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니까 말인데, 그 얘기 들었어?” 둘만 모여도 뒷담화(gossip)가 시작된다. 출근길에 만난 지하철 민폐 승객과 SNS에 새롭게 올라온 화제의 인물부터, 말도 안 되는 걸로 트집 잡은 부장님과 사사건건 마음에 안 드는 동료·후배까지 뒷담화 대상은 차고 넘친다. 매일매일 빠르게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뒷담화 거리는 무궁무진하다. 뒷담화는 말 그대로 뒤에서,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 가십거리로 오고 가는 이야기들이다. 긍정적인 이야기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부정적인 내용이다. 우리 주변엔 입만 열면 뒷담화인 사람도 있고, 그 자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즐기며, 어떤 사람은 대충 호응하면서 마지못해 자리에 앉아 있기도 한다. 뒷담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도대체 왜 그들은 뒷담화를 멈추지 못하는 것일까? 유발 하라리의 뒷담화 이론 호모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의 언어가 진화한 것은 소문(뒷담화)을 이야기하고, 수다를 떨기 위한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무엇보다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협력은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개별 남성이나 여성이 사자와 들소…
2025-08-05 10:00
불순한 어린이들 (오유신 지음, 동녘 펴냄, 280쪽, 1만 7,000원) 마냥 순수하고 무해하고 다정한 어린이도, 무지막지한 ‘금쪽이’나 ‘잼민이’도 아닌 어린이의 진짜 모습에 다가선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변화무쌍한 개성과 행동을 지닌 존재로 바라보자는 이야기다. 여기서 ‘불순함’은 어른의 시각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다양한 생각과 감정, 행동 양상을 의미한다. 사례 중심으로 구성해 어린이의 세계를 더욱 쉽게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우리말 나들이 문해력 편 (MBC 아나운서국 엮음, 박연희 지음, 창비교육 펴냄, 280쪽, 1만 8,000원) 일상 언어 속 표현을 점검하고, 글쓰기와 독해력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인문 교양서. 특히 문해력·문장력·독해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말 단어와 문장의 미묘한 차이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짚고, 표현의 정확성과 풍부함을 갖추는 방법을 소개한다. 혼용되는 표현 등의 차이를 섬세하게 설명하며, 문맥에 따라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는 감각을 길러준다. 하룻밤에 읽는 남북국사 (이문영 지음, 페이퍼로드 펴냄, 380쪽, 1만 9,800원) 통일신라 시대부터 발해와 후삼국 시기를 조명한다. 통일·분열·재통일의 흐름…
2025-08-05 10:00
‘공부의 신’으로 알려진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가 수행평가 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청원을 올리며, 교육현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교육부는 이례적으로 빠른 반응을 내놨지만, ‘복붙 대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1991년 도입된 수행평가는 학생·학부모·교사 모두에게 고통을 안겨주며 ‘수행 지옥’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강 대표는 새교육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의 학업부담 경감 ▲사교육비 절감 ▲교사 업무부담 경감 등을 위해서라도 수행평가 운영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강 대표와 일문일답. “한 학기 50번 평가? 이건 학생에게 일상이 아니라 고통입니다.” Q. 수행평가에서 가장 심각하게 보는 지점은 무엇인가. “먼저 평가 횟수 자체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한 과목당 수행평가가 평균 3번 정도라고 보는데, 중간·기말고사까지 합치면 학기당 5번의 평가가 있다는 얘기다. 과목이 10개면 50번의 평가를 치르는 셈이다. 두 번째로 평가 일정이 몰려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학기 초에는 진도가 적어서 수행평가를 하기 어려우니까 대부분 중간·기말고사 전후로 집중된다. 그래서 하루에 3~5개의 수행평가를 치러야 하는 날도 있다. 세…
2025-08-05 10:00
