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6,87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지구 역사상 가장 잔인하고 악마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를 떠올릴까? 나름 아닌 아돌프 히틀러이다. 하지만 이 사람에게도 선한 면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어린 시절 목사가 될 꿈을 가지고 있었으며, 노래에 천부적인 자질이 있어서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열심히 교회를 다녀 수도원 합창단 단원이 되었다. 그리고 군대에 있을 때 은폐한 참호로 강아지가 한 마리 다가오자 먹을 것을 주고 돌봐주었는데 누군가가 강아지를 훔쳐 가버리자 그는 며칠 동안 슬픔에 잠겨 있었다 한다. 참 아이러니한 일로 누가 믿을 수 있을까?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사람의 이중성이다. 그러면 이중성의 대표적인 모습은 어떤 것인가? 신혼집에 친정어머니가 가서 볼 때 사위가 앞치마를 두르고 있으면 우리 딸을 많이 사랑하는구나 생각한다. 반대로 시어머니가 와서 아들을 보면 에그 내가 어떻게 키워 장가보냈는데 저렇게 사누 하며 며느리를 미워하게 된다. 이는 관점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게 보는 현상으로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런데 이 이중성은 이익을 앞에 두고 이성과의 갈등과 선택상황에서 감정이 앞서면 판단은 흐려지고 부정적인 면으로 급선회한다. 이 급선회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 것이 바로 감정에 개입한 이기심이다. 요즘 세상은 각박하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모두가 지친 상태로 자신의 이익을 찾아 살아가고 있다. 순간순간 선택의 중심에는 언제나 자신이 정한 자(尺)가 있다. 그래서 이성에 근거하지 않은 감정에 판단한 자신만의 자로 잰 결과를 상대방이나 기관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쏟아 낸다. 이럴 때 제일 낭패를 보는 것은 다름 아닌 눈의 거리에 있는 상대이다. 상대는 민원서비스 친절도 평가에 옥죄어 감정노동자로서 스트레스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면 이런 일들이 왜 일어나는 것인가? 민주주의는 개인의 의사와 표현의 자유가 존중되는 사회이다. 하지만 대화와 타협이 우선 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바쁘게 돌아가는 생활로 인하여 높아지는 스트레스 지수와 함께 이성보다는 감정이 우선된 이익만 내세우는 배려가 결핍된 모습이 가상의 공간에서 확산하고 있다. 흔히 교통사고가 나면 목소리 큰 사람이 다툼에서 이긴다는 상황으로 비교할 수 있지만, 비대면 공간에서 주어진 의사 표현 수단이 발화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모습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의 주체는 개인이다. 말이든 행동이든 표출되면 그에 대한 상응한 책임도 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 사회는 표현과 주장은 많지만, 책임은 간과하는 실정이다. 자신 생각이 의사소통 수단을 통하여 퍼질 때 가져올 논란의 여지에 대해서는 별 개의치 않는 현실이다. 이런 이성과 감정의 다툼 중 감정을 더 부채질하는 것이 이기심이다. 이기심을 경계한 대표적인 말로 감탄고토(甘呑苦吐)가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말로 자신의 비위에 맞는 것은 취하려 하지만 그렇지 아니한 것은 피한다는 뜻이다. 또한, 이와 비슷한 뜻을 가진 영어단어 약자가 바로 'NIMBY'인데 'Not In My Back Yard', '내 정원에는 안 된다.'이다. 이는 쓰레기 매립지나 공장이 자신의 집 주변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팻말로 시위하는 기피현상과 더불어 공익에 반하는 개인주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감탄고토와 NIMBY를 만들어 낸 이면에 숨은 것이 바로 이기심이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밀어내고, 유리한 것만 취하는 모습으로 인간의 욕구로 보면 당연한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필연적으로 옳다고 판단하기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우리는 살면서 내가 필요한 것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취하려 하고 내게 맞지 않는 것을 밀어내고 과감히 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물질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관계나 어떤 기회에서마저도 내 입맛에 따라 설 자리를 다르게 하는 현상과 같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이 바로 이중성이다. 지구 위의 제일 으뜸의 보석이 다이아몬드이다. 그러나 이 다이아몬드보다 더 값진 것이 사람이다. 이 불멸의 사랑의 상징인 다이아몬드도 처음엔 그저 돌덩이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픈 칼날과 뜨거운 불구덩이의 과정을 견뎌내야 빛의 굴절률이 제일 높은 빛나는 보석으로 바뀌게 된다. 사람이라고 다를 건 없다. 살면서 내외적인 요인으로 갈등이 있겠지만, 과욕을 물리치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양심과 이성의 담금질이 앞설 때 그 삶은 빛을 발한다. 맛이 쓰다고 무조건 뱉는 즉흥적인 삶이 아닌 신중한 판단과 상대의 처지에서 보는 느긋한 외침과 표현의 눈을 가지는 것이 개인과 이 사회를 빛나게 한다. 푸른 오월! 신록과 더불어 좀 더 살맛 나는 현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의 처지가 아닌 상대방의 처지에서 보는 내면의 눈이 필요한 지금이다.
상황‧맥락 등 생활에 문법 녹여 영어 논술 쓰기에 자신감 생겨 “학생들은 ‘영어 문법’하면 어렵고 재미없다며 덮어놓고 싫어하잖아요. 문법문제 대부분이 상황이나 맥락에 관계없이 무조건 ‘틀린 것’을 고르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문법 속에 이야기를 넣으면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영어문법활용 상황기반 스토리텔링프로그램 적용을 통한 영어 논술형 쓰기 능력 신장 방안’ 연구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김영주 인천당하중 교사는 문법을 일상생활에 녹여 쉽게 체득 할 수 있는 방안을 발표했다. 김 교사는 중3 영어교육과정을 재구성해 10차시의 지도내용을 설정하고 학생중심의 협동학습으로 영어 논술형 쓰기 수업을 실시했다. 예를 들어 ‘Should have+과거분사’의 경우 ‘I should have listened to my mom(엄마 말씀을 들었어야 하는 건데)’과 같이 미안했거나 후회되는 상황에 대해 써보게 하는 것이다. ‘Seem to+동사원형’ 구문은 그림을 보고 상황을 추측하며 대화를 만들어보는 등 주어진 상황을 통해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교과를 넘어 지역사회와의 연계에도 신경 썼다. 영어 동아리, 토요 방과 후 거점학교, 소집단 교외 체험활동을 통해 보다 심도 있는 학습을 유도했다. 학생들은 친구들을 인터뷰한 후 필요한 문법 요소를 찾아 이야기를 만드는 ‘포스트잇 북 만들기’ 활동을 하고 지역 관광지에 대한 안내문, 경고문 등을 만들면서 전략적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켰다. 연구 결과 학생들의 영어 논술형 쓰기 능력이 사전 검사에 비해 사후 검사에서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당수의 학생들이 소감문을 통해 ‘이론으로만 배웠던 영어 문법이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게 됐고 생각을 다양하게 표현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어렵게 생각되는 문법요소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해 창의적 발상을 이끌어내고 경험을 통한 글쓰기 활동으로 영어교육의 생활화에 바람직하다”며 “일반화 할 경우 학교현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김 교사는 “문법 시간에 졸지 않고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 스스로도 행복한 연구였다”며 “향후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다양한 스토리텔링 문법 활동을 더 연구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단연 체육 시간이다. 학생들이 체육을 좋아하는 이유는 답답한 교실에서 벗어나 다양한 신체활동과 놀이를 접하기 때문이다. 물론 놀이에도 교육적 요소가 있지만 학생들에게 체육 시간은 여전히 그냥 노는 시간이다. 교사들은 어떨까? 학생들과는 반대로 가장 지도하기 힘든 교과 중 하나로 인식된다. 그 결과 손쉽게 체육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축구와 피구 활동이 성행했으며, 이로 인해 학생들은 ‘체육은 노는 시간’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체육에 대한 인식을 체인지(體仁智)하자! 체육에 대한 인식이 ‘노는 시간’으로 고정되어 있는 아이들에게는 아무리 좋은 수업내용과 방법을 제시해도 효과가 없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교사 역시 마찬가지이다. ‘체육 시간에 아이들과 무엇을 하고 놀 것인가’를 고민하는 순간 체육수업을 통한 인성교육은 요원한 공염불이 될 뿐이다. 따라서 이제 체육수업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체육은 사회·과학·영어(고학년)와 같이 일주일에 3시간을 배정받은 매우 중요한 교과이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말처럼 체육은 신체활동을 통해 신체적 건강만이 아니라 정신적·사회적 건강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즉, 신체적 건강은 물론 친구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서로에 대한 배려와 협동을 경험하고, 다양한 게임을 통해 규칙을 지키며 스포츠맨십과 페어플레이의 덕목을 실천하는 정의적 가치가 체육활동의 중요한 목표임을 학생과 교사 모두가 상기해야 한다. 또한 체육은 몸으로 움직이는 신체활동만이 아니라, 심판이나 감독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 경기를 관람하거나 TV 시청하며 응원하는 것, 체육과 관련된 책을 읽는 것, 전략과 전술 및 규칙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것 등도 체육활동임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면 체육은 운동장뿐만 아니라 교실과 컴퓨터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이루어질 수 있으며, 그 내용 또한 무궁무진해질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체육수업모형으로는 하나로수업모형, 스포츠교육모형 등이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인식의 전환이다. 즉, ‘체육은 교실 밖에서 노는 시간이 아니라, 직·간접적인 신체활동 ‘체인지(體仁智)’를 배우는 과목이다’라는 인식으로 ‘체인지(change)’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체(體) : 신체적 건강을 위한 체력 향상. 다양한 운동 능력 함양 인(仁) : 두 사람이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 갖추어야 하는 덕목. 팀워크 함양 지(智) : 알고 있는 지식의 올바른 사용. 전략과 전술, 게임 규칙의 변용 능력 함양 [PART VIEW]체육으로 연결되는 통합교육을 디자인하자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육은 담임교사가 여러 교과를 지도하는 체제이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스팀(STEAM), 융합교육, 주제중심 프로젝트 수업 등의 통합적 접근이 강조되고, 학년 단위의 교육과정 운영에서 점차 학급 단위의 교육과정 운영으로 변화하는 최근의 추세에서는 담임교사가 여러 교과를 가르친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체육은 여러 교과를 통합하거나, 주제 중심으로 새롭게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때 그 어떤 교과보다도 연결고리 역할에 적합하다. 직접 몸을 움직이고 수행했던 ‘경험’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뜀틀 수업을 다른 교과와 연계하여 지도한 내용이다. ≫ 뜀틀 수업과 관련된 다양한 교과 연계 활동 예시 ● 뜀틀 넘기와 뜀틀 위에서 구르기(체육) - 4, 5, 6단 높이와 가로, 세로의 모양을 다양하게 하여 자신이 능력에 맞는 뜀틀에 도전 ● 뜀틀 소감문 쓰기(국어) - 자신이 넘어야 할 장애물 적어 보기 ● 뜀틀을 전개도 그리기에 활용하기(수학) - 도형 단원에서 나오는 전개도 그리기를 뜀틀 만들기로 활용 - 잘 만들어진 작품들을 전시, 보상 카드 제공 ● 뜀틀에서 사진 찍기(실과) - 모둠별로 모여 2주간 자신을 괴롭힌 뜀틀에 모여 사진 찍기 - 뜀틀 수업 마지막 날, 뜀틀과의 이별 시간 갖기 - 하고 싶은 말하기, 뜀틀 올라타기 등 인성교육, 팀에서 시작하자. 체육 시간에 발생하는 많은 갈등의 원인은 함께 활동하는 친구에서 비롯된다. 활동을 하다 보면 실수하는 자신에게도 화가 나지만, 게임에서 패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친구, 자신의 실수에 원인을 제공한 친구 등 타인의 행동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즉, 체육 시간은 ‘무엇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팀을 구성하고 팀원 간에 배려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팀워크의 가치를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교사가 팀 활동의 가치를 잘 알면서도 팀을 구성하는 데는 소홀함이 많다. 일반적으로는 출석 번호 짝수와 홀수 또는 키 순서로 나누거나 대표 학생이 자기 팀을 뽑는 방식 등 그때그때 다르게 팀을 구성한다. 이처럼 즉흥적으로 팀을 구성하면 매번 팀원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팀워크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남녀혼합으로 구성된 4개~6개의 모둠을 구성하여 적어도 한 달, 길게는 한 학기 정도 유지해야 자신의 모둠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며 참여할 수 있다. 구성된 팀은 팀 구호도 만들고, 팀별 역할을 정하며 새롭게 잘해보자는 의지를 다지게 된다(표 1 참조). 팀 이름은 아이들이 정할 수도 있으나 도전·열정·나눔·사랑·배려 등 인성적 요소를 팀 이름으로 정해주고 팀워크 다지는 게임을 통해 선정하는 방식도 학생들이 선호한다. 팀 활동에서 자신의 역할이 필요함을 느낄 때 소속감과 팀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단순한 게임이라도 한 개인의 역량보다 팀원 전체의 협력이 중요한 활동을 통해 배려·협력 등의 인성교육을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다. 팀 활동을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데 만 한정하지 말고, 팀원 전체가 각자의 역할에 참여하면서 게임을 하고, 그 승패의 결과를 스포츠맨십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르쳐보자. 친구들과 즐거운 신체활동을 하면서 저절로 인성이 몸에 밸 것이다(표 2 참조).
