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혐(女嫌)’, ‘남혐(南嫌)’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언어의 문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이데거(Heidegger)의 말을 빌리자면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Die Sprache ist das Haus des Seins).’ 즉, 언어는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장소(Ort)이기 때문에 우리 인간 존재는 그 언어 안에서 거주(Wohnen)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언어 사용은 그 존재의 사유방식을 알 수 있는 척도가 된다. 한자 문화를 받아들인 우리의 여자에 대한 사유방식은 어떨까? 딸(女)과 아들(子), 여자(女)와 남자(男)의 의미를 살펴보자. 여자는 집에서 빨래나 하는 존재다? 한자에는 아들(子)을 의미하는 단어는 있지만 ‘딸’을 의미하는 단어는 없다. 계집 녀(女)를 ‘딸’이라는 뜻으로 혼용해서 쓰고 있을 뿐이다. 이는 ‘딸’의 위치가 ‘아들’보다 열등하기 때문에 아들(子), 남자(男)처럼 개념화되어 쓰이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한자 문화에서 여자(女)는 아들(子)이나 남자(男)보다 열등한 지위를 나타내는 글자이다. 오늘날 남녀평등사회에 맞지 않는 단어임이 분명하다. 여자(女)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모습보다는…
2016-11-01 00:0021세기가 막 문을 연 2001년, OECD 교육연구혁신센터(CERI, Center for Educational Research and Innovation)에서 미래학교 여섯 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하였다. 이 시나리오가 전 세계 학교사회에 던진 파문은 어느 때보다 크고 충격적이었다. 학교 붕괴론이나 소멸론을 학자들이 거론한 적은 있어도 OECD에서 공식적으로 학교해체(de-schooling) 가능성을 포함한 학교의 위기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15년이 지난 지금, 기계학습(deep learning)을 앞세운 알파고의 등장은 학교해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과연 인간만이 학습의 주체인가?’라는 교수·학습의 정체성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학교가 곧 교육은 아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학교(schooling)가 곧 교육(education)은 아니다’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학교활동은 교육적일 것이라는 ‘신화’로부터 교육수요자가 깨어나고 있다. 위기에 처한 현재의 학교 교육을 바람직한 미래학교로 이끌어야 하는 학교장의 리더십도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음은 물론이다. 학교장 리더십 위기의 징후는 인터넷
2016-11-01 00:0001 나로 하여금 ‘침묵’이란 말을 내 상상력 속에서 매우 장엄한 의미로 길어 올리게 한 독서가 있었다. 그것은 작가 이문열의 중편소설 들소를 읽으면서이었던 것 같다. 이 소설은 어느 페이지에도 주인공의 침묵을 직접 거론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독서를 하는 동안 내 상상 안에서 그 ‘침묵’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작품 들소의 주제가 드러나게 되는 소설의 뒷부분에서 주인공 ‘착한마루’의 깊고 길고 짙은 침묵을 나는 또렷한 상상으로 대면하였던 것이다. 먼저 소개 겸, 소설 들소의 이야기를 조금만 해 보기로 하자. 알타미라 동굴 벽에 새겨진 벽화 ‘들소’가 이 소설의 소재이다. 동굴 벽화 ‘들소’가 만들어진 사연을 작가가 추리하고 상상하여 한 편의 소설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그 사연에는 석기시대 부족사회에서 빚어지는 권력과 사회의 사연은 물론이려니와, 인물들의 심리적·정서적 아픔에 맞물려 있는 사연과 자기 존재에 대한 존재론적 고뇌들이 모두 녹아들어 있다. 놀라운 것은 작가의 상상력만으로, 그 까마득한 석기시대에 새겨졌을 동굴 벽화 ‘들소’의 내력을 비상한 상상의 리얼리즘으로 재현해 놓은 점이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이 소설은 ‘위대한 예술(또는 예술가)은 어떻
