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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01 선덕 여왕을 짝사랑하다가 죽어, 불귀신(火鬼)이 된 지귀(志鬼)의 이야기는 ‘지귀설화(志鬼說話)’로 전해 온다. 이를 기록한 삼국유사에는 ‘심화요탑(心火燒塔)’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있다. ‘지귀의 마음에 일어난 불(心火)’이 ‘절의 탑을 태웠다(燒塔)’는 뜻이리라. 지귀설화는 우리 고유의 설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석도세(釋道世)가 편찬한 중국의 불교설화집 법원주림(法苑珠林)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고 하니,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이루지 못하는 ‘사랑의 진정성’을 세계 보편의 차원에서 보여 주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고등학교 시절 문학 시간에 배워서 이미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한 번 더 음미해 보자. 흔히 말하는 사랑의 진정성을 보여 주는 문화적 원형(archetype)으로 이만한 것이 또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더불어 도대체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신라 선덕여왕 때에 지귀(志鬼)라는 젊은이가 있었는데, 활리역(活里驛) 부근에서 살았다. 하루는 서라벌 저잣거리에 나왔다가 멀리서 여러 시종의 호위를 받으며 지나가는 선덕여왕을 보게 되었다. 그로부터 지귀는 선덕여왕을 사모하다 야위어 갔다. 여왕은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갔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 지귀를 불렀다. 그러나 여왕을 기다리던 지귀는 탑 아래서 잠이 들고 말았다. 그러자 여왕은 팔찌를 벗어 지귀의 가슴에 놓고 갔다. 잠에서 깨어 팔찌를 발견한 지귀는 잠든 새 여왕이 다녀갔음을 알고 사모의 정이 불타 불귀신이 되었다. 이를 들은 여왕이 술사에게 주문을 짓게 했다. 주문의 내용은 “지귀가 마음에 불이 나 몸을 태우고 화신이 되었네. 멀리 바다 밖에 내쫓아 가까이하지 않으리”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이 주문을 문과 벽에 붙여 화재를 막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다음 백과 참조) [PART VIEW] ‘진정성’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참되고 애틋한 정이나 마음을 가지고 있음’으로 풀이되어 있다. ‘참되다’는 것은 거짓이 없다는 뜻이고, ‘애틋하다’는 것은 애가 타는 듯이 품은 마음이 깊고 절실하다는 뜻이다. 지귀가 선덕여왕을 사모하는 감정에는 진정성이 있는가. 이렇게 묻는다면 우리는 당연히 그러하다고 답할 것이다. 지귀의 마음에 불순한 거짓이 없고, 그 사랑의 감정은 깊고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귀설화가 우리에게 애틋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지귀의 이러한 진정성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이런 진정성은 대체로 ‘동기의 순수함’에 의의를 두는 것 같다. 다소 유치한 듯하지만, 이번에는 ‘진정성이란 좋은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져보자. ‘말’과 ‘그 말이 지칭하는 현실’은 달라도 한참 다른 법이다. 진정성이란 말이 그냥 사전에서 순전히 객관적인 말로서의 자리에 놓여 있을 때는, 그 의미가 나쁘지 않다. 우리가 ‘진정성’이란 말에 대하여 가지는 인상은 대체로 좋다. 참되고 애틋한 그 무엇이니까, 굳이 나쁘다고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나의 현실에 어떤 진정성이 들어 와 개입했을 때, 그 진정성이란 것이 나의 현실과 반드시 잘 어울리라는 법은 없다. 즉, 누군가의 진정성이 나에게 다가왔을 때, 그것이 반드시 나에게도 유쾌한 쪽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어보자. 내가 만약 선덕여왕이라면 지귀의 진정성을 어떻게 받아 줄 것인가.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아마도 곤혹스러울 것이다. 저렇듯 자기 내부에서만 진정함으로 가득 찬 감정은 감당이 안 되는 ‘눈먼 감정’으로 보이기도 한다. 위 설화의 내용대로라면, 사랑의 진정성을 허락받지 못하자 지귀는 무서운 불이 되어 온갖 재난을 일으키고 다니지 않았는가. 합리성에 길든 현대인이라면, 너에겐 진정성인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여길 것이다. 02 진정성을 신과 사람의 관계에 적용했을 때는 비교적 차분하게 이해된다. 종교의 차원에서는 ‘신 앞에 나아가는 인간이 지닌 허탄함이 없는 순결한 마음’이 곧 진정성이기 때문이다. 이는 ‘온전한 헌신의 자세’에 결부되는 것이다. 신에 대해서 진정성을 품는 인간의 마음자리에서 보면, 신과 인간의 관계는 모순 없는 절대성이 지배한다. 이에 비하면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상대성에 지배된다. 삶의 상황 변화에 따라, 사람 마음의 변덕에 따라, 수많은 상대성이 사람들 관계를 흔든다. 게다가 인간은 얼마나 모순적인가. 어제는 진정 그러하였지만, 오늘은 아니다. 마음속으로는 진정 그러하였지만 현실로 뛰어드니 그게 아니다. 진정성이 출렁거린다. 진정성이란 가슴에 품고 있을 때만 온전하고 절대적일 뿐, 행동으로 옮겨지는 순간 불확실하고 상대적인 것이 되어 버린다. 그 진정성을 정당화할수록 ‘진정성 과잉’으로 치닫기 쉽다. 물론 브레이크를 밟기도 힘들다. 이는 진정성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감정을 부리는 주인 즉, 인간의 본성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 그러하니 인간의 진정성은 그저 동기(動機)에 머물러 있을 때만 그 선의가 유효하다는 생각이 든다. 짝사랑이 가장 순수한 사랑이라는 말도 이런 현상을 반영한다. 드러나지 않고 숨어 있던 짝사랑의 진정성이 행동으로 현실화되는 순간, 그 짝사랑의 주인공이 지독한 스토커로 바뀌기도 하는 것을 현실에서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오히려 덜 진정한 사랑, 보기에 따라서는 속기가 있는 사랑이 더 쉽게 결혼으로 골인한다. 진정성과 성실성이 혼동되는 것에 대해서는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교수인 로젠츠바이크(Phil Rosenzweig)의 구분이 설득적이다. 그는 진정성을 내면의 자아에 따라 행동하는 것으로 본다. 자신이 진정으로 느끼는 대로 표현할 경우 우리는 진정한 것이다. 성실성은 우리 역할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책임을 완수한다면 성실한 것이다. 진정성을 성실성으로 착각하는 데서 진정성의 타락이 온다. 진정성이 개인의 감정에만 갇혀 있어야 할까. 진정성이 관계의 조화를 도울 수는 없을까. 진정성이 소통의 미덕으로 등장할 수는 없을까. 진정성은 서로 간에 신뢰감을 줄 만한 내면적 상태를 잘 유지할 때, 바람직한 실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을 지지하고 싶다. 아니 ‘인간과 인간 사이에 신뢰감을 줄 만한 내면적 상태’, 이 자체가 바로 진정성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할 것이다. 예컨대 지귀와 선덕여왕은 현실적인 신뢰감을 바탕으로 감정을 주고받은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물론 아니다. 지귀의 내부적 진정성이 강해질수록 오히려 ‘신뢰의 관계’를 만드는 데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튼튼한 진정성은 이기심을 스스로 견제해야 한다. 03 ‘진정성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통념이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진정성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기를 좋아한다. 그런 성향 때문에 오늘날 진정성은 남용되거나 오용되고 있다. 진정성이 있는 것처럼 인식 받기 위해 선거에서 포퓰리즘(populism)을 선동하는 정치인도 있다. 그러나 진정성은 내가 있다고 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 진정성은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부여하는 특성이다. 진정성(Authenticity)의 저자인 조지프 파인(Joseph Pine)은 2004년 한 강연에서 진정성을 위한 세 가지 원칙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첫째, 진짜 진정하지 않다면 당신이 진정성 있다고 말하지 마라. 둘째, 당신이 진정 하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진정하게 되는 것은 쉽다. 셋째, 당신이 진정 하다고 말했다면, 당신은 정말로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Don't say you're authentic, unless you really authentic. It is easier to be authentic, if you don't say you're authentic. If you say you're authentic, you better be authentic).” 진정성 남용이 심해지면서 ‘진정성’이란 말 자체가 상투어가 되어 가는 느낌도 든다. 생각이 다른 상대방을 비난하고자 할 때 생각이 다르다고 말하지 않고, ‘진정성이 없다’고 말한다. 말을 남용하는 것이다. 상대의 진정성 없음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소통 의지가 없음을 숨기려 할 때, 이런 말을 쓴다. 강자들이 짐짓 부드럽고 겸손한 척할 때도 자신들의 진정성을 내세운다. 논리가 궁할 때 상대를 욕하고 싶을 때도 상대의 진정성 없음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가 하면 진정성을 억지로 만들어 보려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 기업의 마케팅에서 자기들 상품이 진정성을 지닌 것임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이 도처에서 생겨난다. 상품 광고에 등장하는 내러티브들은 ‘진정성 만들기’에 동원된다. 정도가 심하면 ‘가짜 진정성’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미지 시대에는 ‘가짜 진정성’이 극성을 부린다. 바야흐로 진정성 과잉의 시대이다. 그러고 보니 진정성의 진정한 우군은 침묵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에게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물으면, 아마도 ‘시험 없는 세상’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시험은 부정적 역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 효과를 평가하여 또 다른 교육을 진단하고 실력을 제고시키는 데는 시험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2016년은 자유학기제가 전국적으로 도입된 해였다.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면서 중학교 1학년의 모습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실습·체험 등 다양한 수업 방법과 진로탐색 활동, 동아리 활동, 예술·체육 활동, 선택 프로그램 활동 등이 시간표를 채웠다. 또한 마을결합형학교로 지역사회와 연계한 체험학습을 통해 진로탐색을 돕고 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는 몇 가지 보완해야 할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운영 시기이다. 자유학기제 누가 결정했는지 모르지만, 중학교에 막 입학해서 학습체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1학년은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시험도 안 보는 바람에 학생들은 수업 구경꾼으로 전락했으며, 자유학기제를 통해 풀어져 버린 학습 습관을 2학년 때 바로 잡아야 하는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특히 대부분의 중학교 학생들이 사춘기를 겪는 시기가 2학년 때이기 때문에 교사나 학생 모두가 힘들어하는 지경이 되고 만다. EBS 다큐프라임 ‘15세에 주목하라’에서 “인생에서 버려진 시기인 15세가 인생의 골든타임이다”라고 했듯이 중학교 2학년 시기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1학년 때는 새 학년이 되었다는 긴장감으로 열심히 공부도 하고 시험도 치르게 한 뒤, 혹독한 사춘기를 겪는 중학교 2학년 시기에 맞춰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즉, 15세인 중학교 2학년 때 자유학기제로 탐색하고, 중학교 3학년 때는 집중 공부와 선택의 시기를, 그리고 17세가 되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학생들이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갖도록 만들어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연계된 자유학기제가 운영되어야 한다. 둘째, 운영의 인적 자원이다.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인적자원에는 비정규직이 많다. 자유학기제가 언제 없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정규직 코디네이터를 둘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자유학기제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가령 담임교사의 1/3이 기간제교사이고, 수업교사의 1/3이 비정규직이라면 학교 교육은 그만큼 불안정성이 높아진다. 젊은 청년세대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대신 정규인력을 확충하여 자유학기제 운용의 전문성을 제고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셋째,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좀 더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발하고 전파할 수 있는 운영 체계가 현장 교사들에게 요구되는 현실이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시설 활용 프로그램과 시설 체험 프로그램이 자유학기제와 연동되어야 하는 데 문제는 초·중·고 구분이 불명확하고, 학년 구분 없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학생들이 이동하는 데 시간 낭비와 안전 문제도 무방비 상태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학교 교실이 사회시설 못지않게 발전되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교육정책이 정치에 의해 좌우되는 영향력으로 인해 정치가 바뀌면 교육현장은 크게 뒤흔들렸다.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1년을 접하면서 학교현장은 힘들지만, 열심히 달려왔다. 교사들이 지치면서도 달릴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에게 유효한 영향력을 줄 것이라는 사명과 기대감 때문이다. 정치가 바뀌고 사람이 바뀌어도 학생들을 위해 더욱 투자되고 발전시켜야 한다면 그렇게 믿고 유지 발전시켜야 선진 교육이다. 학생을 위한 자유학기제 2년 차를 기대해 본다.
