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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겨울, 수업 시간에 6학년 남학생 두 명이 핫팩을 흔들고 있었어요. 수업 시간에 마라카스처럼 소리를 내는 핫팩. 그런데, 아이들이 아무리 흔들어도 핫팩이 따뜻해지지 않아요. 마라카스 소리가 점점 커지더군요. 보다 못해서 아이들에게 핫팩을 달라고 했어요. “그게 흔든다고 되니? 가지고 와 봐.” “어떻게 하시게요?” “다 방법이 있지. 줘 봐.” “선생님이 해도 안 될 것 같은데요?” 의심의 눈초리로 핫팩을 건네는 아이들. 핫팩을 받아서 잠깐 주머니에 놔두었어요. 그러면 2~3분이면 따뜻해지거든요. 따뜻해진 핫팩을 다시 아이들에게 건네주니 눈의 휘둥그레져요. 아무리 흔들어도 안 됐는데, 어떻게 따뜻해졌는지 궁금했나 봐요. 핫팩은 흔든다고 따뜻해지지 않아요. 화학적으로 어떤 작용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설명서를 보면 살짝 흔든 다음 주머니에 넣으면 따뜻해진다고 쓰여 있거든요. 핫팩은 흔드는 대신 따뜻한 곳에 있어야 따뜻해진다는 사실. 교실에 있는 아이들도 핫팩 같아요. 흔든다고 따뜻해지지 않거든요. 아이들 마음은 선생님 마음 같지 않아요. 아이들이기 때문이에요.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고, 짜증 나면 짜증 나는 대로 표현도 하고요. 그럴 때, 핫팩처럼 마구 흔든다면 아이는 따뜻해질까요? 경험적으로 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아이들의 반응에 똑같이 반응하게 되면, 아이는 더 크게 반응하게 되고 그다음부터는 악순환이 계속돼요. 그래서 우리는 마구 흔드는 대신 조금 더 따뜻한 방법을 찾아봐야 해요. 핫팩을 데우는 것처럼 아이의 마음을 데워줄 수 있는 그런 방법을 말이지요. 이렇게 글을 쓰면 아마 이런 말씀을 하실 수도 있어요. ‘뭐죠? 말이 쉽지. 그게 과연 교실에서 가능할까요? 따뜻하게 해 준다고 애들이 쉽게 따라주지 않는데?’ 맞아요. 말만 쉬운 일이에요. 우리가 한두 번 따뜻하게 대해준다고 아이들이 변하지 않으니까요. 마음 편하게 할 수 없는 일이지요. 그렇다고 아예 처음부터 선을 그어버린다면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와 평행선을 달릴 수도 있다는 것이 함정이에요.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이라도 이해해주고 헤아려주려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아요. 수업 시간에 뭔가 지적을 할 때 실실 웃는 아이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말을 하면 딴짓하고, 제대로 경청하는 태도가 없는 아이. 그래서 처음에는 한두 마디로 시작을 하다가 선생님의 얼굴을 빨갛게 만드는 아이. 그럴 때, 우리가 조금만 마음을 놓으면 소리를 지르게 되기도 해요. 교육자 루비 페인은 저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통해 이런 말을 하더군요. 빈곤층 아이가 체면을 지키는 방식이라고요. 다시 말하면 방어기제인 거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멋쩍어서 웃거나 딴짓을 하는 아이. 그런데, 만약 우리가 이런 행동을 방어기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선생님을 무시해서’라고 받아들인다면 학기 초부터 평행선을 달리게 될 가능성이 커지는 거예요. 3월 시작부터 ‘1년만 잘 넘기자’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반면, 정신적으로 조금 무장된 상태에서 아이들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면 좋아질 수 있는 실마리를 잡을 수도 있을 거예요. 물론, 강적도 있기는 하겠지만 어느 정도 보통의 아이들과는 잘 지내는 힘은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거예요. 학기 시작 전, 아이들과 관계를 잘 맺기 위해서 책장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심리학책도, 교육학 관련 책도 한 번씩 들춰보면서 마음을 잘 가다듬으면 좋겠어요. 올 한해 따뜻하게 아이들을 품어서 교사로서 뭉클해지는 마음을 느껴볼 수도 있을 테니까요. 얼마 남지 않은 새 학기, 선생님들의 상쾌한 출발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신규 채용에 절차적 규제를 넘어 필기시험을 위탁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 교사를 뽑을 것인지에 대한 학교 법인 자율권의 상당 부분을 국가가 박탈하는 것이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대한사립학교장회가 주관한 ‘국가 발전을 위한 사학의 자율성 강화 대토론회’가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훼손된 사학의 자율성 회복 방안’에 대해 주제발표 한 이명웅 변호사는 사립학교 교원의 신규 채용 1차 시험을 시·도교육청에 강제 위탁하도록 한 것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변호사는 “사립학교 교직원은 학교 법인과 ‘사적 고용관계’에 있으며 사적 자치의 원칙,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 계약의 자유에 따라 학교 법인은 건학이념에 맞춰 교직원을 채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인사권 박탈 문제는 교육감에게 위탁한 필기시험이 만일 잘못됐을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게 된다”며 “사학은 해당 교사를 해임해야 하는지, 부적격자에 의한 교육을 방치해야 하는지 등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립학교에 두는 학교운영위원회를 심의기구로 격상하도록 한 부분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사학 운영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이며 여기에는 재정 권한이 포함되는데, 회계의 예산과 결산에 반드시 심의를 거치도록 한 것은 자율성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이라며 “심의에 대한 전문성과 중립성을 지니기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사학 경영에 대표자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해도 종전처럼 자문 기능을 하도록 하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교육당국의 학교평가와 재정지원이 연계되는 문제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대학의 평가나 구조개혁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그것이 재정지원 혹은 모집정원 감축이나 학과 폐지와 연계되면 대학의 자율성과 교육의 다양성, 대학의 질적 향상보다는 교육당국의 관료적 정책기조만 강조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등록금 동결 등으로 재정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이 사실상 교육당국의 정책대로 학사운영을 하게 되고 결국 사학의 자율성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국가 주도 교육의 문제점과 그 대책’을 주제로 주제발표 한 신택수 명지대 교수는 “국가주도 교육체제 예찬론자들은 “사립학교의 재정 건전성 문제와 초중등 교육이 공공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사학의 자주성과 자율 경영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경직된 세출 구조와 규제 일변도의 통제하에 단위 학교의 책무성과 자율경영이라는 개념은 사라졌고 수동적인 보신주의만이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효과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점검 