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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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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재택 학습 발상 전환

집에서 가능한 활동을 수업활동으로

 

코로나 19로 인해 갑작스럽게 시작된 온라인 등교로 재택 온라인 학습의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전염성이 극히 높은 코로나 19의 특성에 비춰볼 때 한동안은 싱가포르의 경우처럼 학교에 등교했다가도 감염자가 증가하면 다시 재택 수업으로 전환하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마저 있다. 현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집에서만 가능한 활동을 학습활동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다.

 

눈만 뜨면 아이들이 학교에 갔던 상황에는 지금과 다른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부모와 자녀가 대화할 기회나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할 기회가 적다. 아이들이 가사일 도울 기회를 갖기 어렵고, 엄마와 함께 식사 준비나 요리를 할 기회를 가질 수도 없다. 종일 학교나 학원을 전전하기 때문에 자기 주도적 학습이나 자기 관리력을 기를 기회가 없다.” 등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재택 학습 기간은 그동안 아침 일찍 등교하느라 놓쳤던 많은 것들을 직접 해보며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교사들이 학습 활동을 계획할 때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과 잘 연결시키면 학생들은 삶과 교육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삶이 곧 배움의 과정임을 깨달으며 배움에 더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 

 

가사활동을 학습활동으로

 

세탁·청소·요리하는 방법이 포함된 실과 과목은 재택 수업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핀란드의 원격수업 사례를 소개하는 이길호(2020)에 따르면 “8학년 Eelis Löfgren은 코로나 긴급 상황에서 빵과 아메리칸 팬케이크, 죽 요리, 오믈렛 튀김을 만들었다. 7학년 Luukas Matihaldi는 손과 기계로 세탁물을 씻고 햄 파이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것을 동영상으로 찍고, 보고서를 만들어서 제출한다.” 아마 우리나라 선생님들도 이미 유사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요즘 아이들은 집에서 호텔 투숙객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집안일을 돕기는커녕 빨랫감을 방구석 아무 곳에나 던져놓고, 욕실바닥의 머리카락도 치우지 않으며, 자기 방도 전혀 정리하지 않는다. 그동안에는 아이들 등교 후 엄마들이 호텔 청소부처럼 모든 것을 정리해줬다. 선생님들이 이번 온라인 등교 기간을 잘 활용하면 우리가 그동안 교육시키지 못했던 것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배움과 삶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깨달으며 배운 것을 곧바로 자신의 삶에 적용하게 될 것이다.

 

가사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을 글로 쓰게 하는 것은 국어과 활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르친 청소와 세탁법을 활용하여 집안 전체 청소, 가족들의 옷 세탁 등을 하게 하면 힘들고 싫다는 생각과 더불어 많은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가사활동을 하면서 어머니의 노고를 생각해보게 하는 것, 가사노동과 성 역할 및 성 평등에 대해 자료를 찾고 프로젝트를 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하여 가정에서의 활동 중에서 교육활동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은 많다.

 

재택 학습 상황 활용 교육

 

재택 학습 상황을 활용할 수 있는 예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자기주도 학습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하면서도 학생들이 주어진 시간표에 따라 수동적으로 따르도록 시켰다. 재택 학습의 경우에는 온라인 쌍방향 실시간 수업이 아닐 경우에는 자기 스스로 매일매일의 시간표를 재구성하고 이에 따라 학습하게 하고, 잘 안 된다면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어떠한 도움이 필요한지를 물어 차츰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다.

 

혼자서 해내기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온라인 학습도우미 혹은 방문 학습도우미 제도를 도입하여 도움을 줄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면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요새 학생들에게 결핍된 자기관리력을 길러줄 수도 있을 것이다. 혼자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학습에 있어서 학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생각하고 깨달으면서 학생들은 성장해갈 것이다.

 

재택 학습 환경 강점 찾아보기

 

모처럼 주어진 재택 학습 기회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보살핌을 받는 수동적인 가족 일원이 아니라 적극적인 한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할 필요도 있다. “여러분이 재택 학습을 함으로써 여러분 가정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여러분이 꿈꾸는 행복한 가정은 어떤 모습인가요? 가정에서 바람직한 자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여러분에게 학교란 어떤 의미인가요? 등등의 질문을 제공하고 답을 찾아가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할 필요도 있다.

 

그러면 학생들은 가족의 의미, 학교의 의미를 새롭게 찾고, 자신의 역할도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면 학생들 스스로 재택 학습을 하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자신과 친구들에게 질문을 하고 함께 생각을 나누도록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재택 학습 기회를 활용하는 학습 기회는 앞으로도 많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 학습의 문제점에 압도되지 말고 발상전환을 통해 재택 학습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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