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아시아유럽재단의 주최로 열린 아시아·유럽 교육전문가 회의에 다녀왔다. 18개국에서 23명의 교육전문가가 참여한 이번 회의는 초·중등학교 교환 프로그램, 가상 학급, 다문화와 지역 특성, 아시아와 유럽의 교육 조화 등 네 가지 하위 주제로 열렸다. 나는 그 중 '아시아와 유럽의 교육 조화' 모색을 위한 브레인 스토밍 집단에 참여했다. 회의 결과 아시아와 유럽의 상호 이해 및 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2003년에 아시아 유럽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름 캠프를 스페인의 마졸카 섬에서 한 달간 개최키로 했다. 또 아시아 유럽 교사 및 그 가족 교환 프로그램, 세계시민 의식 고양을 위한 교사 교육 프로그램, 아시아 유럽 초중등 교육과정 담당자 회의, 초중등학생이 직접 자기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을 여러 언어로 제작한 후, 이를 인터넷에 탑재해 수업 중에 활용하도록 하는 프로그램 등 총 15가지 안이 채택돼는 성과가 있었다. 한편 이번 회의를 주최한 아시아유럽재단(www.asef.org)이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에는 초·중등학생과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많다. 25개 회원국을 주축으로 1997년에 발족한 재단은 갈수
2002-11-21 10:42반 아이 중에 매일 지각하는 학생이 있다. 여러 번 주의를 주었지만 소용이 없다. 참다못해 하루는 조용히 불러 타일렀다. "네가 늦게 오면 다른 학생들이 피해를 본단다. 네가 할 일을 누군가가 대신해야 되기 때문이야." 그러나 타이를 때 뿐, 지각하는 버릇은 여전했다. 다른 아이들 보기에도 미안하고 참으로 난감했다. 하는 수 없이 상담실로 불러 따끔한 꾸중과 함께 종아리를 때렸다. 녀석은 맞으면서도 반성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우울하고 언짢았다. 다음 날부터 녀석과 눈 마주치는 것이 거북스러웠다. 평소 화를 내지 않고 잘 대해주던 선생님이 종아리를 쳤으니, 제 딴에는 꽤나 서운했던 모양이다. 좀더 설득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체벌부터 한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나도 그 녀석을 피하게 됐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그러던 중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난 그만 감기에 걸리게 됐다. 편도선이 부어 목이 몹시 아파 수업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아파도 진도는 나가야 되기 때문에 힘들게 수업을 하며 그렇게 며칠째 고생을 하고 있었다. 그 날도 여느 날처럼 지친 몸으로 늦게까지 남아 잡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녀석이 불쑥 교무실로 들어왔다. 손에
2002-11-21 10:42금년 교총과 교육부간의 첫 교섭이 11월 12일 교육부에서 열렸다. 작년도 교섭이 난항 끝에 올 7월에서야 타결됨에 따라, 금년도 교섭이 늦게 시작되었지만 본격적으로 교총과 교육부간의 교섭이 개시된 이후, 교원들은 금번 교섭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12월은 대통령선거가 있어 아무래도 정치권뿐만 아니라 우리 교육계도 어수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차분히 교육문제를 걱정하고 고민하며, 해결방안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교육발전을 위해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한다. 이런 시점일수록 교총이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과 전문성 신장을 위해 정부를 대상으로 교섭을 하는 것은 교직안정과 교육발전에 기여하는 지름길로서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교총은 그 어느 때 보다도 교육부와의 교섭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원들의 여론을 집약하여 교육부에 요구한 교섭과제가 최대한 합의되어 실천되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 교총이 교육부에 요구한 교섭사항들은 교원 봉급체계 및 인사제도의 개선, 교육 및 교원의 근무여건 개선, 교권 및 학생의 학습권 신장, 교원의 전문성 함양, 여교원의…
2002-11-18 10:23전국 1만 2천여명의 교육자들의 함성이 잠실벌을 흔들었다. 이번 교육자 대회는 제31대 한국교총 회장 선출과 병행되었지만, 이군현 현 회장이 단독입후보 한 터라 유력한 대선후보자의 발언과 행동 하나 하나에 온통 관심이 쏠렸다. 이번 대회는 무엇보다 차기 대통령이 진정으로 교육을 살리는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40만 교육자의 염원이 담겨있었다. 5년 전 이맘때 현 대통령이 당시 야당 후보자격으로 참석해 장미빛 공약을 천명했지만, 돌아온 것은 정년단축 등으로 교원이 개혁의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었다. 최근의 교실붕괴와 교원사기 저하가 결국 대통령의 통치철학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결코 두 번은 속지 않겠다는 것이 교육자의 속마음이었다. 따라서 학교교육 살리기를 염원하는 이번 교육자 대회가 또 한번 헛된 구호로 끝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40만 교육자들은 결코 지연, 학연에 얽매이지 말고 교육을 살릴 수 있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행적을 면밀히 살펴보면 과연 누가 교육대통령이 될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교육자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어 정치권에 경종을 울려주어야 한다. 다음은
2002-11-18 10:22몇 년전 3학년 담임일 때 일이다. 봄기운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어느 날, 난 새까만 돼지 한 마리가 가슴에 안기는 꿈을 꾸었다. 남들이 좋다는 꿈을 꾸면 반드시 기쁜 일이 생겨서 평소 꿈의 효력을 잘 믿던 나였다. 순간 징그럽기도 했지만 '야, 돼지꿈은 굉장히 좋은 꿈이라던데…오늘 퇴근길에 복권이나 사 봐야지' 생각하며 다시 맛있게 잠을 잤다. 그날 꿈의 효력이 사라질까봐 가족에게도, 옆 반 선생님께도 난 꿈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퇴근 시간만 기다렸다. 그런데 체육시간이었다. 오늘 단원은 '구르기'. 실내 체육실에 매트를 깔고 한창 구르기를 지도할 때였다. 친구들보다 한 살 어린 지현이가 훌쩍훌쩍 울고 있었다. "엄마가 사준 거북이 목걸이가 없어졌어요.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했는데…잉잉∼" 그랬다. 건강하게 살라는 뜻으로 목에 걸어준 금거북이 매트 위에서 이리저리 구르다 없어진 것이다. 수업을 10분쯤 당기고 모두 주위를 둘러보며 금거북 사냥에 나섰다. 한참을 찾아도 나오지 않자 지현이는 더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복도에는 벌써 다음 체육수업을 기다리는 옆반 아이들이 서성대고 있었다. 몇 번을 더 찾아보았다. 역시 발견하지 못했다.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번
