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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 20일 고등학교 3학년 등교가 시작됐다. 등교 개학 이후 대구와 인천, 안성 등지에서 발생한 학생 확진자로 등교중지와 학교폐쇄 등 혼선이 있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21일 차관 브리핑을 통해 27일부터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유 ·초 ·중 ·고 등교 일정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 사실상 공은 학교로 넘어간 상황이다. 고3 학생만 등교했는데 벌써 학교는 방역 때문에 초긴장 상태다. 학교는 당초의 지침대로 학생들의 밀집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학생들이 교사의 생활지도, 방역지도에 잘 따라주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 현장 교원들의 증언이다. 훈계하고 지도를 해도 선생님이 안보이면 마스크를 끼지 않거나 거리두기 등을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전에 가정에서 학생의 등교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자가진단도 상당수가 참여하지 않아 담당 교원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지경이다. 어쨌든 등교는 시작됐고, 혼선도 있었지만 등교하는 학생은 계속 늘어나기에 이제부터가 더욱 중요하다. 교총은 이미 원활한 등교개학을 위해 방역당국 전문가들의 지침에 따라 등교 여부를 결정하되, 학교가 처할 수 있는 다양한 사안에 대해 신속 정확한 대응 매뉴얼을 보다 세밀하게 제시해 줄 것도 요구했다. 또 학교 방역을 전문가들이 책임지고 진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할 것도 요구한 바 있다. 고3 학생의 등교 이후 나타난 문제를 철저히 파악해 교육 당국은 지금이라도 보다 촘촘한 지침 마련은 물론, 방역·위생물품 보급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아울러 자가진단, 밀집도 최소화, 거리두기 등과 관련해서는 학생·가정 모두가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재난안전 문자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확실하고도 세밀한 조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Q. 청소년들이 꼭 알고 있어야 할 사이버폭력 관련 처벌 내용을 담은 법률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오픈 채팅방이나 SNS 댓글, 사람에 대해 명예훼손 또는 모욕적인 표현을 할 경우 세 가지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형사처벌입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또 형법 제311조(모욕)에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하게 돼 있습니다. 두 번째는 민사상 손해배상입니다. 민법 제755조는 미성년자 부모님의 감독책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성년자의 부모님은 미성년자의 행위에 대해 위자료를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위원회나 선도위원회에서 징계 조치를 받게 됩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지난해까지 학교에서 열렸지만, 올해 3월 1일 자로 지역교육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로 이관됐습니다. 학교에서는 교육적 차원에서 용서할 여지가 있었지만,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는 보다 엄정하게 사안을 처리합니다. 재심도 불가능합니다. 사이버폭력은 전체 학교폭력의 10.8%에 이르고, 이 또한 처벌 규정에 따라 처벌받습니다. 성 관련 사이버폭력은 경찰로도 24시간 내 통보돼 더욱 엄중하게 처벌된다는 점 알아둬야 합니다. Q. 카카오톡에서 친구들과 험담을 했는데, 그것이 알려지면 처벌받나요? A.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둘만의 대화에서는 처벌받지 않습니다. 셋이서 한다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이 내용을 타인에게 전파할 수 있느냐를 판단합니다. 이를 공연성이라고 합니다. 공연성은 나와 상대방 이외에 제3자가 이 사실을 알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둘이서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순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Q. 친구의 페이스북에 헛소문을 쓰거나 욕을 하면 처벌을 받나요? A.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사실상 공연성이 전제돼 있습니다. 헛소문을 쓰면 명예훼손으로, 욕을 하면 모욕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Q. 유튜브, 틱톡 등 동영상 플랫폼에 익명으로 만든 계정으로 욕을 하면 추적당해 처벌받나요? A. 우리나라는 IT 강국입니다. IP 추적을 하면 익명 계정이라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IP는 인터넷상의 한 컴퓨터(스마트폰)에서 다른 컴퓨터로 데이터를 보내는 데 사용되는 고유한 주소를 가리킵니다. 스마트폰 경우는 고유 아이디로 글을 작성하기 때문에 아이디 추적이 가능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Q. 성인사이트(음란, 도박 등)에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무단 도용해 들어가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A. 이 경우에도 처벌받습니다. 형법 제230조(공문서 등의 부정행사)에는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문서 또는 도화를 부정행사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합니다. 또 주민등록법 제37조(벌칙)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채널 ‘샘TV’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QR코드 클릭) ----------------------------------------------------------------------------------------- 샘TV는 한국교총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생생한 학교현장 이야기와 샘(선생님)들의 니즈 맞춤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최근 발생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우리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이 청소년을 포함한 여성이라는 점, 가해자 가운데 십 대 청소년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더욱 그렇습니다. 교원들과 학생들이 꼭 알아둬야 할 내용을 QA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Q. 박사방, N번방 사건과 같은 디지털 성범죄의 처벌 수위는 어떤가요? A. 디지털 성범죄는 동의 없이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 유포하거나 이를 빌미로 협박하는 행위,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 등을 의미합니다. 