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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파주지역의 미술교사들의 모임 NooN 회원(회장 박영일 중산고 교사)들이 3일부터 16일까지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중앙로 갤러리한에서 제19회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박승순 한빛고 교사(오른쪽 첫번째)가 혼합재료를 활용한 푸른색가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19회 NooN전'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중앙로 갤러리한에서 3일부터 16일까지전시되고 있다.김성로 저동중 교장(왼쪽 첫번째)이 혼합재료를 활용한 레드08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01 내가 자란 마을은 산으로 둘러싸여 바깥세상 물정조차도 돌아앉은 산골이었다. 그런지라 세상 말도 더디게 배웠다. 6·25전쟁 후 세상은 궁핍으로 가득 채워진 듯했다. 가난 속에서는 ‘듣고 배울 말’도 궁핍했다. TV는 아예 존재하지를 않았고, 라디오 방송도 수신 자체가 불가능했으니, 밖으로부터 들을 말이 없었다. 결핍 속에서는 ‘읽어서 배울 말’도 부족했다. 읽을 책이 없었다. ‘읽어서 배우는 말’이 산골 아이에게는 다가오지를 않았다. 그저 식구들 언어만 접할 뿐이었다. 사정이 그러하니 이른바 사회화된 말, 또는 문화적으로 진화된 말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나에게는 그런 게 내 습득의 마당 안으로 들어오지를 못했다.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 대여섯 살짜리 나로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말이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말이다. “우리 마을 대식이 아재가 대학에 떨어졌다.” 어린 나는 이 말을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대학이 높은 수준의 학교라는 것은 대충 알겠는데, 떨어지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아마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높은 데에 있는 학교일 수 있겠지. 그렇게 높은 곳에 있는 학교라면 경사가 심해서 떨어진 것인가. 아니면 대학의 문 앞에는 큰 낭떠러지가 있어서 그걸 떨어지지 않고 기어 올라가야 대학생으로 받아준다는 말인가. 여섯 살짜리 나의 추리는 그런 수준이었다. 표현된 말과 그것이 진짜로 나타내는 뜻 사이의 틈새를 내 소견머리로는 메꿀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정말 말로만 들어서는 그게 어떤 사태인지, 어떤 형용인지, 도무지 어림조차 잡히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 말을 맹탕 모른다고 할 수도 없었다. 아는 듯하면서도 모르는 말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그 말의 현장’을 꼭 내 눈으로 가서 보고 싶었다. 그래야 그 말이 이해될 성싶었다. 여섯 살 나는 ‘떨어지다’라는 말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알고 있다고 믿었다). 나 자신이 마루에서 떨어져 보았고, 나무에서 떨어져 다쳐 보기도 했기 때문이다. 떨어진다는 말을 나처럼 경험해 본 사람도 없을 거라고, 어린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떨어지다!’ 이 말을 내가 알고 있음을 나는 굳게 믿었다. 그런데 서울 가서 대학 시험을 치고 떨어져 마을로 돌아온 대식이 아재를 보는 순간 나는 혼돈에 빠졌다. 대식이 아재는 멀쩡했다. 떨어져서 다친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걷고 뛰는 것도 정상이었다. 내가 아는 ‘떨어지다’라는 말은 이제 더 나아갈 길을 잃었다. 나는 ‘떨어지다’가 추상화되거나 비유적으로 쓰이는 걸 알지 못하였던 것이었다. 이 말을 내가 확실히 안다고 나를 믿는 순간, 오로지 내가 아는 뜻으로만 이 말을 이해하려 드는 것이다. 이는 유아적 사고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요즈음 우리 사회는 ‘확증 편향(確證偏向)’의 징후들이 만연해 있다. 자신의 가치관·신념·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성향이나 사고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자신의 선입견을 확실히 증명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탐색하려는 경향이 늘어난다. 반대로 자신이 믿는 바에 반하는 정보들에 대해서는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으며, 되려 마주하게 되어도 외면한다(위키백과). 가치 갈등이나 이념 갈등이 점점 극단화하면서 생겨나는 닫힌 사고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아는 것만 정당하고 확실하다고 믿는 것이다. 내가 모를 수도 있다는 점은 애초에 차단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일말의 용서도 없다. 용서는커녕 마음속으로는 ‘학살 심리’ 비슷한 상태를 견지하는 것이다. 인터넷 안의 시국 이슈에 달린 네티즌들의 댓글들이 이를 웅변으로 입증한다. ‘대학에 떨어졌다’라는 말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던 대여섯 살 무렵 나의 사고 패턴과 유사하지 않은가. 어떤 말을 이해하거나 사용할 때, 오로지 내가 아는 의미 범주로만 그 말을 이해하려 하고, 그 뜻을 믿으려 하는 태도가 바로 확증 편향 아니겠는가. 확증 편향을 가지고 상대를 무조건 무시하는 사람은 ‘어른’이 아니다. 즉, 성숙한 사람이 아니다. 앎이나 생각이 자라나지 못한 어린아이의 사고와 다를 바 없다. 확증 편향의 사람들을 무시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확증 편향의 일종일까. 그런 딜레마에 우리 사회가 빠져 있다. 02 어린 내가 의문을 품었던 말이 하나 더 있다. 교회에서 자주 쓰는 말이었다. 예배에서 헌금을 드리는 순서가 되면, 목사님은 “하나님께 예물을 드리는 시간입니다”라고 했다. 또 “주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시기”를 기도하곤 했다. “이 헌금이 온전히 하늘나라를 위해 쓰이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여섯 살짜리 아이는 이런 말들을 모순 없이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일차원의 세계에서 이런 말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초월적이고 초능력적인 하나님의 존재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는 있어도, 의미의 자물쇠를 풀고, 스스로 의문 없이 온전한 이해를 하기에는 이런 말들이 신비해서 어려웠다. 아니 어려워서 신비했다. 소년의 궁금증은 주로 이런 것이었다. 헌금을 받아 가실 하나님이 교회에 언제 오시는가. 어떤 방법으로 받아 가시는지가 참으로 궁금했다. 헌금을 전달하는 분은 목사님인가. 아니면 하나님 스스로 가져가시는 건가. 기쁘게 받아주신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분은 기쁜 마음을 어떻게 표정에 드러내실까. 그리고 이 헌금한 돈은 이 지상에 있지 않고 정말 하늘나라에 보관하는 것일까. 하늘나라로 헌금을 옮길 때는 비행기로 옮기는 것인가. 구름 타고 옮기는 것인가. 하늘나라 어디에 보관하는 것일까. 하늘나라에서 돈 쓸 일은 어떤 일이 있단 말인가. 등등이 나의 관심사이었다. 나의 의문과 관심사는 그 누구도 해결해 주지 못했다. 왠지 이런 질문은 어른들에게 면박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헌금과 관련해서 교회가 사용하는 말은, 그 말을 온전하게 받아들이자면, 상당히 오랜 기간 영성의 수련과 학습을 요구하는 것이다. 교회의 관습과 풍속도 알아야 하고, 신을 언어로 섬기는 제도로서의 언어도 이해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성서적 해석의 오랜 전통과 그것을 개인의 신앙 체계 속에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헌금과 관련된 교회의 언어에 대한 궁금증을 어른들에게 물었을 때, ‘지금 설명해도 아직은 잘 모를 것이다. 차차 너도 자라면서 알게 될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점점 자라나면 자연스레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런 대답을 듣곤 했다. 대답의 공통점은, 말을 이해라는 데는 시간이 상당히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자라는 동안 무신론자가 된 사람은 이 어릴 적 헌금의 언어들이 말 그대로의 사실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으리라. 어른이 되도록 신앙을 잘 키워 온 사람은 그 헌금의 언어를 이해하는 종교적 합리성을 스스로 찾게 되었으리라. 이 모두는 인간의 삶에서 말을 공부하고 이해하는 과정들이다. 어느 쪽이 되었든 그런 앎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 안에는 어떤 세계가 있고, 그 세계 안에는 주체의 체험이 빚어내는 의미의 부화가 있었을 것이다. 또 어느 쪽이 되었든, 다른 반대쪽을 확증 편향처럼 무시할 수는 없다. 말은 존재의 집이라고 했던 어느 철인의 말을 굳이 갖다 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말을 안다는 것에는 이런 심오한 인식의 내공이 들어 있는 것이다. 03 ‘하나의 말을 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저 언어기호(記號)로서의 말을 안다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라면, 말 배우기가 얼마나 만만한 것이겠는가. 어떤 말을 문자 기호로 적을 수 있고, 문자 기호로 된 말을 읽을 수 있고, 그 뜻을 사전에서 찾아서 알 수 있는 것으로, 말 배우기를 다 했다고 하면,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만만한 과업이겠는가. 말을 배우고 이해하는 일은 만만하지 않다. ‘말을 안다는 것’은 말과 관련된 인간사(人間事) 세상사(世上事)를 안다는 것이다. 인간사 세상사를 한꺼번에 알기가 쉬운 일인가. 한도 끝도 없는 일이다. 죽을 때까지 배워도 다 배울 수 없다는 말이 바로 그 말이다. 내가 ‘떨어지다’라는 말을 제대로 체득한 것은 내 인생에 몇 번의 낙방(落榜)을 겪고 난 후이다. ‘너희들이 떨어지는 맛을 알아?’ 하는 경지에 들고서야 나는 ‘떨어지다’를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정현종 시인은 말한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나란히 병치시켜 본다. “말이 온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말이 거느린 인간사와 세상사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것이 오기 때문이다.” 말 가르치기, 말 수행하기의 중요함을 각성해 본다.
