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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총과 한국직업교육학회(회장 박종운·국립부경대 교수)는 28일 간담회를 갖고 한국직업교육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학회를 대표한 참석자들은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후속 조치와 현장 지원방안 △직업계고와 일반계고 간 디지털 격차 해소 △저출산·고령화시대 지방소멸 지역의 직업계고 지원대책 △직업교육특별법 제정 △직업계고 취업 활성화 △직업계고 중등교원 임용 격년제 보장 등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교총의 협조를 구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특성화고에 대한 관심 부족과 학생·학부모의 외면으로 직업교육이 어려움에 처했다”며 “최대 교원단체인 교총이 대책 마련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성국 교총회장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직업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었다”며 “정부와 국회가 직업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현장의 어려움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교사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듣겠다”며 특성화고 방문 추진을 약속했다.
한국교총(회장 정성국)은 내년 교육부 예산에 교권침해 관련 예산 확대, 물가 상승 고려한 보수 인상, 교원 수당 현실화, 교원연구비 상향 균등 지급, 교원 총정원 증원 등의 반영을 촉구했다. 교육부는 최근 101조8442억 원 규모의 2023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반도체 등 첨단 분야 인재양성 및 지역 맞춤형 인재양성 추진에 비중을 뒀다. 교육부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12월 초 확정될 예정이다. 교총은 28일 이에 대한 성명을 내고 “무너진 교실을 바로 세우는 예산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반도체 분야 등 첨단 인력 양성은 중요한 일이지만, 이 역시 교사가 본연의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무너진 교권과 교실 회복을 위한 예산 반영에 정부,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교권침해 전문 변호사와 노무사 등 확충, 민‧형사상 소송비 지원, 피해 교원 보호·회복 예산, 시·도교육청이 운영 중인 교원치유지원센터 기능 강화, 교원배상책임보험의 보장 확대 등 예산이 충분히 확충돼야 한다는 것이 교총의 입장이다. 교원에게 반복적인 악성 민원, 소송 대응을 감당하게 해서는 교육에 전념할 수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다수 학생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교총은 “시·도교육청이 보통교부금으로 할 일이라고만 치부할 게 아니라 교육부가 국가시책사업으로 특별교부금을 확보하거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논의해 매칭펀드 사업을 추진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공무원보수 1.7% 인상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실질 임금 삭감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현장에서 갈수록 심해지는 담임 및 보직 기피, 교원연구비 차등 지급으로 인한 갈등 해소 차원의 예산도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미래 교육 대비 차원에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배치를 실현해야 하는 마당에 사상 초유의 교원 총정원 감축이 예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지난 21일 국회 교육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 교원 증원과 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전달한 바 있다. 교총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로 교육여건 개선 ▲고교학점제 도입 등 교육정책적 수요 반영 ▲기간제교사 등 교단 비정규직화 문제 해소 관점에서 교원 증원과 예산 재조정을 요구했다. 교총은 “정부가 사상 초유로 교원 총정원 감축 예산안을 낸 것은 학생 미래교육 포기 선언과 다름없다. 교원 정원을 증원하고 즉각 예산을 반영하라”고 강조했다.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 교실에서 또다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27일 광주시 내 모 중학교에서 3학년 학생이 같은 반 학우를 대상으로 흉기를 휘두른 것이다. 학교 측의 발 빠른 대응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또다시 교실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경기도에서 발생한 중학생의 난동으로 경찰관 2명이 다친 사건이 있었으며, 올 7월에도 한 초등학생이 싸움을 말리던 담임교사에게 욕설을 퍼붓고, 흉기를 사용해 사회적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과 광주교총(회장 김덕진)은 28일 공동 입장을 내고 “교실 내 흉기, 인화물질 소지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실질적인 학생·교실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광주시 학생인권조례를 살펴보면 ‘학생은 소지품 등과 관련한 사생활의 비밀을 유지하고 감시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제12조)고 한 반면, ‘학교는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상시 정비하고 유지해야 한다’(제19조)고 명시돼 있다. 학생·교실 안전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다 보니 위험물질 소지에 대한 사전 파악은커녕 사안이 발생한 후에야 알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총은 “최근 5년간 교사에 대한 폭행·상해 건이 888건에 다다른다”며 “수업 중 외부인 출입 절차를 강화하고, 정기국회에서 교총이 제안한 생활지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본부장은 “학교에서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안이 또 발생해 충격과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심리적 충격이 심한 교원과 학생들을 위해 교육청 차원의 심리치료 등 보호조치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총이 주최한 제59회 전국초등교육연구대회 결과 1등급 5편, 2등급 10편, 3등급 16편 등 총 31편의 연구보고서가 입상했다. 총 155편이 출품된 이번 연구대회의 주제는 ‘변화하는 사회·선도하는 현장교육·꿈을 이루는 미래학생’으로 △학교·학급경영 아이디어 연구 △교수·학습 지도안 개발연구 △평가자료 개발연구 △인성교육 및 창의적체험활동 자료개발연구 등 총 4개 부문으로 나뉘어 심사가 이뤄졌다. 이번 대회에 출품된 연구보고서는 대체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교육환경 변화를 반영했다는 평이다. ‘학교·학급경영 아이디어 연구’ 부문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들은 “대면·비대면 수업과 두 가지 수업 방식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러닝 수업 등 변화하는 교수·학습방법을 반영한 연구물이 많았다”며 “초등교육 현장이 더욱 다채로워지고, 미래 지향적으로 변해가는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교수·학습 지도안 개발연구’ 부문에서는 각 교과별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또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를 교육과정 내에서 접근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었다.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을 통해 “실제 사례를 잘 적용하고 이를 반영해 현장에서 유의미한 수업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평가자료 개발연구’ 부문 입상작들은 평가도구들 간 연계성, 수업과의 관련성, 해당 교과와의 관계성이 잘 나타나 다양한 방식으로 변용,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총 84편이 출품된 ‘인성교육 및 창의적체험활동 자료개발연구’ 부문은 팬데믹에 따른 적절한 주제 선정으로 일반화가 가능한 보고서가 많았다. 심사위원들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참신한 형태의 연구와 보고서 작성이 돋보였다”며 “학생들의 배움을 성장시킬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보고서 작성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총은 입상한 연구보고서를 교총 홈페이지(www.kfta.or.kr) ‘전자도서관’에 탑재해 학교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1등급 명단 ◆학교·학급경영 아이디어 연구(1편) 이대성 경남 화정초 교사 ◆교수·학습지도안 개발연구(1편) 조민지 강원 황지초 교사 ◆인성교육 및 창의적체험활동 자료 개발연구(3편) △노현서 경기 한별초 교사 △신민경 대구비슬초 교사 △김진한 서울거원초 교사