아동·청소년 관련 음란물 제작 등과 관련한 처벌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제작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판매·대여·배포·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지·운반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는 7년 이사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또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호기심에 한 번 접했다 하더라도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Q. 디지털 성범죄는 어디에, 어떻게 신고해야 하나요? A. 학생이 피해자일 경우, 학교에선 담임 교사나 학생(인성)부장 교사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가장 쉬운 건 경찰 112로 신고하는 겁니다.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게 중요합니다. 학생 보호할 주체는 가정, 학교가 될 수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보게 됐을 때, 소지하게 됐을 때 혼자 고민하지 말고 부모님, 선생님, 경찰에 반드시 알려야 한다는 걸 알려주세요. Q. 다양한 사이버폭력의 실태는 어떠한가요? A. 스마트폰 때문에 관계망이 형성되고, 따돌림이 발생합니다. 방폭파, 굴욕짤, 저격하기 등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사이버폭력은 실제 학교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합니다. 사이버폭력의 저연령화도 문제입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이버폭력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다음에 계속 더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채널 ‘샘TV’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QR코드 클릭) ------------------------------------------------------------------------------------ 샘TV는 한국교총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생생한 학교현장 이야기와 샘(선생님)들의 니즈 맞춤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일본 교토의 시치조. 그곳에 가면 이총이 있어요. 임진왜란 때, 일본 장수들이 전공을 기리기 위해서 베어간 조선사람들의 귀와 코로 만들어진 무덤이지요. 무덤에서 몇 걸음을 더 가면 도요쿠니 신사가 있어요. 바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기린 신사이지요. 우리에게는 원수, 그들에게는 명장. 그의 신사는 참 으리으리해요. 조선사람들의 귀무덤과는 참 대조적인 모습이에요. 동네 놀이터 옆에 휑하게 만들어진 몇천 명의 조그만 무덤과 한 사람을 위한 웅장한 신사. 눈 뜨고 코 베인 사람들은 죽어서까지 억울하지 않을까 싶어요. 눈 뜨고 코 베이는 세상은 조선 시대에나 있는 줄 알았어요. 역사 속에나 있는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생각했었지요. 교직은 그저 평화롭기만 한 줄 알았거든요. ‘학교에 있으면서 아이들만 제대로 가르치면 되지’하는 생각으로 다른 것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요. 설마, 눈 뜨고 코 베이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처음 교직에 들어왔을 때와는 달리 우리는 이미 모르는 사이에 코를 베었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해요.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고생을 했으니 돌봄 전담사들에게 5일간 특별 휴가를 준다는 공문. 그럼 교사는 아무것도 안 한 걸까요? 오히려 긴급돌봄에 돌봄 전담사들은 투입할 수가 없어서 새로 인력을 뽑고, 늦게 가는 아이들을 위해서 야근까지 했던 선생님들은 상대적으로 허탈해져요. 부산시교육청에서 내려보낸 공문의 문구. 확진자가 발생하면 해당 학교를 엄중히 문책할 예정. 코로나 확진자가 생기는 것이 학교의 탓일까요? 아니면 교사의 탓일까요? 교사들은 그저 교육부와 교육청의 명령(!)을 따를 뿐인데도 개학하는 날부터 교사를 죄인 취급하는 행태를 보니 가슴이 답답하더군요.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교육부와 교육청에서는 다 교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것 같아서요. 이 엄중한 시국에 코로나로 전국의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교육부는 입법 활동도 참 열심히 해요. 3월에는 교육공무직 처우 개선 관련 입법 예고를 했고, 5월 19일에는 초·중등교육법의 일부 개정을 입법 예고했어요. 초·중등교육법 개정의 골자는 돌봄교실을 방과후 학교에 포함해서 학교의 고유 사무로 규정하는 것이지요. 돌봄이 왜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업무가 되어야 하죠? 그동안 교사들이 하지 않아도 될 업무를 해서 고생했으면 이제는 복지부와 지자체에 넘겨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 며칠 전에는 교육부에서 ‘학교 복합화’라는 이름으로 밤에는 학교를 동네 주민에게 개방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었어요. 그동안 학교가 폐쇄되었던 것은 성범죄와 폭력사건들을 비롯한 여러 사건·사고 때문이었는데, 앞으로 학교의 아이들은 어떻게 지켜야 할까요? 이총에는 이런 문구가 새겨져 있어요. ‘히데요시가 일으킨 이 전쟁은 한반도 민중들의 끈질긴 저항에 패퇴함으로써 막을 내렸으나 전란이 남긴 이 무덤은 전란 하에 입은 조선 민중의 수난을 역사의 교훈으로써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참 화나는 문구에요. 일본 사람들이 베어간 조선사람들의 귀와 코앞에 그런 문구가 있다는 것은요. 힘이 없던 민중의 수난이 어떤 교훈을 주는 것일까요? 교육부도 교육청도 교사와 함께 화합해야 하는 기관인데, 교사를 적으로 돌리고 군림하려는 태도를 보면 이총 앞에 새겨진 문구가 떠오르는 것 같아서요. 우리도 힘없던 예전의 선조들처럼 눈 뜨고 코도 베어주고 귀도 베어줘야 하는 걸까요? 그래서 그걸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 걸까요? 목소리 내지 않고 묵묵히 일하고 싶었어요. 교사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학교에서 보람을 느끼고 싶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코도 베어가고 귀도 베어가는 세상이에요.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복지에 해당하는 돌봄도, 보건에 해당하는 방역도 모두 교사가 책임져야 할거예요. 이제는 교사들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해요. 말을 해야 할 때는 큰 목소리로 주장을 해야 하는 시대지요. ‘그럴 수도 있지.’ 정신 승리를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앞으로 더 속상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교육 현장에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숫자로만 봐도 55만. 정치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표심으로만 따져 봐도 우리는 결코 작은 집단은 아니에요. 자신을 낮추지만 않는다면 우리의 목소리도 충분히 크게 들릴 거예요. 이제 우리도 목소리를 내 봐요.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전국 고3 학생들이 코로나19를 넘어 교문을 통과했다. 