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태우기 축제가 열리는 화왕산으로의 여행이 계획되어 있었다. 하지만 같은 날 노래방기계까지 갖춰놓고 대보름 맞이 척사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고향으로 발길을 향했다. 친구들과 마을에 도착하니 ‘내곡동 주민을 위한 화합의 한마당 큰잔치 척사대회 및 주민노래자랑’이라는 글자가 크게 써있는 플래카드가 맞이한다. 내 고향 소래울은 80여 호가 오순도순 살고 있는 도시근교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그런데 서로 사는 것이 바쁘다보니 구정 때에도 얼굴보기가 어려웠다. 애향심마저 예전과 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한 몇 명이 서둘러 대보름날 마을주민과 출향한 사람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경비는 또래들끼리 만든 몇 개의 모임에서 십시일반 찬조를 했다. 구정 때 친구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우리 모임도 이번 행사부터 동참하는데 만장일치로 찬성을 했었다. 척사대회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 승부에 매달릴 필요도 없이 먹고 마시면서 하루를 즐기는 자리였다. 나같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고향을 지키고 있는 어른이나 선배들에게 인사도 하고 후배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는 날이었다. 어쩌면 고향사람들과 옛날이야기를 하며 가슴 속 어디엔가 꼭꼭 숨겨두고 있던 보물을 찾아내는…
2006-02-14 08:37아이들의 개학을 앞두고 오랜만에 외식을 하기로 했다. 방학이라고는 하지만 가족끼리 여행 한번 제대로 다녀온 적이 없었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학원 생활과 공부로 바쁜 생활을 보내야 했고, 우리 부부 또한 각자 생활에 충실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아내와 상의를 하여 주말을 이용해서 가족끼리 조촐한 저녁 식사라도 할 요량이었다.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식사 메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양식으로 결정하였다. 토요일 저녁, 양식을 잘한다고 소문난 레스토랑을 찾았다. 아이들은 음식이 나오자마자 게 눈 감추듯 후딱 접시를 비웠다. 천천히 먹으라고 여러 번 주문도 해 보았으나 아이들은 내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 가지 일에만 집중을 하였다. 아이들의 음식이 부족한 듯 하여 앞에 놓인 고기 두 점을 썰어 내 입에다 넣고는 나머지는 모두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었다. 비록 내 입에는 맞지 않았으나 아이들이 맛있게 먹어준 걸로 만족을 느껴야 했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식사를 하고 난 뒤, 우리 가족은 오랜만에 시장을 둘러보았다. 늘 시장은 서민들의 삶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 반기는 사람은 없어도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곳이기도 하였다. 때로는 시장 사람들의 모습에서 어떤 희망과
2006-02-13 15:37지난주 금요일 졸업식을 마치고 아이들은 학교를 떠났습니다. 각자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아간 것이지만 그래도 녀석들의 움직임이 사라진 교실을 바라보는 것은 무척 허진한 일이기도 합니다. 회자정리라는 말처럼, 사람이 만나고 떠나는 것은 자연의 순리 가운데 하나이지만,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며 오로지 한가지 목표를 위해 매진했던 그 치열했던 흔적은 시원함보다는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이들은 지금쯤 무엇을 할까요? 아마도 새롭게 시작할 대학생활을 준비하느라 바쁘겠지요. 어느 곳으로 가더라도 땀으로 얼룩졌던 우리들의 교실을 잊지말고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고 또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2006-02-13 15:3645일간의 긴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하였다. 학년말 마무리며 졸업식 준비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겨울방학과제 결과물을 점검하는 것이다. 