똑똑하다의 한자 총“聰”은 왼쪽의 “耳” (귀), 오른쪽 점 두 개에 입(口)하나, 마음(心) 하나로 조합 귀로 듣고, 두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말하고 또 마음으로 느끼라는 것이니 한자의 기막힌 상형이 놀랍다. 聰明의 현대적 의미를 소개하면, 위키낱말사전에는 '기억력이 뛰어나고 똑똑함', daum 국어사전에는 '영리하고 기억력이 좋으며 재주가 있음'으로 풀이하고 있다. 총명에 대한 사전적 풀이로만 본다면 이는 다분히 어른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다. 그러니 사람으로 태어난 이 세상의 모든 인간은 총명해지도록 평생 공부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학교교육이 끝나면 책을 던져버리고 사는 보통의 우리들의 모습. 세상에서 벌어지는 그 많은 사건들의 배후에는 배움을 멀리 하고 스스로를 가꾸는 삶을 잊은 데 있으니. 사람은 모르고 저지르는 잘못보다 알면서도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일이 더 많다. 지행합일의 비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 비약해서 말하면 인간 교육에 들인 비용의 가성비는 엄청나게 낮다. 때로는 최고 학력으로 지식을 자랑하는 이들이 저지르는 범죄의 수법이 잔인하거나 천문학적임을 생각하면 교육무용론이 나올 만도 하다. 우스갯소리로 천재는 '천하에 재수 없는 인간'이요, 영재는 '영 재수 없는 인간'이라던가. 배울수록 총명해질 수 있다면, 몇 개의 대학을 갈 수 있는 능력이라면 나쁜 일은 아니다. 문제는 많이 배운 자들이 저지르는 천문학적, 초법적 범죄도 증가한다는 아이러니.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이삭이 아니라 쭉정이가 너무 많으니 국가적인 손해라는 것. 한국인의 평균 지능이 세계 2위인데 노벨상이 최하위인 이유는 교육제도 때문이 아닌지. 성공에 대한 가치가 물질, 명예, 권력지향 때문이 아닌지. 이쯤에서 고민해야 한다. 총명의 어원 스스로 자신을 낮추면 더더욱 높아진다. 自卑也尙矣 -상군열전 상군이 진나라 재상이 된 지 10년이 흘렀는데 그 사이 군주의 종실이나 외척 중에는 그를 원망하는 자들이 많아졌다. 그러자 순임금의 겸양지덕을 언급한 조량의 말이다. 조량은 "돌이켜 자기 마음속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은 총이라 하고, 마음속으로 성찰할 수 있는 것을 명이라고 하며, 자신을 이기는 것을 강이라고 합니다. (反聽之謂聰, 內視謂明, 自勝之謂强)이라고 덧붙였지만 상군은 그의 충고를 듣지 않아 몰락을 재촉했다. -사마천의 생각수첩 통찰력 사전 286쪽에서 강물이 혼탁하면 맑은 물에 사는 고기는 살 수 없어 피신하거나 죽고 만다. 같은 이치로 세상이 혼탁하면 맑은 사람은 숨어버린다. 그러니 지혜롭고 총명한 어른이 세상에 나오지 않으니 갈수록 혼탁해진다. 나라꼴이 갈수록 산으로 가고 있음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댓글에 나타난 민심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서럽고 힘든 사람들의 아우성은 넘쳐나는데 연일 엄청난 국고를 들여 공사를 벌이는 모양새다. 이제는 900억에 가까운 넘는 예산을 들여 영빈관도 짓는다니 할 말이 없다. 그나마 여론에 밀려 취소했지만. 코로나에 지치고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물가에 뒤통수를 맞으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국민들의 곡소리에는 귀를 막고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정적을 제거하기에 혈안이 된 모습을 언제까지 봐야 하는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수신은커녕 제가도 안 된 사람이 치국에 나섰으니 부끄러움은 애꿎은 국민 몫이다. 이제는 해외에 나가서까지 새는 바가지라니! 나라 살림을 맡아서 이끌 인재풀이 가난해서 나랏님의 고충이 큰 모양이다. 아니, 인재를 보는 눈과 귀가 밝지 못하고 알아볼 심안이 없고 마음이 콩밭에 있어서 그런 건 아닌지 걱정이다. 나라 살림을 맡을 총명한 어른이 있다 하더라도 욕받이가 되기 십상이니 꼭꼭 숨어서 손사래를 치는 탓인지도 모른다. 총명함은 지혜로움의 다른 표현이다. 눈과 귀가 밝다는 것은 정신적인 말이다. 총명이라는 말을 어린 아이나 학생들에게 표현하는 이들이 많다. 총명함은 타고 나기도 하지만 다분히 후천적이다. 그러니 어린 아이나 배우는 학생들에게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어른에게 사용할 낱말을 어린 아이들에게 잘못 사용해 온 것이니 조심할 일이다. 솔직히 나도 현직에 있을 때 특별히 뛰어난 학생의 생활통지표에 최상의 찬사로 써주곤 했던 낱말이니 부끄러울 뿐이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하고 너나없이 사용했다고 변명을 하는 것은 더욱 부끄러운 일이다. 총명은 학문을 갈고 닦아 바르게 보고 듣고 생각하는 힘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귀를 가지게 되었을 때 갖추게 된다. 재주는 많은데, 타고난 재능으로 두뇌는 좋으나 잘못된 길로 들어선 사람은 오히려 해악을 끼치는 일이 다반사 아니던가. 차라리 둔재로 태어나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이만 못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세상이 어지러운 이유 중에는 많이 배우고 이름을 날리는 이들이 오히려 미꾸라지가 되어서 세상의 우물을 흙탕물로 만들고 범죄의 온상이 되는 이가 적지 않으니 두려운 일이다. 부끄러워하기보다는 오히려 괴변을 늘어놓으며 자기변명에 급급하니 추하기 그지없다. 이는 곧 속사람은 추잡한데 겉모습만 명품과 진귀한 보석으로 치장한 것과 같다. 혼탁해진 물을 정화시키려면 가만히 가라앉혀 윗물만 걷어내야 한다. 시간이 없으면 산소 공급이라도 해줘야 한다. 마치 피곤한 몸을 추스르려면 휴식과 영영 공급을 해줘야 하는 것처럼. 지금 이 나라의 혼탁함은 국민 모두에게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를 소홀히 한 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을 향해 불나방이 되어 내달린 결과다.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보다 고액 연봉을 받는 직업군으로, 명예와 권력을 찾는 해바라기가 되어 군림하고 과시하는 풍조가 만연한 사회 현상에 있다. 이제라도 더 늦기 전에 마음공부에 치중해야 한다. 인성교육과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내걸고 인문학을 소중히 하여 아름다운 내면을 지닌, 교육 본래의 목적에 충실해야 할 시점이다. 점수에 매몰되어 가치관이 뒤집힌 세상, 부자 되기에 혈안이 된 미친 세상을 가라앉힐 범사회적 반성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혼탁한 이 나라의 장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아이 울음이 그친 사회는 희망이 없다. 돈이 없어 결혼을 포기하고 힘들게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아도 교육과 보육이 힘들고 경쟁에서 탈락하면 오를 수 있는 사다리가 없는 사회구조를 개선하지 않고는 희망이 없다. 특히 내면을 가꾸고 자기반성과 자아성찰의 도구인 책을 멀리 하는 사회 풍조는 하루바삐 개선해야 한다. 범국민적으로 책을 읽는 분위기를 위해 국가와 지자체, 학교가 삼위일체가 되어 예산과 시설을 투자하여 공부하는 사회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사회 전체적으로 의식주는 개선되었으나 정서적으로 안정되거나 마음이 행복한 사람이 많아졌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가난해도 불행하다고 여기지 않고 소통하며 살았던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니, 그 때보다 더 나아진 의식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더 불행한 것 같으니 상대적 박탈감이리라. 마실수록 목이 마르는 물질, 비교와 경쟁에서 오는 채울 수 없는 인간의 욕망을 부채질하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매몰되지 않을 ‘그 무엇’을 위한 공부가 절실하다. 그것은 바로 총명해지는 일이다. 속사람이 건실한, 내면이 부자여서 그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일이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당히 버티며 살아갈 용기와 자신감을 안겨줄 무기는 마음공부에 있다. 그러니 그 비책이 담긴 책을 읽자. 좋은 책을 많이 읽고 바른 것을 생각하는 어른이 되자. 그리하여 우리 어른들이 총명해지자. 젊은이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뭐든 공짜로 달라고 우는 소리 하며 기대지 않고, 본보기가 되고 앞길을 열어주고 희망을 이야기 하는 진정한 어른이 되자. 돋보기를 쓰고 도서관에 가서 신문을 읽고 책을 읽으며 지자체의 강연장에 나가서 젊은이들처럼 배우고 느끼자. 젊은이들 앞에서 뒷담화를 삼가고 궁색한 이야기를 삼가자. 그리하여 나이 들었으니 대접해달라고 강요하며 기다리지 말고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어른이 되자. 인지기능장애(치매)를 예방하는 최상의 방법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다. 자식들의 걱정도 덜 수 있으니 일석삼조가 아닌가. 총명한 어른, 본이 되는 어른의 지름길은 공부하는 어른이다.