그러나 바이러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80일 만에 활짝 열리던 문이 두어 시간 만에 닫힌 학교들이 나왔다. 등교 첫날부터 ‘코로나 변수’에 수험생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20일 인천과 안성 지역의 75개 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등교 즉시 귀가하거나 등교가 중지됐다. 인천시교육청은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미추홀·중·동·남동·연수구 등 5개 구 고교 66곳의 학생 전원을 등교 즉시 귀가시키거나 등교를 중지시키는 조치를 내렸다. 나머지 5개 군·구에 대해서는 정상 수업을 진행시켰다. 경기도교육청은 19일 오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남성의 동선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성 내 9개 고교에 대해 등교 중지를 결정했다. 등교 첫날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인 학생 127명이 학교 문턱을 넘자마자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기도 했다.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한 학생은 시·도 별로 경기 21명, 광주 20명, 경북 12명, 전남 10명, 인천 7명, 경남전북 각 6명, 서울 4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탈 현상’은 이튿날도 계속됐다. 21일 대구지역의 한 고교의 기숙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학생이 나와 해당 학교는 폐쇄됐다. 학교 측은 이날 1교시 수업 시작 직전에 결과를 통보받고, 대응 매뉴얼에 따라 기숙사생 17명을 격리 조치하고, 나머지 94명은 전원 귀가시켰다. 이로 인한 학력 편차가 생길 수 있다는 학생, 학부모들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당초 고교 다른 학년, 다른 급과 달리 고3만 매일등교 원칙을 세운 이유는 대입·취업이 걸려있다는 것이었다. 한 학생의 일생이 걸린 문제인 만큼 교원들의 근접거리에서의 세심한 지도가 따라야 하기 때문이었는데, 자칫 이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21일 전국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만 보더라도 등교 중지 조치된 인천의 66개교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치러야 했다. 인원만 1만3000명에 달한다. 이들의 경우 채점이 되지 않아 전국 단위 성적에 반영되지 않을 뿐더러 자신의 성적도 알 수 없다. 일부 학생은 집에서 시험지를 출력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추후 전체 등교개학 시 어떤 변수가 생길 것인지 우려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실제 21일 서울에서 양천구 소재 은혜교회 관계자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자 지역의 일부 초등학교는 27일로 예정된 1, 2학년의 등교 연기 검토에 들어갔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마땅한 대책을 세우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사상 초유의 일이기에 케이스 별로 대처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교육당국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적절히 조합한 ‘블렌디드 교육’을 통해 결손을 최대한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교육당국이 학교를 압박하기보다 최대한 방역을 지키는 선 안에서는 자율성 또한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 퇴직 고교 수석교사는 “일부 교육청에서 ‘엄중문책’ 등의 문구를 내세워 강하게 압박하니 학교는 섣불리 움직이기도 힘들 것”이라며 “뾰족한 수를 놓기 어려운 이 때 모두가 마음과 뜻을 모아 세심하고도 빠르게 대처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현직 교원문인들이 모여 2016년 출범한 교원문학회(회장 김계식)가 스승의 날인 5월 15일 ‘교원문학’ 제5호를 발행했다. 제5호 특집으로 제4회교원문학상 수상자인 전 군산여상 교사 장세진 평론가와 전 고창교육장 박종은 시인의 신작 문학평론과 시들을 싣고 있다. 수상자들은 최근 3년 동안 각각 4권의 책을 펴내는 활발한 문학활동을 인정받아 상을 받게 됐다. 또한 ‘교원문학’ 제5호는 전북 부안초등학교 교장인 이길남 아동문학가와 전 구이중학교 교장 송일섭 수필가 등 23명 신입회원과 경기도 부천교육지원청 권태주 초등교육과장, 한교닷컴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경남 의령 지정중학교 이선애 교사 등 22명 회원 전부가 참여해 시⋅수필⋅동시⋅동화⋅소설⋅평론 등 다양한 문학작품을 싣고 있다. 얼마 전 인기리에 방송된 ‘낭만닥터 김사부2’⋅‘하이에나’⋅‘아무도 모른다’에 대해 쓴 방송평론가 장세진의 ‘드라마 톺아보기’가 눈길을 끌기도 한다. 눈길을 끄는 게 더 있다. 2016년 창립때부터 2020년 5월 6일까지 부산의 김미자 수필가, 전주의 차재희 곤지중학교 교장 등 전국에서 교원문학회를 후원한 사람들이 빼곡하게 수록되어 있는 명단이 그것이다. 여느 문학동인지에서 보기 어려운 ‘후원인 여러 분’이다. 한편 교원문학회는 5월 29일 오후 5시 30분 전주 초원갈비에서 ‘교원문학’ 제5호 출판기념을 겸한 제4회교원문학상 시상식을 갖는다. 김계식 교원문학회장은 코로나19 와중이라 간소하게 치를 예정이라고 말하는데, 2명의 제4회교원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인물사진이 새겨진 상패와 부상으로 상금 200만 원이 각각 주어진다.
요즘 세상의 트랜드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우리에게서 행복은 커다랗고 위대한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또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작은 것에서,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게 바로 진짜 행복이다. 행복은 누가 거저로 가져다 주는 것도 아니다. 행복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일월공원에서 10개의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 약칭이 행짓사(행복을 짓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활동을 보니 명칭을 변경해야겠다. 행지퍼사(행복을 지어 퍼뜨리는 사람들)로, 왜?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 산책객에게 선사하니 이들은 행복전도사다. ‘혼자 행복’보다 ‘우리 함께 행복’이 행복의 크기가 커진다. 22일 10시, 일월공동체 정원에서는 정원 푯말만들기 체험이 있었다. 푯말을 만들어 정원에 세워 놓는 것이다. 참가한 회원은 모두 20명. 여기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기대 이상의 흥미진진한 세상, 행복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오늘 프로그램을 위해 정선아 강사가 초빙되었다. 그는 10개의 정원 푯말을 만들어 가지고 왔다. 푯말의 재료는 원목. 푯말 하나하나를 들면서 나무재료를 소개한다. 나무의 특성을 이야기한다. 소태나무, 다릅나무, 느티나무, 백합나무, 플라타너스, 뽕나무, 호두나무 등이다. 나무마다 색깔이 다르고 모양도 다르다. 강사는 여기에 글씨를 썼다. 글씨 색은 정원의 특색을 샬렸다. 글씨 모양은 원목의 자연 바탕을 이용했다. 예컨대 나무에 옹이가 있으면 그 옹이를 이용해 ‘ㅇ’ 자음을 썼다. 그러고 보니 푯말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이다. 