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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대통령실 교육비서관 내정설로 교육계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학종 폐지’와 ‘정시 강화’를 주장해온 인사가 거론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서둘러 진화했지만, 이번 해프닝은 단순한 인사 논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의 성과를 ‘명문대 진학 실적’으로만 환원하는 사회적 통념을 국가가 공인하려 한 것 아니냐는 씁쓸한 의문을 남겼기 때문이다. 교육비서관 내정설이 남긴 씁쓸함 “그 학교, 서울대나 의대 몇 명 보냈습니까?” 학교 현장에서 흔히 오가는 이 질문은 악의라기보다 무신경에 가깝다. 하지만 여기엔 교육 철학이 무너진 현실이 압축돼 있다. 학생의 인간적 성숙이 아닌, 오직 숫자로 교육의 성패를 가늠하는 풍토가 만연하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그 왜곡된 상식이 현장을 넘어 국가 정책 의식과도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게 한다. 코로나19 원격수업은 공교육이 여전히 지식 전달에 머물러 있음을 드러냈다. 교사의 역할을 촉진자·설계자로 규정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이상과는 정반대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립학원단체의 단체장이 “교사보다 학원 강사가 경쟁력 있다”고 공언했다. 학생들이 내신 초기화를 위해 자퇴 후 재입학을 하고, 정시에 전념하기 위해 자퇴 후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모습은 교육이 ‘입시 상품’으로 전락한 상징적 장면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사회는 단기 성과에 매달리며 교육을 흔들어왔다. 정권마다 뒤집히는 입시 정책은 불안을 낳고, 그 불안은 사교육 시장의 배를 불렸다. 무엇보다 ‘모두를 위한 교육’이 실종된 것이 뼈아프다. 진정한 교육은 학생 잠재력을 끌어내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이지, ‘명문대 진학’이라는 단 하나의 잣대로 성패를 가르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다수의 학생을 ‘명문대에 가지 못한 실패자’로 낙인찍고, 스스로 그렇게 여기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모순의 무게는 고스란히 교사에게 전가된다. 수업 중인 교사를 개의치 않고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학생, 그 학생 뒤에 있는 학부모의 민원이 버거워 제지하기를 주저하는 교사, 그리고 이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관리자. ‘온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는 격언이 무색하게 교실은 고립된 섬이 돼가고 있다. 여기에 교사는 무력감 속에서 방어적인 수업만 겨우 이어간다. 공존의 넓은 가치 지향해야 이제 교육을 시장 논리에서 구출해야 한다. 교육은 소수 승자를 가리는 경쟁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갈 시민을 기르는 토대다. 경쟁자를 꺾는 기술이 아닌 협력의 지혜를, 개인의 성공을 넘어 공동의 번영을 고민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한국 교육은 ‘명문대 진학’이라는 좁은 터널을 벗어나 ‘공존’이라는 더 넓은 가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그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입법과정에서부터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법적 위상, 구성 등에 대해서도 많은 문제가 제기됐다. 그동안 나타난 문제의 대부분은 예견됐던 것들이다. 1기에서 드러난 문제를 완화시키고, 우리 교육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진정한 기관이 되도록 법을 개정할 때가 됐다. 이를 통해 우리 교육의 난제를 해결하며 교육의 미래를 밝히게 된다면, 대한민국 교육 역사에 오래 기억될 것이다. 정상화 위한 뒷받침 필요 아담 스미스는 「도덕 감정론」에서 “인간 본성에 내재하는 공감의 원리 때문에 이기적 행위를 제한하는 정의의 덕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미스가 믿었던 ‘위대한 파수꾼’이 정의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때 시민사회는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마음의 공정한 관찰자인 ‘중립적 제3자’가 점차 힘을 잃고 있다. 드러내놓고 세 싸움을 하는 사회에서 중립적 제3자는 양쪽으로부터 매도당하기 때문에 아예 목소리를 내지 않거나 결국 어느 한쪽에 속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개인 차원의 중립적 제3자가 줄어들 때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조직(기구) 차원의 중립적 제3자를 만드는 것이다. 정당과 정부로부터 중립적인 국교위는 조직 차원의 중립적 제3자로 간주될 수 있다. 국교위가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국교위의 법적 위상, 위원 추천권등을 바꿔야 한다. 이마저 편파적이 된다면 우리 사회는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국교위를 대통령과 행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더 높이는 방안이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정인 위원장은 취임식에서 ‘국교위 정상화’ 자체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그가 지적한 대통령과 국회가 추천한 위원이 전체 위원의 2/3를 차지하는 구성 문제, 조직 확대 개편, 인력 증원 그리고 예산 확대는 정치권과 행정부가 공감해야 가능하다. 위원장의 정치력이 발휘돼야 할 부분이다. 국교위가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위원장의 권한·책임·견제 장치를 법률로 명확히 해야 한다. 그리고 국교위원, 전문위원, 다양한 하위 위원회의 위원들 인선의 편향성 극복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적용해야 한다. 교차추천제 등을 통해 중립적 제3자가 전체 위원의 1/3 이상이 되도록 제도를 보완할 때 강행이 아닌 협의가 가능할 것이다. 국교위는 합의 기구다. 여기서 ‘합의’는 사회적 갈등, 위원 간 의견 차가 큰 사안까지 위원 간 합의로 정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국교위는 참여자, 절차와 과정, 결정방법 등을 결정·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경우 국민이 직접 결정한 것이므로 대의제가 아닌 직접 참여형 민주주의로서의 정당성 확보하게 될 것이다. 공감대·투명성 확보 중요해 이 과정을 거치면 국회의 입법과정에서 다수당의 입맛에만 맞거나, 편향적이고 국민 정서와 유리된 제도를 만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회의와 관련해서는 국가안보, 개인정보, 미성년자 보호 등 특별한 사항이 없으면 방청 허용 정도가 아니라 국교위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하고 모든 내용을 저장해 상시 공개해야 한다. 대한민국 미래가 정치인 손에 달려있음을 실감하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국교위가 중립적 제3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계와 정치인들이 힘을 모아주길 간절히 바란다.