해체라는 영어 단어 Deconstruction은 De+con+structure로 구성되어 있다. ‘함께(con) 엮여있어 튼튼한 구조물(structure)을 부숴(De) 버린다’는 것이다. 한자로 풀이해 보자면 우리에게 있어 ‘가장 본질이고 근본인 몸(體)을 풀어(解) 놓는다’는 것이다. 기존의 것을 모두 없애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제까지 소외되어온 것을 창조적으로 ‘전복(顚覆)’ 시키자는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의 출현인 것이다.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놨던 노래 한 곡 모더니즘적 진리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답을 강요하는 획일적 진리이다. 그래서 통분된 삶이 정도(正道)이고 세상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여겨왔다. ‘수상한 사람을 보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오로지 ‘112에 신고해야 한다’만이 정답인 것이다. ‘이웃집 어른에게 알린다’도 맞는 답이지만 이는 정답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우리의 교육은 공통성(Common)과 획일성의 강조, 주입식 교육만이 만능인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다가 ‘112’와 ‘이웃집 어른’ 모두가 정답이라고 외치는, 세상이 발칵 뒤집힐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문화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서태지의 등장이었다. 이들은 일정한 틀(4/4박자, 3/4박자)에 맞추어진 노래의 전형(典型) 대신 빠른 리듬에 랩(rap)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제시했다. 이제껏 들어 보지 못했던 반복적인 가사, 강렬하고 빠른 리듬은 아이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읊조리듯 부르는 노래는 젊은 세대들만이 따라 할 수 있는 전유물이 됐다. 기성세대에 대한 도전이었다. 도덕적 중압감에서 벗어나 유희적 행복감을 추구하겠다는 선언을 노래로 전달한 것이다. ‘변화’를 예고하는 저항문화 청소년의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문화는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윌리스(P. Willis)는 저항이론에서 ‘청소년의 저항문화는 반학교 문화를 형성하는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라고 설명한다. 수동적 존재에서 벗어나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개혁하는 변화의 서막으로 인식한 것이다. 이제 모더니즘적 기성세대는 포스트모더니즘적 사유를 하는 젊은 세대들 관점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 물론 젊은 세대 역시 기성세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이라크 다음으로 갈등지수가 높다. 이념갈등, 세대갈등, 지역갈등, 공공갈등 등으로 인해 사회적 손실이 너무 크다. 갈등 해결의 가장 좋은 방법은 ‘역지사지’이다. 영어로 역지사지를 ‘put oneself into a person's shoes’로 표현한다. 자신을 다른 사람의 신발 속으로 넣어 보라는 뜻이다.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했을 때 상대방이 얼마나 불편했던가를 이해할 수 있다. 로버트 자이언스(Robert Zajonc)은 ‘반복적 노출은 사회적 애착’이라고 말했다.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 모더니즘적 사고에서 벗어나 포스트모더니즘 사고에 반복적으로 노출할 때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익숙해지고 ‘애착’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의사소통을 통해 갈등 없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난 4월 7일 전남 순천에 위치한 한국바둑고등학교 특별 대국실. ‘따~악’ 정적을 가르고 하얀 돌이 반상에 내리꽂히자 어린 제자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이날은 프로기사 박영훈 9단과 바둑고 학생들 간 다면기가 이뤄진 날. 박 9단은 174수 만에 불계승했다. 상대는 바둑고 1학년 이진석 군 등 4명. 아마 5단의 실력이지만 입신(入神)의 경지에 이른 박 9단에겐 적수가 되지 못했다. 바둑고는 일 년에 한두 차례 국내 유명 프로기사들을 초청해 학생들과 실전 다면기를 둔다. 지난 2014년에는 알파고 대국으로 명성을 날린 이세돌 9단이 학생들과 실전 대국을 치렀다. 사제간 대국이지만 프로기사들은 냉정한 승부의 세계를 가르친다. 어린 학생들이라고 해서 조금도 봐주는 법이 없다고 한다. 특히 이세돌 9단의 경우 학생들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이 학교 배택근 교사는 “이 9단의 바둑을 보고 있노라면 학생들에게 저토록 냉정할 수 있을까 혀를 내두르게 된다”며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보여준 초인적인 집중력과 승부욕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3월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대국을 벌였을 때 학생들은 스승의 승리를 간절한 마음으로 응원했다. 5번기가 치러지는 동안 바둑고에는 아쉬운 탄성과 환호, 감동이 교차했다. 국내 유일 바둑특성화고 … 전국서 바둑 수재들 몰려 이 학교는 국내 유일 바둑 특성화고등학교다. 조그만 시골, 잘 알려지지 않았던 주암종합고등학교는 지난 2013년 특성화고로 전환하면서 바둑 전문교육기관으로 진로를 고쳐 잡았다. 당시 주암종고는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전년도 졸업생이 14명에 불과했다. 50년 전통의 학교가 문 닫을 위기에 직면하자 지역교육계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남도교육청과 순천시교육청, 그리고 학교 측이 머리를 맞댄 결과 바둑 특성화고 전환을 선택했다. 조훈현 9단과 이세돌 9단이 모두 호남 출신이란 점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바둑고의 등장은 사교육에만 의존하던 바둑교육을 공교육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원이나 학원에 의존했던 학생들이 정규교육과정 틀 속에서 바둑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전교생은 105명, 이중 여류기사를 꿈꾸는 여학생이 19명이다. 지역 우선 선발을 통해 입학한 학생을 제외한 대부분이 전국에서 모인 바둑 수재들이다. 바둑고에 입학하려면 바둑 실력은 기본. 한국기원 연구생이거나 전국대회 또는 시·도대회에서 적어도 4강에는 들어야 입학자격이 주어진다. 입상 실적이 없는 학생들은 바둑고에서 실시하는 대국에 참여, 실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실전 대국이나 사활 문제를 푸는 실기 테스트가 입학시험인 셈이다. 바둑 급수로 치면 아마추어 초단 정도는 돼야 입학할 수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세계 무대 진출 꿈꾸는 ‘바둑 한류’ 전사들 어렸을 때 바둑 공부를 했으나 프로에 입단하지 못한 학생들이 다시 한 번 도전하기 위해 모인 곳도 이곳이다. 바둑은 조기교육이 매우 중요한 분야여서 한 번 시기를 놓치면 재기가 어려운 영역이다. 바둑고의 등장은 패자부활전을 노리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된 셈이다. 학교 수업은 일반고등학교처럼 국·영·수 등 교과 위주 수업 50%와 바둑이론 등 바둑전문교과 50%로 구성된다. 바둑 교과서는 학교 측이 명지대 바둑학과의 도움을 얻어 자체 제작한 것을 사용한다. 바둑 기술뿐만 아니라 이론 및 바둑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실무까지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바둑학개론, 바둑문화론, 현대바둑이론, 바둑기술Ⅰ, 바둑기술Ⅱ, 바둑영어, 바둑콘텐츠, 바둑지도사 실무’ 교과들이 눈길을 끈다. 실전 대국이나 기보연구와 같은 본격적인 바둑수업은 주로 방과후교육활동과 야간자율학습을 통해 이뤄진다. 평일에는 보통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 기보연구와 대국 등 치열한 바둑 수련이 실시된다. 바둑 특성화고답게 교사진 구성이 색다르다. 4명의 정규 바둑 교사를 두고 있으며 프로기사 출신의 김민희 3단, 강훈 3단, 김남훈 초단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일반 교사 중에도 바둑 고수들이 제법 많다. 개교 멤버인 배 교사는 영어교사 출신이지만 바둑 실력은 아마추어 공인 5단이다. 그는 바둑영어를 학생들에게 가르친다. 바둑이 이미 세계적 스포츠로 자리 잡은 만큼 학생들의 해외 진출에 도움을 주는 게 목표다. 학교 측은 중국 시장을 겨냥, 바둑 중국어 과목도 편성할 예정이다. 바둑의 본고장 중국에 한국바둑을 심는 ‘바둑 한류’의 첨병을 양성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바둑고 학생들은 지역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주말을 이용해 초등학생들에게 바둑을 가르치고, 지역주민들과 수담(手談)을 나누면서 어른을 공경하는 자세를 배운다. 학교 바둑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남훈 초단은 “바둑은 예도(禮道)라는 말처럼 참을성과 배려심, 타인에 대한 공경을 기반으로 하는 가장 좋은 인성교육 교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엄격한 예절 교육을 받아서인지 학생들 간 다툼이 거의 없어 교사들이 생활지도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학교 학생들의 진로는 대학 바둑학과에 진학하거나 바둑 선수, 바둑교실 사범을 비롯해 해외 바둑 보급자, 바둑 교사, 바둑 기자, 바둑 방송 해설자, 바둑 평론가, 바둑 소설가, 바둑 만화가, 바둑 게임 개발자, 바둑 용품 제작자, 바둑 행정사, 바둑 이벤트 운영자 등 매우 다양하다. 대학의 경우 바둑과라는 동일 계열의 전문교과 선이수를 고려한 수시 전형 특례를 인정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기 졸업생 39명 중 4년제 대학에 들어간 학생은 21명, 전문대 15명까지 포함하면 진학률은 92%에 이른다. 바둑고는 최근 알파고의 영향으로 입학문의가 전국에서 쇄도하고 있다. 학교 측은 바둑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면서 내년도 입학 경쟁률이 2~3대 1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교육은 이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인공지능 시대가 성큼 다가온 지금, 우리 사회의 관심은 온통 교육에 쏠리고 있다. 교육만이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계 원로이자 석학인 권숙일 학술원 회장은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교육을 강조했다. 바른 인성과 창의력을 기르는 교육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이어 잇따른 교권 실추 사건은 가슴 아프지만, 이럴 때일수록 교사들이 자긍심과 자부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학생이 교사를 조롱하고, 폭행하는 망측스런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엄격한 규율을 적용, 교육의 권위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회장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타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장, 한국물리학회장, 과학기술처장관 등을 역임했다. 김선영 교사(이하 김) 바쁘신 데도 불구하고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인공지능이 등장하면서 컴퓨터가 교육을 대신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권숙일 회장(이하 권) 교육이 단순한 지식 전달에 머문다면 결코 컴퓨터를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창의력과 감성이라는 게 있습니다. 기계가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죠. 그런 점에서 저는 영원히 기계가 인간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따라서 교육은 인간의 창의력을 얼마나 계발시키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을 암기하는 기계식 교육이 아니라, 토론과 질문이 있는 교실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력을 끄집어내야 하는 것이죠. 서술식 교육을 확대하고 엉뚱한 질문을 하는 아이들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예술과 체육이 학교 교육에서 중시돼야 할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전인적 교육, 기본으로 돌아가는 인간교육이 필요한 때입니다. 김 교사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도 창의성 교육입니다.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권 이제는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전공했느냐를 중시하는 시대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 교육도 지식 위주 획일성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적성에 맞는 교육 즉, 맞춤형 교육이 필요합니다. 저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찾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교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예컨대 이세돌 9단에게 화학 주기율표를 외우게 하고, 박지성 선수한테 바둑을 가르치는 교육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김 맞는 말씀입니다만 학생들의 특성에 맞춘 개별화 교육을 시키려면 지금의 학교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권 그래서 교육여건 개선이 중요합니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나 학급당 학생 수를 더 줄여야 해요. 