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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며칠 전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엄마 인문학이란 책을 탐독했다. 필자는 이 책을 읽는 동안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란 책도 함께 읽었다. 두 책을 번갈아 읽으면서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란 질문을 엄마 인문학에서 찾아보았다. 최근 들어 필자의 눈에 평소 관심이 없던 심리학과 인문학 책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책들을 살펴보다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필자가 가장 깊게 생각한 것은 과연 ‘학교에 배움은 있느냐’였다. 학교가 단순히 지식만을 가르치는 곳이라면 사실 학교는 그다지 필요치 않다. 왜냐하면, 인터넷과 각종 정보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단순 지식 정도는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말 학교에는 배움이 없는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엄마 인문학이란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우선 책 제목이 엄마 인문학이기 때문에 주로 엄마들이 읽는 책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으나 사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필자 역시 남자이지만 제1강에서부터 흠뻑 빠져들었다. 후반부는 필자의 관심분야가 아니라서 생각나는 게 없지만 제1강만은 흥미진진했다. 필자가 그동안 고민해왔던 학교 교육의 단점과 학생들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제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평소 말과 행동을 신중하게 하는 편이다. 혹시 필자가 모르는 사이에 크게 실수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말 한마디가 날카로운 칼보다 무섭다고 하지 않던가. 인간이 이성을 통제하지 못하고 본능대로만 행동하고 생각한다면 짐승과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요즘 들어 필자의 이런 생활이 흐트러지고 있다. 빡빡한 학교생활과 매사 여유를 찾을 수 없는 스케줄 때문이다. 따라서 실수도 잦다. 그래서 요즘에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한다. 이런 필자의 생각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는다면 아마도 엄마 인문학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일치할 것이다. 즉 작가의 말처럼 학교는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이 물건을 생산하는 곳이 아니란 말이다. 요즘은 흔히 말하는 명문대를 나와도 취직이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주변에선 무조건 명문대학만 강요한다.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에서는 학교 교육을 다음과 같이 혹평한다. 19세기 내용을 가지고 20세기 교실에서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 시대의 흐름을 학교가 신속하게 따라잡지 못한다는 뜻이다. 작가의 말처럼 지금의 교육은 융통성도 없고 혁신적이지도 않다. 시간이 갈수록 학생들은 점점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을 받는 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생들의 사고는 고정된 틀에 갇혀버렸고 창의성은 점점 메말라간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우리 학생들을 한 명 한 명 찬찬히 살펴보면 모두 다 영재들이고 머리가 비상한 녀석들이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이 수업이 시작되면 전부 바보가 되어버린다. 교육 시스템이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동태눈깔로 만들고 아이들의 총명한 뇌를 둔하게 만드는 것이다.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 필자는 아직도 작가의 이런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시험 점수를 잘 맞고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을 잡아 출세를 시키기 위해 교육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부수적인 것이다. 그보다는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고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다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작가의 이 같은 질문에 명확하게 답을 할 수 있으리라.
경북 영천시 거여초등학교(교장 양화숙)는 10월 26일(금) 본교 학생 25명을 비롯한 거여교육가족 90여명과 팔도 임직원 10여명 등 총 100여명이 참여한 ‘(주)팔도와 함께하는 2018 거여초 동심운동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행사는 작은 학교들을 후원하여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을 주고 지역주민에게 응원의 손길을 주고자 팔도 직원들의 월급을 1%를 십시일반으로 모금해 설립한 ‘팔도 나눔봉사단’에서 도내 2개교를 선정하여 실시한 행사이다. 이날 동심 운동회는 학생과 학부모 및 팔도 나눔봉사단 직원들도 청팀과 백팀으로 나누어 50m 달리기, 공굴리기, 박 터트리기 등의 다양하고 즐거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학생 개인모자를 지급하고 손 소독기를 학교에 기증하였으며 라면선물세트와 함께 다양한 간식과 음료수 등을 제공하는 등 학생들이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의 시간을 선물하였다. 거여초등학교 교사 조성철은 “열악한 지역 환경속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동심운동회에 신청했다. 학생들을 비롯한 거여교육가족 및 지역민들 모두 함께 웃고 즐기는 시간을 선사한 것 같아 뿌듯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인생의 한 시절 ‘나는 열정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며 지낸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열정으로 산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는 것인가. 개인적 경험을 말하라고 한다면 답이 없지는 않겠지만, 두루 이해할 수 있는 총체적인 답을 하라면 좀 막막하다. 이제껏 열정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음을 발견하게도 된다. 열정에 대해서 대개는, 어떤 치열한 경험을 했다기보다는 그저 상식으로 아는 정도이다. 예컨대 ‘열정은 소망을 향한 의지적 노력이며, 성공과 행복을 이루게 한다’ 등과 같이 말이다. ‘열정으로 산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는 것인가. 답을 만들어 본다. 역간 순환 논리이다. 열정을 가졌다면 마땅히 그 열정을 드러내어야 하는 것 아닌가. 열정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열정으로 사는 구체적인 실천, 그 자체 아닌가. 열정(熱情)이란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나 행위이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그러니 동어반복 같은 설명이지만, 열정은 열정이기 때문에 드러낼 수밖에 없다. ‘사랑’이 열정을 대표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기침과 가난, 그리고 사랑은 숨길 수가 없다’라는 터키 속담이 있다. 인간의 열정이란 겉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음을 웅변으로 증명하는 말이다. 다시 나에게 묻는다. 열정을 겉으로 드러내다 보면 ‘열 받는 상태’로 지내야 하는 경우는 없었던가. ‘열 받는 상태’가 꼭 분노를 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냉정을 밀어내는 어떤 작용인 것은 분명하다. 또 자문해 본다. 열정의 절대성에 소신을 실은 나머지, 그 못지않게 더 소중한 것을 무시하거나 패스해 버리지는 않았던가. 열정이 후회로 이어지던 경우는 없었던가. 물론 그 후회는 의미 있는 시행착오의 가치를 지닐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다시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 열정은 ‘열 받는 것’과는 다르다. ‘열정을 발산하는 것’과 ‘열 받는 것’이 구분되지 않는다면, 그 열정은 지속되기 어려운 열정일 가능성이 크다. 일종의 ‘가짜 열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열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데에도 지혜와 기술이 필요하다. ‘열정’이란 말, 그 말 자체로서야 조금도 흠결이 없겠지만, 그 말이 인간의 욕망이나 행위로 들어오는 순간, 열정은 흠결이 나기 시작한다. 러시아가 낳은 작가 알렉산드르 푸시킨(1799~1837)은 세계 문학의 마당에서도 유명한 인물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라’라는 시구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사람이다. 문학적 재능은 물론이요, 러시아 민중의 현실에도 남다른 각성을 가졌던 소설가이다. 푸시킨은 예술가들이 그러하듯 열정을 발휘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예술 창작의 몰입에서 발휘해야 할 열정이, 현실 생활의 욕망으로 뻗쳐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의 열정은 ‘열 받는 상태’로 드러나곤 했다. 푸시킨은 아내인 나탈리아 곤치로바를 열정으로 사랑했다. 곤치로바는 당시 러시아 사교계에서 알려진 미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마침 프랑스에서 온 장교 출신의 단테스가 그녀를 좋아하는 기미를 알고, 푸시킨은 열에 받쳐서 그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상대는 군인이다. 권총 결투에서 푸시킨은 먼저 총을 맞고 죽는다. 그의 나이 38세 때의 일이다. 열정의 푸시킨이 이렇게 죽은 후, 아내 곤치로바는 곧 다른 남자와 결혼해서 아예 러시아를 떠나 버린다. 이런 열정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열정의 종말이 이렇듯 헛헛해서야 되겠는가. 사실 ‘인간의 열정’이란 원래 좀 위험한 것이 아니었던가. 열정 때문에 인생이 무너지는 경우는 참으로 많다. 아니, 열정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잘못된 열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잘못된 열정을 진짜 열정으로 믿는 데서 오는 인생의 시행 착오들이다. 아무튼 ‘열정’과 ‘열 받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인생론의 자리에서 분간하는 데에 이르기도 쉽지 않다. 열정의 숨겨진 본명은 ‘어리석음’인지도 모른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빠져서 갇혀 있는 감정에 엉뚱스럽게 매몰되는 인간의 어리석음이 ‘소위 열정’ 안에 도사리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뿐 아니다.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도덕적 오류는 지천으로 흔하다. 앙드레지드의 부도덕한 사람이라는 소설이 그런 모습을 잘 보여 준다. 주인공은 기성의 권위와 인습과 교육에 따라가며 열정 없이 산다. 그러다 큰 병을 앓게 되면서 자신의 살아온 방식에 대해서 크게 각성한다. 이제부터는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자기 이상을 행동으로 나타내려 한다. 이른바 ‘각성된 열정’이 생긴 것이다. 그의 열정이란 ‘절대 자유’를 추구하려는 열정이다. 이러한 주인공의 열정은, ‘절대 자유’를 절대 가치라고 믿으면서 도덕적인 오류를 범한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려 공동체로 살면서 지켜야 할 도리를 무시한다. 절대 자유를 즉각 행동으로 실현하는 데 몰두한 나머지 양보나 타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결국 아내를 죽게 하고자신마저도 삶의 의지를 상실하고 인격적 파탄에 빠진다. 자기 안의 열정을 마냥 좋은 것으로 생각하게 되면, 사람들은 열정을 빙자하여 자신의 오류 없음을 하늘 끝까지 믿는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나는 마치 심판자의 자리에 있는 것처럼 누군가를 나무라고 그의 죄를 벌하려 한다. 그리고 나의 정죄(定罪)는 어디까지나 타당하다. 자기 안의 열정이 이를 증폭시킨다. 인류사에서 실패한 ‘급진적 혁명들’은 잘못된 열정이 생산한 도덕적 과오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열정은 한순간의 감정 상승 모드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열정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게 하는 힘은, 그리고 열정을 오라(aura)로 번지게 하는 심리적 자세는 아이러니하게도 ‘냉정’이어야 한다. 열정에 대한 냉정한 감시는 또 필요하다. 열정의 순수성을 훔치려는 기미들이 도처에 있기 때문이다. 열정은 순수하다. 그러나 그 순수는 지켜서 높이기가 만만치 않다. 열정의 순수를 자랑으로만 내세우기는 어딘가 찜찜하다. 열정을 비롯한 모든 순수는 다른 사악함에 휘둘리기 쉽다. 열 받는 열정이 스스로 화를 초래하는 어리석음으로 기울 염려가 있다면, 순수를 표방하는 열정은 남에게 이용당하는 어리석음으로 기울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열정 페이’라는 신조어가 이를 잘 보여준다. ‘열정 페이’는 열정(熱情)과 페이(pay)가 결합한 신조어다. 나의 열정(내가 좋아하는 일)이므로 돈 받지 않고 일을 해준다는 뜻이다. 즉, 나의 열정을 ‘돈(pay)’ 대신 주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세태가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이 어느새 좋아하는 일을 시켜주었으니 돈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맥락에서 사용된다고 한다. 최근에는 의미가 확대되어 청년층의 저임금 노동착취를 상징하는 말로 사용된다. 한국에서도 열정 페이와 함께 블랙기업 등 청년층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면서, 열정 페이를 제재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다음 백과사전). ‘열정’이란 말이 우리 사회에서 추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열정’이 중립적 언어가 되면 좋겠다. 즉, 좋은 말이기도 하고 나쁜 말이기도 하다는 것을 인생론 차원에서 이해하기 위해서 말이다. 열정을 절대 덕목처럼 생각하게 되면, 유아독존에 이르게 된다. 젊은이의 절대 열정은 자신을 돌아보지 않아서 마침내 자아를 잃기 쉽고, 늙은이의 절대 열정은 남을 돌아보지 않아서 완고해진다. 열정주의보를 내리면서 다음의 두 명언이 우리 안에서 서로 동반하여 자라나기를 기대한다. 하나는 게오르크 빌헬름의 말이다. “이 세상에 열정 없이 이루어진 위대한 것은 없다(Nothing great in the world has been accomplished without passion).” 다른 하나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강한 사람은 누구인가? 스스로의 열정을 지배하는 사람이다(Who is powerful? He that governs his passions).”
