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기 때문에 (나태주 지음, 김영사 펴냄, 252쪽, 1만7,800원) ‘풀꽃 시인’ 나태주 시인의 여든을 기념한 산문집. 시인을 꿈꾸던 소년 시절부터 아이들과 더불어 산 43년, 정년퇴임을 앞두고 급성 췌장암으로 투병했던 시절 등을 지나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진솔하게 담았다. 누군가를 탓할 때 쓰는 ‘때문에’ 앞에 ‘좋아하기’라는 말을 붙여보자. 불화는 줄고 가슴속에 생화가 필 것이다. 인생의 오후를 즐기는 최소한의 지혜 (아서 브룩스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340쪽, 1만7,500원) 노화로 성과가 떨어지는 시기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다. 대부분의 고숙련 직종에서 쇠퇴기는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사이에 나타나고, 큰 성취를 경험한 사람일수록 이를 더 확연히 느낀다고 한다. 늙고 있음이 느껴질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저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쌓아온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인 ‘결정성 지능’을 활용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초등 1·2학년 공부의 힘 문해력 수업 (백문식 지음, 그레출판사 펴냄, 232쪽, 1만6,800원) 기초 문해력은 조기에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래야 여러 교과내용을 배울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2024-04-05 10:00포르투갈 소도시를 여행했다. 몬포르테·마르바오·파티마·토마르·코임브라·코스타노바·아베이루·나자레…. 정답고 다정하게 다가왔던 작은 도시들. 사람들은 친절했고 음식은 맛있었다. 오직 포르투갈에서만, 오직 소도시에서만 마주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장면들. 비, 비, 비. 비가 내렸다.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비가 내렸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시작해 에보라와 몬포르테·마르바오·파티마·토마르·코임브라·코스타노바·아베이루·나자레를 거쳐 다시 리스본으로 돌아오는 8일간의 일정 동안 단 한 평의 푸른 하늘도 볼 수 없었다. 비는 때로 추적추적 내렸고, 부슬부슬 날렸고, 와당탕 쏟아졌고, 주르륵 주르륵 흘러내렸다. 딱 하루, 리스본에서의 마지막 날 오전, 하늘은 ‘심심한’ 위로라도 보내는 듯 눈부시게 푸른 하늘을 잠깐 보여주었다. 그래도 좋았다. 포르투갈이었으니까. 비가 내려도, 아니 비가 내려서 더 좋았다. 오랜만에 사진 욕심 내려놓고 느긋한 마음으로 여행을 즐겼다. 비를 피한다는 핑계로 카페로 뛰어 들어가 에스프레소를 마셨고, 비가 온다는 핑계로 낮부터 와인 잔을 기울였다. 커피는 더 진했고, 와인은 더 향기로웠다. 카메라를 내려놓으니 포르투갈이 더 깊이 그리고 더…
2024-04-05 10:00정년을 1년 앞둔 3월 첫 주 강의를 마쳤다. 30년 넘는 세월 동안 강의를 해 왔지만, 첫 주 강의는 언제나 설렘과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첫 주 수업을 3시간 빡빡하게 진행했지만, 다행히 학생들이 내 기대에 호응하여 열심히 임해주었다. 물론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자세와 드러난 반응은 그러했다. 2월 초에 강의계획을 제출하라는 대학의 연락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몇 년간 해오던 강의계획서를 그대로 유지할까, 아니면 생성 AI 시대에 초점을 맞춰 강의계획을 크게 수정할까가 고민의 핵심이었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3학점짜리 ‘교육행정 및 교직실무’ 강의계획서는 총 32페이지로 이뤄져 있는 한 학기 수업설계도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강의계획서를 보면 강의를 재현할 수 있을 만큼 상세하게 만들어 놓았다. 생성 AI 시대의 학교·학급경영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학기밖에 남지 않았으니 강의계획서를 완전히 바꾸기보다는 강의를 진행하면서 수정하고 싶은 내용을 반영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계획서를 보며 한 학기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계획서와 다르게 수업을 진행할 경우 혼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