2016-11-01 00:00올해로 24번째를 맞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모태는 1969학년도부터 1981학년도까지 실시해 왔던 대학입학예비고사이다. 예비고사제도는 5공화국 정권 초기인 1982학년도부터 대학입학학력고사로 명칭이 바뀌어 1993학년도까지 시행되다가 1994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전환되어 지금까지 대학입학전형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땜질 처방’으로 끝난 2016학년도 수능 개선안 대학수학능력시험(College Scholastic Ability Test : 이하 수능)은 말 그대로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수능은 출제 오류가 사회적 문제가 되거나 각종 논란에 종종 휩싸였다. 소위 ‘불수능(어려운 수능)’, ‘물수능(쉬운 수능)’ 등 난이도가 등락을 거듭하고, 출제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이 몰리면서 수능의 위상이 많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능에 대한 갖가지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민의 불신이 커지자 지난 2014년 교육부가 수능 개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상 초유의 2년 연속 출제 오류와 한꺼번에 두 개의 문항에서 출제를 잘못하는 사태까지 겹치자 수능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는 데 무게감이 실렸다. 그해 12
2016-11-01 00:00‘6.25 전쟁’은 내전과 국제전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온갖 명분과 가치가 대립하였던 잔인한 전쟁이었으며, 엄청난 희생과 함께 분단이라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안타까운 전쟁이기도 하다. 60여 년이 흘렀지만 6.25 전쟁의 생채기는 아직도 우리에게 남아있다. 고향과 가족을 잃은 채 살아가는 실향민들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고향과 가족을 가슴에 묻고 세상을 떠나고 있으며, 우리는 끊임없는 북한의 도발에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적에 가까운 작전 6.25 전쟁은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순국선열들의 피와 땀으로 처절히 저항했지만 북한의 압도적인 기세를 이길 수는 없었다. 이러한 상황을 급반전시킨 작전이 바로 ‘인천상륙작전’이다. 성공 확률이 극히 낮았음에도 맥아더 사령관의 결단력 있는 판단과 이름 없는 용사들의 희생으로 극적인 성공을 하였고, 이후 전쟁의 양상은 크게 바뀌었다. 영화 같은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가져왔다. 할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Liam Neeson)이 출연했다는 점도 화제였지만, ‘이념’과 관련하여 의견이 분분했다. ‘때 아닌 반공주의 영화’,…
2016-11-01 00:00“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회색빛 거리를 휘돌아 교문에 들어서자 안도현 시인의 ‘가을엽서’ 한 구절이 교사동 벽면에 크게 걸려있다. 집으로 돌아가던 아이들이 힐끗 보더니 알 듯 모를 듯한 얼굴로 따라 읽는다. 산뜻한 파스텔톤 벽면에 고운 단풍처럼 매달린 한 편의 시. 서민들이 모여 사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신화중학교의 교정엔 수수한 가을의 정취가 흐른다. “짤막한 시 한 구절이지만 학생들에겐 먼 훗날, 중학교 다닐 때의 가슴 따뜻했던 추억으로 남아있겠지요. 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 존중받는 사람으로 대우받았던 그 시절의 자긍심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시를 통한 인성교육으로 침체됐던 학교에 새바람을 일으킨 이영숙 교장은 “학생들이 글로벌 시대를 리드하는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큰 꿈과 자아존중감을 길러주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신화중 학생들의 등굣길은 조금 색다르다. 학생들 가슴에 이름표와 함께 손바닥만 한 크기의 또 다른 명찰이 달려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환자를 가족처럼 여기는 의사
2016-11-01 00:00미술은 ‘자기표현에서 출발하여 세상을 미적으로 바라보는’ 자유로운 방식의 경험이다. 즉, ‘느끼고, 관찰하고, 탐색하고, 감응하고’와 같이 ‘받아들이는 것’에 기반을 둔다. 따라서 미술 교과는 명제적이고 추론적 앎의 방식 이외에 몸의 경험과 마음·직관이 결합한 고유의 방식으로 앎을 일깨우며, 이성의 중요성 못지않게 비이성과 무의식적 접근을 통한 새로운 앎의 창출을 시도하는 교과이다. 흔히 미술 교과의 목표는 ‘시각 이미지를 매개로 한 의사소통’으로 설정된다. 하지만 ‘자기중심적 사고’를 넘어선 ‘세계와 소통하는 힘’은 이러한 협소한 교과 목표가 아닌 자신의 감각을 토대로 풍부하게 느끼고, 상상하고, 다르게 바라보며, 자유롭게 표현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러한 살아있는 미술수업은 ‘체험’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수업을 디자인해 보았다. 체험은 언어적 인식 이전의 감각적이며 수용적인 특성을 살려야 한다. 때문에 ‘이해하기, 설명하기’와 같은 술어보다는 ‘감각하기, 탐색하기, 반응하기, 공감하기’와 같은 수용적 활동으로 학습 목표를 삼았다. 이러한 수업은 언어적 앎이 아니라 체험적 앎을 지향한다. ‘탐색에서 앎’으로 나아가는 것이지, ‘앎에서 탐색’