만들기, 그리기, 교육방송기록장, 선택과제 등은 아이들과 함께 둘러앉아서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며 느낀 점을 이야기하며 점검을 하였고 교육방송기록장이나 자신들이 하겠다고 계획하고 실천했던 선택과제 중에서 완전하게 하지 않았거나 형식적으로 한 면이 보이는 어린이들은 개별로 불러서 보완하도록 지도 하였다. 겨울방학과제물중에 검사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요하는 것은 일기장과 독서록이다. 개학한 지 오늘로써 3일이 지났지만 아직 나누어 주지 못하였다. 독서록은 개인차가 많이 나기도 하였지만 교사가 집중하여 지도하는 부분이어서 그런지 읽은 책에 대하여 성의껏 기록하는 면을 보였다. 문제는 일기장! 방학할 때 주 1회라도 좋으니 형식적인 일기를 쓰지 않도록 그렇게 당부하였건만 평상시에는 일기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지 않던 부모님들도 방학 때면 일기를 매일 쓰도록 아이들에게 권유하기 때문에 거의 전원이 방학할 때부터 개학 때까지 일기를 쓴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의 방학생활이 궁금하기도 하고 또 평상시에는 일기장을 내지도 않던
2006-02-13 13:15최근 우리 사회에서 고등학교 단계에서 특수학급을 설치를 확대하여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고 본다. 그 이유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는 일반학교에 특수학급이 많이 이미 상대적으로 많이 설치되어 있지만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특수학급이 많이 설치되어 있지 못하다. 그에 따라 고등학교 단계의 장애인들이 충분한 교육기회를 가질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고등학교 단계의 특수학급을 설치하는데 있어서 인문계 고교보다 실업계 고교에 특수학급을 우선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 이유로 실업계 고교의 장애인 대상 일반학급 통합교육을 통하여 몇 가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일반학생과 장애학생의 통합교육을 통해 장애인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 및 사회적 책임감 형성을 유도한다. 둘째, 실업계 고등학교의 실습교육을 통한 직업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실업계 고등학교에 특수학급을 다음과 같이 연차별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첫째, 교육청의 예산사정에 따라 일시적으로 모든 실업계 고교에 특수학급을 설치하는 것이 힘드므로 연차별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둘째, 장애 학생 희망에 따라 실업계 고등학교에 특수학급을 설치한다. 실업계 고
2006-02-13 08:47아내가 다급하게 나를 부른다. 꿈속을 헤매고 있었으니 급할 것도 없었다. 불을 켜고 시간을 보니 아직 5시도 되지 않았다. 모처럼만에 자유를 누려도 되는 일요일인데 왜 불만이 없겠는가? 혼잣말로 불평을 하며 영문을 물었다. 머리를 만져보란다. 단잠을 깨워놓고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아내의 머리에서 손이 뜨거울 정도로 열이 난다. 잠이 확 달아나 벌떡 일어났다. 잔병치레는 잘하지만 우연만하면 혼자 견뎌내는 사람이라 더 걱정이 되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열이 났어?" "어제 저녁부터." "그럼 진작 말하지?" "술 먹고 들어와 세상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깨워." 무심했던 것을 후회하며 그제야 증상을 물었다. 머리가 아프고 속이 꽉 막힌 것 같단다. 아내는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평소와 다르게 먹으면 소화시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런데 어제 저녁 보름음식이라고 식탁에 진수성찬이 차려진 것이 오히려 화를 만든 것이다. 급하게 실타래를 찾았다. 자주 체하는 아내와 살다보니 손가락 따는데 도사가 되었다. 등을 두드린 뒤 가슴을 몇 번 문지르고 팔위에서부터 손가락 쪽으로 몇 번 쓸어내린 후 실로 엄지손가락을 묶어 바늘로 톡 따