가습기 살균제 참사·살충제 계란 파동·생리대 발암물질 검출 등 사회적으로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가 불거지는 동안 학교에서는 우레탄 트랙·인조잔디·석면·라돈·미세먼지 등 굵직굵직한 이슈가 제기됐다. 그리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때나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등 어린이에게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어김없이 학용품과 완구·장신구 등에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되어 리콜조치를 내렸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납·카드뮴까지 다량 함유된 ‘PVC(Poly Vinyl Chloride)’ 없는 건강한 학교 만들기 실제로 환경부의 의뢰를 받아 환경산업기술원이 지난해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1년에 걸쳐 어린이용품 2,002개의 안전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우개·필통·실내화 등 63개 제품에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phthalate)1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우개 등 8개 제품에서는 아이들이 실수로 삼키거나 씹었을 경우 상당히 위해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시민단체들 역시 지난 2012년부터 어린이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PVC 없는 건강한 학교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PVC는 ‘폴리염화비닐’, ‘염화비닐수지’라고도 하며 플라스틱 제품의 재질 중 하나다. 딱딱한 성질을 말랑말랑하고 부드럽게 가공해 학용품과 스포츠용품, 생활용품, 건축내장재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실크벽지·바닥재·매트·시트지·변기커버·욕실화·실내화·지우개·필통·지갑·가방·악기케이스·줄넘기·농구공·배구공·뜀틀·체육매트·충격방지 보호대·게시판·소파·책장 등의 제품들이 모두 PVC 재질이다. PVC 재질 플라스틱 제품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하기 위해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 가소제(plasticizer)와 함께 제품의 내구성을 높이고 화려한 색깔을 입히기 위해 납·카드뮴 같은 중금속이 다량 사용되기 때문이다. 납은 발암물질이면서 신경독성물질로 뇌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쳐 IQ 및 기억력 저하·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아토피·피부발진 등을 불러 일으킨다. 프탈레이트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내분비계교란물질)으로 생식기 기형·불임·유산 등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들은 성장과정에 있는 어린이와 사춘기의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다. 학습준비물실과 과학자료실 … 유해물질 가장 높게 검출 지난 2017년 발표된 ‘유해물질 없는 건강한 학교 만들기’ 사업 결과보고서 내용도 충격적이다. 매년 5개 초등학교에서 건축자재와 시설내장재·학습교구 등을 점검한 결과 2016년의 경우 704개 제품 중 50%의 제품이 PVC 재질이었고, 대략 40%의 제품은 중금속 안전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표 1 참조). 공간별 유해성을 살펴보면 학습준비물실과 과학자료실의 위험도가 매우 높았다. 학습교구 중 KC 인증 제품이 아니거나, PVC 재질 제품이 많다 보니 환경호르몬과 중금속 함량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 교실의 경우 학습준비물실이 잘 운영되고 있는 학교에서는 교실에 비치된 학습교구나 학용품이 상대적으로 적어 유해성이 낮게 나왔다(표 2 참조). 교실에서 가장 큰 문제는 환경미화용 게시판이다.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 PVC 재질의 게시판이 비치되었는데 납 함량이 매우 높게 검출되었다(표 3 참조). 예전에 사용하던 부직포 게시판이 PVC 재질의 게시판에 비해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 [공간별 제품의 납 함량] ● 「환경보건법」 어린이활동공간 환경안전관리 기준 600ppm ●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 유해물질 공통안전 기준 300ppm 교실 ● 환경미화 게시판 2687ppm (4.5배 초과) 복도 ● 페인트 1817ppm (3배 초과) 도서관 ● 바닥재 29000ppm (48배 초과) ● 책자리표 24200ppm (80배 초과) ● 책장 4708ppm (7.8배 초과) 체육관 ● 충격방지대 9938ppm (16.5배 초과) ▲표 3 공간별 제품의 납 함량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체육교구 … 교육당국의 대책 마련 시급 아울러 어린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제품의 유해물질 안전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면서 2015년 6월,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이 제정됐다. 폐지된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 KC 인증과 비교하면 유해물질 안전기준이 강화되고 제품군도 확대됐다. 학용품 중 규제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던 대부분의 제품도 관리대상으로 포함됐다. 앞으로 학습교구는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 KC 인증 제품’을 구매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체육교구이다. 줄넘기는 특별법 적용대상에 포함돼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이 제조·판매되고 있지만, 구기용품과 뜀틀·구르기 매트 등에 대해서는 유해물질 규제기준이 없다. 2016년에 체육교구로 사용되고 있는 스포츠용품을 시중에서 구매하여 유해화학물질을 조사해 보니 납과 프탈레이트가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의 안전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여 검출됐다. 정부 관련 부처에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스포츠용품은 어린이들이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성인들이 사용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규제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남지역 한 초등교사가 실시한 연구에 의하면 학생들이 납과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체육용품을 사용할 경우 노출시간에 비례하여 노출량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피해는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보니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건강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장기나 사춘기의 학생들에게는 노출을 최소화하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실제 학습교구로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제품들에 대한 교육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유해화학물질을 교육안전 영역에 포함해야 학교에서 사용하는 학습교구와 시설내장재 중 PVC 재질의 제품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책상·책장은 시트지가 부착되지 않은 원목제품을 구매하고, 학습교구와 청소용품 등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때는 친환경마크와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 KC 인증을 최우선으로 선택하고, 인증마크가 없는 제품의 경우 납품업체에게 ‘유해물질 시험성적서’를 요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생들에게는 체육 등 학습활동 후나 식사 전에 손 씻기, 청소할 때 마스크 착용, 제품 구매 시에는 안전마크 확인, 플라스틱 제품보다 천이나 EVA(Ethylene Vinyl Acetate) 재질 사용을 권장하는 교육을 통해 유해물질 노출을 줄일 수 있다. 이제 유해화학물질은 교육안전 영역에 포함돼야 한다. 건강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학교현장의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을 위한 장단기 계획과 예산이 확보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안전한 제품에 대한 정보와 구매를 지원하는 학습준비물 종합지원센터와 학습교구에 대한 유해화학물질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교직원 대상 관련 연수 등 다양한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빌보드 차트(Billboard chart)를 ‘점령’한 방탄소년단(BTS)이 결국 유엔(UN)까지 진출했다. 지난 9월 방탄소년단의 래퍼 RM(김남준)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아동기금(UNICEF)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의 연설자로 나섰다. 말쑥한 정장 차림을 한 그는 다른 멤버들과 함께 진지한 표정으로 단상에 올랐다. 그리곤 예의 유창한 영어로 메시지를 전했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마지막 문단에 집중돼 있었다. “여러분이 누구이든, 어느 나라 출신이든, 피부색이 어떠하든, 성 정체성이 어떠하든, 여러분 자신에 대해 얘기하세요. 여러분 자신에 관해 말하면서 여러분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으세요.” 그야말로 별처럼 많은 스타 중에서 유니세프가 방탄소년단을 고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미국의 관점에서 방탄소년단은 ‘머나먼 아시아’에서 날아온 스타다. 대다수의 미국인과는 다른 피부색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한국 기준으로도 방탄소년단은 멤버 중 서울 출신이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이단아다). 유니세프는 왜 ‘방탄’을 골랐을까 RM은 국적이나 인종·성 정체성과 관계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세상에 관해 얘기했다. 이 메시지는 방탄소년단이 ‘러브 유어 셀프(Love Yourself)’라는 연작 앨범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반복적으로 전달한 내용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은 날이 갈수록 구성이 다양해지고 있는 미국 사회가 찾던 이상적인 ‘뉴 스타’의 모델임을 다시 한 번 스스로 증명했다. 방탄소년단이 뛰어난 실력을 갖춘 그룹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K팝에서 방탄소년단만 잘하는 건 아니다. 무한에 가까운 경쟁 구도가 구축되면서 꿈을 가진 수많은 10대 소년·소녀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다만 그 와중에도 방탄소년단에게는 독특한 점이 하나 있었다. 모든 사람이 ‘음반’의 중요성을 잊어버린 이 시대에 방탄소년단은 끝까지 음반 단위의 메시지 전달에 집중했다. ‘러브 유어 셀프’ 4부작 이전에 존재한 것은 이른바 ‘학교 3부작’ 시리즈였다. 멤버들이 10대였던 시절의 이야기를 아주 진솔하게 담아낸 것이다. 이 시기의 노하우가 국제적인 성공으로 이어졌음을 상기한다면,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결국 학교에서 비롯됐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학교 시리즈의 작품 중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대학까지도 너랑 간다면 참잘 갈 것 같아(상남자)’, ‘수십짜리 신발에 또 수백짜리 패딩 / 그깟 패딩 안 입는다고 얼어 죽진 않어(등골브레이커)’ 같은 가사들은 진짜 학생이 아니면 쓸 수 없는 것들이다. 아이들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어른들이 수백 번 잔소리해도 전해지지 않는 메시지가 방탄소년단의 입을 거치면 조금 다르게 들리지 않았을까? 실제로 ‘등골 브레이커’라는 노래에서 방탄소년단이 고가의 패딩 유행을 비판한 덕분에 방탄의 팬클럽인 ‘아미’ 사이에서는 패딩 구매율이 낮았을 것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이 전해진다. 두발 자유화 논란, 중심엔 ‘학생’ 있어야 이른바 ‘촌놈’ 출신 10대 소년이던 방탄소년단이 누구도 아닌 스스로의 이야기를 소재로 전 세계를 주름잡는 스타가 되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제 한국의 청춘들이 스스로의 어젠다를 설정하고, 그에 관해 토론해나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너무 성급한 것일까? 과거와 달리 요즘의 10대들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을 한다. 그렇다 보니 그들 여론의 움직임이 파도처럼 대단히 역동적이다. 이 과정에서 허위 사실이 유포되는 등 문제점도 적진 않지만, 적어도 10대들이 스스로의 이슈에 대해 공론화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는 점만큼은 확실하다. 게다가 최근엔 아프리카·유튜브 등 1인 방송 시스템이 10대들 사이에서도 보편화돼 있다. 이들은 스스로가 ‘스피커’ 혹은 ‘방송인’이 되어 세상을 향해 말할 준비가 이미 돼 있다. 발언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발언을 위한 숙고의 시간도 과거보다 길어졌음을 의미한다. 10대들을 그저 ‘피교육자’의 패러다임으로만 보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 최근 서울교육청이 ‘두발 자유화’를 공식 선언하면서 많은 논란이 촉발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한 세부적인 토론을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중요한 건, 두발 자유화를 할지 말지를 논의함에 있어서 어디까지나 중심에 놓여야 하는 건 학생이라는 점이다. ‘학생들은 무조건 어떠어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깔고 학생들에 대한 강압적인 정책을 펴는 순간 어른들은 언젠가 그 반작용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무조건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아부하듯 들어주는 것도 결코 학생들을 위한 길이라 할 수는 없다. 학생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교육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는 교육법을 준비해야 한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이 교육계에 전하는 메시지가 바로 거기에 있다.