말이 어려워 공부가 어렵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아이들은 사회·과학 공부가 어려운 이유로 외울 것도 많지만, 특히 말이 어렵다고 한다. 즉, 말이 쉬워야 이해하기 쉽고, 공부가 힘들지 않다. 이를 위해 2016년 추진된 정책 연구가 교과서 어휘의 우리말 순화 연구(고려대 이관규)와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표기 방안 연구(서울대 김동일)이다. 주요 학습 용어 이해 위한 것 이들 연구는 교육부의 교과서 어휘 사용 방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어려운 한자어와 외래어 중 쉽게 다듬을 수 있는 말은 가능한 한 다듬고, 다듬기 어려운 한자어는 그 한자의 음과 뜻을 풀어주어 이해를 돕고자 하는 것이다. 가령 초등학교 5학년 때 배우는 ‘태양계와 별’ 단원의 ‘항성’은 ‘항’과 ‘성’이 만났지만, 각 글자가 무슨 의미인지 아는 학생은 많지 않다. 그럴 때, ‘항상(恒, 항상 항) 같은 곳에서 빛나는 별(星, 별 성)’처럼 ‘(恒, 항상 항)’, ‘(星, 별 성)’으로 풀어주면 왜 이름이 항성인지, 각 글자가 무슨 의미로 만나 개념을 만드는지 이해하기 쉬워진다. 그러나 모든 한자어가 이처럼 각 한자의 뜻과 한자어의 뜻이 서로 가까운 것은 아니다. ‘우주’의 각 한자는 ‘집 우(宇)’와 ‘집/하늘 주(宙)’이지만, 이는 과학 시간에 배우는 ‘우주’의 뜻과는 거리가 있다. 이렇게 각 한자의 뜻이 개념 이해에 도움이 안 되는 경우는 굳이 한자를 써줄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의미 투명도가 높은 모든 한자어마다 한자를 쓰고 음과 뜻을 풀어주는가? 이 역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다. 새 교육과정은 전이력이 높은 핵심개념 중심으로 학습량을 적정화하고, 학생이 활동하는 가운데 핵심개념에 대한 배움이 일어나도록 수업과 평가를 제대로 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수년간 그러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핵심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즉, 교과서에 한자어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면 학습 부담은 낮추면서 개념 이해는 높이는 방향이어야 하고, 그 대상은 단원의 주요 학습 용어(개념어)로 한정된다. 지적 호기심 충족 목적…평가 대상 아냐 정리하면 단원의 주요 학습 용어에 한하여 의미 투명도가 높은 경우(각 한자의 뜻이 학습 용어의 뜻과 가까운 경우)에 한자를 표기하게 된다. 이때 한자와 함께 음과 뜻을 설명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자만 있고 음과 뜻이 없다면, 한자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한자는 그저 그림에 불과할 것이다. 학습에 있어 지적 자극을 주지 못하는 보조 장치는 한정된 지면에서 학습 효율을 극대화해야 하는 교과서의 목적상 불필요하다. 그러나 음과 뜻을 함께 풀어준다면 한자만 있는 것보다 개념 이해에 도움을 주고, 한자에 대한 선행지식이 없는 아이들도 스스로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혹자는 한자 없이 음과 뜻만, 예를 들면 ‘항상(항상 항) 같은 곳에서 빛나는 별(별 성)’처럼 풀어도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항’자에 ‘항구 항’, ‘막다 항’, ‘배 항’, ‘넓다 항’, ‘항복하다 항’, ‘건너다 항’, ‘거리 항’ 등 한자를 빼면 내용(의미)을 담는 변별력 있는 그릇(기호)이 모호해지는 셈이다. 또한 단어의 뜻은 맥락으로 짐작할 수 있지만, 풍부한 어휘력과 다양한 학습이 이루어진 경우 가능하고, 이 역시 일부는 막연한 해석에 그칠 수도 있다는 한계가 있다. 즉, 어른들에게는 ‘항성’이 쉬울 수 있어도, 교과 시간에 개념어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항성’이라는 말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교과서에 표기된 한자는 암기나 평가의 대상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초등 교과서에 표기된 한자는 의미를 드러내는 기호로서, 지적 호기심을 주고, 시각 정보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학생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것이다. 오히려 학습자의 개념 이해에 도움을 주는 것은 함께 제시하는 ‘음’과 ‘뜻’으로, 한자는 암기보다 친숙해지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교사용 지도서에 ‘교과서에 표기된 한자를 암기하게 하거나 평가하지 않는다’는 지도상의 유의점을 제시하고, 단위 학교의 교수·학습 평가 매뉴얼에도 관련 내용이 담길 것이다. 초 5~6 수준 적합 300자 범위 표기 기준 마련 현재 사용하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한자를 병기하고 있다. 초·중등학교 교과용도서 편찬상의 유의점에는 ‘의미의 정확한 전달을 위하여 교육 목적상 필요한 경우 괄호 안에 한자나 외국문자를 병기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이 내용은 3차 교육과정 집필상의 유의점 문서에서도 확인된다. 그러나 이는 초·중등 교과용도서에 모두 해당하는 조항으로, 초등학교 수준에 맞는 세부 기준이 없어 무분별한 병기를 낳기도 했다. 예를 들면 ‘아(我)름답다’ 처럼 한자를 병기하여, 아름답다의 ‘아’는 ‘나’란 의미로 아름다움은 나다움을 뜻하기도 한다든가, ‘이름:나탐정, 진짜 탐정(探偵)과 한자가 다른 탐정(探訂)’에서 전자는 알아내는 직업의 탐정이겠으나, 후자의 탐(探)과 정(訂)은 뜻을 알려주지 않아 초등학생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따라서 초등 5~6학년 수준에 적합한 한자 범위와 학습 부담은 낮추고 개념 이해를 돕는 표기 기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에 현행 초등학교 교과서와 2019년 교과서의 한자 표기를 비교하면 표 1과 같다. [PART VIEW]초등 교과서에 표기 가능한 한자 목록은 3단계에 걸쳐 선별되었다. 먼저 국어·도덕·사회·수학·과학 교과의 5~6학년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등장하는 개념어를 추출하고, 한자어 중에서 ‘얼마나 자주 쓰이는 한자인가’, ‘한문교육용기초한자의 중학교 900자에 속하는가’를 기준으로 370자를 선별한 후, 전문가 평정을 통해 5~6학년 수준에 적합한 최종 300자로 정선하였다. 이에 초등 5~6학년 수준에 적합하고 개념 이해에 도움이 되는 한자 표기가 가능해졌으며, 본문보다 밑단·옆단 표기를 통해 가독성을 높이고 학습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표기 기준에 따라 교과서를 집필하면 한 단원에 표기되는 예상 건수는 0~3건이고, 개념 이해를 돕는 경우에만 한자의 음과 뜻을 함께 제시하므로, 학습효과는 높이고 부담은 낮추는 합리적인 표기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교육부는 초등학교 교과서의 어려운 한자어와 외래어를 다듬은 목록(약 600건)을 편수자료에 수록하여 교과서 집필 시 참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우리가 단 한 가지 거듭 궁리해야 할 것이 있다면,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일 것이다. 이번 표기 기준이 우리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주장을 모두 만족시키는 내용은 아닐 수 있으나,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표기 기준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자문한 결과이며, 앞으로 교과서 어휘 사용의 바른 방향을 위해 학교 현장 및 교육 관계 기관과의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해마다 많은 수의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둔다. 어떤 아이는 ‘학교의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며 떠나고, 어떤 아이는 ‘편하게 살고 싶다’며 학교 밖으로 나간다. 이제는 필수 코스가 된 학업중단숙려제를 시행하고, 프로그램에 참여시켜도 한번 결심한 아이들의 마음을 돌려놓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이런 아이들은 부모님조차 고개를 가로젓는 경우가 많고, 주변 친구들 대부분이 학교 밖 청소년이다보니 학업중단숙려제의 최소 상담 횟수 3번을 채우는 것도 힘들 때가 많다.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에 다른 학교의 노하우를 듣기 위해 각종 회의와 연수를 찾아다녀 보지만 들리는 것은 선생님들의 ‘한숨’이요, 보이는 것은 비슷한 수치의 학업중단율이다. 너무 쉽게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 도대체 아이들은 왜 학교를 그만두려고 할까? 가끔 선생님은 말한다. “학교 다니고 싶은 애들이 어디 있어, 다 참으면서 다니는 거지. 괜히 다니기 싫으니까 이런저런 핑계나 대고 말이야. 봐 주면 더 떼를 부린다니까.” 맞다. 이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기 싫어 온갖 핑계를 갖다 붙인다. 그렇다면 10명 중 9명이 다니기 싫은 학교를 꾹꾹 참으면서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왜 그중 1명은 참지 못하는 걸까? 학교를 그만두면 어떡하려고 그러는 걸까? 중단 이유_ 경제적 독립을 가능하게 하는 아르바이트 고등학생이 되면 아이들은 손쉽게 경제활동에 뛰어들 수 있게 된다. 지역과 환경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남학생의 경우 한 달에 230만 원까지 벌기도 하고, 여학생도 학교에 다니면서 오후에만 아르바이트할 경우 80여만 원, 학교를 빠지고 온종일 아르바이트에 전념하면 180만 원까지 번다. ‘먹고 살려면 고등학교 졸업장은 있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이 이해될 리 없다. 오히려 학교를 안 다니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어차피 공부도 못하고, 무단결석도 많은 자신은 번듯한 직장에 취업할 가능성이 적으니 졸업장이 있으나 없으나 별반 다를 것이 없지 않겠느냐며 반문한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은 오롯이 자신만을 위해 투자한다. 그래서 이 아이들의 돈 씀씀이는 교사보다 스케일이 크다. 먹고, 놀고, 쇼핑하고…. 그들은 아르바이트가 주는 경제적 풍요로움을 거부할 수 없다. 그리고 학교를 그만두고 더 많은 돈을 벌어서 더 신나게 먹고, 놀고, 쇼핑하고 싶어 한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할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에 있는 시간이 그저 아깝고, 의미 없을 뿐이다. [PART VIEW] 중단 이유_ 적응하기 싫은 엄격한 규율과 빡빡한 학교 일정 학업중단율이 가장 높은 달은 5월과 9월이다. 겨우겨우 버티다 결국 포기한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중학교 때는 학교에 나가기만 해도 선생님들이 맛있는 것 사주면서 칭찬해줬는데, 고등학교에서는 신경도 안 써준다”는 것이다. ‘아니, 세상에 학교에 온 것이 뭐가 그리 장한 일이라고….’ 한숨이 절로 나온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출석 안 해도 했다고 하면 되지, 학교가 그렇게 융통성이 없냐. 출석 일수 모자라게 해서 나를 내쫓으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며 항변하기도 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교육 목적 자체가 다르다. 그래서 생활지도에서 교사들의 태도나 지도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중학교에서는 아직 어리다는 생각과 함께 고등학교에 가서 철이 들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다독거리며 진급시키는 것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이제 다 컸고’, ‘이제 곧 사회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규칙을 적용한다. 또한 학교 일정 역시 빡빡하게 돌아간다. 일반계고의 경우 진학을 위해서, 특성화고는 취업을 위해 방과후수업이나 야간자율학습을 하며 공부를 시킨다. 공부하기 싫고, 해도 알아줄 사람 없는 아이들은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시스템이 힘들기만 하다. 게다가 잔소리, 지적, 벌점, 한심해 보이는 자신 등 학교에 오면 짜증 나는 일 뿐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힘듦과 짜증남’에서 벗어나 ‘눈에 보이는 당장의 편안함’을 위해 학교를 그만둔다. 중단 이유 ? _ 대인관계를 어렵게 하는 왕따 경험과 ‘혼족’ 문화 고등학교에는 ‘왕따 경험’이 있는 학생이 많다. 초·중학교 9년을 거쳤으니 한 반에 5~6명 정도 찾기란 어렵지 않다. 20%에 달하는 숫자이다. 물론 이중 심하게 겪은 아이는 1~2명 정도이고, 나머지 아이들은 가벼운 수준이다. 고등학생이 되면 심하게 왕따를 당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아직 트라우마가 있는 학생들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이들 대부분은 고등학교에 와서는 절대 ‘왕따’를 당하지 않으리라 결심한다. 그리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하지만 효율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치열하게 노력하다가 결국 실패하거나 더 큰 상처를 받는다. 아이들은 말한다. “여기서 이렇게 상처받느니 그냥 집에서 행복하게 있고 싶어요. 여긴 지옥인데, 아무도 없는 집은 너무 좋아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요. 시간 가는 줄 몰라요.” 대인관계로 상처받은 아이들에겐 가족들이 모두 출근·등교한 뒤, 아무도 없는 집에서 대인관계 부담 없이 온종일 누워서 스마트폰만 하고 있으면 지상낙원에 온 것 같으리라. 게다가 요즘엔 혼밥(혼자 밥 먹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혼카(혼자 카페 가기), 혼쇼(혼자 쇼핑하기), 혼피(혼자 PC방 가기), 혼창(혼자 노래방 가기), 혼술(혼자 술 먹기)과 같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혼족 문화’가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꾸 숨으려고 한다. 대인관계에서 오는 불편감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말이다. 중단 이유 ? _ 확장된 학교 울타리, 적응하기 어려운 새로운 문화 한동네에서 살면서 놀이터에서 함께 놀던 아이들은 이사를 하지 않는 한 같은 유치원, 같은 초등학교, 같은 중학교에 간다. 무려 10여 년을 함께 생활한 탓에 한 다리 건너면 모르는 아이가 없을 정도다. 나의 희로애락을 다 보며 살았기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내 표정·행동·말투만 들어도 친구들은 내 마음을 훤히 알아준다. 그런데 고등학교는 다르다. 일반계고등학교를 제외하면 많게는 수십 개의 중학교 학생들이 섞여 있다. 학교 울타리가 확장된 것이다. 중학교가 다 거기서 거기 같지만 학교문화는 확연히 다르다. 아마 선생님들도 경험할 것이다. 적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당황하고 머뭇거리는 동안 이미 학급은 공부하는 아이들 모임, 심하게 노는 아이들 모임,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아이들 모임 등으로 판이 짜인다. 내 감정을 알아차리는 친구도 없다. 그렇다고 하나하나 설명하는 것도 힘겹다. 자꾸 중학교 때가 그립다. 그러면 그럴수록 새로운 학교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워진다. 그리곤 결국 중학교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며 전학을 가거나 자퇴를 한다. 중단 이유 ? _ 특성화고는 학과 부적응도 큰 이유 특성화고등학교의 경우 학과 부적응도 자퇴를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이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 제대로 된 진로 고민 없이 친구 따라서, 교복이 예뻐서, 재미있을 것 같아서, 드라마 주인공 직업이 멋져 보여서 등 즉흥적으로 학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학년 때까지는 성적이 좋고, 적응을 잘하던 아이들도 전공과목이 많아지고 심화되는 2학년이 되면 힘겨워한다. 전공수업은 수행평가만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의 성적은 곤두박질치고, 아이들은 좌절하며 결국 포기하게 된다. 결국 필요한 것은 ‘잘 버티고 극복할 수 있는 힘’ 학업중단 위기에 있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가정환경이 열악하고, 대인관계는 원만하지 못하며, 문제해결력 역시 효율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버티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 결과를 위해 거쳐야 할 힘든 과정을 건너뛰고 싶어 하고, 쉽게 포기하며, 별다른 대안 없이 성급하게 학교를 그만둔다. 