나는 날마다 나랑 싸운다. '날마다 새날이라고 속삭이는 나'와'그날이 그날이라고 속살대는 나'와 싸운다. 그러다가 오늘도 하루만 열심히 살아내자고 다독이며 나를 일으킨다. 같은 자리를 같은 속도로 맴도는 팽이처럼 지루하게계속되는 오늘이라는 놈과 싸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 순간은 엄청난 기적의 순간이다. 지구라는 비행물체는이 순간에도 광활한 저 우주의 은하계를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우주궤도를 순항 중이니. 긍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감정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점을 찾아낸다. 생각하기를 멈추고 감정에 마음을 맡긴다. 그런 다음 그 감정을 다스리는 청소를 시작한다. 지난 밤 쌓인 먼지를 닦아내듯 감정청소를 한다. 감정도 날마다 청소를 해서 햇볕에 널어 말려야 한다. 그래야 건강하게 살 수 있으니. 마치 지난 밤 나의 뇌가 생각과 기억창고를 부지런히 정리하고 청소하듯이. 인간의 뇌는 깨끗한 상태를 매우 좋아한다. 그리고 질서정연한 것도매우 좋아한다. 마치 목욕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이는 피부자아가 느끼는 행복이다. 그러니 그 사람의 정신 상태는 그 사람이 살고 있는 모습 속에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의 뇌는 매우 능동적이고 창조적이며 가소성이 높은 최고의 컴퓨터다. 뇌는 만들어진 순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쉼 없이 일하는 부지런한 조직이다. 자기 주변을 늘 어질러놓고 살게 되면, 종국에는 저장강박증에 시달려서 헤어 나오지 못해 심리 치료가필요한 상태에 이른다. 본인조차 알지 못한 상처 받고 누적된 말 못할 어떤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는 감정 쓰레기가 분명히 있으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의 삶은 뇌가 사는 것이 아니던가. 현대 의학은뇌과학의 시대를 열어서뇌의 신비에 한 발 다가섰다.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일하는 뇌는 순수한 감동을 좋아한다. 이른 새벽 명상에 잠기거나 아름다운 음악을 듣는 일, 기쁨과 깨달음을 안겨주는 책을 읽는 일, 눈이 시원하도록 깨끗한 방, 고양이의 가르릉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처럼 작은 노력으로 충분하다. 반대로 시끄러운 음악이나 소음, 불결하고 정리되지 않은 방, 널브러진 물건, 책을 읽지 않아 신선한 자극이 없는 삶은 뇌를 힘들게 한다. 거기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감정노동으로 과부하가 걸리면 헤어나오기 힘든 상태가 되고 만다. 정년 퇴직과 거의 동시에 뺄셈 인생을 시작했다. 그것은 그동안 수고하고 지친 뇌를 위하는 일이고,요즘 화두인 탄소 중립 생활이기도 하다. 인연의 가지를 정리하고물건에 집착하지 않으니 마음 공간이 더 넓어지는 듯하다. 이제는 나누고 버릴 것만 남은 인생이다. 말 그대로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정신적 갱년기가 분명하다. 일도 줄이고 소비도 줄이고 관계도 줄이다보니 어느 순간 도시 속에 사는 출가승처럼 홀가분해졌다. 나이 탓인지 새벽 3시에 잠이 깨곤 한다. 뒤척이며 억지로 잠을 청하다 30분을 넘기면 이불을 박차고 일어난다. 그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버리고 치우는 일이다. 오래된 책이나 옷가지를 분류해서 내놓거나 잡동사니를 치운다.새 물건인데 한 번도 쓰지 않은 생활용품은 재활용으로 내놓는다. 만약 사용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수거해서 버릴 생각이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쓸모 있으니 다행이다. 발소리가 나지 않게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일하다 보면 어느 순간 땀으로 범벅이 된다. 찬물로 샤워를 하고 책상 앞에 앉는다. 먼저 새벽에 들어온 신문을 읽고 스크랩 하고 글감 상자를 열고 아이디어를 추가한다. 생각도 채소 씨앗을 심은 밭이랑처럼 자주 들여다봐야 자란다. 하루 중 가장 좋은 생각이 떠오르는 시각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날마다 무얼 버릴 것인지 생각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 두고두고 쓸 것처럼 여기저기 공간이 있는 곳마다 채워놓은 잡동사니들이 내 잠을 방해한다. 치워달라고, 제발 좀 버려달라고 아우성이다. 잘 버리는 것은 감정 쓰레기를 치우는 데 기여한다. 말끔해진 공간을 보는 것은 목욕하는 것처럼 상쾌함을 가져와서 뇌를 즐겁게 한다. 나는 책과 옷을 버리지 못해서 골머리를 앓는다.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읽어보다가 다시 책꽂이로 직행하는 책들. 필시 문자중독이다. 저 책을 사들이며 좋아했던 그날의 기억들, 방마다 들어찬 책들을 보며 포만감을 느끼던 시간들이 추억으로 일렁여서 차마 내놓지 못한 나의 벗들. 심지어 월간잡지마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옷을 버리는 일은 더 어렵다. 십대 후반 주경야독 시절에는 한여름에 옷 한 벌로 지냈다. 돈이 생기더라도 옷보다는 책을 먼저 샀다. 저녁에 손빨래를 해서 연탄불 위에 옷걸이를 걸어 말린 옷을 다음 날에 입었다. 그러니 옷에 대한 집착은 거의 병적인 수준이라 저장강박이라고 스스로 진단한다. 출근할 일이 없어진 지금은 편한 복장을 선호하다보니 입는 옷이 정해졌다. 최대한 시원하고 편한 옷으로. 며칠 전에는, 비싸게 샀는데 쓰지 않고 오래 묵혀둔 스테인리스 냄비를 재활용으로 내놓으려다 참았다. 철수세미로 박박 문질러 닦았더니 환골탈태를 했다. 닦는 동안 내 마음 속 감정 찌꺼기도 닦이는 듯한 상쾌함이 밀려왔다. 원재료(본질)가 좋아서인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원래의 상태를 찾는 모습에 깨달음이 밀려왔다. 사람도 본디 심성이 착한 사람은 잠시 실수를 했더라도 대오 각성하도록 철수세미로 닦아주는 스승을 만나면 본래의 인격을 찾을 수 있다고! 그것이 바로 교육의 힘이고, 교육자의 사명이 아니던가! 그러니 함부로 속단하거나 판단하여 평가 절하하는 일을 조심해야 한다고! 그러니 실패자가 오를 수 있는 사다리가 많은 시스템이 많은 나라가 좋은 나라이다. 알루미늄 냄비는 상하여 녹이 슬면 절대로 사용하면 안 된다. 독성물질이 나오기 때문이다. 겉모습은 새것이라도 알루미늄 냄비의 속성을 숨길 수 없으니 사용하면 안 된다. 속된 말로 '걸레는 빨아도 걸레'라는 말이 있는데 사람도 그런 사람도 있음이 사실이다.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는 태어날 때부터 알루미늄 냄비이니 조심해야 한다. 스테인리스 냄비를 닦듯 문지르면 인체에 해로운 환경오염 물질이 나온다.그러니 사람 보는 눈을 가져야 다치지 않는다. 알루미늄 냄비도 요긴하게 쓸 수 있듯, 사람도 가려 쓰거나 상담과 치료로 좋아질 수 있으니 버리는 게 상책은 아니다. 인간은 장점보다 단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백지에 찍힌 까만 점에 더 눈길을 주는 것처럼. 인간의 문명이 발달했지만 아직도 미진한 부문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의학의 발달이 눈부시지만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를 고칠 수 있다는 보고는 없는 듯하다. 조심하거나 가까이 하지 말라는 경고성 충고가 대부분이니. 그럼에도 완벽한 인간도, 완전한 인간도 없음을 상기한다. '악의 평범성'을 생각하면 그렇다. 누구든 절박한 상황이나비본래적 절망( 절망적인 상황에 있는 데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 : 키에르케르)에 이르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를수 있으니. 매우 이성적으로 보이는 사람도치명적인 단점을노출하여 걷잡을 수 없는 사고를 일으키지 않던가. 죽음은 순도 100%를 지니고 태어난 순간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덧셈이 최선인 양 더하기만을 배우고 쌓고 소유하며 오르기를 지향해온 인생길. 날마다 버리고 정리하며 뺄셈 인생을 향해내려가고 있지만 마음 어딘 가에 남아 있는 삶의 찌꺼기와묶은 때를 완전히 벗기는 일은 숙제가 분명하다. 아무리 닦아도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될 리 없다. 더 열심히 살지 못한, 미련과 아쉬움을 남긴 일들, 다 갚지 못한 은혜들, 해소하지 못한 그리움, 전하지 못한 사랑까지도 짐이 되어 한숨으로 다가온다. 내가 알지 못한 사이에 저지른 잘못과 실수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임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놀라곤 한다. 태어나서 한 번도 죄를 짓지 않았을 우리 집 고양이가 부러운 순간이다. 복잡하고 미묘한 인간의 삶으로부질없는 욕심과 소유의 늪에서 허덕이다 미망에서 깨어나는 듯한 요즈음, '버릴 것만 남아서 홀가분하다'고 한 어느 작가의 고백이 부럽다. 아직도 나는 뺄셈 인생을 실천하는 데 미련이 많으니. 뺄 것이하나도 없이 자기 몸 하나로만 살아도 넉넉한 우리 집 고양이를 모델로 삼은뺄셈 인생이 성공하기를! 빈 몸으로 태어나 힘들게얻은 소중한 것들이 덧셈 인생이었으니본래 내 것이 아닌 것을! 그러니 소중한 것을 잃었다고 낙담하고 절망하지 않아야 성공하는 뺄셈 인생이리라. 내 몸도 인연도 물질도 본래 내 것은 아니었음을!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한 ‘장애인 교원 업무환경 개선 및 권리보장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27일 국회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헌용 신명중 교사는 장애인 교원이 학교에서 겪는 주요 고충 유형 10가지를 소개했다. 김 교사는 “지난 15년간 장애인 교원과 관련된 국가수준의 정책은 전무했다. 교육청이나 학교별로 제공된 편의는 법령상 의무적으로 제공하게 돼 있는 내용에 국한해 현장 민원이 많은 것 위주로만 제공되는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로 “장애인 교원이 학교에서 고충을 겪거나 필요한 편의가 있더라도 상담을 받거나 지원을 요구할 수 있는 경로가 없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먼저 직접적 차별로 인한 고충과 관련해서는 △관리자‧동료‧학생에 의한 차별 △괴롭힘 △업무분장 및 인사평가에서의 차별 △교육청 인사관리에서의 차별을 들었다. 정당한 편의 미지원과 관련해서는 △각종 협의회 및 연수에서의 의사소통 편의 미지원 △복무, 수업시수 등 정당한 편의 미지원 △출퇴근 이동 미지원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교육행정기관의 소극 행정과 관련해 △지원인력 강제 전환 및 인력 외주화 △학교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접근성 보완 미비 △학교 내 장애물 없는 환경 조성 미비를 지적했다. 