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통령 자문기구인 새교육공동체위원회가 자립형사립고의 설립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전인적인 교육으로 다양한 인재를 길러낸다는 것이다. 이것은 명문과 학벌주의로 점철된 우리 사회를 인성과 능력이 인정받는 사회로 바꾸겠다는 의지의 일종이다. 그러나 취지는 좋지만 두 가지 이유에서 시기상조라고 본다. 우선 대학의 선발자율권이 보장돼 있지 않다. 그리고 명문학교 지상주의가 아직도 팽배해 있다. 이런 상태에서 자립형사립고는 엘리트 교육과 명문입학생 배출소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교육부도 2003년까지 연기한다고 밝힌바 있다. 자립형사립고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립형사립고가 명문대학을 가기 위한 통로로 이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무시험전형과 함께 대학의 선발자율권이 동시에 보장돼야 한다. 각 대학이 다양한 전형방법으로 신입생을 뽑을 수 있을 때 자립형사립고의 올바른 운영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명문지상주의와 학벌위주의 사회풍토 전환이 전제돼야 한다.
2000-07-24 00:00남북 정상회담 이후 일선 교육현장은 혼란을 겪고 있다. 남북간의 정치적 상황과 학교에서의 지도내용 간에 괴리가 온 까닭이다. 지금까지 학교의 통일교육은 어른들이 갖고 있는 반목과, 분노심, 적개심만 강요하여 북한을 괴뢰나 원수로 각인시키고 북한의 이미지를 뿔 달린 괴물, 거지왕국, 옥수수 죽, 누더기 옷으로 정형화하는 흠집내기식 교육이었을 뿐 북한의 실상을 바로 볼 기회를 주지 못했다. 남북 정상이 포옹하던 시간 우리의 교실에선 반공 웅변대회가 열려 북괴 김정일 타도가 메아리 쳤으며 합의사항이 발표될 때 학교에선 저마다 호국보훈의 달 행사로 반공 글짓기, 그림 그리기, 표어 포스터 만들기와 6.25 격전지 답사활동 등이 이루어졌다. 그 와중에 어떤 교사들은 급진전하는 남북의 상황과 학습 지도안의 지도목표 사이에서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그 상황은 아직도 해제되지 않았다. 학생들도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바로 이점에서 교사들의 적극적인 상황대처가 필요하다. 학교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융통성과 재량권을 가지고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해야 할 것이다. 교과서에 의존하지 않고 지도 내용을 조정, 대치, 보완, 추가 배열하
2000-07-24 00:00최근에도 학부모가 학생의 잘못을 지적한 여교사를 폭행하고 수업을 방해한 사건이 있었다. 어떻게 임신한 여교사를 아이들 앞에서 때린 수 있는가. 이렇듯 교권이 무너져버린 상황에서 교육개혁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까. 학생을 꾸짖는 교사들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육체적, 정신적 위협을 받고 있다. 인터넷상에 교사와 학교를 비방하는 사이트가 생겨나고 학부모들의 고발과 폭행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상급기관이나 기관장은 교사들의 고충을 이해하기보다 사건을 무마하는데 신경을 쓰며 교사에게 인간적인 교육을 하라고 명령만 내릴 뿐이다. 그래서 교사들은 타의의 무사안일에 빠져 있다. 소신껏 지도하기보다는 학생, 학부모와 말썽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을 쓰게 된 것이다. 정말 심각한 문제다. 교사가 움직이지 않는 학교는 죽은 학교일 뿐이다. 겉으로는 잘 돌아가는 것 같지만 고름이 터지듯 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 사회에 곧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교권을 강화해야 한다. 교칙을 어기고 교사를 비방하거나 폭행을 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평생 불이익을 주는 법을 제정하고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학교를 고발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엄중한 제재가 필요하다. 어릴 때부터 교칙과 질서를 어기도
2000-07-24 00:00졸지에 자식을 잃고 울부짖는 부모들과 친구의 영정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연일 TV에서 보면서 나도 울음을 찾을 수 없었다. 몇몇 어른들의 작은 부주의로 인해 백에 가까운 고귀한 생명들이 당한 희생이 원통하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적당히 눈가림 식의 생활방식을 조금만 고쳤더라면 그런 끔찍하고 처절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니 너무 안타깝다.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살아 남은 아이들은 죽어 간 친구들의 모습을 어떻게 지워버릴 것이며 사랑하는 제자를 죽음에서 구해 줄 수 없었던 교사들은 그 아픔을 딛고 언제쯤 다시 교단에 설 수 있을 지…. 우리 어른들은 참으로 염려하지 않아도 될 일에는 많은 신경을 쓰면서도 진작 걱정해야 할 일들에 너무나 무신경해지곤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의 작은 잘못, 하찮은 실수가 다른 사람들을 커다란 어려움에 몰아넣을 수 있음을 염려하고 또 염려하자. 이 세상 가장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주변을 한 번 더 둘러볼 때다.