한국교총은 25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제108차 교권옹호기금위원회를 개최하고 교권침해사건 97건을 심의해 아동학대 피소건, 손해배상 민사 피소건 등 53건에 대해 총 1억296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에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지원이 결정된 주요 사건은 다음과 같다. 2022년 초등학교 현장체험학습 도중 학생이 주차하는 버스에 치여 사망한 사건에서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1심에서 금고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심을 진행 중인 교사에 대해 변호사 선임료 400만 원을 지원한다. 또 지난해 학교와 지자체가 마련한 등하교 승하차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의 한 아파트 학부모들이 아파트 학생만 이용하는 외부 전세버스를 매일 학교 안까지 들여보내 달라는 요구했다. 이를 학교장이 불허하자 학부모들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으로 고소한 사건에 변호사 선임료 300만 원 지원을 결정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2003년 서울의 한 초등학교 임원선거에서 당선된 학생이 유의사항 위반으로 교내 선거관리위원회와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당선 무효가 결정되자, 학부모가 교감을 상대로 신체폭력과 아동학대로 허위신고 및 허위 사실을 유포한 사건이 발생했다. 학부모는 고소 이후 수사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도 300여 건의 정보공개청구를 해 학교 업무에 지장을 주고, 수시로 내교, 전화, 메일 등으로 교육활동을 간섭했다. 이에 학교장이 명예훼손으로 학부모를 고소했으며, 이 건에 변호사 선임료 5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2024년 충남 특수학교에서 학교장이 특수교육실무원의 수업 중 휴게시간 1시간을 법정 휴게시간인 30분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내부 지시를 하자, 노조가 직권 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학교장을 형사고발했다. 경찰은 수사결과 무협의로 종결했다. 교총은 이 사건에도 변호사비 3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2020년 급식소 개축 공사와 관련해 교장, 교감, 영양교사가 갑질을 했다며 현장 소장이 국민권익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했으나 혐의 없음 결정을 받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민사사건에도 변호사비 100만 원 지원을 결정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6월 고등법원에서 기각돼 승소했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 “학교 현장에서 마음 편히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교총 본연의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현장 교원의 교육권을 보호하고 법·제도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교총은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총 교권옹호기금은 교권 침해사건으로 고통받는 교원을 지원하기 위해 교총이 전액 부담해 조성한 기금이다. 교권 보호를 목적으로 기금을 조성해 피해 교원을 지원하는 제도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소송이나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회원은 변호사 선임료 등을 보조받을 수 있다. 소송은 심급당 최대 500만 원, 최대 15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또 교원소총심사 청구 등 행정절차의 경우 200만 원이 내로 지원된다. 특히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게 됨에 따라 경찰 조사단계부터 변호사가 동행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동행비도 지급한다.
본지는 한국상담학회와 함께 교사의 마음 건강을 위한 전문가 칼럼을 연재합니다. 선생님의 심리적 안정과 학생 상담 능력 배양을 위한 글로 채워집니다. 편집자주 우리는 12년간의 공교육을 통해 인류세(人類世) 중심의 세계관을 배워왔습니다.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이 정해진 진리처럼 교육받았고, 시험 제도를 통해 인간이 만든 기준에 따라 능력을 구분해 왔습니다. 능력의 기준은 다양할 수 있음에도 특정 시대와 문화적 맥락에서만 의미를 부여하며, 무엇은 지향해야 하고 무엇은 지향하지 말아야 한다고 정해놓았습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사회가 가치를 부여한 대상―예컨대 SKY 대학, 서울 아파트, 명품 브랜드―에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가지면 성공이라 여기고, 가지지 못하면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남들이 정해놓은 의미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곧 성공이라 착각하게 된 것이 지금까지의 교육이었습니다. 공교육에 도입 필요 미국과 영국은 이미 공교육 과정에 마음 챙김 명상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음 챙김 명상은 우리 선조들이 유·불교 사상에 기초해 실천했던 마음 교육의 전통을 계승한 현대적 형태의 교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심리치료의 발전이 시작된 서구에서는 상담자의 개입이 반드시 증거에 기반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마음 챙김 명상은 뇌과학과 임상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되었고, 상담 장면에서도 내담자의 심리적 유연성과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증거 기반 개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마음 챙김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주의(注意)를 통한 앎’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아기의 모습이 바로 ‘순수한 앎의 상태’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현대인은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이미 회사 일에 사로잡히거나, 어젯밤 부부 싸움의 말에 붙잡히거나, 정치·경제 뉴스에 주의를 빼앗기며 지금 이 순간의 마음 상태를 잊고 살아갑니다. 이는 누구도 ‘인간 존재로서의 나를 알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음 챙김 명상이란 판단을 내려놓고 매 순간 깨어 있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마음 챙김 명상 4단계 아기의 순수한 앎처럼, 내적 현상과 외부 자극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본래의 상태를 오랫동안 잊고 지냈기에 훈련을 통해 다시 깨어 있는 마음을 회복해야 합니다. 마음 챙김의 과정은 네 단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평정: 호흡을 알아차리며 지금 여기에 있는 그대로의 현존을 경험하는 단계. 관찰: 통증이나 인간관계의 불편함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단계. 관점 전환: 고통과 무고통이 둘이 아님을 깨닫고 ‘중도(中道)의 관점’을 얻는 단계. 깨어 있음: 일상 전체가 명상이 되는 단계. 이는 수용전념치료(ACT)의 창시자 스티븐 헤이즈가 말한 ‘경직에서 유연으로의 전환(pivot)’에 해당합니다. 상담자는 마음의 안식처 돼야 마음 챙김을 실천하는 교사와 상담자는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존재 자체가 타인에게 위로가 되는 힘을 기르게 됩니다. 내담자(학생 등)가 자신의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지혜를 실천하는 교사가 돼야 합니다. 이는 상담자와의 관계에서 내담자가 안전기지처럼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마음 챙김을 실천하는 학생과 내담자는 스스로 존재 가치를 깨닫습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정해놓은 기준이 아니라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뮤지컬 물랑루즈! 바즈 루어만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파리의 화려한 클럽 ‘물랑루즈’에서 일어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아델, 마돈나, 시아, 리한나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명곡을 뮤지컬 넘버로 풀어냈다. 화려한 무대와 의상, 소품은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제74회 토니 어워즈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 10관왕을 달성했다. 2025.11.28~2026.2.22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뮤지컬 레드북 19세기 런던,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야한 소설'을 쓰며 자신만의 꿈을 펼치는 당찬 여성 안나의 여정을 그려낸 창작 뮤지컬. 