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식품업체가 유명 연예인을 섭외해 독특한 시선으로 제작한 즉석식품 광고가 눈길을 끈다. 히어로로 등장한 워킹맘이 갑작스레 괴물 퇴치 명령을 받자, 유치원생 아이를 급히 맡길 곳이 없어 아이와 함께 출동한다. 괴물을 본 아이는 신이 나고, 괴물은 아이가 위험하니 “다음 주 목요일에 다시 싸우자”고 말하며 돌아간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괴물 또한 워킹맘. 잠시 후 괴물은 자신의 아이와 함께 나타나 히어로 여성에게 즉석식품을 건네며 “워킹맘끼리 돕고 사는 것 아니겠냐”며 돌아간다. 웃음을 자아내는 광고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가 담겨있다. 바로 초등 저학년 아이들의 방과후 돌봄 문제다. 정규수업 이후 돌봄 공백은 맞벌이 가정에게 생존의 문제로 여겨질 만큼 심각한 고민거리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교육청·지자체는 오랜 시간 다양한 돌봄정책을 추진해 왔다. 학교는 교육 프로그램 중심의 방과후학교1와 돌봄 서비스 중심의 초등돌봄교실2, 그리고 이 둘을 통합한 늘봄학교3를 운영 중이다. 지역사회에서도 다함께돌봄센터·지역아동센터·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마을학교 등 각종 기관이 교육·돌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돌봄 수…
2025-12-04 10:00
우울증 걸리는 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말해 줘도 관심을 가질까 말까 한데, 우울증에 걸리는 법이라니! ‘참 할 일도 없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세상에는 존경받는 법, 인정받는 법, 통솔하는 법 등 뭔가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는 법, 더 나은 역량을 갖춘 사람이 되게 하는 법에 대한 말과 글이 넘쳐난다. 마찬가지로 행복해지는 법에 대한 글도 아주 많다. 하지만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행복으로 향하는 길인 줄 알고 열심히 갔는데, 알고 보니 불행으로 향하는 길인 경우도 있다. 행복해지려면 ‘불행론’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우울증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조언은 많지만, 우울증에 걸리는 법을 알려주는 조언은 많지 않다. 우울감에서 벗어나겠다고 하는 행동이 오히려 우울증을 심화시키지 않게 하려면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법만이 아니라 우울증으로 향하는 경로도 알아야 한다. 현대인의 몸과 마음은 석기시대의 활동적인 야외생활에 적합하도록 설계되고,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하지만 현대인의 생활환경은 ‘움직임 부족, 실내 중심, 달콤한 열량, 화면 과다’로 채워지
2025-12-04 10:00
“나는 네가 잘되길 바라서 그런 거야.” “다 너를 사랑하니까 하는 말이야.” “내 말 들어. 지금은 듣기 싫어도, 나중에 분명히 나한테 고맙다고 하게 될 거야” ‘살아보니 중요한 건 ○○이더라’, ‘문과보다는 이과가 네 미래에 더 도움이 돼’, ‘△△랑 어울리지 마. 네가 상처받을 거야’, ‘공부할 시간도 없는데 그림 그리는 건 대학 가서 해도 늦지 않아’…. ‘너를 위해’ 건네는 선의의 조언은 차고 넘친다. 분명 의도는 선했고, 판단은 옳았으며, 상대방을 아끼고 걱정하는 마음 역시 진심이다. 하지만 상대방은 알 수 없는 불편함을 느낀다. 기껏 조언해 줬더니 퉁명스러운 얼굴이다. 고마워는 못할망정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며 거절한다. 아니, 오히려 화를 낼 때도 있다. 엄마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데, 왜 아이들은 말을 안 듣는 걸까? 도대체 어떤 심리적 기제가 작동하길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나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사랑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통제, ‘선의의 폭력’ 누군가의 인생을 걱정하며 건네는 ‘너를 위해 하는 말이야’라는 말 속에는 사실 ‘너의 생각·선택보다 내 말이 맞아’라는 확신과 ‘그러니 너는 내 방식대로 해…
2025-12-04 10:00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 가운데 한 곳인 호주는 독특한 자연환경을 지닌 나라입니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의 깨끗한 자연이 바로 호주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자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주를 여행하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넓은 국토를 가지고 있어 지역에 따라 다양한 생태계와 기후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모범적인 계획도시 캔버라(Canberra) 제가 여행한 호주의 수도 캔버라는 시드니에서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입니다. 