용단위(月)를 지정한 것으로 본다. (5) 자녀가 만 6세에 달한 날(日)에 남아있는 육아시간은 소멸하며, 만 5세 이하의 자녀가 2명 이상인 경우에는 자녀 1명당 각각 사용할 수 있으나, 동일한 날(日)에 중복(1일 4시간)하여 사용할 수는 없다. (6) 유연근무제 사용자(시간선택제 전환교사 등)의 육아시간 사용은 일(日) 총 근무시간이 육아시간을 사용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4시간 이상이 되는 경우에 한해 사용할 수 있다. (7) 육아시간은 근무일에 출근을 전제로 하는 특별휴가(모성보호시간)와 같은 날에 중복하여 사용할 수는 없다. (8) 육아시간을 사용하는 날에는 근무시간 전후에 시간외근무를 명할 수 없다. (9)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8조 제2항에 따라 교육감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교육활동 및 인력 운영상황 등에 대한 고려와 소속 교원의 의견수렴을 통해 육아시간 활용에 대한 자체기준을 만들어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소속 교원의 복무관리는 학교장에게 위임된 사무이므로, 단위학교는 관련 법규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민주적인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육아시간 운영에 필요한 자체기준을 정하여 운영할 수 있다. 육아시간은 공무수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사용하여야 하므로 ‘공무수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 관한 협의가 필요하다. 교원의 공무수행은 수업 및 담당업무뿐만 아니라 학교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학교행사·연수·협의회·위원회·학생상담·학부모상담 등을 고려하여 육아시간 사용 범위(사용일·사용 시간대 등)를 정하도록 한다. 효율적인 학교교육과정 운영이라는 교육적 책무, 가정친화적인 제도 취지, 육아시간 사용 대상자와 비대상자 간의 갈등 조정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여 소통·협의의 과정을 통하여 육아시간 운영에 대한 자체기준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 육아시간은 공무수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사용하여야 하므로 ‘공무수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 관한 협의가 필요하다. 교원의 공무수행은 수업 및 담당업무뿐만 아니라 학교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학교행사·연수·협의회·위원회·학생상담·학부모상담 등을 고려하여 육아시간 사용 범위(사용일·사용 시간대 등)를 정하도록 한다. 효율적인 학교교육과정 운영이라는 교육적 책무, 가정친화적인 제도 취지, 육아시간 사용 대상자와 비대상자 간의 갈등 조정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여 소통·협의의 과정을 통하여 육아시간 운영에 대한 자체기준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
1. 들어가며 최근의 사회경제적 변화가 인류의 삶의 모습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측되는 과정에서 미래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에 대안적인 교육을 제기하는 노력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OECD는 ‘교육 2030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학습의 틀을 새롭게 만들고자 제안하였다.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 함양을 목표로 개정한 교육과정을 확대하여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함양하고 미래교육 비전의 정립과 수업 및 평가 개선을 포함하는 교육과정 체제 전환을 중심으로 미래사회에 적합한 인간상·핵심역량·교육목표로 개선하였다. 즉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교과교육 방향에 기초하여 핵심역량을 6개로 제시하였으며, 지식이해·과정기능·가치태도를 아우르는 역량 개념으로 교과 교육과정에 적용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개념과 방법적 측면에서 혼란과 모호성이 있어 역량 함양을 목표로 하는 교육과정에서의 수업과 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마련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이상은 외, 2018). 따라서 역량 함양을 위한 학습을 구현할 수 있는 IBDP(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 Programme)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역량교육에 주는 시사점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2. IB 교육과정의 이해 공교육의 혁신적 대안으로 IB 교육과정이 떠오르고 있다. 처음에는 국제기구가 집결해 있는 스위스에서 국제기구 직원 자녀들이 잦은 국제적 이동에도 일관된 교육과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시작되었으나, 그 교육적 가치와 우수성이 퍼져 전 세계 곳곳에서 도입되고 있다. 가. IB 교육과정의 정의 및 교육철학 1968년 스위스 제네바에 기반을 두고 설립된 비영리 교육기관인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 즉 국제 바칼로레아 기구(이하 IBO)는 16세~19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2년간의 국제공인 대학 입학자격 취득과정년 IBDP (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 Progrmme)를 고안하였다. 국제공통 대학입학 자격제도인 IBDP는 13년 학제 중 고등학교 2·3학년 2년에 걸쳐 이 과정을 이수했다면, 세계 어느 지역에서 공부하던지 상관없이 대학입학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국제 공인 프로그램이다. 또한 IB는 국제 표준 교육과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2021년 1월 기준으로 전 세계 161개국 5,464개 학교에서 IB가 시행 중이며, 교육목표는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더 나은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지식이 풍부하고 탐구심과 배려심이 많은 청소년을 기르는 것이다. 전 세계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공감할 줄 알며,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평생학습자가 될 것을 장려한다.[PART VIEW] 원래 바칼로레아(Baccalauréat)란 용어는 프랑스 대입 평가체제를 의미한다. IB는 프랑스 바칼로레아를 벤치마킹하여 만든 것이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는 20점 만점에 10점 이상의 점수를 받는 모든 학생들에게 국·공립대학 입학자격을 부여하는 시험이며, 절대평가로 운영된다. 바칼로레아는 객관식 평가가 아니라 모두 필기(écrit) 내지 구술시험(oral)으로 진행된다. 시험은 프랑스어·외국어·역사·지리·수학·철학을 공통으로 치르고, 이 외에는 각자가 희망하는 전공분야에 따라 계열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 중에서 철학시험은 바칼로레아의 점수 비중이 가장 높은 필수과목 중 하나이고, 네 시간 동안 3가지 주제 중 1가지를 골라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는 것이다. 표1 IB 학습자상 나. IB 교육과정 운영 IB 프로그램은 학교급별로 4개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IB 초등과정 PYP, 중등과정 MYP, 직업준비과정 CP, 고교졸업 인증과정 DP가 있다. IBDP가 세계 여러 대학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IB 인증 프로그램 운영학교와 학생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IBDP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2년 동안 6개 분야 과목과 통합 교육과정인 TOK(지식론)과 EE(소논문), CAS(예술·신체·봉사활동, 우리나라 창의적체험활동과 비슷함)의 이수조건을 충족하고 졸업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6개 교과목군은 제1언어·제2언어·개인과 사회·과학·수학·컴퓨터과학·예술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각 교과 군에서 과목을 선택해서 공부를 하며, IBDP 6과목 중에서 3과목은 심화수준(High Level)을 이수해야 한다. 일반수준은 150시간의 수업을 받지만, 심화수준은 총 240시간의 수업을 받으며, 교육내용의 폭과 깊이에서 차이가 있다. 표2 IB 운영단계 대구광역시교육청의 초등학교·중학교(PYP·MYP) 프로그램 운영은 학교 전체로 운영하는데 운영 초기에는 학년 단위로 순차적으로 운영한다. 수업방법은 제시하지만, 가르치는 내용은 별도로 제시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의 내용체계와 성취기준을 내용으로 우리 교과서를 활용하여 가르치며, IB 프로그램 수업방식을 접목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그에 맞는 평가를 한다. 고등학교(DP)는 희망자에 한해 학교 내 일부 학급에서 운영하며, 과목의 내용체계와 평가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디플로마 획득을 위하여 충족하여야 할 요건이 명시되어 있다. IBDP는 고등학교 2~3학년에 이루어지며, 다양한 선택과목 중 IB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하게 된다. 우리나라 교육과정과 IB 디플로마를 동시에 이수하고 졸업하게 된다. 3. 국내의 IB 도입 추진현황 최근 IB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다. 시·도교육청 차원에서는 2018년 대구시교육청·제주시교육청·충남교육청에서 공교육체제 안에서 IB 학교를 도입하여 운영 중에 있다. 대표적인 학교로 대구외고와 제주 표선고 등이 있다. 2022년에는 경기도교육청에서 IB학교 도입 및 추진을 중요 정책으로 발표하였고, 서울시교육청은 한국형 바칼로레아(KB)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 외 세종시교육청·충남교육청 등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도 IB 도입 문제를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IB본부는 한국어화에 관심이 없었다. 아랍어처럼 수요가 많은 언어도 번역이 안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언어의 확장성이 없는 한국어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유럽 기반으로 서구쪽의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2018년 5월 미국과 북한의 북미정상회담 관련 뉴스에서 세계 평화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면서 IB아시아 태평양 본부장은 한국어화 추진을 동의하게 된다. IB가 추구하는 가치 중 하나가 세계 평화이고, 한반도에서 세계 평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IB가 추구하는 세계 평화에 역사적으로 기여하게 된다는 주장에 설득되었고, 확장되는 수 자체가 아니라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의미에 더 가치를 두었기 때문이었다. 도입 합의의 유효기간은 5년이며, 이후 갱신할 수 있다. 중간에 추가로 참여할 수 있으며 본부와 맺은 협약의 대부분은 고등학교 프로그램과 관련 것으로 시범 도입하였다. 4. IB의 역량 구현 특징 가. 다면적 평가설계 IB 평가 다면화 방식은 평가주체의 다면화, 평가형식의 다면화로 특징지어진다. IB 평가는 외부평가와 내부평가로 이루어진다. 평가주체를 다면화하는 것은 복수의 평가자들에 의해 학습의 결과물을 다양한 관점에서 측정하는 방식이다. 내부·외부평가 방식은 기본적으로 평가주체와 시기·방식 등에서 차이를 갖는다. 외부평가의 경우, IBO의 출제가 중심이 되어 지필형 졸업시험의 형태로 치러진다. 이 평가는 비교적 구조화된 지식 혹은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식의 활용능력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내부평가는 학생들이 학습하는 2년 동안 학습을 지도한 교사에게 다양한 수행방식으로 치러진다. 다만 외부평가와 내부평가는 결코 분리된 평가가 아니다. 두 평가는 형식은 다르지만 내용적으로 상호 연관성을 가지기 때문에 각각의 평가준비는 결코 분리된 활동이 될 수 없다. 외부평가는 실수가 아닌 실력을 평가하는데 논술형 문제가 출제된다. 수능문제는 교사 자신도 풀기 어려울 정도로 문제가 꼬여 있는 반면 IB 문제는 알면 풀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되며, 수능에 비해 시험시간도 넉넉히 부여한다. 내부평가는 학생들의 프레젠테이션·프로젝트·포트폴리오 등을 바탕으로 지도교사가 실시한다. 표준 답안만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세심하게 살펴서 채점한다. 맥락상 알고 있다고 판단되면 점수를 부여한다. 또한 학생이 직접 탐구주제를 선정해서 탐구보고서를 천천히 작성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나. 과정중심의 학습과 평가 과정중심의 학습과 평가는 학생들이 수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학습자 중심의 학습을 전제로 역량 함양을 위한 학습에서 중요한 경험이다. 교사의 역할을 학생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조력자, 학습자의 학습과정에 대한 관찰자, 즉 학습코치로서의 역할이 더 부각된다. IB의 과정중심 학습설계는 평가과제의 형식이 수행을 요구하는 중장기적 과제로 제시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제수행기간 동안 교사는 지도지침을 상세히 제공하여 과정에 대한 질 관리를 도모하고 있다. 장기 프로젝트 형식의 내부평가 과제 수행과정에서 자기 인식을 내면화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과정중심학습과 상통하다고 할 수 있다. 5. 나가며 IB는 역량중심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개념 이해 및 탐구학습 활동을 통해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학교교육체제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프로그램이다. IB의 시범 도입을 추진하는 목적은 공교육에 IB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한국형 바칼로레아 개발이 앞으로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수능과 내신이 선진화되어 공정하고 타당성을 갖춘 한국형 바칼로레아 체제를 10년 정도 시간을 들여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해체하고 분석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교육개혁의 필요성 및 탐구 기반의 꺼내는 교육에 대한 올바른 이해 확산 노력이라는 교육개혁 공감대를 기반으로 본부와 협약각서 맺기 및 교육과정 관련 자료를 최대한 번역해서 온라인으로 접근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시범학교 교사들에게 IB수업을 하는데 지장이 없게 지원하고, 올바른 이해와 정보 제공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좋은 기획안을 벤치마킹하는 습관 알차고 모범적인 기획안을 보게 보면, 마치 물이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흐르듯이 문맥과 단어가 적정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호흡이 끊어지지 않고 한 번에 편안하게 읽게 되고, 더불어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됨을 느낄 수 있다. 좋은 기획안은 손으로 쓰는 것이지만, 눈으로 보고, 머리로 정리되어 있을 때 완성된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글이 나오듯이, 알찬 기획안을 곁에 두고 반복적으로 독해·분석하는 습관을 갖게 되면, 어느 순간 기획안 작성의 노하우(know-how), 비법(recipe)을 터득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피카소의 말대로 ‘모방과 훔침’을 통해 벤치마킹하는 노력의 지속적 반복, 그리고 맥락의 이해와 기본 아이디어의 체계적인 아웃라인(outline) 작업이 필요하다. 눈이 아닌 손으로 직접 작성해 보면서 독수리 눈과 같은 프레임의 시각으로 재조정·수정하는 작업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훌륭한 기획안이 탄생하게 된다. 지난 호에 소개한 국민경제자문회의의 ‘동반 성장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 보고서(2006.01.)에서 교육과 관련한 부분을 발췌하여 소개한다. 이를 정독해보고, 나름대로 시사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나, 기획안 작성에 도움받을 수 있는 아이템이 있는지 스스로 탐색해 보자. 마치 강이나 바다의 모래사장에서 보석같이 소중한 어떤 것(special something)을 찾아내는 어린아이처럼, 기획안 작성의 초심을 발동하여 게임을 시작해 보자. 자, 준비되었으면, Go Go! 제3장 한국경제의 새로운 비전 _ 사회안전망을 갖춘 글로벌 지식-혁신 강국 지향 앞으로 지향할 한국의 경제상은 첫째, 세계화·지식정보화 등 대외 경제여건을 기회로 이용하는 ‘글로벌 경제강국’이다. 세계화로 인해 각국 시장이 하나로 연결·통합되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경쟁에서 뒤처지면 살아남지 못하는 승자독식의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세계시장의 통합은 내수시장이 작은 한국에게는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중략)… 이러한 점에서 한국은 세계화에 저항하기보다 그 흐름을 잘 이용하는 ‘用세계화’의 전략이 필요하다. 