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교직경력 2년째인 햇병아리 교사인 필자가 학부모 집을 가정방문 했을 때 일이다. 시골이라 전형적인 초가삼간 마루가 없는 뜨락이 있는 집에 들어서자 내 반의 아이가 “엄마! 담임선생님 오셨어!”라고 말하기가 무섭게 문풍지 찢어져라 안방 문을 박차고 할아버님이 신발 신을 새도 없이 나와 “아이구 선상님 오셨슈! 어서 방으로 들어가시지유” “아이구 에미야! 빨리 술상 차려라!”라며 순간 집안에 발칵 뒤집어놨다. 그 땐 10월 하순이라 좀 선선한 날씨였다. “선상님, 이 아랫목으로” 당신이 요대기 깔고 계셨던 따끈한 그 자리를 내주시며 당신과 아버지는 방 윗목에 자리 잡는 것이었다. 참으로 민망해 자꾸 사양했지만 어찌나 기필코 주저앉히시는지 뜻을 거역 할 수 없었다. 나한테도 할아버지뻘인 그 분이 24살 총각 선생님 앞에서 무릎을 조아리며 말씀하셨다. 지금 같으면 ‘세상에 이런 일이’ 에나 나올법한 이야기가 아닐까. 그 날의 일을 생각하니 가슴이 떨려온다. 2000년대 이후 이미 교사를 훈계하고 감시하고 평가하기 원하는 세태에서 그 때로 돌아가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다만 스승의 날을 지내며 우리 교사들 스스로 바른 사회를 만
2008-05-19 17:34오월의 담록(淡綠)이 꽃보다 아름답다.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과 같은 빛깔이다. 이 좋은 계절에 우리의 청소년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최근 대구에서 발생한 초등학생에 대한 집단 성폭행 사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차제에 우리의 교육 현실을 돌아보며 근원적 문제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우리는 자라나는 세대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있으며 그들의 앞날을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가. 교육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깊은 자괴심을 느낀다. 우리는 지금 21세기 첨단 과학문명의 시대를 살고 있다. 물질문명은 우리의 생활을 급속도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물질문명의 혜택이 우리의 생활에 긍정적인 면만 제공한 것은 아니다. 정신문화의 피폐라고 하는 부정적인 면도 가져 왔다. 각종 정보화 기기가 그들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입시위주의 학습과정에서 지나친 성장과 경쟁의 논리가 그들을 압박하고 있다. 자연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은 충동적이고 모방적인 행동양식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아무 죄의식 없이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성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 중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이 가장 큰 문제다. 중고교 남학생의 경우 40% 이상의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2008-05-19 17:33제7차 중학교 외국어(영어)과 교육 과정은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 대비해 학생들로 하여금 국제 공용어인 영어의 중요성을 알게 하고, 영어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지시키며,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수업도 가급적 영어로 진행하며 활동중심의 학습을 통하여 말하고 듣는 학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음에도 평가에 있어서는 말하기 평가가 생략되거나 소홀히 하여 영어교육의 허점을 들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읽기와 쓰기는 정규평가에 지필고사로 듣기는 듣기평가방송을 통해 잘하고 있으나 말하기는 대회도 잘 하지 않고 평가는 거의 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세상 모든 일은 계획을 잘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실천한 후 반드시 평가를 통해서 개선점을 찾아 보완하여 또 다른 계획을 더 잘 수립해 일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계획을 잘못 세우거나 실천을 하지 않거나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일이 또 잘못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계획은 우수하나 실천이 약하고 평가는 더욱 부실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학습지도에 있어서 교육과정에 의거하여 학생의 능력과 학교의 환경을 고려하여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겠지마는 가르
