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연계된 진로 체험 온 벽면 가득 개성 넘치는 그림이 그려진 복도를 지나, 가요가 흘러나오는 교실로 들어가 보니 학생들은 한참 자기 작품 활동에 빠져있었다. 정렬되어 있지 않은 책·걸상에 자유롭게 앉아있는 학생들의 작품도 제각각, ‘미술실’ 간판이 붙어 있는 이 교실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에서는 수채화나 정물화는 오히려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온라인 게임, 만화책에나 등장할 법한 개성 있는 캐릭터, 세련된 의상을 걸치고 있는 모델 그림, 재활용품으로 만들어진 듯한 커다란 조형물 모두 미술 동아리 학생들의 작품이라고 한다. 옆 교실에선 드럼에 기타, 키보드까지 완벽한 밴드의 연주가 한창이었고, 또 다른 교실에선 전자음악에 맞춰 비트박스와 랩을 하는 학생, 삼삼오오 모여 댄스 동작을 맞춰보는 학생들이 보였다. 혹시, 여기는 예술학교? “대학교 공모전에 참가하려고 만든 저희 학교 조감도에요. 건축이나 산업디자인 관련 학과를 지망하고 있는데, 미술 동아리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2학년 박준수 학생은 앞서 만들었다는 경복궁 조감도도 보여주었다. 다른 책상에서는 제품 디자이너가 되어 세계적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에 입사
2012-10-01 09:00김영목 교장은 교사 시절에 아침 자습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서예를 가르쳤다. 서예의 기본자세, 붓 잡는 방법, 획을 긋는 방법 등을 하나씩 가르쳐 줬다. 주로는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2~3번 정도 수업을 진행했는데, 이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서예는 물론 집중력, 참을성, 그리고 도구를 사용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배우게 됐다. 김옥연 교사는 공개수업 때 블라인드 컨투어 드로잉(Blind Contour Drawing)을 선보였다. 블라인드 컨투어 드로잉은 사물의 윤곽만을 따서 그리는 표현 기법으로 종이를 보지 않고 대상만을 보고 그림을 완성한다. 학생들은 새로운 표현 기법을 배우는 즐거움과 복잡한 도구 없이 대상을 그려내는 컨투어 드로잉 수업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박귀옥 교사는 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니 서양화 외에도 다양한 미술 장르를 포용해야 했다.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깨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료 교사에게 수업에 활용할 조각을 배워 수업의 전문성을 높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교수법이 풍성해지면서 수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키친타올을 수업시간에 활용한 교사도…
2012-10-01 09:00심각한 학교폭력과 효과적이지 않은 대책 이제 우리 사회에서 학교폭력이 도를 지나쳤다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전부터 학교폭력은 존재해왔지만 그동안 학교폭력은 성장기에 있을 수 있는 통과의례 정도로 여겨온 것이 사실이고, 한편으로는 알고 싶지 않은 것 혹은 귀찮은(?) 것이었다. 작년 말 학교폭력 피해자가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난 후 일련의 학교폭력관련 사건이 우리 사회를 들끓게 했다. 사람들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정부에서는 2012년 2월 관계부처합동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내놓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 학교폭력은 사라지지 않고 있고, 오히려 다양하고 은밀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이버 상에서 피해자에게 폭력을 가한다거나 노예증서를 쓰도록 하고 피해자를 노예처럼 부리는 형태의 학교폭력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새롭게 등장한 것이 학교폭력관련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기재토록 하는 방안이다. 우리나라처럼 교육열이 높고 학력이 높은 사회에서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학생부에 기재되면 대학진학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은 명약관화한