진정한 의미의 ‘用세계화’는 세계화로 인해 얻게 되는 이득을 세계경제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낙오된 사람들을 보호해 나가는 데 이용하는 ‘사회안전망을 갖춘 글로벌 강국’을 지향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사회안전망은 분배 개선뿐만 아니라 안정적 소비와 원활한 노동공급 및 일자리 제공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여기서 의미하는 사회안전망은 통상적인 연금이나 사회보장 제도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의 ‘고용가능성’을 높이는 것도 포함한다. 즉 사회안전망이 모든 국민에게 재교육 기회를 제공해서 지식수준을 높여 언제든지 재고용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기능을 해야 한다. 둘째, 국민의 지식수준을 높여 가치와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는 ‘지식-혁신 강국’을 지향한다. 세계화로 한 나라가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모든 국민이 자동적으로 풍요로워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특정 산업이나 기업의 성과가 내국인에게 돌아간다는 보장이 없다면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여 전 세계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회안전망을 갖춘 글로벌 지식-혁신 강국’은 바로 모든 국민의 지적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교육혁신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한국의 서비스산업은 개방을 통해 선진지식과 기법을 흡수할 때에 세계화 속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고부가가치, 지식집약 서비스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으며, 이는 바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제4장 고용가능성 제고와 동반성장 전략 1. 고등교육·평생교육 강화를 통한 인적자본의 확충 가. 교육비전: 국민의 고용가능성을 높이는 교육 사회가 요구하는 양질의 인력을 공급하는 교육시스템을 갖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고, 평생고용이 가능한 교육시장이 구축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교육 수요자의 선택권과 교육 공급자간의 공정한 경쟁이 보장된 교육시장의 구축은 교육의 책무성과 수월성을 담보하게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고용가능성 증대 및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나. 주요 정책과제 1) 고용가능성을 제고하는 대학교육 대학교육시장이 시장원리에 근거하여 원활히 작동할 수 있는 기본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대학정보공시제’를 조속히 도입하여 대학관련 정보를 일반에 공개하고, 수요자의 합리적 선택에 의한 대학구조개혁을 유도해 나가야 한다. 또한 정부는 관련 법령을 정비하는 등 대학정보공개에 필요한 조치를 조속히 취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산업 수요변화에 따른 업종별·직종별·교육훈련유형별 인력수급 전망 시스템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는 교육 공급자 관점에서는 대학이나 학과가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대학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며, 교육 소비자 입장에서는 졸업 후 취업에 유리한 학과 및 학교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다.[PART VIEW] 2) 적극적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선순환적 평생교육체제 확립 우리나라 직업교육체제가 노동시장이 필요로 하는 양질의 인력을 양성·공급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력을 생애에 걸쳐 계속 성장시켜 나갈 수 있도록 교육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중략)… 우선 실업계고등학교 졸업 후 산업현장에서 일하다가 대학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근로자에게 대학교육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이들에 대한 학자금 지원이 제도화되어야 할 것이며, 기업에서도 이러한 인력을 지원하고 다시 채용하는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 아울러 전문대학이나 대학이 외국의 지역대학(Community College)과 같이 교육대상의 폭을 성인근로자로 확대하여 지속적인 직업능력개발이나 평생교육 수요에 부응하는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도록 함으로써 다양한 계층의 지역 주민들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재교육·훈련센터 기능을 수행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3) 대외개방 및 교육지배구조 개선 교육시장의 대외개방은 국내 교육기관과 국내진출 외국 교육기관간의 경쟁뿐만 아니라, 국내 교육기관간의 경쟁을 유도하여 국내 교육기관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 교육시장 개방은 외국 교육기관의 설립·운영, 외국인 교사채용, 외국 교육기관 학력인정 등이 국내 교육기관 및 교육운영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 경제자유구역이나 교육특구 등 제한된 지역을 대상으로 비영리법인 학교에 국한하여 진출을 허용하되,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대학설립 규제완화와 연계하여 외국 영리법인학교의 설립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교육경쟁력 제고 정책이 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정교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정책추진의 권한과 책임이 하위기관으로 위임·이양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시·도 단위에서의 교육행정과 일반행정간의 연계강화를 통해 지역 초·중등교육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성을 높여가야 할 것이다. 이는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막고 지역 교육투자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읽어보니, 느낌이 어떤가? 제대로 잘 작성한 기획안처럼 보이는가? 대통령이 극찬할 정도의 보고서라는 느낌이 오는가? 지금까지 강조해 왔던 mission, 두더지를 찾아라! 게임 프레임에 비추어 자신이 찾은 두더지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자. TIP❶ _ mission, 두더지를 찾아라! 1) ‘글로벌 경제강국’, 세계화로 인한 각국 시장의 연결·통합 2) 세계화에 저항하기보다 그 흐름을 잘 이용하는 ‘用세계화’의 전략 필요 3) 진정한 의미의 ‘用세계화’는 세계화로 인해 얻게 되는 이득을 세계경제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낙오된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이용하는 ‘사회안전망을 갖춘 글로벌 강국’을 지향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 4) 국민의 지식수준을 높여 가치와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는 ‘지식-혁신 강국’ 지향 5) 경쟁력이 있는 고부가가치, 지식집약 서비스산업으로 탈바꿈 및 일자리 창출 6) 교육 수요자의 선택권과 교육 공급자간의 공정한 경쟁 보장, 교육시장의 구축은 교육의 책무성과 수월성 담보, 결과적으로 고용가능성 증대 및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 7) 정보 일반에 공개, 수요자의 합리적 선택에 의한 대학 구조개혁 유도 8) 산업 수요변화에 따른 업종별·직종별·교육훈련유형별 인력수급 전망 시스템 구축 9) 적극적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선순환적 평생교육체제 확립 10) 대외개방 및 교육지배구조 개선 11) 국내 대학설립 규제완화와 연계한 외국 영리법인학교 설립 허용방안 검토 필요 12) 교육경쟁력 제고 정책이 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정교하게 이루어지기 위한 정책추진의 권한과 책임이 하위기관으로 위임·이양 13) 교육행정과 일반행정의 연계강화를 통해 지역 초·중등교육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성 제고 14)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막고 지역 교육투자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 이상의 두더지들은 기획안을 구상·작성할 때 적극 활용 가능한 개념 내지 단어(실탄)들이다. 교육행정적 용어로 교육부·교육청 등 교육 유관기관에서 작성한 기획안에 자주 대두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수용해야 한다. 결국 좋은 기획안은 쓸모 있는 실탄들을 무한정 장전해 두고 언제든지 발사(?)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을 때 탄생하게 된다. 앞으로도 두더지 게임은 계속될 것이다. 문제는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관심 여부이다. 기획의 꽃: 에디팅(editing) 기획안의 품격이나 질 관리를 위해서는 체제도 중요하고, 프레임이나 틀도 중요하지만 기획안의 용어 정리, 개념과 아이디어의 논리적 구성, 도형이나 자료 정리 등 일련의 통일성 있는 마무리, 에디팅도 중요하다. 호소력 있고 의도한 변화나 행동을 추동시킬 수 있는 강한 동기를 부여하는 기획안은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깔끔한 포장이나 문서 정리 등을 통해 가능하다. 기획안의 글자가 살아서 꿈틀거릴 때 교육행정적 파워는 강해진다. 지난 호에서 팁으로 제시한 톤(tone), 글에서 풍겨 나오는 느낌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기획서의 한 문장 한 문장으로 포장하는 기술이 톤이고, 한 글자 한 글자가 마치 꿈틀거리듯이 글을 작성하지 않으면 기획서는 빛을 잃게 된다. 문장에 힘이 실려야 하고, 그 힘은 마치 혼을 불사르는 장인정신이 담긴 도자기처럼, 기획서에도 장인정신이 살아 있어야 한다. 톤의 조절 기술 중 대표적인 것은 불필요한 단어의 축소나 변경으로 글의 힘을 압축하는 방법이다. 습관적으로 같은 내용을 담은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복된 단어는 꿈틀거리지 않고 죽은 단어가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서울역전 앞’이다(이영곤). TIP❷ _ 기획서의 톤(tone) 조절: 불필요한 단어를 축소하거나 변경하기 가. 기획서를 기획할 때 필요한 자질을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짜내라. 나. 기획서를 작성할 때 아이디어를 수집하라. 예시 문장인 가에서 첫 번째 밑줄 친 부분에서‘기획서’와 ‘기획’이란 동의어를 반복 사용하여 글의 힘을 떨어뜨리고 있다. 두 번째 밑줄 친 부분에서 ‘생각하고’와 ‘아이디어를 짜내는’ 표현도 동일한 의미를 담고 있어서 문장의 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따라서 예시된 문장의 ‘가’보다 ‘나’처럼 압축하고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 출전: 이영곤, 기획안 제출하세요 기획서는 명확한 의사 전달이 생명이다. 분명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간결한 문장, 정확한 단어 사용이 필요하다. 한 단어의 문장이 수십 개 단어와 문장보다 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단어를 정련하고 다듬어 나가는 연습을 부단히 실천해야 한다. 기획의 실전: 학교예술교육의 활성화 단위학교에서 예술교육을 활성화 내지 강화하기 위해 어떤 정책안을 기획하는 것이 좋을까? 학교예술교육 활성화(강화·내실화 등) 계획에 초점을 두어 연습을 해보자. 우선 학교예술교육의 현황과 문제점에 기초한 개선방향 내지 학교예술교육 활성화의 필요성을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과 필요성을 토대로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모색하면 좋을지 개요(outline)를 체계화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정책방안을 강구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지에 대한 기대 효과를 정리할 수 있다. 다소 나이브(naive)하게 기획안의 체계를 설정했다고 치고, 구체적으로 여러분들이 연습 삼아 기획안을 구상해 보자. 우선 학교예술교육의 활성화 필요성에 대한 문제 제기, 현황 및 문제점에 초점을 맞추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첫째, 예술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 및 교육적 수요 증가를 들 수 있다. 개인의 끼와 재능을 존중하는 교육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예술 분야 교육 수요가 증가 추세임을 부각시킨다. 학생 예술활동 참여 기회 확대를 통해 다양한 예술교육 수요를 충족하는 한편, 모든 학생에 대한 예술활동의 일상화·보편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급격한 사회 변화에 따른 학교예술교육의 방향 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전환, 감염병 확산, 기후환경 변화 등 불확실성이 강한 미래사회 대응을 위해 학생의 삶을 지원하는 역량 중심의 교육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 그 근거로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2021.11.24.)’ 개정사항인 ①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 ②학습자의 삶과 성장 지원, ③지역·학교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 및 책임교육 구현, ④디지털·AI 교육환경에 맞는 교수·학습·평가체제 구축에서 찾을 수 있다. 기능·지식습득 중심에서 예술에 대한 흥미를 바탕으로 예술을 생활화할 수 있는 태도와 예술소양을 함양할 수 있는 예술교육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셋째,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소통 문화에 대응한 예술활동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문화의 일상화로 대면·비대면 공간을 넘나드는 예술활동 참여·공유 방식의 유연화·다변화가 요구되는데, 문화예술 콘텐츠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참여중심 소통문화 확산에 따른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예술활동 참여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기반 학교예술교육을 통한 정책추진의 지속성과 자생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학생 예술참여 생활화 기반 마련을 위해 학교 중심 지역 예술교육생태계 구축을 통한 학교예술교육 정책추진의 자생력·안정성 확보가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지역연계 기반 마련을 위한 학교예술교육 지원협력망 구축을 통해 풀뿌리 학교예술교육 추진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 이상의 추진배경 속에 담겨있는 학교예술교육의 필요성과 문제의식은 결국 예술적 감수성을 토대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민주시민 양성과 학교·지역 협력에 근거하여 학교예술교육의 보편성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세부추진방안은 어떻게 전개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교육부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다. 1. 교육과정에서 교원과 학교의 예술교육 역량 강화 1-1. 예술수업 내실화를 위한 교육과정 운영 지원 1-2. 학교예술교육 우수사례 발굴 및 공유 1-3. 교원의 학교예술교육 역량 강화 지원 2. 학생 예술교육 기회 확대 2-1. 모든 학생의 예술활동 지원 2-2. 학생의 예술심화교육 기회 제공 2-3. 문화소외지역·계층 학생의 예술활동 지원 3. 학교가 중심이 되는 지역협력 네트워크 조성 3-1. 학교 밖 자원의 유기적 연계 3-2. 학교와 학생 중심의 외부 인적자원 활용 3-3. 지역예술자원 연계·협력 네트워크 구축 4. 지속 가능한 학교예술교육 지원체계 구축 4-1. 학교예술교육 모니터링 및 지원 내실화 4-2. 시·도교육청 학교예술교육 지원체계 정비 4-3. 관계기관 협업체계 강화 학교교육의 시작과 끝은 교육과정이다. 따라서 교육과 관련한 어떤 기획안도 교육과정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학교교육과정의 틀 속에서 문제를 찾고, 그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 학교교육과정은 정규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으로 구획화하여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학교 교육활동과 학교외 교육활동으로 대별(大別)하고 우산을 펼칠 때,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우산살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에 대한 우산살도 고려해야 한다. 문제는 어떤 교육활동이나 프로그램도 행·재정적 지원이 없으면 불가하다. 인적 네트워크와 소프트 네트워크, 사회적 망을 연계하여 통합적으로 학교교육활동이 내실화, 학교교육력이 강화(제고)될 수 있는 협업(협치) 방안도 동시에 강구해야 한다. 위에 제시한 세부추진방안을 세밀히 검토해 보면 지금까지 논의한 프레임이나 틀 속에서 정교하게 모색하고 제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예술교육의 활성화(내실화)를 위한 세부추진과제 및 체제, 기대효과는 다음 호에서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기로 한다.