김 교사는 이밖에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자신의 장애 관련 정보가 학교 내에 퍼지는 등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있다”며 “이런 경우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할 만큼 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고충 해결을 위해서는 교육부 및 각 교육청에 장애인 고충 처리 및 업무를 전담하는 인력 배치가 필수”라며 “구체적인 예산과 조직을 통해 학교가 하루빨리 장애인 친화적 환경으로 변모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포항시남구울릉군)이 27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공립 초·중·고교 도서관 10,222곳 중 사서교사 또는 사서가 배치된 학교는 4673곳(45.7%)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학교도서관진흥법’ 제12조제2항에 따르면, 학교도서관에는 사서교사·실기교사나 사서(이하 사서교사 등)를 두도록 하고 있다. 또 ‘학교도서관진흥법 시행령’ 제7조(사서교사 등)에는 학교도서관에 두는 사서교사 등의 정원은 학교당 1명 이상이라 명시하고 있다. 올해 기준 시도교육청별 사서교사 등 전담인력 배치현황을 지역별로 보면, 광주가 90.9%로 가장 높았고 서울이 87.2%로 두 번째였다. 반면 전남은 17.4%로 17개 시도교육청 중 가장 낮은 배치율을 보였으며, 이어 경북 18.4%, 전북 20.2% 순을 기록했다. ‘학교도서관진흥법’은 학교교육의 기본시설인 학교도서관의 설립과 운영, 지원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체계적인 독서교육을 통해 자기주도적·융합적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공무원 정원 제약과 재원 문제 등의 이유로 전담인력 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올해 학교도서관 1만222곳 가운데 사서교사가 배치된 초‧중‧고교의 비율은 15.4%, 사서(교육공무직) 배치율은 30.4%였다. 사서교사는 독서‧토론‧논술교육과 같은 수업과 독서 및 정보활용교육 연구가 가능하지만, 교육공무직인 사서는 대출‧반납업무 및 기자재 관리와 같은 도서관 운영만 가능하다. 김병욱 의원은 “학교도서관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난 지금도 전국 초‧중‧고교의 도서관 사서교사와 사서 배치율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자료 정리와 독서 지도, 학습지원 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도서관 업무를 학부모회가 맡아서 하는 학교도 있다. 교육당국은 모든 학교도서관에 사서가 배치되도록 공무원 정원 확보와 재원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전국 신규·저경력교사들과 수석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효과적인 수업 방안 및 학교생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중등수석교사회(회장 안규완·경북 경신여고 수석교사)는 23일 한국교원대에서 ‘2022 신규교사·수석교사 교학상장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콘퍼런스에서 권혁선 전주고 수석교사는 ‘모두가 함께하는 생생학급 운영사례’ 강연을 통해 바람직한 학급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손현정 김해제일고 수석교사는 ‘바람직한 학생생활지도 및 상담방안’을, 김현식 제천제일고 수석교사는 효과적인 수업방안을 소개하는 ‘삶과 수업이 상생하는 치유수업’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은 유튜브 채널 ‘한국수석교사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 회장은 인사말에서 “이제 막 교직을 시작한 전국 선생님들과 수석선생님들이 함께하는 기회를 통해 학급 운영, 생활지도 및 수업방법에 대한 최선을 방안을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행사를 후원한 박순덕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장(경기 원종초 수석교사)도 “수석교사들이 신규교사와 함께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대한민국 교육 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희연 전국교육감협의회 회장(서울교육감), 임종식 경북교육감,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 김종우 한국교원대 총장이 축사로 참가했다. 수석교사회는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학급운영, 생활지도, 수업방법 등에 대한 수석교사들의 노하우를 공유할 계획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이하 교육감협의회)가 교원 처우 개선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 최대 22년간 제자리걸음인 각종 수당을 현실화 할 공론의 장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6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교육감협의회 제86회 총회에서 대내외 교육환경 변화를 고려해 교직 수당체계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교육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교육공무원법 제34조, 교원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따르면 교원의 보수를 우대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거리가 멀어 한국교총 등 교원단체에서는 수년째 수당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직교사 수당은 19년째 동결됐고, 담임 수당은 같은 기간 2만 원 인상에 그쳤다. 교직 수당의 경우 22년째 동결됐다. 조 교육감은 “직무의 특수성 등에 따라 교원에게 지급되는 각종 수당은 길게는 22년 동안 동결돼 교원의 사기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 협의회 의제로 이 문제를 올려 물가인상률, 달라진 근무 여건과 직무 특성 등을 반영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교원 처우개선안, 수당체계 개선안을 마련해 건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교육감협의회 총회는 오는 11월 24일 충북교육청 주관으로 열린다. 아울러 교육감협의회에서 의결한 ‘교원의 지위 향상과 교직원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법률 개정 요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현재 교육부 훈령 ‘교원연구비 지급에 관한 규정’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있는 교원연구비를 취지에 맞게 시·도교육청이 학교급별·직위별 균등하게 지급할 수 있도록 개정해달라는 요구다. 교육감협의회는 학교별, 시·도별 지급 단가를 7만 5000원으로 상향, 균등하게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조 교육감은 “한 번에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수당체계 개선 논의와 함께 종합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특별위원회’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앞서 정부는 초·중등교육에 쓰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가운데 교육세 부분을 떼어내 고등·평생교육에 지원하는 등 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고등·평생교육 투자를 이유로 유·초·중등교육 투자를 축소하는 것은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결과인데 과연 효과적인 해법인지 의문이 든다”며 “유·초·중등교육뿐만 아니라 고등·평생교육 분야 재정도 적극적으로 확보해 균형이 있는 투자와 합리적인 교육재정 개편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앞으로 과도하게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변동성이 크고 예측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내국세와 연동돼 경기 변동에 영향이 크고 예측이 어려운 구조이므로 교부금이 과도하게 늘어날 것이라는 중장기 추계를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최근 충남의 한 중학생이 수업 중 드러누워 교사를 촬영하는 영상이 국민적 충격을 안겨준 가운데, 이와 같은학생에 의한 교권침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권보호위원회 접수 및 조치 결과 현황에 따르면 2020년 1089건이었던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건수는 2021년 2109건으로 뛰었다. 전년 대비 1.94배로 증가한 것이다. 2021년 발생한 교권침해 가운데 모욕·명예훼손이 57.6%(1215건)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상해폭행 10.9%(229건),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9.7%(205건), 정당한 교육활동을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 4.1%(86건)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해 기준 학생 가해자에 대한 조치는교내봉사 14.0%(287건), 특별교육 이수 11.5%(235건), 전학 처분 8.8%(180건), 사회봉사 7.4%(151건), 퇴학 처분 2.3%(47건) 순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학생을 교권침해로 신고하지 않는 건수까지 고려하면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피해 교원과 가해 학생을 분리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학습권 보장을 위한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지난 5일 이 같은 대처를 담은 학교생활지도법을 발의한 바 있다. 