2012-10-01 09:00교권보호 종합대책 내용 및 의의 지난 5월 2일 서울시의회에서 ‘교권보호 조례안’이 통과되었다. 이에 대해 교과부가 서울시교육청에 재의를 요구하였으나 서울시의회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대로 공표하였다. 한국교총에서는 동 조례안이 학교관리자나 교육행정기관을 교권침해의 주요 원인으로 규정하는 등 잘못된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학교 현장의 혼란과 교육 구성원 간의 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폐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일부 학교장과 학부모 등 관련 단체에서도 학교의 갈등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하였다. 교과부에서는 동 조례안이 국가공무원법과 초·중등 교육법 등 상위법과 충돌하고 있다고 보고 지난 7월 27일 대법원에 무효 확인 소송을 낸 상태다. 교원의 지위와 학교장의 권한과 의무는 법률로 정하는 것이 원칙인데, 해당 조례를 만든 것은 법리적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소송 제기와 함께 본안,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조례의 효력 발생을 막는 조례 집행 정지 결정 신청도 지난 8월 2일 법원에 낸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과부에서는 지난 8월 28일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교권보호 종합대책은 교사의…
2012-10-01 09:00담임교사의 상담 역할이 보다 강화되고, 복수담임제 등 담임운영에 대한 학교장의 자율성이 확대된다. 교과부는 지난 8월 22일 ‘담임교사 운영제도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같은 달 27일 이의 추진을 위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담임교사 운영제도 선진화 방안’에는 크게 △담임교사 역할 및 운영 명확화 △학교장 담임운영 자율성 확대 △담임교사 사기진작의 내용이 담겨 있다. ●● ‘학생 상담 의무’ 등 담임교사 역할 법제화 먼저 기존 「초·중등교육법」 등 관련 법령이 담임교사의 역할에 대한 법적 규정을 포함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 그 권한과 책임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6조 5에 담았다. ‘학급담당교원은 학급을 운영하고 학급에 속한 학생의 교과외 활동과 상담·생활지도 전반을 담당한다’, ‘학교의 장은 원활한 학급관리를 위해 학급담당교원의 담당기간, 세부 역할, 배정 기준 등을 정해 임명해야 한다’가 그것이다. 따라서 향후 담임교사 역할은 학교 실정에 따라 학교장이 자체 기준을 마련해 운영할 수 있다. 다만 학생 상담 업무는 담임교사 의무사항으로 정해 필수적으로 운영토록 했다. 복수담임의 경우엔 역할 구분을 좀 더 명확히 해
2012-10-01 09:00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이후의 변화 교육공동체 인식변화, 학폭 예방 기대 안양옥 °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이하 학폭대책)은 학교폭력에 대해 학교의 책임과 권한을 대폭 확대한 것이었습니다. 학교장이 가해학생에게 내릴 수 있는 조치가 강화됐고 담임교사의 역할 또한 확대됐습니다. 전반적으로 학폭대책 이후 어떤 변화가 있는지 개략적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정희 ° 학폭대책 이후 긍정적 변화는 어떠한 종류의 폭력이라도 용납될 수 없고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에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학폭대책 이전에는 피해학생 보호는 물론 가해학생 선도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학교 책임과 권한이 극히 한정적이었습니다. 또 가해학생 처벌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여 사안을 덮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폭력에 대한 적극적 대처가 가능하여 폭력 예방과 감소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교육공동체의 인식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김혜리 ° 네, 학폭대책 초기에는 학교현장도 여러 면에서 혼란했던 것이 사실이나 8월 현재 다각도의 변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겉으로 노출되지 않았던 따돌림·언어폭력·괴롭힘·사이버 폭력 등에 대해 교육공동체가 학교폭력으로
2012-10-01 09:00대학가면 경제적으로는 오히려 손해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고교 졸업생 10명 중 8명이 대학에 진학한다. 그런데 문제는 대학 졸업자가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이들이 갈 수 있는 일자리는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대학진학률이 낮은 선진국의 경우(OECD 56%, 2007년) 전체 일자리 중 대졸자가 갈 수 있는 일자리가 40%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20%대에 불과하다. 대학진학률은 선진국보다 높지만 이들에게 걸맞은 일자리가 많지 않다보니 당연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대학을 나와도 고졸자의 일자리에 취업한 사람의 비중, 즉 하향취업률이 무려 24%에 달한다.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같은 나라는 그 비율이 놀랍게도 0%이고, EU 11개국 평균은 7%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하향취업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제 대학을 나와도 경제적으로는 별 득이 없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추정에 따르면, 소위 명문대학(상위 10개 대학)이 아닌, 일반 4년제 대학을 나올 경우 평생소득에서 대학교육의 기회비용(등록금, 대학 다니느라 일을 하지 못해서 상실된 소득, 즉 대학 재학기