없이 단지 교육부의 행정지침이나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로 학교를 평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미래 교육이 지향하는 목적과 가치는 평준화를 통한 교육의 동일화가 아닌 다양화와 질 담보, 맞춤형 진로를 제시해 다양한 영역에서 다르게 성공할 수 있는 교육체계를 만드는 것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내년부터 전문대학에서 양성되는 유치원·보건교사 정원 1194명이 감축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16일 ‘2021년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진단은 교육부가 교원양성기관을 대상으로 1998년부터 실시해온 종합진단 결과로 5주기(2018~2021) 4차 연도에 해당하며 교육대학, 교원대 및 전문대학 등에 설치된 교원양성기관 총 114개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진단 결과는 A~E 등급으로 나뉘며 A등급은 부총리 표창, B등급은 현행 유지, C등급은 양성정원 30% 감축, D등급은 50% 감축, E등급은 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교육대학, 사범대학의 경우 모두 A, B 등급을 받았다. A등급을 받은 곳은 경인교대·서울교대·한국교원대였고 B등급은 공주교대·광주교대·대구교대·부산교대·전주교대·진주교대·청주교대·춘천교대다. 이밖에 교육대학원 양성기관인 한국교원대 일반대학원은 B등급을 받았으며 교사 재교육 기관인 교육대학원은 대구·부산·진주·춘천·한국교원대 6곳이 C등급을 받았다. D등급은 광주와 전주교대가 받았지만 이들 학교는 정원 감축 없이 전공 신설 제한 조치를 받는다. 전문대는 27개 학과가 C등급, 6개 학과가 D등급을 받으면서 유치원 1164명, 보건 30명 등 1194명의 정원이 감축된다. 결과는 2023년부터 적용되며 교직과정은 내년 신입생이 교직과정에 들어가는 2024년에 적용된다. 교육부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에 걸쳐 진행한 5주기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에서는 전문대학 1194명을 포함해 총 4453명의 정원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직과정이 1831명으로 가장 많은 정원을 감축했고 교육대학원이 1290명, 사범대학·교육과가 138명을 줄였다. 교육부는 올해 상반기 중 ‘6주기(2022~2025)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기본계획’을 수립·발표할 예정이며 지난해 12월 발표한 ‘초·중등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 내용을 반영해 계획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교총이 15일 정경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실을 방문해 수석교사 정원 법제화를 위한 법안 발의 추진을 요청했다. 현재 수석교사 정원 관련 규정은 입법 위임을 했음에도 입법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을 뜻하는 ‘입법부작위’ 상태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수석교사가 법제화 됐음에도 불구하고국회가 위임한 정원배치 기준을 정부가 임의 삭제한 후 현재까지도 관련 규정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교육계의 숙원과제였던 수석교사제는 2011년 초중등교육법 제19조 개정을 통해 법제화됐으며 정원에 대한 기준은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동법 시행령은 수석교사의 배치기준으로 1학교 당 1명의 수석교사를 두도록 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 규정을 한 번도 충족시키지 못한 채 1년 4개월 만에 관련 규정을 삭제했고 현재까지 초중등교육법에서 시행령으로 위임한 정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지 않은 채로 방치하고 있는 상태다. 교총은 “교장, 교감, 교사등의 경우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에 따라 직급별 정원이 마련돼 있으나 수석교사 정원에 대해서는 빠져 있다”며 “이 같은 법제의 미비로 시도교육청 차원에서는 수석교사를 일반교사 정원의 범위에서 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안정적인 충원이 어려워지면서 신규 수석교사 임용 인원이 급감하고 수석교사들의 근무 여건이 악화되면서 기존 수석교사들조차 스스로 직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885명이 수석교사직을 포기하거나 퇴직했다. 교총은 “‘유아교육법’ 및 ‘초중등교육법’ 개정해 수석교사 정원 규정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순덕 한국유초등수석교사 회장은 “초중등교육법 19조에 ‘교장·교감·수석교사 및 교사를 둔다’는 의무 조항이 있음에도 지켜지고 있지 않아 안타깝다”며 “예비교사 멘토 등 수석교사들의 역할을 더욱 활성화시켜 교육부가 수석교사 선발을 더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오는 17일오후 2시부터 ‘국가교육위원회 안정적 출범을 위한 과제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준수 및 열린 시민 참여를 위해 유튜브 강민정TV, 교육부TV,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하는 온라인 토론회로 진행된다. 지난해7월 ‘국가교육위원회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어선 이후 국가교육위원회가 안정적으로 출범해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국가교육회의나 교육부 등 유관 기관의 논의가 여러 자리에서 이어져왔다. 특히 국가교육회의는 국가교육위원회의 위원자격, 산하위원회 구성, 업무수행 절차 등을 담은 국가교육위원회법 시행령(안)을 만들어 권역별 공청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행령(안)입법예고 기간이 21일 종료될 예정이다.이번 토론회는 시행령(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을 최종적으로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나아가 국가교육위원회가 안정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여러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강민정 의원은 “그동안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을 위해 노력해온 국가교육회의나 교육부의 수고에 감사하다”며“그러나 여전히 모호하거나 개선이 필요한 지점들을 찾아 보완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으로 우리 교육의 행정적 지원 체계가 완전히 바뀌는 만큼 근본적인 고민들이 많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그래야만 올해 특히 예상되는 정치적 변화들에 휘둘리지 않고 교육만을 생각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광호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준비단장을 비롯해시행령 마련에 앞장선 이병욱 충남대학교 교수와 김대원 서울 대영고교장이 발제를 맡는다. 이후 노시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 소장, 손동빈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정책과장, 오정희 서울혁신교육지구 학부모네트워크 대표, 최진실 대구 남도초교사, 한희정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홍원표 연세대학교 교수가 토론을 진행한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졸업하면 좋은 곳 취업해서 자립해야 하는데…. 