교원에게 교육적으로 필요한 지도의 권한을 부여해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육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한국교총이 5월에 발표한 ‘2021년도 교권 보호 및 교직 상담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처리 건수는 총 437건이다. 이 중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상담‧처리 건은 148건(33.9%)으로 두 번째로 많다. 학생 지도과정에서 교사의 언행을 문제 삼아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보호받지 못하는 교권 가장 심각한 것은 교육활동에 대한 학부모의 ‘아님 말고’식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다. 교사가 수업 시간에 장난치는 아이에게 훈계를 했다면 아동복지법 위반, 그래도 계속해서 장난치는 아이에게 꾸지람을 했다면 학교폭력 위반으로 학교폭력전담기구에서 사안에 대해 조사가 진행된다. 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상정하는 시스템이 작동된다. 혹여 그 아이가 여학생이라면 사안은 성희롱, 성폭력 사안 수사기관 신고로 더 복잡해지고 미궁으로 빠진다. 학교는 처음 겪는 상황이기에 당황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안처리에 동원되는 학폭담당 교원들의 업무는 수업 후에도 계속되며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이중업무에 시달린다. 운 좋게 마무리가 돼도 후폭풍은 가실 줄 모른다. 피신고인 교원은 깊은 늪에서 자괴감을 상실한 채, 반복되는 침습에 트라우마를 겪는다. 학부모 민원은 학생 생활지도와 함께 교권 침해로 이어지는 아주 심각한 교사들의 고충이다. 교육지원청마다 교권전담 변호사가 배치돼 있지만, 학교폭력 사건 처리에 매달리는 바람에 정작 교원침해 대응에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등 교권보호법도 강력한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해 실질적 보호 장치로는 한계가 있다. 정상적인 교육활동조차 악의적으로 왜곡한 학부모의 소송과 민원이 반복되면서 교육활동 및 학습권 침해 등 피해가 심각하다.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면서 탄생시킨 학생인권옹호관 제도는 교사를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있어 자칫 교사는 일방적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혹여 악의적으로 왜곡한 민원이 해프닝으로 끝났을 경우, 해당 교원이 겪었던 찢긴 감정과 철저히 파괴된 자존심은 학부모가 철회했다고 덮어지는 것인가. 그 파헤쳐진 상처와 매일 밤낮으로 겪었던 고통은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 사후 처리에 대한 매뉴얼은 없는 것인가? 교육활동 지원 우선해야 공경은 고사하고 스승을 ‘아님 말고’식으로 신고하고 불기소처분을 받아도 성이 풀리지 않아 다른 사유로 두 번, 세 번 상급 기관과 언론에 고소하여 기어이 극단적 종결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학부모 앞에 보호해 줄 법 없이 허허로운 벌판에서 혼자 발버둥 치는 교사는 결국 각자도생의 슬픈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교수법, 수업 방법, 교육이론을 인지하고 적용하는 훌륭한 교사로 교단에 서려면 무엇보다 민원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좋은 교육내용, 좋은 교육제도도 중요하다. 하지만 국가와 주무부처는 피해 교원이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평생 묵묵히 가르치는 직을 보람으로 삼는 교원들을 보호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수업 중 한 학생이 계속 떠들고 방해해서 몇 차례 좋게 말했으나 듣지 않아 제지했더니 대들어 진정시키는 과정에서 작은 신체접촉이 있었습니다. 교육활동 침해로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려고 하는데, 학부모가 아동학대라며 문제를 제기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오늘날 우리 교실에서 숱하게 벌어지고 있는 장면이다. 무너진 교실과 교권 추락의 현실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민형배 무소속 의원실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교권침해 대응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번 토론회는 한국교총과 전교조, 교사노동조합연맹이 공동 주관해 생생한 학교 현장 이야기를 듣는 자리로 의미를 더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본부장은 그동안 교총에 접수된 다양한 교권침해 사례들을 나열하며 현장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을 낱낱이 전했다. 그는 “문제행동을 제지하고 학교폭력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무분별한 아동학대로 신고돼 고생하는 교사가 늘고 있다”며 “즉각적인 제지 등 마땅한 방법이 없고 무고성의 억울한 교사를 보호할 제도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무엇보다도 국회에 발의된 생활지도법안을 조속히 심의‧통과시켜 실질적인 예방과 보호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사 개인이나 행‧재정‧법률적 권한이 거의 없는 학교장에게는 그 책임을 물을 수도 없고 실효성도 없다”고 말했다. 김희성 교사노동조합연맹 정책2국장은 폭넓은 관점에서의 교육활동 범위 확대를 주장했다. 온라인으로 가해지는 언어, 성폭력이나 수업 종료 후 발생한 재물 손괴 등에 대해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사각지대에 대한 보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소영 전교조 부위원장은 “장기적으로 교사의 교육권과 학생의 인권이 함께 보장되는 학교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교사의 교육권은 학생 인권 때문이 아니라 교사의 교육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학교 현실에서 벽에 부딪히는 만큼 교육당사자인 교사, 학생, 보호자의 권리와 권한이 상호 존중되는 학교자치 실현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배추가 김장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다리며 머리를 꼬불꼬불하게 만들어서 땅에 쏙 박혀있다. 밭에 심어진 배추를 보니 꼬불꼬불한 머리의 배추를 닮은 어느 분이 떠오른다. 아이들은 그분을 브로콜리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퇴임하셔서 지금은 학교에 계시지 않는 브로콜리 선생님을 떠올린다. 그 선생님을 생각하니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생각만 해도 따뜻하고 마음 편해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나뿐 아니라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그런 말을 들었던 분이다. "우리나라 학교에 선생님이 계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무엇보다 지금의 나를 만드신 선생님이 바로 이분이시다. 학생들에 대한 진심과 정성과 인내를 배웠다. 포기하지 않음이란 무엇인지 그 실체를 알게 되었다. 일관성 있게, 한결같이, 편안하고 따뜻하게, 정성을 다함, 이런 단어가 의미하는 교사로서의 자질이 내게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바로 그 시절 함 선생님을 만나 함께 근무하며 배움을 얻은 덕분이다. "제 인생에 교사로서의 길잡이가 되어주신 함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의 언어와 행동들은 저에게 환한 등대가 되어주었습니다." 몇 년 전 청학고등학교에 발령을 받았을 때, 복도에서 어떤 분을 만났다. 그분은 머리카락이 곱슬곱슬해서 만화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를 연상시켰다. 한 손에는 빗자루를 들고 계셨고 다른 손으로는 어떤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그 손잡이에는 바퀴가 달린 수레가 달려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작은 수레는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나무 널빤지에 바퀴를 직접 달고 손잡이도 만들었다. 나무 널빤지 위에 쓰레기통을 얹어 끌고 다니면 청소하기가 쉽다고 했다. 그때 스쳐 지나갈 때는 청소하는 분일 거라고 생각했다. 2월, 연수하는 자리에서 인사가 있었는데 그분은 역사 선생님이자 환경부장이셨다. "저는 에코부장입니다." 차분하고 조용히 부서 소개를 했을 뿐인데 선생님들이 큰소리로 웃었다. 즐거운 분위기에 긴장되었던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음 해에 그분은 1학년 담임을 맡았다. 그 학급은 가을에 작은 음악회를 열었고, 학생들의 초대장을 받은 나는 그곳에 앉아있었다. 진행되는 2시간여 동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학부모님들도 감동을 받은 듯했다. 감동 받은 이유는 학생들이 단순히 잘해서만은 아니었다.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녹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시낭송과 연주와 노래와 율동과 댄스 등 재료가 풍성하고 다채로웠다. 마치 두더지 게임에서 두더지들이 얼굴을 빼꼼 빼꼼 여기저기서 내밀 듯이, 한 명 한 명이 고개를 내밀고 들어왔다 나가는, 아이들은 두더지 같았다. 