시대의 편견을 유쾌한 상상력으로 이겨내는 안나 역은 옥주현, 아이비, 민경아가 맡는다. 순진하고 고지식하지만 안나를 격려하는 변호사 브라운 역은 송원근, 지현우, 김성식이 맡는다. 9.23~12.7 유니버설아트센터 뮤지컬 #0528 중국 현지에서 호평을 받은 중국 창작뮤지컬이 한국에 첫선을 보인다. 귀신이 머무는 집 ‘528호’에 이사 온 뮤지컬배우 지망생 에기가 전생에 뮤지컬 배우였던 두 유령과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거주권을 두고 갈등하던 이들은 곧 에기의 오디션 합격이라는 목표를 위해 의기투합한다. 2025.10.22~2026.01.11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 1관 전시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시인 김형영의 ‘동명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기후 위기 특별전. 인간이 초래한 기후 재난을 자연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올라퍼 엘리아슨, 아담 보이드 등은 화석연료 고갈, 지구 온난화 등의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인공지능, 디지털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펼쳐낸다. 7.24~10.26 경기도미술관
올 가을은 유독 예술이 풍년이다. 전국 곳곳에서 공예와 사진, 서예 등 다양한 장르를 주제로한 예술 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공동체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두 곳의 예술 축제를 소개한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예술에는 세상을 포용하는 힘이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는 이 힘에 주목하는 마당이다. 비엔날레는 19개국서 429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포용디자인'이라는 개념 아래 디자인의 의미와 역할을 성찰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세계·삶·모빌리티·미래 등 네 가지 기획으로 구성했다. 감자칼이나 포크, 청소도구처럼 우리의 일상을 함께하는 생활용품부터, 기후위기와 해수면 상승에 대항하는 구조물, 성소수자와 이민자 등 소외된 존재를 잇는 앱, 사람들의 인식을 새롭게 깨우치는 문구, 신체 감각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 등이 대표적이다. 일방적인 관람을 넘어 직접 참여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놀공(NOLGONG)의 〈포용도감: 포용하지 않으면 죽는다〉가 대표적이다. 이는 게임 기반 참여형 전시로, 관람자는 ‘포용’이라는 키워드 아래 다양한 상황에서 지령을 수행하며 생존해 나간다. 작품은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를 더 포용적인 존재로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전시의 마지막 공간인 '뉴노멀플레이그라운드'에서는 감각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관객들은 빛, 소리 등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원형 공간을 지나면서 다양한 감각을 느끼게 되고, 동시에 '포용'에 대한 자신만의 공감각적 감상을 얻게 된다. 8월 30일~11월 2일 광주비엔날레 2025 바다미술제 이번 가을에는 부산 다대포 앞바다가 갤러리로 변신한다. 다대포해수욕장 일원에서 펼쳐지는 '2025 바다미술제' 덕분이다. 바다미술제라는 이름이 보여주듯, 미술제는 부산의 자연과 예술이 만나는 자리다. 올해 미술제는 다대포 해변만의 독특한 지형에서 출발한다. 아미산과 낙동강, 남해바다가 만나 형성된 다대포는 그 자체로 서로 다른 밀도의 물줄기가 만나고 뒤섞이는 장이 된다. 미술제는 '언더커런츠 : 물 위를 걷는 물결들'을 주제로, 이처럼 생태적이고 문화적인 움직임의 흐름과 충돌 같은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탐색하는 작품을 조명한다. 올해 미술제는 17개 국 23개 팀이 참가해 조각,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 이들은 육지와 바다 사이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교환' 활동을 주목하고, 이로 인한 착취와 상처, 방어와 보호를 이야기한다. 갯벌을 가로지르는 게의 군집, 매년 같은 바다를 찾아 날아오는 철새, 느리게 쌓이는 모래처럼 소리 없이 역사를 만들어내는 조용한 움직임이 주인공이다. 작가들의 작품은 다대포를 새로운 풍경으로 완성한다.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협업을 이어가는 마티아스 케슬러, 아멧 치벨렉 작가는 10m 규모의 대형 작품을 해변에서 선보인다. 이들은 부산에서 수거한 쓰레기와 폐기물로 소비 시스템과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베를린과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진 작가는 컴퓨팅 시스템과 전자 회로를 활용한 디지털 작업을 선보인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과 협력해 16세기부터 오늘날까지의 다대포 조수 데이터와 해안선의 변화를 작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9월 27일~11월 2일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 일원
교육부는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Study Korea 300K)’ 점검 결과 2025년 외국인 유학생 수는 25.3만 명으로 전년 대비 21.3% 증가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중 학위과정 유학생은 전체의 70.7%로 작년 69.8%에서 소폭 확대됐다. 학위 과정 유학생이 17만9000여 명으로 전년(14만6000여 명) 대비 22.6% 늘었다. 4년제 대학교 유학생 비율은 83.8%로 전년(86.6%)보다 감소했고, 전문대 유학생 비율은 14.8%로 전년(11.6%)보다 증가했다. 전공별로는 이공계열이 전년 21.4%에서 올해 23.9%로 올랐고, 인문·사회계열은 64.8%에서 63.9%로 떨어졌다. 유학생의 출신 국가로는 중국이 30.2%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베트남(29.7%), 우즈베키스탄(6.2%), 몽골(6.0%) 순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소재 유학생은 올해 11만6043명으로 작년 9만2019명에서 2만 명 넘게 뛰었다. 충북이 올해 1만537명으로 저년(5053명) 대비 2배 이상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 폭인 92.1%를 기록했다.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은 지난 2023년에 수립된 것으로, 2027년까지 유학생 30만 명 유치 및 세계 10대 유학강국 도약 목표다. 특히 올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본격 시행에 따라 지자체-대학-기업이 맞춤형 해외 인재 유치 전략을 세우고 해외 유학생 박람회 개최, 지역 차원의 유학생 유치 장학금 신설 등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는 재외 한국교육원(22개국 47개원 설치)에 유학생 유치 전략기지 역할을 부여하고 유학박람회 개최, 현지 학생 대상 유학 상담, 대학 협력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온라인 강의인 ‘K-MOOC’ 한국어·한국학 강좌 확대,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 사업(GKS) 등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이번 점검을 통해 유학생 친화적 교육환경 조성 및 취업·정주 여건 개선 등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범부처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규제 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한편, 유학생 질 관리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전면 도입한 고교학점제에 따른 교육 현장 부담 완화를 위해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최성보) 지침 유연화, ‘학점 이수 기준’ 완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제안, 교원 추가 증원 등을 개선책으로 내놨다. 