스무 살, 패기만 넘치던 그 시절 ‘서른 살 전에 모든 대륙을 가보겠다’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렇게 유럽·오세아니아·아시아·북아메리카·아프리카를 다녀왔고, 서른이 되기 바로 이틀 전 마지막 대륙 남아메리카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동거리는 물론 현지의 치안, 불편한 인프라 탓에 많은 사람이 가고 싶지만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꿈의 여행지’ 남아메리카. 그렇게 멀고도 위험한 곳에 ‘고3 담임’과 ‘졸업을 앞둔 제자’가 함께 여행을 했으니 어쩌면 내 이십 대에게, 그 친구의 십 대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 아니었을까. 숙소에서조차도 여행을 만끽하고 싶다면 ‘에어비앤비’ 추천 남미는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몇 개월 이상 유랑하는 여행자들로 넘쳐난다. 요즘은 남미로 들어가는 하늘길이 비교적 저렴하다. 한두 번 정도 경유할 경우, 100만 원 미만으로 편도 항공권을 구할 수도 있다. 남미를 여행하는 가장 흔한 코스는 페루 리마로 들어가서 아르헨티나 또는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루트이다. 물론 정반대의 루트로 여행할 수도 있지만, 리마→ 쿠스코(3,300m) → 우유니(3,600m)로 이어지는 경로를 추천한다. 그 이유는 점차 고도를 높여가며 이동하면 고산병에 적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의 루트를 이용할 경우 갑자기 높은 고도인 우유니로 이동하게 돼 자칫 남은 여행 일정을 모두 망칠 수 있다. 현지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10명 중 8명이 고산병 증세를 겪고, 그중 2명은 고산병 정도가 심해 급하게 고도가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고산병은 예방이 쉽지 않고, 증세가 나타났을 땐 약효도 없으니 여행 전에 미리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숙소는 호텔, 호스텔(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남미 전통 가옥과 현지인들의 삶 자체를 체험해보고 싶어에어비엔비(Airbnb : 숙박 공유 서비스)를 이용했다. 쿠스코에서는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 위에서,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는 드넓은 초원 위에서 그리고 아르헨티나에서는 거실에 탱고 연습장이 갖추어진 집에 머물렀는데, 나라마다 그리고 도시마다 그 색깔이 다양해 숙소에 머무는 동안에도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미의 첫 관문인 ‘리마’와 잉카제국의 심장 ‘쿠스코’ 남미의 첫 관문인 리마는 여행자들이 쿠스코로 들어가기 위한 경유지이다. 볼거리가 많지 않지만, 하루 이틀 머무르면서 긴 비행으로 인해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며, 고산지역으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 준비를 하기 좋은 곳이다. 리마에서 비행기로는 1시간 남짓, 버스로는 12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곳은 잉카제국의 심장 쿠스코이다. 해발고도 약 3,300m에 자리 잡고 있어서인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현기증 증세가 나타나더니 이내 숨 가쁨이 느껴졌다. 잉카제국의 수도답게 과거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어 도시 내부를 걸어만 다녀도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기분이 들었다. 어디든 올라서서 바라본 쿠스코의 전경과 야경은 넋을 빼놓았고, 그 황홀함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쿠스코를 기점으로 택시와 기차로 약 3시간을 이동하면 마추픽추의 관문 아구아스 깔리안테스에 도착한다. 마추픽추에 오르기 위해선 이 마을에서 버스를 타거나 등산을 해야 한다. 만약 버스를 이용할 계획이라면, 도착한 날 버스표를 미리 구매해야 편리하다. 당일 아침에는 줄이 워낙 길 어 표를 구매하고, 버스에 탑승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페루는 12월부터 3월까지가 우기이다. 그래서 이 기간에 마추픽추를 여행하게 되면 구름 가득한 마추픽추를 만나기 일쑤이다. 하지만 절대 실망하지 말자. 해가 뜨기 시작하면서 구름이 걷히고, 그 사이로 펼쳐지는 마추픽추와 대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무대의 장막이 걷히는 것처럼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고대도시 마추픽추의 모습은 훨씬 극적이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마음으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마추픽추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최초로 잉카제국의 심장을 발견한 탐험가가 된 기분이었다. 땅과 하늘의 데칼코마니 ‘우유니 소금사막’ 다음은 많은 사람의 버킷 리스트에 담겨 있는 우유니 소금사막이다. 쿠스코에서 비행기로는 직항이 없어 볼리비아 수도 라파즈를 거쳐 이동해야 한다. 버스로도 이동할 수 있지만 꼬박 하루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비행기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남미도 저가항공이 보편화되어 있어 비행기로 이동하는 것이 수월하다. 어렵게 도착한 우유니의 첫인상은 사진 속의 멋진 장소가 이곳에 있을지 상상이 안될 만큼 낙후된 시골 마을이었다. 인프라가 잘 갖춰 있지 않아 대부분 도로가 비포장이며, 숙소는 기대치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다. 대부분 숙소는 태양열로 전기를 생산해 저녁이면 정전도 문제지만,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 겨울엔 찬물로 샤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니 감 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념은 우유니 소금사막에 발을 딛는 순간 모두 사라진다. 눈앞에 펼쳐진 땅과 하늘의 데칼코마니를 보고 있으면 내가 하늘을 밟고 있는 건지, 땅을 밟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 그곳에 머무는 내내 꿈 속에서라도 이런 장면을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우유니를 여행하는 방법은 현지 투어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투어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부분 ‘선셋+스타라이트’ 또는 ‘스타라이트+선라이즈’ 투어를 선택한다. 스타라이트는 쏟아지는 사막의 은하수를 볼 수 있고, 해가 뜰 때나 해가 질땐 가장 아름다운 우유니 사막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유니에 도착하면 한국인 여행자가 상당히 많아 여기가 한국인지, 볼리비아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대신 투어 참여나 우유니 생활, 남미 여행에 대한 팁을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마지막 정상의 문턱을 넘어 마주한 ‘토레스 삼봉’ 이제는 칠레로 이동한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들어서자마자 그동안 과거로 떠났던 시간 여행이 끝이 났음을 직감했다. 흔히 봐왔던 익숙한 도시의 모습이 약 보름만에 나타난 것이다. 마치 문명의 세계에 처음 발 디딘 것처럼 오랜만에 보는 최신식 가전제품으로 그동안의 부족함을 채웠다. 산티아고에서 정비를 마친 다음 칠레의 최남단 푼타아레나스로 이동했다. 푼타아레나스는 남극으로 가는 관문에 위치한 곳으로 유명하지만 최근 몇 차례 방송을 통해 ‘신라면’을 팔고 있는 아저씨로도 유명한 곳이다. 한국 슈퍼에서 살 수 있는 라면 가격의 10배가 넘지만 매운 국물에 주인아저씨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푼타아레나스에서 버스로 4시간가량 이동하면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으로 유명한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도착하게 된다. 국립공원 트레킹을 위해 모인 전 세계 여행객들로 붐비는 이곳에 가는 방법은 버스와 렌터카이다. 버스는 하루에 이동편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출발과 도착 일정에 맞춰 산행하려면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남미에서는 자동 변속기어 자동차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 적어도 몇 달 전에는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토레스 델 파이네의 하이라이트인 토레스 삼봉은 마지막 정상의 문턱을 넘어서야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마추픽추와 우유니도 그랬다시피 이곳도 쉽사리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화려한 ‘이구아수’, 장엄한 ‘이구아수’ 추억을 뒤로하고 아르헨티나로 향했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엘칼라파테의 페리토 모레노 빙하이다.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빙하 트레킹이 가능한 곳이다. 빙하 위를 한참 거닐다 마지막엔 12년산 양주에 무려 3만 년산 빙하 얼음을 온더록스(on the rocks)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색다른 경험이 있을까? 가끔 거대한 빙하 벽이 굉음을 내며 무너지는 모습도 볼 수 있으니 여기를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남미의 파리’라고 불릴 정도로 파리와 닮아있다. 라 보카 지역을 중심으로 탱고 문화가 발달되어 있는데 무엇보다 3일, 7일, 1개월 탱고 수업을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탱고의 본고장에서 탱고를 배워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매일 밤 자정 가까이가 되 면 탱고 클래스에서 춤을 배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기분이 들 것이다. 마라도나와 메시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축구를 경험해보기 위해선 리버플레이트나 보카 주니어스 경기장을 찾아갈 수 있다. 두 팀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연고로 하는 팀으로 부유한 지역의 팀인 리버플레이트와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을 연고로 하는 보카주니어스의 불꽃 튀는 신경전도 함께 느껴볼 수 있다. 경기장 내에서 흡연이 가능해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의 유혹이 많으니 잘 이겨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경계에 있는 이구아수 폭포로 떠났다. 약 한달간 이어져 온 여행 동안 봄·여름·가을·겨울을 다 겪다 보니 찜통 같은 더위와 높은 습도로 무장한 이구아수는 남은 체력을방전시키기에 ‘딱’이었다. 이구아수 폭포는 크게 아르헨티나 사이트, 브라질 사이트가 있는데 두 곳을 하루 만에 둘러보기는 힘들지만, 하루에 한 곳씩 살펴보는 것은 무리가 없다. 아르헨티나 쪽에서 바라보는 이구아수는 폭포를 눈앞에서 바라볼 수 있는 화려함이, 브라질에서 바라보는 이구아수는 폭포 전체를 아우르는 장엄함이 있으니 꼭 두 곳 모두 살펴보는 것을 권한다. 걸어서 국경을 넘어가는 독특한 경험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에필로그 몸은 지쳤지만 마음만은 계속 머무르고 싶었다. 남미는 사계절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자연과 인문을 모두 담고 있는 보석 같은 대륙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를 따로 예약하는 바람에 제자는 미국을, 나는 뉴질랜드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다. 먼저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러 가는 제자가 ‘선생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된 여행이었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렸다.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스무 살의 내가 첫 유럽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앞으로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했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제자와 함께한 한 달의 시간은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하였고, 현재를 즐기게 해줬으며, 미 래를 꿈꾸게 한 인생의 황금기 한 장으로 추억될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사는 법(마크 프리먼 지음) 마음의 병을 자가 치유하는 방법을 소개한 심리 실용서. 이 책의 저자는 20대 후반에 각종 정신질환 판정을 받고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 연구하다가 ‘자신의 병에 대해 전문가급이 된 환자’를 일컫는 ‘e환자학자'로 선정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14단계의 마음 치료법을 소개한다. (허은솔 옮김, 움직이는서재 펴냄, 336쪽, 1만5900원)