각자의 파트에서 율동을 하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었는데 모두 자신의 개성을 드러냈다. 빠진 학생이 없었다. 몸이 불편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도 다른 친구처럼 자기 순서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냈다. 행사 후 학생들이 소감을 이야기했는데 학생들은 스스로 계획하고 준비해오는 동안 여러 차례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작은 싸움도 있었으나 서로 대화하고 합의하는 과정에서 더 친해졌다고 했다. 스스로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표현했다. 그 나이에 스스로 성장함을 깨닫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과 학생들이 그리되도록 자리를 만든 선생님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 담임선생님은 이와 비슷한 작은 활동을 자주 했다. 일명 돗자리 파티도 자주 열었다. 돗자리를 가지고 해서 돗자리 파티라고 이름 붙였다고 들었다. 어느 때는 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어느 때는 게임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친해진다고 했다. 실제로 효과도 좋았다. 어느 날 교실에서 하는 작은 파티에 초대받아 가보니 선생님께서는 며칠에 걸쳐 준비하셨다는 선물꾸러미와 편지를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전해주었다. 감동으로 눈시울이 붉어진 학생들도 있었다. 선생님은 자주 학생들에게 편지를 건넸다. 글을 정말 잘 쓰셨다. 유창함이 아니라, 진솔함이었다. 학생들을 통찰력 있게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적절한 가르침이 담긴 내용을 써서 보냈다. 요즘 아이들이 글 쓰거나 받는 것을 진부하게 느낄 거라는 내 예상은 빗나갔다. 아이들은 글을 좋아했고, 선생님을 좋아했다. 많은 학생들이 나에게도 자랑하며 보여주기도 했다. "저 이거 함 선생님한테 받았어요"하며 메신저로 받은 장문의 편지를 보여줬다. 자주 그랬다. 학생들은 답장하면서 선생님의 기대에 맞게 성장해갔다. 대부분의 학생이 그랬다. 어느 날 한 여학생이 와서 말했다. "어제 저녁 집에 가는데, 함 선생님께서 보시고 늦었다고 포천까지 태워다 주셨어요." "세상에, 정말 고마웠겠다." "그것 뿐 만이 아니에요. 할머니 드리라고 찐빵도 사주셨어요." 그 시절 학교에서 포천은 승용차로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였다. 그런 일은 자주 있었다. 차가 끊어지는 경우, 반 학생들이 담임선생님께 전화하면 늦은 시간에도 나오셔서 집까지 픽업해주고 심지어 새벽 두 시에 귀가하신 적도 있다. 학생들을 통해 듣는 담임선생님의 학생 사랑은 넘치고 또 넘쳤다. 그 반에 지각을 자주 하는 학생이 있었다. 말로 하는 지도가 효과가 없자 선생님은 작은 팻말을 만들었다. ‘지각을 하지 맙시다’라고 나무에 적어 손잡이를 붙였다. 그리고 아침 등교 시간에 팻말을 들고 교문 밖으로 나가서 학생들이 걸어오는 등굣길을 거꾸로 내려가더니 지각을 자주 하던 그 학생의 아파트 앞까지 가서 말없이 기다렸다. 학생이 나오면 그 팻말을 들고 함께 학교로 돌아왔다. 신기하게도 며칠 그렇게 한 후 그 학생은 지각하지 않게 되었다. 그때 계시던 교장 선생님은 이분을 스위스의 교육자인 페스탈로치의 이름을 따 함 페스탈로치 선생님이라고 호칭했다. 그러다가 많은 선생님이 함스탈로찌 선생님이라 불렀고 학생들도 브로콜리 선생님, 또는 함스탈로찌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이분의 별명이 함스탈로찌가 된 계기다. 그 분이 학교를 떠나실 때가 되었던 어느 해가 기억난다. 몇 명의 여학생들이 울고불고 난리가 났고, 학부모님들이 찾아와 사정하는 바람에 결국 떠나시려던 그 해에 발이 묶였다. 그 여학생들이 교사가 되고 병원에 간호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함 선생님을 통해서 얼마 전에 들었다. 퇴임한 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함 선생님은 학생들을 만나 밥을 사주고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취직을 축하해준다. 업무능력도 탁월하고, 학생들에게 진심을 다하고 주변 동료 선생님들에게 존경의 대상인 함 선생님을 통해 내 교사관도 많이 바뀌었다. 나도 나름 교사로서 열심히 한다고는 생각했으나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이렇게 진심으로 끝없이 대화하고 바르게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인내는 한참 부족했었다. 한두 번 말해보고 안 통하는 학생에게는 지도를 포기했었다. 다른 할 일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은 시간의 문제라기보다 얼마나 진심을 다하는지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문제는 처음부터 학생으로부터 배척당할 것을 두려워해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대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내 지도를 받아주면 고맙고, 아니면 말고. 이게 내 방식이었다. 함 선생님을 알고 그분과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3년 동안 나는 변화했다. 교사로서 성장했다. 비가 오면 땅에 빗물이 스며드는 것처럼 서서히 나는 교사가 되어 갔다. 아니,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그 분의 한결같은 학생 사랑을 보고 배우는 중이다. 지금, 오늘 이 시간도. ------------------------------------------------------------------------------------------ 수상 소감함 선생님처럼 살고 싶다 추운 겨울 어느 날, 한국교육신문사로부터 동상으로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깜짝 놀랐다. 함 선생님에 대한 생각이 넘쳐서 글을 적긴 했으나 글솜씨가 없어서 잊고 있던 터였다. 온기로 몸이 따뜻해졌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순간들의 고통도 한순간에 사그라졌다.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신문사에 감사하고,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하다. 이를 통해 함스탈로찌 선생님에 대해 다시 떠올릴 수 있어서 행복하고, 우리 모두를 감동의 바다에 던져넣었던 그 시절, 함께 했던 우리의 제자들, 동료들이 함께 또다시 그때를 추억할 수 있게 되니 참으로 기쁘다. 그리고 지구 어딘가에 이런 분이 계시다는 사실을 다른 분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감사하다. 앞으로 남은 교직 생활 기간에 이 배움들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함 선생님처럼 살고 싶고 제자들과 행복하게 소통하며 지내고 싶다.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가 교원단체 추천 위원을 배제하고 출범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추천 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다. 한국교총 등 교육계는 “현장 교원이 빠진 국교위는 의미 없다”며 “확정된 교총 추천위원마저 배제하는 것은 안 된다.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반발했다. 22일 국교위 설립추진단은 대통령 추천 위원 5명을 포함한 19명의 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추진단은 교원단체 추천 위원 2명을 공석으로 두고 27일 국교위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 전교조의 가처분 신청은 1자리에 대한 것인데 2자리 모두 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교총은 비판 입장을 내고 “교육의 핵심 주체이자 직접 당사자인 교원이 빠진 국교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교원이 배제된 국교위 출범은 절대 있을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교원단체 추천 위원을 결정하고 반드시 참여시켜 출범하라”고 촉구했다. 모든 위원이 채워진 뒤 출범시킨다는 원칙을 져버린 추진단의 결정은 일방적인 약속 파기나 다름없다는 게 교총의 입장이다. 이 같은 중대한 결정에 대해 사전 조율 등의 절차 없이 강행한 것이라 더욱 황당해 하고 있다. 전교조의 가처분 신청은 교원단체 추천 위원 2명 중 1명에 대한 것이므로, 확정된 자리인 교총 추천 위원은 포함시켰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정노조의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소송을 가게 되더라도 현장교원은 반드시 함께 한다는, 보다 책임 있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전교조의 회원 수 제출 거부, 추천 절차 중단 가처분신청 때문에 학교 현장을 대변할 위원 참여가 원천 차단된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든 노조든 최대 교원단체가 분명한 교총의 추천 위원마저 발목 잡아서는 안 된다”면서 “노조 간 조합원 수 확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교총 추천 위원을 먼저 참여시켜 국교위를 출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원단체 추천 위원의 경우 14개 교원단체들이 합의해 2명을 추천하고, 합의하지 못하면 회원(조합원) 수가 많은 2곳이 각 1명을 추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14개 단체와 실무회의를 가진데 이어 전교조, 교사노조연맹(교사노조)과 3단체 협의회를 여는 등 법령대로 이행해왔다. 하지만 전교조와 교사노조 간 조합원 수 확인 방법을 놓고 입장 차이로 합의가 결렬됐다. 