설레는 마음으로 교직에 첫발을 내디뎠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 차가 되어 1급 정교사 자격연수(이하 1정 연수) 대상자가 되었다. 짧은 교직생활동안 시행착오도 많았고, 슬럼프도 겪어보고, 행복하기도 했으며, ‘이게 내 길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좌충우돌하며 지냈던 것 같다. 1정 연수에 앞서 지난 3년 동안의 교직생활을 되돌아보며,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기도 하고, 그 고민을 가슴에 품고, 일말의 해답이라도 찾기 위해 3주간의 1정 연수를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던 1정 연수 1정 연수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먼저 연수를 받았던 선배 교사들에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은근 걱정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함께 연수를 받은 동료 교사들에게 부탁해 조사한 설문결과를 근거로 1정 연수에서 만족스러웠던 부분과 아쉬운 점, 그리고 개선방안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만남과 인연이다. 교직생활 중 참여하는 수많은 연수 중 ‘비슷한 교육경력’을 가진 교사들이 ‘오랜 기간 의무적으로 함께 받는’ 집합연수는 흔치 않다. 교사에게 있어 만남을 통해 각자가 가진 경험과 고민을 공유한다는 것은 ‘1+1=2’가 아닌 ‘1+1=∞’의 의미가 있기에 1정 연수에서 나와 비슷한 교육경력의 선생님을 만나서 인연을 만들고, 고민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었다. 둘째, 연수 교육과정과 배움이다. 3주라는 시간 동안 교육철학을 비롯한 새로운 교육동향·수업방식·생활지도 등 그동안 학교업무로 소홀히 했었던 교육이론들을 집중적으로 온전히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점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 고득점의 연수점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교사로서 스스로 발전을 위해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던 동료 교사들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 속에 깊이 남아있다. 셋째, 교육연수원의 지원과 친절함이다. 무더위 속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 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청의 세심한 노력도 감동적이었다. 선생님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커피를 비롯하여 아이스크림·과일 같은 간식을 제공하기도 했으며, 무엇보다도 연수생들의 입장에서 배려하고자 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연수원 직원분들의 친절은 1정 연수를 받는 내내 나름 활력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 그러나 아무리 만족스러운 연수였더라도 아쉬운 점은 역시나 있기 마련이다. 우선 ‘평가’ 문제이다. 1정 연수의 평가는 지필평가(논술형 20점·서술형 50점), 수행평가(개별 10점·분임 10점), 근태(10점)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대평가를 통해 순위를 매긴다. 학교현장에서는 경쟁을 통한 ‘줄 세우기’를 지양하라고 하면서 정작 선생님들에겐 상대평가로 줄 세우는 평가가 존재하는 한, 1정 연수의 의미가 아무리 좋더라도 교사들에겐 ‘필요악’이란 생각이 든다. 더구나 1정 연수 점수가 교감 승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앞으로도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 둘째, 일정이 너무 빡빡했다. 총 15일 94시간 36가지의 교과, 그리고 평가와 분임토의까지. 아침 9~10시에 시작해 오후 4~5시에 끝나는 일정은 1학기를 마치고 지쳐있는 선생님들에게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빡빡한 일정은 수업을 듣는 선생님들에게도 벅찬 일이지만, 강사들 역시 열정을 가지고 준비한 내용을 온전히 다 전달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었다. 셋째, 일부 강의의 경우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전문성 부족·시간 배분 실패로 강의가 용두사미로 끝나버리거나, ‘연수생의 학급운영 방식이 잘못되었다’라는 전제하에 자신의 강의 내용을 강요하거나 자기 자랑으로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가장 불편했던 것은 정치적 색채를 띤 강의였다. 왜 1정 연수에서 이런 것을 배워야 하는지, 어떤 의도로 이런 강의를 1정 연수 교육과정에 넣었는지 의문스럽기까지 했다. 꼭 필요했다면 왜 이 강의를 넣었는지 간략한 설명이 있었다면 이해하기 쉬웠을 것 같다. 또한 아동학대 예방교육·교권보호·교원단체의 이해·다문화교육·코딩교육 등 이미 원격연수나 지역교육청별 집합연수로 많이 접했던 내용을 굳이 빠듯한 연수 일정에 넣을 필요가 있나 싶었다. 넷째, 지켜야만 했던 기본적 에티켓이다. 연수생 대부분은 매우 열정적이고, 매우 우수했으며, 태도 역시 모범적이었다. 하지만 몇몇 연수생들은 자신이 먹은 간식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거나, 강의 내용보다는 시험출제 여부를 캐묻는 등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교사로서 ‘기본적 에티켓’을 지키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1정 연수 첫날, “선생님들께서는 비록 연수생 신분이지만, 학생처럼 행동하기보다 교사라는 마음가짐으로 연수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던 말이 그제야 이해가 됐다. 그렇다면 1정 연수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최근 1정 연수는 두 가지 이슈에 접해있다. 하나는 1정 연수 개선을 촉구하는 대자보이고, 다른 하나는 1정 연수 음담패설 논란이다. 전자가 1정 연수의 변화를 요구하는 연수생의 입장이라면, 후자는 강사의 자질문제라고 할 수 있다. 매년 여름과 겨울방학에 실시되는 1정 연수는 종료 후 연수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진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수년째 비슷한 불만과 개선요구가 이어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개선되거나, 또는 개선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사실이다. 만약 이런 점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면 앞으로도 제2·제3의 1정 연수 대자보나 음담패설 논란이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렇다면 1정 연수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첫째, 평가방법의 개선이다. 기존의 시험점수에 따른 줄 세우기 식 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 또는 P/F로의 전환이다. 개인적으로는 P/F가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굳이 평가해야 한다면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지필평가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의 평가방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물론 1정 연수점수가 교감 승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다수 선생님의 요구이기도 하다. 둘째, 연수 일정 및 내용의 간소화이다. 장황한 백화점식 연수에서 탈피, 선택과 집중을 통한 간소화가 필요하다. 교사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뭔지를 핵심적으로 다룸으로써 내용은 간소화시키되 양질의 연수를 실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내용 간소화가 어렵다면 선택과목을 다양화함으로써 대학 강의 방식으로 수업을 골라 듣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인다. 또한 모든 내용을 집합연수로 진행하기보다는 일부 교육청의 사례처럼 학기 중 또는 주말을 이용하여 강의를 진행하거나 원격연수로 전환하는 등 연수 일정을 줄여가는 방안을 강구해 봐야 할 것이다. 3주간의 1정 연수를 받고 나면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개학을 맞게 되기 때문에 교사의 재충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다. 셋째, 강의의 질과 전문성 있는 강사의 확보이다. 교육은 교육 그 자체로도 의미 있지만, 교육과 연관된 다양한 환경들을 이해하는 것 또한 교사가 더욱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지역과 직업에 관계없이 양질의 강사를 섭외하고, 학교 밖 전문가들도 강사로 섭외한다면 다양한 시선으로 교육을 바라보고, 생각할 기회가 될 것이다. 넷째, 1정 연수 이외의 정기적 연수가 필요하다. 다수의 선생님은 1정 연수 경험이 소중하고, 의미가 깊은 만큼 이러한 연수가 교직생애주기에 정기적으로 제공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줬다. 최소한 5년 단위로 1정 연수처럼 진행하되, 강제성 띠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학교현장에서 교사학습공동체와 같은 모임을 통해 끊임없이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방법도 있겠지만, 학교상황에 따라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의 희망, 열정 있는 선생님들이 있기에 누가 뭐래도 1정 연수는 교직생애주기를 통틀어 교사 개인에게 큰 전환점이기도 하고, 이 연수를 통해 교사로서 교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을 만큼 큰 의미가 있다. 이미 나 자신은 1정 연수를 들어오기 전에 스스로 고민했던 수많은 것들을 해결하기도 했고, 앞으로도 더 교사로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열정이 생겼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번 연수를 통해 열정을 가진 수많은 선생님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1정 연수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비록 1정 연수의 현실이 녹록지는 않지만, 열정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했던 지난 3주간의 시간은 ‘우리 함께 성장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끝으로 이번 1정 연수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 열정 넘치는 충남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와 함께 현장에 돌아가서도 지금의 열정 오래도록 간직하며 힘냈으면 좋겠다. 오늘도 이 땅에서 우리 교육을 위해 애쓰시는 모든 선생님 화이팅!
“선생님들은 더 편해지실 겁니다. 학생과 학부모는 더 많은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됩니다. 교사들이 가르치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교육행정의 자동화·간소화를 통해 편의성을 높여나갈 생각입니다.”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KERIS)은 새교육과 가진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현재 개발 중인 4세대 나이스와 에듀파인을 설명하면서 ‘분명 달라진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세대 나이스가 현장에 적용되는 2022년 3월부터는 간단한 출결상황은 모바일로 입력이 가능하도록 해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우리 교육이 변환기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능형학습분석, 빅데이터 분석기반 교육현안 지원, 에듀테크 RD 등에 중점을 두고 미래인재양성의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육을 통해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학생들의 학습지원은 물론 정서적 어려움까지 고민을 해결해 주는 시스템 개발에 나설 계획도 덧붙였다. AI에 의존한 교육으로 교사의 입지가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AI의 도움을 받아 교사는 지식촉진자가 아닌 진정한 교육촉진자로 거듭날 것임을 강조했다. 행정가·정치인·교수 등 각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해온 박 원장은 한국 교육이 발전하는데 KERIS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박 원장과 일문일답이다. 취임 100일이 지났다. 소감은? “과학기술이 교육 속으로 들어오면서 우리 교육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 이상 교육이 전통적 관념에 머물러 있을 수 없게 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점에서 KERIS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느끼고 있다. 4세대 나이스 개발·보급과 에듀파인 유치원 확대, AI 맞춤형 학습플랫폼 구축 등 정말 해야 할 일이 많다.” 4세대 나이스가 2022년부터 적용된다. 교사 중에는 “또 바꾸냐”는 지적이 있다. “그런 말씀 하실 수 있다. 그러나 막상 4세대 나이스가 적용되면 교사들의 행정업무가 줄어들고 편의성은 더욱 향상됐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필요한 정보만 입력하면 쉽게 보고서나 도표 등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국정감사 등 외부기관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한 업무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또 지금까지는 PC로만 나이스 입력이 가능했는데 앞으로는 출결과 같은 간단한 정보는 모바일 입력이 가능해진다. 클라우딩·빅데이터·블록체인에 이르기까지 신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교사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의 활용 편의성을 극대화하려 한다. 무엇보다 사용자인 교사들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반영하기 위해 교원단체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에듀파인도 새롭게 보강되는 거 같은데. “사실 우리가 가장 긴장하는 업무는 에듀파인이다. 당초 차세대 에듀파인 개발에 유치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사립유치원 사태를 겪으면서 유치원까지 에듀파인을 확대하게 됐다. 유치원에는 처음 시행하는 것이니만큼 실수가 없도록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KERIS의 강점은 우리 교육에 대한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데이터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면 굉장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매우 중요한 문제다. KERIS는 많은 데이터 가지고 있는데 그걸 제대로 쓸 수가 없다. 학생에 대한 각종 정보는 법적으로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야 사용할 수 있다. 또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비식별화 조치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러다 보니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노후 기자재 교체 시기 및 소요비용을 예측, 교육재정 효율화에 기여하고 교육정책이 데이터에 기반해 수립·추진될 수 있게 하겠다. 아울러 기존의 EDS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 축적된 데이터를 이용해 AI 지능형 맞춤형 학습플랫폼 구축을 준비 중이다. 내년 3~4월에는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소위 'AI 교사'가 등장하면 기존 교사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는 건 아닌지. “교사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가르치는 존재’였다면 앞으로는 촉진자 역할이 더 중요하게 된다.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는 말처럼 교사는 학생을 컨설팅해주고, 학생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촉진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티처’에서 ‘에듀케이터’로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적응해야 한다.” 디지털교과서는 어떻게 되는가?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들어간 지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디지털교과서의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많다. 지금은 디지털교과서의 진로에 대해 냉정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디지털교과서에 다양한 콘텐츠를 붙이고 AR·VR 같은 시스템을 접합시켜줘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한 거 같다. 연내 디지털교과서 개발 및 보급을 확대시켜 나갈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릴 생각이다. 무조건 밀어붙이기보다 한 발짝 물러서서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할 때가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 위기라고 하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령인구 감소는 ‘개별화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KERIS가 운영하는 e학습터·위두랑 서비스 연계를 통해 학습활동 데이터를 수집·분석·결과를 제공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의 교과별 내용 체계·성취기준 등을 분석해 수준별 학습 지원 및 개인별 처방을 위한 디지털학습자원지도(learning map)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에듀테크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현재 에듀테크 시장은 사교육 분야에 집중돼 있다. 앞으로 민관산학 협력을 기반으로 교사 수업지원·업무경감·교수학습지원 등 지속가능한 생태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국내 에듀테크 관계자들이 학교현장과 소통하는 기회를 확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는 에듀테크 기업들의 규제 개선을 위한 법령 검토와 함께 에듀테크 스타트업 발굴, 지원을 위한 해커톤 등의 행사를 연내 추진할 예정이다.” 임기가 끝난 3년 뒤 어떤 원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원장에 취임한 뒤 놀란 게 하나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이스는 알아도 그것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KERIS는 모르더라. 누구는 학술원으로 부르고 어떤 이는 국정원처럼 정보원장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모든 국민들에게 KERIS란 이름을 확실히 기억할 수 있게 하고 싶다. 올해가 KERIS 출범 20년이다. 우리 기관의 정체성과 비전도 새롭게 정립해 나갈 생각이다.”
