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옥룡면을 지나 중흥산성을 오르면 중턱에국보 103호 쌍사자석등이 있다. 그러나 이 석등은 본디 광양시 옥룡면 운평리에 있는 중흥사의 중흥산성 삼층석탑(보물 제112호)와 함께 있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국립광주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 석등은 통일신라 시대 후기부터 오랜 세월동안 섬진강과 지리산을 마주보는 백운산 자락에 살고 있었는데, 일제 강점기에 골동품 상인에 의해 수탈 당하는 수모를 겪고 경북궁으로 경무대로 덕수궁으로 떠돌다가 우여곡절 끝에 1990년 광주박물관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지금은광양의 중흥사지에 쌍사자 석등의 복사품이 세워져 있다. 점심을 먹은 후 와인과 예술의 만남이 이뤄어지고 있는 광양와인 동굴을 찾았다. 이곳은 민간투자자가 폐 철도를 와인동굴로 만들어 관광명소로 선보인 곳이다. 와인동굴은 총 10구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 세계의 와인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장과 터널 벽에는 작품이 전시되어 빛이 어울려 신비감을 자아내고 있다. 중간 쯤 걷다보면 카페테리아도 있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고, 연인들의 사랑이 포도주와 함께 익어 광양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곳이다. 터널이기에 여름은 시원하게, 겨울은 따뜻
2018-04-23 13:23수원시의 서쪽에 위치한 일월공원. 지금 봄이 한창이다. 벚꽃은 만개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그 꽃의 꿀을 따먹는 직박구리와 참새 떼를 보았다. 아직 낙화가 이른데 산책로엔 벚꽃이 떨어져 있다. 고개 들어 위를 보니 나뭇가지에서 새들이 노닐고 있다. 일월저수지에선 물고기가 유영을 하고 오리들이 줄지어 노닌다.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둑 아래엔 공원텃밭이 있다. 2년 동안 개인과 단체에 분양해 도시농부들이 농작물과 꽃을 가꾸면서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나의 경우, 텃밭과 꽃을 가꾸면서 자연의 신비를 발견함은 물론 인격 성숙의 시간을 가진 소중한 기간이었다. 여기에서 행복을 찾았다. 농작물을 가꾸며 더불어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체험했다. 올해 일월공원 텃밭은 작년과는 달리 더 화려해진다. 이게 무슨 말인가? 운영의 주체가 바뀌었다. 텃밭을 시민 개인에게 분양하지 않고 (재)수원그린트러스트가 맡았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은 개인이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소외 계층에게 전달이 된다. 텃밭에서 농작물 생산이 목적이 아니다. 작년까지 꽃이 차지하는 비율이 10%였는데 올해부터 농작물과 꽃이 50:50 비율로 자라게 된다. 11일 오전 10시 일월공원 시민공동
2018-04-17 09:48바둑은 스포츠다. 순천에서 바둑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 많다. 유치원에서부터 방과후교육, 그리고 복지회관 등 이세돌이 알파고와 대국을 한 후에도 바둑을 배우고자 하는 수요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국바둑고등학교 옆에 올해 바둑중학교가 2018학년도 개교하여 신입생을 모집하였다. 순천에는 바둑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정규교육을 받기 위하여 모여드는 곳이 되었다. 11일 오후 유창혁바둑도장을 찾았다. 이처럼 순천에는 바둑을 배우는 학원이 5, 6곳이란다. 이곳은 전동규(6단)원장이 20여년 동안 직접 수강생들을 지도하는 곳이다. 바둑이 인간의 두뇌개발에 좋다는 것을 믿고 할아버지 손을 잡고 온 미취학 아동도 보였다. 한편, 임진욱(19세) 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바둑에 대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서울에서 배워야 한다고 학부모에게 정보를 제공, 지금은 서울 한국기원 연구생 1조 자격을 얻어 프로 입단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 수강생들은 대부분이 오후 1시부터 8시 까지 바둑 공부를 하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둑에 몰입하는 수강생도 있다. 이 학원에서 배출된 학생들은 순천에 있는 바둑고에 10여명이 진학을 하였고, 명지대학에 진학한 오명주