바다에서 찾는 여유 윈슬로 호머(Winslow Homer)의 1869년 작품 해변 풍경은 해변가의 아이들을 묘사한 작품으로, 그는 미국 수채화를 회화적 예술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교와 아이들을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던 윈슬로 호머(Winslow Homer, 1836~1910)는 19세기 미국 미술사에서 사실주의에서 모더니즘으로 이행하는 전환기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로 평가된다. 호머는 남북전쟁 시기 삽화가로 활동하면서 현장성과 사실성을 기반으로 한 그림을 다수 남겼으며, 이는 미국적 사실주의 미술의 중요한 유산이 되었다. 특히 그는 도시와 산업보다는 농촌·해안·전쟁의 흔적 같은 일상의 심층에 주목함으로써 미국인의 정체성과 민중의 감정을 포착했다. 호머는 전 생애에 걸쳐 아이들과 학교, 그리고 일상적인 어린이의 삶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그렸다. 시골 학교 앞에서 소년들이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을 그린 채찍놀이(Snap the Whip)를 비롯하여 교실 수업 장면 속 교사와 학생을 담은 작품들에는 학교생활에 대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바닷가 파도와 함께하는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해변 풍경(Beach Scene)은…
2025-08-05 10:00
지난 6월 중순 중국 연변을 통해 백두산에 다녀왔다. 3박 4일 동안 부석림·내두산·황송포·천지·장백폭포·소천지·지하산림·선봉령 등에서 도감에서만 보거나 이름만 들어본 귀하고 예쁜 꽃들을 원 없이 보았다. 6월 중순임에도 아직 천지는 얼음이 다 녹지 않았고, 주변에 눈도 다 녹지 않은 상태였다. 거기서만 볼 수 있는 꽃 먼저 우리나라(남한)에는 없고, 백두산에서만 볼 수 있는 꽃들이다. 이번에 백두산에서 본 식물 중 가장 신선한 것은 린네풀이었다. 린네풀은 현대의 생물 분류법인 이명법을 확립한 스웨덴의 생물학자 칼 폰 린네(1707~1778)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식물이다. 우리 민족의 용산 백두산에서 이런 이국적인 이름의 식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 식물은 린네가 가장 좋아했던 식물이라고 한다. 물론 린네가 살았던 스웨덴에서도 자라는 식물이다.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시베리아를 거쳐 중국·일본·한반도 북부지방까지 북반구 아한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학명이 ‘리네아 보리알리스(Linnaea borealis)’로 속명에도 린네 이름이 들어 있다. 린네풀은 Y자 모양의 줄기 끝에 붉은색 또는 흰색 꽃 2개가 쌍을 이뤄 땅바닥을 보고 피었…
2025-08-05 10:00
2026년 3월 1일부터 모든 학교에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이 시행된다. 교육부는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2023년부터 일부 교육지원청과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하였고,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시범교육지원청과 선도학교 운영사례를 바탕으로 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학생맞춤통합지원 관련 전문가(정책이해 및 사례나눔 등)를 양성하여, 올 6월부터 요청하는 학교와 교육지원청을 대상으로 사전연수나 컨설팅을 하고 있다. 이 법에서는 ‘학생맞춤통합지원이란 학생의 학습참여를 어렵게 하는 기초학력 미달, 경제적·심리적·정서적 어려움, 학교폭력, 경계선 지능, 아동학대 등 다양한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소하고,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교육받을 권리 향상을 위하여 이루어지는 지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의 영역은 학생이 학업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교육비 등 교육복지 지원, 학생의 심리적·정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상담 지원,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 대한 교육과 연계된 지원, 다문화학생 등에 대한 교육지원과 연계된 지원, 특수교육대상자에 대한 교육지원과 연계된 지원, 학습지원교육과 연계된 지원, 「긴급복지지원법…
2025-08-05 10:00
“선생님, 저 다 했는데요?”고요하지는 않지만, 의미 있는 학습 대화가 오가던 수업시간, 이내 분위기를 흐트러뜨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저 다 했는데요? 그럼, 뭐 해요?” 과제를 먼저 끝낸 학생들은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고, 교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추가 활동을 안내하거나, 학생과 실랑이를 벌인다. 이런 상황을 반복하며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활동’이 아닌, 학생 스스로 배움을 이끌어가는 ‘학습자 주도성이 살아있는 수업’을 만들고 싶다는 고민이 깊어졌다. 학습자 주도성을 위한 두 가지 열쇠 고민 끝에, 진정한 학습자 주도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첫째는 학생 간의 소통능력이다. 학생들이 서로의 배움에 기여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질문을 주고받는 ‘소통능력’이다. 교사의 설명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지식을 재구성하고 확장해 나가는 힘이 필요했다. 둘째는 교사의 전체 개입을 최소화하는 명확한 ‘수업 루틴’이다. 학생 간의 소통이 혼란이 아니라 의미 있는 배움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개입 없이도 학생들이 스스로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2025-08-05 10:00