동신대학교가 올해로 개교 32주년을 맞았다. 지난 1987년 포항공대와 함께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사립 공과대학으로 출발한 동신대는 취업에 강한 실용학풍과 연구중심 대학을 통해 전남·나주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최일 동신대학교 총장은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방대학은 지역과 밀착해서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한다. 지역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우수한 인재를 공급하고 그들이 지역에 안착할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신대가 지역발전을 이끌어 가는 선도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맹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동신대가 위치한 나주는 한국전력공사 이전을 계기로 에너지밸리 조성이 추진되는 전남의 산업 핵심기지다. 이런 지역적 특성을 이용, 최 총장은 나주혁신도시 내 16개 공공기관이 2022년까지 신규 채용인원의 30%를 지역인재로 선발해야 하는데 이 중 최소한 5%를 동신대학교가 차지하겠다는 목표로 수준별 취업 특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신대 총장에 취임한 그는 지난 2014년부터 4년간 목포대학교 총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여러 대학에서 영입제의가 있었지만, 지방사립대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열망에서 동신대를 선택했다. 그의 가장 큰 소망은 동신대가 지역에서 사랑받고 인정받는 대학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것. 머지않아 지방대학이란 한계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시대를 주도하는 경쟁력 갖춘 명문대학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총장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꼭 해보고 싶은 것과 해야 할 과제를 정했나. “지난 1년, 사립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또 사회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 공급 대학으로 도약하는 시간이었다. 중장기 발전계획인 ‘비전 2030’을 수립해 동신대의 지향점을 모색하고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대학교육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 대학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학 브랜드가치와 행정·재정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이 저로 하여금 신나게 일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지역과 함께 세계로 전진하는 교육중심대학’을 강조했다. 추구하는 모델은 무엇인가. “동신대는 중규모의 학부교육 중심대학으로서 지역 밀착대학, 실무형 교육중심대학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국가, 나아가 인류사회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각각의 학생을 실천적 도덕성·융합적 전문성·도전적 창의성을 갖춘 ‘Together형 인재’로 키울 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화(글로벌 캠퍼스 구축), ▲연구(지역 전략산업 중심 미래기술 개발), ▲교육(학생 성공을 위한 교육), ▲지역 및 산학협력(상생 발전을 실현하는 열린 대학), ▲경영 및 인프라(대학 브랜드 가치 제고) 분야 핵심 가치 실현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수립했다.” 학문연구과 교육방법 측면에서 혁신적인 특성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학문분야 특성화는 △에너지 신산업 △천연물 바이오 △사회서비스 분야 등 지역의 산업과 궤를 같이한다.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서 지능형 에너지·스마트 에너지·에너지-ICT·에너지-SW 융합분야를 특화하고 있다. 천연물 바이오분야에서는 한의과대학을 중심으로 한·양방 통합의학을 포함한 통합의료산업과 천연물 소재 의약화 산업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생물산업은 국가 신성장동력 전략산업이자 전라남도의 4대 미래 먹거리산업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은 고부가가치 천연물 소재를 발굴하고 생물천연물 산업을 이끌어갈 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사회서비스 분야는 고령화에 대비, 보건복지대학·사회문화대학을 중심으로 건강·안전·문화에 초점을 맞춘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교육방법의 특성화로는 건전한 품성을 가진 지성인을 양성하는 인성교육,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 창의융합교육, 기본에 충실한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한 활동 및 실천중심교육, 글로벌 역량교육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한전공대의 설립이 확정됐다. 지역산업과 대학에 미치는 영향은. “저는 지역과 대학이 동반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한전공대는 단순한 대학이 아니라 에너지밸리 활성화를 견인할 RD 기관이다. 세계적인 연구자들이 나주로 몰려들었을 때 에너지밸리에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들어오고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다. 에너지밸리에서 한전공대가 담당할 역할이 있고 동신대의 역할이 있다. 중견기업들의 산업생산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인력공급을 동신대가 담당하게 될 것이다. 교육부의 PRIME 사업을 수행하며 8개 전공의 에너지융합대학을 신설해 신산업 인력공급을 위한 기초 작업도 완료했다.” 지방대학이 위기라고들 하는데 동신대는 오히려 에너지가 넘친다. “지역 발전이 없으면 대학 발전도 불가능하다. 지방대학은 수도권 대학보다 훨씬 더 혹독하게 노력하며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는 지역발전 전략과 대학의 특성화 전략이 맞아 떨어지고 있고, 구성원들이 일치단결해 준비하고 있다. 지역에 필요한 인재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안착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동신대를 둘러싼 여건이 좋고 구성원들의 열정과 참여도 높아 두려움이 없다.” 취업률이 70%를 넘는다. 비결이 뭔가. “산업 기반이 취약한 지방대학에서 졸업생 10명 중 7명이 취업한다는 것은 구성원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실이다. 교육중심대학·취업중심대학을 지향하며 실무·실전 중심, 사회수요·학생 중심으로 교과 개편을 꾸준히 단행해 왔다. 지금은 취업의 질적 수준을 높임으로써 학생 성공시대를 열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로 손꼽히는 혁신도시 내 16개 공공기관이 2022년까지 신규 채용인원의 30%를 지역인재로 선발해야 하는데 이 중 최소한 5%를 동신대학교가 차지한다는 목표로 수준별 취업 특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학과별로 우수 취준생 800여 명을 선발해 전공 관련 중견 기업 취업과 자격증 취득을 독려해 학생 및 학과경쟁력을 높이고,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취업 및 공무원 준비생 150명을 선발해 집중 교육한다. 이 가운데 실력이 뛰어난 10명을 대상으로 ‘DS Star 프로그램’을 추진해 글로벌 기업 취업과 7급 지역인재 공무원 준비에 전념하도록 파격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대학의 실용적 학풍과 공기업 이전 등 주변 여건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공기업 이전이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가시권 내에 뚜렷한 목표가 생기면서 학생들의 태도와 자신감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건축공학과의 경우 최근 건축기사 2차 시험에 9명이나 합격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합격자를 냈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 대학의 힘이다. 전기공학과도 80명 이상이 한전에 취업했고 기회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취업의 질을 높이면 지방대학으로 향하는 지역 인재들의 물꼬가 트일 것이다. 우리 학교는 지난 1987년 개교 당시 우리나라 동쪽에는 포항공대, 서쪽에는 동신공과대 두 곳이 설립 허가를 받았다. 동신대의 실용적인 학풍은 공과대학에서 출발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동신대는 내실에 비해 그동안 저평가됐다는 생각이 든다. “수도권 대학 중심 사회에서 지방대학이 안고 있는 한계이기도 하고 지역 발전과 연계된 측면도 있다. 대학마다 각자의 역할과 특성이 있다. 특히 지역을 리드해가는 지역 대학은 고유의 역할이 더욱 선명하다. 그런데도 각 대학의 특성을 무시하고 하나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대학들은 지금 살아남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이 비전과 성과를 보여주고, 학생 성공시대를 만들어간다면 지방대학의 미래도 밝다.” 대학마다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국립과 사립이 25대 75의 비율로 사립 의존도가 높은데도 사립에 대한 시각이 상당히 왜곡돼 있다. 10년째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재정적 한계에 봉착했는데도 국가장학금을 제외한 정부의 고등교육 지원규모는 오히려 감소했다. 정부가 예산지원을 통해 대학을 통제하거나 간섭하기보다는 대학이 자기 역할을 잘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재정지원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재정적 어려움에도 불구 장학금 혜택이 많다고 들었다. “국가재정지원사업을 다수 수행하면서 받은 지원금을 토대로 재학생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장학금을 더욱 확대했다. 재학생 1인당 장학금이 2011년도 170만 원에서 2018년에는 404만 원으로 급증했고,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이 2017년 61.7%에 달해 사실상 반값등록금을 실현했다. 학생들이 등록금 걱정 없이 자신의 꿈과 미래를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탄탄한 토대를 구축했다고 자부한다. 2020학년도 신입생도 수능 4개 영역 평균 6등급까지 면학장학금과 학습보조비를 받는다. 4개 영역 평균 3.75등급 이내 학생에게는 4년간 8학기 등록금 전액 감면과 최초합격자 학기당 50만 원 학습보조비를 4학기 동안 지급한다.” 9월부터 2020학년도 수시모집이 시작된다. 올해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 “2020 수시모집을 통해 전체 모집인원 1,645명 중 1,573명(95.6%) 선발한다. 올해 입시에서는 지역인재전형 비중을 확대해 광주·전남·전북지역 학생들의 입학기회를 확대하고, 면접평가를 실시한다. 지역인재 1·2전형에서는 한의예과·간호학과·물리치료학과를 제외한 모든 학과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동신대를 희망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사춘기를 겪으며 한때 방황하고 고민하던 학생들도 대학에서 얼마든지 자신의 길을 찾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그동안 동신대는 성과를 통해 증명해왔다. 어떠한 학생도 졸업할 때는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로 키워내는 게 대학 교육의 힘이다. 동신대는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교육에도 주력해 진정한 인재를 만들어내는 대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구태의연한 기준에서 벗어나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 실질적인 교육성과를 보고 선택한다면 후회없는 인생을 찾을 것이다.”