이번 개선 방안을 끌어낸 한국교총·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 3단체는 공동으로 입장을 내고 “미봉책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시·도부교육감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교학점제 운영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최성보’ 이행에 있어 ‘1학점당 5시수 보충 지도’에서 ‘1학점당 3시수 이상’으로 완화했다. 출석률과 학업성취율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현행 학점 이수 기준에 대한 개선은 국교위 소관 업무인 교육과정 개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교육부는 학업성취율을 공통과목에만 적용하고 선택과목에는 출석률만 적용하는 1안, 학업성취율을 공통과목에서까지 빼고 모두 출석률만 적용하는 2안을 제시했다. 교원 증원은 현재 관련 부처와 협의 중인 상황이라 확정할 수 없으나, 온라인학교나 공동교육과정에 필요한 인원을 충원하는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교총 등은 입장을 내고 “국교위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이유로 학점 이수 기준에서 학업성취율을 빼는 문제가 당장 개선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교육부가 이미 교원단체 설문조사, 국회 토론회, 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을 분리해 접근하는 등 학업성취율을 이수 기준으로 남겼다”고 밝혔다. 이미 현장에서 평가 왜곡, 형식적 보충지도 등 부작용의 우려로 학업성취율 적용 전면 폐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이 이들 단체의 설명이다. 학습 결손 누적 학생, 복합적인 사회·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일률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단체는 “학생 낙인, 학교 이탈을 부추기는 등 역효과를 불러온 학점 미이수제와 최성보는 완전히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원 증원도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평가방식을 절대평가로, 최소 진로·융합선택과목의 전환이라도 해야 한다는 요구의 반영이 빠진 것 또한 아쉽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번 발표에서 학교생활기록부는 공통과목에만 기재 축소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서는 “절반만 반영된 것”이라며 “2~3학년 과목에도 동일하게 기재 축소가 적용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이번 교육부 방안은 1학기 고교학점제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폐해를 확인하고 일부 보완책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정도”라면서 “학점 이수·미이수 폐지, 교원 증원, 평가 방식 전환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한 현장의 폐지 요구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교원의 군경력과 학력 기간이 겹칠 경우 호봉에서 한 가지 경력만 인정하는 문제가 지속되는 것에 대해 한국교총이 법령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총은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교육부와 교원3단체간 회의에 참석해 “그동안 교육부와 인사혁신처에 군경력은 예외적으로 호봉 획정 시 중복을 인정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지만, 변화가 없다”며 “교육공무원 호봉 획정 시 경력환산율표의 적용 등에 관한 예규 등에 ‘군 경력은 학력과 중복 인정 가능’하도록 예외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원단체의 요구사항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은 2021년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학기 중 군입대를 한 경우 중복된 기간만큼 호봉 인상분을 정정 처분한다’고 안내하며 시작됐다. 이를 근거로 해당 교사들은 그동안 받았던 월급을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최근에는 타 지역에서도 해당 문제로 과지급 급여 환수 조치에 나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민정 교총 정책교섭국장은 “교원의 경우 학기 시작일에 맞춰 군복무를 하지 않는 이상 중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군경력과 일반 기관에서의 근무경력을 동일시해 인정하지 않는 것은 군 복무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한편 교총은 2021년 7월 교육부에 관계 법령 개정을 요구했으며, 이어 중복 인정 요구 및 환수조치 중단 성명 발표, 교육부·인사혁신처에 법령 개정 2차 요구 등의 활동을 한 바 있다.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초·중등교육법이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가운데 개정 법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가적 가이드라인과 사회 공동 책임 노력이 필요하다는 현장 의견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소년 스마트폰 프리운동 어떻게 할것인가’ 토론회에서 김진영 한국교총 부회장(서울 경복비즈니스고 교사)은 지정토론을 통해 “스마트기기 과몰입은 학령기 발달과업을 위협하고, 교실 수업의 몰입 문화를 붕괴시키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기존 교원생활지도고시와 학칙에 근거해 스마트기기 사용과 소지를 제한하던 것이 18일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내년 3월부터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 시행 전에 고민해야 할 정책적 과제가 많다는 점을 강조한 김 부회장은 법률적 근거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운영은 학칙에 위임돼 법 취지에 맞는 학교별로 학칙 개정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학습권과 교권침해 문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 보관 분실·파손의 책임 문제나 수업 중 사용 제한 위반 시 제재방안 명확화, 학교별로 부과된 스마트기기 사용 교육에 대한 기준과 자료 제공, 가정과 연계한 공동 책임의식 실천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토론을 한 송준서 경기 정현고 3학년 학생도 “법 개정 전에도 상당 수 학교에선 전자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규정이 있었지만 국가인권위원회 결정과 압수 등의 필요한 조치를 했을 때 발생하는 민원과 행정심판 등으로 인해 교사들이 계도에 실질적 어려움이 있었다”며 “교육청과 교육부 차원의 규제와 교사 지원방안, 명문화된 세부 규칙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발제를 한 장준호 경인교대 교수는 “스마트폰 없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만들기를 위해서는 스마트폰 프리운동에 참여하는 각 지역 학부모가 교내 스마트폰 소지 및 사용의 원칙적 금지를 표명하고 교사도 이를 지지해야 한다”며 “학칙에 ‘교내 스마트폰과 스마트기기 사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는 규정이 들어갈 수 있도록 교총 등 교원단체가 현장 교사와 적극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동현 청소년 스마트폰 프리운동 공동대표(평택대 총장)는 축사를 통해 “OECD 국가 중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율 1위라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스마트폰 프리운동을 통해 아이들이 친구와 눈을 마주치고, 책을 통해 사유와 상상의 힘을 키우는 건강한 교실 문화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원교총(회장 장재희) 2030청년위원회(위원장 박영식 서석초청량분교 교사)가 도내 20~30대 교사들의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해 개최한 ‘2030 고민 나눔 이모저모’ 1차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17일 강릉과 원주, 24일 춘천에서 열린 행사에는 100여 명의 초·중·고 교사가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아이스 브레이킹 게임, 고민과 꿀팁 나누기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에는 가장 많이 나온 고민은 무엇인지 등을 공유했다. 