장애인이라는 차별과 편견, ‘일 못한다’는 구박과 욕설에 상처받고 포기하는 제자들을 볼 때 선생님의 가슴은 무너졌다.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우리가 직접 만들어 줄 순 없을까?’ 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선생님들은 기꺼이 사비를 모았다. 울산 태연학교 교사들이 운영하는 사회적협동조합 ‘찬솔’은 이렇게 설립됐다. ‘속이 알찬 소나무’라는 뜻의 ‘찬솔’은 특수학교인 태연학교를 졸업하는 발달장애 학생들의 취업과 자립을 돕기 위해 2018년 3월, 5명의 교사들이 직접 세운 비영리법인이다. 사회복지법인 태연학원에서 학교에 공장부지를 무상 임대 해줬고 교사들은 학생들이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제조사업 분야를 찾다가 물티슈와 점보롤, 각티슈 등 펄프류 생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회용 물티슈 기계는 전자동이다. 원단을 기계에 걸고 물과 친환경 약품을 섞고 스위치를 누르면 1분에 150개가 생산된다. 학생들은 물티슈의 숫자를 세서 한 상자에 400개씩 포장만 하면 되니 안전한 작업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찬솔의 특징은 모든 수익금이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으로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이사 및 모든 임원, 즉 교사들은 일체의 급여 및 보수를 받지 않는다. 2019년 2명의 발달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했으며 현재 장애인 근로자 12명이 찬솔의 가족으로 일하고 있다. 처음에는 제조업 한 분야로 시작했던 찬솔은 현재는 사업 영역을 점점 확장하고 있다. 일회용 물티슈 생산 외에도 점보롤, 냅킨과 핸드타올 등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OEM 방식으로 뽑아쓰는 물티슈와 KF94마스크도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학교에서 바리스타 교육과정을 마친 학생들을 위한 공공형 카페테리아를 울산 시내에 2곳 개업했으며, 새싹삼 재배장을 만들어 사회성이 부족한 발달장애인들이 직접 재배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 개척해 나갔다. 그 결과 2019년 6000여 만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 10억 원까지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 찬솔 설립에 주축 역할을 한 김인환 교사는 “사업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동료 선·후배 선생님들이 아무런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 준 것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사업 영역이 점점 확장되면서 저희가 투입해야 할 금액도 늘어났어요. 돈이 더 필요하다는 말에 선생님들은 ‘언제까지 준비하면 되냐’ 한 마디만 물으셨죠. 어떤 분은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공제회 대출을 받아서 자금을 마련해주셨습니다.” 교사들은 찬솔을 키우기 위해 묵묵히 헌신했다. 학교 업무를 마치는 대로 공장에 들러 기계를 정비하고 포장 및 배달에 나섰다. 울산 시내를 돌아다니며 영업도 뛰었다. ‘잡상인 출입금지’라며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지만 그래도 제자들에게 안정적인 일터를 꾸려줘야 한다는 집념을 꺾을 순 없었다. 출장비는 고사하고 수당 한 푼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확보한 거래처가 현재 100군데 정도다. 근로자들의 처우는 좋은 편이다.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것은 물론 최저시급보다 좀 더 높은 급여를 받는다. 출퇴근용 통학버스, 점심값 등도 모두 조합의 지원을 받는다. 찬솔 설립 때부터 일해온 김경선(26·지적장애 2급) 씨는 “졸업하고 보호작업장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했었는데 조금만 못해도 사람들이 무시하고 욕해서 힘들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지금은 선생님, 후배들과 함께 편안한 환경에서 조금 부족해도 서로 도와가면서 일할 수 있어 정말 만족한다”고 말했다. 찬솔은 올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교육사업부를 신설해 친환경 조립교구인 ‘찬솔늘품세트’를 만들고 특허 인증과 디자인 등록도 받았다. 원목 블록에 나사를 조여 다양한 형태의 창작활동이 가능한 교구로 장애 학생들의 손 조작 및 조립 능력, 지각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비장애학생과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 및 인지력 향상 효과도 있어 많은 판매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들의 ‘선한 영향력’은 점점 알려지며 특수학교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교육청 관계자 등 전국 각지에서 모델링을 위해 학교를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김 교사는 “저희가 바라는 건 조금 더 사업을 확장해 더 많은 제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제2, 제3의 찬솔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찬솔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사회적경제 상품몰 e-store 36.5(www.sepp.or.kr), 교육기관전자조달지스템 S2B(www.s2b.kr)와 전화(052-274-3737)를 통해 주문할 수 있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前 부산교대 총장)과 인천교총(회장 이대형)은 수업 중인 교사에 대한 폭언·폭행 사건과 관련해 가해 학부모를 엄중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인천의 A학부모는 지난해 11월 학교폭력 사건 처리과정에 불만을 품고, 인천의 B초등학교 교실에 들어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C교사를 복도로 끌어내면서 욕을 하고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이 A학부모를 지난달 경찰에 형사 고발 조치했다. 해당 학부모는 C교사를 아동학대로 맞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총은 16일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교권 침해를 넘어 다수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 행위이자 공무집행방해죄, 폭행죄에 해당하는 만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총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천교육청을 비롯한 교육당국은 교권 침해 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고발조치까지 사건 발생 이후 다소 시일이 걸려 아쉽지만 교원지위법에 근거해 수사기관에 고발조치 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폭행을 당한 교사는 물론 이를 지켜본 학생들에게 큰 충격과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수업 중인 교사 폭언‧폭행이야말로 용납될 수 없는 범죄 행위임을 사회에 알리는 사법당국의 엄중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현재 인천교육청 교권 전담 변호사가 공석인 점을 지적하고 실질적인 교권 보호와 교권 안전망 구축을 위해 조속한 임용을 강조했다. 