행짓사 송순옥 대표는 걱정이 앞선다. ‘정원의 꽃보다 푯말이 돋보이면 안 되는데….‘ 그럼 회원들이 할 일은 무엇인가? 푯말에 기둥을 붙이는 것. 기둥엔 작업하기 쉽게 구멍이 뚫려 있다. 나사로 연결시키면 되는데 전동드릴을 이용했다. 강사는 전동드릴 사용 시범도 보인다. 쉬운 것 같지만 두 명의 협업이 필요하다. 한 명은 나무를 잡아주고 한 명은 나사를 조이고. 회원들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 신기하고 재미있는 표정이다. 다음엔 냅킨 스티커 붙이기. 글자만 들어간 푯말에 그림을 붙이는 것. 나는 하늘정원 담당이라 앞면엔 하트 모양을, 뒷면에 작은 해바라기를 붙였다. 특이한 사실은 사람들이 살피지 않는 푯말 뒷면까지 신경을 썼다는 점이다. 보통사람이라면 보이는 곳만 신경 쓴다. 그런데 여기서는 뒤태까지 꾸민 것.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푯말의 부패를 막기 위해 외부용 바니쉬를 발랐다. 푯말의 앞뒤, 옆면, 기둥에 세 차례 정도 칠을 했다. 이렇게 하면 나무 푯말의 수명은 2년 정도 간다고 한다. 칠이 마르는 동안에는 담당 정원에 가서 김매기를 하였다. 여기서 실명제의 힘을 보았다. 맡은 정원에 정성을 쏟는다. 이어 푯말을 다 함께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이제 푯말을 정원에 세우는 것. 가장 시각적 효과를 거두는 장소를 정해 삽으로 흙을 파고 푯말을 세웠다. 그리고 기록사진을 남겼다. 정원에 예술성이 담긴 푯말이 붙으니 정원 품격이 올라간다. 내가 가꾸는 정원에 나의 손으로 푯말을 세우니 애정이 더 커진다. 노작(勞作), 공작(工作), 근로(勤勞)의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다. 교육학자 페스탈로찌와 존 듀이가 생각난다. 정선아 강사는 “소중한 시간에 모여 함께한 활동은 서로 서로에게 즐겁고 건강한 힐림의 시간이 되었다”며 “오늘 이 작업은 작은 과정이지만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교류, 협동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푯말 하나로도 정원에 관심과 애정이 조금 더해져서 모두가 행복하고 사랑받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월공원 공동체 정원 이름을 송순옥 대표의 인터뷰로 소개한다. ⓵달빛정원(하얗게 핀 구절초가 달빛에 부서지는 느낌) ⓶추억정원(옛날 어머니들이 담장 앞에 맨드라미, 백일홍, 채송화 등의 화단 추억 회상) ⓷들꽃정원(여러 가지 야생화를 모아 심은 정원) ⓸하늘정원(봄에는 캘리포니아 양귀비, 가을에는 메밀꽃으로 뒤덮여 하늘을 향해 하늘하늘거리는 느낌) ⓹무지개 정원(영국 정원의 자연적인 느낌의 여러 가지 꽃을 심어 알록달록 7가지 무지개색으로 연출) ⓺뿌리정원(이른 봄에 화사한 꽃으로 주민들을 반겨줄 수선화와 튤립 등 구근식물을 가을에 심을 예정) ⓻채소정원(텃밭식물로 많이 이용하는 엽채류를 심어 여름에 쌈채로 활용) ⓼향기정원(여러 가지 허브식물을 식용으로 이용하기도 하고 향기를 더해 줌) ⓽아이리스정원(붓꽃류를 종류별로 모아 심음) ⓾바람정원(그라스와 사초류, 말채 등은 겨울정원으로 좋고 가을바람에 그라스가 흔들리는 멋을 즐길 수 있음)
흔히들 한국인은 ‘정(情)’이 남다른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곧 ‘정‘은 한민족 고유의 상징처럼 간주된다. 하지만 다른 언어로는 ’정‘을 적절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정’문화는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중에는 한국의 ‘정’에 감동한 나머지 한국과 평생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스스로 ‘정’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쳐 혹시나 외국의 ‘친절’문화에 대해서 간과하거나 우물 안의 개구리 격으로 편협한 문화적 우월감을 견지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필자의 경험을 예로 들어 보겠다. 언젠가 미국의 친척 집을 방문하기 위해 멀리 시애틀(Seattle)을 찾았다. 아무리 넓은 미주대륙이라 해도 곳곳마다 사람 사는 흔적이 드러나고 어디를 가든 그곳이 관광명소든 생활거주지든 현지인들이 외국인을 대하는 일상의 모습에서 분명히 우리와는 다른 선진국다운 여유와 배려심을 느꼈고 특히 친절한 행동은 감동적이었다. 미국의 소도시 숙박지 인근 대형 마트에 들렸을 때였다. 세계화의 흐름에 따라 마트 시설은 크게 생소한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세밀히 들여다보면 디테일한 차이를 느끼게 할 정도로 상품의 배치나 이동 경로, 공간의 활용이 다소 낯설었다. 이럴 때는 약간 당황하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그때마다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다가 나타나는 것처럼 현지인의 도움과 친절한 행위는 당황함을 극복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가슴에 각인되어 멋진 기억으로 남았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친절을 생활화 하는가? 먼저 곳곳에서 마주치는 현지인들은 대부분 웃으며 인사하거나 ‘하이(Hi)’하고 먼저 인사말을 건냈다. 물건을 사는 데 잠시 머뭇거리면 지나가던 현지인이 특별한 조언(tip)을 해주었다. 묻기도 전에 관광객임을 알아차리고 들고 있는 물건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을 말해주었다. 어느 현지인은 마트 입구에 놓인 지역신문을 가리키며 거기에 실린 광고에서 할인 쿠폰을 찾아서 물건을 구입하도록 정보를 주었다. 결과적으로 $17인 물건을 $7에 구입할 수 있었다. 또한 상품을 들고 망설이는 것 같으면 그것은 맛이 없다며 더 맛있는 유사한 물품을 다른 진열대에서 찾아 알려주었다. 그리고는 즐거운 쇼핑이 되라고 인사말까지 덧붙이는 친절은 특별했다. 어떤 여성은 아내가 입은 옷과 색깔을 보고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와, 정말 멋진 패션이다. 당신에게 잘 어울린다”고 말을 건네며 지나지 않는가. 어디 그뿐이랴. 한적한 시골의 스타벅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어느 현지인 시니어(senior)가 다가와 밖에 주차한 차종을 언급하면서 실내등이 켜져 있다고 알려주었다. 다행히 필자가 랜트한 차는 아니었다. 그런데 거기에 그치지 않고 커피숍 내부 곳곳을 돌아다니며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말을 반복하며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그 친절한 행위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이는 곧 친절이 생활화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파트 복도와 주차장에서 마주치는 현지인들도 대부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미소와 함께 간단한 인사를 건네는 것이 습관처럼 반복되었다. 이처럼 곡곳에서 경험한 그들의 친절한 말과 행동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행위였다. 곧 친절은 그들의 문화였고 생활이었다. 낯선 이방인에게 베푼 친절한 작은 행동 하나가 그들에겐 결코 가식적이거나 우연한 것이라고 보기엔 너무 일상적이었다. 그것이 바로 삶 속에 살아있는 진정한 친절이 아닐까? 마치 성경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무의식적이며 습관적인 행동은 그들의 삶의 모습이었다. 이제 우리도 학생 상호 간의 친절을 행동화하는 생활교육이 필요하다. 여기엔 우리의 ‘정’은 외국의 ‘친절’ 이상의 오랜 전통과 문화의 산물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우리 문화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생각으로 세계시민으로서의 위격을 높여야 한다. ‘정’과 ‘친절’의 통합 생활교육은 세계화 시대의 필수다.