상담할 때는 학교에 잘 다닐 거라고 손가락 걸고 다짐하지만, 저녁에 친구들과 놀다 보면 결심은 너무나 쉽게 무너져 내린다. 아이들의 마음을 다잡아줄 지지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학기 초 프로그램을 계획하면서, 이 많은 예산을 어떻게 써야 할지 난감했다(올해 우리 학교는 학업중단집중지원학교 790만 원, 학업중단예방지원 300만 원 총 1,090만 원의 학업중단예방 예산을 지원받았다). 고민 끝에 프로그램 방향을 세 가지로 잡았다. 첫째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즐거운 추억거리를 쌓도록 하자. 둘째는 아이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고, 주변 지지세력 없이도 스스로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키워주자. 셋째는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 주자. 많은 프로그램을 하기보다는 굵직굵직한 3~4개 프로그램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리 학교에서 실시한 대표적인 학업중단예방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프로그램 ? _ ‘애썼다! 고맙다! 졸업하자!’ ‘특별한 일과’는 학교생활을 즐겁게 한다. 시험이 끝나는 날, 고생한 아이들을 위해 담임교사가 ‘삼겹살 회식’을 제안한다면, 학기가 끝나는 12월엔 “잘 버텨줘서 고맙다. 애쓴 너희들을 위해 오늘 선생님이 한턱 쏜다”고 한다면 아이들의 반응은 어떨까? 담임교사와 아이들이 굳이 뭘 하지 않고 그냥 ‘학교 생활하느라 고생하는 아이들’에게 한턱 쏠 수 있도록 ‘회식비’를 지원했다. 선생님들께 복잡한 계획서나 보고서도 받지 않았다. 그냥 아이들과 신나게 먹고 놀고 ‘영수증’만 꼭 챙겨 오시라고 주문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담임교사들이 건넨 말은 거의 비슷했다. “애들이 너무 행복해했어요. 그리고 저도.” 상담실에서 만난 아이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우리 담임선생님께서 고생했다고 삼겹살 사줬어요. 완전 멋있죠? 학교에 다닌 보람이 있네요.” 학생 상담은 때와 장소가 따로 없다. 교무실에서 이뤄지는 진지한 상담보다 생활밀착형일 때 효과가 배가 된다. 먹고 놀면서 슬쩍 건네는 “요즘 어때? 잘 버텨줘서 고맙다”라는 한 마디가 훨씬 가슴을 울릴 수 있다. 프로그램 ? _ ‘내면의 나와 만나다’ 통합예술치료 학업중단위기 학생 중 그나마 늦게라도, 혹은 간간이 학교에 나오는 아이들 14명을 모아서 통합예술치료를 했다. 총 2시간씩 16회기로 구성했으며 마지막 회기에는 발표회를 했다. 6월 초에 시작해서 11월 초에 마쳤으니 거의 반년 동안 운영된 셈이다. 효과적인 집단상담을 위해서는 적어도 10회기 이상이 필요하다. 특히 고등학생들은 초·중학생에 비해 자기개방 정도가 낮아 자신 내면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회기가 짧으면 오히려 집단상담이 ‘독’이 될 수 있다. 자신의 문제만 잔뜩 끄집어내놓고 문제해결방법은 찾지 못한 채 마무리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집단이 너무 커도 비효율적이다. 7~8명의 소집단으로 형성해야 효과가 크다. 우리 학교의 경우 7명씩 두 집단으로 구성했다. 하나의 집단은 ‘우울감’으로 인한 무기력으로 장기무단결석 중인 학생 집단, 다른 집단은 학교 규칙에 대한 불만이나 학교에 다니는 의미를 찾지 못해 자퇴를 생각하는 학생 집단으로 설계했다. 강사의 질 역시 매우 중요하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말처럼 ‘집단상담의 질은 강사의 질을 뛰어넘지 못한다.’ 여러 전문 업체를 만나 계획서를 받아보고, 얼마나 많은 경험이 있는지, 어떤 성과를 냈는지 꼼꼼하게 살펴본 후 선정해야 한다. 프로그램 운영은 학부모 동의서를 받아 3·4교시에 진행했다. 학업중단위기 학생들은 방과후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참여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늦게라도 나와서 집단상담하고, 밥 먹고 조금 버티다가 집에 가자”는 나의 말을 아이들은 잘 따라줬다. 처음에는 귀찮아하던 아이들이 회기가 진행될수록 집단상담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를 나오는 기특함을 보였다. 상담에 참여할 때 이미 무단결석일수가 40일 넘은 학생들이었지만 상담이 진행되면서 후반기에는 결석 없이 학교에 다녔다. 그리고 모두 3학년으로 진급했다. 집단상담의 최대 장점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문제해결을 저렇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저런 말과 행동이 좋게 혹은 안 좋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확인하면서, 스스로 ‘변해야겠다’는 자기 수정을 다짐할 수 있다. 집단상담 후 아이들은 교사의 잔소리를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아주 조금씩 긍정적인 마음을 갖기 시작했다. 프로그램 ? _ ‘또 다른 대안을 찾아주마’ 진로탐색프로그램 학교를 떠나려는 아이들을 상담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사는 게 재미없어요. 왜 사는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사는 게 한심하다는 거, 저도 아는데, 뭐 하나 잘하는 것도 없고,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아직 본격적으로 해본 것이 없으니 뭘 잘하는지 알 수 없고, 누가 옆에서 차근차근 가르쳐준 적이 없으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건 당연한 것 아닐까? 그나마 공부를 하는 아이들은 ‘공부를 하면 뭔가 길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학교생활을 버티지만, 공부라면 얼굴부터 찡그리는 이 아이들은 학교에서 잠자는 것 이외에 할 것이 없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다 보니 무기력한 생활이 이어지고, 의미 없는 날들이 반복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무단결석이 많아지고, 결국 학교를 떠나게 된다. 그래서 다양한 진로체험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계발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청소년 수련관과 연계하여 총 16차시에 걸쳐 4개 영역의 직업체험을 하였다. 직업체험영역 선정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선호도를 조사한 후, 네일아트·피부관리·캘리그라피·건강관리사로 결정했다. 강사로는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거나, 현재 이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전문가들로 위촉했다. 아이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서였다. 아이들은 수업하는 동안, 수업이 끝난 후 강사들에게 의욕적이고 적극적으로 직업에 관해 물어보는 관심을 보였다. 참여한 대부분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10명 중 3명의 학생이 학원 수강을 통해 계속해서 자기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프로그램 마무리는 봉사활동으로 진행되었다. 자기존중감이 낮은 아이들에게 뭔가 보람 있는 일을 통해 확실한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맨 마지막 직업체험이었던 건강마사지 시간에 어르신을 위한 손 마사지와 어깨·다리 마사지를 배운 후, 인근에 있는 석계 1동 노인정으로 봉사활동을 나갔다. 처음에 수줍어하고 하기 싫다고 투덜거렸지만 1시간 동안 어르신들의 손과 어깨를 주무르면서 말벗이 되어 준 아이들은 손녀딸처럼 반갑게 맞아주는 어르신들의 따뜻한 환대에 감동했다. 나중에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으로 봉사활동을 꼽기도 했다. 올해 학업중단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27명은 무사히 학교에 다니고 있다. 어쩌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어도 진급에 필요한 출석 일수는 아슬아슬하게 채우면서 다닐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달라졌다. 이런저런 정보를 묻기도 하고, 그건 어떻게 하면 되는 거냐고 절차를 궁금해 한다. 매일 ‘가부키 화장’을 하던 아이가 메이크업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고, 선생님들에게도 욕을 하며 벌점이 180점에 육박하던 아이가 캘리그라피에 빠져 예쁜 글씨를 쓰고 있다. 봄에 씨앗 하나를 심었다고 다음날 열매가 맺어 있지는 않다. 땅속에서 여러 날 지난 후에야 비로소 싹이 트고, 비바람을 견뎌야 줄기가 굵어지고, 마침내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다. 지금 아이들은 씨앗 하나를 심었을 뿐이다. 비바람을 견뎌낼 수 있도록 옆에서 관심을 두고 지켜봐 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창의성 실종된 창의적 체험활동 어떤 것이 제대로 실천되기 위해선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도 마찬가지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을 편성·운영하는 교사가 여러 가지 구체적인 영역과 내용을 기억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창의적 체험활동을 어떻게 편성·운영해야 한다는 대전제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돼 있다면 어떤 영역을 운영하더라도 그 본질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현재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되어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 중심의 교육활동을 강조하고 있으며,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서도 총론과 마찬가지로 6가지 핵심 역량을 길러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 역량 함양에 대한 교사들의 깊은 인식 전환 없이는 2009 개정 교육과정 시행 때와 다를 바 없이 분절적인 내용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창의적 체험활동이 제대로 된 기능과 역할을 다하는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도입 취지에 비추어 본질에 맞게 운영하는 것이 관건이다. [PART VIEW] 첫째, 창의적 체험활동은 ‘창의성’을 강조한다. 즉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창의성 교육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 안팎의 다양한 교육 활동 과정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체험하는 활동을 실시해야 한다. 둘째, 창의적 체험활동은 말 그대로 ‘체험활동’을 통한 학습자의 수행능력을 강조한다. 학교에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실제 생활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수행능력을 갖추도록 운영해야 한다. 셋째,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생들이 체험 중심의 실천 활동을 통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할 역량을 형성하도록 한다. 넷째,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교 실정에 부합하는 특색 있는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융통성을 부여하였다. 다섯째,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교 교육 활동 중에서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자율적으로 학습활동을 할 수 있는 활동 영역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창의적 체험활동은 체험 중심의 실천 활동으로 학생들이 주체가 되도록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야 한다는 대 전제를 갖고 있다. 이와 같은 체험 중심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창의성을 기르고, 일상생활에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되는 것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 부족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하지만 교사의 인식 전환 및 마인드 제고를 도모할 수 있는 형태의 연수 및 워크숍 등이 부재한 실정이다. 매년 학교 교육과정 담당 부장 대상의 연수는 물론 교육연수원 연수 협력학교에서 개설한 교육과정 편성 연수도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보다는 교육과정에 제시된 내용을 설명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 연수에 참석한 교육과정 담당 부장 및 교사들은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많은 내용을 학습했으나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지 못한 채 연수를 마치게 된다. 교육과정 담당 부장의 입장에서는 학교 교육과정 편성에 있어 챙겨야 할 일이 수없이 많다. 경위야 어찌됐든 학사일정 및 학교행사 등을 챙기다 보면 창의적 체험활동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아울러 학년부장이나 담임교사 대부분은 창의적 체험활동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보니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되고 있다. 첫째, 창의적 체험활동 편성방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창의성을 기르는 체험 중심 내용으로 편성하기보다는 범교과 학습 주제를 단편적, 나열식으로 편성하기 일쑤다. 또 창의적 체험활동 내용의 학년 간 연계 등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하고, 학교 밖 체험활동에 대한 절차의 복잡성 및 학생 안전사고를 우려, 소극적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둘째, 일부 학교 교사들을 중심으로 학생이 주체가 되는 자치활동 운영을 시도하고, 그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으나 아직도 학생이 주체가 되는 창의적 체험활동 실시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은 미흡한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보다는 일반 교과 수업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학생들의 창의성을 기르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폭넓게 활용해야 하지만 지역사회 시설·프로그램 여건이 창의적 체험활동을 위한 학교의 교육수요를 감당하기에 부족한 실정이다. 또 학생들의 창의적 체험활동 지원을 희망하는 인적자원이 부족하여 학교에서는 학년·학급 단위의 현장체험학습이나 공문으로 안내되는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취사선택하여 활용하고 있다. 다양한 물적·인적 지원으로 창의 융합인재 육성해야 따라서 단위학교에서는 학습공동체를 운영하여 교원 간 활발한 토론으로 체험 중심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이해 증진 및 인식개선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의 본질에 접근하는 운영이 되도록 해야 한다. 