정책논술이란 일반적인 지식에 근거하되 고급 교육용어를 사용하여 지시문에 충실한 논점·논지·논거를 교육전문직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것을 정책논술이라 한다. 논술의 종류 논술의 종류에는 교육학논술·교직논술·교육정책논술이 있다. 교육학논술은 교육의 본질·목적·내용·방법·제도·행정 등의 이론을 연구하는 학문을 바탕으로 그 이론을 교육현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서술한다. 교직논술은 학생을 가르치는 직무와 관련하여 학교현장을 중심으로 한 적용방안을 서술하는 것이다. 반면 교육정책논술은 교육청의 기본방침을 바탕으로 하여 현장에 그 기본방침을 실현시킬 방안을 서술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교육정책논술을 작성할 때 교육이론에 치우치거나 교사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것은 논술 유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책논술은 각 시·도교육청의 기본방침을 근거로 하여 교육전문직원으로서의 관점으로 현장 적용방안을 서술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논술 작성의 단계 1단계: 주제 만들어 보기[PART VIEW] 정책논술을 잘 쓰려면 시·도별 주요업무계획과 장학계획 등을 통해 예상 주제를 찾아보고, 이를 집중적으로 연습하여 자기만의 정책논술 스타일 확립 및 만능틀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은 일반적으로 예상해 볼 수 있는 정책논술 주제이다. 이와 더불어 현안 이슈를 바탕으로 한 주제도 추가해 볼 수 있다.[PART VIEW] •미래역량함양을 위한 혁신미래교육 •교실혁신 •학생중심의 학교문화 개선 •미래교육(AI 및 메이커교육, 과학·정보·융합교육, 독서·인문교육) •과정중심평가 •협력적 독서·인문교육 •문예체 활성화 교육 •협력적 인성교육 •맞춤식 진로교육 •기초학력책임지도 •정의로운 차등(교육복지 등) •통합교육 및 특수교육 내실화 •평화와 공존의 평화·통일교육 •공존과 상생의 세계시민교육 •생명존중 생태·환경교육 •자율과 참여의 학생자치 활성화 •토론과 참여의 민주시민교육(보이텔스바흐, 학생봉사학습) •학교폭력예방 및 근절로 평화로운 학교 •안전한 학교(체험중심 안전교육, 위기대응능력강화, 안전감수성, 미세먼지, 노후시설, 급식 등) •배움·쉼·놀이가 어우러지는 학교공간 조성: 미래교육 공간혁신 •미래학교(혁신학교·혁신미래자치학교·이음학교 등) •교육청 일하는 방식 개선(학교통합지원센터 등) •참여와 소통의 교육자치 - 학교자율운영체제 구축: 학교운영위원회, 토론이 있는 교직원회의, 학교평가 -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학교업무정상화,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 교육청의 일하는 방식 개선: 공모사업학교자율운영제, 목적사업일괄제, 학교통합지원센터 - 학부모와 시민 참여 활성화: 학부모지원센터, 평생교실, 시민·학생청원제도 등 2단계: 나만의 틀(만능툴-tool) 만들어보기 논술 틀(예시) 3단계: 주제별 키워드 작성해보기 - 문제점과 지원방안 중심으로 작성 - 해결방안 제시: 논지+논거, 4~5가지 정도 - 공통키워드(예시) 4단계: 서론·결론 작성해두기 정책논술을 출제할 때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방식의 문제 출제가 가능하다. 따라서 문제에 제시된 바를 반영하여 본론을 작성해야 하더라도 예상 주제에 따라 서론 및 결론에서는 공통적인 문구를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주제별로 서론과 결론을 미리 작성해 보는 것이 좋다. 서론과 결론 작성법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5단계: 시간 안에 작성하는 훈련 - 실전과 같은 상황에서 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 - 시간안배, 기타 요령 익히기 - 준비상황 체크리스트 기출문제 _ 2020 서울(일반) [문제]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료에서 관점을 찾아 미래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 3개를 쓰고, 정책적 지원방안을 쓰시오. (2쪽 이내, 13포인트) [자료] 자료① - 학교는 산업혁명 시대의 산물, 전근대적 체제이다. 학교는 마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듯이 학생들을 교육한다. 이를 탈피하고자 교육개혁을 추진하는 사람들조차 기존 교육체제 속에서 답습하는 재설계 방식의 개혁만 할 뿐이다. - 변화된 규모의 경제에 맞는 학교교육이 필요하다. 탈경제시대의 교육 방향성에 대한 내용 자료② - 미네르바 스쿨, 교사의 역할은 안내자·촉진자, 학생의 역할은 스스로 학습하는 자로 변화한다. - 개별화교육 관련 내용 자료③ - 칸아카데미의 설립자 살만 칸은 이렇게 말한다. 학교라는 공간에 상관없이 학습할 수 있는 시대이다. -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기 속도에 맞는 교육환경 제공 필요성에 대한 내용 답안 작성해보기 예시답안1 예시 답안2 예시 답안3
패션은 옷으로 하는 ‘자기소개’이다. 상황·장소에 어울리는 옷차림부터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나타내는 유니폼·제복까지, 옷은 단순히 ‘입는 것’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세그루패션디자인고등학교(이하 ‘세그루’)는 전국에서 유일한 패션 디자인 분야 특화 학교이다. 특히 의상패션디자인·제품디자인·미디어디자인·VMD디자인마케팅 등 디자인 분야가 총망라된 학과구성과 교육과정으로 경쟁력 있는 실무 디자이너를 양성하고 있다. 의상·핸드백·슈즈·주얼리 등 패션의 모든 것을 배우는 학교 세그루에 들어서면 마치 패션디자인센터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학교 곳곳에 전시된 학생들의 의상·핸드백·슈즈·주얼리는 물론 패션 디스플레이 디자인까지, 패션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학과별 디자인 체험도 가능하다.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되는 수요 진로체험과 매년 여름방학 때 중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디자인스쿨’은 조기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층별로 마련된 학과 실습실 역시 학교라기보다 산업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세그루에서 압도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의상패션디자인과 실습실엔 형형색색의 옷감·실, 마네킹과 재봉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서양의복·패션디자인·패턴메이킹·패션일러스트·색채 등을 배우며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키운다. 특히 의상패션디자인과 수업을 들으면 국가기술자격인 ‘패션디자인산업기사 자격증’ 응시 기회가 주어지는데, 합격률이 무려 89%나 된다(2021년 고3 기준). 핸드백·슈즈·주얼리 등 창의적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패션제품디자인과 실습실에서는 망치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온다. 핸드백·구두를 만들기 위해 가죽을 재단하고, 가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그루의 제품디자인과는 컴퓨터그래픽 수작업을 바탕으로 시각디자인을 비롯한 제품디자인 전반의 실습을 통해 핸드백·슈즈·주얼리 디자인 분야의 창의적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생들이 직접 구성한 콘티를 바탕으로 영상·광고·웹드라마·모션그래픽·타이포그라피 등을 배우는 미디어디자인과 실습실은 방송·촬영 스튜디오와 거의 흡사하다. 촬영한 뒤, 바로 편집이 가능하도록 실습실을 배치했다. 미디어디자인과는 포토샵·일러스트레이션, 광고·방송콘텐츠 제작 등 창의적인 콘텐츠 연출에 필요한 능력 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VMD(visual merchandiser)과 실습실은 백화점 화장품 매장을 방불케 한다.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상업시설에 상품을 재구성하여 감각적인 공간을 마케팅하는 것을 배우는 학과답게 실습실 전체를 통유리로 꾸며, 학생들이 매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어느 위치에 어떤 콘셉트로 만들어야 효과적일지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정용수 교장은 “디자인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산업수요 맞춤형 기술 인재 양성을 목표로 비주얼MD, 미디어디자인, 패션제품디자인, 의상패션디자인 등 4개 학과에서 학과 특색을 살릴 교육과정을 계속 완성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자존감과 행복지수를 높여줄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에 힘을 기울여 명실상부 세계적인 디자인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로 떠나는 글로벌 현장학습 세그루의 현장학습 또한 예사롭지 않다. 패션디자인을 배우는 학교답게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로 3개월간 글로벌 현장학습을 진행한다. 한국을 넘어서는 디자인 분야 글로벌 리더로 성장시키기 위해서이다. 이를 위해 세그루는 2019년부터 프랑스 기업 및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파리 패션쇼 인턴십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로 2년 동안 온라인수업으로 축소되기도 했지만, 올해는 다시 프랑스로 떠난다. 10월에 16명의 학생이 열흘간 프랑스 파리에서 패션·디자인을 배우고 오는 일정을 계획 중이다. 또한 세그루는 다양한 외부사업을 학교 프로그램으로 녹여 사업 성과와 학교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직업계고 졸업생 계속지원사업거점학교, 청소년 비즈쿨사업, 글로벌 현장학습 프랑스 파리 사업단 운영, 학과 재구조화 사업,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마을결합형 학교, 서울특별시 도봉구 지정 ‘꿈의 학교’, SW교육 선도학교, 특성화고 혁신지원사업,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외부사업이 연중 쉼 없이 지속되고 있다. 학생에 대한 지원은 졸업한 후에도 끊임없이 이뤄진다. 2021년부터 ‘졸업생 계속지원모델개발사업’ 거점학교로 선정돼 매년 1억 원씩, 5년간 지원받고 있다. 앞으로 7년간 1,400여명의 졸업생 DB를 구축해, 온·오프라인 취업상담과 재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홈커밍데이’ 및 ‘취업매칭 in 세그루 행사’를 수시로 진행하고 있어 졸업 후에도 학교에 스스럼없이 방문하여 취업상담, 취업서류 작성지도, 면접 재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원스톱으로 제공받고 있다. 학교의 아낌없는 투자에 학생들은 놀랍게 성장했다. 2021년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 기술인재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2022년 현재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 4년 연속 우수학교, 창업진흥원 주관 청소년 비즈쿨 3년 연속 우수학교,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교육부 글로벌 현장학습 우수 사업단 선정 등 명실상부, 전국 최고의 명문 특성화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그루만의 자랑, 1팀 1기업 세그루는 매년 전국 최상위 취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높은 취업률의 비결은 바로 ‘1팀 1기업’이다. 1팀 1기업 프로젝트는 학과별 특성을 고려한 현장 실무를 익히며, 직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프로젝트 수업이다. 학과별로 학생들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맞춤형 기업을 매칭시켜 학생과 기업담당자가 함께 협업하여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품디자인과는 소다그룹과 여성웨딩슈즈를 디자인하고 시제품을 제작했다. 의상디자인과는 유림인터네셔널과 협업하여 기존에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디어디자인과는 도봉구청과 함께 학교 주변 상점의 간판을 디자인하고 테마가 있는 팜플렛·굿즈를 기획·제작했다. 이외에도 학생들은 매해 각 학과의 특색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 10여 개의 프로젝트를 통해 의사소통능력·문제해결능력 등 NCS 기반 채용 시장에서 꼭 필요한 직업기초능력과 직무능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학생이 행복한 학교, ‘해피 세그루’ 학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해피 세그루’라는 문구가 자주 보인다. 학생이 행복해야 숨겨진 재능을 발휘할 수 있고,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해피 세그루’를 만들기 위한 학교의 고민은 곳곳에 스며있다. 그중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지하 2층 전체 공간에 마련된 학생 체력단련실과 학생 휴게실, 그리고 ‘행복 캠프실’이다. 웬만한 헬스장 못지않게 꾸며놓은 체력단련실과 카페같은 분위기의 휴게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다보면 저절로 ‘해피 세그루인’이 된다. 특히 담임교사와 반 친구들이 주말 1박 2일 동안 직접 밥을 해 먹고, 영화감상 및 각종 게임을 즐기며 지내는 ‘행복 캠프실’은 학생들에게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다. 조돈선 교감은 “내신성적 향상, 전문 자격증 취득 및 각종 공모전 작품 준비를 위해 방과후나 휴일에도 실습실마다 불이 꺼지지 않는다. 이러한 학생들의 열정은 교사들이 억지로 만들 수 없다”며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시설과 프로그램 제공을 최우선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찌·샤넬·루이비통 등의 명품브랜드를 능가할 글로벌 디자이너를 육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는 세그루패션디자인고등학교.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패션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그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우리 반 학생들이 1인 1스마트기기(태블릿PC)로 디지털 영상 지도를 보며 마을 모습을 탐구할 때 “선생님, 다른 마을이랑 비교해보니 우리 마을에는 놀이터가 많이 없어요”라고 말하거나 “선생님, 왜 우리 마을 놀이터와 학교 놀이터에는 재미있는 놀이기구가 없을까요?”라고 질문하였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뛰어놀 수 있는 놀이시간과 점심시간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비접촉식 놀이 및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2020학년도에 입학한 초등 3학년 아이들은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쉬웠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 반 학생들에게 우리 마을 놀이터와 관련된 프로젝트 주제와 배우고 싶은 내용을 직접 선택해보도록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 마을 놀이터 프로젝트를 계획하게 되었다. 창의적인 수업을 디자인하는 수업친구 나눔교사단 ‘꿈을 담은 우리 마을 놀이터 프로젝트’를 위해 서울특별시교육청 수업친구 나눔교사단1 구성원들과 함께 에듀테크 기반 창의적인 수업을 디자인하였다. 우선 수업목적에 맞는 디지털 도구를 선정하고, 활용방법을 나누었다. 먼저 디지털 도구 중 패들렛을 활용하여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내용을 선정하고, 우리 마을 놀이터에 관한 아이디어를 모으기로 하였다. 패들렛은 학생들이 사진과 내용을 쉽게 올릴 수 있고, 모은 자료를 보면서 분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PART VIEW] 둘째, 구글 프레젠테이션을 활용하여 우리 마을 놀이터를 위해 디자인한 결과물을 업로드하고,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을 공유했다. 구글 프레젠테이션은 프로젝트 과정 및 결과물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고, 모둠별 프로젝트 활동에 적합했다. 셋째, 통번역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줌(zoom)을 활용하여 일본 하기와라초등학교와 국제공동수업을 진행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통해 우리 마을 놀이터와 다른 마을(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시) 놀이터 모습을 비교·탐구해볼 수 있도록 수업을 구상하였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도구 중 클래스팅을 통해 학생들이 제작한 우리 마을 놀이터 프로젝트 결과물 및 사진자료를 가정(학부모)과 연계하여 공유함으로써, 프로젝트 이후 가정 및 생활 속에서 후속활동을 실천해보고자 하였다. 마을과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 우리 마을 놀이터 프로젝트를 위해 구청에 의뢰하여 우리 마을에 있는 놀이터 현황 및 놀이터 지도를 받아 수업에 적용하였으며, 학생들이 제안하는 우리 마을 놀이터를 구청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담당자와 지속적으로 의논하였다. 학생들이 직접 구상하고 디자인한 우리 마을 놀이터가 실제로 마을에 실현되어 실천적 배움으로 이어진다면, 앞으로도 실생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진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또한 초3 사회과 마을교과서(광진구)를 집필할 때 연구한 우리 마을과 다른 마을의 의식주 생활모습 및 놀이터 비교를 본 프로젝트에 연계하여 적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지역내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담당자와 협의하여 에듀테크 기반 혼합수업 시 학생들이 스마트기기를 올바르게 사용하고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을 예방할 수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고, 청소년서프터즈 프로그램과도 연계하여 프로젝트를 운영하였다. 