특히 참석자들이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조별로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눠 큰 호응을 얻었다. 그 결과 만족도와 재참여 의사 투표 결과 96% 이상이 긍적적으로 답했다. 이들은 생활지도, 행정업무, 소속 학교 분위기, 인사·전보 등 교직 생활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생활·경제적 문제, 퇴근 후 여가시간 활용 등 다양한 고민과 해결방안에 대해 공유했다. 조승민 태장초 교사는 “20~30 선생님들이 교직 생활 중 겪는 어려움, 고민 등을 함께 나누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참석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지역별로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재희 회장은 “젊은 교사들이 많은 고민을 갖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교직 생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교육청에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강원교총도 다양한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4단계 두뇌한국21 혁신인재 양성사업의 인공지능(AI) 분야 선정 평가 예비 결과에 따라 교육연구단 4개 추가 선정(2025년13개 → 2025년 추경17개)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4단계 두뇌한국(BK)21 혁신인재 양성사업’의 인공지능(AI) 분야에 추가 4개 교육연구단을 예비 선정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7월 공모에 참여한 17개 교육연구단 중 교육·연구 역량, 산·학 협력 체계 등에 대한 전문가 평가를 거쳐 이화여대 ‘고신뢰 고효율 인공지능 교육연구단’, 한양대(ERICA) ‘지산학연 중심 피지컬 AI 교육연구단’, 국립창원대 ‘디엔에이2(DNA2)+인공지능융합 교육연구단’, 영남대 ‘아이시티(ICT) 인공지능 융합 혁신인재양성 교육연구단’이 선정됐다. 교육부는 이의신청 및 점검 후 다음 달 최종 결과를 확정하게 된다. 이로써 4단계 두뇌한국21 혁신인재 양성사업 중 AI 분야의 교육연구단은 현재 13개에서 총 17개로 늘어난다. 4단계 사업이 운영되는 2027년까지 17개 교육연구단에 매년 총 137억 원(개별 교육연구단에는 매해 약 8억1000만 원 지원) 내외를 지원한다. ‘4단계 BK21 혁신인재 양성사업(2020~2027)’은 혁신성장을 선도할 신산업 분야 등의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최근 챗봇, 자동 번역 등 대규모 AI 언어기술과 의료·자동차·금융 등 산업 전반을 변화시키는 지능형 소프트웨어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관련 인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추가 선정하게 됐다. 인재 수요에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차원에서 2025년 제2차 추가경정예산(12억8600만 원) 재원 확보를 통해 추진됐다. 최은희 인재정책실장은 “AI는 산업과 일상 전반을 바꾸는 핵심 기술인 만큼, 고급 인재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열쇠”라며 “4단계 BK21 사업을 통해 석·박사급 고급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우리나라가 AI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안정적 교원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또 표준학급에 대한 법적 기준이 없어 정책적 판단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 한국교육개발원 등 8개 교육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교육정책네트워크는 23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미래지향적 교원정원 확보 방안과 과제’를 주제로 교육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한국교육개발원 전문가 발제와 임태희 경기교육감, 윤건영 충북교육감,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권순현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 소장은 ‘우리나라 교원정원 산정 방식의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독일, 미국·핀란드, 일본 등 외국의 교원정원 산정방식을 설명하고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소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교원 정원과 표준 학급 규모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부재해 어느 정도가 적합한 규모인지 정책적 판단을 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해외 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에 적합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교원정책에 관한 재정구조의 쟁점과 과제’를 발제한 김용남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현재 교부금 제도가 유지된다면 교원 인건비 확보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반대로 교부금 제도가 개편된다면 교원 인건비 비중이 늘고 다른 경상 경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실제 교원 수와 기준재정 수요 간의 불일치가 7만 명에 달하고, 기간제 교원의 증가도 문제라고 지적하며, 교부금 과다에 대한 논쟁이 심해질 경우 2004년처럼 봉급 교부금 제도를 별도로 산정해 인건비와 경비의 안정적 운영을 도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교육감 대담에서는 안정적이고 우수한 교원 확보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됐다. 임태희 경기교육감은 “급격한 사회 변화에 대응해 교육이 새로운 미래 체제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단순히 학령인구 숫자에 주목하는 관점을 탈피해야 한다”며 “AI 교육, 다문화 교육, 특수교육, 돌봄, 기초학력보장, 고교학점제 등 새로운 교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탄력적이고 안정적인 중장기 교원 수급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임 교육감은 “교육은 국가발전의 근본으로 안정적인 교원정원 확보는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중요한 투자”라며 “교원정원과 관련한 법령과 제도 정비를 위해 교육청, 중앙정부, 국회 등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건영 충북교육감도 “교육이 지금까지는 양적인 접근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에듀테크를 활용한 질적접근으로 전환할 골든타임”이라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헌법상 국가 책무를 다한다는 차원에서 교원정원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교와 보호자 간 온라인 소통을 지원하는 학부모 상담 시스템 ‘이어드림’ 서비스가 교원의 민원 폭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내년 전면 도입을 앞두고 10월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교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교총 등 교육계는 시스템 전면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어드림’은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민원 보호 차원의 학교 온라인 민원 시스템에 대한 교원들의 요구에 교육부가 약속한 ‘나이스(NEIS)’ 기반의 학교 온라인 민원 시스템 구축을 이행한 것이다. 