2018-04-13 14:25식목일 있는 사월에는 많은 사람들이 산과 들과 집에 나무를 심습니다. 청명과 한식 즈음의 우리나라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벚꽃이 꽃구름을 이루고 배꽃과 복사꽃이 산기슭을 밝히는 무릉도원과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몇 년 전 시골 장터에서 몇 그루의 나무를 샀습니다. 매실나무와 양살구, 자두나무 등 제가 좋아하는 과일나무를 사서는 시댁에 가져다 드렸습니다. 살 줄만 알았지 심을 줄을 모르는 며느리가 놓아둔 나무들을 밭둑에 심어시고 가꾸신 시아버님은 이제 세상에 계시지 않으십니다. 자두가 열리는 여름의 초입이면 잘 익은 자두를 따 두었으니 가져가라고 전화를 주셨습니다. 올해도 아버님의 하얀 모시옷 같은 매화와 살구꽃이 밭둑에 피었습니다. 붕붕 꿀벌들이 꽃 사이로 소리를 내면서 날아다니고 알사하고 달큰한 꽃향이 저를 감쌉니다. 아버님께서 가꾸시던 나무만 남아 환한 꽃잔치가 벌어진 봄 언저리에서 저는 문득 『나무를 심은 사람』에 나오던 그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메마른 땅을 부활시킨 것은 정치가도 이론가도 아닌 나무를 심는 어떤 사람의 힘이었습니다. ‘엘제아르 부피에’는 40년 동안 나무를 심어서 황폐했던 땅이 아름다운 거대한 숲으로 뒤덮이는 기적 같
2018-04-10 12:43다수의 외국인 걷기대회 참가로 돋보인 대회 외국인 32개 국가 83명 참가로 국제적 위상 높아져 최고령자 권현찬(85세)씨 '걸어야 산다' 걷기로 건강한 생활 증명 한국체육진흥회(사)와 순천시체육회(회장 조충훈)가 주최하고, 순천시걷기연맹(회장 장계주)이 주관한순천만ECO국제걷기대회는 올해로 8회를 맞이하였다. 건강을 기본으로 여기는 행복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걷기대회에 참여한 인구는 점차 늘어가고 있다. 대회 명칭은 '순천만ECO국제대회'였지만 실제로 다른 나라에서 참가한 외국인들이 거의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하여 외국인이 다수 참가함으로 명칭에 부합한 대회로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순천대학교 국제교육원의 도움을 받아어학과정에 있는 학생 우주베키스탄에서 온 23명, 중국 유학생 4명과 홍콩에서 온 아이번을 비롯하여 44명, 일본에서 온 2명 등 총 75명을 이번 대회에 초청하여 한국인의 일상화 된 걷기에 함께 참여함으로 그들도 한국을 이해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고, 이 대회를 통하여 아름다운 순천을 널리 홍보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식전 행사로 한국무용, 노래에 이어서 천안 나사렛대학교의 태권
2018-04-10 09:55지난 2일 법무부의 검찰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 변호사)가 밝힌 장자연 리스트 재조사 뉴스를 접하고 보니 영화 한 편이 떠오른다. 2013년 4월 18일 개봉한 ‘노리개’(감독 최승호)다. 2009년 3월 7일 “기획사로부터 술 접대와 잠자리를 강요받고 폭행당했다”는 문건을 남기고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29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가 ‘노리개’이기 때문이다. 공공연한 비밀이 된 연예인 성상납 현실을 영화가 건드렸다는 점에서 ‘노리개’의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일종의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의 어려움을 스스로 떠안은 격이니 그럴만하다. “영화투자사, 연기자 소속사들이 이 작품 참여를 줄줄이 거절했다”고 하는데, 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먼저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감독이 신인이라는 점에서 성폭행사건을 다룬 사회고발 영화 ‘이웃사람’(2012)이나 ‘공정사회’(2013)와 같지만 그 내용으로 보자면 ‘노리개’가 한 수 위다. 사회현실에 만연하다시피한 성폭행사건은 ‘적’이랄 게 없지만, 연예인 성상납의 경우 그렇지 않다. ‘상영금지가처분’ 소송 등 여기저기 영화의 용기를 꺾으려 하는 적들이 널브러져 있어서다. 그러나 그런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영화
2018-04-10 09:26지난 주말 안산에 있는 수암봉을 찾았다. 해마다 이 밈 때면 그곳을 찾아 안부를 묻는 야생화가 있기 때문이다. 자칭 야생화 매니아의 습벽 하나. 이 맘 때 야생화를 찾아보고 잘 자라고 있는가를 확인하고 사진 기록을 남겨야만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이다. 벌써 몇 년 째 계속되는데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아침을 챙겨 먹고 오전 10시 수원에서 출발! 30분이면 수암봉 입구에 도착한다. 주차는 입구에서 먼 곳에 하고 걸어서 간다. 배낭 속에는 찐 고구마, 땅콩, 사과, 바나나 등의 간식이 준비되어 있다. 등산로 입구에서 봄나물을 파는 할머니들을 보니 봄이 성큼 왔음을 느낀다. 제일 먼저 양지쪽 바위틈의 보랏빛 제비꽃이 우리를 반겨준다. 약수터 가까이에는 앙증맞은 하얀색의 벼룩나물꽃이 벌써 피었다. 잎은 풀잎인데 브러시 모양처럼 생긴 흰 꽃도 보인다. 처음 보았다. 손으로 살짝 건드리니 송홧가루 같은 것이 쏟아진다. 이름은 모르지만 카메라에 담는다. 모르는 야생화 이름 알아가는 것도 탐사에서 중요하다. 아는 야생화에다 새롭게 알게 되는 야생화를 하나씩 보태면 지식이 늘어난다. 등산하는 사람은 보폭도 넓고 걸음 속도가 빠르다. 수암봉 정상을 향하여 달려…