한편,교총은 코로나 확산 위기 속에서 새 학기 방역과 학생 교육에 많은 고충이 예상된다며 “특히 학기 초 교권 침해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예방 활동과 함께 교권 사건에 대한 신속 대응을 통해 교원 보호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과 한국교총,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교조 등 10개 단체는 16일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규교원 확충과 강사 채용 요건 완화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행안부와 교육부의 정책이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유·초·중·고교 교과교사 1168명을 감축하는 입법예고를 한 행정안전부와 오미크론 대응 일환으로 기간제 교사 1만 명 투입 및 강사 채용 요건 완화 방안을 발표한 교육부의 정책은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참석자들은 행안부에 입법예고를 철회하고, 정규교원을 확충하라고 요구했다. 또 단기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과밀학급을 해소하고 미뤄뒀던 교육여건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정규교원 증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감안해 새로운 교원수급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교육부에 대해서도 불신을 드러냈다. 이들은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계획이 현장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미온적이며 교원 감축과 비정규직 교사 양산 정책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행안부와 교육부의 모순적인 발표는 교육여건 개선은 안중에도 없다고 밝히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초·중·고 강사 채용 요건 완화 결정에 대해서도 철회를 요구했다. 목적형 양성체제를 보장하지 못한 교원 수급 계획으로 임용고시가 점점 과열되고 미발령 인원이 늘어가는 상황은 무시한 채 비정규직 교사만 늘리려 한다는 비판이다. 또 지난해 교원양성체제 개편 논의에서 교육 주체들의 반대에도 ‘융합전공 신설’ 등 교원양성체제를 개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며, 오미크론을 이유로 양성체제를 개방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교원의 공백에는 교과 수업뿐만 아니라 학급 운영 전반이 포함된다"며 "공교육의 정책을 결정하는 교육부는 단순히 빈 곳을 채운다는 생각이 아니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공교육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를 중심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순덕 한국유초등수석교사 회장(오른쪽)과 안규완 한국중등수석교사 회장(가운데)이 15일 오후 정경희 국민의힘 국회 교육위원에게 수석교사 정원 법제화를 위한초·중등교육법 및유아교육법개정 요청을 하고 있다.
박순덕 한국유초등수석교사 회장(오른쪽)과 안규완 한국중등수석교사 회장(가운데)이 15일 오후 국회를 방문해 정경희 국민의힘 교육위원에게 '수석교사 정원 법제화를 위한초·중등교육법 및유아교육법개정 요청' 건의서를 전달 하고 있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부산교대 전 총장)은 교육부가 새학기부터 자가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학생만 등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사들의 방역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이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나, 확인·독려·보고 과정에서 되레 업무가 가중될 것이라는 평가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교육부는 새학기부터 유‧초‧중‧고 학생의 경우, 주 2회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한 뒤 음성이 나왔을 때만 등교하는 방안을 16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교총은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면등교를 전제로 하다 보니 내놓은 고육책으로 이해된다”면서도 “하지만 키트의 정확성 문제, 가정‧학생 자체 검사의 신뢰성 문제, 검사가 어려운 가정과 저연령 학생 문제, 검사 거부‧반발 학부모 대응 등 고민할 부분이 많고, 실효성 검토를 넘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도 방역 등 업무 포화상태인 교원과 학교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오히려 또 다른 방역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자가진단앱을 통한 건강체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항원검사를 위한 키트 배부, 사용 안내, 검사 독려 및 확인, 보고와 민원 처리까지 교원들이 감당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다. 역학조사에 이어 항원검사 업무까지 부과하는 것은 방역 부담을 더는 게 아니라 되레 학교를 방역기관화 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덧붙였다. 교총은 “역학조사, 신속항원검사 업무 등 방역은 보건당국과 방역지원인력 등이 전담‧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 학교와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교에 예산만 내려보내 알아서 인력을 구하도록 할 게 아니라 방역당국과 교육당국, 지자체가 협력해 인력풀을 확보하고, 교육‧연수를 거친 후 학교에 지원해 달라는 요구다. 감염 확산 심각도에 따라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것 등을 포함하는 구체적 B플랜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것도 주문했다.
‘코이’라는 물고기가 있다. 관상어에 속하는 이 물고기는 어항 크기에 따라 성장하는 특징이 있다. 작은 어항에서는 5~8㎝ 정도로 자라지만, 큰 수족관이나 연못에서는 15~25㎝가량 자라고, 강물에서는 90~120㎝까지 큰다. 환경에 따라 몸집이 달라지듯, 사람도 환경에 비례해 능력이 달라진다는 법칙, ‘코이의 법칙’이다. 우리 사회에 통용되는 법칙 33가지를 통해 학교 현장에서 접하는 에피소드를 통찰하고, 학생들을 바라보는 교사의 시선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전한다. 저자는 “학교 교육의 변화는 우리 아이들 한 사람에 대한 존재 가치를 소중하게 인식”하는 데서 온다고 전한다. 교사 스스로 교육 현장을 해석하고 점검할 능력을 갖춰야 미래 학교가 추구하는 학생 중심 교육을 실천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학생들과의 상호 작용, 소통 방법 등으로 고민하는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인성교육으로 교원의 지위 향상과 자긍심 회복을 내세운 새로운 교원노조가 출범했다. K-EDU교원연합(위원장 박용현 대전체육고 교사)은 지난 12일 대전 서구 충렬공 빌딩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학교 구성원과 소통하며 인성을 바탕에 둔 교육을 실천, 교육공동체와 함께 성장할 것을 약속했다. 초대 위원장은 박용현 대전체육고 교사가 맡았다. 