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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의 민낯

01
선덕 여왕을 짝사랑하다가 죽어, 불귀신(火鬼)이 된 지귀(志鬼)의 이야기는 ‘지귀설화(志鬼說話)’로 전해 온다. 이를 기록한 <삼국유사>에는 ‘심화요탑(心火燒塔)’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있다. ‘지귀의 마음에 일어난 불(心火)’이 ‘절의 탑을 태웠다(燒塔)’는 뜻이리라. 지귀설화는 우리 고유의 설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석도세(釋道世)가 편찬한 중국의 불교설화집 <법원주림(法苑珠林)>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고 하니,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이루지 못하는 ‘사랑의 진정성’을 세계 보편의 차원에서 보여 주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고등학교 시절 문학 시간에 배워서 이미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한 번 더 음미해 보자. 흔히 말하는 사랑의 진정성을 보여 주는 문화적 원형(archetype)으로 이만한 것이 또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더불어 도대체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신라 선덕여왕 때에 지귀(志鬼)라는 젊은이가 있었는데, 활리역(活里驛) 부근에서 살았다. 하루는 서라벌 저잣거리에 나왔다가 멀리서 여러 시종의 호위를 받으며 지나가는 선덕여왕을 보게 되었다. 그로부터 지귀는 선덕여왕을 사모하다 야위어 갔다. 여왕은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갔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 지귀를 불렀다. 그러나 여왕을 기다리던 지귀는 탑 아래서 잠이 들고 말았다. 그러자 여왕은 팔찌를 벗어 지귀의 가슴에 놓고 갔다. 잠에서 깨어 팔찌를 발견한 지귀는 잠든 새 여왕이 다녀갔음을 알고 사모의 정이 불타 불귀신이 되었다. 이를 들은 여왕이 술사에게 주문을 짓게 했다. 주문의 내용은 “지귀가 마음에 불이 나 몸을 태우고 화신이 되었네. 멀리 바다 밖에 내쫓아 가까이하지 않으리”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이 주문을 문과 벽에 붙여 화재를 막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다음 백과 참조)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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