출근길, 서울 성공회성당 화단 등 여기저기에 과꽃이 탐스럽게 피었다. 과꽃은 국화과 식물로, 원줄기에서 가지가 갈라져 그 끝마다 한 송이씩 꽃이 핀다. 한여름에 꽃이 피기 시작해 초가을까지 볼 수 있다. 꽃 색도 보라색에서 분홍색, 빨간색, 흰색까지 다양하다. 국화과에 속하는 풀들은 대부분 여러해살이풀인데 과꽃은 독특하게 한해살이풀이다. 누나의 따뜻한 손과 같은 꽃, ‘과꽃’ 과꽃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정감이 가는 꽃이다. 어릴 적 고향에서는 과꽃을 맨드라미·봉선화·채송화·백일홍 등과 함께 화단이나 장독대 옆에 심었다. 과꽃을 보면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라는 가사가 나오는 동요 ‘과꽃’이 떠오른다. 2004년 타계한 아동문학가 어효선이 쓴 동시에 곡을 붙인 노래다. 그래서인지 나태주 시인은 “과꽃 속에는 누나의 숨소리가 들어 있다”고 했고, 누구는 과꽃을 “누나의 따뜻한 손과 같은 꽃”이라고 했다. 동요 ‘과꽃’ 외에도 과꽃이 나오는 문학작품은 많다. 박경리의 토지에서 최참판댁 입구에도 ‘대문간에 이르기까지 길 양편에는 보랏빛, 흰빛, 그리고 분홍빛의 과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양현은 이 과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 섬진강에 던지며 죽은 엄마 기화(봉순이)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16권). 봉순이는 서희가 간도로 떠난 후 실의에서 빠져 아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어린 딸 양현을 남기고 섬진강에 몸을 던졌다. 과꽃이라는 이름의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과부꽃’에서 나왔다는 견해가 있다. 이 꽃이 과부를 지켜 주었다는 꽃 이야기가 전해 오기 때문일 것이다. 옛날 백두산 근처에 추금이라는 과부가 살았는데, 그 집에는 남편이 생전에 정성스럽게 가꾼 과꽃이 가득했다. 그런데 중매쟁이 할멈이 끊임없이 재혼을 설득하자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즈음 남편이 꿈속에 나타나자 과부는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과꽃을 소중히 가꾸며 살았다는 이야기다. 과꽃은 원래 북한 함경남도에 있는 부전고원과 백두산·만주 일대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자생지가 옛 고구려·발해 영토와 비슷하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몇 년 전 쓴 글에서 “과꽃이 고구려와 발해가 기개를 드높이던 우리 땅에서 자라는 식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자생종 과꽃은 진한 보랏빛이고 홑꽃이라고 한다. 그래서 과꽃의 한자 이름은 벽남국(碧藍菊)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과꽃은 대부분 겹꽃이다. 중국 쪽 백두산 근처에서 자생하는 과꽃을 보았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야생화 사진작가 김정명 씨는 “2015년 8월에도 연변 부근에서 지천으로 피어난 토종 과꽃을 보았다”며 “개량종과 달리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것이 꽃 맛이 뭔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다”고 했다. 그는 “토종 과꽃 씨앗을 받아와 심어 보았는데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식물이라 그런지 잘 자라지 않았다”고 했다. 고향으로 되돌아 온 토종꽃, 과꽃·미스김라일락·섬초롱꽃 우리가 흔히 보는 과꽃은 토종 과꽃을 유럽과 일본 등에서 원예종으로 개량한 것이다. 프랑스 신부가 1800년대 초 과꽃을 보고 반해 씨를 유럽에 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개량종 과꽃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 다시 고향인 한반도까지 찾아온 것이다. 이처럼 과꽃은 우리나라 원산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심고 있는 식물 중 하나다. 화단에 흔한 원예종 꽃 중 거의 유일하게 원래 우리 토종인 꽃이기도 하다. 우리가 관심을 안 두는 사이 외국에 나간 식물은 과꽃만이 아니다. 라일락 중에서 1m 정도의 수형(樹形)에다 진한 향기를 지녀 조경용으로 인기인 나무가 있다. 미스김라일락인데, 1947년 미군정청 소속의 식물채집가 엘윈 미더(Meader)가 북한산 백운대 부근에서 털개회나무 씨를 채집해 가져가 개량한 품종이다. 그는 1954년 이를 조경수로 내놓을 때 한국에서 가장 흔한 성을 따 이름을 지었다. 이 나무는 미국 라일락 시장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1970년대부터 우리나라도 역수입했다. 우리에게 토종 털개회나무가 있는데 미국에서 개량한 미스김라일락을 심는 것이다. 구상나무는 한라산·지리산·속리산·덕유산 등 해발 500m 이상 고지대에서 자라는 상록침엽수다. 잎 뒷면이 흰색에 가까워서 멀리서 보면 나무가 은백색으로 보여 아름답다. 학명(Abies koreana)에도 ‘코리아’가 들어 있고, 영문 이름이 ‘Korean fir(한국 전나무)’인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그런데 1900년대 초 이 나무 종자가 해외로 반출된 이후 서양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기후변화 탓에 상당수가 말라 죽으면서 멸종위기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주요 자생지인 한라산과 지리산의 구상나무는 이미 25%가 말라 죽고, 남아있는 나무 상당수도 고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상나무의 고사 원인도 기후변화로 추정하고 있을 뿐 아직 명확하게 나온 것도 없다. 울릉도 특산이지만 이제는 서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섬초롱꽃은 연한 자주색 바탕에 짙은 반점이 아름다운 꽃이다. 이 섬초롱꽃도 외국에서 개량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냥 초롱꽃은 기다란 종 모양의 꽃이 유백색인데 섬초롱꽃은 분홍색이며 섬초롱꽃은 꽃잎에 짙은 반점이 가득한 것이 차이점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초롱꽃은 줄기에 털이 많은 반면, 섬초롱꽃은 털이 없어 매끈하다는 점이다. 참나리·하늘말나리·털중나리 등 우리 자생 나리들도 서양으로 반출되어 백합을 다양하게 개량하는 데 쓰였다. 우리는 이런 백합 구근(球根)을 많은 돈을 지급하면서 수입하고 있다. 다른 비비추와 달리 꽃대 끝에서 꽃잎이 360도 빙 돌려나는 흑산도비비추도 1980년대 중반 배리 잉거라는 미국인이 흑산도에서 가져가 ‘잉거비비추’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이처럼 수많은 우리 꽃들이 고향을 떠나 머나먼 타지 화단과 정원에서 피고 지고 있다. 그나마 우리 꽃들이 외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아야 하는 것일까. 이 글을 쓰기 위해 과꽃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보라색·분홍색 혀꽃(설상화)에 노란 중앙부를 가진 꽃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며 핀 것이 참 예쁘다. ‘꽃 맛’을 느끼게 해 준다는 토종 과꽃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백두산 근처에서 피어나는 토종 과꽃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
전쟁이라면 전쟁이다 경제전쟁. 위기라면 위기고 기회라면 기회다. 일본이 수출을 금지한 반도체 소재 중 상당수는 이미 국내 기업들이 만들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등 우리 대기업들이 마뜩잖아서 믿을 수 있는 일본 기업들의 수입선에 의존해왔을 뿐이다. 우리 소재기업들에게는 이들 첨단 소재를 개발·양산할 절호의 기회다. 이번 일로 우리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들이 근본적으로 흔들릴지, 아니면 우리 중견 소재기업들이 제대로 된 양산의 기회를 갖고 급성장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누구의 경제력이 더 강한가? 이 싸움이 ‘경제전쟁’이라면 두 나라 경제규모를 한번 따져보자. 세계 3번째 경제대국(G3)과 싸움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는지 가늠해 봐야 한다. 전력 분석. 가장 기본적인 지표는 GDP(그 나라 안에서 1년 동안 얼마나 생산됐는가를 알아보는 지표)다. 우리의 1년 GDP는 1조 6천억 달러 정도 된다. 일본은 5조 1천억 달러다(2018년 기준). 우리의 서너 배가 넘는다. 만약 한나라에서 생산하는 재화가 자전거뿐이라고 가정한다면 우리가 자전거 100대를 만들 때, 일본은 3~400대를 만드는 나라다(그만큼 자전거가 팔린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GDP 1조 6천억 달러’라는 우리 경제력은 어느 정도일까? 학생들에게 우리 GDP와 러시아의 GDP를 물어보면 십중팔구 러시아가 더 높다고 답한다.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와 러시아·이탈리아·캐나다는 GDP가 비슷한 수준이다(우리가 생산하는 자전거와 그 큰 러시아나 캐나다가 생산하는 자전거 대수가 비슷한 셈이다). 우리는 인구가 5천만 명이 넘고 1인당 GDP가 3만 달러가 넘는 이른바 ‘30-50 클럽’ 국가다. ‘30-50클럽’ 국가는 지구상에 6개 나라밖에 없다. 우리 경제력은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심지어 호주나 스페인(1조 3천억 달러)보다 GDP가 높은 나라다. 어찌 보면 우리 경제력은 우리 외교력보다 훨씬 세다(너무 억울해하지는 말자. 북한은 자신들의 경제력에 비해 외교력이 지나치게 높지 않는가). 그러니 ‘외교력으로 안 된다면 경제력으로 한판 해보자’는 청년들의 패기 어린 주장이 꼭 틀린 말은 아니다. 하나 더, 일본은 인구가 1억 2천만 명이 넘는다. 우리 1.2배가 넘는다. 그래서 GDP의 상당수가 내수로 해결이 된다.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5% 정도밖에 안 된다. 반면 우리는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한다(자전거 100대 만들어 일본은 15대를 수출하는데 우리는 50대 가까이 수출한다). 수입까지 합치면 우리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홍콩이나 독일밖에 없다. 이렇게 수출 의존도가 높으면서 농산물에서 의류나 플랜트, 나아가 완성차나 반도체 핸드폰까지 수출하는 기술대국은 지금까지 지구상에 독일과 일본, 그리고 한국밖에 없다. 인구가 적은 나라가 선진국만큼 많이 생산을 하다 보니 당연히 수출밖에는 살길이 없었다. 물론 그 시장에 중국이라는 거대 경제대국(G2)이 바짝 쫓아오고 있지만…. 일본이 수출 대국이라면 우리는? 일본은 70년대 중반 전 세계 수출의 10%를 차지했다. 하지만 해마다 낮아진다. 이제 3.3%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는 전 세계 수출의 3%를 차지하니, 수출로 보면 우리는 일본과 비슷한 수준의 무역대국이다(작년 한 해 우리 총 수출액은 6,048억 달러, 일본은 7,384억 달러다). 그런 두 나라가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당연히 피해도 클 수밖에 없다. 이 싸움이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오래 가서도 안 된다.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는 매우 독특한 배경을 갖고 있다. 보통의 무역보복은 자국에 대해 지나치게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에 대해 수출장벽을 높인다. 그런데 일본은 우리에게 수출을 더 많이 하는 나라다. 우리처럼 수출을 잘하는 나라가 유일하게 30년 넘게 해마다 무역적자를 보는 나라가 일본이다(기름 잔뜩 수입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빼고, 심지어 사우디보다 일본과의 무역적자가 더 크다). 예를 들어 여행수지도 큰 폭의 적자다. 일본인들이 우리나라를 찾는 것보다, 한국인이 일본을 두 배 이상 찾는다. 이렇게 무역 수지 흑자국가가 ‘보란 듯이’ 무역규제를 시작했다. 장사꾼이 손님에게 성내는 격이다. 누가 봐도 납득이 안 된다. 일본 없는 한국 무역은 가능할까? 그렇다면 일본과 서로 수출을 더 못하도록 규제 장벽을 쌓으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수출을 덜 하니, 우리가 유리할까? 우리는 주로 일본으로부터 반도체 소재 부품 등 중간재와 자본재 등 산업재를 수입한다. 전기절연재 등 수많은 화학제품에 사용되면서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은 99% 일본산이다. 일본 수입품 중에 과거 코끼리 밥솥 같은 소비재는 이제 10%도 되지 않는다. 그러니 일본의 중간재 수입이 막히면, 우리는 당장 이걸 가공해 수출하기가 어려워진다. 반면 우리는 일본에 소비재나 산업재를 수출한다. 얼마든지 다른 데서 수입할 수 있는 (가격은 비싸지겠지만) 제품이 많다. 결과적으로 서로 수출 장벽을 높이면 우리가 더 불리해 질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두 나라 모두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일본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빠르게 줄고 있다. 20여 년 전 우리는 일본의 최대수출국이었다. 그러니 우리 경제의 급성장이 일본 경제 덕을 크게 봤다는 주장은 상당 부분 엇나간 것이다. 하지만 2007년 중국이 그 자리를 꿰차면서 1970년 전체 수입에서 40%에 달했던 일본산 수입 비중은 지난해 10%까지 떨어졌다. 