2016-11-01 00:00집단면접(토의) 도입 배경 대다수 시·도교육청이 집단면접(토의)를 교육전문직 전형과정에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필요한 미래핵심역량은 창의와 인성이다. 창의적 지성은 논술·기획 등으로 측정하고, 인성의 정의적 영역은 심층면접으로 측정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집단면접(토의)’은 의사소통능력 및 동료와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능력 즉, 협력적 인성을 평가하기 위해 도입됐다. 다음은 ‘집단면접(토의)’을 도입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 놓은 글이다.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획일화된 질문으로는 교직에 적격한 소양과 교직관을 알기 힘들다. 따라서 실제 학교 현장에서 겪는 문제상황을 수험생들이 서로 토의하고 고민함으로써 암기식 형태의 답변을 피할 수 있고, 수험생의 실제적인 생각과 사고형태, 의사소통능력 및 동료와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능력 등을 알기 위해 집단면접(토의)을 도입하게 되었다. 집단면접(토의)의 주안점은 누가 더 말을 잘하느냐가 아니라,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효율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동체적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수험생의 공감적 경청이나 협업 능력, 타인과 의사소통능력을 보기 위함이다. 즉, 집단면접(토의)의 가장 중요한
2016-11-01 00:00왜 교육연극을 수업에 활용하나? 교육연극(Drama in Education)은 교육 활동에 활용되는 연극이다. 즉, 교육을 위한 도구로서 연극의 장치와 기법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연극을 수업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교육현장에서 꾸준히 있었고, 많은 교사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지적 영역을 넓히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성과만큼 가시적인 삶의 수준은 높아졌지만, 삶을 깊이 느끼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경험은 덜 중요한 것으로 여겨졌다. 마음으로 이해하고 뜨겁게 살아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공부, 타인의 삶을 살아봄으로써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관객의 입장에서 바라봄으로써 자신을 이해하는 공부가 필요하다. 연극은 그것이 아무리 짧은 것일지라도 많은 협의와 약속과 기다림으로 이루어진다. 극이 이루어지는 동안 배우들은 각자 하기로 한 역할에 충실해야 하고,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맞추어 자신의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 동료성을 교육연극만큼 필요하는 수업이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이 경험한 맨 처음의 연극이 소꿉놀이일 텐데 이 소꿉놀이도 협의와 약속과 기다림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그
2016-11-01 00:0020세기 최고 문호의 한사람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상대성원리로 과학의 새 지평을 연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알버트 아인슈타인, 그리고 21세기의 정보화 사회를 주도한 빌 게이츠 등은 어떤 교육을 어떻게 받았기에 이런 업적을 이룰 수 있었을까? 보이지 않는 교육의 힘 분명한 것은 어떤 형태로든 교육의 도움 없이는 이러한 업적을 남길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정규 학교 교육 때문인지, 아니면 개인의 잠재력과 비정규적 학습 결과인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게이츠는 스스로 대학을 중퇴하였고, 도스토옙스키는 튼튼한 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아인슈타인 역시 스위스에서 대학을 졸업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이성적 사고를 통해 과학적 발견을 한 적이 없다’고 고백했듯이 정규 학교 교육 때문만은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학교 교육을 ‘보이는 교육(visible education)’라고 한다면 ‘보이지 않는 교육(invisible education)’은 학교 교육이 아닌 개인의 성장 과정이나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이루어진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족적을 남긴 사람들은 ‘보이는 교육’과 ‘보이지 않는 교육’이 잘 조화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학교에서 간과하기…
2016-10-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