학생 수가 감소한다고 해서 교육예산을 삭감하거나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죠. 이럴 때일수록 교사와 학생이 좀 더 나은 여건에서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게 과감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울러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조기에 발굴하고, 잠재된 역량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런 교육은 특히 초등학교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바른 인성과 창의력을 기르는 교육이야말로 조기교육이 필요한 법입니다. 초·중·고 단계에서 입시용 주입식 교육을 해놓고 이 학생들이 대학에 가서 창의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난센스죠. 저는 개인적으로 초등학교나 중학교 교사들의 처우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학생들의 인성과 창의성 교육의 바탕을 만드는 이분들의 역량이 우리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 정부가 추구하는 교육방향과 교육 현실이 서로 겉도는 것 같습니다. 우리 교육의 문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권 한국 교육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학입시는 모든 교육정책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습니다. 백약이 무효인 셈이죠. 여기에 선행학습과 지나친 경쟁주의 교육으로 공교육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고요. 초등학생이 학원에서 중학교 수학을 풀고, 중학생이 고등학교 영어를 공부하는 현실인데 이게 학생의 장래의 얼마나 도움이 되겠어요. 물론 어쩌다 한두 명 성공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선행학습을 추종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공교육을 망치는 주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뿐입니까? 학생들 간 점수 따기 경쟁도 너무 치열해요. 대치동 엄마니, 헬리콥터 맘, 타이거 맘 등등 신조어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세요. 엄마들의 경쟁심이 자녀들을 점수 따는 기계로 만들고 있어요. 기계는 인간을 따라잡겠다고 나서는데 인간은 갈수록 기계적인 삶을 추구하니…. 이런 환경에서 무슨 창의성이 길러지고 노벨상을 바라볼 수 있겠어요. [PART VIEW] 김 여담입니다만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은 언제쯤 나올까요? 권 우선 학계의 연구 풍토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는 연구기획서를 제출하고 성과가 나오면 정부에서 연구비를 계속 지원받습니다. 그러나 활용도가 떨어지거나 실적이 없으면 중단되기 일쑤죠. 반면 일본은 연구주제가 결정되면 결과가 좋든 나쁘든 30~40년간 연구비를 계속 투자합니다. 그러니 뿌리가 튼튼합니다. 과학 분야만 20여 명이 넘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이 우연이 아닙니다. 만시지탄이지만 최근 들어 정부가 국내 과학자들에게 막대한 예산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한 10년쯤 지나면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데 그때쯤 되지 않을까요. 김 5월엔 스승의 날이 있습니다.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날입니다만, 교사로서는 착잡한 날이기도 합니다. 권 교사가 권위가 많이 떨어졌다고들 하는데 걱정입니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은 이제 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게 돼 가슴이 아픕니다. 교사의 권위가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교사들 스스로의 노력이 우선 중요합니다. 단순한 직장인이 아닌 교사로서 다양한 소양과 함께 소명의식을 가지고 학생들을 대해야 할 것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가정교육이죠. 자녀에게 한글과 숫자를 가르치기보다 교사를 존경하고 규칙을 잘 지키도록 교육을 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가정에서부터 스승의 권위를 존중해 줘야 아이들이 따르지요. 학생인권도 좋고, 자유로운 교육도 좋습니다만 학생이 스승을 조롱하고 폭행하는 이런 망측한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PART VIEW]김 저는 학생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회장님은 어떤 은사님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는지요? 권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가장 보고 싶습니다. 그분은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임시교사이셨는데 종례시간마다 ‘일사일언(一事一言)’이라고 해서 명언이나 삶에 좌표가 되는 좋은 글귀를 매일 칠판에 써놓고 설명을 해주셨지요. 저는 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노트 필기를 했습니다. 너무나 가슴에 와 닿은 말이 많아 그 영향으로 책을 참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하면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참으로 과분한 선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김 학계원로로서 교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권 학생들에게 감명을 주는 교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비록 스승의 권위가 예전만 못하지만, 자긍심과 자부심을 잃지 말고 학생들에게 인생의 성취감을 안겨주는 선생님이 되셨으면 합니다. 학생 개개인 모두가 자신의 적성을 살려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선생님들의 분발을 기대합니다.
‘거꾸로’ ‘융합’ 등 최신 교육 선봬 ○…거꾸로 교실, 융합수업 등 최신 교수법을 활용한 연구물이 다수 출품돼 눈길을 끌었다. 이아름 광주월곡초 교사는 초등 5학년 수학 도형 단원에 거꾸로 교실을 적용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 교사는 애플리케이션 ‘explain everything’을 활용해 실제 교실에서 수업하듯 강의 동영상을 만들어 학생들이 미리 숙지하고 수업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 교사는 “학습 커뮤니티 ‘에듀랑’을 통해 영상을 봤는지 체크하고 관리했더니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성신일 서울신림초 교사는 학교 옥상 텃밭(30평)에서 작물을 키우며 그 과정을 글쓰기 등 다른 교과와 연결시켜 관심을 모았다. 성 교사는 작물 재배를 글쓰기의 소재로 활용했을 뿐만 아니라 도시 문제를 다루는 사회, 작물을 키우는 실과, 텃밭 푯말을 만들며 디자인을 배우는 미술 교과, 환경 교육 등과 융합한 활동을 선보였다. ‘학‧사‧모 어울림프로그램을 통한 행복한 삶 가꾸기’(생활지도)를 연구한 김남희 경기 죽전초 교사는 ‘밴드’를 활용해 학생‧학부모와 활동사진을 공유하고 개별상담을 하며 소통했던 사례를 발표했다. 고학년 학부모일수록 ‘학교가 알아서 해주겠지’ 하며 교육 활동에 관심을 안두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함이었다. 김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생각보다 솔직하게 다가왔다”며 “저녁시간은 물론 주말에도 상담을 요청해오는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관계형성과 생활지도에 특히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참여형 수업 연수 600명 몰려 ○…지난해에 이어 국민행복교육기부단과 공동으로 ‘공감나눔 교수‧학습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스마트러닝을 활용한 수업개선’, ‘생각하고 탐구하는 창의융합프로젝트 수업’ 등 12개 특강과 발표심사를 참관 직무연수를 마련해 교원들의 호응을 얻었다. 연수에는 수업을 배우려는 600여 명의 교사가 몰려 뜨거운 열기를 자아냈다. 국민행복교육기부단 강사진들은 특히 학생 참여형 교수법을 교원들이 직접 실습하는 형태의 특강을 진행했다. ‘협동학습을 통한 학생 몰입수업 디자인’을 특강한 전소영 경기 봉담고 교사는 다양한 모둠별 과제를 실시했다. 전 교사는 교원들이 요리연구가, 푸드스타일리스트, 영양사, 방송인으로 역할을 분담해 새로운 중국요리를 탄생시키고 다른 조원들에게 자신들의 요리를 소개하도록 했다. ‘교실이 행복한 비경쟁 토론수업의 실제’, ‘생각하고 탐구하는 창의융합프로젝트 수업’ 등에서도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메모지 활용 모둠 의견 모으기, 스티커 활용 토론, 모둠별 활동 점수를 매기는 행복 통장 등에 대해 소개하며 교원들이 직접 모둠을 구성해 실행하도록 했다. 특강을 들은 오대석 천안제일고 교사는 “이론은 알지만 어떻게 적용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은데 답을 얻게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허를 찌른 심사평…“많이 배워” ○…발표심사에서는 일반화의 문제점, 논리적 오류, 효과성 검증 등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져 긴장이 감돌았다. ‘E-C-I 주제중심 지역화 프로그램으로 초등학교 핵심역량 보물 찾기!’(창의적체험활동)를 발표한 곽형석 인천용현초 교사는 심사위원으로부터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질문 받았다. 곽 교사는 “1년 동안 즐겁게 연구한 결과를 발표할 수 있어 좋았고 생각지 못했던 지적에 많은 것을 배워 간다”고 말했다. 사교육 없이 영어수업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 김지연 부산 가락중 교사는 비교집단이 없었던 점을 지적받았다. 김 교사는 “검증을 위해 비교집단을 만들면 교육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아이들이 생기기 때문에 만들지 않았는데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호주 교장들에 대한 한국 초청 연수가 한국어 교육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교장 19명은 10~19일 한국을 찾아 초·중등학교 현장을 탐방하고 다양한 문화 체험에 나섰다. 이번 연수는 한국 교육부가 설립한 시드니한국교육원과 국립공주대 한민족교육문화원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이뤄졌다. 한국어 과정 개설권을 가진 교장과 교육 행정가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교육과 문화, 산업시설을 보여줌으로써 한국어 채택이 확산되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2010년부터 매년 시행 중인 초청는 교육부가 국내 체재비를 지원하고 호주 교장들이 본인의 왕복 항공권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까지 140명의 호주 교장과 교육 행정가들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연수에는 지난 10년간 중단됐던 비 한국계 학생 대상 한국어 초급과정을 재개시킨 뉴사우스웨일스주 교육부 교육과정평가원 폴 휴잇 국장과 수도 캔버라 교육부의 스티븐 귈리암 교육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공주교대부설초, 서울 여의도중, 세종국제고를 방문한 데 이어 공주박물관, 독립기념관, 부산 UN기념공원과 경주 석굴암, 불국사 등의 문화 유적지를 둘러봤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과 현대제철 공장 등 산업시설도 찾았다. 18일에는 주시드니대한민국총영사관의 이휘진 총영사가 가평영어교육원, 호주 전투기념비 방문 일정에 동행하기도 했다. 스트라스필드 초등학교 카렌 머티머 교장은 “이번 연수를 통해 알게 된 한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한국어 학습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생각하게 됐다”며 “한국과 호주의 교육 교류를 강화시키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드니 세인트 아이브스 파크 초등학교 줄리안 테그 교장도 “연수에서 알게 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교사들과 공유할 계획”이라며 “한국어 교육에 있어서 교장의 리더십을 높이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연수 효과로 한국어를 채택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강수환 시드니한국교육원장은 “2010년 연수가 시작된 이후 호주 내 한국어 채택 학교 수는 2배로 늘어났다”며 “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기획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호주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69개 학교(방과후 학교 3곳 포함), 9213명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60개 학교, 8200명이 한국어를 배웠다. 멘번 오몬드 초등학교는 제2외국어 교과로 한국어를 채택해 전교생에게 주1회 한국어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래드톤 스테이트 고교는 전교생 1600명이 한국어를 배운다. 버큼힐 고등학교도 신청 학생이 5명뿐이었지만 올해 한국어 초급과정을 개설했다. 내년부터는 호주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포함되면서 한국어 교육이 더 확산될 전망이다. 또 한국과 호주의 시차가 1~2시간 밖에 나지 않아 서울, 부산 등의 초·중등 학교에서 학급을 연결해 화상교육을 시행하는 등 자매결연도 확산되는 추세다.