교육청 차원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본질적인 접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연수 및 워크숍을 기획·운영하여 연수를 받은 교사들이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단위학교 차원에서는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체험 중심의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이해 증진 및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또 교원 학습공동체 운영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여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창의적 체험활동의 실질적인 수행 의지를 고양시킬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학교장의 교육과정 리터러시(literacy)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리더십이 발휘되도록 하며,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이 체험 중심 운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전 학년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개발함으로써 학년 군, 학년 간 연계로 학생들이 폭넓은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둘째, 창의적 체험활동 연간 운영 절차에 따라 계획 수립→실행→평가 및 환류→차년도 기획 등의 과정이 체계적으로 진행되도록 하여 학생 중심의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 방안을 강구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생이 주체가 되어 자율적으로 학습활동을 할 수 있는 영역임을 인식하고, 학생 중심의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 구성 시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학생들에게 활동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하여 학생의 참여를 촉진하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실시한다. 학생 참여를 촉진하는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방법으로는 교과와 연계하여 노작 학습, 자원 인사 등 전문강사를 활용한 체험수업, 지역사회 및 유관기관을 활용한 체험학습, 토의·토론?탐구로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참여하는 프로젝트 학습 등이 있다. 학생 주도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위한 효과적인 수업방법은 학생들이 직접 몸으로 경험하고 체험하는 것이므로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 시 강의법이나 범 교과학습 주제의 해결을 위한 학습지 형태의 수업을 지양해야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에 환경교육 10시간 편성하였을 경우에 교사가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아주 다른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 학생이 주체가 되는 체험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학급의 경우 1차시에서 10차시까지 프로젝트 학습 형태로 운영한다. 1차시에는 학생들과 활동주제명을 정하고 어떻게 10차시를 운영해 갈지 함께 토의하고 결정하여 학생들이 주도하는 체험중심 활동으로 환경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창의적 체험활동의 본질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학급의 경우 ‘환이랑 경이랑’ 교재를 공부하거나 환경 동영상 시청 후 학습지를 푸는 형태로 10차시를 분절적으로 운영하는 잘못된 사례가 발생한다. 셋째, 지역사회와 연계해 인적·물적 자원 활용 방안을 강구한다. 지역사회 및 타 기관 시설을 조사하여 창의적 체험활동 시 활용할 수 있는 장소와 프로그램을 확보하여 체험활동 학습의 장을 구축한다. 또한 창의?인성 교육넷의 창의체험자원지도(CRM) 등을 적극 활용하도록 하며, 교육청에서는 MOU 체결을 맺은 유관기관 정보를 학교에 제공하여 창의적 체험활동 시 적극 활용하게 하고, 학부모, 전문기관 인사 등 인적자원 인프라를 구축, 활용하도록 예산을 지원한다. 이와 같이 학생들이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여 체험활동을 함으로써 다양한 경험과 함께 전인적 성장을 하는 창의융합 인재로 자라게 될 것이다.
최근 웰빙이라는 시대적 조류와 함께 개개인이 언제, 어디서, 누구나 안전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뉴스포츠가 활발하다. 학교 체육과 생활체육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뉴스포츠의 중요성은 이미 학교 체육 현장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인 뉴스포츠 프로그램 중 하나가 저글링(Juggling)이다. 저글링의 사전적 의미는 ‘둘 이상의 물체를 교대로 공중으로 던지고 잡으면서 멋지고 아름다운 궤적이나 몸동작을 만드는 행위’라는 뜻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 즐겼던 콩주머니 놀이나 자치기, 공기놀이 등을 연상하면 쉽다. 서커스 공연 등에서 외발자전거 묘기를 보여주거나 곤봉 서너 개를 양손으로 돌리는 모습에서도 저글링을 접하게 된다. 저글링에는 주로 공, 클럽, 링 등이 사용되며, 이 밖에도 막대의 무게중심을 이용하는 데블 스틱(Devil stick), 줄의 탄성과 회전력을 이용하는 디아볼로(Diabolo), 시가 박스(Cigar box), 포이(Poi), 모자, 컵, 스태프 저글링(Staff juggling) 등이 있다. 집중력·도전정신 기르는 데 효과적 이런 저글링이 학생들의 두뇌발달과 순발력, 평형감각 등 신체 건강 증진 및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교육현장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월 서울시내 초·중등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저글링 직무연수 현장에서 만난 오성균 교사(서울 방송고)는 “저글링은 한 개 이상의 사물을 던지거나 회전시켜 지속적으로 다양한 변화 만들어내는 것이어서 집중력과 도전정신, 자신감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초·중등저글링교육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오 교사는 “동작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학생들 간 서로 주고받는 저글링을 통해 소통이 활발해지는 등 교육적으로도 유익하다”면서 “무엇보다 학생들의 도전정신과 성취감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우산이나 배드민턴 라켓, 냄비 뚜껑을 비롯하여 사과나 귤 같은 과일을 가지고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오 교사는 입시와 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중압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처음 연수를 시행했는데 반응이 좋아 이번 겨울에도 계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PART VIEW] 연수에 참여한 박성진 교사(서울 연촌초)는 “학생들과 즐거운 수업을 해보고 싶어 연수를 신청했다”며 “오색 공을 이용한 공중묘기 기술을 익혀 새 학기 처음 만나는 아이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저글링 교육 3년 차인 성찬섭 교사(서초고)는 “학생들이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 건전한 생활습관을 갖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동료 교사들에게도 적극 추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명문 서초고, 전교생 저글링 교육 저글링을 아예 전교생에게 가르치는 학교도 있다. 서울 강남의 신흥 명문으로 자리 잡은 서초고등학교. 이 학교는 전교생이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이용하여 저글링 교육을 하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균형적인 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지난 2014년부터 매주 한 시간씩 정규수업시간에 가르치고 있다. 이 학교는 저글링 교육 이후 학생들의 자아정체성이 확립되고, 정서적 안정감을 찾으면서 대학 진학 등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의 좋은 계기를 마련해준 것도 성과로 꼽힌다. 저글링이 치매 예방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나이 많은 어르신들로부터 절대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경로당 등을 방문하여 어른신들에게 저글링를 가르치면서 가정에서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저글링 배구 등 생활체육 활성화 기대 저글링 하면 흔히 서커스 공연에서 둥둥거리는 북장단에 맞춰 곤봉을 돌리는 어릿광대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연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고구려·신라시대부터 내려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신라 시대에 최치원이 당시 경주 인근에서 행해지던 가면 무희를 내용으로 지은 향악잡영오수(鄕樂雜詠五首) 금환(金丸) 편에 이런 기록이 나온다. “몸을 돌리고 팔 휘두르며 금환을 희롱하니, 달이 구르고 별이 흐르는 듯 눈에 가득 신기롭다. 좋은 동료 있다 한들 이보다 더 좋으리, 넓은 세상 태평한 줄 이제사 알겠구나(한국고전용어사전,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당시 제천 행사의 하나로 금환이란 의식이 행해졌는데 이것이 오늘날 저글링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또 고구려인의 생활상을 담은 수산리 벽화에서도 공을 던지며 노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오 교사는 “유구한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저글링이 사람들에게 서커스와 같은 ‘쇼’로 인식되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며 “그동안 연구된 지식과 기술을 재능기부 등을 통해 교육현장과 지역사회의 건강한 여가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생각”이라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올해는 특히 저글링을 통한 시민 문화 교육과 저글링 배구를 학교 현장에 정착시켜 명실공히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서울초·중등저글링교육연구회에는 올해 현재 약 50여 명의 전·현직 교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학부모 민원의 대부분은 자신의 자녀가 불이익을 당했다고 여기는 경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민원 당사자로부터 충분한 사과나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경우, 불친절과 인격적 무시를 당했다고 여길 경우에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학부모의 민원이 많은 분야는 학교의 성적 처리 관련 민원과 학교폭력 가해학생의 처벌 수위에 대한 불복으로 인한 행정심판 및 소송의 민원이 많은 편이다. 이 밖에도 학기 중 담임교체 요구, 교사 중심의 주입식 수업에 대한 불만 민원, 급식 관련 민원,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에 대한 불만 민원, 교사의 편애에 대한 불만, 교사가 수업시간에 교과 내용과 관련 없는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는 민원, 학교폭력 가해학생 부모와 피해 학생 부모의 갈등으로 인한 민원 등 학교의 여건과 특성에 따라 다양하다. 민감한 성적 민원... 산정 기준 명확해야 2016년 12월 초에 전국적으로 독감(법정 전염병)이 유행하는 바람에 기말고사(2차 지필평가)에 결시한 학생들이 많았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업성적관리규정관리 지침에 따라 1차 지필평가(중간고사) 결과를 100% 인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 규정에 따라 입력하면 NEIS에서 성적 산출이 자동으로 계산되어 나온다. 그런데, 문제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난이도 차이가 크면 중간고사 때 점수보다 산출 결과가 낮게 나올 수 있다. 가령, A 학생이 중간고사에서 수학을 90점 받았고 기말고사 기간에 독감에 걸려서 수학시험을 치르지 않았다고 한다. 중간고사에서 비교적 쉽게 출제되어 수학의 학급 평균이 70점이었고, 기말고사 때는 어렵게 출제되어 수학의 학급 평균이 50점이었다. 학생과 학부모는 중간고사에서 수학을 90점 받았으니까, 당연히 기말고사에서도 100% 인정되면 90점인 것으로 오해하게 된다. 그러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난이도 차이가 20점이므로 NEIS에서 자동 계산한 성적은 기말고사 85점이 나왔다. 이에 대해서 학부모가 학교에 강력히 항의하고, 상급기관이 도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PART VIEW] 이런 민원은 학교가 해결할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난이도를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비슷하게 맞춰서 출제하였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문항 출제를 공동으로 하고, 교과협의회에서 충분히 논의를 거쳐 출제가 되어야할 뿐 아니라 교직원 연수, 전문적 학습공동체 협의, 학업성적관리위원회 등을 거쳐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사전 교육 및 연수,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충분히 이런 내용을 숙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성폭력 민원, 재발 방지 약속 분명해야 C 고교의 2학년 학생 중에 남녀가 과도한 애정 표현을 하는 경우가 종종 목격되었던 한 쌍이 있었다. 그러다가 3학년이 되어서 학급이 갈라지고 소원해졌고, 남학생은 새로운 학급의 여학생과 가까이 지내고 있었다. 그러자 헤어진 여자 친구가 이 남학생을 성추행 혐의로 학교폭력 담당 경찰관에게 신고를 하였다. 평소에 이 남학생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의 욕설 등도 문제 삼아 다른 여자 친구들의 진술도 함께 첨부했다. 결국, 남학생은 학교폭력대책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전학 조치 되었다. 이때, D 교장은 여학생 학부모들로부터 이러한 성추행, 성희롱 사안이 학교에서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달라는 집단 민원을 받았다. 이에 학교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곧바로 학부모회를 소집하여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하였다. 남학생들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거친 욕설을 하는 것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하였다. 학교 배정 불만 민원엔 겸손하고 진정성 있게 대응을 2000년대 초반, 고교평준화 지역인 A 시의 변방에 신설 C 고교가 설립되었다. A 시에 속한 신도시 거주 학생들이 대거 통학거리가 멀고 교통이 불편한 C 고교에 배정되었다. 처음부터 민원 발생이 예고된 학교였다. 배정 발표 직후부터 C 고교에 배정받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도교육청 정문 앞을 점거하고 밤낮으로 농성을 계속하였다. 배정 발표가 있는 날, 신설학교 설립을 주관했던 D 고교 체육관에서는 화난 학부모들이 교육청 관계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당시, 시설 최고 책임자인 E 국장의 이야기를 듣고 학부모들은 오히려 격렬하게 항의하면서 겸손하지 못한 답변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시설 책임자인 그는 “3월 4일 입학식 때는 시설이 거의 완벽하게 마무리 돼 공부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때까지는 모든 공사가 완료됩니다. 안심하십시오!”라고 자신감이 넘치는 발언을 하였다가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운동장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공사자재, 아직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어떻게 믿습니까?”라는 고함이 터져나왔고 그때부터 학부모들이 대표를 뽑고 조직적으로 대응하였다. 결국 도교육청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대부분의 민원을 수용하는데서 마무리가 되었다. ‘배정학교에 일단 입학 한 후, 원하는 학생들은 곧바로 전학 조치하겠다’는 결정을 통해 마침내 민원이 종료되었다. 신설학교 배정 불만의 학부모 민원은 집단성을 띠며, 자칫 자제력을 잃고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대처와 겸손한 태도로 민원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담임교사 교체 민원... 3자 개입보다 결자해지 우선을 N 교장은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학부모의 집단 민원을 받았다. 불만의 핵심 내용은 수업을 소홀히 한다는 것과 학생을 차별 대우하고 폭언 등 언어폭력과 담임교사의 불성실한 근무 태도를 문제 삼았다. 