호주의 남동쪽, 지리적으로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속하고, 수도 특별구로서 연방정부의 직할로 되어있습니다. 호주의 최대 도시인 시드니, 제2·제3의 도시인 멜버른과 브리즈번처럼 고층 빌딩이 즐비한 현대화된 도시는 아니지만, 자연적인 평온함과 인공적인 아름다움이 잘 어울려진 친환경 도시이자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계획도시로 유명합니다. 일반적으로 호주의 양대 도시는 시드니와 멜버른입니다. 그런데 양대 두 도시를 놔두고 캔버라가 수도가 된 이유는 바로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10년 전, 영연방국가인 호주연방이 설립되…
2025-12-04 10:00
피터르 브뤼헐(Pieter Bruegel the Elder, 1525/30경~1569)의 1565년 작품 눈 속의 사냥꾼(Hunters in the Snow)은 시간을 마주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다. 거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동체의 풍경 속에서 삶의 일면이 잔잔히 느껴진다. 피터르 브뤼헐은 16세기 네덜란드 장르화1의 선구자로, 풍경화적 요소가 있는 화면에 농민의 삶을 담았다. 그는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는 작품을 남겼는데, 농업·사냥·음식·축제·놀이 등 마을의 절기 의식을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공동체의 삶과 일상을 섬세하게 담아내었다. 그의 회화는 기존에 유행하던 종교적 서사에서 벗어나 인간에게 관심을 돌려 삶과 자연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르네상스 후기에서 바로크 초기 사이의 전환기 회화의 중요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브뤼헐이 활동하던 시기는 종교개혁의 격변기를 지나며 유럽 미술의 중심 주제가 신화와 종교에서 인간과 자연, 그리고 일상으로 서서히 확장되던 때였다. 북유럽 미술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학문과 문화의 재발견으로 꽃을 피운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달리, 종교개혁의 정신에 영…
2025-12-04 10:00
지난 호에서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등 교원의 복무 관련 규정에서 정한 겸직허가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교원은 교수·학습지식, 연구활동 성과 등을 토대로 본인이 소속된 학교 밖에서 강의·기고 등 다양한 외부강의를 하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매체를 통한 교원의 외부강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호에서는 교원의 외부강의등과 관련된 복무 관련 규정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 근거 1)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6조(겸직허가) ① 공무원이 제25조의 영리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다른 직무를 겸하려는 경우에는 소속 기관의 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② 제1항의 허가는 담당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만 한다. ③ 제1항에서 ‘소속 기관의 장’이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공무원 이상의 공무원에 대해서는 임용제청권자, 3급 이하 공무원 및 우정직공무원에 대해서는 임용권자를 말한다. 2) 「공무원 행동강령」 제15조(외부강의등의 사례금 수수 제한) ① 공무원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되거나 그 지위·직책 등에서 유래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통하여 요청받은 교육·홍보·토론회·세미나·공청회 또는 그 밖의 회의 등에서 한 강
2025-12-04 10:00
“김기홍 선생님 맞으시죠? 여기 T 경찰서입니다. 학부모가 아동폭행과 상해로 고소를 했어요. 서에 한 번 나오셔야 하는데….” 2017년, 나는 한 학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폭행하고 상해를 입혔다며 경찰에 고소하고, 교육청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일을 겪었다. H 부모님께서 욕설과 폭언을 쏟아내며 협박한지 일주일이 지난 후였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기에 담담할 줄 알았지만, 이 과정이 마무리되는 1년여 기간 동안 답답함·자책·분노·두려움 등의 고통을 느꼈다. 그리고 혹시 잘못되어 교사를 못할 수 있다는 실존적 위협에 처했었다. 이는 주변 동료교사들까지도 교직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하는 사건이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사건은 타인에게 드러내기 힘든 치부로 여겨져 감춰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 박사과정에 있던 나에게 지도교수님은 개인적인 일로 보이는 이 사건을 사회적 맥락에서 분석해 보길 권했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에 대한 성찰적 글쓰기와 학문 공동체에서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과의 논의를 통해, 이러한 일이 운이 나쁜 누군가에게 우연히 일어나는 특수한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사회와 교육체제 속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임을 깨달았다. 연구…