전남 장흥 A초 김 모 교사는 올해 발달장애 학생 1명이 배치된 통합학급 담임이 됐다. 이 학생은 하루 2시간 정도는 특수학급, 나머지 시간은 일반학급에서 수업을 듣는다. 보조 인력인 특수교육 실무사가 필요한 상태지만 학교에 실무사가 한 명만 배치돼 온전히 이 학생만 돌볼 수 없는 상황이다. 실무사가 없는 시간에 학생은 수업을 하는 담임교사 옆에 붙어서 배고프다는 말을 반복한다. 김 교사는 “교육청에 미리 실무사를 신청해도 예산 문제로 원하는 만큼 배정받을 수는 없다”며 “수업 진행을 위해 장애 학생 행동을 외면할 수밖에 없게 돼 방치되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울산 B고 김 모 교사는 교실 맨 앞자리에 앉은 발달장애 여학생이 갑자기 일어나 화장실을 가겠다며 한 시간 수업동안 열 번 가까이 오가는 바람에 수업이 끊긴 경험을 했다. 화장실을 갈 때마다 도우미 학생도 동행해야 했다. 학교에 실무사가 한 명뿐이라 통합 학급으로 오가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에 그쳐 교실에서는 도우미 학생이 지원하고 있다. 그는 “장애 학생은 영어 시간 내내 그림을 그리거나 간단한 한글 단어를 쓰고 있는데 놔둘 수밖에 없었고 돌출 행동으로 수업은 자꾸 중단되다보니 장애·비장애 학생 모두 학습권이 보호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1994년 도입된 통합교육이 시행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반 교사에게 떠넘겨지는 구조에 머물러 장애·비장애 학생 모두의 학습권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2015년 특수교육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특수교육대상자 8만 8067명 중 일반학교에 배치된 학생은 6만 1973명으로 70.4%를 차지한다. 그러나 일반학교에 배치된 보조 인력은 7253명에 그쳤다. 통합학급에서 이들을 지원할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일반 교사가 단순 ‘공간’ 통합에만도 허덕이는 실정이다. 특수교사 부족으로 장애 학생이 일반학급(전일제 통합학급)에서만 교육받을 경우 어려움은 더 크다. 전일제 통합학급에도 1만 5622명의 장애 학생이 있다. 경기 C초 강 모 교감은 “인근 학교의 특수학급 정원이 꽉 찼다며 특수교사도, 보조 교사도 없는 상황에서 장애 학생 1명이 배치됐다”며 “담임교사가 아이를 감당하지 못해 학급 운영을 어려워하고 학생도 필요한 특수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수교사 부족은 일반 학교 특수학급의 과밀로 연결된다. 이 경우 특수교사가 통합교육을 지원할 여력이 없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서울 D고 최 모 특수교사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33명인데 각 학년별로 1개 학급씩만 설치돼 있다”며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정원을 초과한 학교가 많지만 특수교사가 부족해 학급을 늘리지 못하다보니 통합학급 지원까지는 엄두도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유치원은 4명, 초등·중학교는 6명, 고등학교는 7명을 학급 정원으로 정하고 있다. 현재 특수교사는 법정 정원 1만 7779명의 62.8%(1만 1170명)밖에 확보되지 못했다. 일반교사에만 맡겨진 ‘물리적 통합’에 그쳐 장애 학생의 학습권이 보장되는 진정한 통합은 요원한 상황이다. 수준은 다르더라도 장애 학생이 일반 교실에서 최소한 같은 주제로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교수적 통합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E고 1학년 특수학급 조 모 교사는 학교에 있는 시간의 절반을 통합학급에서 보내는 장애 학생들이 수업 때 멍하게 있거나 딴 짓을 할 수밖에 없어 안쓰럽지만 마땅한 지원 방법을 찾기가 어렵다. 조 교사는 “주당 15시간을 통합학급에 있는데 고교 과정은 따라가기 어려운 수준이라 ‘소귀에 경 읽기’일 뿐”이라며 “별도 학습지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매 시간마다 마련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일반 교과과정의 내용이나 수준을 조정해 교수 학습 자료를 개발했지만 아직 교과도 한정돼 있고 실제 수업과 맞추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최 교사는 “호주에서 장애 학생에게 같은 주제로 개별 활동 자료를 제공해 수업이 진행되는 것을 봤다”며 “이런 수업이 이뤄지려면 특수교사가 일반 교사와 사전에 수업 내용을 충분히 논의해야 하는데 사실상 혼자서 여러 교과를 감당하는 것도 무리”라고 밝혔다. 이소현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특수교사 양성과정은 일반 교육과정을 알고 통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특수교사를 확대해 일반 교사와 협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 ‘놀이샘’ 보드게임 교육에 접목… 나눔 연수도 “생활지도, 수업 흥미 높이는 데 효과” 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의 한 모임 공간. 삼삼오오 모여 앉은 교사들은 동그란 카드를 손에 쥐고 머리를 맞댔다. “거북이.” “높은음자리표.” 책상에 놓인 카드와 자신의 카드를 비교해 모양이 같은 그림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이름을 외친 후에는 카드를 버렸다. 가장 먼저 카드를 버리는 사람이 이기는 보드게임이었다.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교사들은 학생이 된 듯 함성을 터뜨리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간발의 차이로 이기지 못한 사람은 아쉬운 마음에 탄식을 내뱉었다. 초등학교 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 ‘놀이샘’의 보드게임 나눔 연수 현장이다. 연수를 맡은 정유화 서울은로초 교사는 “동물의 분류 등을 가르칠 때 활용할 수 있는 보드게임”이라고 설명했다. 놀이샘이 마련한 올해 첫 나눔 연수에는 초등 교사 30여 명이 참석했다. 다양한 보드게임을 소개하고 학교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다. 이건우 서울중평초 교사는 “보드게임 하면 우리나라에선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 정도로 여기지만, 외국에서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로 인식한다”면서 “게임 원리를 살펴 활용하면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놀이샘은 지난 2013년 처음 뭉쳤다. 보드게임에 관심 있는 교사들이 모여 수업 활용법을 고민하기 시작한 게 계기였다. 현재 초등 교사 17명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고 각자의 방법을 나누고 있다. 더 많은 교사가 보드게임을 학교 현장에 도입하도록 돕기 위해 각종 연수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한국사를 주제로 한 보드게임 기획, 제작에 힘을 보탰다. 게임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한국사의 큰 흐름을 배울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놀이샘 교사들은 저마다 보드게임 활용 노하우를 소개했다. 이건우 교사는 생활 지도에 보드게임을 도입했다. 평소 데면데면 하던 아이들의 소통을 돕기 위해서다. 보드게임은 적어도 4명 이상이 모여서 진행하기 때문에 교우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박미란 인천 안산초 교사는 영어 수업에 활용한다. 기억력 게임의 룰을 따와서 영어 단어와 문장을 기억할 수 있게 돕는다. 박 교사는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하지 않으려던 학생도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면서 “게임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에 친구에게 모르는 것을 묻고 배우는 걸 주저 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영재 경기 평택도곡초 교사는 실과 수업에, 김한진 충남 공주신월초 교사는 과학 수업에 보드게임을 접목했다. 이 교사는 “집안일의 종류를 알아보는 수업이었다”며 “학생들이 ‘공부한다’는 인식 없이 학습 목표에 도달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김 교사는 “교과서에도 다양한 게임 활동이 소개되지만, 정작 학생들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보드게임의 룰을 살짝 더했을 뿐인데 수업 참여도가 눈에 띠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학생끼리 경쟁이 과열되지 않도록 중재하는 일이 첫째다. 서현지 인천안산초 교사는 “어떤 게임이든 승패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기는 데 집중한 나머지 경쟁이 과열되기도 한다”며 “이 때 교사는 중재하는 역할과 함께 이기고 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알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드게임을 학생들에게 소개하기 전, 반드시 교사가 직접 게임을 해보고 재미 요소와 수업 연계 등도 살펴야 한다. 놀잇감을 주고 마음대로 갖고 놀게 하는 것으로는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무광 경남 호계초 교사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즐긴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놀이샘은 오는 6월, 2차 나눔 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을 통해 신청하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이건우 교사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차곡차곡 노하우를 축적해 보드게임을 통한 교육이 활성화 되도록 앞장서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여행하기 참 좋은 계절이다. 저유가 영향으로 유류할증료도 내리고 저가 항공기도 여러 도시에 취항하면서 외국에 가는 여행객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때 이용하는 것이 바로 공항이다. 공항은 그 나라의 얼굴이다. 공항에 관해서라면 미국 뉴욕은 끔찍하다. 14시간의 고된 비행 끝에 겨우 땅에 발을 붙이고서도 입국심사대까지 가기 위해 늘 한두 시간은 더 기다려야 한다. 2013년만 해도 뉴욕 케네디국제공항(JFK)은 미국 공항 중에서 입국 수속이 가장 오래 걸리는 악명 높은 곳이었다. 언론이 이런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은 “국제선 항공편 도착이 매년 크게 늘어나는 데다 특히 JFK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해외 관광객이 들어오는 공항이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거의 도착과 동시에 셀프로 자동입국심사(APC)를 거쳐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다. 물론 인천국제공항에도 자동출입국심사대가 있다. 하지만 이곳은 어디까지나 한국인만을 위한 시설이다. 반면 APC는 과거 한 번이라도 미국을 방문한 적 있는 비자면제 협약국 사람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 등 8개 국어가 지원돼 외국인으로선 정말 편리하다. CBP에 따르면 2013년 8월 시카고를 시작으로 JFK 등 주요 공항에 도입한 이후 세계 최고의 보안은 유지하면서 서비스 수준은 크게 올라갔다고 한다. 가령 2015년엔 전년보다 5.1% 늘어난 1억1200만 명의 해외관광객이 미국 공항으로 입국했지만 미국 내 탑10 국제공항의 대기 시간은 오히려 3% 줄어들었다. 어떤 공항은 27%나 단축됐다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최근 동료들과 오사카간사이공항을 이용하였다. 출국 수속까지는 부산에서 오사카까지 비행시간보다 더 많이 소요되었다. 여기도 자동입국심사대는 있지만 소수의 일본인만 이용하고 내국인인 일본인이 없어도 외국인의 심사 업무를 개시하지 않았다. 그만큼 업무 매뉴얼에 충실한 하급직원들의 업무태도는 간사이공항의 매력을 한층 떨어뜨리고 있었다.피해를 보는 입국자는 외국인이다보니 불평을 이야기 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인천공항은 지난해 평균 입국시간이 29분이었다지만 외국인들이 느끼는 체감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올 초 30대 중국인 부부의 밀입국으로 보안시스템이 뚫린 탓인지 JFK가 악명을 떨치던 시절만큼 입국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 땅을 디디자마자 이런 경험을 한다면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아질 리가 없다. 