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겨울빛이 가득한 도시를 벗어나 푸르른 바다내음을 맡고 싶어서 무작정 서쪽으로 달렸습니다. 올림픽대로를 지나 한강둑길을 달리다보니 철새들도 이제는 겨울과 헤어지려는지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달음에 강화도까지 왔지만 제가 보고 싶던 바다가 아니었습니다. 바닷가에 가보니 온통 갯벌뿐이었습니다. ‘이게 아닌데, 갈맷빛 바다를 보고 싶어 달려왔는데, 동해처럼 검푸른 파도가 일렁이는 그런 바다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쪽빛 물결이 호흡하는 그런 바다라도 보고 싶어 왔는데, 그런 바다를 보며 두껍게 쌓인 나의 겨울을 털어버리고 싶었는데…….’ 바다다운 바다를 보려면 석모도까지 가야한다기에 다시 강화도를 횡단하여 외포리에서 배를 탔습니다. 드디어 푸른 물결 넘실대는 바다에 왔습니다. 나무가 기지개를 펴듯 저도 한번 심호흡하며 크게 기지개를 펴보았습니다. 순간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자유롭게 비상하는 갈매기의 힘찬 날개짓을 보면서 저도 바다를 닮은 하늘을 향해 마음속의 새를 훨훨 날려 보냈습니다. 기왕 석모도까지 온 김에 해안일주도로를 통해 섬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봄날처럼 날씨가 따사로워서 그런지 생각보다 많이 사람들이 해수욕장에 서서 바다를 하염없
2006-02-27 11:40다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왔다. 점점 짧아지던 낮의 길이가 동지가 지나면서 일 분씩 일 분씩 일 분 정도씩 길어지면서 어느새 한 시간도 더 길어졌다. 지난 가을 낙엽을 떨어트리던 나무들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다시 열심히 수액을 빨아올리며 싹 틔울 준비에 여념이 없다. 작년 가을 강남으로 떠났던 제비들은 지금쯤 먼 남쪽 피난살이를 끝내고 다시 고향 길에 오를 기대에 부풀어 있을 것이다. 농사를 천직으로 하는 농부들은 또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며 두엄을 내고 땅을 갈아엎으며 논밭에서 하루해를 넘길 것이다. 모든 생명체가 소생하는 생명의 봄이 바야흐로 우리들의 정원에도 당도하였다. 지팡이만 꽂아도 싹이 돋는다는 이 약동하는 계절, 삼천리 방방곡곡 등교 길은 지금 온통 새 학년을 맞은 학동들의 행렬로 가득할 것이다. 새 학교 새 학년으로 올라간 아이들에게서 진동하는 푸른 내음, 푸른 희망. 꿈과 희망으로 가득한 저 아이들에게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송두리째 맡기자. 평화로운 조국, 행복한 조국, 정의로운 조국을 송두리째 맡기자.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부정과 부패를 추방하고 용서와 화해와 사랑의 조국을 송두리째 맡기자. 졸졸거리는 시냇물소리와 함께 새 봄이 온다.