다시 스승의 날이었다. 여기저기서 문자가 왔다. 오래전 제자도 따뜻한 가르침이 그립다며 글을 보내왔다. 휴대전화로 온 문자였지만, 따뜻한 소리를 내는 것처럼 다가왔다. 마음이 포근했다. 겨우 삼 년 만났는데, 평생 선생님으로 기억해 준다. 베푼 것도 없는데, 매년 받기만 한다. 고맙고 한편으로는 미안하다. 현직에 있을 때 스승의 날이 생각난다. 교실에서 불을 꺼놓고 나를 기다린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만 가네~’ 하면서 합창을 한다. 처음엔 기분이 들떠 소리 높여 부르다가, 한 아이가 조금은 애잔한 목소리를 내면 몇 명은 눈가가 촉촉해진다. 가슴에 꽃을 꽂아주고, 학급 아이들이 몇 푼씩 모아 넥타이나 지갑 등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런 풍경이 시들해졌다. 촌지 때문이었다. 스승의 날을 핑계 삼아 학부모들이 자식을 잘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봉투를 준다는 것이었다. 대도시 일부의 현상이었지만, 언론에서는 모든 학교의 현상처럼 보도했다. 급기야 학교에서는 스승의 날을 휴업일로 했다. 학부모의 학교 출입을 차단한다는 의지였다. 그런데도 언론에서는 교사들이 선물을 받고 있다고 의심했다. 급기야 억울한 교사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스승의 날을 아예 없애자는 주장이었다. 다행히 이제는 스승의 날을 걸고넘어질 이유가 사라졌다. 교사에게 꽃조차 주는 것도 법으로 금지하기 때문이다. 이런 고충을 겪었는데도 여전히 스승의 날을 꺼리는 교사들이 있다. 대학입시를 위한 교육이 행해지는 학교에 스승은 없다고 말한다. 학교에는 입시를 가르치는 교사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스승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지혜까지도 가르치는 정신적인 선생님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인들은 대학입시에 매달리는 교사이지 스승이 아니라는 논리다. 그래서 오늘날 교사들에게는 스승의 날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같은 맥락으로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글을 읽었다. 수요자와 공급자로 나누어 입시가 교육의 전부인 양하다가 하루 반짝 스승이라며 찾는 것도 어설프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루라도 교육당사자들이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날이면 좋겠다고 한다. 스승의 날에 반감을 보이는 이유가 달라졌다. 촌지 때문이었는데, 교육의 본질에 기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칼럼의 필자들은 지금껏 교사로 살아오며 한 번도 자신이 스승이라고 느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스승의 의미를 너무 무겁게 두고 있다. 현실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고, 바른길을 탐색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자책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글이란 남에게 공감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순전히 자신의 주관적 판단일 때도 있다. 우리 교육에 아픈 구석은 공감하지만, 그것이 곧 스승의 날을 없애야 하는 이유는 동의할 수 없다. 대학입시 교육이 우리를 지치게 하고 낙담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문제도 우리가 끊임없이 개선해야 할 문제다. 우리 교육이 무조건 대학입시에 묻혀 있다고 시위를 하는 것도 지나치다.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차가운 행위이지만, 다가서는 방법은 따뜻한 정서가 있어야 한다. 이 따뜻함으로 대학입시 교육을 하면서 삶의 지혜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이 땅에 적지 않다. 당장 대학입시 교육에 치이다 보니 답답한 마음에 분노의 가지가 늘어날 수 있다. 이럴 때는 동료들과 소통하면서 힘듦을 극복하려고 하면 새로운 생각에 다다를 수 있다. 동료와 함께 촛불을 밝히면 우리 주변이라도 어둠을 쓸어 낼 수 있다. 교사와 스승을 구분하려는 생각도 유연하게 변해야 한다. 작년 스승의 날 추억이 있다. 학급담임을 한 지도 오래돼 아예 스승의 날을 잊었다. 그런데 1교시 수업에 들어가니 칠판에 축하한다는 표현을 낙서처럼 잔뜩 써 놓고 노래를 부른다. 중간에 어버이 노래와 겹치더니 저희끼리 웃고 난리다. 고등학교 2학년들이 커오면서 스승의 날이면 학교 문을 닫은 탓에 노래도 제대로 모른다. 비록 흐트러진 노래라도 가슴을 찡하게 한다. 묘한 감정이 교차해 말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데, 한마디 하라고 박수를 동시에 치며 조르고 있다. 그때 한 말이다. 선생님은 너희도 스승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는 것은 새로운 가치와 희망을 찾아가는 것이다. 여러분이 만들어가는 삶을 보면서 선생님이라는 직분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처럼, 여러분이 있었기에 나도 변화의 길을 걸어왔고, 여러분 때문에 선생님도 성장했다. 아이들은 첫마디에 농담처럼 듣다가 이내 숙연해졌다. 그리고 곧 얼굴이 밝아졌다. 푸른 5월의 일이었지만, 그 마음은 일 년 내내 나와 아이들을 풍요롭게 연결해 주었다.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만 스승이라고 생각하는가. 주변에 스승이 참 많다. 아이들도 그렇지만 동료도 모두 스승이다. 긴 세월 아무 탈 없이 지내고 퇴직을 한 것도 교직에서 헌신하는 동료를 보면서 교육적 영감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조그만 씨앗이 큰 나무로 크듯, 어린 시절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에 큰 사람이 된다. 비록 지금 인심이 흉흉해 붉은 카네이션이 희롱당하고 있어도 오늘만큼은 5월 햇빛 속에 빛났으면 한다. 그때는 몰랐지만, 삶의 고비마다 지혜를 주신 분이 선생님의 가르침이었다. 스승의 날이라도 교육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교육은 번잡한 생각과 수다스러운 말 잔치보다 가슴을 적시는 실천을 보이는 것이다. 그 길에 묵묵히 걷다 보면 훗날 스승으로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일부 학교에서 코로나19 학생 감염자가 나오면서 감염 학생과 학교에 대한 과도한 정보 노출과 비난에 한국교총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교총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학교에서 감염자가 발생하고, 등교가 중지된 것은 무엇보다 안타깝다"면서 "그럴수록 전국의 학교와 교원들은 더욱 방역과 생활지도에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학생 감염과 관련해 도를 넘는 신원·정보 노출과 학생·학교를 낙인찍고 비난하는 일부의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과도한 신원·실명 공개 등과 일부의 무분별한 비난은 감염 확산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설사 코로나19에 학생·교직원이 감염되더라도 이는 누구보다 안타까운 피해자임을 먼저 생각해 줄 것을 당부한다"면서 "결코 비난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염 학생이 다시 건강을 회복해 하루속히 학교로 되돌아오도록 배려하고 보듬어주는 것과 학교가 다시 교문을 활짝 열고 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또 "정부와 교육 당국은 학교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인력·물품 지원 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면서 "정부 재난 문자 등을 활용한 학생·가정의 생활수칙, 등교개학 시 유의사항, 자가진단 시행 등의 안내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윤수 회장은 특히 "사회와 국민은 감염 학생과 학교가 상처를 딛고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정은수 기자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전남교총 제33대 회장·부회장은 다음 달 25일 결정된다. 