하루 한 알 지능 업 영양책(김동철 지음) 아동 심리・뇌 공학 전문가가 5~10세 어린이들의 지능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지능의 영역을 창의・논리・신체・성찰의 4개 영역으로 구분하고 다양한 실천 방법을 제시한다. 다중지능 검사지와 두뇌 유형 검사지가 포함된 워크북이 부록으로 들어있다.(김영사 펴냄, 220쪽, 1만4800원)
칙센트미하이의 몰입과 진로(미하이 칙센트미하이・바버라 슈나이더 지음) 2003년 출간된 ‘칙센트미하이의 어른이 된다는 것은’의 재편집본. 몰입 이론을 주창한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5년 간 청소년의 일과 놀이, 직업에 대해 연구한 내용을 담았다. 청소년의 직업관과 진로가 어떻게 달라지고, 그 과정에서 부모와 학교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이희재 옮김, 해냄 펴냄, 368쪽, 1만5800원)
호감 있는 아이로 키우는 엄마 공부(후나츠 토루 지음) 시대가 바뀌어도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은 사람에게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가치이다. 저자는 자녀는 결국 엄마와 같은 모습으로 자라나게 된다며 육아의 중심이 되는 엄마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엄마 공부’ 방법을 제시한다.(황미숙 옮김, 예문아카이브 펴냄, 264쪽, 1만3000원)
십 대의 온도(이상권 외 4명 지음)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작품 6편을 묶었다. 어른도 어린이도 아닌 애매한 위치의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학교와 학업, 가정과 기성제도, 친구와 이성교제 등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담백하게 풀어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느 세대라도 문학 자체로서 즐길 수 있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자음과모음 펴냄, 336쪽, 1만2000원)
파워풀한 교과서 과학 토론(남숙경 외 3명 지음) 과학과 사회의 관계를 둘러싼 쟁점들을 찬반토론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지구온난화, 미세먼지, 빛 공해 등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12가지 주제를 다룬다. 논쟁이 발생하게 된 배경과 추천도서, 용어사전, 관련 과학자 등도 소개한다.(특별한서재 펴냄, 292쪽, 1만6500원)
유대인 수용소의 두 자매 이야기(프니나 밧 츠비, 마지 울프 지음, 이자벨 카디널 그림) 유대인 학살 사건 현장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한 장면씩 기록한 그림책. 이 책의 저자는 주인공인 유대인 자매의 실제 딸들이다. 잔혹한 박해 속에서도 삶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은 두 자매의 기억을 담았다.(공민희 옮김, 아름다운사람들 펴냄, 40쪽, 1만3000원)
돌 던지는 아이(서성자 글, 홍선주 그림) 고려시대 일어난 만적의 난을 소재로 한 장편 동화. 노비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주인집 도령 지상이의 도움으로 글을 배운 주인공 몽개가 노비의 난을 주도한 만적을 만나서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분차별로 인한 폐해와 고려시대 사회상을 살펴볼 수 있다.(사계절 펴냄, 196쪽, 1만1000원)
1896년 셀레스탱 프레네(Célestin Freinet: 1896~1966)는 프랑스 남부 니스(Nice)와 이탈리아 국경에 인접한 시골 마을 갸르(Gars)에서 태어났다. 알프스 고지에서 농부들과 함께 생활한 성장 배경은 프레네의 실천교육학(pédagogie)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는 자신이 경험했던 창조적이고 유용한 노동, 인간과 자연에 대한 세심한 관찰, 협동, 차이 존중, 양식(良識), 공동체정신, 사회정의의 가치를 자주 회상하곤 했다. 이를 회상하면서 그는 학교가 행복하고 낙천적인 아동을 길러내는 터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육’은 아이들을 전쟁터로 몰아넣지 않는 하나의 방법 1912년 프레네는 니스교육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그는 교사 양성과정을 제대로 끝마칠 수 없었다. 1915년 장교 후보생으로 징집되기에 앞서 프레네는 생세제르(St-Cézaire)의 초등학교에서 몇 달간 근무했다. 1917년 슈멩 데 담(Chemin des Dames) 전투에서 그는 폐에 심한 부상을 당했다. 호흡기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그는 그 당시 교사들처럼 권위적이고 호통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가르칠 수가 없었다. 호흡기를 크게 다치지 않았더라면 자신 역시 전통방식의 교사들과 똑같았을 거라고 고백했을 정도로 그가 입은 부상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 호흡이 불편했던 자신의 신체적 제약에 굴복하는 대신 그는 자신에게 잘 맞는 가르치는 기술과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전쟁터에서 겪은 잔혹과 고통, 참호에서의 비참한 경험도 그의 교육사상을 다듬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그것은 권리의식을 갖춘 시민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그러한 교육이 아이들을 비인간적인 전쟁터로 또다시 몰아넣지 않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20세기 초 학교의 전통방식과 다르게 교육할 수밖에 없었던 프레네는 당시 진행 중이던 신교육(éducation nouvelle)을 중요하게 참고했다. ‘구(old)’교육의 특징이 수동적인 학교학습에 있다면, ‘신(new)’교육의 특징은 인간을 행위자이자 창조자로 다루는 데 있었다. 프레네는 스콜라적 방식(la scolastique)이나 스콜라주의(le scolastisme)라는 용어로 기존 전통학교를 자주 비판했다. 그것은 삶과 유리되고, 아동의 욕구를 반영하지 않고, 추상 이론과 언어적 설명에 몰두했던 전통학교의 행태를 포괄적으로 나타내는 용어였다. 그는 스콜라적 형식주의를 혁신하기 위해 새로운 교육탐색에 나섰다. 프레네는 몬테소리와 루소, 페스탈로치의 문헌뿐 아니라 당시 능동학교(Activity school)의 대표자였던 페리에르와 드크롤리의 문헌들도 탐독했다. 책 읽기에만 머물지 않고 프레네는 대안 실험을 전개한 여러 학교를 탐방하면서 그들의 실천을 직접 살폈다. 예컨대 1922년 그는 함부르크의 생활협동체학교를, 1925년에는 소련의 학교를 탐방했다. 교사들과 함께 한 소련 탐방을 계기로 그는 아동교육에서 생산적인 노동(일)의 문제, 학교에서 실천되는 실제 노동(일)의 의미 문제 그리고 벽신문과 달톤 계획 같은 몇가지 원칙과 기술을 찾아내 그것을 본격적으로 성찰했다. 1923년 그는 페리에르와 보베, 클라파레드와 꾸지네, 쿠에 등 신교육의 거장들이 서로 교류했던 몽트뢰 국제신교육연맹회의에도 참가했다. ‘실천적 교육운동’으로 신교육의 한계를 극복하다 그렇지만 그는 신교육 실천이 일부 특별한 조건을 갖춘 학교에서만 가능하고, 실천으로 옮기기 어려운 이론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불만이 있었다. “몬테소리와 드크롤리는 의사였고, 스위스의 심리학자들은 사상가였으며, 듀이는 철학자였다”는 말로 프레네는 신교육에 내재한 실천상의 결함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교육과의 차별화를 꾀하며 프레네는 독창성 있는 실천 기술을 창조하는 길에 나섰다. 그는 자유 글쓰기, 인쇄출판작업, 학교 신문, 학교 간 통신교류 같은 여러 도구와 기술을 자신의 교육실천을 대표하는 것으로 만들었다. 이 풍부한 도구와 기술은 오늘날까지 그의 실천 교육학을 주목하게 만드는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 그는 당시의 사회·정치적 환경에서 신교육이 보여주었던 정치적 순진함에도 불만이 있었다. 그는 학교를 둘러싼 사회·정치적 조건에 무감각했던 신교육의 한계를 인식하면서 자신의 교육을 신교육과 구분하기 위해 ‘현대 학교’라고 달리 명명하며 독자적인 교육운동의 길을 걸었다. 1920년 프레네는 전쟁터에서 돌아와 그라스(Grasse) 인근의 바쉬르루(Bar-Sur-Loup)에서 교직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바쉬르루에서 프레네는 교육에 힘쓰는 일과 별개로 지역 생산물을 판매하는 마을 협동조합 설립을 돕기도 했다. 협동조합을 조직해본 경험은 그가 협동원리에 기초한 일종의 협동체로 학교를 운영하게 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 1924년 6월 프레네는 작은 인쇄기 하나를 구입했다. 인쇄기 구입은 그의 교육실천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 인쇄기를 가지고 그는 학생들과 함께 각색한 달팽이 경주에 관한 ‘자유 글쓰기’ 작품을 인쇄했다. 이때부터 그는 학교인쇄출판작업, 학교 신문 같은 새로운 교육원리와 방법을 차례로 도입했다. 1926년 브리따뉴 지방에 위치한 트래겅 생 필리베르(Trégunc-St-Philibert)의 교사 다니엘(René Daniel)이 인쇄기를 구입한 것을 계기로 그는 그와 정기적인 학교 간 통신교류를 시작했다. 학교 간 통신교류는 협동과 협력을 학교 밖으로 확장하고 다른 삶과 교류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1928년 6월 프레네는 학교 간 통신교류의 핵심 구성원들과 함께 공립학교교사협동조합(La Coopérative de L’Enseignement Laïc)을 창립했다. 이 협동조합은 소식지를 간행하고, 워크숍을 지원하고, 학습자료와 도구를 원가로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프레네는 자신이 고안한 새로운 도구나 기술에 일종의 ‘특허권’을 부여해 독점하지 않았다. 그는 교육운동 시초부터 교사들 간의 협력에 기초한 교육운동의 길을 택했다. 교사들 간의 협력조직인 공립학교교사협동조합은 1947년 현대학교협회(L’Institut coopératif de l’École Moderne)로 재명명되었다. 이 조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 실천을 이어오고 있다. 1957년에는 국제조직인 국제현대학교운동연맹(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s Mouvements d’Ecole Moderne)이 결성됐다. 교사는 모두 사회·정치적 활동가여야 한다 프레네는 몇 차례 정치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생폴(Saint-Paul) 사건’이 그 중 대표적이다. 1932년에서 1934년까지 프레네는 혁신적인 교수방법을 둘러싼 비판과 공산주의 성향에 반대하는 선동가·정치가·공무원이 제기하는 많은 비판에 시달렸다. 공립학교교사협동조합이 반(反)자본주의적 성격의 단편영화 가격과 이익(Prix et Profit) 상영을 지원한 직후, 생폴의 악명 높은 보수주의자들이 프레네를 몰아내기 위해 음모를 꾸몄고, 그는 희생양이 되었다. 당파적 입장에 치우쳤던 장학사들은 프레네를 희생양 삼아 전근을 강요했다. 생폴 사건이 불러온 갈등으로 인해 1934년 프레네는 결국 생폴의 공교육체제에서 쫓겨났다. 1935년 그는 인근 지역 방스(Vence)로 옮겨가 ‘프레네 학교(L’École Freinet)’라고 명명한 새 학교를 열었다. 프레네 학교는 프레네의 딸과 이웃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파리 지역에서 사회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그리고 일 년 뒤엔 스페인 전쟁을 피해 온 고아들을 받아들였다. 주간학습활동계획, 공동생활을 조정하고 갈등을 관리하는 전체회의·벽신문·자가수정카드 그리고 자연스러운 읽기 방법 같은 새로운 기술을 프레네는 이곳에서 창안하고 실천했다. 파시즘 체제가 등장하면서 유럽은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페탱(Maréchal Pétain)의 비시 정권 아래서 프레네는 정치 선동가로 낙인찍혀 쉬브롱 노동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1941년 10월 건강이 악화된 채로 풀려났다. 그러나 그는 가택에 연금되었다. 이 와중에도 1944년 그는 레지스탕스 운동에 합류했다. 2차 세계대전 동안 방스의 프레네 학교는 침략당하고 약탈당했으나 1946년 말 다시 문을 열었다. 이 학교는 1964년에 실험학교로, 1991년에 공립학교로 지정되었다. 1952년에서 1954년 사이 프랑스 공산당의 일원이던 꼬뉘오(Georges Cogniot)와 스니데르스(Georges Snyders)가 제기한 신랄한 비판도 프레네를 힘겹게 만들었다. 프레네의 실천교육학이 시대에 뒤떨어진 농촌의 이상에 기초한 학교 개념을 조장하고, 교사 역할을 중시하지 않았으며 내용보다 과정을 더 중시하면서 아동의 자발적 행동을 지나치게 미화했다는 비판이었다. 그것이 부르주아적 개인주의 원리를 강화한다는 게 두 사람이 제기한 비판의 요지였다. 이 일로 인해 프레네와 프랑스 공산당 사이는 크게 벌어졌다. 참고로 오늘날 프레네 운동의 정치성향은 더욱 민주적인 사회로 변형하는 데 최우선을 두는 정치성향 집단과 교실을 더욱 아동중심적이고 민주적으로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교육성향 집단으로 나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아이들의 가난과 편견 문제해결을 위해서라도 교사들 모두가 사회·정치적 활동가여야 한다는 프레네의 주장에 두 집단 모두 공감을 표한다. 