박 위원장은 이날 창립식에서 “학교에서 발생하는 많은 갈등 상황 속에서 교권의 실추뿐만 아니라 교육대 대한 교사의 열정이 위축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조합원들에게 인성교육 중심의 교육과정 수립과 제자 사랑, 스승 존경 문화 회복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 나가자”고 말했다. 교원의 복지와 복리를 위해 투쟁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교원연합은 향후 인성교육 진흥, 교권보호 활동 및 교원 심리적 지원, 교원 연수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교육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요즘 평생직장, 평생직업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2020년 기준 한국직업사전에 등재된 국내 직업 수는 1만 6800여 개로, 10년 전보다 70%가량 증가했고, 2016년 세계경제포럼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세계 7세 아동의 65%는 미래에 새로운 직장에서 일하게 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저자들은 “직업 다변화, 직업 전문화, 세분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진로 교육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진로를 개척하고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능력인 ‘진로 개발 역량’과 함께 진로 관련 위기를 극복하는 역량인 ‘진로탄력성’이 요구된다고 설명한다. 10년 이상 초등 진로 교육을 연구하고 실천한 수석교사 3인이 진로 수업에 대해 알려준다. 교과통합이나 창의적체험활동 중 진로활동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으로 만나는 행복한 진로 수업, 아이들에게 질문과 토론을 통해 비판적 사고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하브루타로 묻는 나의 진로, 아이들이 쉽고 즐겁게 진로에 대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그림책으로 열어가는 나의 진로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제시한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오미크론 대응 신학기 방역 및 학사 운영방안)한 학교 자체 방역체계 도입과 교사자격 미소지자 강사 투입 방안에 대해 교원 10명 중 9명 이상이 우려‧반대했다. 이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前 부산교대 총장)가 11~12일 전국 초‧중‧고 교원 2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서 ±1.59%) 나타났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교내 확진자 발생 시 접촉자 등 역학조사를 학교가 실시하도록 한 것에 대해 응답 교원의 93.3%가 우려‧반대했다. ‘의학 전문성이 없는 교직원에게 접촉자 분류 등 자체조사를 맡기는 것은 안전 담보 불가’ 답변이 58.8%, ‘구체적 기준이 주어지면 자체조사를 할 수는 있지만 교직원 업무 과부하 등 교육활동 심각한 방해 우려’가 34.5%로 나타났다. ‘협조 가능’ 답변은 6.6%에 불과했다. 또한 교원 대다수는 확진‧격리자 규모에 따른 등교-원격수업 적용과 관련해 ‘학교자율’보다는 ‘구체적 지침’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교육부가 제시한 학사 운영 유형과 핵심 지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자율성보다는 세부적이고 촘촘한 지표 제시 중요’(53.1%), ‘자율성 주더라도 학교급, 규모 등을 감안해 충분한 적용 예시 필요’(37.6%)를 압도적으로 꼽았다. ‘지표를 토대로 지역 및 학교 자율성에 따라 결정 가능’ 답변은 9.4%에 그쳤다. 학생 확진, 격리가 일정 비율 발생해도 원격수업보다는 대면수업을 유지하도록 한 방안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학력, 심리‧정서 문제 방치할 수 없으므로 대면수업 방향 찬성’(44.6%)보다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학생 안전이 최우선이므로 원격수업 활성화 필요’(53.2%)가 높았다. 특히 초등교보다 중학교와 고교에서 원격수업 활성화에 대한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교원 확진‧격리 시 대체교원 확보 방안으로 제시된 ‘교사자격증 미소지자 강사 채용 확대’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반대했다. 교원들은 ‘끊임없이 시도되는 정부의 교원자격체계 흔들기의 일환이자, 학생 안전과 교육력 저하와 직결되는 조치로서 반대’(92.9%)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육회복 추진 상, 교과 보충의 대표적 방법으로 제시한 ‘교‧사대생 튜터링’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높았다. ‘대학생 인력풀에 대한 지역격차 심각 예상’(79.6%), ‘수업 지원이 아닌 수업 외 비본질적 방식에 대한 대규모 예산 지원의 효과 회의적’(87.2%), ‘도움이 절실한 취약계층 위주의 프로그램 진행 가능성 의문’(85.6%)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생 인력풀에 대한 지역 격차의 심각성에 대해 대도시보다 농산어촌과 중소도시의 우려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은 “학교 코로나19 역학조사와 진단검사는 보건당국이 실시해 달라”며 “의학적 전문성이 없는 교직원에게 과도한 방역 업무를 떠넘겨서는 학생 안전과 교육 모두를 담보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학생‧교직원에 대해서는 코로나 진단‧검사를 신속히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학생 확진‧격리 규모에 따른 촘촘한 기준을 마련해 학교에 따라 등교 규모나 학사 운영이 달라져 발생하는 감염 확산, 학사 혼란과 민원을 방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교원 등의 확진·격리 시 수업과 학교운영 공백이 없도록 대체 인력풀을 충분히 구축해 지원해 달라”고 강조했다. 하윤수 회장은 “진정 학생의 건강을 보호하고 학습‧정서 결손을 회복하려면 교원이 학생 교육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나라도 업무를 덜어주고 지원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교육부는 16일 ‘오미크론 대응 학교 방역 추가 지원사항’을 발표하고 유·초·중·고 학생과 교직원 약 692만 명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도구(키트)를 무료 제공한다고 밝혔다. 당초 교육부는 주 2회 신속항원검사를 의무적으로 시행한 뒤 등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교총 등 교육계가 반발하자 한발 물러서 ‘적극 권고’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학부모 등의 반발을 의식한 ‘적극 권고’가 학교에는 업무 부담 가중과 혼란, 민원을 더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며 “역학조사, 신속항원검사 업무 등 방역은 보건당국과 방역지원인력 등이 전담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동형 PCR검사소 18곳 운영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동형 검사소 대폭 확충과 함께 지역 내 보건소, 선별진료소 등에 학생‧교직원이 신속하게 신속항원검사‧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별도 창구 개설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해, 본지는 ‘교단 치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음챙김 상담소’라는 심리상담 코너를 연재했다. 