선거는 다음 달 18일부터 24일까지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다. 전남교총은 최근 제33대 회장·부회장 선거 공고 및 선거인 수 확정 공고를 회원들에게 안내했다. 추천서 및 구비서류 교부는 이달 20~22일, 후보자 등록은 26~27일, 후보자 확정 공고는 29일 등이 차례로 이뤄진다. 서류 교부 및 후보자 등록은 전남교총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소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후보자 확정은 전남교총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된다. 선거인 명부 열람은 이달 2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전남교총 선거관리위원회로 기간 및 장소가 공고됐다. 투표안내문, 후보자 공보물 발송은 다음 달 11일이다. 투표는 18~24일 7일간으로 25일 개표 및 당선자가 발표된다. 추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이용협약 체결에 따라 일정(투표 기간·개표일 등)은 변경될 수 있으며, 변경 시 홈페이지에 공고된다. 기타 문의 사항은 전남교총 선거관리위원회로 문의하면 된다. 전화 062-524-1275~6, 팩스 050-4926-0228, 062-515-1277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대구교총(회장 이용락)은 15일 대구 대봉동(2호선 경대병원역 2번출구) 소재 박순원SB의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교총 회원은 박순원SB의원 방문 시 ‘한국교총 복지회원증’을 제시할 경우 진료우대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조백송 강원 양구여고 교사가 제30대 강원교총 회장에 당선됐다. 강원교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양승덕)는 7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제30대 강원교총 회장 선거 결과 유효투표 중 65.4%를 득표한 기호 2번 조백송 후보가 신임회장으로 당선됐다고 22일 발표했다. 조 회장의 임기는 6월 1일부터 3년간이다. 조 신임회장은 선거기간 동안 ‘평교사 회장으로 교총의 혁신과 이미지 쇄신’ 등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춘천고를 졸업하고 강원대 사범대 지리교육과, 강원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춘천고, 신남중 교사 등을 거쳐 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위원,강원교총 교섭·협의 위원,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국가훈장(보국훈장)과 교육부장관표창(진로교육분야)을 수상했다.
교육부가 선도기업 필수 현장실습 기간을 줄이는 등 코로나19 이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직업계고 취업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교육부는 22일 ‘2020 직업계고 지원 및 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Post-코로나19 대응력 강화’ 과제 7개를 내놨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습수업을 할 수 없어 생기는 자격 취득·현장실습·취업 지연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우선 눈에 띄는 건 선도기업에서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현장실습 기간을 4주에서 1~2주로 단축하는 방안이다. 줄어든 실습 기간으로 인한 안전 문제는 없는지도 사전에 교육청과 한국공인노무사회의 현장실사를 통해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또 현장실습의 일부를 온라인 실습으로 대체하는 블렌디드 현장실습도 운영하기로 했다. 학점제 운영 직업계고 208개교는 여름방학 기간 현장실습을 수업일수로 인정해 늦어진 취업 시기에 따른 취업처 확보의 어려움을 해소할 계획이다. 자격 취득도 유연화한다. 총 86개 종목에 대해 직업계고 학생을 위한 기능사 자격 수시검정을 별도로 개설해 7월 13~17일, 20~22일 실기시험을 치를 수 있게 했다. 면허와 자격 취득을 위한 실습 시간 등 필수 요건도 완화할 계획이다. 원격 수업 지원을 위해 17개 교과군별로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해 플롯폼(hi-five)을 통해 온·오프라인 수업 등에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내년부터는 전문교과의 실무과목 중 교과(군)별 공통 학습내용을 VR·AR 콘텐츠를 시범 개발 후 2022~2023년 확대해 원격 실습수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외에도 현장실습과 취업지원을 위한 인건비를 상반기 중에 집중 지원하고 6~7월 중으로 기업 발굴 중점 기간도 운영할 예정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와 고용노동부가 법외노조 처분을 두고 최장 공개 변론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팽팽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대법원은 20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사건에 대해 대법원장과 대법관 전원이 참석하는 전원합의체 공개 변론을 열었다. 이번 재판은 전교조가 2013년 10월 24일 법외노조 통보를 받자마자 당일 낸 행정소송의 상고심이다. 1심과 2심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이 나왔다. 변론의 쟁점은 △설립신고증을 받은 후 반려사유가 발생하면 행정관청이 시정을 요구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법에 의한 노조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하도록 정한 노조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이 헌법상 기본권인 단결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시행령이 아닌 법률에 규정해야 하는 사항인지 여부 △전교조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한 경우 노조로 보지 않는다는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법원 등의 별도의 심사를 통해 판단해야 하는지, 아니면 행정청이 문구 그대로 바로 적용해도 되는지 △법외노조 통보를 고용노동부가 단순히 기계적으로 법령을 집행한 행위로 볼지, 아니면 독자적인 판단을 한 재량행위로 볼 것인지, 재량행위로 볼 경우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는지 등 세 가지였다. 한편 SNS로도 생중계된 이번 공개 변론은 4시간 16분이 넘는 공방 끝에 마쳐 최장 공개 변론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18년 9월 양심적 병역거부 공개 변론의 3시간 45분이었다.