프레네의 삶은 결국 1966년 10월 방스에서 숨을 거두고 고향인 갸르에 묻히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최근 교사들이 주목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는 프레네의 교육실천 교육을 향한 프레네의 생각과 실천은 그가 살아온 삶의 산물이었다. 그 시대를 겪으며 그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자신의 실천교육학을 정립하고 실천하고자 했다. ① 개인의 창조적 힘에 최대한 호소하는 협동에 기초한 일 공동체 학교 ② 개인의 욕구에 더욱 잘 부합하고, 개인이 지닌 생명의 힘의 가능성을 강화하는 교육실천 ③ 삶 속에서 이뤄지고, 삶을 통해 이뤄지는 교육 ④ 개인이 어떤 교의나 지침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방향을 설정하는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소유한 자유 존재로 성장하게 하는 교육 첫 번째와 두 번째 사항을 위해 그는 개인에 내재한 창조적·능동적 힘을 지속시키고 그 힘을 최대한 실현하기 위해 언제나 전진하려는 아동의 본성을 교육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리고 아동에 내재한 생명의 힘을 발현하게 하는 학교 환경 구축과 그 환경에서 생동감 있고 완성된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실질적인 일(학습활동)의 도구와 기술을 창조했다. 동기와 목적이 있는 능동적 (학습)활동인 일과 예술은 힘이라 부르는 생명의 잠재력을 외부로 최대한 발현하게 하는 활동으로 무엇보다 중요했다. 오늘날 현대학교협회의 지향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협회는 자신들의 홍보 팸플릿에서 프레네의 실천교육학이 다음과 같이 우리 교실의 생활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가르치는 역할을 달리하게 도울 수 있다고 공표하고 있다. 첫째, 각 아동은 자신의 리듬에 따라 배운다. 둘째, 학생들은 모둠에서 자신의 힘으로 지식을 발견한다. 셋째, 이상의 과정은 생동감이 있고, 세상(삶)과 연결되어 있다. 넷째, 우리 학생들은 배움의 틀 속에서 다른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과의 관계 속에 존재한다가 그것이다. 프레네 교육실천에 담긴 협동·삶·자발성·개별성과 관계성의 조화 등은 최근 우리 학교 교육을 혁신하려는 교사들이 주목하는 가치들이기도 하다. 이는 우리가 프레네 실천교육학에 여전히 주목하게 하는 이유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호부터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 더 상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벽면 스크린에 장엄한 우주가 펼쳐지더니 이윽고 태양계 행성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태양에서 네 번째 행성은 무엇일까요?” 선생님의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윤지(가명)가 화성을 향해 공을 던진다. 공이 화성에 닿는 순간 화면에는 오색 꽃가루가 팡파르처럼 퍼진다. 부산 운송초등학교 ‘VR(가상현실) 스포츠교실’에서 이뤄지는 과학수업 모습이다. 이처럼 교육현장에도 에듀테크 바람이 불고 있다. 가상현실을 이용한 교육활동이 조금씩 자리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 학교는 지난 8월 VR 스포츠교실 개관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VR 스포츠교실은 학생들이 실내에서 공을 차거나 던져 벽에 설치된 스크린의 목표물을 맞히면 특수센서가 움직임을 감지해 점수를 알려주는 등 가상현실과 특수센서 기술을 체육활동에 적용한 시스템이다. 교실 1칸(66㎡)을 활용해 객체인식 및 시뮬레이터 시스템, 빔프로젝터, 키오스크, 축구공 이동 자동 시스템, 미세먼지 필터 시스템 및 공기청정기 등을 갖추고 있다. 이 시설은 첨단 IT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스포츠 융합교육실을 보급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주관한 프로젝트 사업의 결과물로서 2017년 전국에서 선정된 10개교 중 부산에서 유일하다. 교실 속 운동장... 과학수업도 척척 VR 스포츠교실은 학생들이 미세먼지·황사 등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실내에서 안전하게 축구·양궁 등 다양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됐다. 또 야외 체육활동에 소극적인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도 담았다. 사실 이 학교엔 강당이 없다. 초등학생들이 제일 좋아하는 수업은 체육시간이지만 비가 오거나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날이면 학생들에겐 가장 우울한 시간이 되곤 했다. 그러나 VR 스포츠교실이 만들어지면서 그런 걱정은 싹 사라졌다. 학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폭우가 내려도 학생들은 이곳에서 축구 경기를 즐긴다. 오늘은 페널티킥 시합을 하는 날. 한 명씩 번갈아 가며 가상현실 골키퍼가 버티고 있는 골문을 향해 힘껏 공을 찬다. ‘GOAL~’ 이란 글자가 뜨고 함성소리가 울리면 분위기는 금세 후끈 달아오른다. 한 시간 체육수업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학생들의 몰입도가 높다. 개구진 남학생들은 이마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힌다. 여학생들도 흥미를 갖기는 마찬가지. 체육수업 시간이면 소극적이던 모습을 이곳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또 야외 활동이 조금은 부담스러운 1~2학년 학생들도 체육활동에 무리가 없다. 교사들은 야외수업보다 안전사고 위험이 적어 마음이 놓인다고 입을 모은다. 양궁이나 볼링, 스키와 같이 학교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스포츠도 가상현실 교실을 이용하면 누구나 경험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신체활동과 교과활동을 병행하는 융합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은 VR 스포츠교실의 장점으로 꼽힌다. 수학과 체육, 과학과 체육, 사회와 체육 등 어떤 교과이든 체육활동과 연계한 수업이 가능하다. 예컨대 5학년 사회 1학기 ‘새로운 매체와 문화 발전 융합’ 단원이나 5학년 과학 2학기 ‘운동할 때 나타나는 우리 몸의 변화’ 단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저학년은 한글 받침이나 숫자를 화면에 띄우고 공을 던져 맞춰가는 수업을 진행하는데 학생들이 ‘칠판수업’보다 훨씬 재밌어한다. 게임과 놀이가 연계된 방식으로 운용되는 데다 특수센서를 통해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다 보니 학습 효과가 배가된다는 게 교사들의 설명이다. 힘들었지만 보람 커... 방학 땐 스포츠캠프도 운송초가 VR 스포츠교실을 만든 데에는 남모를 속사정이 있었다. 이 학교는 지난 2003년부터 지금까지 교육복지우선학교로 지정될 만큼 저소득층 학생이 많은 학교다. 다문화가정이나 한부모가정 자녀들도 인근 학교에 비해 많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 상당수는 방과후에 집에 혼자 있거나 PC방·노래방 등 학교 주변을 배회하는 등 돌봄 없이 방치돼 있었다. 또 주변에 마땅한 문화시설이나 놀이시설이 없어 학생들은 체력단련과 문화·여가활동을 학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VR스포츠교실 설치를 주도했던 최진국 교사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학생들의 체육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건강한 미래사회 주역으로의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다. 소규모학교다 보니 교사들의 업무량은 인근학교에 비해 4~5배가량 많았다. 교재 준비와 행정업무 처리로 화장실 갈 시간도 부족했지만, 최 교사는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지난 2017년 4월 처음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신청서를 낸 이후 방학과 휴일도 반납한 채 매달린 지 1년 4개월. 드디어 지난 8월 드디어 문을 열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이 떠나는 학교였어요. 인근에 부산 센텀 시티가 있다 보니 학생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컸죠. 그런데 VR 스포츠교실을 개관한 이후 거짓말처럼 학생들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학교 가는 게 즐겁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전학 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최 교사는 170명이던 전교생이 이제는 180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했다. 불과 한 달 여 만에 일어난 변화다. 소문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이제는 전국에서 교육관계자들이 견학을 오는 학교가 됐다. “앞으로는 정규 수업시간뿐만 아니라 방과후나 돌봄교실에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활용, 더욱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어요. 이곳에서 학생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혜정 교장은 “올 겨울방학에는 가상현실 스포츠교실 캠프를 실시해 체육활동 참여를 늘려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워크숍이나 연수에서 만난 교장선생님들의 단골 주제는 골치 아픈 학교폭력 사안이나 민원에 관한 하소연과 푸념이다. “우리 학교는 몇 달째 계속되는 민원이 있어서 학교의 교육력 낭비가 심각하다”, “우리는 다행히 올해 학교폭력사안이 하나도 없다”, “학부모가 교육청·교육부·국가인권위원회·청와대 등에 계속 민원을 내는 바람에 여기저기서 조사하러 오고 자료를 제출하느라 학교가 마비됐다”, “민원으로 교감·생활지도부장·담임교사가 모두 병가를 내버렸다” 등의 이야기가 오간다. 서로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수수방관하며 학교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교육청이나 교육부를 원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민(학부모)의 시선은 다르다. 냉담하다. 학교는 학교폭력을 은폐하고 축소하고, 소극적으로 처리하려 하고, 피해학생의 보호보다는 가해학생을 감싸고, 사안처리 절차도 제대로 모르거나 지키지 않는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언론 역시 학교의 비전문성·온정주의·불공정성을 문제삼으며 학교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사람이 문제인지 법과 제도가 문제인지, 이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무지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법이나 제도 개선 방향은 학교·교육청·교육부와 같은 행정기관, 국민, 국회가 협의하여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에 필자는 앞으로 지면을 통해 학교가 어려움을 겪는 학교폭력 민원의 발생 유형·원인·해결책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무쪼록 필자의 경험이 학교가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PART VIEW] 학교는 왜 학교폭력 ‘은폐·축소’의 온상이 되었을까? 학교폭력 관련 민원의 대부분은 학교폭력 은폐·축소와 관련된 것들이다. 학교폭력을 고의로 은폐하거나 대응하지 않은 경우에는 성폭력·성적조작·인사비리와 같은 수위의 징계 감경 제외 사유에 해당할 정도로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다(「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제2항 7호). 교육부와 교육청이 발표하는 학교폭력예방대책에는 학교폭력 은폐·축소를 근절하기 위하여 ‘학교를 강하게 옥죄는 방안’이 항상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국민들은 학교를 학교폭력 은폐·축소의 온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이는 첫째, ‘법과 절차에 따른 사안처리는 비교육적이다’라는 교육현장에 깊게 뿌리박힌 인식에 기인한다. 둘째,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조치될 경우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가 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또는 거부감’이다. 셋째, 학교폭력 사안처리에 대한 담당 교원들의 업무부담 등으로 ‘학교는 사안처리 절차대로 처리하는 것보다 서로 원만하게 화해하여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학교폭력 ‘은폐·축소’와 ‘화해를 통한 교육적 해결의 차이’는 무엇일까? 필자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학교폭력 은폐·축소와 화해나 분쟁조정을 통한 교육적 해결은 외형적으로 차이가 없다. 다만 관련 학생(대부분은 신고 관련 학생) 측에서 학교의 진심을 알아주고 상대방과 서로 소통이 된다면 화해·분쟁조정으로 원만히 해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학부모 또는 학생이 ‘그냥 이대로 끝내기에는 뭔가 억울하고 그렇게 끝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학교가 학교폭력을 은폐·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학교는 억울하다. 