한국 총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1973년 38.5%에서 지난해 5.0%로 떨어졌다. 우리는 일본보다 베트남에 수출을 더 많이 한다. 그러니 일본은 이제 우리의 ‘절대 지존’ 무역국가가 아니다. 따라서 이 싸움에서 우리가 질 거라는 예측 역시 꼭 맞은 것이 아니다. 아무도 알 수 없다. 누가 이길 것인가? 수치만 놓고 보면 세계 경제 3위와 12위와의 싸움이다. 누가 봐도 빅 매치다. 이 싸움이 빨리 끝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누가 이길 것인가? 예단하기 어렵다. 쉽지 않은 싸움은 분명하다. 19세기 개항 이후 우리와 일본의 격차는 큰 폭으로 벌어졌다. 지금도 일본의 1인당 GDP는 3만 9천 달러, 우리는 3만 1천 달러다. 하지만 일본이 1인당 GDP 3만 달러를 넘어설 때, 우리 GDP는 겨우 8천 달러였다. 무섭게 따라붙었다. 일본이 우리 경제를 견제하려는 속내는 여기서 출발한다. 게다가 한반도 평화시대가 오면 인구 1억에 가까운 거대한 경제대국이 G2 중국과 G3 일본 사이에 만들어진다. 어쩌면 이 싸움은 그 거대한 경제대국으로 가기 위한 변곡점일지 모른다. 정부는 ‘다시는 일본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고삐를 단단히 할 시점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무엇 때문에 과거합격에 매달렸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질문에 관해 관심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답이 뻔하기 때문이다. ‘부귀영화’, ‘입신양명’ 등의 단어는 ‘왜 과거합격을 하려고 했는지’를 쉽게 떠올리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러한 구태의연한 질문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다. 조선시대 교육을 실제로 굴러가게 만들었던 원동력이 바로 과거시험에 합격하고자 하는 선비들의 열망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선시대 교육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에 대한 적확(的確)한 규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조선시대 교육과 지금의 우리 교육 사이에는 상당한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벼슬’ 보다 중요했던 과거합격 콤플렉스 그렇다면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에 합격하려는 이유가 앞서 언급한 부귀영화나 입신양명을 위한 것이었을까? 우선 부귀영화나 입신양명이란 말의 핵심적 의미를 생각해 보면 ‘명예’와 ‘부’로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과거에 합격하게 되면 벼슬이 주어지게 되고, 동시에 그 지위에 상응하는 명예와 경제적 혜택을 누리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과연 그랬을까? 먼저, 과거합격에 목을 맨 이유가 벼슬을 얻기 위한 것이었을까?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대체로 ‘예스’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예컨대 당시 높은 직급의 수령 중에는 흔히 소과라 불렸던 생원·진사시에 응시하는 경우가 제법 많았다는 것이다. 이미 벼슬에 오른 관리라면 과거시험에 응시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다음과 같은 나름의 속사정이 있었다. 어진 이를 구하는 방법을 오로지 과거시험에만 의지하게 되어, 이 길로 출세하지 않으면 인재가 아니라 일컬어 손가락질하고 으레 속된 벼슬아치로 대우합니다. -성종실록 12년 5월 신축 당시 사회는 아무리 높은 관직에 올랐다 하더라도 과거시험을 거치지 않았다면 손가락질당할 수밖에 없었던 풍조였다. 결국 과거시험을 통하지 않고 관리가 된 사람 중에서 많은 수가 과거시험, 그것도 소과에라도 응시하려 했던 것은 바로 이런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풍조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에 합격하려 했던 이유가 오로지 벼슬을 얻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음을 보여 준다. 심지어 벼슬을 얻는 것보다 (설사 나중에 벼슬에 나아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과거합격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관한 단적인 예를 들면, 사면된 죄인에게 왕이 벼슬을 제수할 때는 아무 문제 없다가도 과거응시를 허용할라치면 신하들이 벌떼처럼 들고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당시에는 벼슬보다도 과거합격이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과거합격의 중요한 목적이 부를 얻기 위함이었다는 부분을 살펴보자. 조선시대에는 과거에 합격하면 일정한 토지와 함께 곡식 등의 현물을 지급받았다. 토지는 땅 자체를 하사받는 것이 아니라 그 땅의 소출에 대한 일정 비율의 세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는 것이었다. 이러한 혜택을 일률적으로 많다 적다 할 수는 없지만, 설사 가난한 선비가 장원급제했다 하더라도 그가 매년 받게 되는 쌀 30~57석과 약간의 곡식들이 팔자를 고칠 만큼은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관리들 녹봉이 박하다’는 중종 때의 기록에서 보듯이 관직에 오른다고 해도 경제적으로는 별 볼 일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과거급제가 곧 커다란 부를 안겨주었다고 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과거합격에 매달렸던 진짜 이유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처럼 과거합격이 대단한 명예와 부를 가져다주었던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비들은 어째서 그토록 과거합격에 매달렸을까? 여기에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 첫 번째 이유는 바로 가문 유지였다. 여기서 말하는 가문이란 당연히 양반 가문을 의미하는 것이다. 당시 신분제 사회에서 인간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계층은 양반들뿐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양반 가문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과거시험은 거의 양반들만의 리그였다고 할 수 있는데, 양인들은 법제적으로는 응시자격이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있어서 실제로 응시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사조(四祖: 친가 쪽 3대 즉, 부·조·증조와 외가 쪽의 외조) 안에 관직자가 있거나, 최소한 소과 합격자(생원 또는 진사)라도 있어야만 그 집안은 양반 가문으로 인정되었다. 다음으로 과거에 합격하려고 했던 중요한 이유는 ‘학생’이라는 딱지를 떼기 위해서였다. 오늘날 차례나 제사를 지낼 때 ‘학생부군신위’라고 쓴 지방(紙榜)이나 ‘학생이라는 호칭이 적힌 묘비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관직이 없거나 과거에 합격하지 못하면 이름 앞에 ‘학생’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이 관례였다. 이처럼 ‘학생’은 명예롭지 못한 호칭이었다. 따라서 어떻게든 떼어내야만 했고, 관직을 얻거나 과거(소과도 포함)에 합격하게 되면 ‘학생’을 면할 수가 있었다. 소과에 합격하게 되면 ‘학생 홍길동’이 ‘생원(진사) 홍길동’으로, 대과에 합격하면 ‘급제 홍길동’으로 바뀌게 되었다. 과거합격을 해야만 했던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었는데, 그것은 과거합격이 곧 학력(學歷)을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의 경우 학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학교 졸업이 아니라 과거합격 여부였다. 당시 최고학부였던 성균관을 졸업했다 하더라도 학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보다는 대과에 합격함으로써 받는 칭호인 ‘급제’, 소과에 합격해 받은 ‘생원·진사’가 지금의 학력을 상징하는 것이었다(황순원의 소나기에서 윤초시댁의 ‘초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는 학력이 한 개인의 인간됨이나 도덕성을 판단하는 잣대였다. 이는 당시 책들이 대부분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과거에 합격하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무시당할 수밖에 없었고, 이런 이유로 선비들은 어떻게든 과거에 합격하려 했던 것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합격에 매달렸던 이유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또 다른 이유로서 ‘방방(放榜)’과 ‘유가(遊街)’를 들 수가 있다. 방방은 합격자 발표의식으로 대궐에서 왕이 직접 합격자들에게 합격 증서를 하사했던 성대한 행사였다. 이 행사에는 합격자 가족과 친지들의 참석이 허락되었는데, 합격자를 호명하면 부형과 친척들이 따라 들어와 왕에게 절을 하게 되어 있었다. 특히 합격자를 호명할 때는 아버지의 이름을 먼저 부르게 되어 있었다. 또한 유가는 합격자들이 시가 퍼레이드를 펼치는 행사였다. 이때 합격자들은 관복과 함께 머리에 어사화를 꽂고 햇빛가리개를 한 채 나라에서 마련해 준 말을 타고 가족과 친지와 함께 시내를 행진했다. 이처럼 방방과 유가는 합격자 본인이나 부모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영광스러운 행사였다. 이 때문에 당시 부모들의 로망은 장차 자식이 과거에 합격하여 영광을 보는 것이었고, 마찬가지로 자식들 또한 부모가 영광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과거에 합격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다. 요컨대 과거합격은 자식이 부모에게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효도’ 방법이었던 것이다. 조선시대와 오늘날의 연결고리, 학력이 곧 ‘인간의 조건’ 결국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합격에 목을 맸던 이유는 관직을 얻음으로써 대단한 명예와 부를 얻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인정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인정을 통해 당시 선비들은 비로소 원만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고, 이 점에서 과거합격은 그 시대 인간의 조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당시에는 소과에만 합격해도 이러한 조건을 취득하게 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양반은 힘든 대과를 포기하고 생원 및 진사로 남으려 했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어떤 나라들보다도 대학에 목을 매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왜 그럴까? 흔히들 대학입학의 이유를 취업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맞는 말이고, 중요한 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차분히 생각해 보면 그것 때문만은 아님을 알 수 있게 된다. 대학입학 경쟁을 주도하는 집단이 바로 우리나라 최고 부유층이라고 할 수 있는 강남 학부모들이라는 사실, 특히 굳이 취업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부자들도 자식들의 대학입학에 엄청난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은 곧 대학입학이 취업에서의 효용성 말고도 다른 중요한 이점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은 한 마디로 대학졸업이 이 시대 인간의 조건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조선시대 과거합격에 매달렸던 이유와 오늘날 대학에 목을 매는 이유가 정확하게 겹쳐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희미하게나마 둘 사이에 연결선을 그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실제로 구한말에 과거제도가 폐지되자 종전 과거합격이 지녔던 의미를 근대식 학교 입학이 대신하게 되었으며, 그 후로 오늘날까지 진학열이 변함없이 이어져 왔다는 역사적 배경을 생각하면 그 둘을 연결 짓는 것이 너무 무리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우리나라가 왜 세계에서 대학 진학에 대한 열정이 가장 뜨거운가? 더군다나 대학졸업이 갖는 취업 메리트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러한 열의가 식지 않고 있는가? 이제 이와 같은 궁금증이 다소나마 풀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교사, 프로젝트학습에서 답을 찾다 (정준환 지음, 상상채널 펴냄, 500쪽, 2만 4000원) 교사를 위한 프로젝트학습 방법을 소개한다. 이번에 출간된 1편 ‘THEORY : 아는 만큼 보이는 법!’에는 프로젝트학습의 철학과 여러 모형·변화 등 이론적 내용을 담았다. 적용해볼 수 있는 13개 PBL 프로그램과 개념이해를 위한 부가 설명, FAQ도 제공한다. 추후 ‘설계(Design)’, ‘실천(Action)’편도 나올 예정이다.