학생과 학부모의 누적된 불만 내용들이 한꺼번에 표출된 사안으로 판단한 학교장은 고심 끝에 이렇게 학부모들과 약속하였다. 첫째,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정신으로 담임교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이 문제를 해결하게 하되, 끝까지 고수할 경우에는 학교에서 취할 상황을 제시하고 선택하도록 하였다. 둘째, 학교장은 학부모(민원인)들과 집단 또는 개별적인 면담을 통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학교장의 의지와 앞으로 실천 계획을 진솔하게 약속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셋째, 교감을 중심으로 사태 수습팀을 구성하여 학부모들의 민원 내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학교가 적극적인 자세로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넷째, 학교장이 핵심 인물(학생)을 중심으로 해당 학급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학급 상황을 피드백 하였다. 다섯째,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안이 재발되지 않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수립하고, 바람직한 교사상 정립에 노력할 것을 약속하고, 학부모들과 수시로 만나서 소통하였다. 학부모들도 학교 측의 입장과 N 교장의 진솔하고 적극적인 문제 해결 노력을 높이 평가해서 그 뒤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교육계 인사 일수록 민원 까다롭고 위압적 학교에서 겪는 다양한 민원 중에서 민원인이 교육가족(교사, 교육행정직 등)인 학부모의 민원이 가장 까다롭고 학교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P 고교에서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문학 수행평가를 마친 상태에서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했다. 다시 수행평가를 실시해야 할 긴박한 상황이었다. 이때는 기말고사 시험을 2일 앞둔 민감한 시기였다. 문학 수행평가를 다시 실시한다고 하니까, 학생들의 불만이 꽤 많았다. 그중에 한 명의 학생이 집에 가서 불평을 하였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 사실을 알고, 학부모가 직접 교장한테 전화를 걸었다. 당장, 수행평가를 중단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교장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느냐고 따지듯이 물었다. 그리고 수행평가를 연기하지 않으면 교육청에 민원을 넣겠다고 하였다. 무례한 태도의 전화에 교장은 기분이 상하고 불쾌했지만, 최대한 상대를 존중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담당 교사들과 협의해서 수행평가 계획을 연기하였다. 나중에 교장이 알아보니까, 그렇게 전화를 걸었던 학부모가 바로 교육공무원이었다. 학교의 내부 사정을 훤히 알고, 무엇이 학교의 약점인가를 잘 알기 때문에 그런 민원을 교장실로 직접 제기한 것이다.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만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학부모 민원 예방 안내 학부모 민원, 예방이 우선이다 학생의 교권침해 행위(폭언, 폭행, 성희롱 등)에 대한 징계 절차의 준수 1) 가해 학생의 반성 및 이성적 행동 유도, 학칙 및 학교생활인권규정에 따라 처리 2) 학생 및 학부모 반발 시, 교무회의 및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개최를 통한 해결 방안 모색 3) 미해결 시 상급기관 지원 요청 및 심각한 피해 발생의 경우 보상 요구 4) 민원 제기에 대해서는 근거자료에 입각하여 충분히 설명하고 당당하게 임함 안전사고 발생 시 최적의 대응으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조치 1) 사고에 대하여 경험 있는 자(전문가, 학교안전공제회 등)와 협의하여 처리 2) 사고 발생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증인 확보 및 관련 기록 확보(사고 현장 사진, 주위에 함께 있던 학생 등) 3) 사고 진행 과정을 발생부터 종결 시까지 자세히 기록 4) 피해자로 하여금 학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모든 조치 강구(학교관리자, 사건 관계자 등의 병원 방문, 성의 있는 언행, 감동을 주는 조치 등) 5) 가급적 피해자의 입장에서(성적, 출석처리 등) 문제를 생각하고 처리 6) 사고처리 과정에서 학교 측의 창구를 단일화하여 대처(사고 담당자 지정) 7) 잘못된 사실 관계가 언론 등에 공표되지 않도록 보안 유지 8) 학교안전사고가 소송으로 비화 시 고문 변호사 및 법률 지원 요청 학업성적관리의 공정성, 신뢰성, 객관성, 타당성 확보를 통한 학부모 신뢰 구축 1) 평가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철저하게 공동출제 및 문항 검토 철저 2) 교과협의회 및 학업성적관리위원회 활성화를 통한 학업성적관리의 신뢰성 확보 3) 규정 준수 및 매뉴얼에 의한 과정과 절차 준수, 원칙에 입각하여 성적관리 4) 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수행평가 확대 등 과정 중심 평가 체제로 전환 5) 난이도 조절, 수행평가 비중 확대,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신뢰성 확보 노력 학교폭력 방지를 위한 예방 활동 강화 1) 회복적 생활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자존감 높이기 적극 추진 2) 또래 멘토링 활동 활성화(친구 맺기, 학년별 선후배 모임 활성화) 3)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교과 내 인성교육, 진로교육의 내면화 실천 4) 자존감 회복 및 상담활동 강화 프로그램 적극 도입·운영 5) 학생자치회 활동 활성화 및 학생자치능력의 신장 노력 민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학교의 대책 가. 열린 경영, 바른 경영으로 신뢰받는 학교 운영을 통해 학교가 제대로 교육을 하고 있다는 신뢰의 구축 나. 학교 구성원(교원, 학생, 학부모)의 학교 경영에 참여 기회를 확대하여 모든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노력 다. 교육활동,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 사항이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의사 결정에 참여 노력 라. 학교에서 수시로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학부모들이 알 수 있도록 SNS 문자 보내기, 가정통신문,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홍보 마. 인화를 중시하고 사랑이 넘치는 학교 경영, 학부모 공개 수업, 학부모회 총회 등을 통하여 학부모와 소통 확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시기는 생후 첫 18개월 이후 가장 많은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이다. 발달상의 변화로 오는 신체적·정서적인 혼돈 속에서 학교에서의 생활 패턴이 달라진다. 학업 난이도가 상승하고, 학습량이 증가하며, 새로운 환경(교과별로 달라지는 교사·교과별로 이루어지는 수행평가·지필평가·교과교실제·자유학기제 등)에 대한 적응을 위해 에너지의 소모가 많아진다. 이 시기의 학생들을 만나서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물었다. “초등학교 때는 선생님이랑 관계가 좋았는데 지금은 좀 먼 거 같아요.” “공부가 걱정 돼요.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누군가 도와주면 좋겠어요.” “수학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는 (수학에) 영어는 없었잖아요. 올라오니 a, b, x, z, y와 같이 용어가 많아서 헷갈려요. 수학에 왜 영어가 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돼요.” 보통 이러한 고민은 중학생이라면 모두가 겪고 지나가는 것이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로 취급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시기에 도움을 받지 못해서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그리고 이 시기가 향후 중·고등학교에서의 학습에 대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시기라면 문제는 다시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시작되는 전환기 실제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학생들을 따라가면서 시기별로 특성 변화를 분석해 보았다. 그림 1과 같이 학교급이 전환되는 시점에서 수학과 영어 교과에 대한 태도(교과에 대한 흥미·과제 가치감·학습의지) 및 학교행복감(교사관계와 학습활동에 대한 즐거움)이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첫째, 한번 낮아진 교과태도와 학교행복감은 이후에도 크게 반등하지 않는다는 점과 둘째, 실제 중학교 생활을 접하기 이전(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 직후)부터 전환기 학생들의 특성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중학교에서의 첫 시험으로 ‘수포자?(수학을 포기하는 자), ‘영포자?(영어를 포기하는 자)가 결정된다고 해요”라고 했던 학생과 학부모들의 인터뷰 내용과 맥락을 같이 했으며, “중학교 가면 어렵다며? 시험도 본다며? 그걸 점수로 준다며? 발표를 한다며? 성적표가 온다며? 너 중학교 가면 어려워져. 이렇게 해선 안 돼”라는 이야기를 가족들한테 가장 많이 듣는다는 학생들의 하소연을 떠올리게 했다. 전환기 학생들은 이렇듯 실제 중학생이 되기 이전부터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누군가는 이 시기를 사교육 시장의 대목이라고까지 표현한다. 학습의 불안감을 조성하여 사교육을 시작하게 되면 향후 6년간의 고객이 된다는 것이다. 사교육 시장 통해 도움 받는 학생과 학부모 중학교 1학년을 막 경험하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생들이 중학교 생활에 대해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 첫 번째는 ‘시간 관리법’이었으며, 두 번째는 ‘교과목별 공부하는 방법’이었다. 학생들은 자신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 달라지는 환경 속에서 헐떡이지 않고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와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아직 학생과 학부모는 사교육 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공교육 시스템이 어떻게 이 시기의 학생들을 충분히 지원하고 있는지, 반드시 점검해봐야 할 문제이다. 우선 초·중학교 학생들은 전환기를 겪지만, 초·중학교 교사에게는 전환기가 없다. 초등학교 교사들의 87.2%, 중학교 교사들의 82.9%가 상대방 학교급 교사와 교류할 기회가 전혀 없다고 응답하였다. 분수의 사칙연산은 초·중학교 수학 시간에 모두 다룸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분수의 사칙연산이 쉽지 않다. 초·중학교 교실 수업을 비교해 보니, ‘중학교에서도 또 배우게 되니까…’가 되고, 중학교에서는 ‘초등학교에서 다 배우고 왔지?’가 된다. 또한 교육과정은 연계되어 있지만, 교과서를 들여다보면 초·중학교의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두 번째는 초·중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기관 자체가 구분되어 있다는 점이다. 학생들의 발달상의 차이를 전제로 학습의 단계에 대해 배우는 교대와 교과별 전문성이 강조되는 사대는 엄연히 다른 교사를 양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문제를 크게 생각하면 끝이 없다. 어쩌면 모든 교육 시스템을 뒤흔들어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로 보인다. 하지만 아주 작은 실천에서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리 가 보는 중학교’라는 프로그램으로 초등학교 6학년 한 학급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인근 중학교를 방문했다. 수업시간에도 들어가 보고, 선배들을 만나 이야기도 해보았다. 반대로 ‘중학교 수업 맛보기’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중학교 선생님들을 초등학교에 모셔 와서 수업해달라고 부탁했다. 초등학생들의 질문이 빗발쳤다. 그리고 이 학생들이 실제 중학교 생활을 시작했을 때,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때 우리 학교에 오셨던 선생님을 보니 너무 반가웠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중학교 선생님들은 “그때 초등학교에서 만났던 손 잘 들고 대답 잘했던 학생들을 다시 보니 기대가 크다”고 화답했다. 이들이 원하는 건 거창한 게 아니다 낯선 곳에 도착하여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숙소 주변의 식당 정보와 구경거리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는 자료, 그리고 언제든 나를 도와줄 것 같은 숙소 주인의 배려와 친절함이다. 전환기의 학생들이 원하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낯선 장소에 첫발을 들인 학생들은 대부분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주변 친구들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곁눈질하고, 자신의 행동이 너무 튀지는 않을지, 친구들은 많이 사귈 수 있을지, 매시간 바뀌는 선생님들에게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벌점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벌점을 피할 수 있을지, 과목별로 수행평가가 많다는데 수행평가를 잘 받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 전환기 학생들은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선생님이 질문할 사람 손 들어보라고 해도 좀처럼 손을 들어 질문하기란 쉽지 않다. 어느 중학교 학생들과 인터뷰를 할 때의 일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 중간 수준의 학생, 못하는 학생 모두가 “영어 선생님이 좋아요”라고 입을 모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영어 선생님은 끝까지 가르쳐 주기 때문이란다. 무슨 의미일까? “끝까지 가르쳐 주는 게 뭔데?”라고 묻자, 학생이 답했다. “음…. 그러니까 제가 대충 알겠다고 해도 선생님은 ‘너, 사실 모르지? 이리로 와 봐. 다시 설명해 줄게’ 이러시거든요.” 전환기 학생 위한 자료, ‘중학교 생활’을 부탁해! 2년간 수행했던 연구 기간에 비해 초·중학교 전환기 학생들이 원하는 도움이 무엇인지 쉽게 찾아졌다. 그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바로 ‘긍정적인 경험’, ‘겁주지 않기’, ‘친절하게 안내해주기’, ‘끝까지 가르쳐주기’였다. 그래서 학생들의 원하는 자료를 개발한 것이 ‘중학교 생활’을 부탁해!이다. 이 자료는 초·중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의 걱정을 조사하고, 현직 초·중학교 교사들과의 협동 작업을 통해 전환기 학생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발하였다.* 주요 내용은 표 1과 같다. 이 밖에도 중학교 생활을 부탁해!에는 수학과 영어 학습 지원 자료도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표 2 참조). 2016년 현재 세계 196개국이 지키기로 약속한 유엔아동권리협약*(1989년 11월 20일)에는 아동의 권리로 생존권·보호권·발달권·참여권을 제시하고 있다. 초·중학교 전환기 학생들을 관찰하면서 특히 이 학생들의 발달권 즉, 성장함에 있어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으며, 신체적·정신적·도덕적·사회적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종류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또한 참여권 즉,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고 있는가에 대해 살펴보는 어른들의 민감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충남 서령고(교장 한승택)는 2017년 1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 간 신학년도 교육계획 수립과 교직원 상호간의 친목과 단결을 도모하기 위해 전교직원을 대상으로 동계 연수를 실시했다. 목적지는 군산으로 서천국립생태원, 근현대사박물관, 진포해양테마공원과 기타 군산 시내투어를 통해 일제강점기의 흔적들을 살펴보며 일본의 만행을 되새겼다.