학교폭력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 한 것이 아니라, 화해하려고 노력한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교의 노력을 학부모가 인정하면 ‘교육적으로 잘 종결’한 것이고, 학부모가 ‘은폐·축소’로 인식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니,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힘은 힘대로 빠진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해답은 오히려 간단하다. 원칙대로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교폭력 관련 민원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를 개최해서 문제가 된 경우보다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아서 문제가 된 경우가 훨씬 많다. 현재 법률과 매뉴얼에 따르면 극히 일부의 경미한 사안1을 제외하고는 학폭위를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다. 법과 원칙대로 하는 것은 비교육적인 것이 아니며 오히려 교육적인 처리방법이다. 학교폭력사안은 학폭위를 개최하여 처리한다면 학교폭력을 은폐·축소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을 것이다.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는 방법, 법과 원칙대로 하는 것 학교폭력을 은폐·축소했다고 징계 또는 처분을 받는 유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폭력사안인데 학폭위가 아닌 선도위원회를 개최하여 처리한 경우다. 학폭위를 열지 않고 바로 선도위원회를 개최하는 경우는 물론 학폭위를 개최해 선도위원회로 회부한다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 모두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 위반’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학폭위에서 조치를 받으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기 때문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선도위원회를 개최한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학폭위를 개최하여 학교폭력으로 인정하지만,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약칭 학교폭력예방법)」에 규정된 가해학생 조치가 아닌 ‘구두사과’와 같은 법률에 없는 임의적인 조치를 하는 경우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학교폭력에 대해 반드시 가해학생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학교폭력을 인정하고, 가해학생 조치를 하지 않는 것도 학교폭력 은폐 또는 축소로 간주될 수 있다. 셋째, 관련 학생들에게 ‘서로 합의했고, 학폭위 개최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각서(합의서)를 받고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은 경우다. 담임교사 또는 학교장 해결 사안에 해당하는 신체·정신·재산상의 피해가 없는 경미한 사안은 서로 화해를 했다면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서로 싸워서 상처가 발생했다거나, 우발적·일회적 사안이 아닌 지속적인 괴롭힘이라거나, 심각한 성폭력과 같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이유로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았다면 이는 학교폭력 은폐·축소로 간주될 수 있다. 학폭위 개최를 전제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학폭위가 문제해결을 위한 최선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교육적으로 항상 바람직하다고도 볼 수 없다. 또한 학폭위를 개최하고도 재심이나 행정심판, 소송이 제기되어 어려움을 겪는 학교도 많다. 무엇보다도 학교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항상 학폭위를 개최하는 것은 현실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현실에서는 학교가 사안의 경중, 관련학생 간의 관계, 화해의 정도, 학교를 신뢰하는 정도 등을 고려해 학폭위 개최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학폭위 개최를 전제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진행 과정에서 서로 진정으로 화해하고, 향후 분쟁 가능성이 없으며, 학교에 대한 신뢰가 높다면 예외적으로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고 담임교사 또는 학교장 종결사안으로 처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출장은 출장지마다 거리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다. 하루에 여러 번 갈 수도 있다. 교통수단도 철도·버스·자가용 등 다양하다. 식사를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경우도 있고, 1일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2만 원으로 하루 세 끼를 본인이 해결해야 할 때도 있다. 드물긴 하지만 도서·벽지로 출장을 가면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어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때에 따라서는 기상악화·천재지변 등으로 출장 일정을 넘겨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이처럼 출장은 출장지에 따라 상황이 제각각이다. 다양한 사례만큼 여비지급도 복잡하다. 여비를 지급하는 담당자는 인근 학교에 물어보거나 관련 지침을 살펴본다. 하지만 모든 상황을 가정하여 지침에 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이 생기면 담당자는 깊은 고민에 빠진다. 출장을 간 공무원은 그 나름대로 본인이 불이익을 받는 건 아닌지 무척 신경 쓰일 것이다. 위 사례와 같이 평소와 다른 출장 상황이 생겼을 때 참고할 수 있도록 「공무원 여비 규정」(대통령령), 공무원여비업무 처리기준(인사혁신처 예규), 공무원여비업무 QA 자료집(행정안전부) 등을 바탕으로 이번 호는 근무지 내 출장사례를, 12월호는 근무지 외 출장사례를 소개한다.[PART VIEW] 공무원 여비제도 개요 1) 여비 등급(「공무원 여비 규정」 제3조 관련) 제1호(교장), 제2호(교감 이하) 2) 여비 항목별 지급액 구분 지급 항목 지급 방법 지급액 국내 출장 ①근무지 내 출장 근무지 내 여비 정액 ● 1만 원(4시간 미만), 2만 원(4시간 이상) - 공용차량 이용 시 1만 원 삭감 - 왕복 2km 이하 근거리 출장인 경우 실비 지급 ②근무지 외 출장 일비 정액(1日당) ● 2만원 - 공용차량 이용 시 1/2삭감 식비 정액(1日당) ● 제1호 : 2.5만 원 ● 제2호 : 2만 원 숙박비 실비(1夜당) ● 제1호 : 실비 ● 제2호 : 5만 원(서울 7만 원, 광역시 6만 원), 범위 내 실비 - 업무상 부득이한 경우 30% 추가 지급 가능 - 공동숙박 또는 친지집 등에서 숙박 시 1야당 2만 원 지급 운임 실비 ● 제1호 : 철도 특실, 선박 1등급 ● 제2호 : 철도 일반실, 선박 2등급 - 항공 및 선박운임은 실비로 지급하되, 항공운임이 2개 이상의 등급으로 구분되어 있을 때에는 국외항공운임 지급기준에 따름 3) 지급항목별 여비 규정 _ 근무지 내 국내출장 가. 근무지 내 국내출장의 의미 ① 동일 시·군 및 섬(제주특별자치도 제외) 안에서의 출장이나 여행거리가 왕복 12km 미만인 출장 - 단, 같은 시·군에 위치하더라도 다른 시·군을 경유하여 여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에 해당하면서 그 거리가 12km 이상인 경우에는 근무지 외 국내출장으로 처리 가능 나. 여비지급 기준 ① 출장 여행시간이 4시간 미만인 경우 1만 원, 4시간 이상인 경우 2만 원을 정액으로 지급함 - 다만, 출장거리가 왕복 2km 이하인 근거리 출장인 경우 여비를 정액으로 지급하지 않고, 4시간 미만인 경우 실비의 운임 지급, 4시간 이상인 경우 실비 운임 및 식비 1/3 범위 내에서 실비를 지급함. ※ 1일 이내에 4시간 이상 근무지 내 출장을 2회 이상 간 경우에도, 출장비 합산액은 1일 2만 원을 넘지 못함(출장 시마다 공용차량을 이용한 경우에는 1일 1만 원을 넘지 못함) ※ 출장시간에 점심시간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출장시간에서 이를 제외하지 않음. 예)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출장일 경우, 출장시간은 4시간임 ② ‘육로-도서’를 연결하는 유료도로 이용 등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도로 통행료는 지급 가능 ③ 1만 원 감액대상 : 공용차량 이용자, 차량임차 사용자 ※ 예) 4시간 이상의 근무지 내 출장을 간 경우 1만 원 지급, 4시간 미만의 근무지 내 출장을 간 경우에는 지급하지 않음 여비 질의응답 사례 Q 오전에 근무지 내 출장을 다녀온 후, 동일한 날에 근무지 외 출장을 다녀온 경우 여비지급은? A각각의 정당한 사유에 의한 출장명령일 경우 각각의 출장여비를 지급한다. 다만 식비는 「공무원 여비 규정」 제28조 제1항에 따라 근무지 내 출장과 근무지 외 출장의 출장시간을 고려하여 적정한 금액을 감액하여 지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09시~13시까지 근무지 내 출장을, 14시~18시까지는 근무지 외 출장을 간 경우, 근무지 내 출장여비 2만 원을 지급하고, 근무지 외 출장일비 2만 원을 지급하되 근무지 외 출장식비는 근무지 외 출장시간과 통상적인 식사시간을 고려하여 1/2(또는 2/3) 감액한 1만 원(또는 6,660원)을 지급할수 있다. Q 2인 이상의 출장자가 동일 장소로 관외출장 시 식비를 1인당 사용범위 내에서 기관카드로 사용이 가능한지, 아니면 각 출장자에게 식비 영수증을 제출받아 개인통장으로 지급하는지? A국내출장 시 일비와 식비는 출장자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직접 지급하며, 출장일수에 따라 정액지급(정산 대상 아님)한다고 되어 있으며, 지급방법에 대한 예외 조항은 명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출장자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직접 지급해야 한다. 이때 일비와 식비는 정산 대상이 아니므로 출장명령에 따른 출장 사실을 다른 증빙서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면 별도의 식비 영수증이 필요하지 않다. Q 하루 동안 4시간 미만 근무지 내 출장을 여러 차례 간 경우 여비지급은? A● 4시간 미만 근무지 내 출장을 오전 1회, 오후 2회 등 하루 3회 이상 간 경우 - 근무지 내 출장여비는 1일 2만 원을 초과할 수 없으므로, 2만 원만 지급 ● 4시간 미만 근무지 내 출장을 오전(또는 오후)에만 2회 이상 간 경우 - 출장명령을 각각 내지 않고 일괄 출장조치가 가능하므로, 1만 원만 지급 ● 4시간 미만 근무지 내 출장을 오전(또는 오후)에만 2회 이상 가고, 각각의 출장시간을 모두 합하면 4시간 이상인 경우 - 출장시간을 합산하여 출장여비를 산정할 수 없으므로, 1만 원만 지급 Q 근무지 내 출장 중에 업무수행과 관련한 만찬이 포함된 경우 여비지급은? A식사를 제공받은 것이 명백하여 실제 소요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를 고려해 1식에 해당하는 금액(2만 원×1/3)을 감액 후 지급할 수 있다. Q 시험감독 수당과 출장여비를 중복하여 지급할 수 있는지? A시험감독 업무가 복무상 인정되는 출장이라면 시험감독 수당과는 별개로 여비를 지급할 수 있으나, 수당에 여비 성격의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면 지급이 불가능하다. 통상적으로 감독관 차출 공문에 출장비 지급 가능 여부를 명시하고 있으므로 해당 공문을 근거로 여비지급을 판단한다. Q 출장명령에 의한 근무지 내 출장 시 반드시 출장여비를 지급해야 하는지? A출장이란 상사의 명에 의하여 정규 근무지 이외의 장소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출장명령이 출장여비의 지급근거가 되지만 출장명령이 있다고 하여 반드시 출장여비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소속기관의 장은 예산 부족, 그 밖의 사유를 이유로 여비를 감액 또는 전부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출장명령에 따른 근무지 내 출장이라도 별도의 실비 발생 가능성이 없거나 해당 정액보다 적게 소요되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근무지 내 출장여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감액하는 것이 타당하다. Q 왕복 2㎞ 이내의 근거리 출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출장거리 계산 시 근무지에서 출장지까지의 거리는 지도상의 직선거리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거리로 봐야 하는지? A왕복 2㎞ 이내의 근거리 출장 해당 여부는 지도상의 직선거리가 아니라, 근무지에서 출장지까지의 최단 이동거리로 판단하여 원칙적으로 도보 출장 시 이동거리가 기준이 되지만, 다른 교통수단에 의해 더 단거리 이동이 가능한 경우에는 그때의 이동거리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또한 출장거리 계산 시에는 한국도로공사나 인터넷 길찾기 등 민간에서 제공하는 거리계산 방법을 활용한다.