2024-04-05 10:00지난해 국민적 관심이 주목되었던 교육활동 보호 관련 이슈들로 오랜 시간 국회에서 잠들어 있던 교육 법안들이 기지개를 켤 수 있게 되었다. 사회적 합의 속에 속도감 있게 법률의 개정 작업이 이루어졌고, 이에 ‘교권보호 4법’에 대한 개정이 이루어졌다. 교권보호 4법은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을 말한다. 이 중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개정 내용은 보호자에게 교육활동에 협력할 의무가 있다는 등 다소 선언적인 부분이 많고, 교원에게 가장 와 닿을 실무적인 변경 부분은 「교원지위법」에 모여 있다. 법 시행일은 공포 후 6개월 뒤이고, 「교원지위법」의 개정은 2023.9.27. 이루어졌으므로, 사실상 이번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번 호를 통해 핵심적인 변경 부분을 살펴보도록 하자.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 이번 「교원지위법」 개정 부분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개별학교에서 운영하던 학교교권보호위원회가 교육지원청 지역교권보호위원회로 이관되는 점이다(「교원지위법」 제18조 제2항). 기존에 학교가 교권보호위원회와 관련하여 특히…
2024-04-05 10:00우리는 툭하면 ‘교육이 백년대계’라고 말합니다. 그냥 멋있는 미사여구일까요? 과연 추상적인 문구일까요? 아닙니다. 우리 집 거실에는 교육이 정말 백년대계임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매우 귀한 사진이 하나 걸려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어떤 교육을 받는가에 따라 어떻게 백 년이 극명하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거의 백 년 전에 찍은 사진인데 흰 도포에 정자관을 쓴 어르신이 가운데 앉아있고 양쪽으로 까만 두루마기에 중절모를 쓴 신사와 검정 교복에 사각모를 쓴 학생이 서 있습니다. 사람들은 조선시대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를 아우르는 옷차림에서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이렇게 삼대냐고 묻습니다만 사실 사진 속의 인물은 제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아버지. 이렇게 삼 형제입니다. 삼 형제가 한 시각에 한 장소에 모였는데 서로 완전히 다른 시대 복장을 하고 있으니, 백 년 전 한국이 얼마나 심한 격변기였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료입니다. 또한 오늘날 한국 교육현실에 대해서 매우 중요한 교훈을 주는 사진이기도 합니다. 그 당시 삼 형제가 택한 교육에 따라 그들에게 극과 극으로 다른 삶이 펼쳐졌고, 심지어 그들의 자손에게도 대대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
2024-04-05 10:00보통 사람들은 행동을 하면 빠른 결과를 얻어내고 싶어 합니다. 예를 들면 조금만 운동을 해도 살이 빠지기를 바랍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대부분 사람은 투입하는 자원은 최소한으로 하되, 결과는 빠르고 확실하게 얻고 싶어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초과학은 매우 비효율적인 분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초과학은 현대 사회의 발전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만, 그 가치가 세상에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기초과학 분야 ‘최고의 상’이라고 알려진 ‘노벨상’ 역시 당대의 뜨거운 감자로 피어오르는 부분에 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현시점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연구 주제를 가장 먼저 실시한 사람에게 상을 줍니다. 즉 오랜 시간 동안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며, 꾸준히 탐구를 해낸 사람을 찾고자 하고 그것이 기초과학의 본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초과학의 본질은 오랜 시간 꾸준히 탐구하며 연구하는 것 몇 년 전 중국에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투유유 박사 역시 장기간 말라리아 치료제 하나만 연구하며, 개똥쑥이 말라리아 치료제의 핵심 물질이라는 것을 최초로 발견했기에 노벨상을 받을 수 있었습…