다음 달부터 전국 17개 시·도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해 내년 전면 도입을 앞둔 상황이다. 하지만 막상 시범운영에서 공개된 ‘이어드림’은 기대와 다르다는 지적이다. ‘이어드림’에는 온라인 상담 예약, 보호자 상담, 악성 민원 이력 관리, 상급기관 이송 등의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교사가 직접 민원에 대응해야 하는 구조인 데다 민원 처리 전담팀은 부재하다는 것이다. 교사 개인 지정 방식 등으로 인해 또 다른 교권 침해와 업무 부담 심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장 교원들은 이 시스템이 민원 폭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는 중이다. 상담과 민원의 구분이 모호해 교원의 악성 민원 노출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전국적으로 교원들 사이에서 폐지 또는 전면 개편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총은 “교육부가 교권 보호 종합대책의 하나로 구축한 학교 민원 온라인 시스템이 교권 보호라는 목적과는 다르게 시범운영 과정에서 대다수 현장 교사의 반발과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전면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교총은 “이미 학교와 교육청, 국민신문고 등을 통한 온·오프라인 민원과 상담이 쇄도하는 가운데 ‘이어드림’이 상담을 가장한 온갖 민원의 창구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며 “민원은 시정·처분·정보공개 등 행정적 요구로서 기관이 책임져야 할 사안으로, 상담은 학생의 성장과 교육·지도를 위한 교육적 절차”라고 밝혔다. 이미 학교와 교육지원청에 민원대응(전담)팀이 설치돼 민원 접수-분류-이관-종결 전 과정에서 기관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민원 대응으로부터 교원의 직접 대응을 차단하고 있는데, 이 체계와도 충돌한다는 지적이다. 교총은 “교사를 1차 민원 응대자로 내세우는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는 만큼 ‘이어드림’ 시스템을 즉각 개선하고, 기관 중심으로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39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ACT+1)가 19~21일 2박 3일간 필리핀 세부에서 열렸다. 필리핀공립학교 교원협의회(PPSTA)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급변하는 환경 속 교육의 인간화(인간 중심 교육)’을 주제로 열렸으며, 대한민국(한국교총), 필리핀, 베트남 등 8개국 대표가 참가했다. 대회는 20일 기조강연, 국가별 교육 현황 공유, 지도자 회의, 21일 세션별 토론회, 보고서 및 결의안 채택 등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특히 강주호 교총회장은 국가별 대표 인사에서 2027년도 대회를 대한민국에서 개최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아세안 교육자대회(ACT)’는 1979년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이래로 매년 열리는 아세안(ASEAN) 최대의 교육자 국제대회로 2012년 대한민국 대표로 교총이 정회원으로 참가하면서 ‘ACT+1’로 명칭이 변경됐다. 2026년에는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학생의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되고,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 및 소지 금지를 학칙으로 제정할 수 있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교내 스마트폰 제한법)의 내년 3월 적용을 앞두고 각급 학교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특히 교내 학생의 휴대전화 소지 및 사용 여부가 학교마다 다르게 적용하고 있어 교육당국이 표준 학칙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한국교총에는 학교에서 수거한 휴대전화의 파손·분실 시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학교안전공제중앙회를 통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 사실을 모른 채 전전긍긍하는 학교가 많다는 반증이다. 지난 2013년 교총은 교육부와의 교섭을 통해 분실된 휴대전화 보상 문제 개선을 요구했다. 휴대전화 파손·분실 시 담당 교사에게 배상을 요구하거나 실제 변상하는 사례가 늘면서 현장 교사들의 고충이 심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를 받아들여 같은 해 12월 ‘휴대전화, 태블릿 PC 등 물품을 일괄 수거한 후 성실히 관리했으나, 분실된 물품에 대해 학교당 2000만 원 이내에서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학교배상책임공제 보통약관에는 ‘학교 관리 하의 휴대품 분실 및 파손피해에 관한 특별약관’이 명시돼 있다. 약관에는 학교규칙(규정 포함)에 근거해 교사가 학생 휴대품을 일괄 수거한 상황에서 주의의무를 다해 성실히 보관·관리했을 경우 그 손해를 보상한다고 밝히고 있다. 보상액은 실제 구입 가격을 한도로 감가상각 후 금액을 산정하되 보상한도는 1교당 연간 2000만 원, 1대당 100만 원으로 정했다. 파손·분실 발생 시 학교는 사고신고서 및 보상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김동진 교총 교권강화국장은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해 학교마다 고민이 크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내년 시행을 앞두고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학교가 명확한 규칙을 세울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와 표준화된 학칙안이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는 해방 후 6.25 전쟁 중에 태어났다. 우리 세대는 어려서부터 가난이 일상이었으며, 생필품 결핍 시대를 살았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공을 차고 싶었지만 공이 없었다. 그래도 방법을 찾았다. 명절이 되면 마을에서 돼지를 잡고 난 후 방광에 바람을 넣고 고무줄로 묶어 동네 빈 터에서 차고 놀았다.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학용품으로 만년필은 미국 제품이 인기가 높았고, 중·고 학창시절에 일본에서 온 수입품이 보였고, 가정에서는 일본 제품인 코끼리 밥통을 선호했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90년대 이후 한국의 위상은 세계 무대에서 엄청나게 상승했다. 한국 상품의 경쟁력은 꾸준히 강화되어 가전과 자동차는 세계적으로 품질을 보증받고 있다. 미국에서 현대차는 토요타와 경쟁할 만큼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연결 선상에서한국 근로자들이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우리 국민이 잊지 못할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TV를 비롯한 가전 제품은 국산이 대부분이지만 로봇 청소기는 중국산에게 국산이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도로에는 전에 상상도 못 했던 BYD 중국산 버스가 달리고 있다. 이렇게 일상 전반에는 중국 제품이 몰려 오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AI 투자붐이 일고, 중국계 AI 인재가 귀화하고 있는 중이다. 퇴직한 우리나라 석학들도 중국으로 흘러 간다고 한다. 최근 중국의 발전 상황를 보면 겁이 날 정도다. 우리도 AI에 투자한다지만 중국과는 비교가 안 된다. 이같은 총성 없는 경제 전쟁터에서 이제는 우리의 경쟁자는 일본도 아니고 중국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처럼 세상이 많이 바뀌었으며, 지금은 동맹국이라는 미국 트럼프의 관세 파도에 밀리면서 우리 경제가 위기의 항해를 하는 와중에 있다. 매킨지 글로벌연구소는 한국이 인구 충격을 딛고 지금처럼 연 2%씩 2050년까지 성장하려면, 주당 6.4시간 더 일하고 생산성을 1.5% 높여야 하고, 근무시간을 늘리지 않으려면 생산성을 약 3% 올려야 한다고 봤다. 