2018-04-04 08:51글쓰기는 공부한 것을 표현하는 행위인 동시에 공부하는 방법 언제부터였을까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마도 글자를 처음 배웠던 어린 날부터 시작된 갈망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기를 쓰기 시작했던 초등학교 시절, 글자도 모르는 새어머니에게 내가 쓴 일기장을 들키지 않으려고 장롱 밑에 숨기던 버릇이 생겼던 그 때 부터였을 거라고. 초등학교 2학년 무렵부터 나는 동네 어른들의 부름을 받고 군대에 자식을 보낸 동네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 주곤 했습니다. 얼굴조차 기억이 안 나는 동네 어른들이 말로 불러주던 문장을 받아쓰던 아련한 기억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맞춰집니다. 아마 그때부터 나는 글자를 모르던 어른들이 말하고 싶어 하는 내용을 나름대로 글로 써 드리고 칭찬을 받으며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체감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식을 군대에 보내고 그리워하는 어버이의 간절한 마음이 내가 쓰는 글자 속에 담겨져서 전해진다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활자에 중독되었습니다. 책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동네 언니 집에서 만화책을 몰래 보며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만화책은 나쁘니까 보면 안 된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생각하며 만화
2018-04-02 09:0614인의 인문학자가 전하는 자신과 세상을 견디는 법, 7가지 여행하는 삶, 앎을 좇는 삶, 꿈에 이끌린 삶, 변혁하는 삶, 공감하는 삶, 유배당한 삶, 읽고 쓰는 삶 특이점 시대의 공부, 인문학 「특이점(singularity)은 물리학에서 부피는 0으로 수렴하고 질량은 무한대로 커져 블랙홀이 되는 순간을 의미하는 용어다. 하지만 최근에는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시점을 지칭하는 말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특이점이 온다』는 책에서 사용한 개념(미래에 기술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그 영향이 매우 깊어서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미래학자들은 특이점 시대의 AI는 직관과 감정 등 인간 고유의 것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이점 시대가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인간은 20퍼센트만이 진짜 직업을 갖게 되고 나머지 80퍼센트는 가짜 직업으로 살아갈 거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계까지 속속 발명해 왔다. 대부분의 노동을 인간이 감당해야 했던 산업화 시대에나 필요했던 거의 모든 직업군은 서서히 사라
2018-04-02 09:02주연배우 고현정(최자혜 역)의 중도하차로 소동을 빚었던 SBS드라마스페셜 ‘리턴’이 지난 22일 종영했다. 원래 32부작(옛 16부작)이 오히려 2회 늘어나 34회로 막을 내린 것. 주연배우 중도하차 소동과 함께 평창 동계 올림픽 중계방송 관계로 3차례나 결방하는 등 파행을 빚었지만, 5회부터 두 자릿수에 오른 시청률은 크게 변동이 없었다. 박진희가 최자혜로 본격 등장한 17회 시청률은 12.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다. 이후 종영까지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아래로 떨어지지 않은 인기몰이였다. 최종회 시청률 16.7%를 찍는 순항이었다. 드라마 시청에 미치는 주연배우의 영향력이 미미한 방증이라 할만하다. 결국 중도하차한 고현정만 패자로 남게된 셈이라 할까. ‘리턴’은 한 마디로 변호사 최자혜의 복수극이다. 19년 전 교통사고 당했지만, 아직 살아있는 딸을 바다에 던져 죽게한 재벌 2세 4인방을 향한 복수다. 이런 요약은, 그러나 박진희 출연 이후 최종회까지 보고서야 가능해진다. 고현정 출연 방송에는 없던 최자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져서다. 초반 전개에 대해 일종의 배신감을 느낄 정도다. 가령 박진희가 최자혜로 본격 등장한 17회를 보자. 최자혜는 어린
2018-03-30 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