2024-04-05 10:00흥미와 몰입 수업을 왜 추구하는가? 기술·가정은 삶의 맥락 속에서 지식·수행역량·가치·태도를 함양하여 생활 속 문제를 탐구하는 교과이다. 탐구과정에서 디지털·AI 기술을 활용하면 주제를 소개하는 단계에서부터 흥미를 유발할 수 있고, 실시간 협업으로 공동체의식을 키우고 그룹 프로젝트, 토론 및 문제해결 활동을 촉진함으로써 과제를 수행하는 전 과정에서 몰입감 있는 학습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긍정적 학습경험은 삶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실천적 문제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수업을 즐거워하기에 나는 흥미와 몰입 수업을 추구한다. 수업주제는 ‘챗.G.P.T. 프로젝트로 탄소중립 실천하기’로 전 지구적으로 처한 기후위기를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프로젝트 수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디지털·AI 기반 프로젝트 수업을 설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수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AI·디지털 활용과 탄소중립 수업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디지털 기기에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앱을 설치하는 방법은 보통 수준이며 인공지능이나 디지털 활용 수업에 대한 경험은 부족한 편이었다. 또한 기후변화나 지구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은 있
2024-04-05 10:00이제 꽤 봄이 무르익어 가지만, 때아닌 꽃샘추위로 쌀쌀한 날씨에는 사우나가 생각납니다. 뜨끈한 물에 들어가서 몸을 녹이면, 긴장했던 근육이 싹 풀리면서 천국이 따로 없죠. 게다가 땀까지 쫙 빼고 나면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이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듯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사우나와 관련된 과학이야기를 준비해 봤습니다. 사우나에도 과학 원리가 있다니 정말 어디에도 과학은 있는 것 같습니다. Q1. 첫 번째 궁금증! 열탕이나 사우나에 오래 있다 나오면 머리가 핑 돌면서 어지러운데, 왜 어지러운 거예요? 겨울이 되면 사람들은 목욕탕에 가서 열탕이나 사우나에서 몸을 지지는 것을 되게 좋아하죠. 그런데 이런 걸 할 때 항상 경험하는 게 오래 앉아 있다가 나오는 순간, 현기증이 나고 눈앞이 순간적으로 안 보이고 어지러운 경우가 있거든요. 실제로 이런 찜질을 반복할 때 돌연사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해요. 사우나와 찜질방에서는 피부 온도가 40도 가까이 상승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혈관이 확장되고, 땀이 나는 과정에서 혈액순환이 피부로 집중되면서 뇌와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어요. 사우나와 찜질방에서 ‘핑’ 도는 느낌이 든다면 이
2024-04-05 10:00교원의 의무위반에 대해서 행정상의 제재로서 징계를 부과하게 됩니다. 징계는 형사벌과는 별개로 이뤄지게 됩니다. 즉 형사사건이 진행되거나 형벌이 나오는 것과는 관계없이 교육청 또는 사립학교 법인에서 징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반대로 무혐의 처분이나 무죄 판결을 받는다고 할지라도 징계사유에 해당하면 징계를 할 수 있습니다. 징계는 교원의 의사에 반하여 불이익을 주는 처분인 만큼 법률로서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징계업무 처리 절차 교원 징계절차 QA Q. 징계처분을 이미 한 사안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비위 사실이 드러난 경우에 다시 징계할 수 있는지요? A. 징계처분을 한 후 사안과 관련해 새롭고 중대한 사실이 사후에 드러나는 경우에도 동일 사건에 대한 징계처분이 확정된 이상 이미 징계처분을 행한 사건으로는 다시 징계할 수 없습니다. Q. 교원의 징계시효는 어떻게 되나요? A.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3년을 경과한 때에는 징계시효가 완성돼 징계할 수 없습니다. 다만 금품 및 향응수수, 공금횡령, 유용의 경우에는 5년이며 성폭력범죄,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경우에는 10년이 징계시효입니다. Q. 징계의결이…
2024-04-05 10:00올해로 데뷔 42주년을 맞는 최민식 배우가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40년 경력의 풍수사로 분했다. 누울 자리를 봐달라는 부탁을 들으면 일단 단가부터 계산하지만, 자연과 땅에 대한 철학만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 캐릭터다.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이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파묘는 개봉하자마자 한국 영화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합류한다. “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 될 ‘험한 것’이 나오는데…. 최민식 배우는 1982년 연극 우리 읍내로 데뷔했다. 1989년 KBS 드라마 야망의 세월로 브라운관에 얼굴을 알렸고, 서울의 달(1994)에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2024-04-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