세계 최고의 관광도시 뉴욕이 관광객 입국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발상의 전환을 한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우리는 ‘세계 공항서비스 1위’라는 평가에 취해 지난 10여 년을 너무 오만하게 보내면 안된다. 거꾸로 가는 한국의 인천공항도, 일본의 오사카간사이공함도 케네디국제공항 사례를 잘 보고 배워야 할 것 같다. 일본도 신원이 확실한 외국인 입국자들에게 자동입국심사대를 통과하도록 개선되기를 바란다. 인천공항의 경우 이러한 실태를 이번에 당선된 국민의 대표인 선량들이 몸으로 체험하여 개선에 앞장서기를 기대하여 본다.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교사와 학생 간에 적극적인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것이 놀랍네요.” 14일 오후 2시 인천 부원여중 과학실. 학생들은 저마다 태블릿PC를 꺼내 들고 디지털 교과서로 지진파의 성질에 대해 배우고 있다. 과학 교사가 칠판 앞 스크린에 낸 문제를 학생들이 ‘카훗(kahoot)’ 홈페이지에 접속해 풀기 시작했다. 30초 만에 정·오답 학생 수가 화면에 뜨고 문제를 빨리 맞힌 학생 순위가 나타났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17명의 교원들은 이런 모습을 지켜보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이내 “어떤 프로그램을 활용한 건가요?”라고 묻고는 스마트폰을 꺼내 직접 수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말 수업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4가지 선택 사항 중 임의로 번호를 선택해 누르자 스마트폰 화면에 ‘incorrect’라는 단어가 떴다. 이들은 한국인 담당교사에게 수학 교과에도 활용이 가능한지, 사진 이미지를 올릴 수 있는지 등을 물었다. 인도네시아 교원들은 한국의 ICT활용 교육을 알아보기 위해 13~15일 한국을 찾았다. 이는 지난 2월 서울에서 개최된 ACT+1대회(한·아세안교육자대회)지도자회의에서 인도네시아교원연합회(PGRI) 관계자가 한국의 스마트 교육 현황을 참관하고 싶다고 요청한 데 대해 교총이 학교를 섭외해 이뤄졌다. 특히 인도네시아 교원 중 8명은 자국의 디지털러닝 경연대회에서 수상해 해외 연수 차원에서 한국에 오게 됐다. 이들은 지난 2014년부터 ‘스마트교육기반 디지털교과서 활용 정책 연구학교’로 지정된 부원여중에서 영어와 역사, 과학, 정보, 체육 등 다양한 교과의 ICT활용 수업을 참관했다. 수업시간에 활용도가 높은 애플리케이션 활용법과 디지털 교과서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수업 참관이 끝난 뒤에는 간담회를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도 가졌다. 디지털 교육을 시행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이나 영어 교과에서 스마트 기기를 활용했을 때의 효과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날 오전에는 인천고잔초를 방문해 초등학교 사회, 과학 수업에서의 디지털교과서 활용사례도 참관했다. 이들은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한국의 교육 환경에 놀라워하며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배운 수업 활동을 자국 교육에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영어 교사 실라는 “학교가 섬에 있어 교과서나 교재를 보급하는 데도 불편이 있는데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하면 유용할 것”이라며 “지금은 구글에서 영어 발음을 확인하는 정도인데 오늘 본 앱을 활용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구안해야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 교원들이 능숙하게 ICT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라며 “인도네시아에 돌아가 다른 교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활용법을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초중등 전 학년에 컴퓨터 코딩수업이 본격적으로 도입될 전망이다. 대서양에 위치한 노바스코샤주는 오는 9월 신학기부터 전체 초중고에서 컴퓨터 입문 과정, 코딩수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는 초등 1~3학년에서 컴퓨터 보안과 문제해결능력 등을 가르쳐왔다. 이에 뒤질세라 태평양 연안의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도 오는 9월부터 3년 동안 시범운영을 거쳐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졸업반까지 코딩 중심 컴퓨터 수업을 정규 교과목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컴퓨터 코딩수업이 강조되는 이유는 요즘 시대상을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져서다.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컴퓨터 활용기술에 비해 학교 현장의 컴퓨터 수업은 20년 전보다 오히려 퇴보했다는 경영계의 불평을 감안한 것이다. 교육계도 컴퓨터를 잘 알아야 취업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캐나다 공교육 정책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영국과 미국이 컴퓨터 수업을 응용프로그램 활용수준에서 코딩을 배워 직접 프로그램까지 짜는 식으로 강화한 것도 자국제가 됐다. 영국은 2014년부터 유치원에서 고교까지 전 학년에 걸쳐 컴퓨터 수업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시행 중이다.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의 활용과 코딩을 영어, 수학과 동등한 위치에 두고 집중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뉴욕과 시카고 공립 고교는 컴퓨터 수업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단순한 응용 소프트웨어 활용 차원을 넘어 코딩 언어를 배워 직접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고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수준까지 올리겠다며 컴퓨터 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에서 컴퓨터 코딩교육이 관심사로 대두된 것은 전임 뉴욕시장 마이클 블룸버그가 자신의 2012년 새해 결심으로 컴퓨터 코딩을 배우겠다고 공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여기에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등 IT업계의 전설들이 주축이 돼 학생 코딩교육을 위한 학습사이트 code.org를 출범시켰다. 소수 전문가의 영역이던 컴퓨터 코딩을 초중등 교실까지 확산시키는 발판을 구축해 업계 공동의 사업으로 코딩교육 육성에 발 벗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정부가 컴퓨터와 코딩 교육을 주도하고있는 노바스코샤와 BC에서 수업에 나설 교사의 자질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노바스코샤주의 경우, IBM과 구글의 지원으로 교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정규 수업을 주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사교육 확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캐나다에서 코딩교육 바람을 불러일으킨 주체도 사교육 기관이다. 사교육 업계가 주관한 컴퓨터 코딩 여름캠프가 폭발적 인기를 끌자 학부모들이 공교육 정규과목으로 편입을 요구했던 것이다. 이에 주정부가 영국, 미국 상황을 보고 다소 급하게 서두르고 있다는 인식이 높다. 현장에서는 코딩 수업이 사교육 시장만 살찌울 것이라며 교사 지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구촌시대, 해외 개척할 인재 길러내야 全교과에서 창의적으로 통합수업 가능 교사 국제교류, 연수, 선도교사 육성 지원 교총과 교사 파견 국가, 인원 확대 협력 “세계시민교육을 학교 현장에 활성화시키기 위한 열쇠는 결국 교원 역량에 있습니다.” 5일 서울 구로구 집무실에서 만난 정우탁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이하 아태교육원) 원장은 주저없이 말했다. 지난해 인천 세계교육포럼에서 세계시민교육을 교육 목표로 설정하는 데 매진한 아태교육원이 교원 연수나 교사 교류 사업 등에 특히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국경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세계, 어느 나라든 여행을 가고 전쟁이나 정치적·경제적 상황에 따라 난민과 이주노동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나 다른 나라에서 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데 정 원장은 주목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국가 간 경계를 전제로 문화의 다양성을 가르치는 국제이해교육을 했다면 이제는 지구공동체에서 살아 갈 세계시민으로 아이들을 길러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교원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시민교육이 무엇인가. “세계시민교육은 지난 2012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교육우선구상’을 제안하면서 주창한 개념이다. 학문적으로 통일된 정의가 있지 않은 포괄적인 개념이다. 이전부터 진행돼 오던 국제이해교육, 평화교육, 인권교육, 다문화교육 등을 총괄한 대표선수 격 이름으로 보면 된다. 영어로 소통을 잘하고 외국 매너를 잘 익히는 것은 부차적인 개념이고 휴머니티를 강조한 것이다. 유네스코도 평화, 인권, 문화의 다양성, 지속가능한 발전 등 남을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포괄적 가치로 보고 있다.” -인성교육과 어떤 차이가 있나. “외국에도 Character Education이라는 개념을 통해 ‘learning to be(인간 교육)’가 중요하다는 취지의 교육을 하고 있다. 우리 같은 유교 문화권 내에서 인성교육이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같은 개인 내면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면 세계시민교육은 세계 공동체 내에서의 삶에 중점을 두고 있어 접근법이 반대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인천 세계교육포럼 이후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계교육포럼에서 아태교육원을 세계시민교육 중심기관으로 삼아 각국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그 뒤 11월에는 유네스코 본부에서 특별연설을 통해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높아졌다. 그동안은 정치, 안보, 경제 외교였는데 최초로 교육을 글로벌 어젠다로 제시했고, 자국의 이익과는 무관한 인류 보편적 가치를 주창한 것이다.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이 세계적으로 존경받고 영향력이 있는 것도 바로 이익을 좇지 않고 보편 가치를 추구해 왔기 때문이다. ” -세계시민교육은 왜 필요한가. “ODA(공적개발원조)사업도 세계시민의식이 없으면 누가 하려고 하겠는가. 현재 한국에는 이주노동자도 많다. 애국심뿐만 아니라 세계시민으로서 다층적 정체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 환경 문제도 이제는 자기 나라만 잘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미세먼지나 황사 문제는 중국, 몽골과 협력해야 하는 시대다.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면 학교 교육에서 세계시민교육이 강조돼야 한다.” -학교에서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대한민국 교육은 정답을 제시하는 교육인데 사실 세계시민교육은 그것과는 반대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 교육방식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변혁적 페다고지(pedagogy)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정답이 있는 것을 해설해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토론을 통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다. 호주에서 철새 이동 경로를 파악하며 지나는 국가들의 문화를 조사, 발표하는 수업을 본 적이 있다. 환경수업이지만 세계시민교육이 접목된 것이다. 