2012-09-01 09:00초·중·고 교육과정이 인성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으로 개정됐다. 교과부는 지난 7월, 학생들의 바른 인성 함양을 통해 학교폭력을 방지·대응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을 일부 개정하고 빠르면 이번 2학기부터 여건이 허용되는 학교에서 먼저 운영하도록 했다. 주요 개정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 학교급별 교육 목표에 ‘인성 요소’ 체계적 반영 우선 교육과정 구성 방침에 ‘모든 교육활동을 통해 인성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한다’는 내용과 학교급별 교육목표에 ‘인성 요소’ 강화 내용을 추가했다. 공통사항에는 인성교육을 위한 학교의 책무성과 가정, 지역사회 연계를 강조해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인성교육’을 교육과정의 기본방향으로 삼았다. ●● 체육·예술 교육 활성화 위한 집중이수제 보완 중·고등학교의 체육과 예술(음악/미술) 교과를 ‘학기당 8과목 이내 편성’에서 제외하도록 허용했다. 또 중학교에서는 체육·예술 교과목의 경우 기준 수업시수를 감축해 편성할 수 없도록 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집중이수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체육·예술 교육의 지속성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창의적 체험활동을 활용
2012-09-01 09:00■진행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참석 김건수 인천사립중고교장회 회장(인천 동산고) 박찬수 대구사립중고교장회 회장(대구 오성중) 배용숙 대한사립중고교장회 회장(서울 상명고) 신정철 부산사립중고교장회 회장(부산 해운대고) 최수혁 서울사립중고교장회 회장(서울 영도중) ■정리 이동렬 기자 ■사진 서지영 기자 사학진흥법 제정의 방향 공공성 강조하며 차별… 사학 불이익 해소해야 안양옥 ㅣ 사학 특성을 고려한 자율성과 독자성 보장을 위해 ‘사학진흥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습니다. 사학 발전을 위해 사학진흥법에 반드시 담아야 할 내용과 기본 방향에 대해 의견 주십시오. 배용숙 ㅣ 현행 사립학교법은 오직 공공성 확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오랜 개정 과정을 거치면서 공공성에 편향된 정도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운영에서는 국·공립 수준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도 재정 지원에 있어서는 국·공립과 차별을 두어 학교법인 스스로 해결할 것을 강조하는 매우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사립학교법의 태도가 사립학교의 자율적 운영을 통한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활동을 불가능하게 하는 원인이 되어 왔던 것입니다. 따라서 사립학교를 규제 대상으로만 간주하는
2012-09-01 09:00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자발적 학습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2학년도 수능 결과를 토대로 각 고교 재학생의 언어·수리·외국어 평균 1·2등급 비율을 분석한 결과 인천국제고는 79.3%로 전국 6위, 국제고와 공립고 중에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인천시교육청이 글로벌 시대에 국제화된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성공적인 학교 모델을 만들기 위해 이 학교를 설립한 지 5년만이다. 인천국제고는 입시 명문하면 흔하게 따라오는 유명 사설 학원은 물론 편의점이나 문구점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백운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학교에 있는 동안에는 핸드폰 사용도 금지다. 학생들이 답답함을 느끼거나 공부에 지쳐있지는 않을까 생각하는 찰나 수업 중인 교실에서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자세히 보니 온통 환한 표정의 학생들이 교사와 활발히 상호작용하는 활기찬 수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정규 수업 시간 이후엔 방과 후 활동이 이어지는데, 학생들은 스스로 보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찾아 수업을 듣거나 자기만의 방법으로 공부를 한다. 교사 한 명이 단 네 명의 학생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수업을 하는가 하면 같은 시간 도서관에는 혼자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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