결성계기 전국에 있는 초중고 교사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하고 자라나는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게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을 심어주는 가교역할을 하기 위해 결성됐다. 첫번째 목표는 나라사랑 선양과 국가 유공자의 정신을 이어받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진작시켜 청소년, 학부모, 교사들에게 호국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것이다. 둘째는 국민 통합과 화합을 위한 올바른 국가관 확립에 기여하며 교육연수와 연구 활동을 통해 교원들의 자질 향상과 지도력을 배양하며 나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나라사랑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을 통해 순국선열 및 국가유공자의 정신을 드높이고 청소년과 학부모, 교원들에게 올바른 국가관을 확립시키는 것은 물론 일선학교에서 나라사랑 교육의 선봉자 역할을 하기 위함이다. 규모 경기지역 17개 지회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30개 지회에서 경기지역을 비롯한 경남·광주·울산 등 전국 11개 시·도에 근무 중인 교사 820여 명이 연구회에 소속돼 있다. 성격 나라사랑 교육연구회는 보훈교육연구원이 실시하고 있는 나라사랑 선양교육 특수직무연수에 참가한 교원들이 해외 연수 이후 연속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발족 의지가 모아졌다. 또한 전국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연구회란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학생·학부모·동료 교사들에게 애국심을 심어줄 수 있는 교과목별·학년별·계층별 학습 자료를 공유하고,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 2016년 1월 22일 88명이 참석한 발기인대회에서 36명의 창립준비 위원을 선정했고, 2월 22일 수원에 위치한 보훈교육연구원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2016년 6월 25일 6. 25를 맞이해 제1차 워크숍이 수원 보훈교육연구원에서 열렸다. 전국에 있는 총 600여명의 초중고 교사가 가입신청을 했고, 1차 워크숍에 400명이 참석해 나라사랑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2차 워크숍은 7월 2일부터 3일까지 열렸으며 전국에서 200여명의 교사가 참석했다. 2016년 8월 국가보훈처로부터 법인 허가를 받았고 단위학교 또는 지역별로 나라사랑에 대한 열정이 있는 교사들이 지역별 워크숍과 단위학교 별 나라사랑 수업 등을 전개하고 있으며 2016년 12월 3일(토)에는 3차 워크숍이 있었다. 향후 활동 계획 애국정신과 안보의식 함양을 위한 연수 및 국가관 고취를 위한 프로그램개발, 교사의 국내외 교류와 수련 활동 등을 전개하고 나라사랑 교육과 관련된 워크숍,직무연수와 사적지 탐방을 진행할 계획이다.
초등학교 교사 선발, 학과성적만이 만능일까?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최근에 대학입시 추세를 들여다 보았다. 어느 과에 지망하는 학생이 많은지, 어느 학과가 높은 점수를 유지하는지, 여학생이라면 여러 교육 계통과 간호학과를 들 수 있고, 남학생이면 의예과와 전자공학과를 외면할 수 없다. 그리고 남녀를 가리지 않고 선호하는 학과는 연극영화학과가 아닌지. 좀 더 구체적으로 평가내용을 살펴보면 사범대와 교육대에서도 여느 다른 대학의 학과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특별한 봉사활동이 필요하다거나 교사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특별한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된다든가 하는 절대 조건도 없다. 아주 높은 점수에, 최상위에 가까운 등급을 획득해 면접을 통과하면 합격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범대나 교육대학을 졸업한 우수한 재원들이 학교 현장에 임용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학부모로부터 존경받고 학생으로부터 사랑받는 엘리트 졸업생이라고 정평이 나 있는가? 선생님은 우수한데 학생들이 따르지 못하기에 학교 현장은 언론에 단골 메뉴처럼 보도 대상이 되고 있는가? 무엇이 문제일까? 답은 어디에 있을까? 어떤 요인이 충족되지 못했기에 오늘의 교사들이 핍박받는 신세가 됐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아우성치면서 사교육 기관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와 사교육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답을 찾아야 하나? 아니면 의사를 찾아 곪아터진 부분을 잘라내도록 의뢰라도 해야만 할까? 정말 저 맑고 푸른 겨울 하늘을 쳐다보며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혹자는 말한다. 이 문제는 나라가 할 일이라고. 현장의 교사는 그냥 따라만 가면 된다고. 답을 찾을 수 없는 답답한 심정에서 나온 말이라 추리할 수도 있다. 우수한 교사가 현장에 투입되어 가르치고 이끌어 가는데 왜 오장풍 교사가 나와야 하고, 지성인으로 존경받아야 할 사람들이 청소년과 성문제로 교단을 들끓게 하는 것일까? 교사의 인성 부족이라고 매도해야 하나? 아니면 우수한 교사가 자신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에 대한 몸부림일까? 인터넷이 보편화된 오늘날 학생들은 수시로 사이버 공간에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고 비판하기도 한다. 우수한 교사가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자구책을 누가 마련해 주어야 하나? 1차적으로는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다. 교사는 학생과 소통에 고통스럽지만 인내심으로 이끌어 가야 하고, 교사들은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 관리자는 지시와 개입이 아닌 지원을 통해서 현실에 맞는 참다운 교육을 이끌어 가는 마인드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 나는 생각한다. 교육대학 학생 선발엔 사범대와 달릴 특별한 요구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학과에 최우수 학생이 지원하고, 중고생을 가르치는 사범대에 지원하는 학생이 우수 학생이라면 무언가 아이러니하다. 초등학생을 가르치는데 그렇게 최우수 교사가 필요할까? 이들이 졸업 후 현장에서 겪는 만족감은 극에 달할까? 더 많은 정성, 더 많은 잔일, 만족하지 못하는 보수 등등이 이들의 마음에 내재되어 나타나는 결과는 무엇이겠는가? 티 없이 맑은 아이들, 생각 없이 마구 뛰는 아이들, 이성보다 감정에 의해 움직이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재활원에 있는 아이를 돌보듯 자신을 희생하는 정성과 스스로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정신으로 가득한 교사를 선발해야 현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인성과 리더십 그리고 책임감으로 차가운 겨울을 동여맬 수 있는 그런 교사가 초등학교엔 필요하다. 성적만능으로 뽑는 교육대학 이제는 바꿔야 한다.
전주는 아름답고 조용한 도시다. 정유년 새해를 맞이하여 전주를 찾았다. 열차를 타고 가는 길목에는 눈 쌓인 모습들이 겨울 정취를 더했다. 도착하면 한옥 양식의전주역사가 맨 처음 방문객을 맞아준다. 전주 한옥마을은 한국의 전통 건축인 한옥이 집단을 이뤄 선의 아름다움을 선사하여 준다. 설날을 맞이하여 한복차림의 가족 단위 관광객도 눈에 띈다. 한복 체험을 담기 위해 한복 대여점도 눈에 띈다. 부근에는 조선왕조의 상징인 경기전을 둘러 볼 수 있다. 경기전 정전과 전주사고 하마비, 그리고 예종대왕 태실 및 비가 있으며, 2010년에는 어진박물관을 개관했다. 한옥마을 가까이 전동성당이 자리잡고 있어 천주교의 박해 역사와 아름다운 건축양식을 볼 수 있다. 주변에는 선운사, 고창읍성 등 역사문화탐방 코스가 있어 언제든 여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여행 10선' 중 한 곳이라는 것만으로도 설명이 충분하다.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가 일어나 윤지충과 권상현이 처형당한 순교지이다.