또한 지난 10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글로벌 이코노미 아웃룩 2026' 세션에서 거시경제·투자 전문가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촉발한 무역전쟁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동시에 유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제조업 노동력이 공급 절벽에 이르며 경기 활력을 저하시킬 것이란 우려도 내놓았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을 향해서는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2008년 금융위기와 달리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유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같은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미국도 알고, 일본도 무시할 수 없는 강국이지만 AI 분야에서 우리를 훨씬 능가하고 있는 중국의 변화도 제대로 읽어야 한다. 미국, 제조업의 중심지 위스콘신주 제인스빌은 GM 자동차 공장 덕에 먹고 사는 공업 도시였다. 2008년 GM 공장이 문을 닫으며 시련이 닥쳤다. 대출금을 갚지 못한 집들이 매물로 쏟아졌고 자살자가 속출했다. 제인스빌 사람들은 이 불행의 원인을 미국 밖에서 찾았다. 독일·일본·한국·중국 같은 국외 제조업 강자들 탓이라고 했다. 이같은 분노에 정치인들이 올라타 트럼프는 대선 이슈로 삼았다. 그의 모토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이 제조업 부활이다. 이 목표를 위해 관세 장벽을 세우고 투자를 유치해 미국 땅에 미국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제조업 쇠락의 진짜 이유를 외면했다. 이런 상황을 잘 전해 주는 기록이 바로 밴스 부통령이 쓴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에 남아 있는데, 책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밥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결근했고 툭하면 지각했다. 하루에 서너 번씩 화장실 간다며 자리를 비웠고 그때마다 30분 넘게 쉬다가 돌아왔다.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들은 중서부 산업지대가 쇠퇴하고 백인 노동 계층의 경제 축이 무너지는 현 상황을 우려한다. 내가 목격한 현실은 거시경제적 추세나 동향보다 훨씬 더 깊은 문제다. 요즘엔 고된 일을 기피하는 젊은이가 너무 많다.’ 그들은 ‘노동을 재능만큼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며’ ‘주당 30시간 미만 일하면서 자신이 게으르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미국 내 다른 민족 집단보다 불평은 더 많으며’ ‘자기 인생에 얼마 있지도 않은 가치마저 산산이 부수는 마약쟁이’들이다. 그가 지적한 것은 미국인의 타락한 노동 윤리다. 미국이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한국에서 미국 현지 공장에 파견 나간 관리자들은 물건을 만드는 일이 힘든 게 아니라 나태하고 무책임하며 툭하면 회사에 소송을 걸어 돈 뜯어낼 궁리나 하는 직원들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좋은 직원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약물 남용과 범죄에 빠져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20세 이상 55세 미만 청·장년층이 120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강대국이다. 미국의 힘 자랑은 한국 같은 나라에 큰 시련이 아닐 수 없으니 비상한 각오로 이 시기를 견딜 수밖에 없다. 한국 기업이 점차 한국을 떠나는 현실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런데 미국의 현실이 반기업적인 풍토가 확산하고 일하지 않는 분위기가 득세하는 우리 노동 현장을 돌아보게도 한다. 우리의 노동 윤리는 태평양 너머에서 닥쳐온 큰 파도를 헤쳐나갈 만큼 강건하긴 한 걸까. 어느 것도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 우리보다 잘 사는 영국과 독일도 최근 생산성 증가율을 끌어올렸다. 자원 부국을 제외한 고소득국은 한결같이 국민 역량이 준수하다. 자원이 변변치 않은데도 잘사는 네덜란드, 스위스, 이스라엘, 일본이 본보기다. 국민의 삶을 포함한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소통과 협업하는 포용 역량이 발휘되어야 한다.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도 어우러져 상승 효과를 내야만 한다. 그러자면 시민의식이 높고 규율이 확립되는 등 사회자본이 축적돼야 한다. 겸손과 절제의 미덕을 중시하는 '얀테 불문율(Law of Yante)'이 정착된 노르딕 국가들과 관용을 존중하는 프랑스가 그 예다. 국민 역량만 뛰어나면 잘 살게 될까. 꼭 그런 건 아니다. 충분조건도 갖춰야 한다. 역량을 극대화하도록 뒷받침하는 '공정한 제도'가 긴요하다. 공정의 뜻은 여러 갈래지만, 핵심은 기여에 걸맞은 보상이 이뤄지는가에 달렸다. 한국사회의 포용 역량도 악화일로다. 편 가르기와 떼쓰기로 갈등이 증폭되고, 정치권의 '내로남불'로 한국사회는 규율과 기강이 느슨해졌다. 정치의 진영논리, 종족주의와 소집단 이기주의가 만연해 각자도생(各自圖生)을 넘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일상이 됐다. 국민은 이런 정치권에 대해 불신하고 있다. 교육·노동 개혁을 서둘러 혁신·포용 역량을 키워야 한다. 모든 것은 사람이 실행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평생학습을 정착시키고, 인력 활용·이동의 역동성을 높여야 한다. 불신·강제에 바탕을 둔 '낮은 길'의 정책과 제도를 신뢰·자율에 기초한 '높은 길'로 격상해야 한다. 시민의식 함양과 사회자본 축적도 절실하다. 공동선을 위해 절제(경청·존중·인내)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하도록 시민교육에 힘써야 한다. 거짓말은 불신사회로 가는 자양분으로 또다른 거짓말을 만들어 낸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그 파장이 크기에 해결하려해도 해법이 없어 더욱 문제가 된다. 거짓말은 금기로 여기고 모두가 너그럽고 공손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문명국가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
파란 가을 하늘이 높아가고 있다. 가을 색의 대표는 이맘쯤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연 겨자색 물결 볏논이다. 조생종 벼들은 이미 수확을 마치고 빈 논 벼 그루터기에는 새잎이 자라고 있다. 제법 튼실한 대봉감이 붉어지는 볼로 풀숲에 툭 떨어져 있다. 돼지 감자꽃이 노랗게 하늘거리고 황금빛 들판이 점점 더 무르익어가는 늦은 오후이다. 저수지 둑길 따라 바람에 흩날리는 햇살이 눈 부신 억새꽃 넘어 가을로 오고 있다. 추석이 코 앞이다. 오일 장날은 햇 오곡과 백과가 여문 가을과 추석 냄새로 가득하다. 마음 바쁜 어르신은 벌써 추석장 보기에 미소가 가득하다. 추석 하면 뭐가 떠오를까? 고된 일상을 뒤로하고 가족들과 서로 만나 애틋한 정을 나누는 모습, 귀성객과 귀성 차량 행렬로 대이동 물결이 방송을 탄다. 그리고 조용하던 시골 동네, 적막강산이던 시골집이 떠들썩하고 헤어졌던 가족과 친지, 동창들과 수다스러운 만남이 설레는 기분 좋은 날이다. 지나면 그 시간은 그리움이 따라가고 애틋함과 함께 추억의 책갈피로 남겨져 가슴이 깨질 듯 슬픔이 더 큰 것 같다. 추석 하면 떠오르는 냄새가 있다. 잘 익은 과일의 달큰함과 구수한 떡 냄새, 비릿한 조기 냄새에 시장을 거니는 발걸음이 자꾸만 멈춰진다. 집에서 냄새도 진하다. 다 익어 속살까지 꽉 찬 보름달이 너무나도 밝은 가을 저녁, 동네 어귀의 노오란 가로등 불이 무색하리만치 옥색 달빛은 온 동네를 비추고 있다. 가을 저녁의 선선한 바람은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함께 옆집, 앞집의 고소한 부침개 냄새를 온 동네로 실어 나르고 있다. 이내 우리 집에도 그 냄새는 들린다. 바람은 정지의 황토벽까지 그 냄새를 기름지게 실어 집 담장을 넘어 불어간다. 곤로 위 프라이팬은 식용유를 튀겨가며 부침개를 부쳐내고 이내 커다란 대광주리에 켜켜이 쌓인 채 한껏 달아오른 몸을 식힌다. 눈을 감고 천천히 부침개가 쌓여 있는 대광주리를 들여다본다. 부추전, 파전 등 요즈음은 부침개가 넉넉한 편이다. 하지만 부쳐지는 양 못지않게 주워 먹는 손길 또한 만만찮다. 찰싹 찰싹 손 등을 맞아가면서도 그 손은 기어이 동태전 하나를 움켜쥔다. 추석은 여름내 길어 지저분했던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이발시키고 꾀죄죄한 몸뚱어리를 뽀얗게 빚어내는 날이다. 하얀 쌀가루로 빚어낸 송편은 솔가지 위에서 익어가고, 햇과일들은 반지르르한 향을 낸다. 부침개를 다 부쳐낸 프라이팬은 이내 커다란 조기를 얹어 지져낸다. 가을 햇살과 바람으로 적당히 말려진 호박, 가지고지는 고사리며 도라지 등 여러 나물과 함께 참기름 들기름으로 볶아지고 무쳐진다. 어림잡아 대엿 근은 됨직한 검붉은 고깃살로 탕과 주림 육전을 만들면 비로소 차례상이 그득해 보인다. 