공무원 재해보상에 관한 내용이 「공무원연금법」에서 분리돼 「공무원재해보상법」으로 제정(새교육 10월호 참조)됨에 따라 「공무원연금법」과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또한 9월 21일자로 개정됐습니다. 실질적인 혼인기간에 대해서만 분할연금을 인정하고, 재심 무죄판결 등으로 급여 제한 사유가 소멸한 경우, 이자를 가산해 지급하도록 하는 등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사항들이 반영됐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개정된 「공무원연금법」 및 「공무원연금법 시행령」을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실질적 혼인기간만 분할연금 인정 분할연금은 2016년 1월 1일 이후에 공무원이나 퇴직연금수급자와 이혼한 사람 중에서 이혼한 배우자가 공무원으로 재직할 때 5년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한 경우에 청구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비록 이혼은 했지만 공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신적·물질적으로 기여한 배우자에게 퇴직급여의 일부 분할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이번에 개정된 사항은 가출이나 별거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은 혼인기간에서 제외토록 한 것입니다. 단, 가출이나 별거 사실은 경찰서의 가출이나 실종 신고 기록, 이혼판결문 같은 공적 기록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해당 사항은 2018년 9월 31일 이후에 분할연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경우부터 적용됩니다. 따라서 그 이전에 연금이 분할됐다면 가출이나 별거를 증명해 재직 중 혼인기간이 5년 미만으로 줄어든다고 해도 연금 분할을 취소할 수 없습니다. 이는 지난 2016년 12월 헌법재판소가 혼인생활 파탄에 책임이 있는 유책 배우자나 가출 등으로 사실상 결혼생활이 없었던 배우자에게까지 국민연금을 분할할 수 있도록 한 분할연금제도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함에 따라 개정하게 된 것입니다. 분할연금 수급 조건(공무원연금법 제45조에 근거) ①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 ②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일 것 ③ 배우자였던 사람이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 수급권자일 것 ④ 65세가 되었을 것 ※ 부칙 제4조 다음 각 호에서 정한 연도별로 정한 연령에 도달한 경우에는 제45조제1항제3호(65세가 되었을 것)의 개정 규정에도 불구하고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1. 2016년부터 2021년까지 : 60세 2. 2022년부터 2023년까지 : 61세 3. 2024년부터 2026년까지 : 62세 4. 2027년부터 2029년까지 : 63세 5. 2030년부터 2032년까지 : 64세 분할연금 선청구제도·퇴직연금일시금 분할제도 도입 2016년 분할연금제도가 도입됐으나 퇴직연금일시금에 대해서는 분할이 도입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대신 퇴직연금일시금을 받는 경우 이혼 배우자의 공평한 재산 분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퇴직연금일시금, 퇴직연금공제일시금(10년을 초과하는 재직기간 중 본인이 원하는 기간에 대해서만 일시금 지급), 퇴직일시금(10년 미만 재직하고 퇴직한 경우)에 대해서도 분할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분할연금 수급 연령이 되기 전에 이혼하는 경우, 이혼 효력이 발생하는 때부터 분할연금을 먼저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분할연금 선청구제도 역시 새롭게 도입됐습니다. 지급 사유가 발생했을 때 신청할 수 있는 다른 급여들과 신청시점이 달라 발생하는 불편을 해소해 이혼 시점에 미리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단, 분할연금 수급 자체는 수급자가 연금지급 개시 연령이 된 때부터 가능합니다. 분할연금 선청구는 이혼 효력이 발생하는 때부터 3년 이내에 해야 하며, 연금지급 개시 연령에 도달하기 전에 분할연금 선청구를 취소할 수도 있습니다. 분할연금 선청구나 선청구 취소는 각각 1회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분할 비율은 당사자 간의 합의나 민법의 재산분할청구권, 재판상 이혼의 준용규정에 따라 분할 비율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 비율을 우선적으로 적용합니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적용할 기준이 없을 때는 공무원 재직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2분의 1로 균등하게 분할합니다 ※ 예시) 공무원 재직기간 30년, 연금액 300만 원, 혼인기간 20년(재직기간 중 혼인기간 10년) 일 경우 분할연금액은 50만 원(300만 X 10년/30년 X 1/2) 분할연금은 퇴직연금과 마찬가지로 분할연금수급자가 사망할 때까지 받습니다. 만약 퇴직연금수급자가 먼저 사망해도 분할연금수급자가 생존해 있다면 분할연금은 계속 받습니다. 반대로 분할연금수급자가 먼저 사망하게 되면 사망한 달의 다음 달부터 분할됐던 연금이 퇴직연금수급자에게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분할연금은 분할연금수급자의 유족에게 승계되지 않습니다. 분할연금 수급권자와 그 배우자였던 사람이 모두 퇴직연금이나 조기퇴직연금 수급권자인 경우에는 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각각의 분할연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급여제한사유 소급 소멸 시 이자 지급 형벌이나 징계로 퇴직 급여가 감액(금고 이상의 형, 탄핵·징계로 파면 시 50% 감액 등)됐다가 재심으로 무죄판결을 받는 등 감액 사유가 소급해 소멸되면 이자를 가산해서 지급하는 조항이 신설됐습니다. 지난 2016년 헌법재판소가 재심으로 무죄판결을 받아 감액 사유가 소급해 소멸했음에도 이자를 가산하지 않았던 「군인연금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린 것을 「공무원연금법」에도 적용한 것입니다. 이전에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할 범죄행위로 인하여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형사재판이 계속 중일 때’로만 한정해, 급여의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게 됐을 때는 잔여금에 이자를 가산해 지급하도록 돼 있었습니다.그러다 보니 형을 받거나 파면된 자는 제외돼,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았음에도 감액됐던 금액에 대해 지급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하는 등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것이 판결의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구분 퇴직급여 퇴직수당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재직기간 5년 이상 퇴직급여의 1/2 제한 재직기간 5년 미만 퇴직급여의 1/4 제한 재직기간과 상관없이 1/2 제한 탄핵 또는 징계에 의하여 파면된 경우 금품 및 향응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으로 징계 해임된 경우 재직기간 5년 이상 퇴직급여의 1/4 제한 재직기간 5년 미만 퇴직급여의 1/8 제한 재직기간과 상관없이 1/4 제한 이에 따라 재직 중 사유(직무와 관련이 없는 과실로 인한 경우 및 소속 상관의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에 따르다가 과실로 인한 경우는 제외)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탄핵 또는 징계에 의해 파면된 경우,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으로 징계에 의해 해임된 경우에 해당돼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일부를 줄여 지급됐다가 추후 감액 사유가 소급해 소멸했을 때에는 감액된 금액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자를 가산해 지급하도록 개정됐습니다. 소급해 소멸했다는 것은 금고 이상의 형이나 징계로 인한 파면·해임이 취소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급여 제한 사유 발생 사실이 아예 없어진다는 점에서 사면이나 감형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제한된 퇴직급여에 대한 이자 가산 지급은 개정법 시행일인 9월 21일 이전에 급여 제한 사유가 소급해 소멸한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청구시효는 개정법 시행 후 5년이내입니다. 이때 가산해 지급할 이자는 해당 연도마다 1월 1일 현재 전국은행이 적용하는 정기예금 금리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하여 산정하도록 「공무원연금법 시행령」을 개정했습니다.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일부를 줄여 지급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부터 감액 사유가 소멸한 날이 속하는 달까지의 기간에 대해 연 단위 복리를 적용하게 됩니다. 시간선택제 공무원도 공무원연금 대상 그동안 공무원 신분임에도 ‘상시’ 요건에 해당되지 않아 전일제 공무원과 달리 국민연금을 적용해 왔던 시간선택제 공무원도 이번 법 개정으로 「공무원연금법」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법 적용대상인 공무원의 요건에서 ‘상시’ 문구를 삭제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시간선택제공무원의 퇴직수당 산정 시국민연금법상의 민간 시간제 근로자와 동일하게 근무시간이 아닌 근무일수를 기준으로 산정·지급토록 하였습니다. 또 이번 「공무원연금법」 개정으로 공무원 후생복지나 퇴직 공무원 사회기여 활동 지원 시책 등의 추진근거가 신설됨에 따라 그 구체적인 운영사항을 규정했습니다. 해당 조항에는 공무원 후생복지 기본계획의 수립·시행, 공무원 후생복지사업, 퇴직공무원사회 기여 활성화위원회 구성·운영, 퇴직공무원 후 생복지사업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학으로 수학을 깨달은 잊지 못할 경험 ‘마주 보는 각의 크기가 같다’는 것을 양주동 박사의 수필 몇 어찌를 보고 이해한 적이 있었다. 수학책에 나오는 ‘기하’라는 말이 음차 된 것을 모르고, 한자의 의미 그대로 몇 기(畿), 얼마 하(何)로 해석하고는 도대체 ‘몇 어찌’가 무슨 말인지 궁금해 했던 일화를 담은 수필이다. 