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을 맞이하여 시민들의 나들이가 한창이다. 정부가 ‘봄 여행주간’까지 정해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고 외친다. 또 소위 샌드위치데이인 5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주말을 황금연휴로 만들어 여행을 권하고 있다. 휴가와 여행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여행은 짧든 길든, 가는 곳이 멀든 가깝든 우리에게 두 가지 의미를 준다. 휴식과 즐거움, 그리고 자기 삶의 성찰이다. 여럿이 떠나거나 일정이 빡빡한 여행과 혼자 느릿느릿 즐기는 여행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여행에도 저마다의 색깔과 느낌이 있다. 함께하는 사람에 따라, 같은 사람이라도 시간과 장소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같은 곳을 수없이 가도 그때마다 의미가 다르다. 이 가운데 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이에 최근 전라남도는 지역 관광활성화를 위하여 '남도음식거리조성 공모사업'을 전개하여 광양 불고기 특화거리가 선정되어 도비 5억원을 확보하게 되었다. 시비 10억원을 추가하여 2017년까지2년에 걸쳐 스토리가 있는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사람이다. 가게 주인들의 서비스 정신을 들 수 있다. 청결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와 음식의 내용은 거리의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이…
2016-05-05 20:52날개를 위하여 홍 윤 숙 한 생에 벌겋게 바가지로 쏟아 모은 진액의 땀방울들 그 아픈 궤적들을 나는 지금 폐수처럼 날마다 하수구로 흘려버리고 있다 이건 아니다 이래서는 안돼 조바심치는 내 안에서 또 하나의 내가 아니야 버려야 해 버리는 일이 네게 남은 유일한 숙제 얼마나 잘 버리느냐가 얼마나 잘 살았느냐의 답인 것을 버리지 못하여 노욕을 쌓고 버리지 못하여 노추를 부리는 미련은 싫다 버리고 버려서 깨끗이 비워 내야 비상의 날개를 달 수 있다 돌아가는 날 날개 없이 하늘을 날을 수는 없으니… 한 생애 지고 온 영욕의 땀 그 무거운 생의 항아리 이제 미련 없이 말끔히 비워내야 한다 비우는 일만이 네게 남은 일 천천히 소리 없이 흔적 없이… 시 감상 삶의 마무리 단계에서는 비워내야 하는 일이 절실한 과제가 되는가보다. 법정 스님의 버리고 떠나기란 책을 흥미 있게 읽은 적이 있다. 스님은 시종일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버리고 떠나기라고 말하고 있다. 욕심을 버릴 때 자기 내면의 목소리와 진실 되게 만날 수 있으며 지금보다 조금만 더 겸손하고 더 욕심을 버리면 삶은 한층 여유로워진다고 말하고 있다. 박경리 선생의 유고시집 버리고 갈 일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를…
2016-05-03 09:36계절은 늘 슬며시 곁에 와있다. 갑자기 온 세상을 꽃으로 치장하고 가슴 설레게 하는 봄이 그렇다. 그렇다고 황사에 미세먼지에 봄나들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날도 별반 없다. 행복은 감사의 문으로 온다고 했다. 백수(白手)로 백수(白叟)를 사는 세상이지만 불현듯 꽃의 향연을 몇 해나 누릴 것인지 따져보는 날은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제법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지만 그저 그렇게 지나가는 하루에도 의미가 크다. 지난 4월 29일, 청주시립도서관에서 시구(詩句)에 희로애락을 담아내는 시울림 회원 16명이 증재록 선생님을 모시고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살림살이가 팍팍한 요즘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을까. 하루에 충청남도 서산의 서산마애삼존불상(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개심사·해미읍성·궁리소나무·간월암, 태안의 대하랑꽃게랑인도교와 청포대해수욕장을 다 돌아보는 일정도 빠듯했다. 그래도 회원들은 늘 시간에 쫓기는 사람에게 속도를 맞추며 시심을 가득 품었다. 8시 30분 청주시립도서관을 출발한 25인승 관광버스가 세종시를 지나쳐 서세종IC로 당진영덕고속도로에 들어섰다. 공주휴게소에 들러 “하하 호호” 즐거워하며 커피도 마셨다. 달리는 차안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2016-05-03 09:36지난 25일 아내와 옥천지역의 금강줄기와 대청호를 보기위해 옥천군 안남면으로 차를 몰았다. 자연환경만큼이나 우리의 역사도 중요하다. 둔주봉으로 가며 처음 들른 곳이 안남면 도농리의 표충사와 중봉 조헌의 묘소다. 