2025-12-04 10:00
수업 구상 동기 및 배경 급격한 기상 변화와 극단적 환경 파괴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3월 영남 일대에 산불이 있었다. ‘대한민국 최악의 산불’이었고, 최소 32명 사망, 약 5,000채 이상 건물 파괴, 약 10만 4천 헥타르 면적에서 피해가 발생하였다.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는 순간까지 온 것이다. 이런 현장성 있는 문제 인식이 이번 수업을 구상하는 직접적 동기로 작용하였다. 사회1(중학교) 성취기준을 보면,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조사한다’라고 나와 있다. 그러나 ‘노력’에 치중하여 학생들이 기후위기 심각성을 느끼기 어려워 보였다. 학생들의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였다. 전국 지리교사가 모여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공유된 ‘이탈리안 브레인랏1 캐릭터 만들기’ 활동지를 볼 기회가 있었다. 기후적 특성에 적응해 진화한 동물 캐릭터를 창작하며, 학생들이 기후 조건에 맞는 생존 전략을 직접 고안하여 창의적으로 표현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기후위기를 접목시켜 ‘동물들이 만약 기후위기 환경에 산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라는 상상을 하였다. 수업에 적용한다면 지식 습득과 흥미 유발, 창의력 향상을 함께 키울 수…
2025-12-04 10:00
분수 학습의 어려움 4학년 2학기 수학 첫 단원은 늘 걱정이 큰 단원이다. ‘분수의 덧셈과 뺄셈’은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단원 중 하나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3월 학기 초 진단평가 결과를 펼쳐놓고 한숨이 나왔다. 20명의 학생 중 3명은 분수를 그림으로 나타내는 데 어려움을 보였다. 3분의 1을 4칸 중 3칸은 색칠하고 1칸은 색칠하지 않은 것으로 표현하거나, 3분의 1 더하기 3분의 1을 6분의 2라고 쓰는 식이었다. 분수의 기본 의미부터 불안했다. 몇몇 학생은 분자와 분모를 혼동했고, 또 몇몇은 대분수를 가분수로, 가분수를 대분수로 바꾸는 문제에서 오답을 냈다. 분수의 크기를 비교하는 문제도 절반 정도가 틀렸다. 지난 여러 해의 수업을 돌이켜보면 늘 비슷했다. 분수의 덧셈과 뺄셈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왜 분모는 더하지 않을까?”, “왜 4분의 3과 8분의 6의 크기가 같을까?”라는 교사의 질문에 막막해하는 얼굴들. 이런 학생들이 분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방과후에 남겨서 개별지도를 하고, 쉬는 시간마다 보충 설명을 해도 따라잡기 어려운 학생들이 있었다. 반면 이미 분수 덧셈을 할
2025-12-04 10:00
좋은 기획안의 조건 _ 좋은 생각과 알찬 정보 수집 ‘좋은 생각은 행동이며 선택이다. 어떤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는 그 사람의 선택을 보면 알 수 있다.’ 바둑의 국수(國手)인 조훈현의 말이다. 조훈현은 고수의 생각법이란 책을 통해, 생각은 반드시 답을 찾게 된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왜’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순간이야말로 지금보다 나아질 기회가 찾아온 때다. 이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집중하여 생각해야 한다. 모든 것에는 반드시 근본적인 이유가 있으며 반드시 더 나은 방법이 존재한다. 생각하는 게 재미없고 아플 수도 있다. 당장 대답이 떠오르지 않고 오히려 혼란만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침내 그 답을 찾아냈을 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기쁨이 찾아온다. 처음에는 답을 찾는 데에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고, 질문으로 답을 구하는 본인만의 체계가 완성되면 보다 빠르게 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바둑 고수들이 가만히 앉아서 수십 수를 내다보는 것도 수많은 훈련을 한 덕분이다. 이것이 습관이 되면 성격에도 변화가 와서 훨씬 신중하고 사려 깊으며 적극적인 사람이 될
2025-12-04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