초등학교 교단의 여초 현상이 계속 심화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초등학교 교사의 여성 비율은 2011년 85.7%에서 지난해 87.42%로 5년 새 1.72% 포인트 더 늘었다. 여성 교사 비율은 2012년 86.08%, 2013년 86.17%, 2014년 86.94%에서 2015년 87.03%로 오르는 등 꾸준한 증가세다. 여교사의 증가 추세는 단지 요즘 일만은 아니다. 교사는 타 직업에 비해 남녀 차별이 적고 직업 특성상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 뿐만 아니라 공무원으로서 정년이 보장된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업이다. 요즘과 같이 공무원의 인기가 치솥는 상황에서 교사의 인기는 이미 교대나 사대의 입학부터가 어렵고 졸업 후의 임용시험 또한 고시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여초 문제는 교대나 사대의 입학부터 성비가 불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남학생 입장에서는 과거처럼 군면제의 유인책도 없고, 교대에 입학할 정도의 수준이면 다른 좋은 대학도 넘쳐난다. 또한 신규 교사를 뽑는 교사 임용 시험에서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근거해 성비 제한을 두지 않고 있고, 군생활 등으로 인해 여성보다 공부할 시간적 여유도 적어 합격에 불리하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지금으로서는 남교사 비율을 높일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이다. 초등 교사 10명 중 8.7명이 여성인 상황에서 초등학교 재학 6년 내내 여성 담임교사만 만나는 일도 비일비재해 학부모 민원도 쏟아진다. 그래서 한 학교 최소 한 남교사 이상 배치를 원칙으로 하지만 때론 남교사 부족으로 이 원칙을 못 지킬 때도 일어나고 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선생님을 보면서 성 역할을 배우는 경우가 많고 이해의 폭도 넓어질 것 같아 한 번쯤은 남교사를 경험해봤으면 한다. 특히 농산어촌보다 대도시의 여초 현상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교사의 성별 쏠림 현상은 건강한 학생교육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없으나 당장 그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이를 인위적으로 성비를 맞추려면 새로운 문제점이 다시 도출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남교사의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 저 하늘 저산아래 아득한 천리/ 언제나 외로워라 타향에서 우는 몸/ 꿈에 본 내 고향이 마냥 그리워// 고향을 떠나온 지 몇 몇 해 더냐/ 타관 땅 돌고 돌아 헤매는 이 몸/내 부모 내 형제를 그 언제나 만나리/ 꿈에 본 내 고향을 차마 못 잊어 이 노래는 우리의 선배들이 불렀던 ‘꿈에 본 내 고향’이란 가요의 가사다. 나의 고향은 수원인지라 또 지금 수원에 살고 있어 이 가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 노래는 결혼하고 나서 장인께서 즐겨 부르시던 노래다. 고향이 황해도인 장인은 술 한 잔 하시거나 기분이 좋아 노래를 부를 때면 으레 이 노래를 부르곤 하셨다. 1948년 스무 살 때 혈혈단신 사선을 넘어 남으로 오셨다. 남한에서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셨다. 자식으로 4남4녀를 두셨다. 첫째 딸은 대사관 직원, 둘째 딸은 통일부 공무원, 셋째와 넷째 딸은 교육공무원이다. 첫째 아들은 의사, 둘째 아들은 축산업, 셋째 아들은 운수업, 넷째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고생을 하면서도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운 것이다. 장인께서는 작년 1월, 89세를 일기로 돌아가셨다. 이번 설을 맞이하여 자식들이 산소에 모였다. 선영은 경기도 파주의 동화경모공원이다. 여기에 세워진 비석에 태어나신 곳이 명시되어 있다. ‘황해도 봉산군 초와면 은파리 191번지’다. 비석에는 자식 이름은 물론 며느리와 사위, 손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 공원의 특징은 실향민들이 묻혀 있다는 것. 그러니까 고향이 황해도, 함경도, 평안도이거나 지금은 북한 땅이어서 갈 수 없는 경기도, 강원도 실향민들이 생을 마치고 이곳에서 영면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고향이 그리우면 죽어서까지 고향 가까이에 가고자 했겠는가? 실향민의 아픔과 고통은 아마도 당사자가 아니면 모를 것이다. 수원에서 이곳까지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자가용으로 두 시간 거리다. 아내는 제사에 올릴 음식 장만으로 바쁘게 지냈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아들과 딸들이 음식을 분담했다. 아내는 동태전, 호박전, 나물, 과일을 맡았다. 떡국을 맡은 딸도 있고 각종 떡을 맡은 아들도 있다. 내가 볼 때 심성이 착하고 효심이 남달라 정성껏 음식을 준비했다. 시간이 있어 공원을 잠시 둘러보았다. 실향민 가족이 얼마나 많은지 성묘객들이 타고 온 차량들이 줄지어 들어온다. 조화를 파는 상인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성묘객들은 산소 앞에 꽂아 두는 두 개의 꽃병에 정성을 담아 새로운 꽃을 꽂아 놓는다. 꽃을 파는 상인들은 그야말로 명절이 한 때다. 이곳 이 맘 때 자주 들렀던 사람은 임시로 세울 텐트를 준비한다. 바람이 불고 기온이 차가우니 잠시 머물 곳을 마련하는 것이다. 묘소를 살펴보니 크기가 크지 않다. 2.2평, 2.7평, 3.0평 규모다. 부부가 합장해 들어갈 수도 있다. 이북5도민들에게는 회원권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회원권은 1000만 원이 넘는다. 실향민들은 본인이 살아 있을 때 미리 준비한다고 한다. 당시 북한에서 오신 분들은 생활력이 강하다고 한다. 그 부모에 그 자식이란 말도 있다. 그래서일까? 이곳을 찾는 후손들은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가족 단위로 성묘하는 인원 수가 대부대다. 오늘 우리가 찾은 장인 성묘 인원수만하여도 20명이 넘는다. 부모님을 생각하는 효심이 변치 않고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모가 자식들 손을 잡고 성묘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교육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곳은 단순한 묘원이 아니다. 단순히 성묘를 하고 돌아가는 곳이 아니다. 평화통일을 갈망하는 이북도민들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망향의 한을 위로하는 곳이다. 후손들은 이곳을 방문하면서 조상들의 인고의 삶을 생각하면서 그들이 남긴 발자취와 정신적 유산이 무엇인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 세대들이 할 일이다.
지난 해 11월 19일 배우 유아인과 이준이 광화문 촛불시위에 참여했다. 1주 전 이미 100만 명 넘는 시민이 참여한 촛불시위는 이후 규모가 계속 커졌다. 190만, 232만 명이 되더니 마침내 12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이루어냈다. 대통령 직무정지를 불러온 최순실 정국이 온나라를 요동치게 하던 그 무렵, 그러니까 2016년 11월 21일 MBC월화특별기획 ‘불야성’이 방송을 시작했다. 수상한 시절인지라 정경유착이니 비선실세가 등장하고, 돈을 탐하는 욕망이 두 여배우 이요원(서이경 역)과 유이(이세진 역)의 워맨스로 펼쳐질 ‘불야성’도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웬걸 첫 회 6.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 시청률은 2회에서 7.2%로 반짝 상승했을 뿐 20부작 내내 4%대에 머물렀다. 새해 들어서는 3%대로 하락하더니 1월 24일 마지막회 시청률은 4.3%를 기록했다. 오히려 조기 종영되지 않고 20회까지 완주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정도의 저조한 시청률이다. 그러고 보면 아직 워맨스는 시기상조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워맨스는 우먼(women)과 로맨스(romance)의 합성어다. 매우 애틋한 감정으로 친밀하게 지내는 여자끼리의 관계를 뜻하는 말이다. 레즈비언과 다른 것은 성적(性的)인 관계가 배제된다는 점이다. 영화처럼 이른바 ‘여여케미’는 TV에서도 먹히지 않는게 확인된 ‘불야성’인 셈이다. 내가 보기에 ‘불야성’의 실패는 워맨스보다 잘못 잡은 방향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경은 88서울올림픽을 함께 성공시킨 세 사람 중 두 명으로부터 배신당한 서봉수(최일화)의 딸이다. 일본에 살던 이경이 한국으로 돌아와 박무일(정한용)과 장태준(정동환)을 무너뜨리는게 이야기 얼개인데, 세진은 그걸 멈추라며 말리려 한다. 그들이 대기업 회장이고 전직 대통령인지라 새파랗게 젊은 이경으로선 벅찬 상대다. 그래서 비현실적이고, 딴 나라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래도 복수와 함께 정상까지 오르려는 욕망이 긴박감있게 펼쳐졌다면 볼만은 했을 것이다. 이경과 세진이 악녀로서 다른 악을 까발리고 응징하는 그런 구도말이다. 처음엔 이경의 아바타가 되겠다던 세진은, 그러나 갈수록 뜯어말리기만 하는 캐릭터로 일관한다. 자연 맥풀어지는 전개가 되고, 도대체 말하려는게 뭐야 하는 회의마저 들게 한다. 그것이 사회 정의니 진실 등 인간의 도리를 말하려는 의도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시청자들이 느끼고 깨달을 몫이지 세진이 이경을 가르치는 것이어선 안 된다. ‘불야성’이 딴 나라 이야기일 뿐인 이유는 또 있다. 극중 장태준 같은 전직 대통령은 최순실 정국뿐 아니라 그 이전을 통틀어도 연상되는 그 누구나 무엇이 없다. 비현실적 캐릭터일망정 전직 대통령을 갖고 놀 정도라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과 뭔가 좀 겹쳐오는게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불야성’엔 그게 없다. 또 하나 의아스러운 건 이경과 박건우(진구)의 관계다. 한때 좋은 감정을 지녔던 두 사람이 무슨 원수 척지며 헤어진게 아닌데도 너무 치열하게 부딪치고 있으니 말이다. 이 말은 이경의 끝없는 욕망에 대한 처절하거나 절실한 당위성이 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초반엔 일본에서의 옛 추억과 현재 화면이 혼재돼 자연스런 얘기가 좀 끊기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흙수저를 표방, 월세조차 걱정하던 세진이 어느새 그깟 돈 따위엔 초연한 모습이 된 건 또 다른 아쉬움이다. “완전 깨끄치 입었어”(‘깨긋이’의 올바른 발음은 ‘깨끄시’다. 2016.11.21. 1회)라든가 “세진씨도 그것 때문에 밤나스로(‘밤낮으로’는 ‘밤나즈로’가 맞음. 2016.12. 3. 14회) 따위 오류도 그렇다. 이래저래 ‘불야성’은 대박드라마 ‘선덕여왕’(2009년)의 이요원, ‘태양의 후예’(2016년)의 진구 캐스팅이 무색한 별 볼 일 없는 드라마로 남게 되었다. 월화드라마라고 했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을텐데, 도대체 방송사가 내세운 ‘특별기획’이 무슨 의미인지 아리송하다. 그나마 건진 건 "내가 지은 죄는 고대로 짊어지고 갈 기다"(1월 24일 20회)라는 박무일 대사다. 재벌 총수로서 옥살이를 자처하는 모습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의 모르쇠 타령에 일정량 시사점을 주고 있어서다. 그 외 건진 것도 참신한 대사의 함축성이다. “눈에 보이는 신 그게 돈이야”, “감정도 돈이야, 아껴 써” 등이 그것이다.
정유년 설날을 맞았다. 이번 설에도 일종의 귀소본능처럼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이 밤을 지새우면서 고속도로를 달려 고향을 찾았다. 한마디로 민족의 대이동이다. 이는 고향에 그리움이 있고 설렘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사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명절에 고향을 찾는다는 것은 마음속에 남아있는 그리움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반응이리라! 귀성길은 대설주의보 속에 벌써 정체가 되고 있다는 뉴스보도가 TV에서 나오고있다. 그러나 이 기간 꼭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행복한 길이 되기 위해서다. 자동차 시대가 열리면서 아직도 상당수는 자동차를 이용하다. 이런 풍속도에서 중요한 것은 안전운전이다. 차간 거리유지가 필요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는 운전중에도 서로간 배려가 필요하다. 내 앞을 지나는 자동차가 운전이 서툴 수 있다. 이럴 경우에 자신만을 생각하면서 화가 날 수 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하여 보면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 개구리가 올챙이 서절을 잊듯이 자신은 처음부터 운전박사였던 것 처럼 행동하기에 많은 갈등이 발생한다. 이제 이렇게 복잡한 상황에선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출 필요가 있다. 조금이라도 다른 차선이 빠른 것 같으면 금방 그 길을 따라간다. 그러나 그 길은 곧 같아지고 만다는 사실도 기억하였으면 좋겠다. 신년들어 운전에 관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기억해 두면 좋을 내용이다.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운전면허시험이 강화됐다. 이같은 조치는 늦었지만 천만 다행이다. 그 배경은 2011년 6월 면허시험 간소화 이후 교통사고 위험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이미 그때도 문제점을 제기하였지만 이같은 정책을 밀어부쳐 추진한 것이다. 이처럼 안전에 관한 정책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없이 졸속하게 이뤄졌다. 그 결과‘물면허’라 불리는 운전면허시험 제도를 시행하게 된 것이다. 이에 다시 이를 강화하여 운전면허시험은 필기시험, 기능시험, 도로주행시험으로 나눠 치러진다. 개선된 운전면허시험은 학과시험의 경우 문제은행 문항 수가 730개에서 1000개로 확대되고 40문항이 출제된다고 한다. 보복운전과 같이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항들과 이에 대한 법령을 반영한 문제들이 추가된다. 장내시험의 개선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재 2개 평가 항목에 운전 활용도가 높고 주행능력을 향상시키는 ①경사로 ② 좌·우회전 ③ 전진(가속) ④ 신호교차로 ⑤ 직각 주차를 추가해 7개 평가항목으로 확대했다. 전체 주행거리도 기존의 50m에서 300m 이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런 점수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적응하는 연수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왜냐하면 시험은 규격화 된 코스이지만 실제 도로에서는 폭 넓게 보는 시야와 운동 감각이 요구된다. 필자는 한국 면허증을 가지고 일본에 가서 현지 적응을 위하여 도로 주행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이때 느낀 소감은 아주 비싼 수업료는 물론이거니와 철저하게 확인하는 학원 강사의 지도는 엄격하기 그지 없었다. 무엇보다도 자동차는 단순한 자신만의 이동 수단이 아니라 잘못하면 남을 헤치는 무기로 변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운전은 사람의 생존과 생활, 인간의 모든 것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설 귀성객들의 운전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피로도는 가중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방심하지 말고 다소 긴장감을 가지고 운전대를 잡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보기 쉽다. 모처럼의 고향을 오고가는 길이 화내는 길이 아닌 행복한 길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안전운전을 습관화하고 운전관련 법규를 잘 지키는 것만이 최상의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제 4차 혁명의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 이른바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정보기술을 비롯해 로봇공학 및 바이오공학 등의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의 파고는 이미 주위에 시작됐다.