프로젝트 구안 및 교육과정 재구성 마을결합형 교육유형은 크게 마을의 인적·문화적·환경적·역사적 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마을을 통한 교육과 마을의 역사·지리·자연·문화 등에 대해 학습하고 마을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공유하는 마을에 관한 교육, 그리고 학생들이 마을 주민으로 성장하고 마을의 주체로 참여하는 마을을 위한 교육으로 나눌 수 있다(서용선 외, 2015)2. 본 프로젝트에서는 마을결합형 교육유형에 따라 프로젝트 단계 및 모형을 다음과 같이 구안하였다. ● ‘꿈을 담은 우리 마을 놀이터 프로젝트’ 단계 및 모형 또한 수업친구 나눔교사단 및 마을과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 3~4학년군 성취기준을 분석하여 학생들에게 지도해야 할 내용을 추출하였고, 3학년 사회과 주제중심 프로젝트를 위해 사회·수학·미술·국어과목을 융합한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 성취기준 ● 사회·수학·미술·국어과목을 융합한 교육과정 재구성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 마을 놀이터 프로젝트 ● 마을을 통한 교육 _ 학생들이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거나 전화로 조사하는 면담방식으로 마을 주민(가족·친구·친척·이웃 주민 등)들의 여가생활을 조사하였다. 이를 통해 마을 주민들이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을 활용하여 여가생활을 보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특히 또래친구들의 여가생활은 주로 집에서만 이루어져 야외에서 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패들렛을 활용하여 이번 프로젝트의 주제 ‘꿈을 담은 우리 마을 놀이터 만들기’와 공부하고 싶은 내용 ‘우리 마을 놀이터 모습’과 ‘역할극 하기’ 등을 정하였다. 수학수업에서는 조사한 마을 주민들의 여가생활 결과를 표와 그림그래프를 이용하여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마을 주민들의 여가생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였고, 표와 그림그래프가 정보를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방법임을 이해하였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우리 마을 놀이터를 탐방하도록 개별과제를 내주었다. 과제를 수행하기 전 우리 마을 놀이터 탐방을 통해 놀이터에 무슨 놀이기구가 있고, 어떤 불편한 점이 있으며, 다른 놀이터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생각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과제를 모두 수행한 이후 학생들은 우리 마을 놀이터 탐방내용을 차례대로 발표하였고, 이를 PMI 활동지(좋은 점 Plus, 아쉬운 점 Minus, 흥미로운 점 Interest)로 정리하여 구글 프레젠테이션에 작성하였다. 그 결과 우리 마을 놀이터는 놀이기구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놀이기구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들의 꿈을 담은 우리 마을 놀이터를 직접 제안해보기로 하였다. ● 마을에 관한 교육 _ 모둠별 활동을 통해 공동체역량과 정보활용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모둠별로 우리 마을의 의식주 및 놀이터 모습을 1인 1스마트기기를 활용하여 탐구하도록 하였다. 탐구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의식주가 무엇인지 알아보았고, 우리 마을 사람들의 의식주 생활과 놀거리 문화를 탐구하였다. 국어수업에서는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역할극 활동을 통해 우리 마을 놀이터의 불편한 점을 모둠별로 구상하고 표현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줌(zoom)을 활용한 일본 하기와라초등학교와 국제공동수업을 통해 우리 마을과 일본 놀이터의 모습을 비교하였다. 특히 일본 놀이터 놀이기구를 ①우리 마을 놀이기구와 비슷한 놀이기구, ②우리 마을에 없는 놀이기구로 분류하여 탐구하였다. ● 마을을 위한 교육 _ 수학시간에 학생들이 평면도형(칠교판)을 활용하여 우리 마을을 위한 놀이터를 구상하고 토의하였다. 미술수업에서는 디자인씽킹 기법을 활용하여 모둠별로 꿈을 담은 우리 마을 놀이터를 직접 디자인하고, 그 결과를 구글 프레젠테이션으로 발표하였다. 마지막으로 구청 누리집에 꿈을 담은 우리 마을 놀이터를 제안하였고, 클래스팅에 결과물과 사진을 올려 가정과 연계하여 후속활동을 하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였다.
첫 번째 이야기: 중학생은 처음이지요? 여러분들의 새로운 출발을 환영합니다. 선한 영향력을 지닌 여러분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하게 되어 기쁘고, ‘선생님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를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중학교는 처음이라 떨리고, 무엇부터 할지 모르겠지만,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같이’ 한다면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 그럼 출발할까요? 두 번째 이야기: 왜 도덕공부를 해야 하나요? 여러분은 생활하면서 다양한 물음에 마주쳤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오늘 비 오는데 신발은 무엇을 신을까?’부터 ‘이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럴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을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와 같은 다양한 도덕적 물음까지…. 다양한 물음에 마음 편히 대답할 때도 많았겠지만 대답을 찾느라 고심할 때도 있고, 어느 땐 대답이 잘못되어 서로 감정이 상하거나 결과가 잘못되었을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과 주위의 친구·가족·이웃 모두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마땅한 가장 중요한 존재입니다. 그리고 더 큰 지구 공동체가 조화롭고 올바른 방향으로 살아가기 위해 각자 자기 삶을 건강하게 가꾸고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자기 삶을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가꾸고, 도덕적 실천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익히는 것이 도덕공부를 하는 이유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 도덕은 연습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생기는 물음들에 늘 바로 판단하고 정답을 내놓을 수 있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또 어떤 문제는 정답이 없고, 또 여러 방향의 해답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결정을 못 할 때도 있고,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급식시간이 되어 점심을 먹다가 오늘 5교시가 수학시간인 것이 생각났다. 오늘 수학시간에 교과서 검사를 하신다고 하셨다. 점심을 빨리 먹고 교실로 와서 가방을 봤더니 수학책이 없었다. 옆 반 친구와 어제 다투기는 했지만, 미안하다고 말하고 빌리면 될 것 같기도 하였다. 조회시간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다른 반 교실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씀하시지만,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옆 반 교실에 아무도 없었다. 살짝 들어가 친구 자리에서 급하게 수학책을 찾다가 그만 그 친구의 텀블러를 떨어트려 망가졌다. 얼른 친구를 찾아 사실대로 말할까 했지만, 망설이다 수학책도 못 찾고 그냥 후다닥 나오고 말았다. 이야기를 듣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담임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고 다른 반에 들어간 것, 아무도 없는 빈 교실에서 친구 책상을 뒤적인 것, 친구의 텀블러를 깨트리고 말하지 않은 것이 잘못인 것은 맞습니다.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친구에게 어제 다툰 것을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한 것도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점일 것입니다.[PART VIEW] 우리는 알면서도 예시의 친구처럼 판단·생각·말·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 앞에 벌어진 상황에서 도덕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생각하는 연습, 내 판단이 나를 옳은 길로 이끌 수 있도록 생각이 실천으로 연결되도록 의지를 다지는 연습, 내 생각·말·행동이 나와 남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도록 실천하고 행동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또한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과 판단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하고 공감하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사회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도덕은 연습입니다. 한 번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하는 연습입니다. 네 번째 이야기: 도덕수업을 준비하는 도덕 교사의 생각 도덕수업은 다른 교과보다 더욱더 학생중심수업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도덕적 지식을 습득한 후, 시험을 잘 보고, 성적만 잘 나오면 되는 교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배운 도덕적 지식을 바탕으로 나와 다른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베풀 수 있도록 올바른 생각과 판단을 한 후에 도덕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덕적 판단을 잘했을지라도 도덕적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여러분이 속한 사회 공동체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도덕수업은 학생이 중심되어 생각하고, 판단하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자기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는 시간입니다. 마음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다짐을 가장 잘 도와주는 길은 글로 쓰는 방법입니다. 먼저 교과서를 읽고, 교과서를 기반으로 단원(주제)에 대한 핵심어를 찾아봅니다. 이어서 궁금한 것을 질문으로 만들어서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토의합니다. 이제 다양한 생각과 판단에 적합한 실천방안을 도출해내서 글로 정리하여 실천의지를 다지는 연습을 하는 시간입니다. 또한 여러분이 학교·가정·실생활에서 실천하고, 실천했을 때의 느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자신의 변화된 생각 등을 이야기 나누고 서로 격려·응원·성찰하는 시간도 꼭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연습한 도덕적 사고, 도덕적 판단, 도덕적 실천(말과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지는 기회가 성찰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는 선한 영향력이 도덕수업을 통해 여러분 자신과 사회 공동체를 위해 발현되도록 수업이 이루어지고 도덕적 실천까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1수업 1글쓰기’ 도덕수업은 앞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교과서와 수업을 통한 도덕적 지식을 글로 정리하면서 마음에 다지는 도덕적 실천으로 이어집니다. 도덕적 실천 후, 성찰의 시간을 통하여 연습이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여러분들이 교과서를 읽고 배우고 더 나아가 자기 삶에 관한 생각을 조금 더 진지하고 깊게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잠깐 하는 생각으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글로 정리하고, 친구들과 나누어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여 도덕적 성장을 하고자 ‘1수업 1글쓰기’ 수업으로 시작합니다. ‘1수업 1글쓰기’는 도덕적 사고력을 높이기 위한 수업입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하는 수업이 되기 위한 단계별 준비입니다. ‘1수업 1글쓰기’를 시작하기 전, 피드백과 평가 관련 안내를 하겠습니다. 1단계~3단계에서는 발표를 자원한 친구의 발표를 듣고, 잘한 점을 찾아 긍정적인 격려의 말을 해주는 동료 피드백을 실행합니다. 교사 피드백은 수업 중 교실을 순회하며 개별 피드백, 또는 전체 피드백을 진행합니다. 중(소)단원이 끝나면 활동지를 제출하고 필요시 피드백을 실행합니다. 친구들과 선생님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결과가 달라진 경우 내용에 따라 평가에도 반영합니다. 평가계획은 확정된 후 수업 전 미리 설명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단원(주제) 수업이 완료된 것은 활동지나 결과물을 제출합니다. 여러분이 제출한 결과물은 교사가 1차 평가(채점)를 한 후 학생들과 공유 필요성이 있는 결과물을 선택하여, 해당 학년 동안 학생들의 공유와 나눔을 위한 발표·전시·예시문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 활용하지 않습니다. 가치 단어나 가치관에 관련된 수업을 할 때는 글쓰기 방법을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1수업 1글쓰기’를 변형한 ‘나만의 해석(실천하는 방법)’ 글쓰기 방법도 실시합니다. 나에게 배려는 ( )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 )이기 때문이다. ‘1수업 1글쓰기’는 주로 ‘생각 글쓰기’를 뜻합니다. 처음에는 짧게, 점점 늘어갑니다. 자기 생각이 중요하고, 교과서의 내용만 정리하거나, 친구의 글을 표절하는 경우는 학업성적관리 규정에 따라 처리합니다. 다음은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쓴 생각 글 예시입니다. 여섯 번째 이야기: ‘함께하는 탐구활동’ ‘함께하는 탐구활동’은 교과서 읽기를 기반으로 4단계 과정을 스스로 탐구하는 자기주도학습입니다. 궁금한 점을 친구들과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에서 모둠학습이 가능하고, 문제중심학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각자의 생각이 모여 사고의 확대가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도덕적 사고의 확립과 실생활에서 도덕적 실천으로 이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업 전 준비물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준비물은 두 가지입니다. 교과서가 꼭 있어야 합니다. 필기도구(색깔 펜)도 필요합니다. 사전 예고에 따라 관련 도서나 자료를 찾아와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각 단계는 기본적으로 시간이 정해져 있고, 수업시간이나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활동 가능성에 따라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이 A4 용지 혹은 활동지를 제공합니다. 타이머나 종을 활용하여 시간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 ‘함께하는 탐구활동’의 특징 - 교과서 읽기를 기반으로 4단계로 내용을 스스로 탐구하는 자기주도학습 -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에서 문제중심학습과 모둠학습 가능 - 각자의 생각이 모여 사고의 확대가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도덕적 사고의 확립과 실생활에서 도덕적 실천으로 이어지는 장점이 있음 ● ‘함께하는 탐구활동’ 수업지도안 일곱 번째 이야기: ‘인성 프로젝트 챌린지’ ‘함께하는 탐구활동’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익힌 것을 글로 정리하고 마음에 잘 새겼다면 이제 여러분들이 실천하고 친구들과 공유·공감하면서 습관으로 굳어지게 할 시간입니다. 수업시간에 배우고 익힌 내용을 학교에서, 가정에서 어떻게 실천할지 찾아보기 바랍니다. 실천 후 사진과 함께 실천할 때 나의 마음과 실천 후 나의 마음을 잘 느껴보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도덕수업이 성장의 기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패들릿에 ‘인성 프로젝트 챌린지’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예시자료를 잘 읽어보기를 바랍니다. 실천 후에는 패들렛에 사진과 함께 올리고 공감과 나눔을 실시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도덕적 성장에 선생님이 많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도덕은 연습이다’라는 것을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천하고 연습하면 습관이 됩니다!