이처럼 어떤 교과에서도 할 수 있고, 그 만큼 교사들의 창의적인 수업이 필요하다.” -그럼 교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데. “어떤 교과, 단원에서 세계시민교육을 연결할 수 있는지 교과서를 분석하며 수업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또 교수법이나 현장 적용 사례에 대해 교원 연수도 강화하고 있다. 중앙선도교사를 지난해에는 36명, 올해는 72명 선정해 연수를 하고 각 시도에서 다른 교원들에게 전달토록 하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중앙교사연구회도 조직해 확산시키려고 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우간다, 콜롬비아, 몽골, 캄보디아에서도 세계시민교육을 하기 위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들과 협력해 커리큘럼 개발이나 교원 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오는 9월 한국교총이 비아세안 국가 최초로 한·아세안교육자대회(ACT+1대회)를 개최한다. 아세안 국가들이 아태교육원에 세계시민교육과 관련한 특별세션을 요청했다. “그동안 아태교육원은 아세안 국가와 몽골 등에 교사교류 사업을 진행해왔다. 몽골,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의 교사들이 한국 교사와 서로 상대국 학교에서 3~4개월 정도 수업을 하는 것이다. 세계시민교육의 일환이다. 이 사업으로 아세안 국가와 몽골에서 아태교육원의 인지도가 높아졌다. 몽골에서는 한국과의 교사교류가 자국의 교육개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며 몽골교육부장관이 작년에 공로상을 주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아세안 국가들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특별세션에서도 이같은 아세안 국가와의 교사교류 사업에 대해 알릴 것이다. 지금은 다문화가정이 많은 국가를 우선으로 하고 있는데 앞으로 중앙아시아로도 확산시킬 계획이다.” -우리 교사와 아시아 국가 교사가 일대일 교환수업을 한다는 게 독특하다. “선생님들에게 일회성으로 연수해봐야 그 때뿐이다. 3개월 정도 해당 국가에 가서 수업도 하고 생활해보면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확실히 짧은 기간 관광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시설은 열악하지만 사람들의 인간적인 모습, 순수한 학생들을 통해 오히려 한국 학교에서 입었던 상처를 치유받고 재충전하고 간다는 분들이 많다. 한국의 선진 교육법을 알리는 것이 목표였지만 개도국에 가서 도움을 받고 오는 것이다. 동남아 국가 교사들도 한국의 교육 여건을 보고 자극을 많이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교재 외에 다양한 부교재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또 한국 교원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보면서 자국 교원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을 많이 한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교육부 담당자들은 한국의 교육상황을 보고 교사 처우 개선을 시작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교총도 교원 해외 파견에 관심이 높다. “교총과 협력을 강화하고 싶은 부분이다. 현재 아세안 국가뿐만 아니라 호주 등도 한국 교원과의 교류를 원하고 있다. 현재 아태교육원에서는 현직 교원들만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예산이 뒷받침된다면 교총에서 강조한 것처럼 퇴직교원이나 예비교사, 미발령교사로 확대하고 싶다. 실제로 3년 동안 몽골교사 교류 프로그램 협력학교 교장이셨던 분이 퇴직 후 코이카를 통해 몽골에서 봉사를 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교원 양성이 어려운 국가에서 우리 교원들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었으면 한다.” -교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 미래 인재는 외부지향적으로 키워야 한다.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선생님이다. 선생님들께서 외국에 대한 차별, 편견을 없애고 해외로 나가 도전할 수 있는 학생들을 기르는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주셔야 한다.” ▶정우탁 원장 약력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정책사업본부장 ▲서강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국제이해교육학회 이사 ▲제4·5대 아태교육원장
입시에 마음이 바쁜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창의력과 인성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려면 학습과 동떨어져서는 곤란했다. 또한 영어 능력이 다른 35명 이상의 학생들을 만족시키는 전략도 짜야만 했다. 고민 끝에 수업시간에 배운 영어지문을 이해한 후, 그 날 배운 표현방법을 다양한 활동 중 하나를 선택한 후 창의적 내용으로 표현해보고, 발표까지 해보는 수업을 진행했다. 영어 독해 수업 1년 동안 한 반을 4~5명씩 총 8모둠으로 구성하여 영어 독해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1학기동안 17차시에 걸쳐 마인드맵(M), 만화(A), 써클맵(C), 영어요약(E), 유튜브 관련 영상(U), 노래가사 짓기(S), 연극(P), 수능 관련 문제 만들기(Q) 등 8가지의 다양한 활동으로 수업에 참여한다. 1학기가 끝날 무렵 자신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를 스스로 선택하게 하여 ‘흥미조’라는 새로운 모둠을 조직하고, 2학기 때는 같은 흥미를 느낀 학생들로 만들어진 ‘흥미조’가 그 분야를 전문화(differentiation)하여 발표하는 수업 위주로 전개하였다. ≫ 교수·학습지도 계획 ● 단원명 : Lesson 7. Change your life, Change the world ● 학습 목표 ① 주어진 영어 교과서 내용을 모둠원과 협력하여 해석할 수 있다. ② 모둠별로 선택한 방법으로 교과서 내용을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 교수·학습방법 및 지도상의 유의점 ① 모둠별 해석 및 활동 준비 시간에 교사는 순회지도하며 학생들의 질문에 응답한다. ② 학생들이 디딤 영상으로 수업을 정리할 동안 교사는 순회하며 개별 학생들의 영상 청취 태도나 수업 몰입도 등을 파악한다. ③ 창의적 모둠 활동 시 적절한 피드백을 통해 학생들의 생각이 성장하도록 돕는다. ④ 모둠 발표 시 학생들이 모두 적정한 비율로 참여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⑤ 모둠 참여나 발표 내용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참조하여 적절하게 보상한다. ≫ 수업 과정 [PART VIEW] 1단계 ▶ 모둠원의 상의와 의논을 통해 주어진 글감을 분석하고 해석하며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 터득하기 ▶ 단순히 글을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생각으로 이해하고, 더 나아가 상대방에게 설명하기 2단계 ▶ 수업 중 모둠원과의 의논사항이나 교사의 설명을 들으며 노트 및 책에 필기하기 (잘한 모둠원 칭찬하기). ▶ 친구가 만든 수업 내용 동영상(디딤 영상)을 보며 수업 내용을 정리하기 3단계 ▶ ‘흥미조’ 내에서 협력하여 표현하는 법을 익히고 발표로 나타낼 구상하기 ▶ 다른 모둠의 발표를 들으며 생각의 다양성을 배우고, 서로 다른 생각이 주는 유익함과 창의적 사고에 대해 공감하기 4단계 ▶ 모둠원끼리 의논하여 해석하고 모르는 것은 적절히 질문하며 배움의 기쁨 느끼기 5단계 ▶ 스스로 교과 내용을 정리하고 체계를 잡아 정리하는 습관 정립하기 6단계 ▶ 협력을 통해 결과물을 완성하여 표현하기 ▶ 다른 모둠의 생각 존중하기 ≫ 수업 내용 Another change that was good for the environment but stressful for the Beavan family occurred when they stopped using electricity altogether. As a replacement for a refrigerator, Colin tried the “pot within a pot” idea. A smaller earthenware pot is placed within a slightly larger one, with a layer of wet sand inserted between the two. The evaporation of water from the moist sand causes the temperature to drop, thus cooling the inner pot. Colin found two pots and gave it a go. At first it seemed to work, but Colin soon realized it was a failure, as the milk went sour and the vegetables rotted. Not surprisingly, his wife became agitated. But they learned to adapt by buying less food, going to the market on a more regular basis, and switching to preserved milk for their daughter. ≫ 디딤 영상 수업에서 배울 내용을 수업 전에 학생들과 함께 영상으로 제작하여 사용한다. 디딤 영상은 참여하고 싶은 모둠의 신청을 받아 교사와 학생이 서로 의논 후, 학생들이 흥미 있게 학습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여 만든다.
01 소년기를 벗어나던 무렵, 나는 헤르만 헤세(Herman Hesse, 1877~1962)의 명작 데미안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래! 바로 이런 심리를 나도 느껴 본 적이 있어. 맞아, 바로 이거야!’ 하고 맞장구를 치며 공감에 젖었던 대목이 있다. 그것은 주인공 싱클레어가 실제로는 훔쳐 본 적이 없었으면서도, 자기가 남의 과수원에 들어가 사과를 훔쳤노라고 제법 리얼하게 거짓말하는 대목이다. 그 비슷한 경험을 나도 겪어 보았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착하고 바른 소년 싱클레어는 동네의 조금은 불량스러운 놀이 집단에 우연히 끼게 된다. 이 아이들은 자기가 얼마나 불량스럽고 모험적으로 영웅 같은 일탈 행동을 했는지를 이야기한다. 어떤 아이는 무서운 주인이 있는 집에 가서 그 집 물건을 훔쳐 온 이야기를 한다. 또 누구는 학교나 규칙을 얼마나 고약하게 어겨가며 나쁜 짓을 했는지를 자랑한다. 어떤 아이는 얼마나 폭력적으로 싸움질했는지를 무용담처럼 자랑한다. 어른들을 속이고 골탕먹인 이야기는 그저 보통으로 등장한다. 우두머리격인 프란츠 크로머는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아이들의 못된 일탈 행동들에 대해서 영웅적 용기를 떨친 것이라며 띄워 준다. 그런 짓을 해 본 적이 없는 싱클레어는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다른 아이들이 자기를 영웅다운 사람으로 봐주기는커녕 ‘비겁한 사람’으로 여길까 봐 전전긍긍한다. 그래서 마침내 말한다. 자기도 과수원에 들어가서 사과를 여러 번 훔쳤노라고. 그리고 그런 일쯤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긴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러고 나니 마치 자기 안의 영웅심을 자기도 처음으로 발견한 것 같다. 그러나 이번에는 거짓말을 했다는 데서 오는 양심의 불안이 생겨난다. 악동 대장 프란츠 크로머는 싱클레어의 이런 심리를 재빨리 간파한다. 싱클레어 내면에 있는, 영웅이 되고 싶은 허영을 간파하기도 하고, 그렇게 보이고 싶어 하는 비겁함도 간파한다. 그리고 싱클레어가 지금 느끼는 불안에 대해서도 냄새를 맡는다. 크로머는 싱클레어에게 네가 도둑질한 과수원 주인에게 일러바치겠다고 협박하면서, 조금씩 불량한 행동을 강요하고, 그를 점차 어둠의 세계로 끌고 가려 한다. 이 과정에서 싱클레어는 자신의 비겁함과 용기없음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PART VIEW]나는 이 대목에서 짙은 공감을 했다. 사춘기 일탈 청소년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자신의 비겁함과 나약함이 친구들에게 들키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에 나는 공감한다. 남자아이들의 사춘기 무렵은 사람들에게 영웅처럼 보이고 싶은 심리를 가지는 때이다. 나도 그러했다. 02 비겁해 보이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것, 그것은 영웅을 지향하는 마음일까? 아니면 좀 소심한 쪽에 드는, 말하자면 영웅과는 거리가 먼 쪽의 마음일까? 가만히 아무 말도 않고서 앉아 있으면 비겁한 놈으로 보이기에 딱 좋겠네. 무언가 나도 강력한 발언 한마디를 해야지. 얼핏 보면 비겁함을 감연히 떨치고 나의 시퍼런 비판 정신을 드러내어 보여 주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영웅심의 발로라 할 만하다. 그런데 비겁해 보이지 않으려고 너무 지나치게 애를 쓰는 것은 보기에 안쓰럽다. 