인생을 결정하는 유·초등교육 (최창욱·유민종·이승화 지음, 러닝앤코 펴냄, 176쪽, 1만 3000원) 해외 각국의 구체적 데이터를 토대로 유·초등 교육에 대한 투자가 사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으로는 모범사례로 여겨지는 핀란드·스웨덴·프랑스 같은 나라에 대한 환상도 걷어낸다. 그러면서 대화와 토론·다중 언어·독서·STEAM·미디어·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놀이는 쓸 데 있는 짓이다 (앤절라 핸스컴 지음, 오필선 옮김, 목수책방 펴냄, 388쪽, 1만 7000원) ‘놀이’는 이제 단순한 유희가 아닌 아이들의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교육 요소로 인정받고 있다. 아동 발달 프로그램인 팀버누크의 설립자인 저자는 어른들이 간섭하지 않는 바깥 놀이가 아이들의 감각과 운동 기능, 사회·정서적 기술과 창의성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며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당신의 뇌, 미래의 뇌 (김대식 지음, 해나무 펴냄, 280쪽, 1만 6800원)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뇌. 이 책에서는 보고 지각하는 것과 느끼고 기억하는 것, 뇌를 읽고 뇌에 쓰는 것 등 세 가지 영역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컴컴한 두개골 안에 틀어박힌 채 여러 감각 기관에서 전달받은 정보로 세상을 해석하는 뇌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빅뱅 쫌 아는 10대 (이지유 글·그림, 풀빛 펴냄, 200쪽, 1만 3000원) ‘과학 쫌 아는 십대’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우주 초기의 역사를 설명하는 이론 중 요즘 가장 믿을만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빅뱅 모형을 구어체 문장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우주가 ‘빵’하고 터진 후 138억 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떻게 변해왔고, 또 어떻게 변해갈지 여러 가설을 보여준다.
쉬는 시간에 읽는 젠더 이야기 (김선광·이수영 지음, 맘에드림 펴냄, 240쪽, 1만 2000원)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젠더 문제를 양측 입장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단순히 성차별로 인한 문제점만을 꼬집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고정관념의 틀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당 분량을 할애한다. 서로에 대한 불만과 갈등이 아닌 상호이해를 이야기한다.
강아지 시험 (이묘신 지음, 강은옥 그림, 해와나무 펴냄, 80쪽, 1만 원) 강아지를 너무나 기르고 싶은 주인공 선후. 엄마의 반대에 부딪혀 전전긍긍하다가 ‘강아지가 생기면 할 일’을 써서 겨우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강아지를 분양받기 위해서는 강아지 시험이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강아지에 관한 지식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봄이의 여행 (이억배 지음, 이야기꽃 펴냄, 32쪽, 1만 5000원) 화가 할아버지와 손자 봄이가 떠나는 팔도 장터 여행 이야기. 지리산 인월·태인·공주·안성·철원을 거치고, DMZ 생명평화공원을 지나 북녘땅 이곳저곳에서 열리는 장터의 정겨운 모습을 예쁜 글과 그림으로 담아냈다. 평화와 통일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한다.
‘공동체’와 ‘공교육’의 관계 공교육 최일선에서 땀 흘리고 있는 초·중등 교사들이라면 자신이 속해 있는 국가 공동체와 공교육의 역할에 대해 한 번쯤은 진지하게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관점에 따라 교육을 지극히 기능주의적 시각에서 바라보거나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의 주장처럼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의 하나로 간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적 입장을 논외로 하면 국가는 사회 운영의 기본원칙인 헌법에 따라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 그리고 구성원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공공의 비용으로 설립된 교육기관인 학교는 공동체의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화국의 새로운 시민을 양육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오늘날 교사 교육과정은 주어진 교과를 잘 가르치는 것에 치중하고 그것을 전문성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그것 못지않게 더욱 중요한 것은 국가가 수행해야 하는 교육의 공공성과 그 과정에서 교사에게 요구되는 공공성 및 구체적인 역할에 대한 성찰일 지도 모른다. 사실 이와 같은 고민은 근대 시민혁명 과정에서 탄생한 공화정 혹은 법치의 보편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많은 공동체와 교육에 대한 논의들은 폴리스(polis)로 대표되는 고대사회의 공동체에서부터 진행되어왔다. 고대 그리스의 주요 철학자들 역시 이 같은 맥락 속에서 국가와 교육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해왔다. 정치적으로는 가장 대립했을 페리클레스와 플라톤이 ‘국가 유공자 자녀의 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던 것을 보면 공동체와 교육에 대한 고찰은 정치적 견해 차이를 떠나 동서고금 전반에서 공통적 측면이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현실 속에서 가장 타당한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서로 스승과 제자의 관계였다. 이들은 스승의 문제의식과 과제를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해왔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들의 상대적 사유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절대적 진리와 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덕과 덕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았다. 플라톤은 변론, 크리톤, 파이돈을 통해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기록했고, 스승이 남긴 과제를 이데아론으로 대표되는 독창적 사유방식으로 제안한다. 이데아론과 상기설, 그리고 국가, 법률 등의 정치철학적 저작 속에서 공교육에 대한 시각을 정립해왔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절대적 진리와 가치체계를 인정했다는 점에서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을 계승하고 있지만, 이데아론은 너무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라며 스승의 한계를 비판한다. 국가에 등장하는 플라톤의 교육론이 정교하지 못하고 다양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문제 제기 역시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적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는 오늘날 그리스 북부 테살로니키에서 55km 떨어진 스타게이라에서 태어났다. 아리스토텔레스 집안은 마케도니아 왕가의 의사 집안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연스럽게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케도니아 상류계층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근대 자연과학적 탐구방법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테네의 명문 귀족 출신이었던 플라톤과는 달리 그리스 변방 마케도니아라는 출신 배경은 역으로 아테네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관찰자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라파엘로의 그림 아테네학당에 묘사된 플라톤이 우주론을 다룬 티마이오스를 들고 하늘을 가리킨다면,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든 아리스토텔레스는 땅을 가리키며 인간의 윤리를 강조하는듯하다. 이처럼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접근했던 방식은 사뭇 달랐다. 플라톤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가장 이상적인 것을 모범(paradeigma)으로 생각해왔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현실 속에서 가장 타당하고 훌륭한 것을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플라톤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고방식이 그래도 조금은 더 친숙하고 이해할만하다. 인간교육의 핵심요소 이성(logos)·감정(pathos)·윤리(ethos) 아리스토텔레스는 17살 때부터 20년간 아카데메이아(Akademeia)에서 플라톤을 사사한다. ‘나는 플라톤을 사랑하지만, 진리를 더 사랑한다(Amicus Plato, sed magis amica veritas)’는 말처럼 그의 아카데메이아 생활은 매우 도전적이었고 ‘재갈이 필요한 준마’라는 스승의 평처럼 논쟁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영혼에 대한 강의를 유일하게 이해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에게 ‘아카데메이아의 정신’으로 인정받았고, 플라톤의 뒤를 이을 아카데메이아 원장으로 손색이 없었다. 기원전 347년 플라톤 서거 후 플라톤의 조카이자 제자였던 스페우시포스가 아카데메이아를 맡게 되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12년간 아테네를 떠나게 된다. 이후 그는 뤼케이온(Lykeion)에서 과거 플라톤이 그랬던 것처럼 학문과 교육을 병행하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교육론은 여러 저술에서 확인되지만 정치학, 니코마코스윤리학, 시학 등에서 핵심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다. 통상적인 철학사 서술에서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해설은 논리학, 범주론부터 시작해서 영혼론, 자연학, 형이상학, 윤리학, 정치학 등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백과사전식 구성에 방대한 서술을 남긴 아리스토텔레스의 강의록을 순차적으로 읽어가기보다는 교육과 관련된 저술을 탐독해도 무방하다. 플라톤의 저술이 몇몇 편지글을 제외하면 대화편만 남아있는 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은 강의록만 전해지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적으로는 여러모로 차이가 있지만, 교육만을 놓고 본다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과 플라톤의 법률은 서로 결합하는 지점을 여러 가지고 있다. 인간은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교육은 올바른 양육이며, 아이의 마음이 쾌락과 고통을 잘 다스리는 방향으로 이어져 덕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성(logos)·감정(pathos)·윤리(ethos)를 인간교육의 핵심요소로 평가한다. 그런 점에서 정치학의 교육론은 플라톤이 법률에서 가지고 있었던 문제의식을 계승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교육론이 가장 두드러지는 정치학은 총 8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치학을 간단히 요약하면, 가장 이상적인 정치공동체와 그 구성원에 대한 논의이다. 