교육시설재난공제회(이하 공제회) 박구병 회장 등 임직원은 20일 방화셔터 안전사고로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홍서홍 군에게 성금을 전달했다. 홍 군은 2019년 9월 오전 경남 김해의 한 초등학교에서 갑자기 내려온 방화셔터에 의해 목이 짓눌리는 사고로 의식을 잃었다. 사고 이후 의식은 되찾았지만, 현재도가족을 알아보지도, 말을 할 수도 없는 상태로 병상에 누워있다. 박회장은 홍군과 같은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놓치기 쉬운 학교시설 전반에 대한 안전점검에 소홀함이 없도록 당부하며 “앞으로 공제회는 다양한 예방적 차원의 안전관리 사업을 확대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말 가운데 외국어로 번역이 되어서는 그 뜻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말이 한두 개가 아니지만, 그 대표적인 사례가 선비다. ‘학문을 닦아 자신의 뜻을 세우고 권력이나 재물 등 그 어떠한 것에도 흔들리지 않은 채, 심지어 죽음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지켜나가는 사람’ ―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선비다. 그리고 선비가 지닌 고결한 신념과 생활 자세를 뭉뚱그려 선비정신이라고 부른다. 다른 왕조 때도 그러했지만, 특히 조선왕조 500년을 지탱해준 사회적 기풍은 바로 선비정신이었다. 선비의 신분으로 재야에 있다가 관직에 오르면 군주를 위해 직언을 마다하지 않았고 군주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귀양을 가거나 사약을 받더라도 굽히지 않았다. 번역되기 어려운 또 하나의 사례가 선생 또는 선생님이며 스승이다. 그 단어에는 ‘가르치는 사람’을 넘어서서 ‘정신적 감화로써 사람을 사람답게 키워주는 인격자’라는 뜻이 들어있어, 영어의 ‘teacher’ 또는 ‘mentor’로는 도저히 전달될 수 없다. 최승렬 선생님을 회상하며 마침 스승의 날을 맞이하면서, 필자는 필자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훌륭한 선생님들을 떠올리게 됐다. 여기서는 그분들 가운데 고등학교 때 3년 내내 국어를 가르치셨고, 또 문예반에서 3년 내내 지도해주셨던 최승렬 선생님(1921~2003)을 회상하기로 하겠다. 선생님은 우리나라가 극도로 가난하던 일제강점기에 전라북도에서 태어나 매우 어렵게 컸다. 정규의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기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역경을 이겨내 교사자격 검정고시를 통해 준교사 발령을 받아 전주에서 가르치시다가 인천의 우리 학교로 오셨다. 곧 인천에서 경인열차를 이용해 통학하며 단국대학 야간부에서 국문학을 전공해 문학사 학위를 받아 정교사가 되셨다. 또 ‘한어(韓語)가 고대 일본에 미친 영향’(태멘기획, 1982)이라는 명저를 출판하셨다. 자신의 성장 과정에 영향을 받기도 해서인지 선생님은 자신이 어느 학교를 나왔다는 것을 앞세우며 잘난 체하는 사람을 아주 많이 미워하셨다. 우리에게도 가끔 “너희들 인천에서 제일 좋은 학교라는 말을 듣는 학교에 다닌다고 뻐기지 말라. 사회적 인식에서 처진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모두 그러한 사연이 있어서다. 시험점수나 석차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같은 맥락에서, 선생님은 ‘재승덕박(才勝德薄)’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재주는 좋지만, 덕이 박한 사람’은 ‘재주는 모자라지만 덕이 큰 사람’만 못하다”고 말씀하시면서, 우리에게 수재 의식을 버리고 겸허한 성격을 기르라고 가르치셨다. 무엇보다 “먼저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셨다. “올곧은 선비의 길을 걸어야 하네” 이 못난 제자가 교수가 되어 찾아뵈었을 때, 선생님은 우선 축하한다고 말씀하신 데 이어 “자네 조선의 선비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하지? 자네는 이 혼탁한 세상에서 올곧은 선비의 길을 걸어야 하네”라고 가르치셨다. 또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학생의 친구라는 생각으로 생활해야 하네”라고 덧붙이셨다. 필자는 지난 2013년에 70세가 될 무렵에야 비로소 철이 들기 시작했다. 그사이 잊고 있었던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고, 자신이 살아오는 과정에서 잘못을 많이 저질렀음을 새삼 깨닫게 됐다. 이제 곧 팔순을 바라보는 노령에 이르러, 옛 졸업생들로부터 스승의 날이라고 해서 전화를 받을 때마다 고마움과 함께 부끄러움을 느낀다. “먼저 사람이 되라”던 선생님의 말씀이 비수처럼 가슴을 찌른다. “그때 내가 그렇게 언동 하는 것이 아니었는데”라는 회한마저 일어나면서 스스로 나무라게 된다. 선생님, 가르침에 충실하지 못했던 못난 제자를 용서해주시옵소서.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20일 김인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신임회장(한국외대 총장)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한국외대 총장실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선 대학이 처한 현실과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반값등록금 정책이 13년째 이어져 오는 상황에서 학생선발권조차 제대로 부여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대학이 등록금 책정과 학생선발권을 갖고 고등교육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교총과 대교협은 앞으로 고등교육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한편 대교협은 국공립대 41개교, 사립대 153개교,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 6개교 등 4년제 대학 총장 200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대입 전형 계획 수립과 운영, 학생선발제도에 관한 연구 등 대입을 총괄한다.