진정으로 의로움을 추구하고 그것을 위해 몸과 맘을 다하는 데에 자기중심이 있다기보다는, 비겁해 보이지 않으려 한다는 데에 초점이 가 있는 처신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것이 남을 의식한 행동일 때는 그 진정성에 문제가 있다. 남들이 이러는 나를 겁쟁이로 보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에서, 비겁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것, 그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그렇구나! ‘비겁해지지 않으려는 노력’과 ‘비겁해 보이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것’ 사이에는 그렇게 큰 차이가 있는 것이구나. 이 두 차원(비겁해지지 않으려는 행동 차원과 비겁하게 보이지 않으려는 행동 차원)을 내 안에서 내가 냉정하게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온갖 맥락이 미묘하게 관여하는 현실의 사회와 현실의 심리에서 이 두 차원을 칼로 두부 자르듯 명쾌하게 구분해 내기란 쉽지 않다. 남이 그러는 것을 알아차리기도 어렵지만, 내가 내 마음을 알아차리기도 어렵다. 내가 지금 한 행동이, 비겁하지 않으려고 한 것인지, 비겁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한 것인지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삶은 진공 상태로 놓여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실 삶은 온갖 복잡한 사단(事端)과 이해(利害)로 둘러싸이고, 현실 사회의 온갖 맥락들에 결부되어 나를 쳐들어와 나에게 관여한다. 거기에 더하여 나를 건드리고, 유혹하고, 질투하고, 욕망하고, 사주(使嗾)하는 운명의 훼방꾼들로 나의 인생은 노상 흔들리고, 그 흔들림의 와중에 나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인 자신이 제일 잘 알 것 같지만, 또 어떻게 보면 본인 자신이 제일 심각하게 혼돈할 수도 있는 것이 내 안에 있는 비겁함과 당당함의 문제이다. 어떤 사태에서 그냥 가만히 있으면 남들이 나를 우습게 볼 것 같은 두려움, 공개 모임이나 회의에서 나도 ‘의식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망, 불의한 것을 그냥 간과하지 못하고 치열하게 비판하는 자아를 가지고 싶다는 의지 등을 누구나 마음에 품어 본다. 우리는 누구나 젊은 날 한때, 발언하기 위해서 발언한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못하면 다른 뒷자리에서 더 많은 말을 한다. 마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출연자가 자기 자신의 출연 분량에 집착하듯이 말이다. 발달의 시기에는 이런 경험들도 모두 유효하다. 그러나 우리는 성숙해지면서 발언하기 위한 발언은 줄여야 한다. 자신의 발신자 역할에 ‘진정한 자아’가 작동한 것인지, ‘보여 주는 자아’가 작동한 것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런데 세상은 점점 ‘보여주는 자아’를 요구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듯하다. 03 수많은 네트워킹이 범람하고, 그 사이로 별의별 메시지를 실어 나르는 SNS가 이 시대의 소통을 독점하는 듯하다. 아니 그것만이 소통의 전부인 양, 우리의 생활과 의식을 얽어매어 놓는다. 한없이 사적인 영역으로 확장되어 가는 디지털 미디어와 통신의 테크놀로지는 더욱 이를 조장한다. 사람들은 이런 소통 환경 속에서 ‘자아’를 순정하게 유지하기가 어렵다. 마치 떠밀려서 나를 주장해야 할 듯하고, 누군가의 주장에 진정성 없는 ‘좋아요’를 끊임없이 누르고, 마음에도 없는 동의의 표정을 보내주어야 하는 세태를 산다. 이런 소통 생태에서는 ‘진정한 자아’와 ‘보여주는 자아’가 일치하지 않는다. 시도 때도 없이 아무 때나 발칙한 발신자가 되어 내 메시지를 날려 보낸다. 더구나 내 메시지는 정의로운 심판의 메시지라고 생각하는 외눈박이 발신자들이 날로 늘어난다. 이런 메시지일수록 독단과 독선이 넘치고, 욕설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모욕과 조롱과 야유와 저주로 인격 살인을 한다. 그렇게 하면 영웅의 욕망이 채워질 수 있단 말인가. 다른 불만의 감정 찌꺼기들까지 영웅 욕망에 끼어들어 SNS 메시지를 혼탁하게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이 ‘SNS는 낭비이다’고 했다던가. 강조의 수사학(rhetoric)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날카로운 통찰이 들어 있다. SNS의 소통을 쓰레기 내용과 감정으로 채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영어로 ‘낭비’라는 말은 ‘waste’이다. ‘쓰레기’라는 말도 똑같이 ‘waste’이다. 영웅심을 보여주려는 욕망을 무리하게 가지면 가질수록, 없는 영웅심을 억지로 연출해야 하는 비겁한 마음도 덩달아 자라는 것 아닐까. 오늘의 일부 잘못된 SNS 생태는 사람들을 이중적으로 만들어 간다. 진정한 자아는 탐욕스럽고 이기적이고 정의롭지 못한데, ‘보여주는 자아’는 절제되고, 공동체를 위하고, 정의롭다. SNS를 뛰어 넘어서려는 소통의 철학과 노력이 필요하다. ‘밝음’과 ‘열림’은 건강한 사회가 갖추어야 할 조건이다. 그러나 지금 미디어 소통의 생태는 여기에서 멀다. ‘밝음’은 까발리기와 충동적 노출로 왜곡되어 있다. ‘열림’은 어떠한가. 저열하게 싸우고, 오만하게 과시하고, 선동하고, 배척하는, 그런 열림의 자리만 늘어간다. 진정한 열림이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밝음’과 ‘열림’이 자리 잡아야 할 일상의 소통 공간에 왜 이렇게 어둡고 음습한 기운들이 들어와 있는가. 영웅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발신자들이 너무 많다.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미래산업과학고등학교는 2010년 발명특허 특성화고등학교로 지정되면서 STEAM by RSP(Reverse Science from Products)라는 독창적인 교육방법론을 개발했다. 신입생이 입학하면 모든 학과가 공통으로 1년 동안 STEAM by RSP 교육을 받는다. 제품 속에서 과학적 원리를 배우고, 그 원리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면서 발명마인드를 갖도록 하는 수업방법이다. ‘발명가를 만드는 수업이냐’고 오해할지 모르지만 발명은 단지 도구일 뿐, 이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창의성 교육 즉,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교사에겐 ‘찬사’, 학생에겐 ‘꿈’, 학교에 ‘생기’ STEAM by RSP 수업방법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선생님 존경합니다. 최고입니다.”라는 학생들의 찬사와 “우리 아이가 고등학교에 와서 학교생활을 너무 재미있게 지내서 행복하다.”는 학부모님들의 격려일 것이다. 과거의 방식으로 가르쳤을 때는 들어본 적이 없었던 칭찬이었다. 학생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에 고무되어 매 수업마다 한 명의 낙오 학생 없이 즐겁게 참여한 덕분에 들을 수 있었던 칭찬이었다. 두 번째 변화는 ‘꿈’이 생긴다는 것이다. 발명특허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강현지 학생은 중학교 때만 해도 국·영·수 기초가 부족해서 학교 다니는 것이 재미없어 방황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180도 달라졌다. 머리 아픈 영어, 수학을 못 해도 전공과목인 발명관련 과목이 너무 재미있고, 수업 중에 친구들로부터 기발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잘하는 친구라고 인정을 받으면서 모든 것에 자신감이 생겼다. 복도에서 만나면 “선생님 다음 시간에는 어떤 과제해요?”하며 수업을 기다리는 이 학생은 졸업 후 변리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세 번째 변화는 학교에 ‘생기’가 돈다는 것이다. STEAM by RSP 수업을 1학기 동안 진행하고 나면 2학기 때는 학생들의 얼굴이 발랄해지고,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변한다. 복도에서 만나면 우렁찬 목소리로 인사하고, 수업에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무기력 했던 학교에 놀라운 변화가 생긴 것이다. STEAM by RSP 수업 과정 수업은 보통 3시간 연속으로 진행되며, 분반 수업으로 한 반에 13명이 참여한다. 모든 과정은 2인 1조를 기본으로 한다. [PART VIEW] 체험시간 1단계 : 2인 1조가 독자적으로 하나의 제품 제작해보기 _ 20분 제품 제작을 시작하기 전에 완성된 작품을 동영상으로 1분간 보여 준 후, 20분 동안 제품을 완성하도록 한다. 20분이 지나면 완성도와 관계없이 모든 작업을 마치게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제작 절차와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엄청난 고민을 통해 직접 원리와 제작 방법을 찾아내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어떻게 하라는 거야”, “아! 짜증 나” 등 난리를 친다. 심지어 “선생님은 만들 수 있어요? 한번 해 보세요?”라며 도전적인 말까지 내뱉곤 한다. 하지만 교사가 할 수 있는 답변은 하나이다. “두 사람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봐.” 인내를 갖고 같은 말만 되풀이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1교시 처음 20분 동안 교사가 해야 할 일이다. 2단계 : 7개 팀별로 ‘멘토’ 되어 토의하기 _ 30분 나머지 30분 동안은 완성도가 낮은 팀의 작품을 먼저 골라 다 같이 문제해결을 위한 토의를 시작한다. 이때 완성도가 높은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문제해결방법을 제시한다. 물론 정답이 아닐 때가 많다. 이럴 때는 교사가 “이럴 경우 문제가 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라며 모든 학생에게 질문을 던지고, 각자의 생각을 서슴없이 제시하면서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조력한다. 또한 학생들이 제시한 의견의 장점과 기발성, 참신성 등을 칭찬하고 격려한다. 이런 과정으로 2∼3개 팀을 진행하면 학생들은 자기 팀의 작품에 대한 문제점과 문제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1교시 체험시간을 거치는 동안 학생들은 비록 작품을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의미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또한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을 즐길 줄 알게 되며, 뭔가 직접 해냈다는 성취감을 만끽하게 된다. 탐구시간 3단계 : 작품 속에 숨어있는 과학적 원리 탐구하기 _ 20분 2교시에는 작품 속에 숨어있는 핵심적인 과학적 원리를 20분 정도 간략히 소개한다. 4단계 : 원리를 이용한 제품 50가지 소개하기 _ 30분 원리 이해를 마친 후에는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제품 50가지 정도를 PPT 영상으로 보여준다. 각각의 제품이 어떤 목적으로 발명되었고, 발전 원리는 어떤 것인지 다 같이 토의하면서 진행한다. 2교시 탐구시간은 과학적 원리가 응용되어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살펴보면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기 위한 시간이다. 실제로 STEAM by RSP 수업 결과 매년 많은 학생이 각종 창의 및 발명대회에서 입상하고 있으며, 졸업할 때까지 최소 1개 이상 특허출원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학교에서 기업과 기술을 거래한 실적은 4건이고, 그중 상품화 된 것은 2건이다. 토의 · 발표시간 5단계 : 팀별로 아이디어 고안하기 _ 30분 2인 1조로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제품 아이디어를 고안하도록 한다. 인터넷을 활용하여 자료 수집을 하거나, 상호토론을 통해 최종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한다. 도출된 아이디어는 화이트보드에 도면으로 작성하고, 발명 동기와 발명 내용, 기대효과 등의 내용을 작성한다. 6단계 : 팀별 발표(영어 우리말) 및 질문하기 _ 20분 아이디어 작성이 끝나면 7개 팀에게 각각 1분씩 발표시간을 준다. 2명이 서로 번갈아 가며 한 명은 영어로, 다른 한 명은 우리말로 발표한다. 물론 영어가 서툴러서 구글번역기를 사용하기도 하고, 학생 수준에 따라서 콩글리시와 바디랭귀지로 의사전달을 시도할 때도 있다. 하지만 영어 실력보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데까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생각을 풀어 놓는다는 것에 자체가 교육이다. 발표가 끝나면 각 팀당 2분씩 질문시간을 준다. 교사는 학생들이 부정적 내용의 질문이나 상대를 폄하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지도한다. 