차례를 준비하는 전날 유년의 모습이다. 곤로의 케로신 냄새, 짭조름한 조기 냄새, 고소한 부침개 냄새, 나물을 무쳐내던 참기름 냄새. 녹진한 탕국 냄새가 기억의 코끝을 훔치는 추석 냄새다. 친척 어르신이 가져온 빨갛게 포장된 네모진 종합 선물 세트의 쿠키랑 껌 냄새도 빼놓을 수 없다. 흙담을 따라 알록달록 희나리가 진 감나무의 빨간 홍시 냄새도 기억한다. 지금은 사라져 버린 추억 속 추석 냄새다. 이제 코끝을 훔치는 기억도 사라져 추억도 바래졌나 본다. 추석은 달력에 빨갛게 칠해져 그냥 쉬는 날,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고민해야 하는 날이다. 온 동네를 내 달리며 개구쟁이였던 내 모습과 아이들의 명절 소음도 그립고, 온 동네를 자욱이 떠돌던 그 냄새가 그리운 오늘이다. 며칠 전이다. 문득 아이들에게 추석하면 떠 오르는 것을 포스트잇에 한두 가지 써 보자고 했다. 그랬더니 용돈, 송편, 가족, 달이었다. 1위를 차지한 것이 용돈이라는 것에서 아이들의 추석 기대감에 세대 차이를 느끼며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이 아쉬워진다. 어쩌면 추억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또 다른 누구는 아주 오래전 어릴 적 추석은 달랐다면서 요즘 세태를 나무라지 않을는지 모른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 잠깐 추석을 소회 해 본다. 본래 추석은 정월대보름, 6월 유두, 7월 백중과 함께 보름 명절이다. 그 가운데서도 정월대보름과 추석이 가장 큰 명절이다. 대보름은 새해 처음 맞는 명절이기 때문에 크게 느껴지지만, 추석은 수확기가 시작되는 시기의 보름 명절이어서 더 큰 명절처럼 느껴진다. 추석을 다른 말로 가배(嘉俳), 가배일(嘉俳日), 가위, 한가위,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한다. 추석은 고대 농경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신라시대에는 이미 일반화된 명절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추석 무렵을 중추(中秋)또는 월석(月夕)이라 하는데, 예기(禮記)에 나오는 조춘일(朝春日), 추석월(秋夕月)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한가위, 추석은 우리나라서 가장 큰 명절 중 하나로, 가족과 함께 모여 조상의 은혜를 기리며 즐겁게 지내는 날이다. 이 명절은 특히 가을의 풍요로운 수확을 감사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들판에 넘실대는 황금물결과 온갖 과일들이 갖가지 색깔을 발하며 자태를 뽐내는 계절이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말해왔다. 계절마다 어김없이 풍요를 선사하는 자연과 마찬가지로 우리 세상사도 서로 나누고 베풀면 더욱 풍성해진다는 가르침을 주는 것만 같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이런 의미는 쇠퇴해지고 명절 연휴 하면 긴 휴식과 해외여행을 떠나는 일상이 되고 있다. 추석의 본질은 풍요로움을 다 같이 느끼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현대의 풍요는 농업사회 수확의 날에서 나오지 않는다. 산업과 기술의 성장은 사회의 풍요를 일상화했다. 경쟁과 효율을 따르는 사회의 풍요는 불균등하다. 결국 사회는 풍요롭지만, 개인은 일상화된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몰고 오기도 한다. 오랜만에 집안 가득한 기름 냄새에도 몰려 앉아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는 대화에도 허기는 채워지지 않는다. 추석과 풍요의 본질은 과거와 다르고 앞으로도 달라질 것이다. 그렇다고 냉소적일 필요는 없다. 세상은 여전히 추석 하면 그립다. 김춘수의 차례란 시의 일부를 떠 올린다. “추석입니다 할머니 / 홍시 하나 드리고 싶어요 / 서리 내릴 날은 아직도 멀었지만 / 기러기 올 날은 아직도 멀었지만 / 살아생전에 따뜻했던 무릎, ~ 그러나 그 뜨거웠던 여름은 가고 / 할머니 / 어젯밤에는 달이 / 앞이마에 서늘하고 훤한 / 가르마를 내고 있어요 / 오십 년 전 그날처럼/.” 잊혀 가는 것에 아쉬움도 있지만 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이며 옛일과 유년을 반추해 보며 추석 냄새도 떠 올려 보는 것도 내 빈약한 감성을 살찌우는 추석이 되지 않을까?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실은 2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4단계 두뇌한국(BK)21 사업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토론회에는 진 의원,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홍원화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BK21 사업에 참여한 대학원장, 산학협력단장, 교육연구단장 등 약 3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4단계 BK21 사업(2020년~2027년)은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과 대학원 혁신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약 2만 명의 대학원생과 신진 연구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 발제는 ▲연세대 장용석 교수의 ’4단계 BK21 사업 주요 성과‘ ▲연세대 이원용 부총장의 ’연구중심대학으로의 발전과 BK21의 역할‘ ▲부산대 이재우 부총장의 ’지역거점대학 발전과 BK21의 역할‘ 등이다. 이후 토론을 통해 4단계 BK21 사업의 성과를 진단하고, 후속 5단계 사업 추진 방향을 모색한다. 이날 논의를 통해 도출된 제언은 향후 대학·학회 등 현장 의견 수렴을 거쳐 5단계 BK21 사업 설계와 고등교육 연구지원 정책 수립에 반영된다.
한국교총은 23일 대법원에 ‘교실 몰래녹음 불법 확인 및 특수교사 무죄 판결 호소’ 탄원서를 내고 “교육적 목적에서 이뤄진 교사의 정당한 지도행위에 대한 법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탄원서를 통해 “학부모 등 제3자가 교실 내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며, 해당 녹음 파일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는 원칙을 대법원이 분명히 확립해 줄 것”을 요청하며 “이러한 법리에 근거해 항소심의 무죄 판결을 확정하고, 해당 특수교사에게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교실에서의 수업과 생활지도는 통신비밀보호법이 보호하는 공개되지 않는 타인 간의 대화라는 점(대법원 2024년 1월)과 교실에 부재한 학부모는 제3자이므로 자녀를 통해 교사의 발언을 녹음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 감청(서울동부지법 2025년 2월)이라는 판결을 들었다. 특수교사 발언에 대해서도 “아동학대가 아닌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당 학생이 다른 여학생에게 행한 문제행동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일부 표현이 맥락 없이 문제시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일부 표현만이 아닌, 학생을 올바르게 지도하려는 교육적 목적과 전체적인 상황을 포괄적으로 살펴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호 교총회장은 탄원서를 제출하며 “대법원 결정은 한 교사의 운명을 넘어, 대한민국 50만 교원이 감시와 불신이 아닌 신뢰 속에서 교육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교실이 감시의 공간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 간 신뢰가 살아있는 교육의 공간으로 남을 수 있도록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와 정부를 향해 “아동복지법의 모호한 정서적 학대 조항을 명료하게 개정하고,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관한 고시’에도 허락 없는 녹음·촬영 행위 자체를 교육활동 침해로 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2년 유명 웹툰 작가인 학부모가 자녀의 옷에 녹음기를 넣어 교사 발언을 몰래 녹음하고, 이를 근거로 특수교사를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2월 1심 재판부는 해당 녹음 파일의 증거능력을 예외적으로 인정해 유죄(벌금 200만 원 선고유예)를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5월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하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