학생들에게 “토론이 무엇이냐?”라고 물어보면 말로 싸우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자료를 찾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검색창에 질문을 이야기하듯이 적고 찾아진 결과를 맨 앞부터 읽어본다. 그리고 대부분의 수업은 선생님이 앞에서 설명하고 학생들은 듣는다. 컴퓨터나 태블릿을 수업시간에 사용하면 인터넷 서핑이나 게임으로 수업흐름을 놓치기 쉽다. 학생들이 살아있는 신나는 학교도서관 수업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살펴보자. 교과융합 중학교 2학년 1학기 도덕교과에는 3개의 단원, 즉 ‘Ⅰ. 타인과의 관계에서’와 ‘Ⅱ 사회·공동체와의 관계에서’라는 대단원에서 평화적 갈등해결, 폭력과 사회문제, 도덕적 시민, 사회 정의를 배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교과를 융합하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였다. ● 교과융합하기 ● 수업구성하기 1단계: 토론주제 정하기[PART VIEW] 이렇게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뉴스에서 사회적 쟁점을 찾아 ‘가치찬반토론’을 위한 교과·미디어 융합수업을 8차시로 구성하여 진행한다. 찬반토론주제는 학생들의 개별적 특성과 지역별로 다르다. 학생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수업을 위해 학생들이 직접 뉴스를 검색하여 토론주제를 정한다. 광고성 기사와 자극적 댓글이 없는 기사 원글을 보기 위해 앞선 차시에서도 소개한 ‘빅카인즈’를 이용한다. 검색 결과에 대한 뉴스를 훑어보며 신문사별 입장과 주장을 통해 사회를 보는 감각을 키운다. 뉴스의 제목과 사진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확연하게 입장 차이를 알 수 있다. ● 학생들이 뽑은 찬반토론 주제 학생들이 고른 주제를 논제화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같이 토론한다. 주제가 정해졌다면 검색되는 정보의 양에 따라 상위개념으로 추상화거나 하위개념으로 세분화하는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선정기준과 제외기준은 다음과 같다. ● 토론주제 선정기준 1) 고른 주제가 찬반으로 나눌 수 있다. 2) 근거가 모든 정보원에서 찾을 수 있으며 다양하다. 3) 찬성과 반대 양쪽 모두의 비슷한 양의 정보가 있다. ● 토론주제 제외기준 1) 한쪽 주장에 대한 자료가 많거나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흐를 수 있는 주제 2) 이미 잠정적 결론이 났거나 사회적 합의가 된 주제 3) 도덕적·철학적 함의를 찾을 수 없는 주제 2단계: 토론방법 선택하기 서로 입장이 동등하며, ‘열심히 하면 해볼 만하다’라고 판단되어야 양쪽 입장의 학생들이 신나게 참여한다. 주제를 뽑는 순간 승패가 갈리면 참여도가 떨어진다. 그리고 토론방식을 정한다. 토론형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평가에 적합하고 학교도서관에서 하기 좋은 토론형식을 골라 학교 특성에 맞게 변형하여 평가형식을 정한다. 이번 수업에서는 아카데믹 토론 중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나누고 근거에 의해 주장하며, 주어진 시간 내에 토론할 수 있는 세다(CEDA) 토론형식의 일부를 중학교 학생 특성에 맞게 변형했다. 토론방법 예시는 다음과 같다. ● 세다(CEDA) 토론 1) 입론 _ 필수개념과 쟁점 찾기 ① 지속성: 지속되는 문제점 ② 중요성: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반복적·즉각적 관심이 필요한 심각한 사안 ③ 정당성 또는 당위성 ④ 해결가능성: 문제해결의 실현가능성과 윤리적 측면 ⑤ 이익 vs 부작용 2) 토론 순서 토론시간은 1분 내외로 할 수 있게 지도한다. 따라서 사전에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3) 반론 주장과 근거 찾기 ① 현 상태가 갖는 문제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혹은 사실일지 모르나), (최소한) 지속적이지는 않다. ② 현 상태가 갖는 문제가 지속적인 것은 사실이나, 중요하지는 않다. ③ 현 상태가 갖는 문제는 지속적이지도, 중요하지도 않다. ④ 현 상태가 갖는 문제가 지속적이고 중요한 건 인정하나, 상대측의 방안은 이러한 문제점들이 있다. 혹은 그보다는 더욱 효과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 미디어 융합수업 주제와 찬·반 입장을 제비뽑기로 뽑으면 본격적으로 주제를 검색하는 시간이다. 검색은 학교도서관 활용수업에서 많이 사용하는 Big6 정보활용과정 6단계를 활용한다. 자료에 접근하고 이해하며 정보를 추출하고 종합하고 표현하도록 돕는 적절한 수업도구이다. ● 도서관 활용수업 Big6 skill(Eisenberg and Berkowitz 모형) 검색어 선정 시 주제에 대해 검색할 단어를 학생들이 스스로 떠올려보고 다양한 상황을 추론하도록 논의한다. 단어를 서로 이야기해보고 협의하면서 가설을 정하거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미리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 자신의 모둠에 맞은 중심 주제를 가운데에 놓고 찬반으로 나누어 가지를 뻗어나가도록 지도한다. 토론할 때 나올 수 있는 예상 단어가 무엇인지,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될지 질문하며 단어를 확장하도록 모둠을 돌아다니며 도와준다. 그리고 학생들이 제시한 단어를 보며 자신의 모둠원들과 함께 논의한다. 여기까지 정보활용 2단계가 마무리된다. 3단계: 자료 접근하기 이제 본격적으로 ‘3단계: 자료 접근하기’부터 각종 미디어를 검색하고 종합하는 수업이 이루어진다. 자료에 접근할 때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책·영상자료·학술자료로 나누어 모둠원을 분배하여 모두가 찾을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한다. 그리고 각각의 자료를 어느 과정을 거쳐 찾을 수 있는지 아래 학습지로 제시한다. 아래 학습지를 보면 각자 맡은 역할이 분명하고 자료에 따라 어떤 정보를 검색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각각 찾은 자료는 어떻게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지, 학습지를 보면서 설명한다. 그리고 컴퓨터·태블릿·책 등 다양한 미디어를 보며 각자의 입장에 맞는 근거를 검색한다. 매체별로 검색하는 방법과 접근해야 할 정보가 다르다. 요즘은 정보량이 많아지면서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찾기가 매우 힘들다. 그래서 찾은 정보를 팩트체크하는 게 필수이다. 책의 자료도 ‘절대 논리나 법칙’이 아니라 ‘저자의 생각과 입장’일 뿐이라고 학생들에게 미리 일러두는 것이 좋다. 정보가 지금 아무리 유용할지라도 상황과 시대나 입장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가르치면서 정보력을 키운다. 뉴스 기사검색과 학술논문은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간단히 설명하고 직접 찾도록 시간을 준다. 뉴스 기사로는 사회적 갈등양상과 문제점에 대해 조사하고, 통계를 내며, 오랜 기간 동안 혹은 역사적·사회적으로 이런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있었기 때문에 찬성 혹은 반대한다는 입장 표명의 근거로 사용하도록 지도한다. 찬성 혹은 반대에 대한 해결방안이나 윤리적 고찰은 온라인 학술정보원(논문이나 전문자료)을 이용한다.책에서는 자신이 선택한 논제에 대한 정의론과 철학적 개념을 찾아본다. 토론수업 전에 미리 준비하거나 수업 중에 도서관 서가에서 같이 찾는다. 4단계: 정보를 종합하고 해결방법 찾기 모든 생각과 주장은 신뢰할 수 있고 타당한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주장으로 인정한다. 정보와 근거를 찾고 자신의 모둠이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는 단계가 정보활용단계 3~4단계에 해당한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자료를 찾아보며 일반적인 의견에서부터 전문가 의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훑어보게 되고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같은 입장을 가진 조원들과 협력해서 정보를 종합하고 해결방법을 찾으며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유형별·주제별로 검색한 정보를 모아 개인별로 토론개요서를 만들어 토론 6단계에 맞게 전략을 구상한다. 5~6단계: 토론수업하기 토론개요서를 바탕으로 토론수업을 진행한다. 토론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책상배치를 토론장 분위기로 만들어 진행하였다. 토론수업은 정보활용 5~6단계에서 이뤄진다.
들어가는 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그동안 초·중학교에서 없었던 자율적인 선택과목을 도입하고 있다. 국민참여소통채널에 탑재된 시안(교육부, 2022)에 의하면 교육과정 편성·운영기준에서 초등학교는 ‘선택과목과 활동의 내용은 지역과 학교의 여건, 학생·학부모·교원의 요구를 반영하여 학교가 결정하되, 다양한 과목과 활동으로 개설하여 운영한다’라고 제시하고 있다. 중학교는 ‘선택과목과 활동의 내용은 지역과 학교의 여건, 학생·학부모·교원의 요구를 반영하여 학교가 결정하되, 다양한 선택과목과 활동으로 개설함으로써 학생들의 선택권이 보장되도록 한다’라고 되어 있다. 모두 학교의 자율적 결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선택과목 도입의 의의는 국가교육과정 총론에 학교 자율시간 도입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근거가 마련되었고, 초등학교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선택과목이 신설되어 학교와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대한 자율성이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교육부, 2021).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교육과정 자율화는 창의적체험활동을 20% 범위에서 시수를 증감할 수 있고, 선택과목에 의한 16+1 운영 등으로 학교의 자율성이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선택과목의 개발·운영은 지역화 교육과정의 특색을 가시적으로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교육과정 자율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초·중학교 단계에서 16+1을 도입,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에서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수를 확보했다. 학교에서는 삶과 학습에 필요한 기초소양, 학습진단과 개별 보정교육, 다양한 진로선택활동 등 관련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과 연계하여 운영할 수 있다. 나아가 지역 여건 및 학생 선호 등에 따라 ‘지역연계 생태수업, 지역과 시민, 환경보존, 경제생활 이해, 디지털 기초소양 수업, 인공지능과 생활, 역사로 보는 우리 지역’ 등 다양한 선택활동 또는 선택과목을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다(교육부, 2021). 그러나 초·중학교에서 선택과목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선택과목의 개발과 운영방안 가. 선택과목의 개발 방향 교육과정의 조직원리는 ‘계속성·계열성·통합성’이다(홍후조, 2017). 학습내용은 학년과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양적 확대와 질적 심화’라는 특징을 나타낸다. 이는 계열성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계열성에서 학습은 누가적으로 반복되어 새로운 내용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계속성도 내재되어 있다. 통합성은 횡적통합으로 학습내용이 교과 내, 교과 간 수평적으로 논리적 체계를 가져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선택과목과 관련하여 3가지 조직원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선택과목 내에서의 조직과 관련하여 초등학교는 3~6학년 4년간 8개의 선택과목을, 중학교는 3년간 6개의 선택과목을 선정하고 조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선택과목 내 계열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택과목 간 배타성을 갖는다면 상대적으로 계열성은 고려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2개 학기에 걸쳐 선택과목을Ⅰ·Ⅱ로 연계한다면 계열성은 면밀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둘째, 일반교과와 선택과목의 계열성과 통합성을 고려해야 한다. 선택과목을 선정할 때는 일반교과내용의 단순반복이나, 확대 강화, 또는 누락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선택과목을 선정한 다음 내용을 조직할 때는 타교과내용을 분석하여 조직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택과목이 학년을 달리하는 교과와 중복되거나 상대적으로 비약이나 확대, 강화되는 현상을 보인다면 이는 선행학습을 하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선택과목을 조직할 때는 학년 간 교과내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 선택과목 운영방안 1) 독립형 선택과목 독립형 선택과목은 그 자체의 고유한 선택과목으로서의 내용을 다룬다. 그러나 이것이 완전하게 타교과와 배타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또한 선택과목에 따라서 체험학습을 동반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이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독립형 선택과목을 운영하는 유형, 즉 단일형·분산형·혼합형·절충형 등 네 가지 예를 초등을 중심으로 제안해 보면 다음과 같다. 중학교에 적용하는 방식도 동일하다. 먼저 ‘단일형’은 학교 전체가 공통 주제, 예컨대 ‘생태전환교육’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선정해서 8학기(3학년 1학기~6학년 2학기) 동안 학기별 수준만 달리해서 운영하는 것이다. 이 유형은 나선형 교육과정처럼 학기별·학년별 내용요소를 달리하고 수준별로 계열성에 맞게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산형’은 학년 단위 또는 학기 단위로 주제를 달리하여 편성·운영하는 방법을 말한다. 즉 8학기 동안 주제를 모두 달리해서 선택과목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고, 학년 단위로 크게 4개 주제 정도를 운영할 수 있다. 예컨대 3학년 1학기는 ‘마을탐방 교육’, 3학년 2학기는 ‘경제교육’을 운영하는 식으로 학기별 또는 학년별로 편성과 운영을 다르게 한다. ‘혼합형’은 학년이나 학기보다 학년군이 강조되는 유형이며, 학년별 운영형태도 가능하기 때문에 ‘단일형’이나 ‘분산형’보다는 유연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학년군 또는 학년별로 선택하는 주제가 다를 수 있고, 단일형과 분산형을 혼합한 형태로 편성·운영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3~4학년군은 ‘지역사회학습 탐방교육’을 운영하고, 5학년은 ‘인권교육’, 6학년은 ‘인공지능과 생활’ 등을 운영하는 형태이다. ‘절충형’은 ‘혼합형’과 비슷할 수 있으나, 학년별 또는 학년군별로 나뉘는 것이 아닌 학기별로 공통주제 과목을 배우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단일형’과 ‘분산형’을 섞은 유형이다. 즉 1학기에는 학교 공통의 주제를 학년 수준별로 다르게 배우고, 2학기에는 매번 새로운 주제의 선택과목을 배우는 방식이다. 