또한 가장 기발하고 창의적인 질문이나 답변에 대해서 격려하고, 개선 방향을 조언한다. 학생의 아이디어가 충분히 시장가치가 있고 향후 관련 분야에 관해 더 많이 공부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생각하게 만드는 교육, 이것이 수업의 키워드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시(市)에서는 9월 신학기부터 유치원에서 영어와 불어 이중 언어교육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캐나다 오타와-칼튼 교육위원회는 최근 유치원 주니어(초기 1년)부터 영어와 불어를 50%씩 균등하게 가르치기 위해 불어 교육 시간을 하루 20분에서 150분으로 대폭 늘리기로 합의했다. 지역 내 유치원에서 불어 교육 희망자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역 내 가톨릭교육청 관할 유치원에서는 이미 영어·불어 두 언어에 대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유치원 시니어(2년) 과정에서 불어 몰입반에 참여하는 학생도 과반에 이르고 초등 4학년에서는 그 비중이 80%에 달하는 등 불어 교육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어서다. 영어 교육 부실을 우려하는 일부 학부모의 반발도 있었지만 70%에 달하는 학부모가 이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와 스페인어가 중심이 되고 있는 북아메리카에서 불어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지만 캐나다 불어권의 ‘불어 지키기’ 정책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불어는 연방 정부에서 독립을 꾀하는 퀘벡주의 공식 언어지만 영어권인 온타리오주에서도 인구의 4.8%인 58만 2000여 명이 불어를 쓴다. 특히, 수도 오타와에만 불어 인구가 14만3000여 명 거주하고 있어 온타리오주 내 타 지역과는 달리 불어 교육이 공교육의 주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런던을 위시한 여타 온타리오 영어권 학교에서는 불어수업을 4학년 때 필수 교과로 시작해 9학년(고교 1학년)에 교육을 마친다. 그러나 오타와에선 현재도 유치원에서 매일 20분, 1~3학년은 매일 40분씩 불어 수업을 받고 있다. 오타와-칼튼교육청은 “불어가 중요함에도 이민자나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은 불어 몰입반을 수강하는 비중이 적어 상위 학교에서나 사회 진출 시에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유치원부터 불어 기초 교육을 강화해 기회의 평등을 꾀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종종 엘리트 교육이라고 비판받는 캐나다의 불어 몰입교육은 1980년대 도입된 이후 1990년대까지는 정체를 면치 못했다. 그러다 점차 불어 구사 능력이 구직에 경쟁력 있는 요소로 인식되면서 최근 들어 중산층 가정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오타와 지역에서 유치원 2년생과 초등 1학년의 불어 몰입반 비중은 2009년만해도 절반이 되지 않았으나 2016년 현재 68%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고교 진학 시기가 되면 오히려 불어 몰입반 비율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모순된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불어 몰입반 학생이 대거 영어 중심 학교로 선회하고 있어 캐나다 전역에서 불어 몰입반 학생이 10%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소수에 그친다는 것이다. 아무리 불어가 중요하다고 해도 영어가 대세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캐나다의 영·불 이중 언어 사용 인구는 2001년 10.3%였으나 2011년엔 9.7%로 하락했다. 불어 몰입교육으로 이중 언어 사용자가 가장 많은 15~19세 연령층에서도 같은 시기 사용자 비중이 15.2%에서 11.2%로 줄었다. 반면, 불어권인 퀘벡 지역의 영어 이중언어 구사자는 1961년 25.5%에서 2011년엔 42.6%로 크게 늘었다. 복합적인 상황이지만 조기 언어 교육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오타와 외의 다른 교육청에서도 유치원의 이중 언어 교육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가 최근 초등 고학년을 위한 영문법 교재 ‘EBS 기초 영문법’과 초등 고학년 및 중학생 대상 소프트웨어 교재 ‘Hello! EBS 소프트웨어’를 출간했다. ‘EBS 기초 영문법’은 대다수 초등학생이 중학교 진학 후 영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데 착안했다. 중학교 영어 수업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문법과 단어를 미리 살필 수 있다. 친숙한 캐릭터를 내세워 문법 용어를 설명하고 실생활 대화를 통해 배운 내용을 적용하도록 구성했다. EBS 초등·중학 사이트에서 무료 강의도 들을 수 있다. ‘Hello! EBS 소프트웨어’는 정규 교과목으로 지정된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을 반영해 총 2권으로 개발됐다. 1권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본 이론을 생활과 연결 지어 설명했고, 2권은 소프트웨어의 핵심인 코딩을 실전처럼 연습하며 학습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교재와 함께 방송강의, 상호학습이 가능한 이러닝(e-learning) 프로그램, 교수 학습 자료 등이 제공된다.
사법‧교육개혁…제도 바꿔야 불공정 해소할 수 있어 법‧조례 만들기보다 ‘스승 존중’ 풍토 조성이 먼저 ‘내 교육철학이 아이 인생 바꾼다’ 사명감 가졌으면 하창우(62)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자신을 ‘노력파’라고 칭했다. 경남 남해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초등 5학년 때 부산으로 유학을 떠났고 경남중‧고교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그는 “집안 배경도, 타고난 머리도 아닌 노력으로 한 단계씩 올라 왔다”며 지금의 자리까지 자신을 지탱해준 것은 ‘예의’나 ‘인간의 도리’ 같은 학창시절 스승의 가르침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사법시험 존치나 전관예우 타파 등 사법개혁을 강력하게 주창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실력에 맞게 정당한 대우를 받는 사회가 바로 ‘공정사회’이며 양극화 해소의 지름길이라는 믿음에서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하 회장은 내내 흐트러짐 없이 꼿꼿한 모습이었다. 신중하면서도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거침없는 언변’에선 뜨거운 열정과 의지가 엿보였다. -오늘자(29일) 뉴스에도 정치인‧법조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로스쿨 청탁 관련 뉴스가 나왔다. ‘로스쿨은 금수저를 위한 제도’란 말이 나올 정도다. “입학 면접부터 부모의 배경으로 당락이 좌우되고 있다. 비싼 학비 또한 금수저‧흙수저론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사법시험은 1963년 도입 이후 50년 넘게 실시되고 있지만 공정성에 대한 시비는 없었다. 그런데 로스쿨은 입학부터 심각한 불공정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대한변협의 입장은 ‘사법시험’과 ‘로스쿨’ 두 제도를 병행시키자는 것이다. 사법시험 존치로 로스쿨의 불공정성을 견제‧보완하고 시험 횟수를 제한해 오랜 시험 준비로 양산되는 소위 ‘고시낭인’ 현상도 막자는 얘기다. 사법시험은 국민들에게 ‘공부 열심히 하면 출세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사회 계층이동의 사다리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제도를 없애버리면 부의 세습, 가난의 대물림 현상을 막기 힘들어진다.” -전관예우 타파도 같은 맥락인가. 사무실 입구에 ‘전관비리신고센터’ 현판이 걸려있는 것을 봤다. 성과는 어떤가. “지난해 개소했는데, 신고가 상당히 들어온다. 우리나라 사법신뢰도는 OECD 42개국 중 39위로 바닥 수준이다. 전관비리 근절을 위한 창구를 과감하게 마련했다는 데 국민들의 호응이 있었던 것 같다.” -법조계 내부 저항도 있었을 텐데. “고위직일수록 심한 편이었지만 연수원 출신 젊은 변호사들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교육양극화에 대한 생각은. “교육에 편법적인 제도가 너무 많아서다. 예를 들어 과거 입시 제도를 폐지하면서 인재교육이 어려워지자 외고나 과학고가 등장했다. 그런데 영어 잘하고 과학 잘하는 학생들을 배출한다기보다 어느 학교가 서울대를 제일 많이 보냈냐는 식의 과거 일류고교와 같이 변질된 거다. 변칙적인 교육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편법이 없어야 교육양극화도 해소할 수 있다.”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제도와 의식을 바꿔야 한다. 학교는 단순 지식 뿐 아니라 공동체 생활, 인간의 가치, 삶의 목표를 설정하는 배움의 장인데 현재의 학교는 이런 고민이 상실돼 있는 것 같다. 학원에서 다 배우고 학교에선 엎드려 자는 분위기에서 어떻게 교권을 확립 할 수 있겠나. 부끄러운 일이지만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공교육을 팽개치고 이렇게까지 사교육에 의존하는 나라는 없다. 학생과 교사의 인권이 충돌하는 현상도 조례나 법을 만들어 해결하려는 생각을 버렸으면 한다. 교사는 인생을 가르친다는 사명감을 갖고 학생‧학부모는 학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학창시절 가장 존경했거나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있나. “남해 이동초를 4학년까지 다녔다. 4학년 담임이었던 김우영 선생님과의 일화를 소개하고 싶다. 선생님께서 6개월 동안 방과 후에 수채화를 가르쳐주셨다. 그 때 이후 미술을 따로 배운 적도 없는데 중‧고교 때 사생대회에 나가면 항상 상을 받았다. 요즘은 취미삼아 스마트폰으로 바닷가 풍경, 거리 풍경 등을 그리는데, 지인들에게 보여주면 다들 잘 그린다고 칭찬한다.(웃음)” -그림 외에 선생님께 받은 영향이 있나. “당시 선생님은 학업보다도 그림이나 놀이를 통해 ‘인성교육’을 하셨던 것 같다. 그림뿐만 아니라 그분의 가르침이 평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래서 초등 때 교육이 중요한 것 같다. 어릴 때 스승으로부터 배운 인성이 훗날 나의 운명과 성공까지도 결정지은 것이다. 현재 우리 교육은 이런 부분이 메말라 있어 안타깝다.” -최근의 교권 추락 현상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교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한마디로 서글펐다. 선생님에게 폭언하고 폭행한다는 건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교권은 법 이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만 보면 존경받는 직업에는 ‘선생님’이 붙는다. 의사선생님도 그렇고 교수들도 서로를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나. 분명 ‘선생님’은 존경받는 직업이라는 의식이 사회에 뿌리내려 있고 실제로 존경받고 있다. ‘나의 교육철학이 한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사명감을 가지셨으면 좋겠다.” -대한변협과 교총이 운영하고 있는 ‘1학교 1고문변호사제’를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복안이 있다면. “나도 서울 수도여고 고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좋은 제도임에도 활성화가 잘 안 되고 있어 안타깝다. 학교장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고문변호사제를 신청하고 일 년에 한 시간이라도 고문변호사를 초청해 특강을 들었으면 한다. 법적 분쟁에 대한 해결방안도 좋지만 그가 걸어온 인생 이야기만 들려줘도 학생들에게 큰 감화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사들이 법조인을 꿈꾸는 제자에게 해줬으면 하는 말은. “먼저 왜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지 확실한 소신과 신념을 갖도록 도와줬으면 한다. 이제는 옛날처럼 소수 인원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가 넘쳐나는 보편화‧일반화 시대다. 법조인이 된다고 해서 반드시 권력과 부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자신이 배고프더라도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의지를 갖게 이끌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