교육부는 3단체에 공문을 보내 올해 7월말 기준 회원(조합원) 수 제출을 요구했지만 현재 전교조는 이의를 제기하며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또한 전교조는 지난 6일 교원단체 추천 확정 절차를 중단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교총은 “교원노조 간 회원 수 확인이 합의되지 못할 게 뻔히 예견됐는데 사태가 이지경이 될 때까지 정부와 추진단은 뭘 했는지 개탄스럽다”며 “노조 간 회원 수 다툼, 특정노조의 발목잡기에 더 이상 무책임하게 끌려 다니지 말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을 보면 상대의 말을 오해해서 주먹다짐까지 이어지기도 해요.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듣는 사람이 전혀 다르게 해석한 거죠.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한 번 더 생각하면 사소한 오해나 다툼이 없지 않을까요?” ‘2022 학생 언어문화개선 공모전’에서 캘리그래피 부문 대상을 받은 임종민 충남 서정초 교사는 바른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한다고 했다. 학교에서 은어나 지나치게 줄인 말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아서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적이 잦았다.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임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나부터 바르게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선생님이 친근감을 표현하려고 유머를 입힌 언어를 사용했는데, 학생은 기분이 상하는 경우를 봤어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이인 만큼 학생도, 선생님도 함께 노력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집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한쪽만 변화해서는 언어 문제를 개선할 수 없어요. 다 같이 해야죠. 학교에서 가정에서 모두 다 같이 노력해야 극복할 수 있어요.” 임 교사는 ‘우리 함께 높여볼까요? 언어의 품격’을 캘리그래피로 표현했다. 전문가의 작품 못지않게 완성도가 높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교육자료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공모전 공고를 보고 처음 참가했다”고 귀띔했다. 임 교사는 10여 년 전, 취미로 캘리그래피에 입문했고, 그 매력에 빠져 전문가 과정까지 밟았다. 차근하게 쌓은 실력은 교직생활에도 도움이 됐다. 각종 행사가 열릴 때는 재능기부를 하고, 캘리그래피를 배우고 싶어 하는 동료를 대상으로 연수도 진행했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는 학생들과 부채 만들기, 캠페인 피켓 만들기 등을 지도했다. 그는 “앞으로 미술 시간이나 국어 시간에 캘리그래피를 활용한 수업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모티콘 부문 대상은 경북 구미인덕초 5학년 정세은 양이 차지했다. ‘귀여운 요정’ 이모티콘은 감사해요, 괜찮아요, 사랑해요, 힘내요 등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과 함께 요정 캐릭터의 표정과 행동을 접목했다. 애니메이션 효과를 더해 움직이는 이모티콘으로 완성했다. 세은 학생의 꿈은 이모티콘 작가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에 재미를 붙였고, 유튜브에서 이모티콘 만드는 과정을 접한 후 꿈을 정했다. 어머니 이정인 씨는 “아이의 장래희망을 알고 있던 선생님이 공모전 소식을 알려주셔서 친구들과 함께 참가했다”고 했다. 세은 학생은 태블릿 PC로 작업했다. 평소 스케치 해뒀던 캐릭터 가운데 주변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요정 캐릭터를 출품하기로 마음먹었다.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만들기 위해서 그림 한 컷, 한 컷을 그리고 이어붙였다. 세은 학생은 “이모티콘의 움직임이 딱딱해서 여러 번 다시 그렸다”며 웃었다. “대상을 받아서 신기했어요. 가족들한테 국민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고마웠어요. 지금부터 여러 가지 이모티콘을 만들어보려고요. 카카오톡에 이모티콘 등록을 목표로 도전해보려고 해요.” 교수·학습자료 부문 대상은 ‘On(溫)기 넘치는 우리의 온라인 언어 세우기’를 출품한 허광수·이민재·차수미 대전원앙초 교사에게 돌아갔다. 온라인 채팅과 메타버스의 상황으로 구분해 2차시 수업으로 구성했다. 이들은 “학생들의 온라인 언어생활 실태를 알아보고 올바르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학생들 스스로 어떻게 하면 올바른 언어 습관을 형성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게 기획했다”면서 “특히 익명성이 보장된 사이버 공간에서 존중을 바탕으로 의사소통하고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실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공모전 수상작은 학생 언어문화개선 홈페이지(goodword.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남교총(회장 김광섭) MZ세대로 구성된 경남교총 MZ청년위원회가 17일 경남교총회관 대강당에서 ‘MZ세대를 위한 스마트한 재무 생활 가이드’ 연수를 진행했다. 경제·금융 전문가가 경남교육청 소속 교원 150여 명을 대상으로 MZ세대 교사를 위한 생애주기 맞춤형 금융 지식 이해 교육에 나섰다. 특히 ▲최근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대한 이해와 대응 전략 ▲경제지표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기 ▲재무 관련 준비와 활용법 ▲각종 목적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 및 투자 방법 소비지출 현황 점검 및 합리적인 소비 전략 ▲생활비 절약 노하우 ▲각종 세금관리 전략 등에 대해 강의했다. 경남교총 MZ청년위원회는 “이번 연수를 통해 MZ세대 교사들이 현명한 급여 관리와 경제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교총 제38대 회장단 정책자문 및 공약점검위원회(위원장 류영호 전 경남공고 교장, 송미나 광주 대반초 수석교사·이하 위원회) 4차 회의가 21일 교총회관에서 열렸다. 회의 참석자들은 '한국교총-교육부 2022년도 상·하반기 교섭·협의안'을 점검하고, 교섭·협의안에 나와 있는 교총의 요구안이 관철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교원의 근무여건 및 교원인사 개선, 복지향상, 처우 개선 등 학교현장 교원이 체감할 수 있는 교섭·협의안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교환했다. 교총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조만간 교섭·협의안을 확정하고 교육부를 대상으로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위원회는 지난 6월 정성국 회장의 취임 이후 제38대 교총회장단이 제시한 공약을 점검하고, 향후 교총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출범했다. ▲정책 ▲교권·연수 ▲조직·복지 분과로 나뉘어 있으며, 2명의 위원장을 비롯해 총 42명이 참가하고 있다. 위원회 명단 △위원장류영호 전 경남공고 교장, 송미나 광주 대반초 수석교사△부위원장김도형 경기 반월초 교장, 이창희 서울 대방중 교감, 최재균 경기 의정부공고 교사△상임위원이상호 경기 다산한강초 교장, 여난실 서울 영동중 교장, 김도진 대전보건대 교수△위원강기섭 경남 대운초 교장, 권갑순 대구 고산중교장, 김만겸 경기 양평초 교감, 김선 경기 초지초 교사, 김영도 울산 반천초 교장, 김영준 경남 대우초 교사, 김태민 인천전자마이스터고 교사, 김태석 경기 성복초 교장, 김현욱 경북 복주초 교감, 문경희 울산 옥서초 교장, 박근숙 대전 남선초 교장, 박미애 울산공고 영양교사, 박지웅 전북 안천초 교사, 박창주 전남 여수종고초 교감, 서용식 대전 진잠초 교감, 손영완 광주 신창초 교감, 안가윤 경기 동일공고 교사, 양길석 충북 단재교육연수원 교육연수부장, 이경미 경기 꿈길유치원 원장, 이규형 강원 속초양양교육지원청 교육장, 이성훈 경기 호평초 교사, 이승오 충북 청주혜화학교 교사, 이윤미 충남 천안가온초 교장, 이익선 부산 동아대 교수, 이충용 부산 양동여중 교장, 이태행 서울 신동중 교장, 정윤동 경기 갈현초 교감, 정효해 서울방산초 교사, 지권섭 인천용현초 교감, 최동섭 부산 성남초 교사, 최혜영 부산진중 보건교사
가을 숲의 기운은 맑고 서늘하다. 밤나무 아래를 지날 때 알밤이 후두둑 떨어진다. 입으로 깨물어 보니 ‘오도독’ 소리가 난다. 겉껍질을 벗기고 얇은 속껍질을 손톱으로 슬슬 문지르니 노란 속살이 드러난다. 기분 좋은 충만함으로 밤을 까서 오독오독 씹으며 가을 숲을 걸었다. 가을 열매를 주워 먹으며 천천히 걷는 길에는 상수리나무의 자잘하고 기름한 열매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다. 그 옆으로 멧돼지가 길게 골을 파놓은 흔적이 보인다. 아마도 연한 나무뿌리와 열매들을 주워 먹기 위해서 긴 엄니로 산을 휘저어 놓은 것이리라. 나의 가을을 이렇게 차고 고요한 숲을 거닐며 물봉선의 분홍 꽃송이, 연분홍의 늘씬한 무릇꽃의 자잘한 꽃차례를 보며 시작한다. 하지만 조선의 젊은이는 실탄 일곱 발과 여비 백 루불을 지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을 향하고 있었다. 계절은 짙은 가을이었다. 차가운 바람이 가득한 깊은 가을, 하얼빈역 광장에서 조선의 젊은이 안중근은 총을 쏘았고, 키가 작고 턱수염이 허연 오종종한 노인이 쓰러졌다. 그가일본인 이토 히로부미였다. 작가 김훈의 『하얼빈』은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과 고단한 삶의 모습이 뜨겁게 그려지고 있다. 총구를 고정시키는 일은 언제나 불가능했다. 총을 쥔 자가 살아 있는 인간이므로 총구는 늘 흔들렸다. 가늠쇠 너머에 표적은 확실히 존재하고 있었지만, 표적으로 시력을 집중할수록 표적은 희미해졌다. 표적에 닿지 못하는 한줄기 시선이 가늠쇠 너머에서 안개에 가려져 있었다. 보이는 조준선과 보이지 않는 표적 사이에서 총구는 늘 흔들렸고, 오른손 검지손가락 둘째 마디는 방아쇠를 거머쥐고 머뭇거렸다. p.159 안중근은 러시아 군인들 틈새로 조준선을 열었다. 