2000-07-24 00:00교육부는 내년도에 유치원 및 초·중등학교 교원 5500명의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같은 증원규모는 교원 수요를 종합적으로 산출한 결과 이 보다 훨씬 많았으나, 인력의 적정운영이라는 정부시책에 부응하기 위하여 대폭 축소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미 행정자치부와 기획예산처에 이를 통보했으며 현재 협의 조정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매년 되풀이되어 왔던 관행이기도 하지만, 증원 요청된 교원수가 대폭 축소 조정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상황이 다르다. 절대 교원이 확보되지 않으면 교육의 질은 고사하고 현장에 있는 교원의 업무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원 증원이 불가피한 몇가지 사유를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나라의 교원당 학생수는 한 마디로 열악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 28, 중학교 20, 고등학교 21명 수준이나 OECD 평균인 초등학교 17, 중학교·고등학교 15명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격차를 빨리 축소시키려는 노력이 시급하다. 둘째,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대명사격인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고 경기도와 같이 학생수가 급증하는 지역의 교원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도…
2000-07-24 00:00지난 7월 11일 새교육공동체위원회에서는 2002년부터 학교 자체적으로 학생과 교사를 선발하고 수업료를 책정하며 교과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자립형 자립 고교를 시·도별로 운영하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하였다. 자립형 사립고교는 지난 95년 5·31 교육개혁안으로 발표되었지만 그 동안 시행이 미루어져왔다. 주지하듯이 지난 74년 평준화시책 추진으로 인해 사학은 위축되고 그 존립 이유를 박탈당한 채 4반세기를 지내온 것이다. 이제 지식기반사회, 국제화 시대, 무한 경쟁 시대를 맞아 사학의 특수성과 건학이념에 걸 맞는 교육을 통해 21세기를 주도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배출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사학이 앞장서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자립형 사학을 허용하는 것은 교육 수요자인 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되돌려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평준화 시책으로 말미암아 파생된 학습집단의 이질화 문제를 보완하는 동시에 사학의 설립 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물꼬를 트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초·중등학교 학생들의 조기 유학으로 유출되는 막대한 외화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이미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3만여명의 학생들이 주요 선진국의 명문 사학에 진학하고 있다고 하거
2000-07-24 00:0021세기의 한국 사회의 주역들을 길러내기 위한 7차 교육과정이 확정된 일정에 따라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투입되기 시작했다. 이는 분명 교육계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큰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무관심이 팽배하고 그에 대한 준비 상황이 미미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7차 교육과정이 기존의 교육과정과의 차별화를 기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안한 수준별 교육과정,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 수행평가 및 열린 교육, 재량활동, 특기-적성교육 등의 요소가 우리의 교육여건에 어느 정도 적절하며 실천 가능한 것인가에 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로 투입되고 있어 뜻있는 분들의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우려는 실제로 그 교육과정을 실천 운영해야 하는 학교현장의 교원들을 중심으로한 신교육과정에 대한 정확한 인식도, 그에 대한 준비도, 그리고 현재 교육여건에의 적절성 등과 더불어 신교육과정 적용 기간 중 교육 여건의 개선 여지 등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와 예측이 이루어지지 않아 유발된 것으로 파악된다. 더군다나 신교육과정의 성공적인 현장 정착과 그 효율적인 실천 운영은 교사의 대폭적인 충원과 학급 및 학교 규모의 적정화, 학교 시설 설비의 확충, 다양한 심