예컨대 3학년부터 6학년까지 1학기에는 ‘인공지능 관련 교육’을 수준에 따라 다르게 운영하고, 3학년 2학기는 ‘마을탐방 교육’, 4학년은 ‘문화재교육’, 5학년은 ‘인권교육’, 6학년은 ‘민주시민교육’ 등으로 운영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2)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 연계형 선택과목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서는 선택과목을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에 편성해 운영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모든 교과를 아우르는 주제 중심의 다양한 과목을 개발하여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의 연계형 선택과목은 교과와 연계된 과목으로 운영하거나 창의적체험활동의 자율·자치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등과 연계하여 운영할 수 있다. ‘교과 연계형’ 선택과목은 교과내용을 보충·심화하는 수준이 아닌 배운 내용을 체험학습으로 연계하는 시간이 되도록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창의적체험활동과의 연계’도 동아리나 진로활동 등에서 내용을 추출하여 체험학습으로 운영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법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해당 교과나 창의적체험활동, 특히 동아리활동과 연계할 경우 그 경계가 분명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이 점에 유의해서 운영해야 한다. 가령 ‘교과 연계형’은 ‘사회교과’ 또는 학교나 마을에서 편찬한 교재인 ‘마을교과서’를 결합하여 ‘마을탐방’과목으로 운영하는 방법이다. 이때 선택과목은 ‘마을탐방’으로 사회교과수업 시수 외에 따로 마을에 대한 학습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다. 현재 3학년 1학기나 2학기의 마을 관련 단원이나 학습내용에서 보조교재로 활용하는 마을교과서의 경우, 지역의 교육지원청에서 편찬한 여러 교재가 있다. 하지만 마을교과서는 학교나 학급상황에 따라 활용되지 않거나 일부 시간에만 보조적인 교재로 쓰이는 실정이다. 그래서 따로 선택과목으로 시수가 확보될 수 있다면, 마을학습을 할 때 탐방·실험·실습 등 체험 위주의 활동을 할 수도 있다. ‘창체 연계형’은 현재 창의적체험활동인 자율·봉사·진로·동아리활동 영역(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율·자치, 동아리, 진로활동으로 개정 예정)에서 학교 특색사업 등을 운영할 때 필요한 부분을 살펴보고, 그 내용을 선택과목으로 편성·운영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현장에서는 자율활동영역에서 학생자치활동, 학기 초 적응활동, 인성교육, 학교폭력예방교육 등 여러 영역에서 요구되는 교육시간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제대로 교육을 진행하기 어렵다. 그래서 범교과나 특색사업, 여러 체험·실습활동을 요구하는 분야 중에서 학교에서 필요하다고 특별히 여겨지는 교육이 있다면, 이를 선택과목으로 선정하여 더 집중적으로 교육할 수 있다. 단위 학교에서 ‘진로교육’ 시간이 매우 필요하다고 여겨진다면, 선택과목(예: 진로이해 등)으로 시수를 편성·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나오는 글 선택과목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다. 어떤 교육과정이든지 도입 초기의 내용이 선례를 남기기 때문에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본질에 맞게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전입생의 선택과목에 대한 학습권’을 보장하는 일이다. 직전 학교에서 배운 선택과목이 현재 다니는 학교의 과목과 내용이 중복되거나 그 반대로 학습하지 못한 부분 등이 발생했을 때 선택과목에 대한 보충 이수계획을 수립하여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학습자의 학습권과 연계된다. 둘째, 선택과목은 무엇보다 ‘교사의 교육과정에 대한 일정 수준의 문해력’이 요구된다. 가르치는 교사가 직접 개발하고 성격이나 목표를 설정하고, 필요하다면 성취기준까지 제시하는 것은 고도의 교육과정 문해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교육과정의 개발은 수업의 질을 높이는 첩경이 된다. 따라서 선택과목 개발에 필요한 교육과정 문해수준을 높이는 연수를 강화하여 질 높은 선택과목을 개발·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선택과목을 교사 개인이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은 교사에게 과중한 업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동학년에서의 협력문화’가 중요하다. 동학년 내에서 동료장학 형태를 갖추어 상호 정보를 교류하고 문제점을 공유하여 해결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교내 교원학습공동체를 이와 관련하여 운영하고, 그 결과를 성찰하여 새로운 대안을 학교별로 수립하여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장학지침이나 시·도교육과정 편성·운영지침은 학교교육과정을 획일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분권화는 교육과정의 다양화·특성화임에도 불구하고 교육과정의 행정지침을 다루는 수준에서 관리되는 측면도 있다. 심지어 컨설팅 리스트를 이용하여 학교교육과정의 편성 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분권화 이전의 모습이다. 교육청은 어떤 경우에서든 학교의 선택과목 개발권을 보장해 주고, 필요한 가이드라인 및 관련 장학자료를 지원해 줘야 한다. 이와 더불어 선택과목 개발 영역이나 학습내용에 대한 리스트를 제공하는 수준에서만 개입하는 것이 학교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아무리 다양한 선택과목에 대한 옵션을 제시해도 학생은 자신의 관심·흥미·적성 등과 맞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는다. 따라서 학생의 선호도가 무엇인지 사전조사를 통하여 파악하고 이를 기초로 본 조사를 실시, 학생의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반드시 수립되어야 한다. 여섯째, 학생들은 선택과목에서 이론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을 희망하지 않는다.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은 체험이나 실험·실습 등이 동반되거나 다양한 학습교구를 이용한 활동을 선호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곱째, 학교에서 선택과목을 잘못 운영하면 창의적체험활동에서 동아리활동을 확대 운영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 또한 교과의 진도를 나가는 식의 수업으로 대체되는 경우도 있을 수가 있다. 이에 대한 교육청 차원에서 운영 가이드라인은 반드시 제공되어야 한다. 여덟째, 지자체나 각종 공공기관이 범교과 차원에서 각종 교재를 개발하여 선택과목을 권장하거나 강요하는 현상도 예측된다. 과거 ‘디자인 서울’이 하나의 사례이다. 이는 교육과정의 침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교육청은 이와 같은 부작용을 예상하여 사전에 차단될 수 있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 학교교육과정의 자율성을 온전하게 보장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반도체산업 및 원전 개발에 집중하여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아니라 교육인적자원부로의 회귀라는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았지만, 의도와 방향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후속 조치로 내건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 계획을 보면 과연 이것으로 충분한지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실과교과의 한 단원으로 더부살이하는 정보교육 먼저 초등의 경우 실과에 반영된 정보교육 시수는 17차시에 불과하며, 이번에 강화하겠다는 시수를 반영해도 겨우 34차시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권장사항일 뿐이다. 교과목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갑작스럽게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국민적 트라우마가 생긴 큰 사고 이후 신설된 안전과목이 대표적 예이다. 안전과목은 현재 교과도 창의적체험학습도 아닌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시수는 없는데 급하게 만들다 보니 이상한 과목이 되어버렸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바로 정보교육이다. 정보교육은 그동안 수없는 요구가 있었음에도 과목으로 인정받지 못한채 실과의 부속 단원에 놓여있다. 정보교육과 유사한 상황이 보건교육이다. 그래도 보건은 별도의 수업 및 업무담당 교원이 있고, 정해진 인정교과서로 수업하고 고학년으로 연계할 수 있다. 특히 저학년에는 안전과목이 있어 자기 몸은 스스로 지킨다는 대전제를 일관되게 유지하며, 창의적체험학습 내에서 자리를 완전히 잡아가는 중이다. 반면에 정보는 실과교과의 한 단원으로 사실상 더부살이 중이다. 그나마 1~4학년에는 가르칠 과목이 없어 창의적체험학습시간에 정보통신윤리교육과 교내행사로 몇 시간 체험하는 것이 전부이다. 보건처럼 전문인력이 많지 않고 정보업무와 정보교육으로 이원화되어 업무는 월 7만 원의 보직수당을 받으며 정보부장이 맡는다. 또 관련 교육은 담임교사가 교과서에 있는 17차시를 교육하는 게 전부인 상황이다. 당연히 담임교사로서는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언플러그 활동으로 시작하여 고학년을 거쳐 중·고등학교까지 교육 전반에서 일관성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1~4학년에서는 방치되고 있다가 5~6학년 때 갑자기 실과의 한 단원으로 등장하여 아주 잠깐 경험해버리고 끝나는 것이 현재의 정보교육이다. 엄연히 교원양성기관에는 컴퓨터교육과가 존재하지만, 초등학교 교육과정에는 컴퓨터교육에 대한 과목이 없고 실과의 한 단원으로 더부살이를 하다 보니 교육과정에서 정의하는 실과의 성격과 교과의 목표에 컴퓨팅사고에 대한 부분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실과의 한 단원에서 잠깐 다루는 내용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5~6학년에서 각각 다루지 않고 한 학년에서 선택하여 가르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부록에 넣어놓고 가르쳐야 하나 지난 9월 발표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 따르면 정보교육에 대한 부분은 크게 개정된 내용이 없다. 기존 17차시에서 34차시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전부다. 그런데 여기에 이상한 꼼수가 등장한다. 발표 내용에는 코딩을 의무화하고 34차시를 가르치겠다고 했지만, 정작 이번에 개정하는 교육과정에는 예년처럼 그대로 17차시만 반영돼 있다. 사라진 17차시 분량은 뜬금없이 교과서 부록에 넣어놓고는 교과가 아닌 창의적체험학습의 자율활동시간이나 동아리활동, 방과후학교에서 가르치라고 한다. 교과서 부록을 자율활동시간에 꺼내서 가르치는 학교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생긴다. 아울러 코딩을 의무화하겠다고는 하지만 기존 실과교과에서 가르치던 내용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의무화하겠다는 것인지 손에 잡히는 부분이 없다. 말로만 원격수업, 시수 반영은 없었다 지난 9월 태풍 힌남노를 대비하면서 많은 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하였다. 그런데 원격수업은 갑자기 “시작!”을 외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예상대로 교육부와 교육청의 화상수업 인프라들은 맥을 쓰지 못하였고, 담임교사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줌이나 구글 및 MS의 프로그램으로 각개전투를 치러야 했다. 결국 우리는 코로나19와 같은 장기간이 아닌 하루 이틀의 돌발적인 상황에서의 원격수업이 가능한지, 학생들은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 정확하게 확인해보지도 못하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첫째, 가능하다면 정보를 독립된 교과로 만들어야 한다. 아니라면 최소한 한국사만큼의 비중은 다뤄줘야 한다. 초등 사회과의 경우 한국사 영역에 많은 부침이 있었다. 한 학기에 몰아서 배운 적도 있고, 다시 학년별로 나누기도 했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꾸준히 지금의 시수를 유지하고 있다. 정보교육에 진정 관심이 있는 정부와 교육부라면 최소한 실과 한 학년의 한 학기 정도는 정보교육에 할애함이 옳다. 둘째, 자율활동 정보교육영역을 확대하고, 특히 원격수업에 관한 시수를 반영해야 한다. 사업의 기본이 예산이라면 교육의 기본은 시수 확보이다. 말로만 코로나19로 학력격차가 심해졌다고 할게 아니라 학생들의 원격수업에 대한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물론 기존의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부분도 병행해야 한다. 이미 학교에는 수년간의 SW교육 선도학교와 AI교육 선도학교 사업을 통해 다양한 교구가 준비되어 있다. 셋째, 디지털 기기의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바람직한 활용방법 교육을 통해서 극복하여야 한다.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생활에서 밀접하게 사용하는 것을 디지털 리터러시가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에서 찾아낸 정보가 진실인지, 디지털 기기를 공부하는 데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지 진지하게 배운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학교가 아닌 학원과 공부방에서 학생들의 빅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지도를 하고 진로안내를 하는 상황이다. 초·중학교가 진정 보통교육을 추구하는 교육기관이라면 교육부·교육청·학교는 지금 학생들의 정보화 격차를 아프게 받아들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정보교육 시수 확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초정권적 독립기구로, 새로운 시대에 대한 준비와 그간의 교육행정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등장하였다.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국가차원의 획기적인 교육정책이 필요하며, 기존의 교육행정체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항상 대통령·국회 등 정치권력에 따라 교육정책 기조가 좌우되는 경향이 있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정책을 두고는 ‘오년지소계(五年之小計)’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에 2019년 국가교육회의 주도하에 많은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듭하면서 위원회 설치 법률과 시행령이 제정되었다. 하지만 법률과 시행령을 검토해보면 아직도 우리가 숙의할 쟁점이 적지 않고,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위원회 출범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핵심 쟁점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쟁점❶ 초정권적 위원 구성? 첫째, 위원회는 초정권적인 독립기구다 보니 위원 구성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법률상 위원 구성방법은 다음과 같다. 