이토의 주변으로 키 큰 러시아인들이 서성거려서 표적은 가려졌다. 러시아인과 일본인 틈에 섞여서 이토는 이동하고 있었다. 이토는 가물거렸다. 안중근의 귀에는 더 이상 주악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다시 러시아인들 틈새로 이토가 보였다. 이토는 조준선 위로 올라와 있었다. 오른손 검지소가락 둘째 마디와 방아쇠를 직후방으로 당겼다. 손가락이 저절로 움직였다.p.166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는 죽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토마스 도마 안중근에게 종교보다도 국가와 민족이 우선이었다. 하얼빈에서 이토를 사살하고 그는 총격 후, 안중근은 가슴 안에 있던 태극기를 높이 들어 올리며 에스페란토어로 “코레아 후라!” 라고 3번 크게 외쳤다. 이 외침은 “대한 독립 만세!”라는 뜻이었다. 안중근은 체포되어 처형되기까지 재판 과정에서 어떤 기세에도 굴하지 않고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이유를 당당히 밝혔다. 안중근은 여순감옥에서 3월 26일 순국하였다. 그의 시신은 뤼순 감옥의 죄수 공동묘역에 묻혔다. 일제는 뒤에 안중근의 정확한 매장지를 알려주지 않아 그의 매장지를 찾을 수 없었고, 현재까지도 공식적으로는 유해가 묻힌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방 후 백범 김구는 1946년 6월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등 독립운동 3의사의 유해를 일본에서 찾아온 후 효창공원에 안장하였고, 그 옆에 언젠가는 안치될 안중근 의사의 가묘를 만들었다. 이것은 안중근의 시신을 꼭 찾겠다는 김구 선생의 결의를 보여준다. 광복 77주년을 지나왔지만, 하얼빈의 뜨거운 총성으로 세상에 한국의 기상을 알린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우리는 아직도 모셔오지 못하고 있다. 가을 초입, 우리의 영웅 안중근 의사께서 옥중에서 남긴 문장을 생각한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속에 가시가 돋는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책을 읽는다. 『하얼빈』, 김훈 지음, 문학동네, 2022
필자의 취미는 ‘드라마 몰아보기’다. 머리의 휴식이 필요할 때 널직한 소파에 누워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몸을 움직여 풀어주고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이틀은 연속적으로 볼 수 있다. 심장에 무리가 될 수도 있으며, 신체의 머리는 아플 수는 있으나, 남이 공들여 만든 작품을 그저 보기만 해도 되므로 정신의 머릿속은 힐링 그 자체이다. 최근에 몰입하여 시청한 드라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다. ‘였다’가 아니고 ‘이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네 번을 보았음에도 여전히 음악은 누가 담당했나, 자폐아에 대한 조언은 누구로부터 들었을까 등등 배우에서부터 음악, 해외의 반응까지 여전히 궁금한 것이 많아 더 샅샅이 뒤져보며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재미있다는 추천을 들었을 때 또 정의 타령하는 ‘변호사겠지’ 하며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너나 잘하세요’의 삐딱한 심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그저 옆에 앉아있었던 사람 등등이 재미있다고 했고 머리 식힐 일이 생겼으므로 다시 소파에 앉았다. 깊이있는 내용을 어쩌면 저렇게 동화처럼 풀어냈을까. 배우들은 또 어쩌면 저렇게 연기를 잘할까.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고래에 대한 관심유도를 위한 작가와 연출자의 어여뿐 의도인가. 음악은 또 어쩌면 저렇게 배우와 한 몸이 되어 찰떡같이 표현했을까. 서로의 못난점을 들추어 상대를 공격하여 이겨야 하는 법의 전쟁터를 재미있게 교훈까지 곁들여 그려낼 수 있다니 감탄무한대이다. 정신을 차리고 주제로 돌아가 보자. 사건을 이야기하다 고래만 나오면 고래로 돌아가는 주인공에 전염된 탓인가. 아무튼드라마에서 눈여겨본 것은 ‘봄의 햇살 최수연’과 주인공과 단짝인 ‘동그라미’ 캐릭터이다. ‘낙원구 행복동 주민’, ‘우리는 행복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린 회색빛 동네. 언젠가 읽은 소설에서 나온 글이다. 현실의 어두움을 감추기 위한 덧칠이었다. 오프라인에서 왕따, 은따가 디지털 세상이 됨으로 그 어두움은 더 짙어졌다는데 ‘봄에 햇살 최수연’과 ‘동그라미’는 어두운 현재에 대한 덧칠, 반어법인가 혹은 밝고 따듯한 드라마오프닝처럼 희망을 말하고 있는 것인가. 필자가 경험한 현재에는 왕따와 은따 더 나아가 모함과 이간으로 죄를 만들어 씌워서라도 상대를 무너뜨려 자신의 속풀이를 하려는 새까만 어두움이 있었다. 왕따의 친구는 자신이 왕따가 되어 험한 일을 당할 각오를 해야 가능하다. 괴롭힘과 귀챦음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끼리끼리’ 의식이 강하다. 그 안에 속하지 않고 혼자 떨어져 있으면 동물의 왕국에서 흔히 보듯 천적의 목표물이 된다. 왕따와 더불어 천적에게 목덜미를 내놓아야 할 수도 있는 위치가 왕따의 친구이다. 필자는 남에 대한 관심이 없는 편이다. 눈치가 없다는 말을 늘 듣고 산다. 그렇다고 남에게 피해를 준 일이 있었는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 피해를 입었을지는 모르지만 의도적으로 남에게 해를 끼치려 한 적은 없었다. 피해는 고사하고 도움을 주고도 고마움커녕 비난을 받은 경우가 있었다. 이유를 살펴보니 힘의 역학 관계가 있었다. 그 사람들은 늘 촉각을 다른 곳에 두고 있었다. 힘의 향방을 향한 솜털 안테나를 온 몸에 휘감고 자기를 괴롭히더라도 힘있는 괴물에게 다가갔다. 약자의 생존법인가. 그러하므로 완장들의 힘은 더 강대해진다. 일본사람들은 한 때 경제동물이라 불리웠다. 그렇다면 한국사람들은 무엇일까? 필자는 완장동물이라 생각한다. 완장을 차면 권력이건 금전이건 다 가질 수 있는 전근대가 오래지 않은 탓인가. 왕따는 어느 사회에서나 있을 수 있으나 왕따에 가하는 괴롭힘의 수위는 집단이 강한 사회, 완장의 지배력이 강한 사회에서 더 높다. 일의 성취를 위한 능력개발보다 집단안에 들어가려는 노력이 더 많은 보상을 받는다. 그러므로 집단안을 향한 경쟁은 치열하여 과잉, 혹사, 짓밟음 등의 무리함이 따르고 이는 사회 전반을 비효율, 비인간화로 내몬다. 필자는 한국사회가 오랜 개발도상국을 너머 경제, 사회 전반적으로 선진국화되려면 곳곳에서 행해지는 ‘갑질’ 행태부터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그마한 구두수선집의 수선공도 파이내셜잡지를 손에 들고 있는 한국민은 ‘갑질’에 대한 철퇴에 힘을 실어주었고, ‘을질’이라는 용어로 불리는 또 다른 형태의 ‘갑질’에도 매서운 저울을 들이대며 균형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인의 정신적 기반은 유교사상, 선비정신이다. 선비정신은 人情과 인간의 도리를 중시하여 强扶弱(억강부약), 강한 자에 대척하여 약자를 보호하는 정신을 근본으로 삼는다. 신분이 엄격했던 조선사회에서도 안방마님이 거처하는 안채 마당을 비질하는 소작인 아낙의 심중을 헤아리어 보리 몇 되를 담아주어 허기를 면하게 해주었다. 언제부터 이 좋은 정신이 훼손되었을까? ‘드라마 우영우’에서 고등학교에서 장애인에 대한 폭력이 행해지는 장면이 나온다. 30세가 넘어선 필자의 아들은 고등학교 시절에 장애인이나 병을 앓는 친구를 무시하는 학생들은 있었어도 폭력은 없었다고 하였다. 폭력을 행사하면 ‘인간쓰레기’로 외면당했단다. 아이들의 심성이 피폐해지다 못해 괴물이 된 모양이다. 아이들은 그 사회의 문화를 그대로 따를 뿐이다. 그 사회가 괴물인 것이다. 필자는 학회참석이나 연수 등으로 여러 나라를 다녀보았다. 모든 나라가 국가의 운영에 정성을 다해야 하겠지만 이스라엘과 싱가포르는 국가의 존립을 위해 늘 긴장을 해야 하는 나라이다. 한 명의 아이를 백 명의 아이를 대하듯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은 더 긴장해야할 상황아닌가? 왕따라는 용어가 있다는 것 자체에 화들짝 놀라며 대응을 해야하거늘 아직도 조그마한 마을 공동체 크기의 심성으로 앞집, 뒷집만이 경쟁상대이다. 서로 시샘하며 서로를 끌어내린다. 미국에서 교환교수로 있을 때 거리에서 본 글귀가 인상적이었다. ‘one step forward’(한걸음 앞으로). 진취적인 사회이다. 아이나 어른이나 남 눈치보며, 왕따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살아가는 사회가 정상인가?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있을까? 불완전하게 인간을 창조하신 조물주는 서로서로 돕고 살라고 조금씩 모자라게 설계하지않으셨을까. 아직 한국 사회는 무리밖 이방인을 난도질함에 크게 죄스러워 하지 않는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왕따의 친구는 영웅적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너그러움과 포용력은 자신감에서 나온다. 한국민은 수많은 기적을 이룬 대단한 사람들로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해도 좋을텐데 여전히 못살고 배고픈 식민지국민처럼 주인의 눈치를 보며 힘세면 잘해주고 저보다 못하면 짓밟으려 한다.눈치는 예의상 필요하다. 지나침을 경계하는 것이다. ‘멋짐’은 드라마에나 있을 뿐인가. 잘못엔 엄벌이 있어야 하고, 잘함에 칭찬이 주어져야 하는데 잘못해도 그저그저 넘어가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아프다'의 속담처럼 잘나고 앞서가는 사람은 시샘움에 고통을 받는다. 잘나도 못나도 고통을 주는 문화. 목적이 무엇인가? 한국붕괴? 부러워하며 동경하던 저 넓은 세상이 이제 한국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봄날의 최수연' '동그라미'같은 왕따의 친구가 그저 일상의 도처에 있어 '왕따'라는 용어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저출산이 문제가 아니라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문화가 문제이다. 왕따의 친구는 생명을 구하는 따듯한 애국자다. 인구절벽, 저출산으로 한국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데 한 사람을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