리처드 서스킨드와 대니얼 서스킨드가 쓴'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에 따르면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한 약국에서는 로봇 약사가 홀로 일하며 지금까지 200만 건 이상의 처방전을 실수 없이 조제했다. 영국 기업의 세무신고를 처리하는 딜로이트(Deloitte)사의 세무시스템은 250명이 넘는 세무 전문가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정제해, 혼자 일하는 개인 세무 전문가보다 우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IBM의 인공지능 시스템인 왓슨은 전략 문서를 탐색하고, 회의에서 나눈 대화를 듣고 요약하며, 경영조언을 하며 ‘최고위 임원 조언자’ 역할을 한다. 또한 왓슨은 의료 부문에서는 암 진단을 돕고 치료계획을 제시하며, 21초마다 출간되는 의학 논문의 흐름을 읽고 의학계 최신 동향을 따라잡는다. 정말 놀라울 정도의 변화다. 인간이 하던 업무를 수 백 배 수 천 배의 빠르고 정확하다. 그야말로 인간의 생각과 능력을 초월할 정도인 신의 경지까지 이른 변화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어떻게 변화할까? 많은 미래학자들은 말한다. 향후 20년 이내에 현재 직업의 50%가 없어지고 30년 이내 인간의 노동력은 80%이상 기계로 대체될 것이란 예견이 나오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인간의 능력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마저 엄습해 온다. 당장은 인간이 만들어낸 수많은 직종 중에서도 '전문직'이라고 일컫는 직종 중에서도 의사, 변호사, 회계사, 컨설턴트, 기자, 건축가 등 소위 엘리트 전문직이 가장 큰 타격의 대상이다. 소위 전문지식과 특별한 훈련 및 일정한 자격을 바탕으로, 그 어느 직종보다 자신의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와 독점권을 누려왔던 전성기가 끝난 것이다. 바로 온라인 기반으로 지식의 빅데이터화로 대중화되고, 첨단기술이 인간의 기교와 기술을 대체하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우리 교육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무엇보다 교육은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준비하는 교육을 해야 미래를 능동적으로 통제하면 살아갈 수 있지 않는가. 인간의 기술은 노동력 거래 방식이나 시장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서비스도 글로벌 거래가 이루어지며, 새로운 상품화 구조를 낳는다. 물론 아직은 크게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모두가 글로벌화로 지금보다 직구로 물건을 사고 팔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권위와 명성을 가진 전문직의 활용도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정보의 활용은 우리 산업 전반의 변화를 예고하며 동시에 큰 충격일 수 있다. 이에 대한 준비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의 희망직업 1순위가 ‘교사’로 조사되었지만 교사 역시 알파고가 대신할지도 모른다. 이는 이미 구글에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하는 감성교육이나 개별화 교육부분까지도 연구를 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에는 일반직종은 물론이거니와 전문직에게도 평생직장이 극히 드물어질 것이며, 직업 안정성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결국 빠르게 배우고 발전하며 적응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실용적 전문성은 대부분 기계와 온라인 시스템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기술을 능숙하게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시스템까지 직접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배우는 사람을 위한 지식 가게 다산 정약용은 "배우는 사람은 반드시 지혜와 근면과 고요함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혜롭지 못하면 굳센 것을 뚫지 못하고, 부지런하지 않으면 힘을 쌓을 수 없으며, 고요하지 않으면 정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배우는 사람을 위한 지식 가게다. 이 책의 저자 채사장은 "정보가 폐품처럼 쌓여가는 시대다.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정보의 과잉이 사람의 행동을 제약할 정도다. 그래서 가게를 열었다. 널려 있는 정보들 중에서 반드시 알아야 알 가장 가치 있는 지식만을 선별해서 쉽고 단순하게 손질했다. 그리고 보기 좋게 진열했다"고 지식 가게를 연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오래 전 인류의 수명에 비해 몇 배나 더 오래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공간적으로는 같은 장소에살고 있지만 시간적으로는 집약적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면서도 역설적으로 그 정보를 얻는 방법은 극히 피상적이거나 단편적인 지식을 얻고 살면서 내가 얻은 지식이 인스턴트 음식처럼 영양가는 적고 비만과 질병에 이르게 하는 건 아닌지 두려울 때가 많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두려움으로부터 해방시켜준다. 마치 어머니가 해주시던 집밥을 먹는 느낌 같은! 그러면서도 귀한 손님으로 초대돼 품격 있는 정통 요리를 대접 받는 듯한 친절함과 세심함을 담은 지식 가게 주인의 정성에 놀라게 된다. 어렵고 딱딱한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갈무리하고 간단한 그림으로 친절하게 짚어주며 인문학의 초보자를 배려해 준다. 작가의 접시 위에 오색으로 깔끔하게 진열된 지식이라는 음식을 먹으려면상당한 예의가 필요한 책이다. 최고의 손님은 맛깔스럽게 차려진 음식을 맛있게 하나도 남김없이 마지막 한 젓가락까지 잘 먹고 정중한 감사를 잊지 않아야 품격있는 손님이 될 수 있다. 소통을 위한 오색 반찬 가게(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이 지식 가게에 찾아온 필자는 강의실을 찾은 학생처럼적을 준비를 하고, 내 생각을 군데군데 적어 놓으며 작가와 무언의 대화를 준비했다. 이 책은 세상에 널려 있는 인문학 책 속에서 품격을 드러낸 책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바쳐서 일구어낸 작가의 노고를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마구 읽어 나갈 수 없는 책의 품격에 감동했고 감사했다.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라는 인문학의 기둥은 인체의 뼈대처럼 삶의 영양소이면서도 재미있게 읽기 어려운 주제였다. 다시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매우 진지하게, 몰입해서 읽지 않으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읽어야 할 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세상의 때가 많이 낀 내 두뇌의 한계와 지식의 넓이에 실망하면서도 다시 채우는 기쁨이 컸다. 아니, 시간의 더께만큼 이해하기 쉬워진 것에 놀라기도 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는 순간들이 행복했다. 근대를 끝내고 현대 포스트모던의 탄생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준 철학자 니체는 자신의 여동생에게 쓴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네가 영혼의 평화와 행복을 원한다면, 믿어라. 다만 네가 진리의 사도가 되려 한다면, 질문하라." 매우 의미심장한 말이다. 인간은 평생 진리를 탐구하는 존재다. 필자 역시 젊은 시절에는 절대적 진리관에 따라 종교를 향한 믿음으로 내 인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편으로 삼았다. 초월적인 존재, 신적인 존재가 있다고 확신하고 살던 시간들은 행복했다. 나의 이성보다는 우월한 존재에게 나의 모든 것을 의탁하며 보낸 시간들이참으로 길었다. 보이지 않는 손이 나를 위한 손길을 예비해 두고 있다는 믿음은 나를 매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젊은 날의 나는진리에 대한 절대주의에 안주하고 신에 의지해 편안했다. 지금은 상대주의를 지나 회의주의에 가까워서 니체를 존경하고 그의 책들을 곁에 두고 사는 시간이 많아졌다. 내 삶의 주인은 오직 '나'라는 자각으로 생각하는 삶, 행동으로 실천하는 삶을 고민하며 살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내 삶을 의탁하거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삶의 자세로부터 벗어났기 때문이다. 이 책에 최고의 오색 반찬으로 등장하는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는 절대주의, 상대주의, 회의주의라는 멋진 접시에 따로따로 담긴 것 같지만 결국은 한 테이블에 올라온 '인간의 삶'에 관한 화두다. 다루는 방법과 접근하는 방법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주제들이 촘촘히 얽혀 있다.겨울방학을 닫고 교실에 들어갈 심호흡에 도움이 되어준 책이다. 채사장 지음/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16,000원/한빛비즈
추운 겨울이지만 따스한 곳 우리나라 남부에 위치한 도시 순천이다. 포근하게 눈 내린 시골 풍경은 아늑하기 그지없다. 시끄러운 소리와 사각의 딱딱함을 다 빨아드려서찾아보기 어렵다. 순천시 외곽에 위치한낙안 읍성은 전국 민속마을 중 유일하게 초가마을로 이뤄져 있다. 이 민속마을에서는 1월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설맞이 민속체험장’이 열린다. 낙안읍성에서는 낙안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전해져 오는 ‘낙안군악’을 비롯한 국악 공연이 펼쳐졌다. 낙안군악은 전라도 굿에 속하는 평사리 농악으로, 지신을 밟는 매귀를 통해 모든 잡귀와 잡신을 몰아낸다는 의미에서 ‘매굿’ 또는 ‘매구’라고 불린다. 조선시대 낙안부의 군수를 지낸 임경업장군이 왜적을 물리치고 성을 방어하기 위해 농악으로 굿을 한 것에서 유래한 낙안지역의 향토 음악이다. 전통공연뿐 아니라 민속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아이들이 즐기고 있다. 윷놀이, 단체 줄넘기, 투호놀이, 굴렁쇠 굴리기 같은 전통놀이와 조선시대 민가에서 사용하던 서민들의 생활도구 체험, 전통복식 체험 및 짚물공예를 체험할 수 있다. 설 연휴 동안 한복을 입은 관람객은 무료로 입장 가능하여, 사라져가는 한복차림의 관광객도 보인다. 특히 "설 당일에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고 담당자(낙안읍성사무소061-749-8843)가 밝혔다. 한복이 평상시에는 번거롭더라도 이날만큼은 한복차림을 하고 가족과 함께 나들이 하면서 설날의 추억을 만드는 좋은 경험이 되기를기대해 본다.
설날 즈음 빈 교무실에서 지난 해 저의 삶을 돌아봤습니다. 너무 바쁜 해였습니다. 공부와 글쓰기를 겸한 3학년 담임교사로 살아가는 일이 힘들었습니다. 만족한 수업을 하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웠고, 자신만만하게 멋진 담임이 되리라는 저의 어리석은 자만심이 미안했습니다. 책읽기를 즐겁게 만들겠다고 기세 좋게 시작한 독서프로그램은 그다지 효과적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방학 중 학교는 조용하기만 합니다. 책꽂이 반쯤 읽고 꽂아 둔 책이 보입니다. 일본의 핀란드 교육전문가인 후쿠타 세이지 교수의 핀란드 교육 리포트 '핀란드 교실 혁명'입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핀란드의 교육은 소박하지만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시험도 없고, 경쟁도 없는 이상적인 이야기입니다. 시험 스트레스와 입시 지옥에서 학교를 다니고, 학교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 아니라 핀란드의 학생들은 공부가 재미있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을 위해 스스로 공부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핀란드의 경우 철저하게 학생의 개개인의 발달을 보고 단 한 사람의 낙제생을 만들지 않는 것이 교육 관계자의 입장이라고 합니다. 핀란드의 교실을 들여다 보면서 과연 진짜 공부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 한국교육은 소수만을 위한 교육이다. 소수만의 경쟁이라면 한국이 핀란드를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수업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차를 정직하게 인정한다. 한국은 우열을 가리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핀란드에서는 우열이 아니라 아이들의 개인차를 존중하고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Learning by doing- 행동으로 배운다’ 라는 학교 교육방침에 대해 설명하는 소규모 학교의 교장선생님의 말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지역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학교이고 경제적 논리가 아닌 교육을 위해 다가서는 교육정책도 멋집니다. 현재 시골의 작은 학교를 경제적 논리로만 다루는 우리의 교육정책과는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어떻게 교육을 이익이 나는 돈의 원리로 다루는 몰상식한 생각을 할 수 있는지 한국의 교육부 정책을 구상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이 가끔 궁금했습니다. 그들에게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는 것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어질 때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일제강점기 그 험악한 현실 앞에서도 학교를 세워 공부를 했고, 포탄이 쏟아지는 한국동란의 어려움 속에서도 천막을 치고 학교를 열었습니다. 그런 민족이기에 공부가 가장 중요하고 공부만 살 길이라는 생각을 했겠지요. 그런데 이 문제가 변질됐다는 생각을 합니다. 못 먹고 못 살던 그 시대의 오직 공부가 지금은 ‘내 새끼만 잘 되면 된다. 공부만 잘하면 된다.' 와 같이 오염되고 부패했습니다. 핀란드의 교실에서 새로운 교육의 정신을 다시 이식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사는 과목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과목을 배우는 하이들을 돕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는 생각은 매우 매력적이면서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p207 핀란드 교육의 모토는 ‘시험이 나리라 자신을 위해 배우자.’이다. /231 수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을 배우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수학교사이다. 교육의 본질적인 가치를 외면한 채 경쟁과 학력의 문제만 전면에 내세우면 악수(惡手)를 두게 된다. 커플인 두 학생이 서로의 몸을 만지면 수업을 하는 상상도 못한 상황이 연출되는 교실에서 핀란드의 교사는 말합니다. “남학생은 학교라도 나온다. 여학생은 어째든 수업에 참여한다.”이렇게 특별지도를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지만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강제하지 않습니다. 놀라움과 틀에 박힌 생각만을 하던 저에게 부끄러운 자기반성이 됐습니다. 학생 개개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우선되면 아이들은 행복하게 학교에 오고 공부할 것같다는 뼈아픈 반성을 하며 교무실 문을 나섭니다. 먼 강가에 은사시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바람은 차가울 것입니다. 감기 조심하십시오. 『폴란드 교실 혁명』, 후쿠타 세이지 지음(박재원, 윤지원 옮김). 비아북,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