다사다난한 교직 첫해를 보낸 뒤, 지독한 진로 고민에 휩싸였다. 한 해가 겨우 저물어 갈 때쯤, 어디로든 떠나야겠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18L짜리 배낭에 한 달 치 짐을 욱여넣고 훌쩍 떠났다. 경유지 마카오, 다시 비행기를 타고 태국의 방콕, 3등석 기차를 타고 태국-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씨엠립으로, 12시간 야간 침대 버스를 타고 베트남 호치민으로, 다시 하노이로, 하노이에서 태국 치앙마이로, 태국의 예술가들이 모이는 도시 빠이로, 다시 방콕으로. 총 한 달간 홀로 떠나는 여행을 한 뒤, 나는 나 자신과 대화하는 법을 배웠다. 이번에는 지면 관계상 가장 기억에 남는 국가, 캄보디아의 에피소드를 써보려고 한다. 태국 방콕에서 캄보디아로, 육로로 국경을 넘는 새로운 경험 현지 유심조차 준비하지 않았던, 패기로 똘똘 뭉쳤던 내가 가진 것은 가이드북 하나였다. 가이드북에서 방콕에서 육로로 캄보디아 국경을 넘을 수 있다는 말에 매료된 나는 바로 다음 날,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이 소개해 준 네덜란드 출신 아주머니, 폴란드 출신 청년과 함께 방콕역에서 캄보디아행 3등석 기차에 올라탔다. 3등석 기차답게 열차 바닥과 창틀이 나무로 되어 있었고, 창문에는 유리가 없었…
2025-08-05 10:00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초저출생 시대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는 지원이 절실한 위기학생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기초학력 부진, 학교폭력, 아동학대, 심리·정서적 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소아청소년 수는 6~11세에서 92%, 12~17세에서 57% 증가했다. ADHD 진단을 받은 학생은 2019년 5만 4,347명에서 2023년 11만 1,587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최근 3년간(2022~2024년 8월 말 기준) 자해를 시도한 학생 수는 서울을 제외하고도 1만 1,890건에 달한다. 이러한 위기상황은 각종 교육통계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3년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6만 1,445건, 학업중단학생은 5만 4,615명, 교권침해는 5,050건에 달한다. 이는 학교가 다양한 복합적 문제를 지닌 위기학생들로 인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제때 제공되지 못한 지원은 해당 학생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학생과 교사에게도 심리적·정서적 부담과 교육적 어려움을 동시에 초래하고 있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의 등장…
2025-08-05 10:00
처음 ‘학생맞춤통합지원’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땐, 왠지 익숙한 듯 멀게만 느껴졌다. 나와 같은 저연차 교사라면 막막함이 먼저 들지도 모른다. 그런데 저연차 교사로서 복잡한 어려움을 지닌 학생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막막했던 순간, 가장 큰 도움이 되어준 것은 다름 아닌 ‘학생맞춤통합지원’이었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선생님들께, 같은 상황을 겪었던 동료 교사로서, 실제 겪은 사례와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그리고 성장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한 아이를 위해 온 마을이 돕는 학생맞춤통합지원 A를 처음 본 날은 1학년 입학식 날이었다. 분홍 머리띠를 하고 발랄하게 질문을 많이 하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러나 학기가 진행되면서 활발했던 처음의 모습과 달리 지각이 잦아졌고, 수업시간 대부분을 엎드려 있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 관찰되었고, 교복을 갖춰 입지 못하는 날들이 자주 이어졌으며, 복장 상태나 개인 위생 관리가 되지 않았다. 더욱 우려스러웠던 점은 인터넷으로 알게 된 성인과 깊은 유대감을 가진 점이었다. 의지할 곳이 마땅히 없던 A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성인과 실제 만남까지 이어지고…
2025-08-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