교사들의 실제 사례들을 중심으로, 교직 생활을 하는 동안 학생이나 학부모, 동료 교원들과의 관계에서 겪는 스트레스나 트라우마에 대해 공감하고 전문적인 치유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올해부터는 김민녀 임상심리전문가와 함께 교사들이 현장에서 당면할 수 있는 주요 문제와 대응방법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새롭게 풀어내고자 한다. 특히 관리자와의 대화법, 동료 교사와의 관계 개선, 멘탈 관리 기법, 학교폭력 대처 등 교직 생활에 도움이 되는 조언은 물론 우울, 불안, 폭력 등 학생들의 주요 문제별 지도법도 심리학적 관점으로 만나본다. 편집자 주 갈등·소외·적응 등 다양한 고충 겪어 ‘민원을 일삼는 학부모 상담의 어려움’, ‘교사로서의 효능감과 정체성 혼란’,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 지도의 어려움’, ‘학부모 및 학생들로부터의 교권 침해’, ‘교사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 ‘동료 간 연대감 부재로 인한 소외’, ‘변화하는 교육현실에의 적응 곤란’, ‘업무분장 관련 스트레스와 갈등’ 등 교직 생활에서 교사들이 겪는 고충은 매우 다양하다. #. "수업을 방해하고, 아이들을 괴롭히는 학생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어떤 방법을 써 봐도 통제가 안 돼요. 부모가 마음을 써야 하는데 협조가 되지 않으니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다른 아이들을 볼 낯이 없을 지경이에요."(학생·학부모 지도 문제) #. "학급에 학교폭력 문제가 발생했어요. 가해, 피해 학생과 부모들은 서로 목소리를 높이는데 저만 나서서 아등바등하는 것 같고…. 학교에서는 딱히 나서주지를 않아요. 이럴 때는 너무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요."(동료 교원들의 지지 및 연대감 부재 문제) #. "신학기만 되면 교사들끼리 눈치 경쟁이 치열해요. 서로 힘든 부서를 맡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싱글에 거절 못하는 저만 꾸역꾸역 도맡아 하게 되는데 아무도 인정해주지는 않고 당연하게 생각해요."(과중한 업무 부담 문제) #. "저 같은 영양교사, 보건교사, 상담교사들은 소속이 어디인지 모르겠어요. 제 일과 관련 없는 업무를 하면서도 업무에 도움을 구할 선임교사는 없고, 학교에서는 늘 혼자만 동떨어진 느낌입니다."(소외된 교사·정체성 문제) #. "짓궂은 남학생들이 제가 서판을 하느라 뒤돌아 서 있을 때 제게 성적인 행동을 해서 아이들을 선동해요. 확실한 증거가 없으니 뭐라고 할 수는 없고 아이들은 수업 내내 키득키득 저를 비웃는 것 같아요. 모멸감이 크지만 수업을 안 할 수는 없죠. 교단에 서는 것이 공포스러워요. 아이들이 그런 저를 얼마나 우습게 볼까요."(교권침해·교사들의 정신건강 문제) #. "상담을 요청하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당혹스러운 질문들이 많아요. 당황하는 저를 보면 교사로서 권위가 없어 보일까 걱정이에요."(학부모 상담 문제, 교사로서의 효능감) #. "학교에서 드러나지 않는 SNS상의 따돌림과 폭력, 성적인 문제들은 결국 학교 안에서 미묘한 갈등으로 나타나요. 별일 없어 보이던 아이가 갑작스럽게 등교 거부를 하고요. 그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가 어려우니까 지도하기도 어렵죠."(변화하는 학교폭력 문제) #.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우울하게 있는 아이, 친구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면서 돌발행동을 하는 아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과격한 행동을 하는 아이 등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만나면 나름대로 책도 찾아보고 공부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고, 아이가 무섭기까지 해서 버겁습니다."(학생 및 학부모 지도 문제) #. "교사의 역할이 어디까지인가 싶어요. 수업도 잘해야 하고, 학교폭력 문제도 잘 다뤄야 하고, 맡겨진 업무도 잘해야 해요. 이 와중에 학부모들의 요구까지…. 계속 교사를 하는 게 맞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교사로서의 효능감/정체감 혼란 문제) 도움 필요해도 홀로 신음하는 교사들 필자는 여러 해 동안 교권 침해 교사를 비롯해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자녀 교육과 자녀의 학교 적응을 위해 고심하는 학부모 등 다양한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의 심리적 문제들을 다루어오면서 교육 현장이 당면한 여러 문제와 그 문제들 속에서 구성원들이 겪는 심리적 문제가 오늘내일의 일이 아님을 절감하고 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보내온 사례들과 임상 현장에서 만나는 교사, 학생,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빌어 대면한 교육 현장의 문제는 훨씬 복잡하고, 다채로우며, 어떤 면에서는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도움을 갈망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다급하고 절실하며, 더 나아가 학교 교육의 중심에 있는 교사들은 더 많은 역할 부담과 과중한 책임감에 내몰리며 높은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모습을 보았다. 안타깝게도 필자가 만나는 교사들은 자신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동료 교사나 학부모, 혹은 학교 관리자들이 알게 돼 자신을 무능하게 바라보게 될 것을 두려워하며 벙어리 냉가슴 앓듯 홀로 신음하고 있다. 최근 교권침해 사례가 늘어나면서 심리적 고충을 겪고 있는 교사들에게 심리상담 치료 비용을 지원해주는 제도가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이목이 두려워 활용하지 못하는 교사들도 심심찮게 만난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는 않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그들의 자녀와 자신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어려움으로 적응에 곤란을 겪고 있지만 학교와 교사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한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실제적인 도움을 바라지만 자신의 어려움을 알게 됐을 때 교사나 학교 관계자들이 도움을 주기보다는 낙인을 찍을까 염려하기 때문에 쉬쉬하고 있는 뼈아픈 현실을 마주한다. 교사나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의 마음은 동일하다. 모두 자신의 상황을 이해받고 싶고, 지지받고 싶으며, 서로 믿고 의지하며 안전하게 함께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단지 학교가, 교사가, 학생이, 그리고 학부모가 그러한 관계로 존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을 뿐이다. 그래서 서로 숨기고 주저한다. ‘우리’라는 공동체 회복에서 시작돼 학교는 공동체다. 학교의 중심에는 교사, 학생, 학부모가 있고, 이들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유기적 공동체인 학교의 건강성은 구성원들 간의 상호이해를 기반으로 한 관계 맺음과 소통의 질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일어나는 구성원들 간의 갈등과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의 회복에서 시작해야 한다. 