표를 보면 알 수 있듯 이미 정치권에 의해 추천 또는 지명되는 인원이 15명이고, 이는 전체 위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위원회의 상임위원은 3명이며, 이 중 1명을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임명한다. 참고로 위원회의 의사결정은 재적위원의 과반수로 이루어진다. 이 대목에서 과연 위원회가 본래 취지에 적합한지 우려가 된다. 정치권에서 추천하는 인원이 3분의 2가 넘는 상황에서 정치권력의 입김으로부터 철저히 독립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위원 자격에는 ‘교육에 관하여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소관 업무를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추천·지명을 해준 정치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쟁점❷ 교육부와의 관계? 둘째, 위원회는 기존의 교육부와 관계를 분명히 하고, 공존하는 근거에 대해 사회적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다. 법률상 교육부는 ‘교육·사회·문화 분야 정책의 총괄·조정, 인적자원개발정책, 학교교육·평생교육 및 학술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그리고 교육부장관은 ‘인적자원개발정책, 학교교육·평생교육, 학술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그렇다면 새로 설치된 위원회의 소관 사무는 무엇일까? 바로 ‘교육비전·중장기 정책방향·학제·교원정책·대학입학정책·학급당 적정 학생수 등에 관한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국가교육과정, 국민의견 수렴 및 조정 등’을 관장한다. 한눈에 보아도 두 기관의 소관 사무가 중첩되며, 교육부장관과 위원회의 관계가 모호함을 알 수 있다. 대다수 국민은 이런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럼 교육부(장관)와 위원회는 공존하면서 같은 업무를 추진하는 것인가? 단순히 공존하면서 같은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라면 굳이 교육부가 아닌 위원회를 새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많은 연구에서 지적하였듯 옥상옥(屋上屋)의 비효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계획수립은 위원회가 하고 세부정책추진은 교육부가 한다면, 교육부의 규모와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교육부는 건재하고 위원회는 축소되는 모양새다. 쟁점❸ 사무처 구성은 어떻게? 마지막으로 사무처 구성은 공청회·토론회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쟁점이다. 사무처 구성원·사무처장 등에 관해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법률상에는 사무처를 구성하되 세부사항은 대통령령에서 다루도록 돼있다. 하지만 대통령령 어디에도 사무처에 관한 조항을 찾아볼 수 없다. 또 법률에서 사무처장을 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되어 있다. 위원장도 상임위원 중 대통령이 임명하고, 사무처장은 위원장이 제청한다. 사무처 구성에도 대통령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위원회 출범 전, 사무처장을 제청하는 과정부터 사무처 구성원의 자격 등 세부사항에 대해 초정권적으로 조정·명시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정부가 위원회를 출범하기 전 위의 3가지 쟁점을 어떻게 개선해 가는지 지켜봐야 한다. 그러면서 교육현장에 몸을 담고 있는 교원으로서 느낀 위원회의 당면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적 합의를 위한 기구에 걸맞게 위원회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그동안 교사들에게 제공된 위원회 안내자료나 홍보자료를 찾아볼 수 없었다. 국가교육발전계획과 국가교육과정이라는 중요한 사무를 관장하는 기구인데 공문으로도 접하기 어려웠다. 교육행정체제의 실질적 추진체인 교원조차 자료를 구하기 어려운데, 학부모와 학생은 오죽할까 싶다.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여 합의를 이루고, 이를 통해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본래의 취지라면 사회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위원회가 해야 할 첫 번째 역할이다. 다음으로 기존 교육행정체제와의 조화와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기존 교육행정체제란 교육부-교육청-학교에 이르는 일련의 시스템을 말한다. 문제는 교육부를 포함 지방교육행정체제와 위원회가 얼마나 조화를 이룰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속담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말이 있다. 위원회와 교육부, 혹은 위원회와 지역교육청이 불협화음을 내거나 비협조적인 태도로 갈등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 사이에서 학교는 우왕좌왕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따라서 위원회와 교육부·교육지원청간 협력을 통해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본을 잊지 않는 충실한 국가교육위원회가 되길 바란다. 위원회는 「교육기본법」에 명시된 교육이념, 즉 교육의 기회균등·자주성·중립성·전문성을 실현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이다. 그리고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위해 설치된 기구이다. 그러므로 소수 이익집단의 목소리에 반응하여 선심성 정책만 수립하지 말고, 진정한 독립기구로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도 각종 교육당국과 단체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수많은 이익집단이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의견을 내고 있다. 이러한 의견을 소중하게 여기고 반영하되, 그들의 의견만 받아들여 일방적으로 정책을 수립하지는 않길 바란다. 따라서 위원 선정부터 의사결정, 사무처 구성 등 위원회 구성 전반을 재검토하여 설립 취지를 고수하는 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이처럼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을 앞두고도 해결해야 할 쟁점과 과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먼저 위원과 사무처 구성, 교육부와의 관계에 대해서 취지에 적합한지 재검토한 후, 기본에 충실하면서 혼란을 최소화하는 위원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노력에 사회적 합의를 수반한다면 국가교육위원회는 본래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린 기구로 훌륭히 자리 잡을 것이다. 교육이 바로 서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바로 선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하지만, 얼렁뚱땅 만들어진 새 부대는 손해만 가져온다. 술이야 다시 빚으면 되지만 교육은 다르다. 교육정책의 최대 수요자인 학생들의 인생은 되돌릴 수 없다. 부디 위에서 언급한 쟁점과 과제에 대해 심사숙고한 후 위원회가 출범하길 바란다.
한양도성을 병풍으로, 부암동을 정원으로 안도 타다오(Tadao Ando)나 알바로 시자(Alvaro Siza) 같은 건축가가 선사하는 미친 공간감, 수십억 대 미술작품을 영접하는 흐뭇함, 이제라도 알게 될 작가들을 학습하는 지적 호기심, 곁들여서 교양미 충만 등등이 아마도 우리들이 박물관과 미술관에 기대하는 몇 가지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곳은 기대할 것이 없다. 이곳에 유명한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냥 사람. 문인과 무인, 그들이 짚고 다니던 지팡이와 어린아이, 김돌석과 박을녀가 저승 갈 때 타고 간 상여. 그들의 길에 함께 가는 친구 꼭두. 부록으로 재앙을 막아주던 해태 한 마리 등등. 이들은 지금 한양 도성 성곽의 호위 하에 부암동의 가가호호를 내려다보며 평화를 누리고 있다. 목인박물관 ‘목석원’가는 길엔 운동화가 필참이다. 길이 오르막이기도 하거니와 올라가다 석파정과 ‘유금와당 박물관’을 기웃거릴 수도 있고 목석원 관람 후 ‘윤동주문학관’이나 ‘청운문학 도서관’으로 떠돌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목인박물관 ‘목석원’은 2018년 개관하였다. 태평양에서 녹차사업을 전담하던 김의광 회장이 퇴직 후, 박물관 건립에 전념하여 인사동 ‘목인박물관’을 개관한 지 13년 만의 이전이었다. 김 회장은 이곳에 산책 나왔다가 그야말로 한눈에 반해버렸다. 사비를 털어 별다른 공사 없이 수집한 작품을 모두 입주시켰다. 방문한 이들은 하나같이 김 회장의 안목에 한 번, 실행력에 두 번 감탄을 쏟아냈다. 목인을 알리고픈 투사가 되어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삶의 방향등이 켜지는 어떤 순간이 있는 것 같다. 김 관장에게는 1970년대 초 외국인 친구가 우리 공예품을 모으는 것을 본 순간이었다. 당시만 해도 우리 것에 대한 자각 같은 것이 전무하여 수많은 공예품이 외국으로 쓸려나가던 시기였다. 이후 월출산 차밭에서 마주한 상여 나가는 모습은 운명의 신이 강림한 두 번째 순간이었다. 민속예술품을 찾아 헤매는 중독의 나날이 시작된 것이다. 목인 찾기의 여정은 고달픔의 연속이었다. 주로 중앙시장을 돌아다니며 목인들을 사들였다. 안 팔겠다는 여인상을 “박물관을 세우려고 한다”며 설득하고, 상여에 쓰이던 것이라며 꺼려하는 사람들에게 “귀신 쫓는 것이 이들이 하는 일”이라고 안심시키기도 하였다. 어쩌면 사람들이 멀리하는 물건들이었기에 값이 싸 월급쟁이 임에도 골동품들을 사 모을 수 있었을 것이다. 30년 넘는 세월을 우리나라 방방곡곡, 인도·네팔·티베트까지 헤매며 얻은 작품들이 8,000여 점에 이르렀다. 김 관장에게는 야심이 있었다. 우리가 가진 우리의 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다는 야심이었다. ‘목석원’은 3,000평 규모의 야외전시장과 총 7개의 실내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향로석을 살펴보고 사진 한 장. 눈을 부릅뜬 문인석과 무인석 옆에서 나도 눈을 부릅뜨고 친구와 또 한 장! 그러다가 깔깔깔 웃어도 본다. 마당이 넓어 아이들이 조금 재잘거려도 여느 미술관처럼 굳이 주의를 주지 않아도 된다. 극락으로 가는 길에 길동무 꼭두 목석원의 하이라이트는 목인창고 전시장이다. 상설전시는 ‘극락으로 가는 길: 상여(喪輿)’이다. 한국 전통 나무상여와 상여를 장식하는 천여 개의 목인이 전시되어 있다. 마당에서 발랄하게 웃고 떠들던 아이들도 이곳에서는 잠시 조용하다. 상여가 갖는 의미를 아는 아이들이다. 상여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사용하였다고 한다. 당시에는 수레로 운구하였으나, 세종 때 국상에는 어깨에 메도록 바꾸었으며, 점차 일반인에게 퍼져나갔다. 백정이나 노비 등은 상여를 쓸 수 없다. 양인이라 해도 역병으로 죽는 경우 상여를 메지 않았다. 서민들에게는 상여 하나를 만드는데 드는 인력과 시간이 만만치 않으므로 마을에서는 각기 상여를 꾸며 몇 십 년 동안 공동 사용하는 것이 관례였다. 한 번 사용한 상여는 마을의 후미진 곳이나 언덕배기에 보관하였는데 이를 곳집 또는 상여집이라 하였다. 아이들이 얼씬거려 훼손할 것을 우려한 어른들은 그곳에 귀신이 산다며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목재 상여는 화려한 단청에 조립식으로 되어 있다. 기본틀인 장강에 관을 올려놓을 수 있는 횡목을 끼워 만든다. 이때 다양한 모양의 나무조각으로 관을 장식하는데 이를 꼭두 또는 목우라 한다. 흔히 ‘꼭두새벽’이라 할 때의 꼭두와 유사한 제일 위쪽, 경계의 의미를 갖고 있다. 꼭두는 ‘일상적 시공간과 초월적 시공간을 연결하는 존재이며 길동무’이기도 하다. 마을 사람들은 모여 회의를 열었을 것이다 “길 안내는 말이나 용이 혀야재.” “암만~, 사악한 넘들이 올매나 많겄어! 호위무사는 꼭 있어야 혀.” “근디 허드렛일이 많을 것인디, 시녀도 함께 가야재.” “하이고~ 죽어서 호강함만, 근디 저승 가는디 을매나 슬프겄어, 줄타기 땅재주로 한바탕 재주를 부리먼 웃어불랑게!” 임무를 다한 꼭두는 태워져 저세상으로 함께 가야 한다. 다만 재사용되다 보니 이승에 남아 있게 된 것이다. 현재 남아 있는 꼭두는 주로 조선 후기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목인창고 안에는 온갖 꼭두가 다 모셔져 있다. ‘호위무사’, ‘살판’, ‘어름’, ‘광대가족’. 모양과 눈초리 입매의 해학과 풍자가 김홍도를 뺨친다. 첩과 함께 있는 남편을 째려보고 있는 이는? 그렇다. ‘본처목인’이다. 미켈란젤로나 로댕도 아니면서 그들을 나무에서 해방시켜 살려낸 기적을 행한 이들은 그냥 동네에서 솜씨깨나 있는 농부, 장사꾼들이다. 망자를 보내는 따뜻한 마음이 바로 예술이지 싶어 보는 이의 마음도 따뜻해진다. 영원한 자유로 가는 문 ‘목샤(moksha)’, 멍때리는 터에서 멍때리기 인도사람들은 죽음을 이르는 말로 목샤(moksha)라는 말을 쓴다. 영혼의 해방 또는 구원, 영원한 자유로 가는 문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누구나 모두 통과해야 하는 곳이다. 이승에서 건네진 위로와 해학으로 망자는 영원한 자유가 펼쳐지는 저승에 잘 도착할 것이다. 삶과 죽음은 이렇게 손을 잡으며 이어간다. 일군의 학생들이 너른 마당에 가득하다. 이들이 불러일으키는 활기와 에너지와 수다를 바라보다 죽음에 가까운 이곳에서 저토록 생동할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순간이다. 2021년 8월 목석원과 콜라보하여 기획전시를 펼친 콰야는 말한다. 목인에 담긴 이야기는 우리네의 지금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목인창고를 나와 제주의 뜰·해태동산 등의 테마 존과 편백나무 옥탑방·GP전망대 등을 올라간다. 최고의 전망이다. 너와집 ‘명상의 공간’에서 명상하기, ‘멍 때리는 터’ 그물 위에 벌러덩 누워 보기를 권한다. 이 그물침대는 최근에 새로 등장하였는데 친구와 같이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그야말로 ‘멍’해지는 최고의 시간이다. 잠시라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후군 환자들에게는 최상의 치유장소가 될 것이다. 물론 아이들은 이곳에서도 휴대폰을 놓지 못한다. “그런데 왜 멍은 때린다고 하는 거지? 멍은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인데 그걸 때리면 멍이 깨져 버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다 갑자기 “아! 나는 멍때리는 중이지!”하는 자각에 이르기도 한다. 이런 공간에 대한 체험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숨통이고 사색이 될 것이다. 유물들을 설명해 주고 석상과 목인 그리기나 사진 콘테스트를 펼쳐도 좋겠다. 다만 뛰거나 장난치지 않도록 주의 줄 필요가 있다. 석물들이 많아 다칠 수도 있다. 예약 없이도 11시, 2시, 4시에 맞춰 요청하면 도슨트와 함께 할 수 있다. 가을 방문 필수! 정신 차리기 필수! 목석원에서는 모두 SNS에 올릴 사진 찍기에 바쁘다. 하지만 사진은 거기까지이다. 목석원을 에두른 파노라마 풍경 읽기는 사람의 눈으로만 가능하다. 목석원은 풍경이 작품이다. 노을 지는 시간에 관람을 마치면 5점 만점에 7점을 주고 싶다. 이런 순간이면 가끔 삶은 숭고해진다. 몇 시간을 돌다 보면 석물을 돌보는 흰머리에 풍채 좋고 인상 좋은 헤밍웨이풍의 노신사를 만날 수도 있다. 방문할 때마다 조금씩 인테리어가 바뀌는 이유이다. 관장님! 이라고 부르면 깜짝 놀라실까? 아, 참! 헤밍웨이는 노년에 탈모가 심하셨지! 여름철에 방문하려 한다면 모기기피제는 필수! 긴 바지와 긴팔 소매옷을 잊지 말아야 한다. 후유증이 오래간다. 가을에 방문 필수! 어쩌면 인왕산·북한산·한양도성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가을풍경에 빠져 길을 잃을지 모른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주차공간이 부족하여 대중교통이 더 편리하다. 숨찬 가슴으로 부암동 전경을 내려다보는 기쁨 두 배는 뚜벅이들에게 주어지는 특별선물이다.