중봉 조헌(1544∼1592)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켰고, 영규대사의 승병과 합세하여 청주읍성을 수복하는 등 왜병들을 막아내다 금산전투에서 700의병과 함께 장렬히 순국한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의병장으로 고려의 우탁에 이어 도끼를 들고 상소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임금이나 고관의 업적을 기록하여 그의 무덤 남동쪽에 세워둔 것이 신도비다. 중봉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최후의 격전지였던 금산싸움이 자세히 적혀있는 길가의 중봉 조헌 신도비(충북유형문화재 제183)를 보고 150여m 거리에 있는 표충사로 간다. 표충사의 대문인 삼문은 충의문으로 가운데 문이 높고 양쪽의 문이 낮은 솟을삼문 형태를 갖추고 있다. 삼문에 들어서면 주병덕 전 충북지사가 쓴 '표충사'라는 현판이 걸린 사당이 있는데 이곳에 중봉의 영정과 위패가 모셔져 있다. 표충사와 영모제 사이로 연결된 돌계단을 60여m 오르면 중봉의 묘소(충북기념물 제14호)다. 묘소는 낙락장송들이 에워싸고…
2016-04-28 10:55충남 서산시 ‘남원’이란 마을에 천년이나 된 은행나무가 있다. 이곳 남원은 행정구역상 서산시 석남동에 속하는 마을이며 예전 사람들은 ‘남안’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남원이란 옛날 원(院)제도에서 연유된 명칭으로 고려왕조시대에 역과 역 사이에 두었던 관원(官員)들을 위한 국영여관이 있던 곳을 말한다. 실제로 남원마을은 이 지방의 교통의 요충지였다고 한다. 남원마을로 들어가는 초입에 어마어마하게 큰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데 이 은행나무는 수령이 천년쯤 된 것으로 나무 높이는 30미터를 훨씬 넘으며 그 둘레만도 약 8미터나 되는 거목이다. 일설에 의하면 이 나무는 서산 정씨(瑞山 鄭氏)의 시조인 원외랑 정신보가 송나라가 망하자 고려에 귀화하여 이곳에 살 때 심은 것이라 하며 서산의 위인으로 알려진 양렬공 정인경 장군은 그의 아들인데 이곳에서 각종 무술을 익혀 고종 말엽에 침입한 몽고군을 크게 물리치는 전공을 세웠다고 한다. 그리하여 나라에서는 그의 공로를 높이 사서 일시에 폐군시켰던 부성군(富城郡)을 서산군으로 개칭하여 복군시켜주기도 했다. 지금도 은행나무 밑에 있는 너럭바위에는 말발굽자국이 있는데 그때 정인경 장군이 말 타고 훈련하던 흔적으로 전해지며 예부터
2016-04-27 18:303월 28일 지상파 3사가 일제히 새 월화 드라마를 선보였다. KBS ‘동네 변호사 조들호’, MBC ‘몬스터’, SBS ‘대박’이 그것이다. 이는 2015년 10월 5일 KBS ‘발칙하게 고고’, MBC ‘화려한 유혹’, SBS ‘육룡이 나르샤’를 동시에 선보인 이래 5개월 남짓만의 일이다. 월화드라마 경쟁 2라운드인 셈이다. 첫 주 승자는 ‘대박’이다.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은 ‘대박’ 11.5%, ‘동네 변호사 조들호’ 10.1%, ‘몬스터’ 7.3% 등이다. ‘육룡이 나르샤’에 이어 SBS가 사극으로 또 한 건 하는 것 아니냐는 찬탄이 쏟아졌음은 물론이다. 동시에 시작한 3개의 드라마 가운데 내가 선택한 것은 ‘대박’이다. ‘비밀의 문’에서 이미 말한 바 있지만, 이른바 퓨전 사극 따위를 애써 보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박’을 고른 것은 거의 최초로 도박의 세계가 주요 제재인 사극이란 점 때문이다. 그러나 방송 2주차엔 승자가 바뀌었다. 4회에서 ‘동네 변호사 조들호’가 11.3%로 9.5%의 ‘대박’을 2위로 밀어낸 것. 그리고 다시 ‘대박’은 6회에서 ‘몬스터’에게도 뒤지는, 그러니까 꼴찌의 시
2016-04-25 11:024월 19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자연치유도시'를 자랑하는 충북 제천시의 동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제천에는 월악산, 금수산, 백운산 등 명산이 많은데 이번 산행지였던 동산(높이 896m)은 충청북도 제천시 금성면 성내리와 단양군 적성면 하원곡리에 걸쳐 있고 남근석을 비롯한 기암괴석과 절벽이 병풍을 이뤄 등산객이 많은 명산이다. 또한 동산이라는 이름이 청풍의 동쪽에 있는 산을 뜻해 충주댐 건설 이전 자연 경관이 수려하고 문물이 번성했던 시절의 청풍을 생각나한다. 아침 7시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해 회원들을 태운 후 제천으로 향한다. 매주 가래떡, 사과, 참외 등을 찬조하는 회원들이 있는데다 흑미빵과 커피까지 자리로 배달되니 늘 그렇듯 아침부터 입이 즐겁다. 관광버스가 평택제천고속도로 천등산휴게소에 들른 후 달콤 회장님의 다른 사람 입장 생각하며 안전산행하자는 인사말에 이어 석진 산행대장님이 동산 산행안내와 다음 산행일정을 소개했다. 남제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82번 지방도를 달리자 이곳 사람들이 청풍호라고 주장하는 충주호와 시멘트회사의 점토채취장에서 기암괴석으로 발견된 금월봉이 멋진 모습을 드러낸다. 물가의 청풍리조트와 청풍랜