2006-02-27 11:30매년 2월은 한 학년을 마무리하는 달이다. 정규교과수업의 보충학습으로 수업이 진행되어 심한 표현으로 ‘썩은 달’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 교육과정은 겨울방학 전에 마치고 평가도 마치며, 고 3학생은 대학입시도 결정이 되어 2월은 어수선하기 마련이다. 개학 후 1-2주 학교에 나오면 졸업식준비와 학년말 수료식을 갖고 봄방학에 들어가며 교원들의 정기인사도 중 하순경에 발표되어 새로운 인적조직으로 구성되는 달이다. 교원들도 적어도 방학 전에 발령을 받으면 임지로 이사할 여유가 많아 좋고 학년과 사무분장이 맡겨지면 아이들이 오지 않는 방학 동안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학년 초 밀도 있는 수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장이 승진이나 전보발령으로 새로운 학교로 가서 1년간 운영할 교육과정을 구상하여 계획을 수립할 시간이 부족하다. 전임자 또는 전년도 계획을 가지고 학교운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장의 교육철학이나 특색사업이나 중점사업이 반영되지 않는 것이 문제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봄방학을 없애고 겨울방학이 끝나면서 새 학년이 시작되도록 학기 조정의 필요성이 생기는 것이다. 겨울방학의 시기나 기간 등은 더 연구를 하더라도 겨울방학에 들어가기 전에 교
2006-02-27 09:42보통 8월말과 2월말은 교원들이 정년퇴임을 많이 하는 시기다. 요즈음도 각급학교에서는 교원들이 정년퇴임을 많이 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퇴임식이 많아야 하지만 퇴임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교단을 떠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정년퇴임을 한 A고등학교 B교장, '사실 교사가 정년퇴임 때까지 대과없이 교단을 지켰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정년을 앞두고 마지막 근무한 학교의 교원들이 성대한 퇴임식을 준비한다고 했지만 사양하고 간단히 인사만 하고 마쳤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떳떳하게 퇴임식도 할 수 없는 분위기가 가슴아프다.'고 퇴임관련한 이야기를 했다. 바단 B교장뿐 아니다. 요즈음 정년을 맞는 교원들은 아쉬움을 삼킬 여유가 없다. 그래도 각 학교에서는 정년퇴임식을 조촐하나마 열기 위해 동료교원들이 노력을 하고 준비를 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그렇지 않다. 어떻게 하면 퇴임식없이 조용히 학교를 떠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아쉬움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정년을 1년 앞둔 C중학교 D교장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지금 생각으로는 퇴임식 없이 조용히 떠나고 싶다. 떠난후에 그동안 미루
2006-02-27 09:40"1982년 2월에 졸업한 수원매원초등학교 제13회 졸업생(1969년생. 38세)들이 당시 6학년 담임인 양세석(1반), 이영관(2반), 양원기(3반), 이상님(4반) 선생님을 찾고 있습니다." 요즘엔 동창회도 번개팅을 한다고 한다. 얼마 전 아이러브스쿨에서 보았다는 제자를 통해 이 모임을 처음으로 알았다. 분기별 모임이 정례모임인데 오늘 번개팅에는 7명이 나왔다. 나와는 무려 24년만의 만남이다. 모교 근처인 원천유원지 음식점에서 만났는데 처음엔 몰라보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얼굴 모습과 표정, 말투, 성격 등에서 초등학교 때의 모습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추억의 사진으로 그 당시 소풍, 스카우트 활동 사진 등을 갖고 나온 이들은 말한다. "선생님, 그 때 선생님으로부터 기합 많이 받았지요." "선생님께서는 전교생들에게 포크댄스를 지도해 주셨지요." "그 때는 왜 졸업 앨범을 만들지 않으셨어요?" "이번 모임은 캐나다 출국을 앞둔 송종근의 환송회로 번개팅입니다." "음식 준비가 소홀해서, 미처 선물을 준비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선생님, 은사님 찾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이들도 어느새 추억을 찾는, 세월의 연륜을 함께하는 나이가 되었다. 정례모임에서
2006-02-27 09:33퇴근해 내일을 위하여 가정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해야 할 시간에 밤을 낮삼아 공부에 빠져있는 교육행정직 공무원들이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들은 바로 대전광역시교육청(교육감 오광록) 소속 교육행정직들. 이들은 대전대학교 경영행정·사회복지대학원 교육청분원에서 수강을 하고 있다. 2005년 2월에 행정학 석사 26명을 최초로 배출한 이래 올해에는 15명을 배출하였고, 현재는 3기 19명과 4기 18명이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교육청분원 대학원생들의 구성원을 보면 고위직인 4급(서기관) 공무원부터 허리역할을 하는 5급(사무관)과 6급(주사)공무원, 하위직인 9급(서기보) 공무원까지 다양하게 분포해 있으며, 영양사, 기술직 공무원, 동구청 소속공무원, 일반시민들도 자기개발을 위하여 같이 수강하고 있다. 교육청분원 대학원생들은 「꿈과 희망을 주는 대전교육」을 캐치프레이즈로 취임한 오광록 교육감의 지대한 관심과 전폭적 지원이 있기에 무리없이 학업에 정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원거리에 위치한 대전대의 특성상 직원들이 퇴근 후 수학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므로 시교육청의 일부 공간을 할애하여 대학원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배려하고 있다. 또