2000-07-17 00:00정부의 공무원 연금법 개정을 찬성하는 공무원은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무런 설득과 여론수렴 절차도 없이, 더욱이 아무런 반성과 책임자 문책 없이 연금 부실을 고스란히 공무원에게 떠맡기려 하고 있다. 여전히 정부는 공무원의 머리 위에 군림하면서 매사를 명령과 지시로 풀어보려는 궁리만 하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을 넘어 이젠 분노가 끓어오른다. 그 돈이 도대체 어떤 돈인가. 수 십 년 동안 권력자들의 밑에서 못 먹고, 못 입고, 못 쓰고, 처자식 달래가면서 노후대책으로 한 푼씩 떼어놓은 것 아닌가. 공무원 연금은 수익률에 의해 예금주에게 배당되는 펀드가 아니다. 퇴직 시 현행법의 산출근거에 의해 공무원에게 지급키로 규정한 공무원과 국가의 계약에 의해 조성된 돈이다. 연금의 운영 주체인 정부는 그 돈으로 장사를 하든, 선거자금에 쓰든, 빌려주든 간에 당초에 계약했던 금액을 지급하기만 하면 된다. 연금법을 개정한 이후의 계약 건은 희망자에 한해 재계약 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정부는 계약파기의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막대한 운영 손실의 부담을 공무원에게 전가하고 있다. 부도난 기업, 금융기관에는 경영주체도 아니면서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손실을 보전해…
2000-07-17 00:00제대 후 한 달 뒤 후학기 인사발령으로 초임학교에 발을 내디뎠다. 경북의 작은 면단위 농촌에 소재한 중학교였다. 고향을 멀리 떠나 가방 하나 달랑 들고 온 나에게 교장선생님은 숙소가 정해질 때까지 학교 숙직실을 이용하게 해주셨다. 차일피일 자취방 구하는 일을 미루다 보니 두 달 가까이 숙직실에서 먹고 자야만 했다. 처음에는 학교랑 가까워 편리하다 생각했지만 차츰 세상과 동떨어진 느낌도 들고 텅 빈 학교에서 주말을 보내려니 무료하기가 그지없었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 오후였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빈 교정을 보노라니 고향생각이 가슴을 찔렀다. `뭘 하면 향수를 달래볼까' 생각하던 나는 노래를 불러 보고픈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 길로 교무실에 간 나는 방송시스템을 조작하고 볼륨을 한껏 높인 후 마이크를 잡았다. 떨리는 목청을 가다듬고 심호흡을 하니 평소의 애창곡이 절로 나왔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나요∼시월의 마지막 밤을∼' 학교 주변 산등성이에 찾아든 가을정취에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딱이었다. 흥이 난 김에 이용복의 `그 얼굴에 햇살을' 이종용의 `너'를 온갖 감정을 다 잡으며 열창을 하니 교무실은 어느새 나의 리사이틀 무대였다. 그…
2000-07-17 00:00요즘 공교육이 위기라며 여러 가지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나는 대안학교의 요소를 공교육에 도입하는 협약학교 운동(charter school movement)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협약학교는 교직원, 부모, 지역사회 인사 등 학교 설립자가 협약내용에 교육결과를 명시하고 교육청과 3∼5년간 계약을 맺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공립학교다. 교육결과에 책임을 지는 대신에 공립학교에 적용되는 법령 및 규칙을 면제받으며 재정지원은 학생 한 사람 기준으로 전통적인 공립학교와 같이 보장받는다. 협약학교는 소규모 학교의 한 형태로 공립학교의 틀 안에서 특정한 목표, 사명, 비전을 갖는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학교 신설의 기회를 주는 것이 목적이다. 60년대 이후 영국의 대안학교 운동에서 출발한 협약학교는 현재 미국에 2만개나 될 만큼 널리 퍼져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협약학교를 한국에도 도입할 때는 우선 농어촌과 과소 지역의 학교에서부터 실험학교로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공립학교를 중심으로 공적 자금지원을 받으면서 시행해야 한다. 그래야 교육적 소신과 실험정신이 있는 교원들이 보람과 자부심, 교육혁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학교 설립은 누구나 조건만
2000-07-1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