2016-04-25 11:01지하철역에서 십오 분 거리 신미나 마당이 있는 저 집에서 살면 참 좋겠다 언덕 위에는 여자대학교가 있고 배구공 튕기는 소리가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고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 문방구 평상에 한참을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고 옆에서 신문지 깔고 고구마순 껍질이나 같이 벗기고 싶고 해 지기 전에 수건을 걷어 오른팔에 얹고 옥상에서 내려갈 때 젖이 불은 개가 골목을 지나가는 것을 보기도 하는 집 보러 갔다가 그냥 간다 이가 썩어 구멍난 데를 혀로 쓸어 보면서 돌아보는 사직동 《 리토피아》2015 겨울호 * 신미나 1978년 청양 출신. 2007년 《경향신문》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싱고,라고 불렀다』. 시 감상 신미나 시인은 이제 30대 후반의 시인이다. 그런데 시 속에 보이는 정서는 여타의 젊은 시인들과는 다르다. 마음씨 너그러운 할머니가 있고 그 할머니가 고구마순 껍질을 벗기는 모습에서 시인의 소박한 시정신이 드러난다. 전셋집을 보러 다니는 화자는 가난한 시골 태생으로 도회지에 올라와 이제 막 신혼 생활을 시작하려는 새 신부가 아니었을까. '수건을 걷어 오른팔에 얹고 옥상에서 내려갈 때 젖이 불은 개가 골
2016-04-25 11:0121세기 문명사적 대전환을 맞아 고등교육의 패러다임이 요동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한국의 대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 무엇보다도 입학할 학생수가 급격히 줄기 때문이다. 대학은 대학교수라는 집단 구성원들이 지성을 발휘하여 생존 방법을 모색하여 존재하는 생명체이다. 빌 게이츠에게 응용수학을 가르쳤던 미국 하버드대 해리 루이스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하버드가 잃어버린 교육, 대학 교육의 미래는’에서 “대학은 학생의 장래성을 키워주는 곳이다. 학교와 교수가 그걸 못해 주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게이츠는 왜 하버드대를 중퇴했을까? 루이스 교수 답변은 “명석하고 독창적인 학생이었는데 우리가 잠재력을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그래서 그는 떠났다”며 자성을 했다. 그리고 하버드가 잃어버린 것은 영혼, 바로 학생 교육에 대한 고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세계 최고의 대학도 고민하고 있다. 그렇다면 모든 대학들이 그런 환경에 놓여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세계 최고의 하버드대도 공학 분야에서 스탠퍼드대에 밀리자 교육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등 비상이다. 하버드대뿐만이 아니다. 세계 고등교육계에 ‘파괴적 혁신’ 바람이 거세다. 아이비리그 수준의 강의를 반
2016-04-25 11:01문화체육관광부가 2년에 한 번 국민독서실태조사를 한다. 이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한 명이 읽은 책은 9.1권으로 해마다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평균 독서시간도 평일 기준 23분으로 5년 사이 8분이나 짧아졌다. 그나마 성인의 3분의 1은 몇 년째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 그럼 아이들은 어떠한가? 아니 정반대다. 2015년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성인의 세 배가 넘는 평균 29.8권을 읽었다. 초등학생은 무려 70.3권이다. 일 년에 도서관에서만 30권 이상의 책을 빌려 읽는다는 일본 초등학생 못지않은 독서열이다. 그런 아이들의 독서량이 중학생이 되면 4분의 1 가까이(19.4권), 고등학생이 되면 다시 그 절반 이하(8.9권)로 곤두박질친다. 그리고 성인이 되면 책과 담을 쌓아버린다.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절반 가까이가 ‘시간 또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47.5%)’라고 답한다. 그렇다면 시간과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이들은 책을 읽을까. 십중팔구는 아니다. 인터넷이나 게임, TV 시청은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열심이고, 야근으로 피곤하다면서 밤도 새운다. 여가활동에서도 독서는 TV와 인터넷은 물론 운동, 모임, 집안일보다도 나중이다. 평소 독서와 담
2016-04-25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