바로 너와 내가 깊은 연결성을 지닌 관계라는 심리학 용어인 ‘우리성(weness)’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은 너와 나를 깊이 이해하고 의미 있는 공감을 이끌며, 조화롭고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공동체의 관계 속에서 서로 개인의 취약성을 돌보고, 타인과 구별되는 각 개인의 독특성을 상호 존중하고 인정하면서 조화롭게 공존하려는 실제적 노력이 중요하다. 구성원들의 취약성과 독특성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조화롭게 녹여내는 실제적 노력을 위시해 ‘우리성(weness)’을 견고하게 다지는 일은 오늘날 교육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일 뿐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본질적인 방향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우리성’의 견지에서 이해하고, 그에 따른 실제적인 해법을 찾는 노력이야말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다시금 대면하는 학교를 행복한 공동체로 만드는 발로가 아닐까 싶다. 2022년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챙김 상담소’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잠시 잊고 있었던 교육 현장과 그 중심에 있는 구성원들이 당면할 수 있는 현실적 문제들을 다음의 주제별로 나눠 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해결을 위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 교원 간 갈등 조정법 및 연대감의 강화 - 변화하는 학교폭력 양상과 대처 - 소외된 교사들의 고충과 교사로서의 정체성 - 교사들의 정신건강 - 학생들의 당면 이슈들 : 성 문제, 진로 등 - 주요 정서문제 별 학생 지도 및 학부모 상담 ‘마음챙김 상담소’ 코너를 통해 학교 현장의 관리자, 교사, 학생, 학부모가 서로 겪을 수 있는 주요 문제들에 대한 공감적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특히 학교 교육의 중심에 있는 교사들이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공유함으로써 효능감이 향상되는 것뿐만 아니라 교사로서의 본질적인 정체성이 견고해지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지난 10일 서울아현초(교장 심영면)에서 작은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책을 지은 저자들은 이곳 교사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지난 1년 동안 직접 쓰고 그린 그림책 10권을 소개했다. 그림책을 펴낸 소감을 전하고 책을 낭독하는 활동도 함께 진행됐다. 서울아현초는 특색 교육 프로그램으로 ‘얘들아, 함께 읽자’를 운영한다. 책 읽기와 수업을 연계한 독서기반 교육과정이다. 선생님이 매일 책 읽어주기, 두꺼운 책 읽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게 돕고 있다. ‘그림책 쓰는 선생님 되기’ 프로젝트도 그중 하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을 교사가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박현정 교사는 “교육 학습 공동체 선생님들과 함께 그림책 수요자에서 공급자가 돼보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우리 학교 연수원’ 제도를 활용했다. 우리 학교 연수원은 교사들이 직접 구성한 직무연수 과정을 단위 학교에서 이수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아현초 교사들은 ‘나는 괴물이다’, ‘헤엄치는 집’ 등을 펴낸 최덕규 그림책 작가를 초빙해 직무연수(30시간)를 진행했다. 그림책에 대한 이해, 스토리 구상 연습, 콘티 짜기 등 그림책 창작 과정을 배우면서 수업과 학생 지도에도 바로 적용했다. 박 교사는 “직무연수에 참여하면서 이 과정을 그대로 학생들과 진행한 선생님들도 있다”면서 “사실 선생님들의 작품보다 아이들의 작품이 더 근사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처음 해보는 창작 활동이라서 힘든 점도 있었지만, 완성된 그림책을 보니 뿌듯하다”고 했다. 교사들이 만든 그림책은 책 읽어주기 활동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서울아현초는 올해도 그림책 쓰는 선생님 되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교사가 그림책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마련해줄 계획이다. 박 교사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표현할 창구가 필요하다”며 “그림책 만들기는 자신의 마음과 생각, 상상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끌어내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필자는 협력교사다. 지난 2020년 8월 정년퇴임을 하고 학교를 떠난 지 6개월 만에 계약직 교원으로 돌아왔다. 협력교사는 정규수업 시간 중 수업을 보조하거나 통합수업을 진행하고, 적극적인 수업 분위기 형성에 조력한다. 주 교사가 수업을 할 때는 교실을 순회하며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을 지도하거나 소그룹을 맡아 주 교사와 같은 내용을 지도하기도 한다. 또한, 담임교사와 생활지도, 급식지도, 학습지원 등 학급의 전반적인 업무를 함께 협의하고 수행한다. 한 교실 두 교사의 효과 한 교실에 두 명의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를 하며 아이들의 어려움을 해결한다. 국어시간에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밀착 지도하고, 잘 모르는 수학 문제로 힘들어하면 시간 내에 풀 수 있게 보충 설명한다. 그리고 그날 공부한 책은 바로 확인해 돌려주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 고치게 한다. 담임의 협력하에 이루어지는 통합수업 역시 성취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수업이 이렇게 보람된 일인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협력교사제도가 잘 정착된다면 완전 학습이 구현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리기 수업에서는 아이들이 오리고 남은 종이를 돌아다니며 수거한다. 아이들에게 잔소리할 필요가 없다. 쓰레기통에 종이가 들어있으면 골라내 분리수거함에 넣는다. 이상하게도 그 일이 싫지 않고 아이들이 밉지 않다. 2학년 아이들이 모든 것을 척척 하기에는 아직 어리다는 아량까지 생긴다. 수업 중 열이 나거나 다친 어린이는 보건실로 데려가고, 간혹 늦게 오는 아이는 학부모에게 전화해 사정을 듣기도 한다. 또 필통을 안 가져오면 살그머니 다가가 연필과 지우개를 빌려 준다. 학생 간에 다툼이 생겼을 때는 원만한 해결사 역할도 한다. 아이들은 협력교사는 좀 더 편하게 대할 수 있어 좋단다. 마치 담임이 엄마라면 협력교사는 할머니라고 할까? 불분명한 역할 등은 아쉬워 1년간 협력교사로 근무하면서 아쉬운 점도 있다. 협력교사는 코로나 정국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도입된 제도다. 그렇다 보니 학교별로 역할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우선, 수업 시수가 학교마다 주당 0~20시간으로 천차만별이다. 어떤 학교에서는 주 교사로서의 수업은 전혀 없이 보조교사 역할만 하고, 어떤 학교는 교과전담교사처럼 한 주에 20시간 수업을 한다. 홍보 부족 탓인지 학부모들이협력교사를 담임교사의 보조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있다. 협력교사도 동등한 자격을 갖춘 교사로서 학부모와 아이들 문제를 상담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안내했으면 한다. 