(박제원 지음, EBS BOOKS 펴냄, 376쪽, 1만7,000원)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사진·동영상 등 다양한 매체정보의 신뢰도 확인까지 포함하는 능력을 말한다. 문제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필수 역량임에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과학적 읽기와 뇌과학의 이해, 비판적 사고를 통해 알아본다.
(이상완 지음, 솔 펴냄, 340쪽, 1만8,000원) 7가지 질문을 통해 뇌와 인공지능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탐색한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인간의 지능과 인공지능은 출발점이 다르다. 우리에게는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어내던 인공지능이 때론 너무나 쉬운 문제도 풀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단순한 개념부터 지능의 최고 단계인 시공간 개념까지 아우르는 지능의 탄생 과정을 탐색한다.
(김태은 지음, 에듀니티 펴냄, 264쪽, 2만2,000원) ‘교도소와 같은 학교라는 오명을 벗었을까?’라는 명제를 던지며 학교공간혁신을 이야기한다. 북유럽 교육문화공간 탐방과 학교공간혁신사업 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공간혁신 트렌드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등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특히 5장에서는 미래학교 전환과정에서 학교가 집중해야 할 요소를 선별해 소개한다.
(서울사범대부설학교 교사들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248쪽, 1만8,000원) 코로나19는 교육공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과 교우관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학습결손에 따른 교육격차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됐다.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초·중·고 교사들이 격차 해소를 위해 실천하고 고민했던 과정과 결과를 소개한다. ‘학생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교육활동을 살필 수 있다.
며칠 전, 학교부적응 학생 몇 명과 학교 근처 산에 올랐다. 두런두런,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녀석들을 어르고 달래며, 겨우겨우 산 정상에 올랐다. “우리 엄마랑 왔으면 분명히 ‘정신력이 어쩌고, 이런 거 하나도 어쩌고’, 그럼 또 저는 ‘그래서 안 온다니까, 억지로 끌고 왔잖아 어쩌고’…. 결국 싸우느라 정상에 못 왔을걸요. 쌤이랑 오니까, 처음으로 정상에 와 보네요.” “쌤도 딸이랑 왔으면 아마, ○○이 엄마와 똑같은 잔소리를 했을걸. 엄마들은 희한하지? 같이 학원 다니며 배우는 것도 아닌데, 잔소리가 비슷해. 그치?” “음, 쌤 잔소리랑 우리 엄마 잔소리랑 비슷한 건 맞는데, 조금 달라요. 음, 일단 기분이 나쁘지 않아요.” “아, 그래? 쌤 딸내미는 기분 나빠하던데? 얼굴에 딱 보여. 하긴, 쌤 딸도 학교 선생님 잔소리는 뭐라더라, ‘현실적인 조언’이라나? 나 참, 엄마가 하면 잔소리고, 선생님이 하면 조언이고. 쳇, 엄마는 너무 섭섭하다. 도대체 차이가 뭐야?”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되고, 엄마한테 배운 것을 아이에게 적용한다(물론 아들이 자라서 아빠가 되고, 엄마와 아빠에게 배운 것을 아이에게 적용한다). 학부모상담과 부모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오은영의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의 수많은 ‘금쪽이’들이 부모의 변화에 놀라울 정도로 바뀌는 모습은 어쩌면 당연하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이해받고 사랑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부모를 향해 더 이상 분노감을 표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상담은 단연 부모상담이다. 특히 젊은 교사들은 ‘애도 안 키워봤으면서 뭘 안다고’라는 부모의 태도에 자신감을 상실하고 만다.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 가야 할지, 어떻게 아이의 상황을 기분 상하지 않게 전달할 수 있을지, 막막해한다. 하지만 기죽을 필요 없다. 부모는 기껏해야 아이를 1명~3명 키웠지만, 교사는 (올해 갓 들어온 초임교사라도) 일 년에 적어도 25명 이상을 키우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 호와 다음 호에서는 학부모상담 요령을 살펴본다. 이번 호에서는 학부모상담을 성공으로 이끄는 상담전략을 알아보고, 다음 호에서는 학부모상담에서 흔히 빠지는 함정은 무엇이고,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정신을 바짝 차려야하는지 알아본다. 표현방법을 바꾸면 대화가 자연스러워 진다 학부모에게 학교는 지금까지 자녀를 어떻게 키웠는지, 그 결과가 지금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담임교사에게 확인받는, 즉 부모로서의 성적표를 받는 자리이다. 그래서 마음이 불편하다. 전투태세를 갖추고, 학교에 방문하거나 전화를 받는다. 담임교사가 우리 아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면, 방어하기 시작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하며, 변명해주기 바쁘다. 우리는 제법 잘 소통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더 잘 가르치겠다며 선을 긋는다.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는 말로 서둘러 상담을 마무리한다. 반대로 담임교사에게 넋두리만 잔뜩 하고 가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왜 아이를 이렇게 대할 수밖에 없는지 부모의 상황을 설명하며, 자기변명하기 바쁘다. 자신도 포기했으니, 학교에서 알아서 잘 교육해주기를 바란다며 학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어떤 경우의 학부모상담이라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서로가 만족하는 학부모상담을 이끌어내는 것은 베테랑교사도 어려운 일이다. 한 달에 적으면 3~4번, 많으면 7~8번의 학부모상담을 하며 세운,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 적어도 이 세 가지만 기억한다면, 학부모상담을 교사가 리드하며, 학생을 성장시키는 상담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아이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부모이다. 둘째,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는 혼내고, 달래고, 협박하고, 타협하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사용해 보았을 것이다. 셋째, 아이를 변화시키려면 부모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 어머니, ○○이가 애정결핍인 것 같아요. 어머니께서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세요. 이 말처럼 잔인한 말이 없다. 한순간에 부모를 죄인으로 만들어 버린다. 부모인 내가 잘못 키워서, 아이가 이렇게 되었다는 성적표를 확인받는 순간, 당혹감·수치스러움·민망함 등 온갖 본능적 ‘쪽팔림’으로 머리가 하얘진다. 게다가 그것이 사실임을 알기에 더 고통스럽다. ○○이가 애정결핍인 것도 맞고, 이로 인해 우울·불안이 높아서 문제행동이 나타나는 것은 맞다. 하지만 표현방법을 조금만 바꾼다면, 대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 “어머니, 사람마다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크기는 다르잖아요. 받고 싶은 사랑의 방법도 다르고. 나는 남편이랑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남편이 돈만 많이 벌어다 준다고 ‘내가 충분히 사랑받고 있구나’라고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이도 그런 것 같아요. 어머니께서 ○○이를 위해 열심히 사시고, 뒷바라지해주시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뭔가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봐요. 그래서 서운하고, 섭섭한 마음이 들고. 이런 것들이 점점 커져서 우울해지고, 엄마와의 관계도 점점 멀어지고 있어요. 어머니께서 ○○이가 원하는 사랑의 방법으로 조금만 바꿔보시면 어떨까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어머니, 아이를 혼낸다고 해결되지 않아요.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어요? 이 말처럼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말이 없다. 분명 ‘안 해봤겠어요. 다 해봤죠. 이것저것 다 해보고 안 되니까 혼냈겠죠’라고 속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처음부터 아이와 전쟁 치르듯 싸우는 집은 없다(물론 있다. 한술 더 떠서 일단 폭력부터 쓰고 보는 집도 있다. 하지만 그런 가정은 논외로 한다. 그건 아동학대이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일반적인, 상식이 통하는 가정을 대상으로 하기로 한다). 타일러도 보고, 혼내도 보고, 협상을 해보기도 하고, 어르고 달래도 보고, 때려도 보고…, 온갖 방법을 해봤는데 안 되고 있을 뿐이다. 사실 학부모도 알고 싶다. 어떻게 하면 이 지긋지긋한 싸움을 끝내고, 아이와 편안하고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이렇게 이야기를 이끌어보자. “어머니, ○○이에게 제일 화가 날 때가 언제일까요?” “제일 화가 나는 건 연락 없이 안 들어오는 거죠. 아예 전화도 안 받고, 카톡도 안보니까, 집에 들어오면 소리부터 지르게 되죠.” “혼날 짓했네요. 연락도 없이 집엘 안 들어오면 혼나야죠. 그런데 화가 나는 포인트가 연락 없이 안 들어오는 건가요, 전화를 안 받는 건가요, 걱정이 되는 건가요? 이 셋 중에 제일 화가 나는 게 뭘까요?” “글쎄요, 셋 다죠. 아니, 걱정되잖아요.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그런데 연락이 안 되니까 화가 나고,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와서는 오히려 화를 내니까, 욱하고 성질이 나는 거죠.” “맞아요. 걱정이 되다가, 슬슬 화가 나죠. 막상 얼굴을 보면 걱정보다는 화가 먼저 튀어나오고. 엄마니까, 충분히 이해가 가요. 혹시 ○○이에게 엄마가 화가 나는 이유는 네가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돼서라고 이야기해보셨나요?” “그럼요. 그럼 또, 자기를 못 믿는다고, 별걱정을 다한다고 성질을 내고.” “혹시 이렇게 말씀하신 거 아니에요? ‘야, 그렇게 밤늦게까지 돌아 다니다가 뭔 일 생기면 어쩌려고 그래?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내가 아주 너 때문에 미쳐’ 이렇게.” “…” “이렇게 바꿔서 이야기해보세요. ‘널 못 믿는 게 아니야. 네 친구를 못 믿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아이들끼리 노는 걸 보고, 혹시라도 나쁜 사람들이 해코지할까 봐. 무서운 세상이잖니. 아무 일 없을 확률이 더 높지만, 엄마라서 걱정이 되는 거야. 그러니까 적어도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엄마가 도와주러 갈 거 아니야?’라고. 이게 어머니가 걱정하시는 진짜 마음이잖아요. 아이들은 잘 몰라요. 함축되어 있는 부모의 마음을. 그저 들리는 단어 하나,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마음을 문을 닫아버리거든요. 혼날 짓을 하면 혼나야죠. 하지만 왜 혼나는지는 정확히 알아야죠. 본인이 이해가 되어야, 그 행동을 고치든 말든 하니까요. 저도 ○○이를 만나서 이야기하겠지만, 어머니께서도 ‘왜 그런 행동을 못 하게 하는지’ 설명해주시는 소통은 관계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어머니, ○○이가 학교에서는 이렇게 행동을 해요. 집에서는 어떤가요?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 학교에서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가 집에서라고 모범적일까. 하지만 부모는 잡아뗀다. 엄마와 소통도 잘하고,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곧잘 이야기도 하고, 크게 힘든 일은 없다고. 그래서 처음부터 이렇게 운을 떼는 것이 효과적이다. “어머니, ○○이와 생활을 하다보니까 이런 모습이 종종 발견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어머니께서 ○○이를 가장 잘 알고 계시니까 제가 도움을 좀 받고 싶어서요. 집에서도 이런 모습이 있는지, 이런 모습을 보일 때 어머니께서는 어떻게 반응하시는지 제가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이를 상담하고, 교육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어머니, ○○이가 어렸을 때는 어땠나요? 아무래도 저는 지금의 모습밖에는 못 봐서요. 어머니께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시면 ○○이와 생활하면서 지도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학부모와 교사는 이인삼각 파트너이다 체육대회에 빠지지 않는 경기가 ‘이인삼각’이다. 이 경기의 승부는 두 사람의 마음 맞추기에 달려 있다. 아무리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도 상대방과 마음이 맞지 않으면 다리가 엉키며 넘어지고, 다리가 묶인 나머지 한 사람도 넘어지게 된다. 학부모와 교사는 이인삼각 경기에 나선 선수와 같다. 두 사람이 마음을 합하지 않으면 학생의 성장을 이끌어내기 힘들다. 아이의 행동변화를 이끌어 성장시키기 위해서 학부모의 도움은 반드시 필요하다. 부모가 변해야 아이도 변하기 때문이다. 학부모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자녀의 관계개선’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많은 부모가 관계개선을 원하고 있지만, 아이가 먼저 변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관계의 엉킨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것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가 먼저이다. 왜냐하면 부모는 이미 그 시절을 겪었고, 그때의 감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알고 있으니까, 아이만큼은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앞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엉킨 실타래를 푸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마음을 차분히 하고,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시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천천히 인내심을 갖고 풀어야 한다. 어떨 땐 부모-자녀의 골이 너무 깊어 풀려고 애쓰기보다 과감하게 잘라내고, 다시 잇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이럴 땐 모든 것을 담임교사가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위클래스로 연계하거나 가족상담을 권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늘 강조하듯, ‘연계’는 우리 반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치유를 위한 적극적 연결임을 다시 한 번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