2006-02-27 09:212월에 올라온 글 들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 보았다. 그 내용을 보면 졸업식, 정든 아이들과의 이별, 종업식, 송별연, 발령, 퇴임식 등이어서 만남 보다는 헤어짐, 기대와 희망보다는 후회, 회한, 시작보다는 마무리 등의 내용이 유달리 많았던 달이었던 것 같다. 종업식이 끝난 후 일주일간 새 학기를 준비하면서 책꽂이에서 잠자던 책과 자료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읽어보았다. 종이는 누렇게 낡았는데 모두가 새로운 내용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에게 북한의 실상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신문이나 잡지에서 오려 놓았던 스크랩 자료, 월별 환경구성 책, 인성자료의 실례로 좋은 글을 모아 놓은 글, 학급운영 아이디어를 모아놓은 책, 탐구평가놀이를 위한 책, 악보 등을 펼쳐 가며 새로 맡게 될 학급을 그려보았다. 정들었던 이들과의 이별과 미처 다하지 못한 일이나 결과가 좋지 않았던 일에 대한 후회 등으로 쓸쓸했던 기분이 갑자기 밝아지면서 ‘희망의 노래’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래, 맞아. 새로운 세계가 다가오고 있어.’란 생각이 들면서 잘 정돈된 새로운 교실이 눈에 들어왔고 새로 부임하시는 교사들의 기대에 찬 눈빛, 나를 바라보는 활짝 웃는 아이들의 얼굴이 그려졌다
2006-02-27 08:15최근 교육부의 인사 정책을 보면 우리 교사들을 바라보는 교육부의 잣대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교육부는 해마다 교육전문직 인원을 줄이고 대신 일반행정직을 승진 직체와 업무의 수월성이라는 점을 들어 우대하고 있다. 현재 교육부의 교육전문직의 일반직의 비율은 거의 15 : 85 정도로 일반직의 우위가 두드러지고 있다. 정작 교육정책의 주요입안자가 되어야 할 교육전문직들이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기형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사권은 부총리의 고유권한이라 할 수 있다. 부총리가 기용하고자 하는 인사코드가 무엇이냐에 따라 인사의 모습이 정해진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처사일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부총리 개인의 코드에 따라 결정된 인사코드가 자칫 교육문제 그 자체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단순히 일반행정직의 승진 적체와 업무의 효율성을 재고하기 위한 처사라면 이는 쉽사리 넘어갈 수 없는 문제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90년대도에 비해 교육전문직의 수가 절반 정도로 축소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곧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그나마 교육부에서 확보할 수 있는 이들을 점차적으로 배제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처사라 할 수 있다. 현장의 목소리 점
2006-02-26 19:32공모형초빙교장제를 2014년까지 확대 실시해 승진임용제와 같은 비율로 하겠다는 교육부안에 대해 69.7%의 현장교원들이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하였는데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교직경험도 없고 자격이 없어도 교장을 할 수 있다는 교육부 안에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잊는다. 도대체 이런 발상을 한 사람들이 이 나라의 교육자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장의 소리는 듣지도 않고 밀어붙이려는 그 속셈을 알고 싶은 것이다. 다른 나라 사람이 우리교육을 망쳐놓으려는 심보이거나 교육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한건주의로 교육을 개악하여 어떤 이득을 보려고 하는 야심을 가진 것으로 의심 할 수밖에 없다. 공모형초빙교장제를 본 취지에 맞게 도입하려면 현행과 같이 자격을 갖춘 교장을 대상으로하여 학교운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유능한 교장을 초빙하도록 현제도를 보완하면 될 것이다. 자격도 없는 교장이 초빙되었을 경우 교육이론이나 경험이 없어 교원과 학부모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할 경우 교장업무를 수행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공모형초빙교장제를 현장의 교원들이 반대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기로 하자. 첫째, 공모형초빙교장제를 실시할 경우 이는 낙하산 인사라고 볼 수밖에…
2006-02-26 19:32지난 주말, 개인적인 볼 일로 교보문고를 찾은 일이 있습니다. 정부종합청사 쪽에서 교보문고로 향하던 중, 머리에 청색띠를 두르고 피켓을 세운 채, 길가에 서있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스크린쿼터와 관련하여 '1인 시위'에 나선 사람이었습니다. 시위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군중들의 아우성과 구호 그리고 격렬한 몸싸움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지나가는 시민들 가운데는 시위중인 사람이 집고 서 있는 피켓을 보며 격려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흔히 시위하면 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1인 시위'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자신들의 주장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범적인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6-02-26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