2008-05-19 17:31이명박정부는 몇 안 되는 교원 정책 관련 공약의 하나로 선뜻 5~10년 주기의 교원 연구년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교원의 경쟁력과 전문성 신장’을 키워드로 하면서 현직 교원의 자질 향상에 주력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이러한 교육 공약에 대한 화답으로 교과부는 3월 20일자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교원 사기 진작을 위해 학습연구년제 도입을 추진할 것이며, 근무실적 및 교원 평가 우수 교원에게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천명하였다. 대통령의 교육 공약은 임기 내내 교육 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해당 정부 정책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공약에 포함된 교원 연구년제의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놓고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학교교육에 있어서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해 내기 위해서는 교원들을 움직여야 하는데 닫힌 교실 안에서 준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교사들을 움직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전문가 집단으로 불리면서도 노동조합에 의해 신분과 권익을 보호받는 매우 모순된 지위를 지니고 있는 교원들을 움직이는 데 있어서 줄 세우기나, 과도한 경쟁과 채찍, 퇴출 압력 등이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였음을 선진국의 사례는 말해
2008-05-06 16:29지난해 4월 참여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일반 초중고교에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및 교육공무원 임용령을 통과시켰다. 또 1차 시범 적용에 대한 아무런 평가도 없고, 입법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감이 한창인 10월 중순 2차 시범 적용학교를 대외 발표 없이 강행했다. 그 결과 교사에서 교장으로 진출한 무자격 교장은 전국적으로 1차 8명, 2차 9명으로 총 17명이 재직하고 있다. 당시 교육혁신위 내 교원정책특위 조차 문제점을 인식해 부결시킨 사안을 다시 강행한 것은 참여 정부가 특정집단과 코드인사에 경도돼 있었음을 방증한 사례였다. 그러나 이젠 시대가 바뀌었다. 지난해 대선 결과를 보면 참여정부의 민심 이반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였음을 읽을 수 있다. 따라서 참여정부에서 추진했던 각종 정책 중 교육부문의 지극히 포플리즘적이고 교육계를 만신창이로 만든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당장 용도 폐기함이 마땅하다. 모든 조직 사회가 그렇듯 구성원들의 승진에 대한 욕구는 성취동기 유발 기재로 존중받아야 되고 또 장려해야 될 사안이다. 그런데 순수하고 교육적 사명감에 불타야 될 젊은 시절부터 학생들 가르치는 일보다는 정치성향에 휘둘리다가 어느
2008-05-06 16:28공교육이 무너졌다, 교권이 떨어졌다, 학교가 황폐화됐다, 스승은 없고 교사만 있다, 교사가 교육을 포기한다 등의 말을 들을 때마다 본인은 어이가 없다. ‘그럴 수가 있는가?’라고 자문자답을 하지만 이런 현상이 많은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스승존경운동 대전시협의회의 임원회에서 자유스럽게 의견을 교환하던 중 더욱 실감이 나는 말을 들었다. 순간 귀를 의심했고 ‘이젠 정말 큰일 났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중학교에 방과후학교 교사로 초빙이 되어 수업시간에 들어갔는데 교단에 선 첫 시간에 한 학생이 일어나서 하는 말이 “선생님 돈 벌러 왔어요?”라고 질문을 했다는 것이다. 그 질문을 받은 분은 스승존경운동 자문의원으로 일본어에 능통해 정년퇴임 후 중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말에 기대를 갖고 수업에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기대는 무너지고 “가자마자 첫 시간에 들은 질문치고는 너무 충격적이고, 정말 큰일 났다”며 흥분해서 말을 했다. 그리고 스승존경운동이 이래서 꼭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말을 끝냈다. “선생님 돈 벌러 왔어요?”라고 질문했을 때 과연 뭐라고 해야 할까? 여러 가지로 상상해보면 ‘그래 돈 벌러 왔다’, ‘너는 돈 쓰러 왔니?’, ‘그래 먹
2008-04-28 13:02우리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폭력은 개인과 가정의 행복뿐만 아니라 사회 질서까지 파괴시키는 반인륜적·반사회적 해악이 아닐 수 없다. 인류역사를 보더라도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폭력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시기는 없었다. 우리 사회도 급속한 고도 경제성장에 따른 가치관의 혼란과 가정의 유대감 약화 등으로 인해 폭력문제가 점점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 TV 드라마에서 경찰관인 어머니가 불량서클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고, 금품갈취를 당한 아들에게 “그냥 줘버리지, 그까짓 돈이 무엇이길래”라고 하자 아들이 “그렇게는 못해. 그러면 그놈들이 다른 애들한테도 계속 그럴 거 아니야”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와 유사한 내용은 학기 초만 되면 각종 언론의 단골 메뉴가 된다. 학교폭력은 학생간 학교 내·외에서 발생하는 상해, 폭행, 금품갈취, 협박, 추행, 집단따돌림 등(법2조)으로 그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다. 최근 발생건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6~13%의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고, 300여개의 불량서클이 잔존하고 있다. 그리고 저질·음란성 폭력영상물의 급증과 다양한 사회적 요인 등으로 인해 학생들이 학교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일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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