2002-11-14 11:16대구 인지초등교 교사다. 학교 생활 중 특성상 교실에서는 실내화를 신게 되어 있고 실내화는 밑바닥이 평평한 하얀 실내화를 신게 되는데 이 실내화 중 비닐로 된 제품은 뒤틀림이 없으나 천으로 된 수입품은 뒤틀려서 말썽이다. 새 신발을 신을 때는 모르겠으나 한번 세탁을 하고 나면 형질이 뒤틀려서 신발장에 벗어두면 뒤틀리고 찌그러진 모양새가 마치 더운물에 삶아 오그라든 모양으로 변한다. 왜 이런 신발을 수입하여 파는지 특히 어린이들이 신는 신발이라고 함부로 취급해도 되는지? 한 반에 40여명이 넘는 어린이들의 신발 가운데 대부분의 신발이 뒤틀려 있으니 화가 나고 짜증스럽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 근처 가계에서 취급하는 신발 대부분이 이런 불량 수입품이라 분노를 더한다. 눈앞에 보이는 영리만을 추구할게 아니라 이 나라 장래의 주인공들이 구김살 없이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앞으로는 정상적인 규격의 신발을 팔고 소비자 또한 현명한 눈으로 신발을 구매 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2002-11-14 11:15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공교육의 실패와 그에 따른 사교육비 과중 및 조기유학 붐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으나, 이는 기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지구촌의 모든 국가들이 함께 겪고 있는 위기다. 더구나 이런 교육의 위기는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고 정치·경제·사회문제와 뒤얽힌 자본주의 사회의 총체적 위기라는 점에서 교육개혁에 어려움을 더해 주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는 교육의 고유한 역할과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모든 국민이 국가와 사회의 역사적 주체로 등장한 오늘의 민주주의사회에서는 민주정치와 시장경제의 성패는 유권자와 시장참가자들의 손에 달려있고, 이는 다시 국민에 대한 국가의 교육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인간형으로 기르느냐 하는 교육이념과 무엇을 가르치느냐 하는 교육내용은 그 시대와 사회의 공동문화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에서, 오늘의 교육위기의 진원지는 민주주의 문화의 미성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 국가경영의 근본법인 헌법의 전문에서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라고 국가기본원리를 선언하고 있으나, 이를 실현할 교육이념 등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다. 우리의 민주주의 교육이념은 1997년의 교육기본법에서 비
2002-11-14 11:13수능이 끝난 지금부터 수험생들은 본격적인 '입시 첩보전'을 치러야 한다. 대학별로 수능의 일부 영역 반영 또는 가중치 부여, 논술과 심층면접 등 전형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전형방법 다양화와 맞물려 수능의 총점기준 성적누가분포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일목요연한 배치기준표를 참고하기도 쉽지않다. 그러나 대학 서열화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당사자인 수험생이 시험 결과를 잘 알지 못하는 것은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답답한 일이며 정부의 행정편의적 발상이며 정보 독점에 다름아니다. 현실적으로 수험생들은 총점 석차기준으로 합격 가능성을 예측할 수 밖에 없으며, 수능 난이도도 해마다 달라져서 축적된 정보를 갖기도 어렵다. 내 점수로 어느 대학에 갈 수 있을지 예측불가능한 시험제도에서는 대학교육 수요자의 학교 선택권이 보장될 수 없다. 실제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합격여부 판정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으며, 합격 기준의 결정적 요소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학 합격은 실력이 아니라 '운'이라는 인식까지 팽배해 있다. 한국교총이 전국의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 4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수능 총점과 등급별 점수분포 공개와 관련해 응
2002-11-08 09:59최근 새롭게 출범한 시·도 교육위원회 활동이 법절차를 무시하고 특정사안에 대한 편중 감사를 실시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교원단체총연합회, 초·중등교장협의회 등 교원단체는 서울시 교육위원회의 일부 교육위원들이 행정사무 감사과정에서 지나치게 방대한 자료 요청을 하고 탈법적이고 고압적인 감사자세와 특정분야에 편향된 감사를 한다며 이를 시정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러한 문제는 서울시의 경우뿐만 아니라 다른 시·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위원회와 교육위원은 교육의 본질과 특성, 그리고 헌법의 교육정신을 누구보다 바로 이해하고 이를 지켜나가는데 모범이 되어야 할 기관이고 위원이어야 한다. 국민전체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교육, 능력에 따라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교육,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과 중립성을 보장하는 교육정책과 행정, 그리고 교육제도의 법정주의 원칙 등은 우리 교육계가 지켜나가야 할 헌법정신이다. 교육위원회의 운영과 교육위원의 활동은 이러한 윈칙을 존중하여 그 본질과 특성을 제대로 구현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교육위원들은 일선학교 현장을 도와줘야지 피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행정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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