2006-02-12 20:39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신사(gentleman) 나라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사회적 존경 회복운동(Respect Action Plan)' 추진의 일환으로 교사들이 학교 밖에서도 학생들의 규율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웃에 피해를 주는 무례한 행동이나 훌리건(축구장 난동꾼) 추방 운동 등을 벌이고 있는 블레어 정부는 이번엔 청소년들에게 남을 배려하는 사회예절 교육을 한다는 의도로 버스나 전철 안에서 학생들이 담배나 칼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본 교사들에게 이런 물건을 압수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는 것이다. 최근 공동체 정신과 사회적 기강이 무너지고 있는 사회 현실 극복을 위하여 교사를 존경하는 마음부터 갖자는 것이 이 개혁안의 골자다. 교사에게 학교 안뿐 아니라 밖의 일정 영역에서 경찰수준의 권한을 주고 청소년들에게서 흉기나 술, 담배, 마약 등 '부적절한 물건'을 압수할 수 있으며,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적당한 완력'을 써서 불량학생들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까지 준다는 것이다. 또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제지했다가 나중에 소송이나 패해 등을 당하지 않도록 법적 방안도 마련 중이다. '사회적 존경 회복 운동'이 성공하기
2006-02-12 18:56인천 남구 옥련동에 위치한 옥련여자고등학교(교장 장기숙)는 겨울방학을 이용 '세상의 중심에 서자!'라는 주제로 '2006 옥련 겨울캠프'를 개최 참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교과연구회 주관으로 겨울방학 내내 거행된 이번 캠프는 논술·구술, 영어, 수학, 과학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학년별 단계와 수준에 맞게 구안하고 적용하였다. 논술·구술 분야 '조리 있게 쓰고 말하자'는 자체 교사진과 외부 강사가 협력하여 시청각 자료 등을 활용 직간접 체험 위주의 강도 높은 캠프를 운영하였다. 대학 입시에서 논술·구술이 중요하게 대두되는 가운데 실전 위주의 활동으로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영어 분야 'Speak-up English'에서는 원어민 교사 3명을 확보 수준별 회화 교실을 개설했고, 영어논술과 구술반을 편성하여 운영하여. 정규 수업 과정에서 부족한 회화를 집중 이수하게 했고 표현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길러 주기 위해 논술·구술을 병행하여 입체적 캠프를 실시했다. 수학 분야 '도전,수학'는 3개 반을 수준별·단계형으로 편성 학생 개인별 학습 능력과 문제해결력을 고려하여 캠프를 진행해, 평소 부족한 영역에 대한 깊이 있는 학습이 이루어
2006-02-12 18:54약 1시간 정도의 졸업식을 마치고 아이들은 교실로 들어왔다. 교실은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축하객들로 인해 소란스럽기까지 했다. 아이들을 조용히 시킨 뒤, 제일 먼저 아이들에게 “축하한다”, “고생했다”라는 말과 함께 졸업장을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각종 상장(학업우수상, 개근상, 정근상, 공로상, 교육상, 기능상 등)을 나누어주었다. 마지막으로 졸업 앨범을 나누어주고 난 뒤, 아이들에게 졸업의 의미와 평소 하지 못한 이야기 몇 가지를 해주었다. 다소 분위기는 어수선하였으나 아이들은 담임인 내 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경청하였다. “얘들아,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항상 건강한 모습으로 대학생활을 잘 해주길 바란다. 너희들은 분명히 잘 해 낼 수 있으리라 선생님은 믿는다. 알았지?” 내 말이 끝나자마자 누군가의 선창으로 ‘스승의 은혜’ 노래가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합창을 하였다. 아이들이 합창을 하는 내내 아이들과 함께 한 지난 일년간의 생활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 갔다. 그리고 어느새 내 눈가에는 뜨거운 무언가가 촉촉이 젖기 시작하였다. 이제 아이들은 정든 학교를 뒤로한 채 떠나가지만 함께 호흡하고 시름했던 그 체취는 교
2006-02-12 09:45점점 퇴색해 가는 최근 졸업의 의미를 가슴에 담고자 대전북중학교(교장 임한규)에서는 졸업장을 모든 학생들에게 일일이 교장이 전달하고 악수로 격려하며 담임들이 제자들에게 장미 한송이를 건네면서 축하하고 안아주었다. 조금은 어수선한 식장의 분위기도 선생님들이 제자들에게 전하는 편지를 낭송하면서 남학교이지만 잔잔한 감동을 학생들과 학부형들에게 선물했다. 비록 작은 시작이지만 서로의 가슴에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의미로 장미 한송이가 곱게 피어나기를 바란다.
2006-02-12 0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