또, 일부 학교에서는 오전에는 아동용 책상에, 방과 후에는 다른 학년 연구실에 더부살이하게 한다거나, 협력교사에게 교실 정리를 전담시킨다고 한다. 이런 운영은 제도의 본 취지에 맞지 않고, 학부모나 학생들이 보기에도 좋지 않다. 차후에는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 뿐이다’라는 명제는 그리스의 헤라클레이토스뿐 아니라 수많은 이들을 통해 우리에게 변화의 당위성을 전한다. 교육은 '혁신' 그 자체 교육은 새로운 사회의 맥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역량을 키워준다. 전통적 지식을 제한적으로 답습하는 것은 교육이라고 하기 어렵다. 새로운 내용을 찾고, 편집해 재생산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게 교육의 목표라면, 교육은 ‘혁신’ 그 자체다. 많은 이들은 우리 교육의 힘을 이야기하면서도 빠른 시대 변화에는 뒤쳐져 있다고 비판한다. 이는 우리 교육이 혁신의 대상인 동시에 사회 혁신의 역할을 해야 함을 보여준다. 우리 교육을 새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혁신’을 거부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혁신학교’는 그 이름이 무색하게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21년 기준, 17개 시·도교육청 모두에서 혁신학교를 운영 중이다. 2165개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돼 있으며, 유치원과 특수학교는 별도로 54곳이 운영되고 있다. 시·도마다 차이는 있지만 교당 3000만 원 이상의 별도 예산과 혁신학교 연수 및 컨설팅 실시, 25명 내외의 학생 수 감축, 20% 내 수업시수 증감 운영, 공모교장 및 정원의 50% 범위 교원의 초빙 등 혜택이 주어진다. 혁신학교의 성과를 대단한 듯이 포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막대한 혜택에서 일시적으로 얻은 성과로 봐야 한다.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일반 학교와 동등한 조건 또는 열악한 조건에서도 혁신적 성과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진보교육감이 늘면서 혁신학교 수도 크게 증가했다. 모두의 행복과 만족을 위한 교육을 펼치겠다는 정책과는 반대로 혁신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들에게는 불이익이 생긴다는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다른 학교를 짓밟고 자신들만 행복하냐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혁신학교의 학생 수를 줄이면서 인근 학교들은 과밀에 시달린다. 혁신학교에 교사를 증원해주기 위해 다른 학교의 정원을 줄이거나 전담을 정원에서 없애는 일이 일어나고, 예산 역시 혁신학교만 혜택을 누리고 있다. 편향된 구성이 위험한 이유 혁신학교는 진보교육감들의 공약으로 시작됐다. 공모 교장제를 통해 특정 성향 인사들을 관리자로 배치하고, 초빙으로 코드를 맞추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특정 집단의 입장이 반영되기 쉬운 구조 속에서는 모든 교육과정에 편향적 내용이 반영될 우려가 크다. 구조적으로 독선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새로운 교육과정이 들어오고, 지역교육과정이 활성화됨에 따라 혁신학교 역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혁신학교는 이름과 다르게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혁신해야 할 대상이 바로 혁신학교인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교육의 본질을 생각해야 한다. 자신들만 옳다는 생각은 보이지 않는 폭력이다. '혁신'의 의미를 되새기며 자기모순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19세기 중반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페스트는 파스퇴르에 의해 백신이 나올 때까지 유럽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1800년대의 페스트가 프랑스의 도시 리옹을 휩쓸 때, 시민들은 죽음의 공포 속에서 손에 손에 촛불을 밝혔습니다. 모두 신성하고 거룩한 푸르비에르 언덕에 모여 페스트를 쫓아달라고 기도합니다. 간절한 기도에 대한 응답인지 페스트는 점점 기세가 누그러뜨리더니 사라졌습니다. 리옹 시민들은 감사의 마음으로 푸르비에르 언덕에 성모마리아 상을 세우고 12월 8일에 제막합니다. 이날이 되면 리옹 시민들이 창가와 대문에 촛불을 켭니다. 거리마다 밝혀진 촛불들은 거대한 하나의 빛이 되고 그 모습은 아름답고 장엄합니다. 우리도촛불로 그려낸 아름다운 모습이 있습니다. 광화문 광장에 모여들었던 거대한 촛불의 행렬입니다. 새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마음이 모여 뜨겁고 눈물 나는 광경을 보여주었습니다. 홀로 어둠을 밝히던 촛불이 모여 염원이 되었고, 그것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광화문의 촛불 집회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평화시위의 본보기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습니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촛불의 미학』은 그가 생전에 출간한 마지막 저서입니다. 시적 문장과 철학적 명상으로 가득한 이 책의 끝맺음 문장은 “내가 잘 알고 있는 작업자를 다시 발견하고 그를 나의 판화 속에 다시 들어가게 할 시간이 내게 아직 있는 것일까?”입니다. 그는 조용하게 타오르는 촛불을 바라보며 상상력으로 찾아내는 몽상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과학과 시를 넘나들면서 존재의 무한한 확장을 추구해온 그의 인생이 타오르는 촛불의 불꽃처럼 다가옵니다. 촛불은 하나의 세계입니다. 바슐라르는 촛불에 대한 글을 씀으로써 영혼의 부드러움을 얻고자 하였습니다. 몽상을 꿈꾸는 존재는작은 불빛의 이미지의 도움을 받아 작은 등불과 꿈꾸는 영혼 사이 유사성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꿈과 희미한 빛 속에서 동일한 인내가 유지되고, 시간은 심화됩니다. 이미지들과 추억은 합류하고 상상력과 기억의 융합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그는 몽상의 모든 모험에 자신을 개방하고 시인들의 세계에 들어가게 됩니다. 우리는 명상하는 철학자의 독방 이미지를 우리 자신을 위해 다시 상상할 때, 동일한 책상 위에서 촛불과 모래시계를 본다. 이 두 존재는 인간의 시간을 말하고 있지만 그 스타일은 얼마나 다른가! 불꽃은 위를 향해서 흘러가는 모래시계이다. 불꽃은 부서져 내리는 모래보다 가벼운데도 자신의 형태를 만들어 낸다. 마치 시간 자체가 무언가 해야 할 게 항상 있는 것처럼 말이다. 불꽃과 모레시계는 평화로운 명상 속에서 가벼운 시간과 무거운 시간의 교감을 표현한다. 나의 몽상 속에서 그것은 아니마의 시간과 아니무스의 시간의 교감을 말한다. 나의 상상적인 고독한 방에 촛불과 모레시계를 한데 모을 수 있다면, 나는 시간, 흘러가는 날아가는 시간에 대해 몽상하고 싶다. p. 37 정초가 지났습니다. 팬데믹으로 잠시 접어두었던 일상을 조금씩 회복하려 합니다. 새벽 기도를 하였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한 자리에서 촛불이 타오르는 곳에 있는 위대한 이를 보았습니다. 깊은 눈빛으로 조용히 그리고 경건하게 저를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리옹의 기적’이라 불리는 촛불의 기도처럼 모든 이가 진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물러나기를 원한다면 올해의 끝자락에는 아름다운 빛의 축제로 함께하게 될 것입니다. 그날을 기다립니다. 『촛불의 미학』, 가스통 바술라르지음, 김웅권 옮김, 2008, 동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