‘정년도 보장되고, 좋은 복지에 월급 걱정도 없다는 사실이 두렵다. … 명예롭게 정년퇴직을 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게 아니다. 성찰과 낭만이 있는 교사가 아니라 적당히 되는대로 월급만 받고 사는 직업인으로 정년만 바라보고 있을까 봐 두렵다.’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성찰, 우리나라 학교의 현실, 교사로서의 삶,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교사라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문제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이야기를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고백한다. 최근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를 펴낸 송은주 서울언주초 교사 이야기다. 송 교사는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또래 교사들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했다”면서 “교사로서의 삶과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교사가 힘들다고 하면, 돌아오는 말은 곱지 않아요. 배부른 소리 한다, 바라는 게 많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늘 배가 고팠습니다. 교직의 안정성과 워라밸을 기대하고 초등교사가 됐지만, 소명을 가졌어요. 교사로서 시험당하는 일을 겪으면서 나에게 교직이 천직인가, 교사로서의 소명은 무엇인지, 왜 이 일을 계속하는지를 고민했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교사 100여 명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교사들을 관통하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는 걸 깨닫는다. IMF 금융위기를 겪은 부모 세대의 영향을 받아 고용 안정성과 경제적 안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자아와 교사라는 직업을 충분히 탐구하지 못한 채 교단에 서게 됐다는 점이다. 송 교사도 다르지 않았다.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근무하면서 그제야 초등교사에 대해 알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안정성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했다”면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직업의 안정성과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느끼는 안정성의 기준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년이 보장되고 복지가 좋은 직업은 맞습니다. 하지만 현장 선생님들은 심리적인 안정성이 무너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교권 침해에 대한 무력감, 교사의 수업권과 평가권이 존중받지 못하는 문제까지 이중적인 고통을 호소했어요.” 정년 보장과 워라밸은 교사들에게 안정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온라인 개학 사태는 불안감을 더했다. 학습 공백이 없도록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면서 돌봄, 학생 안전, 방역 전문가의 역할까지 교사에게 요구하는 것들은 갈수록 늘어나기만 했다. 송 교사는 “온라인 개학 상황에서 교사의 존재감, 교사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온라인 개학 상황에서 교사의 존재감을 어떻게 증명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어요. 학생들을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선 그동안 교사들이 대면 교육을 통해 해왔던, 가치 있는 활동을 할 수 없으니까요. 극단적으로 유명 입시 강사들의 온라인 강의를 듣겠다고 한다면 교사가 필요할까, 본질적인 문제와 마주하게 된 거죠.” 교사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도 짚어낸다. 나이 든 교사는 무능하다, 방학이 있는 교사들은 모두 월급충, 초등교사는 아이들과 놀면서 돈 버는 편한 직업 등 입에 담기도 불편한 비판에 사실이 아닌 부분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한편으론 교사를 향한 날 선 비판 속에는 공교육과 교사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대가 투영돼있음을 인정한다. 송 교사는 “교사와 교직 사회를 돌아보고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삶의 기준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기회가 됐으면 한다”면서 “교사로서 나의 정체성은 안정성과 워라밸이 다인가, 이 부끄러운 질문을 하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고 고백했다. 이어 “교육전문가로서 학교, 교육, 사회에 대해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교사이고 싶었다”고 했다. “교사는, 여교사는, 경력 교사는 어떠해야 한다는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 나답게, 한 인간으로서 행복을 찾았으면 합니다. 밀레니얼 교사들이 교사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선배 세대 교사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온갖 시선 속에서도 소신을 지키고 평교사로서 자랑스럽게 늙어가며 자기 모습으로 살아내는 교사들이 학교에 있었습니다.”
“젊은 선생님들은 개성이 뚜렷해요. 동료들과 함께 어울려 활동하고 소통할 장이 필요합니다. 활동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 가치관과 맞는 부분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회원가입으로 이어질 거로 생각해요.” 박은식 세종 장기초 교사는 올해 세종교총 2030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뜻이 맞는 교사들과 활동 계획을 세우고, 교총의 활동을 알리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코로나19 사태로 등교 개학이 미뤄지자 직접 홍보 영상을 만들었다. ‘이 시대 교사 삶이란…’ 물음으로 시작하는 영상은 학교의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는 한편, 영화 어벤저스의 한 장면을 등장시켜 교원을 지켜줄 어벤저스는 교총이라는 것을 재치 있게 담아냈다. 박 교사는 “짧고 재미있는 영상이 이해하기 쉽다”면서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영상 만들던 경험을 살려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매년 신규 선생님이 오지만, 세대 차이가 있어요. 의견을 듣는 게 중요합니다. 선생님의 고민과 어려움, 관심사를 살펴 교육 정책에 반영되는 과정을 보면 교총에 대한 인식이 바뀔 거예요. 교총의 차별화된 점을 부각해 안내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학교는 ‘교육 공간’이라는 게 무색하다. 각종 민원과 학부모들의 요구사항을 처리하느라 본연의 교육 활동에 집중하지 못할 정도다. 코로나19 사태로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박 교사는 “과도한 민원에 교권 침해 사건까지 늘어나고 있어 교원을 보호해줄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교원에 대한 교총의 지원과 정책 활동을 신규교사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충남 지역에서 긴급돌봄에 참여한 교원의 수당 지급을 두고 벌어진 갈등에 대해 교총이 즉각 대처한 부분에 대해선 높이 샀다. 충남교육청노조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긴급돌봄에 나선 교사들을 수당이나 챙기는 집단으로 매도했기 때문이다. 박 교사는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 동료들과 한탄했다”면서도 “바로 반박성명을 발표하고 대처해줘서 다행이었다”고 했다. 박 교사는 3년 전, 2030 가을캠프에서 평생의 반려자도 만났다. 군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연수였다. 조별 활동을 하면서 같은 조에 편성된 전혜림 대전 외산초병설유치원 교사와 인연이 닿았다. 다음 달이면 결혼 1주년을 맞는다. 그는 “주변에서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서 “농담처럼 교총 덕분에 결혼했다고 말한다”고 웃었다. “혼자 가만히 있으면 변화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혼자 목소리를 내는 건 한계가 있어요. 함께 목소리를 내야 변화시킬 수 있어요. 선생님들이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교원단체에 가입해 활동했으면 합니다. 세종교총 2030 청년위원회에서는 운영진을 모집하고 있어요. 뜻 있는 분들이 함께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