교육론에 관한 서술은 7~8권에 집중되어 있다. 8권 후반부는 소실되어 현재까지는 그 개괄적인 얼개만을 파악할 수 있지만, 공교육에 대한 그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들을 확인하고 검토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정치학은 어떤 정치체제가 가장 이상적인 체제인지,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훌륭한 시민은 어떻게 교육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의견을 담고 있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z?on politikon)이라는 그의 언명은 정치학에서 가장 두드러지는데, 폴리스(polis)를 어원으로 하는 폴리티케(politike)라는 단어가 ‘인간에 관한 철학’, ‘인간적인 선’과 동일한 의미를 갖고 사용되는 용어라는 점은 정치학의 주요 내용을 가늠하게 한다. 플라톤이 그랬듯 국가 운영자들에게 젊은이들의 교육은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Politika, 1337a11). 폴리스는 각각의 정치체제 성격에 부합하는 시민을 길러 내려 한다. 만약 정치체제와 시민의 성격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그 정치체제는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정치를 지향했던 아테네는 민주주의적 인간을 필요로 했고, 군국주의를 지향했던 스파르타는 용맹한 군인을 필요로 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교육방식이 차이가 있었던 것은 시민의 본성 차이가 아닌 두 국가가 추구했던 시민상의 차이 때문이었다. 모든 폴리스는 좋음을 추구하고(Politika, 1251a1) 그 목적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해야 한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주장한다(Politika, 1337a23). 나아가 교육이 전적으로 사적 개인의 것만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공공의 것들에 대한 훈련은 반드시 공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따라서 교육은 현재 이루어지는 사적인 방식 대신 공적인 방식이 되어야 한다(Politika, 1337a26). 폴리스가 좋음을 추구한다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이상적이고 낙관적인 사고방식처럼 보이지만, 현대 민주정치에서도 선거를 통해 시민은 최선의 통치자를 선출하려고 하는 것은 동일하다. 아울러 인간은 본성·습관·이성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훌륭해질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을 갖고 태어난 사람이 적절한 습관을 통해 덕과 중용을 내면화하고 교육을 통해 다양한 지식과 교양을 습득한다면 공동체의 시민으로서 손색없을 것이다. 공교육의 목적은 ‘좋은 대학’이 아닌 ‘공동체적 시민’을 만드는 것 하지만 각 정치체제에 맞는 인간형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각 개인이 갖고 있는 기술과 능력은 오랜 시간의 교육과 습관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동체는 국가의 이념에 부합하는 이상적 인간형에 대해 고민하고 그 인간을 양성하기 위해 요구되는 구체적인 실천 가능한 덕목에 대해서도 미리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Politika, 1337a20). 교과지도와 생활지도, 그리고 과중한 행정업무에 시달리는 교사들에게 이러한 통찰은 사실 부담스럽다. 하지만 교사들의 현장 적응력 강화가 모든 교사교육의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지금, 현장에서 만신창이가 되고 소진돼버린 교사들에게는 ‘내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화두가 필요한 시점인지도 모른다. 오늘날의 학교 교육은 분명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따른 원칙을 중심으로 의무교육과 무상교육이라는 공교육적 원리에 입각해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의무교육과 무상교육이라는 기본원칙은 시민에게 일종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된 것만은 아니다. 시민은 교육의 의무를 지니고 있으며, 이는 학교에 보내는 것만으로 종결되지 않는다.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의 공공성과 교양을 익혀야 하고, 이는 사적 개인인 부모들이 쉽게 가르칠 수 없는 것들이다. 오늘날 교육목표처럼 여겨지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성취일 뿐 공교육기관의 교육목적과는 무관하다. 일선학교에서 교사들이 여러모로 시달리는 이유는 어쩌면 그들의 전문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요구되는 공공성에 대해 사회가 너무나 무지하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이 공동체적 동물임을 전제한다면, 공교육은 공동체적 시민을 만드는 교육이 되어야 하며, 그 출발점은 다른 사람과 공존하기 위한 인성교육과 도덕교육일 것이다. 2부에서 계속
1948년 8월 9일 설립된 교육시설재난공제회는 단순히 교육시설의 재난안전 및 복구만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배움터의 안전을 책임지고 미래세대의 꿈과 희망을 지켜내기 위해 ‘찾아가는 재난예방 체험학습’을 연중 실시하고 있다. 특히 특수학교 장애학생은 재난 및 안전사고 발생 시 현장 대처능력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재난발생 시 대처요령에 대한 지속적인 반복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제회가 2011년부터 도서벽지 및 소규모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해온 ‘찾아가는 재난예방 체험학습’ 사업을 2018년부터 특수학교 대상으로 변경하여 실시하고 있는 이유이다. 이 사업의 목적은 특수학교 학생 및 교원들에게 실질적인 현장 중심의 안전교육을 실시하여 재난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 요령이 체득되도록 반복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재난위험으로부터 ‘안전 버팀목’ 역할 톡톡 교육시설재난공제회의 전국 특수학교 대상 ‘찾아가는 재난예방 체험학습’은 ‘안전 및 재난위험의 사각지대가 없는 교육현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며, 대한민국 미래세대의 ‘꿈과 희망’이 어느 누구, 어느 한 곳도 소외되지 않고 안전한 내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책임감에서 시작되었다. 2018년 ‘찾아가는 재난예방 체험학습’에 참여했던 경기도 이천시 다원학교 교사는 “특수학교 학생은 대부분 지적·지체·중도중복장애인이기 때문에 위급한 재난상황이 닥쳤을 때 일반학생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어렵다”며 “특수학교 학생 눈높이에 맞춘 재난예방교육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기는 매우 힘들었다. 때마침 교육시설재난공제회가 주관하는 ‘학교재난예방 체험학습’에 참여하면서 우리 학생들을 재난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겠다는 든든한 믿음이 생겼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경기도 김포시 새솔학교 강동호 교사 역시 “학교에서 매년 실시하는 안전교육은 학생들 스스로 경각심이 다소 사라진다”며 “학교 교육과정에서 체험할 수 없는 다양한 장비와 교구들로 학생들에게 안전한 생활을 위한 기본 규칙을 안내해 주고, 경각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줘서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교육시설재난공제회는 2019년 전국 특수학교 30교를 대상으로 총 5,500여 명에게 ‘찾아가는 재난예방 체험학습’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미 올 상반기에 15교 이상 3,000여 명에게 체험학습을 실시했으며, 앞으로 월간 새교육에 공제회가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장애인 특수학교 학생을 지도하는 교원이 참고할 수 있는 ‘생애주기별 안전교육과정’을 게재할 계획이다. 또한 공제회는 2020년에 한국장애인개발원과 협업하여 전국 195개 이상의 특수학교에 본 사업을 확대 실시하려고 추진 중이다. 체험수기 ‘찾아오는 안전교육’을 마치고… 이제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안전교육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언제나 학생들 주변에는 위험이 존재하므로 학교에서 반복하여 교육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학생들이 위험상황에서 당황하거나 허둥지둥하지 않도록 평소에 위험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특히 우리 학교와 같이 특수학교에서는 장애학생들에게 ‘안전’이라는 단어를 더 강조하여 지도해야 한다. 평소 교육을 통해 장애학생들이 몸으로 체험하고 움직이면 충분히 습득하여 실제 위험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이처럼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항상 안전교육을 통해 강조하며 지도하고 있으나 학교 안, 교실 안에서 안전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제한사항이 발생한다. 영상물로 비슷한 상황을 안내하거나 전교생이 운동장으로 대피하는 안전교육 등은 반복적으로 경험하다 보니 처음 안전교육을 받을 때와는 달리 학생들 스스로 경각심이 다소 사라지는 기분이 들 때가 많았다. 그리고 매년 교육과정 안에서 정해진 순서대로 안전교육을 받다 보니 다른 선생님이 교육하더라도 비슷한 유형의 교육을 경험하는 것 같아 학생들 입장에서는 지루한 면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학생들이 안전에 대한 불감증을 갖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다. 그러던 중 올해는 하루를 ‘안전교육의 날’로 정하고, 오전 시간 동안 교육시설재난공제회의 ‘찾아오는 안전교육’을 진행하였다. 기존의 학교 안, 교실 안에서의 안전교육을 대신하여 전문 강사들의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특수학교에서의 안전교육은 경험이 많지 않다며 걱정하셨으나, 학생들에게 충분히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교육은 총 7가지 스테이션으로 나누어 학생들이 각 영역별 장소로 이동하며 교육받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학교 교육과정 운영상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으나, 각 영역을 알맞게 나누어 주었으며 알차게 준비해 주신 덕에 더할 나위 없이 효과적인 교육이 되었다. 학교 자체적으로 진행될 때에는 다양한 영역의 안전교육을 같은 날 전교생이 참여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안전교육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단체에서 교육을 진행해 주니 평소 학교수업을 통해 체험할 수 없었던 지진 체험까지도 ‘지진체험 차량’을 통해 경험하며,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화재 안전교육에서는 시뮬레이션을 위한 소화기 및 연기 배출 장비로 학생들이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웠던 대피훈련 혹은 대처방법을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안전벨트 착용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교통안전교육도 좋았다. 실제 버스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느 정도의 충격이 있을 수 있는지 차량시트가 사고 발생 상황을 가장하여 심하게 움직이며 간접적으로나마 학생들이 교통사고 상황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안전교육은 ‘찾아오는 안전교육’처럼 다양한 안전교육영역을 나누어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교육에 참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게 학교 교육으로는 체험할 수 없는 다양한 장비와 교구들로 학생들에게 안전한 생활을 위한 기본규칙을 안내해 주고 경각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줘서 감사한 마음이다.