양 박사는 그날 기하수업에서 배웠던 ‘맞꼭지각의 크기는 같다’는 원리를 선생님과의 대화체로 풀어내고 있었다. 문학으로 수학을 깨달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복식학급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담임교사로 지내면서 주베르(J. Joubert)가 남겼던 ‘가르치는 것은 두 번 배우는 것’이라는 말은 큰 도움이 됐다. 서로 알고 있는 것을 나누며, 함께 자랄 수 있다는 신뢰는 인문학에서 출발하여 TAI 협력학습 기반 ‘THINK 모형’으로까지 이어졌다. 미래의 교실이 무학년제로 운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아직 우리의 교육환경에서 학년의 구분은 매우 유의미하게 작동하고 있는 기제였기에 두 개의 학년으로 하나의 수업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도전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4학년 여덟 명 학생들은 인문학으로 소통하는 수학수업을 즐거워하고, 수학 시간을 기다리는 학생들로 성장했다. 문학·역사·철학은 수학수업에적용되었을 때 매우 유의미한 교육적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비록 부족함이 많은 연구였지만,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더 나은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지난 호 문학(文) 활용 수업사례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역사(史)를 활용한 수업사례, 다음 호에서는 철학(哲)을 활용한 수업사례를 소개한다. 역사(史)로 수학적 추론과 의사소통을 나누다 ▶ 왜 역사인가? 역사는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기록이다. 역사 속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수학적 문제상황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추체험(追體驗)을 통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다양한 의사소통을 하며, 문제해결방향을 찾으려 노력하게 된다. 인간의 다양한 생활 경험에 근거한 역사를 통해 학생들은 활동의 주인공이 될 수 있고,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기회를 얻게 되며, 교실 속에서 활발한 추론과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게 된다. ▶ 역사는 어떻게 수학과 소통할 수 있을까? ▶ 역사와의 소통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 어떻게 활동했나요? 수업사례❶ _ 무굴제국과 타지마할로 배우는 평면도형(3학년)과 각도(4학년) 오늘날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며 인도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 잡은 타지마할은 무굴제국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학생들은 아름다운 건축물을 통해 수학이 주는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며, 타지마할의 벽면을 규칙적으로 완성해 나가거나 건축물에서 각과 도형을 찾는 활동을 통해, 수학적 개념과 용어를 사용하여 서로 소통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PART VIEW] ● 단원명 : 3학년 _ 2. 평면도형 / 4학년 _ 3. 각도와 삼각형 ● 교육과정 재구성 ● 수업목표(소통 주제) : 각과 도형의 아름다움 ● 수업설계 ● 학년별 활동 엿보기 1) 3학년 Text _ 무굴제국의 역사 속 타지마할 건축에 관한 글을 읽고, 애니메이션 보기(유튜브 영상 _ ‘타지마할’) ● 샤자한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타지마할의 벽면을 내가 직접 규칙적인 무늬로 꾸며보자! Help _ 4학년의 설명을 들으며, 모눈종이 위에 도형을 밀고, 뒤집고, 돌려보기 Idea _ 도형을 밀고, 뒤집고, 돌리는 방법 알고, 타지마할 벽면 꾸미기 ① 모눈종이 위에 도형의 밀기, 뒤집기, 돌리기 문제 만들고 서로 바꾸어 풀어보기 ②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테트리스(게임) 즐기기 ③ 규칙적인 무늬로 타지마할의 벽면 꾸미기 ④ 타지마할과 가장 잘 어울리는 규칙적이고 아름다운 벽면 뽑기(3·4학년을 제외한 다른 반 친구들의 투표로 선정) Note _ 평면도형의 이동에 대해 알게 된 내용 스스로 정리하기 Know _ 샤자한에게 수학편지 쓰고, 세계건축물에서 밀기, 뒤집기, 돌리기 찾기 저는 타지마할의 벽면을 돌리기, 뒤집기, 밀기를 써서 만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도형으로 이런 멋진 무덤을 만들다니 역시 샤자한 왕은 참 대단해요. 그리고 백성들의 마음도 알아주길 바라요…(중략) 2) 4학년 Text _ 무굴제국의 타지마할 건축에 얽힌 역사를 알아보고, 문제 확인하기 ● 샤자한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타지마할에 숨겨진 여러 가지 각과 도형을 찾아보자! Help _ 도형을 밀고, 뒤집고, 돌리는 방법을 3학년에게 가르쳐 주기 ● ‘돌리기’는 동그라미를 생각하고,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된다. Idea _ 예각, 둔각, 직각 탐구하기 ① 모눈종이와 각도기를 이용해서, 예각·둔각·직각을 그리고 크기 비교하기 ② 예각·둔각·직각을 활용해서 타지마할의 입구를 꾸미기 ③ 자신이 만든 입구를 소개하고, 잘된 점과 아쉬운 점 서로 평가하기 Note _ 각에 대해 알게 된 내용 정리하기 Know _ 샤자한에게 수학편지 쓰고, 세계의 건축물에서 여러 가지 각 찾기 활동 Tip! 여러 가지 건축물을 직접 만들어 보기 위해 ‘EBS 만들며 공부하는 세계(24개 건축물)’ 시리즈를 활용했어요! 수업사례❷ _ 마라톤 전쟁으로 배우는 ‘시간과 길이(3학년)’와 ‘소수의 덧셈과 뺄셈(4학년)’ 페르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유명한 전쟁 중의 하나는 아테네와 벌인 마라톤 전쟁이다. 이 전쟁의 승리를 알리기 위해 페이디피데스가 마라톤 평원에서 아테네 광장까지 달린 거리를 기념하여 오늘날까지도 마라톤 경기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학생들이 새로운 관점에서 수학을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며, 수학을 소재로 삼아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의사소통하게 할 수 있다. ● 단원명 : 3학년 _ 2. 평면도형 / 4학년 _ 3. 각도와 삼각형 ● 교육과정 재구성 ● 수업목표(소통 주제) : 42.195 그리고 Km ● 수업설계 ● 학년별 활동 엿보기 1) 3학년 Text _ 페르시아 전쟁 중에 생겨난 마라톤의 역사에 대한 글을 읽고, 궁금한 내용 직접 찾아보기 ● 페이디피데스가 달린 거리와 시간은 얼마나 될까? ● 구간별로 달린 거리와 시간을 각각 더해보자! Help _ 4학년의 설명을 들으면서, 시간과 길이의 단위 알아보기 이렇게 설명하다니! 1mm와 1cm, 1m를 직접 그려서 10mm=1cm, 100cm=1m를 설명한 친구도 있었어요. Idea_ 페이디피데스가 달린 시간 탐구하기 ① 페이디피데스가 마라톤 평야에서 아테네 광장까지 달린 구간별 시간 확인하기 ● 마라톤 평야에서 언덕까지 1시간 15분, 언덕에서 올리브나무 숲까지 58분 40초가 걸렸어요. ● 아테네 광장까지 4시간 24분 22초! ② 시간의 합을 구해 총 걸린 시간 알아보기 이런 활동도 해 보았어요! - 가족의 발 길이로 덧셈과 뺄셈을 익힌 다음, 발을 이용한 수학 협동화 만들기 - 오답의 왕 활동 : 시간과 길이의 합과 차에 관한 문제를 내고, 일부러 틀린 답을 써서 친구 해결사에게 부탁하기 Note _ 시간과 길이의 단위와 합과 차에 대해 알게 된 내용 스스로 정리하기 Know _ 생활 속에서 시간과 길이의 계산하기 운동장에서 일정한 거리를 정해놓고 천천히 산책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전속력으로 달리는데 걸리는 시간을 2번 재고, 기록의 합과 차를 구해봅시다! 2) 4학년 Text _ 페르시아 전쟁 중에 생겨난 마라톤의 역사에 대한 글을 읽고, 국어사전에서 뜻 찾아보기 ● 마라톤 거리는 왜 하필 42.195km가 되었을까? ● 페이디피데스가 달린 거리를 구간별로 모두 더해보자! Help _ 3학년에게 시간과 길이의 단위를 설명하고, 이야기 속 소수를 자연수로 어림하기 ● 언덕에서 올리브나무 숲까지 11.27km를 어림하여 11km로 나타내 주었어요! Idea _ 페이디피데스가 달린 거리 탐구하기 ① 페이디피데스가 마라톤 평야에서 아테네 광장까지 달린 거리 더하기 ② 소수의 계산 결과를 계산기로 검산하기 공학기기(계산기)의 활용 선생님이 일일이 계산 결과를 확인하기보다는 계산기를 활용해서 스스로 점검해 보았어요. 학생들은 정확하게 계산하는 습관을, 선생님은 계산이 느린 친구들을 도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어요! Note _ 소수 두 자릿수의 덧셈과 뺄셈에 대해 알게 된 내용 정리하기 Know _ 소수와 분수, 비교해서 생각해보기 ● 소수는 분수보다 크기를 비교하기가 쉬운 것 같아. ● 자 로 길이를 잴 때, 더 정확하게 말하려면 소수를 사용해야 해. ● 아 , 그리고 덧셈과 뺄셈을 하는 것도 소수가 더 쉬울 것 같아! ● 수업에 활용한 역사 텍스트 참고 자료 ❶ 마라톤 전쟁 텍스트 자료 페르시아가 세계를 정복하려는 야심을 품고 군사를 이끌고 그리스로 쳐들어갔어. 그리스라고 가만있을 수있나. 그리스의 지도자들이 군사들을 이끌고 전쟁터로 달려 나왔어. 두 나라는 마라톤이란 이름의 평야에서 서로 맞붙게 되었지. “장군님, 페르시아군이 산과 들을 개미 떼처럼 새카맣게 뒤덮었습니다!” (…중략…) 놀랍게도 그리스가 전쟁에서 승리했어. 그리스의 군사는 192명이 죽었지만, 페르시아는 6,400명이나 죽음을 맞이했지. 그리스군의 연락을 담당했던 병사 페이디피데스는 이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전하려고 아테네까지 달리기 시작했어. “이 기쁜 소식을 한시라도 빨리 아테네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마라톤 평야에서 아테네까지는 매우 먼 길이었어. 페이디피데스는 언덕을 넘어 1시간 15분 동안 12.55km를 달렸고, 다시 언덕을 내려와 올리브 나무숲을 따라 58분 40초 동안 11.27km를 달렸어. “헉, 헉!” 페이디피데스는 숨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멈추지 않았어. 47분 15초간 6.37km를 더 달리자 개울이 나타났지. 그 개울을 건너 32분 27초간 다시 5.86km를 쉬지 않고 달렸단다. 몸은 납덩어리처럼 무거웠고, 다리는 통나무처럼 굳어졌어. 페이디피데스는 눈앞에 있는 높은 언덕을 바라봤어. “이제 아테네까지는 불과 6.14km밖에 남지 않았어. 조금만 더 기운을 내자!” 페이디피데스는 죽을힘을 다해 뛰었고, 51분 뒤, 마침내 아테네 광장이 눈앞에 보였어. “우리가 이겼다!” 페이디피데스는 이 한마디를 남기고 숨을 거두었어. 그리스 사람들은 페이디피데스의 죽음을 기념하기 위해 마라톤을 올림픽 종목으로 만들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