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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캐나다> 보수·교사충원 놓고 정부·교원노조 갈등

브리티시콜롬비아 16일 전면 파업 돌입
서스캐처원, 앨버타, 온타리오 등도 갈등
통합학급 특수아 전담교사 확충이 쟁점


장기간 주정부와 대치국면에 있던 브리티시콜롬비아 주 교사연맹 조합원 4만 1000여명이 지난달 16일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학년 종업을 불과 10일 앞 둔 시점이라 기말고사, 채점, 성적표 발급, 졸업식 등 학내 주요일정과 행사가 중단·보류됐다. 이로 인해 55만 8000여 학생, 학부모 등 학교사회 전체가 큰 불편을 겪게 됐다.

근 1년을 끌어온 장기노사분규의 주된 이슈는 임금인상과 후생복지 등 교사의 보수 관련 사안과 학급당 학생 수와 학생구성원 등 교육환경 문제다.

가장 큰 불씨로 여겨졌던 임금인상안은 연맹과 정부가 각각 5년 간 8%와 6년 간 7%로 여전히 차이가 있지만 인상률 차이가 1%로 좁혀져 노동쟁의 조정관의 중재를 통해 충분히 타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8개월 근무에 8만 달러(약 7580만 원)가 넘는 연봉, 기타 복지프로그램까지 합치면 10만 달러(약 9470만 원)가 넘는 교사들에 대한 일반의 시샘은 상존하지만 상대적으로 물가가 비싼 주의 평균연봉이 여타 주보다 못하니 이에 대한 시정요구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애초 가장 큰 암초로 여겨졌던 임금인상률 오차가 좁혀지자 이젠 교실 환경문제가 가장 큰 이견으로 부각되고 있다.

브리티시콜롬비아 주의 전체 공립 초·중등생 수는 55만 8985명으로 2001년에 비해 11.7% 줄었다. 지속적인 해외 이민자 유입에도 불구하고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와 공립보다 사립을 선호하는 학부모가 증가한 것이 주원인이다.

전체 학생 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급당 학생 수를 더 줄여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은 학생이 준 것보다 교사를 더 줄여 학급당 학생 수 평균이 10여 년 전보다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교사 감축의 원인은 예산 부족이다. 주 정부 교육예산의 적잖은 부분을 차지하는 고임금 행정직원 비율이 훨씬 늘어 그 비용만큼 일선 교사를 줄여야 했던 것이다.

현실적으로 교사들이 가장 힘들어 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사안은 단순히 학생 수보다는 학급 구성의 문제다. 교사연맹의 주장에 따르면 특수교육을 요하는 학생이 없어 수업진행이 수월한 반은 불과 19%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다 지적·신체적 장애를 갖고 있거나 영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학생 등과 통합학급을 이루고 있다. 이런 특수교육대상자는 대개(57%) 한 반에 1~3명이다. 4명 이상이 포진해 정상적 수업진행이 힘든 경우도 24%나 된다. 교사연맹은 이들을 전담할 특수교육 전문교사, 상담사 등의 확충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교원노조와 주정부의 이런 갈등 양상은 비단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캐나다 모든 주가 엇비슷한 실정이다. 가령, 서스캐처원 주 교원노조도 정부가 제시한 4년간 7.3% 임금인상안에 노조원 63%가 반대해 작년 8월말 이후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못한 상태다. 앨버타 주 역시 교사자격증을 5년마다 갱신하려는 주 정부의 조치에 교직사회의 불만이 폭발 일보직전이다.

작년에 교원노조의 준법투쟁으로 학교 내 과외활동이 전면 중단되는 등 학사일정에 큰 차질을 빚었던 온타리오 주도 노조가 정부와 일전을 벌일 태세여서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교원노조와 주정부의 갈등에서 가장 큰 피해자인 학생과 학부모는 노조에 대한 지지도가 높다. 그 외 일반시민들의 인식은 대개 양비론이다. 여태껏 노조 주장대로 다 해주다 재정상태가 악화되자 강압적으로 나서는 주 정부를 비난하는 한편, 연봉과 복리제도를 합쳐 일반인의 거의 두 배인 10만 달러 이상의 보수에 10주가 넘는 여름방학에 최고의 연금제도에도 불구하고 파업까지 불사하는 교원노조에 대한 시샘 섞인 불만이 공존하는 것이다.

교원노조들은 설령 ‘교육은 외면한 채 밥그릇 지키기에만 연연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비등하더라도 날로 악화되는 교단환경에 더해 기존의 복리후생제도까지 축소, 파기하는 주 정부에 맞설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물론, 노동쟁의 조정관이 개입되면 양측이 조금씩 후퇴해 결국은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다. 문제는 지금보다 미래다. 정부의 교육예산은 줄어도 공교육에 대한 정부와 일반의 기대는 높아만 가고 있어 교육계가 떠안아야 할 짐은 더 크고 무거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교직은 신의 직장 운운하는 세속적 직업이 아니라 소명감에 불타는 일선 교사들의 교육철학을 실현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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