‘노련한’ 스승과 ‘노쇠한’ 스승 병원에 가면 ‘OO 전문의 OO 분야 수술 500회 실시’ 등의 홍보물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의사들은 수술을 통해 수술 경험을 쌓고, 수술과정에서의 실수를 통해 배우고, 다양한 상황 대처하는 능력도 기른다. 의사는 수술을 잘못하면 심지어 눈앞에서 환자가 사망하기 때문에 큰 수술을 할 때 고도로 집중하고 몰입하게 된다. 또한 자신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도 한다. 물론 고경력 의사가 모두 그러한 것은 아니다. 경력은 오래되었지만, 수술 경험도 별로 없고, 자기 연찬도 하지 않아 오히려 환자들이 기피하는 ‘노쇠한(고경력 저경험) 의사’도 있다. 학교 현장에도 나이가 들수록 학생들의 존경을 더 받는 노련한 선생님들이 많이 계신다. 특히 초등 저학년 담임교사 중에는 수업을 포함한 제반 분야에서 노련미를 발휘하여 부모와 학생들이 젊은 교사보다 더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이분들은 풍부한 경험과 지속적인 자기 연찬을 통해 노련한 스승이 된 분들이다. 일부 고경력 교사 중에는 학생과 학부모의 기피 대상이 되는 분들도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기피하는 교사는 경력은 오래되었는데 학급경영·수업·학부모 관계 등에서 실력과 노련미가 뛰어나지 못한 노쇠한 교사인 경우가 많다. 2017년 EBS 다큐 프라임 팀과 함께 미국에서 ‘최고의 교수’라는 5부작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때 만난 교수들도 대부분 고경력자들이었다. 노벨 화학상을 받은 하버드대의 허쉬바흐 교수, 한국전쟁을 비롯한 전쟁 전문가 피츠버그의 골드쉬틴 교수는 심지어 칠순을 넘긴 고령의 교수였다(박남기, 2017). 초·중등학교에서 그리고 대학에서 학생들이 기피하는 교사(수)는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노련한 스승이 아니라 시대에 뒤떨어지고, 학생들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노쇠한 교사이다. 그럼 교직에서는 어떻게 해야 나이가 들수록 더 인정받는 노련한 스승이 될 수 있을까? 노련한 스승 되기 ● 노련한 스승 되기 1단계 _ 나의 관심 찾기 노련한 스승이 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학생 교육과 관련하여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혹은 자신이 절실하게 바라는 것 즉, 자신의 관심사를 찾아보는 것이다. 교사라면 누구나 듀이의 ‘흥미(interest)중심교육’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듀이(Dewey, 1913:16)는 교육에서의 관심(interest)과 노력이라는 책에서 어떤 일에 대한 관심의 정도는 관련 일을 수행하는 추진력의 크기를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배움의 대상이나 내용이 학생들의 관심과 직결되어 있어야 학생들이 자발성과 열정을 가지고 배움에 임하기 쉽다는 말이다. 그동안 학생에게만 적용해왔던 ‘관심중심교육’을 ‘노련한 스승으로 교육(성장)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자신의 절실한 관심사를 찾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먼저 수업 중에 자는 아이들·떠드는 아이들·대드는 아이들 등등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적어본다. 그리고 아이들이 나와 함께 공부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 책읽기를 좋아하는 것,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 등등 아이들의 모습 혹은 아이들과 나와의 관계에 대해 내가 절실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리해본다. ● 노련한 스승 되기 2단계 _ 나의 관심 해결 방법 찾기 절실한 관심사를 찾았으면 다음으로는 문제행동을 줄이기 위한 방법과 내가 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나 아이들과 나와의 관계가 되도록 이끌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동료 교사들과 생각을 나누고 도움을 청하는 것, 관련 책이나 논문을 읽는 것, 관련 연수에 참여하는 것, 아니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교사모임에 참여하거나 주도적으로 그러한 모임을 결성하는 것 등 다양한 길이 있다. ● 노련한 스승 되기 3단계 _ 시대 흐름으로 관심사 확장 노련한 스승이 되기 위해서는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눈앞의 관심사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현실의 문제에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차원의 교육정책 흐름, 다가올 미래사회, 학생과 학부모의 특성과 기대 변화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며 적응해가야 한다. 등산할 때 뒤에 따라가는 것보다 앞서가는 것이 훨씬 힘이 덜 든다. 시대의 흐름을 미리 읽고 대비해 간다면 훨씬 적은 에너지로 즐거움 속에서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 노련한 스승 되기 4단계 _ 깨어 있는 ‘영원한’ 학생 되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교사는 스스로가 영원한 학생이 되어야 한다. 배움을 즐기며 학생들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길목에 징검다리가 되고자 하면 그 열정은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우리가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은 채로 어떤 일을 반복한다면 경력은 쌓여가지만 축적되지 않는다. 의도적인 학습과 반복훈련을 해야 경험이 축적되어 그 결과로 역량이 길러진다. 상황에 적합한 교수법을 찾아 익히고, 새로운 교수법을 적용한 후 성과를 분석하며, 실수를 줄여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때, 그리고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추기 위해 노력할 때 가르침의 경험이 축적된다. 가르침의 경험이 축적되면 어떤 특정 교수법에 의해 수업을 진행하다가도 학생들의 열의나 몰입도가 바뀔 경우 이를 바로 감지하여 교수전략을 조정하며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노련한 스승이 된다(Robinson, 2015:179). 수업 진행 중에 자신이 내린 판단과 대응이 잘못되어 혼란이나 갈등이 생긴다면 더 많은 경험이 축적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 노련한 스승 되기 5단계 _ 세상과 나누기 이러한 노력을 혼자서 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혹시라도 마음이 맞는 동료들이 있다면 함께 시도하는 것이 더 좋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일반론이 여기에도 적용된다. 나아가 자신의 노력과 깨달음을 블로그 등에 축적하고, 다양한 SNS를 통해 세상과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의 노력이 자신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다른 교사들에게도 보탬이 된다면 우리는 새로운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 보면 우리는 스스로에게도 자랑스러운 노련한 스승의 길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경력’이 아니라 ‘경험’이 쌓여야 노련한 스승이 된다 교단에 선 우리는 매 순간 경력만이 아니라 경험이 함께 쌓이도록 깨어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재미없어 보이는 단순 반복 작업을 하는 사람 중에서 ‘생활의 달인’이 된 사람은 자기 일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익혀온 사람들이다. 달인이 되면 그러한 단순 반복 작업 속에서도 기쁨을 느낀다. 하물며 고도의 지적 활동인 가르치는 일을 하는 교사가 지혜와 역량을 갖춘 노련한 스승이 되었을 때 매일매일 가르침 속에서 느끼는 희열이 얼마나 클 것인가는 짐작해 볼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을 때, 나이를 탓하면 명퇴밖에 답이 없다. 그러나 노쇠한 교사가 될지 아니면 모두가 존경하는 노련한 스승이 될지는 교단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가 결정함을 기억하면 대안이 보일 것이다. 오늘은 어제의 내가 만든 미래이듯이 내일은 오늘의 내가 만들 미래이다.
Q. 명예퇴직 신청 대상은 어떻게 되나요? A. 「공무원연금법」 제25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이고 명예퇴직일로부터 정년퇴직일까지 잔여기간이 1년 이상인 교원 중 자진하여 퇴직을 희망하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명예퇴직을 위한 공무원 재직기간에 의무복무한 군 경력도 포함됩니까? A. 군 경력 합산이 가능합니다. 재직기간 합산 또는 산입신청서를 공무원연금공단에 제출해 재직기간에 추가해야 하고 해당 기간에 대한 기여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Q. 명예퇴직을 위한 재직기간의 최종 기준일은 언제입니까? A. 명예퇴직 신청일이 아닌 명예퇴직 예정일을 기준으로 계산하게 됩니다. Q. 재직기간 계산에 휴직기간은 제외해야 하나요? A. 명예퇴직 수당 지급을 위한 재직기간은「공무원연금법」제23조 제4항과 제5항을 따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공무원연금공단에 기여금을 납부했다면 휴직 중인 기간도 감함이 없이 재직기간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Q. 명예퇴직 대리신청이 가능합니까? A. 명예퇴직에 대한 자발적인 의사확인과 명예퇴직 제한사유에 대한 본인의 1차적 확인을 거치는 차원에서 반드시 본인이 자필로 기재하고 서명해야 합니다. 다만 질병 등으로 직접 작성이 어려운 경우에는 본인 육성 녹음 등을 통해 본인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다면 가족 등의 대리신청이 가능합니다. Q. 명예퇴직수당의 지급 제외 대상은 누구입니까? A. 명예퇴직수당 지급 신청기간 개시일 현재 기준으로 아래에 해당하는 자는 제외됩니다. 1) 수사기관의 수사결과가 통보되어 징계의결을 요구해야 하는 사람, 징계처분 요구 중인 사람, 징계의결 요구 중인 사람 또는 징계처분으로 승진임용 제한 기간 중에 있는 사람 2) 형사사건으로 기소 중인 사람 3) 감사원 등 감사기관과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비위조사 중 또는 수사 중인 사람 4) 정부기능이 이관되면서 그 이관되는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의 소속 직원이 되기 위하여 퇴직하기로 예정된 사람 5) 국가공무원법 제2조 및 지방공무원법 제2조에 따른 경력직공무원(임기제공무원은 제외) 및 특수경력직공무원 중 정무직공무원(선거로 임용되는 정무직공무원은 제외)이 되기 위하여 퇴직하기로 예정된 사람 6) 다른 법령에 의하여 명예퇴직수당이나 이에 갈음하는 공로퇴직수당을 지급받은 사실이 있는 사람 7) 수당지급 신청 후 승진 등으로 수당지급대상 공무원 외의 공무원으로 신분이 변동된 사람 8) 기타 위 각 항목에 준하는 사유로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하기에 부적격하다고 인정되는 사람 Q. 명예퇴직 신청 후 사망한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합니까? A. 신청자가 신청 후 사망했더라도 동일하게 명예퇴직수당 지급 심사 후 지급 여부를 결정합니다. 지급대상자로 결정될 경우 민법상의 우선순위에 따른 상속권자에게 해당 사항을 통보, 명예퇴직일(부득이한 경우 퇴직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수당을 지급하게 됩니다. Q. 명예퇴직수당 지급이 결정된 후에 결정이 취소될 수도 있습니까? A. 명예퇴직 지급 대상자로 결정된 사람이라도 명예퇴직일까지의 기간 중에 지급 제외 사유가 발생하면 결정이 취소됩니다. Q. 명예퇴직수당 환수 대상은 누구입니까? A. 명예퇴직수당이 지급된 자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제74조의2 제3항에 해당될 경우 수당을 환수하게 됩니다. 명예퇴직자의 형벌사실 확인은 명예퇴직 후 5년까지 확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재직 중의 사유로 수사·기소·재판 중이면 재판이 종결될 때까지 계속 확인해야 하며, 5년이 경과했더라도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환수조치를 하게 됩니다. 1)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2) 재직 중에「형법」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에 규정된 죄(수뢰·제삼자뇌물제공·수뢰후부정처사·사후수뢰·알선수뢰)를 범하여 금고 이상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3) 재직 중에 직무와 관련하여「형법」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에 규정된 죄를 범하여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되거나 금고 이상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4) 경력직공무원, 그 밖에 대통령령 등으로 정하는 공무원으로 재임용되는 경우 5) 명예퇴직수당을 초과하여 지급받거나 그 밖에 명예퇴직수당의 지급 대상이 아닌 자가 지급받은 경우 Q. 불문경고자도 지급제외대상에 해당합니까? A. 불문경고는 징계처분이 아니고, 승진임용 제한대상도 아니므로 지급 제외대상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Q. 연가나 병가·휴직 중인 사람도 명예퇴직신청이 가능합니까? A. 가능합니다. 또한 질병휴직 등으로 복직하지 않고 퇴직하는 경우, 휴직 중 감액된 봉급이 아닌 휴직 전 마지막으로 획정된 호봉을 기준으로 수당을 산정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